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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6화

유월영은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더러워진 장갑을 닦았다. 그녀는 저녁 내내 계속 장갑을 끼고 있었다.

“그 집을 가지고 있고 싶다면 가지세요. 하지만 계속 지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네요.”

유월영은 손수건을 버리고 한세인과 경호원을 데리고 바로 떠났다.

동해안을 나와 차에 오른 유월영은 표정이 금세 차가워졌다.

한세인이 말했다.

“아가씨, 화 푸세요.”

“화난 거 아니에요. 그가 약속을 잘 어기는 사람이라는 걸 처음 이제야 안 것도 아니고, 예전에도 연재준한테 이런 식으로 여러 번 당했거든요.”

유월영이 자조하듯 말했다.

한세인이 물었다.

“그럼 고씨 가문의 옛집은 어떻게 할까요? 다시 가져오실 건가요?”

유월영이 더러워진 장갑을 벗어 옆에 던지자 한세인은 새 장갑을 하나 더 가져와 그녀에게 건넸다.

새 장갑을 끼며 유월영이 차갑게 말했다.

“옛집을 내가 가져갈 수 없다면 차라리 그 집을 망가뜨릴지언정 연씨 가문의 손에 들어가는 걸 보고 싶지는 않아요.”

유월영은 새 장갑을 껴보고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한 비서님. 뭐 좀 도와주셔야 할 것 같아요.”

그날 밤, 고씨 가문의 옛집이 위치한 이화로에서 큰불이 났다.

다행히도 주변 이웃들이 제때 발견해 신고했고 소방대가 화재를 신속하게 진압해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이른 아침, 하얀 안개가 낀 가운데 연재준은 검은색 긴 코트를 입고 고씨 가문의 옛집 앞에 서 있었다.

소방차가 막 떠났고 바닥에는 불을 끌 때 사용한 물이 뚝뚝 떨어졌으며 공기 중에는 아직도 타는 냄새가 남아 있었다.

이때, 차 한 대가 길가에 멈췄다.

연재준이 고개를 돌리자 유월영이 갈색 부츠와 베이지색 롱코트를 입고 차에서 내렸다.

연재준을 발견한 유월영은 목도리를 매만지며 다가와 웃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은 며칠 전보다 더 춥네요. 연 대표님은 저에게 옷을 더 챙겨입으라고 당부하시면서 정작 본인은 이렇게 얇게 입으셨어요?”

연재준은 그녀가 가까이 다가오자 말했다.

“당신 왜 이렇게 독해졌어? 내가 가지지 못하면 차라리 부숴버리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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