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551화

Author: 무가
순찰사 노진명은 하루 종일 조사한 끝에 조씨 일가의 조규범이 서울의 진서준과 갈등이 있었다는 걸 알아냈다.

그 뒤로 조씨 일가에서 서울에 사람을 보낸 적이 있는데, 그들이 보낸 사람들은 모두 살아서 돌아오지 못했다.

“설마 진서준이라는 젊은이가 한 짓일까?”

노진명은 잠깐 고민한 뒤 전화를 걸어 확인해 볼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는 진서준에게 연락한 것이 아니라 황보식에게 연락했다.

황보식은 전라도에서 간부를 맡은 적이 있었기에 노진명의 옛 상사라고 할 수 있었다.

“진명아, 이렇게 늦은 시간에 무슨 일로 전화를 한 거야?”

황보식이 물었다.

“황보식 어르신, 서울에 있는 진서준이라는 젊은이를 아시나요?”

노진명이 물었다.

“진 마스터님은 당연히 알지. 그건 왜 묻는 거야?”

황보식은 아직 조씨 일가가 처단당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황보식이 진서준을 존대하자 노진명은 화들짝 놀랐다.

황보식은 곧 70대가 되는 노인이었다. 그런데 그런 그가 진서준을 진 마스터님이라고 존대한다는 건 진서준이 예사 인물이 아니라는 걸 의미했다.

“어르신, 전라도에 오늘 큰 사건이 터졌습니다. 조씨 일가가 멸문당했습니다. 아마도 원한 때문인 듯합니다.”

노진명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뭐라고?”

황보식은 화들짝 놀랐다.

전라도에서 일한 적이 있는 황보식은 조씨 일가의 저력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조씨 일가가 갑자기 멸문당했다니, 충격적이었다.

황보식은 노진명이 왜 갑자기 진서준에 관한 일을 묻는 건지 짐작할 수 있었다.

“진명아, 진서준 씨는 이 일과 전혀 관련이 없다.”

황보식은 진서준에게 은혜를 입었으니 당연히 진서준을 배신할 생각이 없었다.

“네, 알겠습니다.”

노진명은 고개를 끄덕였다.

전화를 끊은 뒤 노진명은 더욱더 진서준을 의심했다.

노진명은 곧바로 진서준에 관한 모든 자료를 수집했다.

알면 알수록 놀라웠고 점점 더 진서준이 한 짓일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진서준과 황보식의 관계는 남달랐다. 노진명이 진서준을 건드린다면 황보식의 심기를 건드리게 될 것이다.

결국 노진명은
Locked Chapter
Continue Reading on GoodNovel
Scan code to download App

Related chapters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552화

    “편하게 이름으로 불러주시면 돼요.”한보영은 진서준에게 웃으며 말했다.이내 진서준 일행은 도시에서 가장 큰 샤부샤부 가게에 도착했다.한제성은 그 가게의 단골이었다. 그들이 들어가자마자 샤부샤부 가게 매니저가 곧바로 그들을 맞이했다.“안녕하세요, 한제성 씨. 몇 명이세요?”“네 명이요. 룸으로 부탁해요. 그리고 가장 비싼 세트와 술을 주세요.”한제성은 손을 휘저으며 호쾌하게 말했다.“네, 이쪽으로 오세요.”매니저는 곧바로 진서준 일행을 안내했다.이내 매니저는 그들을 1번 룸으로 안내했다.아름다운 인테리어와 넓은 공간이 훌륭했다.자리에 앉은 뒤 네 사람은 수다를 떨기 시작했고 아무도 진서라 얘기는 꺼내지 않았다.곧 직원이 한제성이 주문한 음식들을 내왔다.진서준 일행이 한창 식사하고 있는데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들어오세요.”한제성이 불쾌한 목소리로 말했다.“죄송합니다, 황씨 일가 도련님이 꼭 이 룸을 써야겠다고 하셔서요...”매니저는 난처한 얼굴로 말했다.“황씨 일가요? 황서진 그 자식 말인가요?”한제성은 미간을 구겼다.“네, 황서진 씨입니다.”매니저는 고개를 끄덕였다.황서진이라는 말에 진서준의 미간이 찡그려졌다.진서준은 유지수가 준 자료를 보았었다.황서진은 아주 악랄한 놈이었다. 그는 약자들을 괴롭히는 아주 극악무도한 놈이었다.반년 전, 그는 남자의 앞에서 그의 아내를 강간했고, 일을 마치고는 두 부부를 호수에 빠뜨려 익사시켰다.황씨 일가의 세력이 워낙 크다 보니 그 일은 흐지부지 끝나게 되었다.“이 룸은 제가 먼저 예약했습니다. 상대가 누구든 전 절대 양보하지 않을 거예요!”한제성이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다.“그...”매니저가 난감해하고 있을 때 건방진 목소리가 들려왔다.“한제성, 내가 그동안 가만히 놔뒀더니 몸이 근질거리나 봐?”7, 8명의 사람이 문밖에 모습을 드러냈다. 선두에 선 남자는 눈이 움푹 파여들어갔고 얼굴은 창백한 것이 술과 여색에 찌들어 산 모습이었다.그 청년은 다름 아닌 황서진이었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553화

    한제성은 깡이 있는 청년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한보영을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용혈과를 구하러 가지도 않았을 것이다.한제성은 황서진처럼 먹고 노는 것밖에 모르는 쓰레기를 두려워하지 않았다.게다가 진서준이 바로 그의 뒤에 서 있었다.진짜로 싸우게 된다면 진서준이 도와줄지도 몰랐다.“한제성, 너 정말 맞고 싶은가 보네!”황서진은 차갑게 웃더니 한보영에게 말했다.“한보영, 오늘 내가 한씨 집안을 대신해 한제성 이 자식을 혼내줄게.”말을 마친 뒤 황서진은 바로 한제성의 뺨을 때리려고 했다.갑작스럽게 날아드는 따귀 때문에 한제성의 안색이 달라졌다. 피하려고 했지만 이미 너무 늦은 상태였다.다짜고짜 뺨을 때리다니. 게다가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잘나가는 집안 자제들이었다.오늘 한제성이 황서진에게 따귀를 맞는다면 한제성은 앞으로 고양에서 얼굴을 다닐 수 없을 것이다.“안 돼!”한보영의 안색이 달라졌다.짝!누군가 더 빨리 움직여서 황서진의 뺨을 때렸고 황서진은 그 자리에서 몇 바퀴를 회전했다.황서진은 머리가 어지러웠고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었다.“서준 씨!”진서준이 나서자 한제성은 무척 기뻐했다.그는 진서준이 가만히 있지 않을 줄 알았다.“네 사람들 데리고 당장 꺼져!”진서준이 차갑게 말했다.황서진이 수많은 악행을 저지른 건 사실이지만 진서준은 법의 집행자가 아니었다. 그리고 유지수가 임무를 내렸다고 해서 일부러 황씨 집안에 시비를 걸 생각도 없었다.그렇게 하면 오히려 유지수의 음모가 실현되는 것을 도와주게 되기 때문이다.황서진이 가만히 있었다면 진서준도 나서지 않았을 것이다.“감히 내 뺨을 때려? 죽어!”황서진은 단단히 화가 난 얼굴로 진서준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동자에서 불길이 뿜어져 나올 것 같았다.한보영은 자리에서 일어나 진서준의 앞에 섰다. 그녀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황서진, 경고하는데 진서준 씨는 우리 집의 귀한 손님이야. 우리 집안과 너희 집안이 싸우는 걸 원한다면 어디 한 번 해봐!”황서진은 한보영의 말을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554화

    한제성의 조롱에 황서진은 더욱 화가 났다.“입 닥쳐. 그렇지 않으면 잠시 뒤에 강은우 형님이 사람들을 데리고 와서 너까지 해치울 수도 있으니까 말이야.”황서진이 강은우를 부르겠다고 하자 한제성과 한보영은 안색이 확 달라졌다.강은우는 사람을 죽일 때 눈 한 번 깜빡하지 않는 고양시 음지의 왕이었다.한씨 일가도 강은우의 체면을 봐줘야 했다.한제성과 한보영은 강은우와 접촉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자주 여자를 끼고 술을 마시는 황서진은 강은우와 사이가 좋았다.잠시 뒤 강은우가 온다면 한씨 일가 따위 상관하지 않고 진서준을 죽이려 들 수 있었다.강은우를 부르겠다는 황서진의 말에 진서준은 재밌다는 듯 웃어 보였다.“괜찮아요. 부르라고 해요. 우리는 앉아서 밥이나 먹죠.”진서준은 한보영을 데리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진서준 씨, 강은우는 고양시 음지의 왕이에요. 부하들만 해도 수천 명이고 강은우 본인은 사람을 죽일 때 눈 한 번 깜빡이지 않는 무자비한 사람이에요.”한보영이 긴장한 얼굴로 말했다.허사연과 진서준은 시선을 주고받더니 미소를 지었다.“괜찮아요. 전 그런 사람들 상대하는데 탁월하거든요.”진서준은 웃으며 말했다.이때 황서진은 강은우에게 전화를 했다.그는 그곳에서 있은 일을 말했고 강은우는 가슴을 툭툭 치면서 장담했다.“서진아, 그곳에서 기다려. 지금 당장 부하 수백 명을 데리고 갈게. 그 자식 잘 싸워? 그 자식이 혼자서 삼백 명을 상대할 수 있을지 어디 한 번 봐야겠어!”전화를 끊은 뒤 황서진은 진서준을 노려보았다.“많이 먹어. 그게 네 마지막 식사가 될 테니까 말이야!”진서준은 그 말을 듣더니 말없이 덤덤한 눈길로 황서진을 힐끗 보았다.잠시 뒤 누가 죽게 될지는 아무도 몰랐다.진서준과 허사연은 아주 마음 편히 식사했지만 반대로 한보영과 한제성은 안절부절못했다.“진서준 씨, 허사연 씨랑 먼저 가볼래요? 저랑 제성이는 한씨 일가 사람이니까 강은우는 우리를 어쩌지 못할 거예요!”한보영이 말했다.“보영 씨, 걱정하지 마세요.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555화

    강은우의 표정을 보지 못한 황서진은 진서준을 도발했다.“이 자식, 아까는 거만했잖아? 어디 지금도 한 번 거만 떨어보지 그래?”황서진은 험악한 표정으로 식탁 앞으로 걸어갔다.“이쪽은 네 여자 친구지? 네 여자 친구가 이렇게 예쁠 줄은 몰랐네! 걱정하지 마. 네 여자는 내가 챙겨줄 테니까.”진서준의 눈빛이 서늘하게 번뜩였다.강은우는 그 말을 듣고 기절할 뻔했다.황서진은 죽음을 자초하고 있었다.한보영은 곧바로 강은우의 앞으로 걸어가서 정중히 말했다.“강은우 씨, 진서준 씨는 저희 한씨 일가의 귀한 손님입니다. 저희 한씨 일가 체면을 봐서라도 그냥 넘어가 주시죠. 대신 저희 한씨 일가가 감사의 의미로 선물을 두둑이 챙겨드리겠습니다.”강은우는 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고개를 저었다.그냥 넘어갈 수는 없었다. 오늘 황서진을 단단히 혼쭐내줘야 했다.황서진은 강은우가 진서준을 혼쭐내지 않을까 봐 조금 걱정되었는데, 강은우가 고개를 젓자 참지 못하고 크게 웃었다.“한보영, 한씨 일가도 강은우 형님 앞에서는 쪽도 못 쓰네.”한보영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그냥 넘어갈 수는 없죠.”진서준은 물을 한 모금 마시고 강은우를 바라보았다.“조금 전에 저 자식이 내 사지를 부러뜨리겠다고 했었는데 어떻게 하실 건가요?”진서준은 강은우에게 묻고 있었다.“이 자식, 버르장머리가 없네! 감히 은우 형님에게 그딴 식으로 얘기해? 죽고 싶어?”강은우가 있어서 황서진은 더욱 거만해졌다. 그는 손을 뻗어 진서준의 뺨을 때리려고 했다.이번에 진서준은 움직이지 않았다.대신 다른 사람이 움직였다.강은우는 황서진을 걷어차서 바닥에 쓰러뜨렸다.“은우 형님, 왜... 왜 저를 공격하는 거예요?”걷어차인 황서진은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한보영이 먼저 반응했다.진서준의 태연자약한 표정을 본 한보영은 곧바로 깨달았다.“입 다물어. 넌 잠시 뒤에 처리해 줄게.”강은우는 그렇게 말한 뒤 허리를 숙인 채로 진서준의 앞으로 걸어갔다.“진서준 씨, 전... 전 황서진이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556화

    “진서준 씨, 그냥 혼쭐만 내면 될 것 같은데요? 죽이지는 않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황서진은 황씨 일가 가주의 조카라 황서진을 죽인다면 황씨 일가 가주가 절대 가만있지 않을 거예요.”현재 진서준은 비교적 위험한 상황이었다.국안부와 황씨 일가가 모두 그를 노리고 있었기 때문이다.“강은우 씨, 사지를 부러뜨리는 걸로 해요.”진서준이 말했다.사지를 부러뜨리는 건 그를 죽이는 것보다 더욱 잔인한 일이었다.“뭐라고요?”황서진은 곧바로 전화를 꺼냈다.“경고하는데 우리 황씨 일가는 정월문과 인연이 있어. 정월문의 대장로와 둘째 장로가 지금 고양시에 있다고!”정월문?진서준은 그 이름을 어디선가 들어본 듯했다.한보영은 정월문이라는 말에 안색이 살짝 달라졌다.그녀는 황씨 일가가 정월문과 연관이 있을 줄은 몰랐다.“진서준 씨, 정월문은 고양시 근처에 있는 문파예요. 종사가 적지 않고 실력이 아주 뛰어나요.”강은우도 정월문에 관해 들어본 적이 있었다. 정월문에 고수가 많다는 걸 알고 있는 그는 순간 난처해졌다.진서준도 그제야 누구 입에서 정월문을 들어봤었는지를 떠올렸다.정민식은 자기가 정월문 사람이라고 한 적이 있었다.정월문 사람이 밖으로 나온 건 아마도 진서준에게 복수하기 위해서일 것이다.황서진은 한보영 일행의 표정이 살짝 달라지자 음흉하게 웃어 보였다.“그러면 이제 나한테 머리를 조아리며 사과해. 그렇지 않으면 지금 당장 두 장로를 이곳으로 부르겠어! 그 두 사람은 종사야. 그들이 도착하게 된다면 강은우의 부하가 아무리 많아도 소용없어!”황서진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일반인은 종사 앞에서 맥도 못 췄다.강은우는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로 꼼짝하지 못했다. 그는 진서준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난 저 자식 사지를 부러뜨리라고 했어요.”진서준이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내 여자를 농락했을 뿐만 아니라 지금도 저렇게 건방을 떨고 있잖아요. 죽이지 않은 것만으로도 많이 봐준 거예요.”“장난해?”황서진은 진서준이 농담하는 것 같지 않자 곧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557화

    이곳에서 식사하는 사람들은 모두 대단한 집안의 사람들이었다.레스토랑 사장이 손님들을 내보내자 다들 두고 보자면서 소란을 일으켰다.그러나 강은우와 그의 수많은 부하를 본 순간, 그들은 조용히 레스토랑을 떠났다.곧 레스토랑에 있던 손님들이 전부 내쫓겼고, 진서준은 로비 안에 앉아서 덤덤히 차를 마셨다.황서진은 강은우가 데려온 사람들로 인해 사지가 부러진 채 로비에 던져져서 바닥에 엎어져 있었다.이때 황서진에게서는 조금 전의 거만함과 분노를 찾아볼 수가 없었다.진서준을 바라보는 그의 눈동자에는 두려움과 원망이 가득했다.황서진은 속으로 정월문의 둘째 장로가 온다면 진서준에게로 그대로 갚아줄 거로 생각했다.그는 진서준의 사지를 부러뜨려서 그를 죽을 만큼 괴롭게 만들 생각이었다.곧 노인 한 명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도착했다.노인은 백발이 성성했고 수염도 아주 길어서 바람에 따라 흔들렸다. 그는 선인 같아 보였다.그 노인은 정월문의 둘째 장로 경두진이었다.그는 정민식의 사형이었다.경두진은 바닥에 엎드려 있는 황서진과 의자에 앉아 있는 진서준을 보자 눈빛이 살짝 변했다.“당신이 바로 정월문의 둘째 장로야?”진서준은 덤덤히 말했다.“그래. 넌 누구야? 왜 이렇게 잔인하지? 사람의 사지를 부러뜨리다니!”경두진은 미간을 찡그렸다. 그는 진서준의 실력을 짐작할 수가 없었고 그로 인해 꽤 놀랐다.“장로님, 절 구해주세요!”황서진은 엉엉 울면서 말했다.“오늘 장로님이 절 구하지 못하면 절 죽이겠다고 이 자식이 그랬어요.”진서준은 웃었다.“내가 잔인하다고? 내 실력이 뛰어나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바닥에 누워있는 건 내가 됐을 텐데? 그리고 내 여자 친구는 이 쓰레기 같은 놈에게 농락당했겠지. 이 자식이 먼저 시비를 걸고 우리를 공격하려고 했으니 우리도 참고 있을 이유가 없지.”경두진의 안색이 어두워졌다.“그래도 이렇게 무자비할 것 까진 없지!”“그건 다른 사람일 때고.”진서준은 차갑게 말했다.“난 다른 사람과 달라. 상대가 날 공격하려 한다면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558화

    그 뒤 강씨 일가에서는 사람을 시켜 정민식을 정월문으로 돌려보냈다.경두진과 대장로 두 사람은 정민식의 복수를 하기 위해 곧바로 산에서 내려왔다.그런데 이곳에서 진서준을 마주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맞아. 내가 그랬어.”진서준은 덤덤히 말했다.“난 인자한 편이라 기회를 한 번 주겠어. 지금 당장 꺼진다면 그냥 보내줄게. 하지만 그러지 않는다면 정민식처럼 폐인이 될 거야!”진서준의 목소리는 아주 평온했다. 그는 별거 아니라는 듯 말했다.“건방진 놈!”경두진은 울컥 화가 치밀어올랐다.그러나 그는 충동적으로 굴지 않았다. 진서준이 정민식의 단전을 망가뜨렸다면 그도 종사일 것이다.결국 경두진은 대장로에게 전화를 했다.“사형, 정민식의 단전을 망가뜨린 놈을 찾았습니다. 지금 바로 오세요!”경두진은 대장로 문희수에게 연락했다.문희수는 그 말을 듣고 부랴부랴 달려왔다.“저 자식이 바로 정민식의 단전을 망가뜨린 청년이야?”진서준이 젊은 청년인 걸 본 문희수는 당황했다.“맞아요. 저 자식이 인정했습니다.”경두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게다가 이 자식은 황씨 일가 아들의 사지를 부러뜨렸습니다.”문희수는 그 말을 듣자 표정이 차갑게 굳었다.“이 자식, 죽음을 자초하는구나. 우리를 탓하지 마!”문희수와 경두진 두 사람은 종사가 된 지 오래였고, 이제 곧 선천 대종사가 될 수 있었다.실력만 따지자면 그들은 혈운 조직의 종사들보다 더 강했다.두 사람이 종사의 위엄을 내뿜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숨이 턱 막혔다. 문희수와 경두진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에 두려움이 가득했다.로비에 있던 테이블과 의자들이 그들의 위엄 때문에 부서졌다.“공격하자!”문희수와 경두진은 동시에 발을 구르면서 뛰어나갔다.내공을 동원하자 그들은 10m 넘는 거리를 훌쩍 뛰어넘었다. 그들은 마치 흉맹한 호랑이처럼 진서준을 향해 돌진했다.자줏빛의 강기가 두 주먹에 모였다. 문희수의 주먹에서는 불꽃이 타오르는 것 같았고 엄청난 온도 때문에 공기가 일그러졌다.경두진의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559화

    정월문의 두 대성 종사가 청년의 일격조차 견디지 못하다니.대체 진서준은 정체가 뭘까?황서진은 머리가 울렸다. 그는 저도 모르게 오줌을 지렸다.황씨 일가의 종사라고 해도 정월문의 두 장로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남주성에서 정월문은 아주 뛰어난 문파였다.정월문에는 사람도 많았고 종사만 해도 6명이 있었으며 대장로 문희수와 둘째 장로 경두진는 실력이 아주 막강했다.그런데 두 사람은 오늘 진서준 앞에서 맥도 못 췄다.바닥에 쓰러진 문희수의 두 눈에는 놀라움이 가득했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진서준을 바라보았다.그의 두 주먹은 파워가 엄청났고 그 온도는 철도 녹일 수 있을 정도였다.그러나 진서준의 앞에서는 나약하기 그지없었다.“사형, 저 자식 인간이 아니에요!”경두진의 말투에서 두려움이 느껴졌다. 진서준을 바라보는 그의 눈동자가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그는 이렇게 무시무시한 젊은이를 처음 보았다.두 사람은 진서준에게 전혀 상대가 되지 않았다.문희수는 이제야 진서준이 정민식의 단전을 파괴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있었다.“계속 싸울 거야?”진서준은 평온한 얼굴로 문희수와 경두진을 바라보았다.문희수는 침을 꿀꺽 삼켰다.“당신은 대체 누구야? 이렇게 막강한 실력이라면 절대 예사 인물이 아닐 텐데. 천의방? 지의방? 아니면 인의방이야?”문희수는 미간을 찡그렸다.“난 그런 거 들어본 적 없어.”진서준이 말했다.“말도 안 돼!”문희수가 화를 내며 반박했다.천의방, 지의방, 인의방은 전 세계의 강자를 기록하는 리스트였다.그중에서 천의방이 가장 강했고 인의방이 가장 약했다.하지만 가장 약한 인의방이라고 해도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사람은 모두 엄청난 강자였다.문희수는 과거 인의방의 꼴찌인 대성 종사에게 도전한 적이 있었지만 상대의 공격을 겨우 세 번만 막았다.그런데 진서준은 단 한 번의 공격으로 그를 쓰러뜨렸다. 그러니 진서준의 실력이라면 인의방에서도 50위 안에 들 수 있을지도 몰랐다.문희수는 깊이 숨을 들이마신 뒤 말했다.“조

Latest chapter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390화

    “안 돼, 네가 서류 들고 도망가면 어쩌려고?”황현호가 서류를 품에 꼭 안고 거절하자 진서준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널 데려가면 나만 귀찮아질 뿐이야. 내가 그걸 강제로 빼앗으면 네가 내게서 다시 뺏을 능력이 있겠어?”황현호는 진서준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여겨 마지못해 서류를 건넸다.“이번 한 번만 믿을게. 우리 누님이 무사히 돌아오지 않으면 난 죽어서도 널 용서하지 않을 거야.”진서준은 서류를 받아 봉투에 넣었고 자세히 살펴볼 생각이 없어 보였다.“기밀 서류는 받았어. 너희는 어디에 있어?”진서준이 전화를 걸어 상대방에게 물었다.“속도가 꽤 빠르네.”상대방은 놀란 듯 말했다.“바다 근처에 있는 한 폐기물 처리장에 있어. 빨리 오지 않으면 이 여자 안전을 장담할 수 없어.”진서준이 그 폐기물 처리장의 이름을 묻기도 전에 상대방은 전화를 끊어버렸다.“바다 근처 폐기물 처리장이 몇 군데나 있죠?”진서준이 비서에게 묻자 비서는 급히 휴대폰을 꺼내 검색을 시작했다.“모르겠어요, 검색해 볼게요.”잠시 후, 검색을 마친 비서가 대답했다.“아직 운영 중인 폐기물 처리장은 9곳이 있어요.”진서준은 아까 갔던 찻집을 떠올리며 찻집 주변에 있는 한 곳이 유전이라는 이름의 폐기물 처리장임을 확신했다.이 유전 폐기물 처리장은 진서준이 방금 있었던 찻집과 거리가 가장 가까웠다.“나만 가면 돼요. 둘은 여기서 기다리세요.”진서준은 말을 마친 후, 급히 건물 밖으로 나갔다....유전 폐기물 처리장.건장한 남자 다섯 명이 한 방에 앉아 있었다.“저쪽에서 물건을 가져오는 중이야. 물건이 도착하면 즉시 철수할 준비해.”방에 있던 우두머리가 목소리를 낮게 깔며 말했다.“형님, 그 여자 어떻게 할 건가요?”방 한쪽에 있는 교활하고 변태처럼 생긴 남자가 물었다.“왜? 그 여자를 맛볼 생각이야?”우두머리 남자가 그를 쏘아보며 물었다.“당연하죠! 저 여자 얼마나 이쁘게 생겼는데요? 딱 내 취향인데요.”변태 같은 남자는 얼굴에 음흉한 미소를 지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389화

    전화가 끊어진 신호가 들린 후, 진서준은 비서를 바라보며 물었다.“상대방이 황씨 가문 기밀을 원한다고 했는데, 그게 뭔지 아나요?”비서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저는 황 대표님의 작은 비서에 불과해요. 황씨 가문 기밀을 알 리가 없죠. 하지만 황 대표님 동생이라면 알 수도 있을 거예요.”진서준은 황현호의 전화번호가 없어 비서에게 전화를 걸어 달라고 부탁했다.전화 너머에서 황현호의 목소리가 들렸고 자초지종을 듣고 난 후, 처음에는 진서준을 욕하며 격렬하게 분노를 표출하다가 황현호는 결국 차를 몰고 회사로 향했다.황현호가 회사로 올 때, 진서준은 눈을 감고 황예은을 잡을 범인이 도대체 누구일지 추측하고 있었다.“황씨 가문 기밀을 원한다면 황씨 가문의 위치를 대신하려는 걸까요?”진서준은 사무실에서 불안하게 왔다 갔다 하는 비서를 바라보며 물었다.“황씨 가문과 경쟁 관계에 있는 가문은 어느 가문인가요?”비서는 멈칫하더니 이내 대답했다.“황씨 가문 산업이 매우 방대해서 명주시에서 황씨 가문과 경쟁하는 가문만 해도 대여섯 개는 될 거예요. 그리고 이 가문들은 전부 실력이 만만치 않죠.”비서의 설명을 듣고 진서준은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졌다.명주시는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았고 심지어 서울시 같은 작은 도시의 규모에도 미치지 못했다.하지만 도시 실력만 놓고 보면 이곳은 대한민국 수도인 경성과도 견줄 수 있는 곳이었다.20분 후, 황현호는 숨을 헐떡이며 사무실에 도착했다.“진서준, 너 이 자식 도대체 우리 누님을 어떻게 경호한 거야?”황현호는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진서준을 향해 손가락질하며 소리쳤다.“네가 얼마나 대단한 능력이 있나 했더니 별거 아닌 쓰레기였잖아! 하루도 안 돼서 우리 누님이 사람에게 납치당하는 소란을 일으켜?”진서준은 차가운 눈빛으로 쏘아보며 경고했다.“너 그 입 조심해.”황예은이 납치당한 건 전적으로 그녀의 잘못이었다.황예은이 진서준을 몰래 추적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납치당할 수 없었을 것이다.진서준은 요 며칠을 무사히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388화

    허윤진이 눈썹을 추켜세우며 물었다.“그럼 넌 뭐해?”“난 아직 해야 할 일이 있어.”진서준이 대답했다.“무슨 일인데?”“다른 사람 경호원 역할을 맡았거든.”허윤진은 바로 은행카드를 꺼내 진서준 앞에 놓으며 말했다.“그딴 거 집어치우고 내 경호원이 되어줘.”진서준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내가 정말 경호원 하고 싶어서 그러는 줄 알아? 그 사람 신분이 중요해서 어쩔 수 없이 하는 거야.”“흥, 내가 보기엔 그 사람이 예뻐서 그런 거겠지.”허윤진은 코웃음을 쳤다.“이번에 내가 온 건 우리 언니 명령 때문이야. 여기서 다른 여자를 건드리기라도 하면 우리 언니는 바로 날아올 거야.”이 말은 허사연이 할 법한 말이기에 진서준도 약간 믿음이 갔다. 허사연이라면 정말 그렇게 할 사람이었다.“얼른 서지은 찾으러 가자. 그 여자 대표님이랑 알콩달콩한 시간 보내는 걸 더 이상 방해 안 할게.”허윤진은 삐친 듯한 말투로 말했다.진서준은 여전히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고 심기가 불편한 허윤진을 데리고 찻집을 나섰다.두 사람이 찻집을 나설 때, 마침 황예은이 앉아 있던 곳을 지나쳤다.하지만 진서준이 지나갈 때 황예은은 이미 그 자리에 없었다.황예은은 급히 차로 돌아간 것도 아니었다.차 안에 있던 비서가 진서준과 허윤진이 나오는 것을 보고 황예은도 곧 나오겠거니 했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황예은은 나타나지 않았다.“혹시 무슨 일이 생긴 건가?”비서는 얼굴이 창백해지며 급히 휴대폰을 꺼내 황예은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두 번 울리자마자 상대가 끊어버렸고 다시 걸어도 마찬가지였다.나중에는 아예 전원이 꺼져 더 이상 연결되지 않았다.“큰일 났어, 정말 뭔가 좋지 않은 일 생겼어.”비서는 초조하게 중얼대다가 기사에게 소리쳤다.“빨리 저 차를 따라가세요.”하지만 기사는 조급해하지 않았다.“황 대표님은 아직 차에 안 타셨는데요.”“황 대표님이 위험에 처했어요. 빨리 진서준을 쫓아가요.”비서는 목소리를 높였다.그 말을 듣자 경호원은 즉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387화

    황예은은 가까운 곳에서 그들의 대화를 듣고 충격을 금치 못했다.황예은은 진서준이 이 두 여자와 불건전한 대화를 나눌 줄 알았지만 예상외로 그들은 정말 중요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그리고 그 중요한 이야기는 황예은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서양의 혈수사 조직, 멸용 조직, 그리고 올림푸스 신전과 교회 조직에 관해 황예은도 들어본 적이 있었다.이 조직들은 전 세계적 범위 내에서 가장 강력한 조직들이었다.해외의 왕족이나 귀족들도 신왕, 원탁 기사 같은 인물을 만나면 반드시 예의를 갖춰야 했다.그때, 진서준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넌 그럼 어떻게 탈출한 거야?”진서준의 현재 실력으로는 천용 반지를 사용하지 않는 이상, 이 인물들 손에서 살아서 도망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바이올렛의 눈빛에 잠시 당황한 기색이 스쳤고 곧바로 설명을 시작했다.“그 당시 다른 혈수사들도 있었어. 그 혈수사들이 가까스로 멸용 조직의 시선을 끌고 있는 틈을 타 겨우 도망쳐 나왔어.”진서준은 바이올렛의 눈빛에 깃든 당황한 감정을 놓쳤고 고개를 끄덕였다.“상황은 대충 알겠어. 넌 일단 호텔을 찾아 거기 잠시 머무는 게 좋을 것 같아.”그러자 바이올렛이 간절한 표정으로 물었다.“너랑 함께 있으면 안 돼?”“저 여우 같은 년!”허윤진과 황예은은 동시에 속으로 욕설을 날렸다.두 사람은 바이올렛처럼 이렇게 적극적인 여자는 처음 보았다.주동적으로 진서준과 같은 방을 쓰겠다니, 정상적인 욕구가 있는 진서준이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고 덮치기라도 한다면 어쩔 건데?진서준은 웃으며 말했다.“넌 나랑 함께 있는 것보다 혼자 있는 게 더 안전해. 지금 난 오히려 너보다 더 위험한 상황이야. 네 안전을 생각해서 혼자 호텔에 있는 게 나을 것 같아.”진서준의 태도는 매우 단호했고 바이올렛이 반박할 여지를 주지 않았다.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한번 애틋한 눈빛을 진서준에게 보냈다.“진서준, 앞으로 잘 부탁할게.”허윤진은 경계의 눈빛으로 바이올렛을 쏘아보며 말했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386화

    “저 녀석이 여기서 뭐 하는 거지? 명주시를 떠날 생각인가?”황예은의 눈꺼풀이 바르르 떨렸다.“대표님, 계속 따라갈까요?”비서의 질문에 황예은은 바보를 쳐다보는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이곳 사람이 이렇게 적은데 굳이 진서준에게 들킬 일 있어?”비서는 그제야 자기 질문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깨달았다.“차 안에서 기다려.”진서준은 공항에서 거의 세 시간을 기다렸고 오랜 기다림의 끝에 마침내 바이올렛의 비행기가 도착했다.“넌 왜 따라왔어?”진서준은 검은 선글라스를 쓴 허윤진을 보고 의아해했다.“내가 왜 못 오지?”허윤진은 눈을 굴리며 말을 이었다.“혹시 내가 오면 네 계획에 방해가 될 것 같아서 그래?”진서준은 어이없어 말문이 막혔다.“전에 말했잖아, 명주시는 안전하지 않다고.”“괜찮아, 어차피 네가 있잖아.”허윤진은 아랑곳하지 않고 진서준의 팔을 끌어안으며 자기 품에 밀어 넣었다.진서준은 얼굴색이 살짝 변하며 급히 벗어나려 하자 허윤진은 오히려 더 꽉 안았다.어쩔 수 없이 진서준은 허윤진의 팔을 그냥 둘 수밖에 없었다.바이올렛은 주위를 경계하며 살폈다.“다른 곳에서 얘기하자. 여기 사람 많아.”“따라와.”진서준은 두 사람을 주차장으로 안내했다.차 안에서 잠시 졸고 있던 황예은은 진서준이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는 벌떡 자세를 고쳐 앉았다.“세상에, 저 남자가 여자 두 명 데리고 왔네요. 그중 한 명은 심지어 서양 여자네요.”비서는 이 장면을 보고 입을 떡 벌렸다.‘그래서 아까 대표님이 물어봤을 때 저 남자가 제대로 대답을 안 했던 거구나.’비서는 진서준과 함께 온 두 여자가 분명히 진서준과 그렇고 그런 관계일 것이라고 확신했다.이유는 모르겠지만, 진서준이 양쪽에 여자를 끼고 있는 모습을 보니 황예은은 화가 나기도 했지만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더 큰 감정은 서글픔이었다.황예은도 자기 솔직한 감정을 스스로 깨닫지 못했다.“황 대표님, 불륜 현장을 잡으러 가시는 건가요?”비서가 조심스럽게 물었다.그 말을 듣자 황예은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385화

    한바탕 소동 끝에 황예은의 얼굴 양옆이 홍조로 물들어 술에 취한 사람처럼 보였다.온몸에 진한 향기와 땀이 배어 침대 시트엔 큰 자국이 남았다.항상 도도하고 차가운 모습만 보이던 황예은이 지금 진서준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원망과 수줍음이 섞여 있었다.진서준조차도 조금은 머리가 띵한 기분이었다.어젯밤에 약 바를 때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는데 왜 지금은 이런 눈빛으로 진서준을 보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이런 눈빛으로 진서준을 쏘아보니 마치 진서준이 황예은을 괴롭히는 것처럼 보였다.가장 중요한 건 옆에 있는 비서가 사냥감을 보는 눈으로 진서준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었다.정확히 말하면 비서는 진서준이 아니라 진서준의 손에 들고 있는 약을 보고 있었다.이 세상에 더 예쁘고 아름다워지고 싶은 걸 원하지 않는 여자는 있을 수 없었다.그런 마치 남자라면 누구나 다 자기 소중한 부위 사이즈가 늘어나길 원하는 것과 똑같은 도리였다.“왜 아직도 안 나가?”황예은은 돌아누우며 이불을 당겨 몸을 가렸다.이번에 약을 발라줄 때, 진서준은 모든 것을 다 본 건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거의 다 봤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이유는 단순했다. 상처 두 곳 중, 하나는 가슴 아래쪽에 있었고 또 한 곳은 허벅지 안쪽에 있었다.진서준이 이 약은 내가 발라야 효과가 있다고 단언하지 않았다면 황예은은 절대로 진서준에게 이런 일을 맡기지 않았을 것이다.어젯밤, 진서준이 자기 알몸을 만졌다는 사실을 떠올리자 황예은의 얼굴은 더 뜨겁게 달아올랐다.진서준도 더 이상 반박하지 않고 살짝 죄책감을 느끼며 방을 나갔다.10분쯤 지나자 황예은이 방에서 나왔다.황예은은 새로운 검은색 정장으로 갈아입었지만 한 가지는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황예은의 눈부신 가슴 라인은 절대 새 정장으로 가려지지 않았다.그리고 아까와는 달리 황예은의 얼굴에는 더 이상 수줍은 표정을 찾아볼 수 없었고 차갑고 도도한 표정만 남았다.“네 상처는 이제 다 치료했어. 다른 일이 없으면 난 이만 가볼게.”황예은이 사무실에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384화

    “네, 알겠습니다.”비서는 벗은 옷을 다시 주워 입기 시작했다.비서가 옷을 다 입자 황예은은 진서준을 방으로 불렀다.가운은 황예은의 풍만하고 매혹적인 몸매를 전혀 감출 수 없었다.그 몸매를 슬쩍 본 진서준은 아랫도리에서 불타는 느낌이 솟기 시작했다.“젠장, 내가 언제 이렇게 변했지?”진서준은 속으로 자기를 욕하고 곧바로 청심주를 속으로 읊었다.다행히 그 불타오르는 욕망이 곧바로 내려가기 시작했다.“먼저 등 쪽부터 처리하자.”진서준은 평온하게 말했다.황예은은 침대에 엎드려서 수건을 천천히 허리까지 내리며 그녀의 부드럽고 윤기 나는 등을 드러냈다.황예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진서준은 이전에 목욕탕에서 목욕할 때, 그곳 직원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이렇게 좋은 등을 보면 컵 마사지를 해주지 않으면 아쉽죠.”비서는 세 가지 감정이 섞인 표정으로 이 광경을 바라봤다.긴장함과 호기심 그리고 부끄러운 세 가지 감정이었다.비서는 진서준과 황예은이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지 몰랐다.이런 방식으로 즐기는 건 비서도 전혀 들어본 적이 없었다.진서준은 손가락에 약을 묻혀서 황예은의 상처 부위에 가볍게 눌렀다.“으윽!”황예은은 순간 차가운 숨을 들이마시며 신음을 냈다.약이 아픈 게 아니라 너무나 차가워서였다.마치 한겨울 눈이 내리는 날, 갑자기 누군가 목에 눈 뭉치를 던져 넣은 것처럼 너무나 차가웠다.이건 혹시 특별한 애무 방식인가?비서는 여전히 의심을 가득 품고 또 엉뚱한 생각을 했다.황예은의 등에는 상처가 두 군데 있었다. 진서준은 약을 발라준 뒤, 손바닥으로 고르게 그녀의 등을 문지르며 약을 완전히 흡수시켰다.그러자 황예은은 갑자기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진서준이 이 틈을 타 자기를 추행하려고 하는 게 아닌지 의심이 생겼다.“다른 곳엔 상처가 없던 걸로 기억하는데?”그러자 진서준이 천천히 설명했다.“이 약은 네 몸에 좋은 거야. 피부가 더 부드럽고 매끄러워질 거야.”어떤 여자도 피부가 더 하얗고 탄력 있게 변하는 걸 원하지 않을 수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383화

    “진! 서! 준!”황예은의 얼굴은 눈에 띄게 빨개졌고 그녀의 눈에서는 화가 치솟아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 같았다.만약 사무실에 두 사람만 있을 때 진서준이 이런 말을 했다면 황예은은 이 정도로 화가 나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문제는 비서가 바로 옆에 있다는 것이다.진서준이 갑자기 옷을 벗으라는 건 일부러 자기를 곤란하게 만들려는 의도 아니겠는가?황예은은 자존심이 극도로 강한 사람으로 다른 사람에게 급하게 해명을 해본 적이 없었다.하지만 비서에게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으면 아마 다음 날에는 회사뿐만 아니라 명주시 전역에서 황예은이 남자가 생겼다는 소문이 퍼질 것이다.분노가 가득한 황예은을 보자 진서준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황예은의 예상대로 진서준은 일부러 황예은을 곤란하게 만들려고 한 것이다.“왜 소리쳐? 등 뒤의 상처를 치료하지 않겠다면 난 그냥 가겠어.”진서준은 말을 마친 후, 황예은이 망설일 틈도 주지 않고 몸을 돌려 바로 나가려 했다.옆에 있던 비서는 눈이 휘둥그레졌다.두 사람이 도대체 얼마나 자극적으로 놀았기에 등 뒤에 상처까지 생긴 거지?평소에는 얼음처럼 차가운 황 대표가 이렇게 야생마처럼 열정적인 면이 있을 줄은 몰랐다.황예은은 비서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꿰뚫어 볼 수 있다면 아마 그 자리에서 기절했을 것이다.“기다려!”황예은이 이를 악물고 말했다.“날 따라와.”황예은은 차갑게 말한 후, 발걸음을 재촉했다. 사무실을 나가려던 순간, 황예은은 다시 돌아서서 비서에게 말했다.“너도 함께 와.”황예은은 굳이 구구절절 해명하고 싶지 않았고 설령 해명한다고 해도 비서가 믿을지 의문이었다.그래서 황예은은 비서가 직접 보고 알 수 있도록 하려고 했다.또한, 비서가 함께 있으면 진서준도 도가 넘는 일을 하지 않을 것이다.비서는 그 말에 당황해하더니 급히 말했다.“황 대표님, 저도 같이 가는 게 적절할까요?”비서는 이곳에 일하러 온 것이지 그런 일을 하러 온 것이 아니었다.비서가 황예은이라는 여성 상사와 함께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382화

    그리고 왜 굳이 대한민국으로 도망쳤는지 그 이유는 단순했다.대한민국에는 국안부가 존재해 그 사람들이 함부로 소란을 일으킬 수 없었다.게다가 대한민국에는 진서준이 있었다.“용란 혈수사들이 재난을 겪었다고?”진서준은 멈칫하더니 눈빛에 놀라운 기색이 스쳤다.전에 바이올렛은 용란 혈수사 집단은 규모가 크지 않지만 실력은 매우 강하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게다가 그들 중에는 지선 급의 존재도 하나 있었다.이렇게 강력한 혈수사 집단이라면 해외에서 그들을 상대할 수 있는 조직은 별로 없을 것이다.“맞아, 넌 어디 있어? 직접 만나서 얘기하고 싶은데?”“난 지금 명주시에 있어. 도착하면 전화해, 마중 나갈게.”진서준은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휴대폰을 허사연에게 돌려준 후 바이올렛은 떠나려고 몸을 돌렸다.“기다려요, 옷 좀 갈아입어요. 그래야 다른 사람들한테 눈에 띄지 않을 거예요.”허사연이 바이올렛을 말렸다.처음에는 바이올렛의 신원을 확신하지 못했으나 이제 바이올렛이 진서준의 친구라는 사실을 확인한 후 허사연의 태도는 확연히 달라졌다.“고마워요.”바이올렛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탈출하는 길에 실제로 많은 현지 경찰들이 바이올렛을 추적했지만 다행히 바이올렛의 속도가 빨라 도망칠 수 있었다.샤워하고 새 옷으로 갈아입은 바이올렛은 허사연과 작별을 고하고 떠날 준비를 마쳤다.“기다려요, 나도 같이 갈 거예요.”허윤진이 작은 가방을 메고 나왔다.“너 뭐 하러 가는 거야?”허사연은 허윤진을 제지하려고 했다.“당연히 이분한테 길을 알려줘야지, 길이라도 않으면 어쩌려고 그래?”허윤진이 당당하게 대답했다.길을 안내하는 것은 그저 구실일 뿐, 사실은 바이올렛을 감시하려는 목적이었다.비록 바이올렛이 47세였지만 외모만 봤을 때 그녀의 성적 매력은 이 여자들 중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다.아까 속옷을 갈아입을 때, 허사연은 본인이 입을 수 있는 가장 큰 사이즈를 꺼내야 겨우 바이올렛이 입을 수 있었다.이런 여자라면 나이가 47이든 57이든 여전히 예쁘고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