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혁은 웃으며 말했다.“살인은 사형감이야. 게다가 사람을 죽이고 장기를 파는 것은 더 큰 범죄인데, 당신은 전혀 두렵지 않아?” “두렵다고?”정석형은 큰 소리로 웃으며 한참 후에야 말했다.“우리 정씨 집안이 서경에서 신분이 있는데, 내가 누구를 두려워하겠어? 꼬마야, 너는 이 사회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이때 이민혁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정씨 가문, 서경의 3대 가문 중 하나라는 전설적인 가문 말이야?”“네가 조금은 아는 것 같군. 맞아. 내가 바로 정씨 가문의 일원이야. 우리 정씨 가문 사람들은 정재계 곳곳에 있는데, 내가 뭘 두려워할 필요가 있겠어?”정석형은 매우 거만하게 말했다.이민혁은 냉정하게 말했다. “정씨 가문이 법보다 강해?”“네 말이 맞아. 우리 같은 초월적인 존재는 세속 사회의 제약을 받지 않아. 꼬마야, 너는 아직 너무 어려서 3대 가문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만 실제로 그들이 어떤 무서운 힘을 대표하는지 이해하지 못할 거야.”정석형은 극도로 신이 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아이고!이민혁은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어렸을 때 외국에서 살아서 사실 국내 사정에 대해 잘 몰랐다. 하지만 그는 그 재벌들이 보통 사람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권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 사람들이 그렇게까지 자유분방하고 오만할 줄은 몰랐다.한참 후, 이민혁은 천천히 말했다.“정석형, 마지막으로 당국에 당신의 죄를 자백할 기회를 주겠어. 당신네 가문의 주인이 명령한 것이 아니라면 정씨 가문을 연루시키지 않겠다고 약속할게.”“뭐라고?”정석형은 자신의 귀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닌지 의심하며 얼어붙었다.이민혁은 미간을 찌푸리며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잠시 후 정석형이 마침내 반응을 보였다. 그는 미친 듯이 웃으면서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이민혁을 가리켰다. 다른 세 사람도 이때 세상에서 가장 우스꽝스러운 농담을 들은 것처럼 정석형의 뒤를 따라 큰 웃음을 터뜨렸다.이민혁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말을 들으려고
“그건 안 돼요. 같이 가요.”“명령이야. 모두 즉시 돌아가.”안수연은 이번 사건으로 부대장인 자신의 자리가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 정도는 가벼운 처벌이었다. 그녀는 두렵지 않았지만 부하들을 이 일에 끌어들일 수는 없었다. 그들은 아직 너무 젊었고, 그들 중 일부는 아직 가정을 이루지도 못했다.부하들이 자신 때문에 일자리를 잃는다면 안수연은 남은 생애 동안 마음이 편하지 않을 것이다.안수연의 결연한 의지와 상급으로부터의 압박을 견디다 못한 몇몇 부하들은 어쩔 수 없이 차에서 내렸다. 그들은 차 밖에서 안수연을 향해 거수경례를 한 후 돌아서서 출발했다.안수연은 심호흡을 하고 차에서 내려 술집 입구로 향했다. 이때 술집은 이미 문을 닫은 지 오래되었고 안수연은 주저하지 않고 문을 세게 두드렸다.“누구야?”한참 후, 불만스러운 중얼거림과 함께 술집 문이 열리자 노랗게 염색한 머리칼이 드러났다. 안수연은 바로 발로 차서 노랑머리를 바닥에 내동댕이친 다음, 술집 안으로 들어가 노랑머리의 머리에 총을 겨누며 소리쳤다.“네 주인은 어디 있어?”노랑머리는 어리석게도 겁에 질려 안쪽을 가리켰다.“그쪽으로 안내해.”안수연은 노랑머리를 일으켜 세우고 총을 그의 등에 대고 앞으로 밀어서 술집 대표의 방으로 향했다.노랑머리는 희미한 불빛이 비치는 복도를 지나 사무실 문 앞으로 나아갔다.“문 열어.” 안수연은 낮은 목소리로 외쳤다.노랑머리는 천천히 문을 밀고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사무실은 텅 비어 있었고 안수연은 물었다.“그 사람 어디 있어?”“뒷방에서 자고 있어요.”노랑머리가 말했다.“날 데려가.”안수연은 노랑머리를 인질로 잡고 뒷방으로 갔다. 그녀는 문을 밀려고 했지만 침실 문은 잠겨 있었다.“저 안에 있는 게 확실해?”안수연이 무섭게 물었다.노랑머리는 겁에 질려 대답했다.“네.”안수연은 빠르게 손바닥으로 노랑머리의 뒤통수를 내리쳤고, 노랑머리는 소리 없이 쓰러졌다. 그런 다음 그녀는 발로 세게 차자 쾅하는
남자의 일련의 행동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졌고 안수연에게 반응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한 순간에 두 사람의 형세가 반전되었다.안수연은 배를 잡고 고통스럽게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숨을 들이마셨고, 반면에 남자는 안수연의 권총을 집어 들고 차갑게 말했다.“젠장, 내가 정말 아무것도 못하는 찌질이인 줄 알았어?”이때 정석형은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서우야, 무슨 일이야?”서우라는 남자가 대답했다.“형님, 이 년이 불쑥 들어와서 도박장 위치를 물어보더라고요. 미리 계획된 것 같아 보여서 제가 일부러 유인한 겁니다.”정석형의 시선이 안수연을 훑어보더니 마침내 이민혁에게로 향했고, 그는 천천히 말했다.“당신들 한 패이고만?”“그렇다고 할 수 있지.이민혁은 무심하게 말했다.정석형은 웃으며 말했다.“당신들은 계획을 세우고 나를 노리는 것 같군?” “당신 말이 다 맞아.”이민혁이 웃었다.정석형은 냉정하게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너희들 주제에 정말 말도 안 되는데, 이제 어쩌려고?”“저 사람은 형사수사대 부대장인데 니들이 감히 건드릴 수 있겠어?”이민혁이 말했다.정석형은 냉정하게 말했다. “저 여자가 누구든 상관없어. 감히 나를 건드리려 했다면 이제 여기가 막다른 골목이야.”이때 안수연은 마침내 몸을 추스르고 큰 소리로 외쳤다.“정석형, 당신 배짱도 커. 배후에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고 모든 게 당신이 원하는 대로 될 거라 생각하지 마. 만약 우리 두 사람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당신은 절대 도망칠 수 없을 것이야. 내가 오늘 여기로 온 것을 아는 사람들이 많으니 잘 생각해 봐.”“잘 생각하라고?” 정석형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내가 잘 생각해 봤는데 너희 둘을 데려가서 즉시 처리해야겠어.”“정석형, 우리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누군가가 즉시 우리를 추적할 것이고, 당신은 절대 도망칠 수 없을 것이야.”안수연이 소리쳤다.정석형은 큰 소리로 웃더니 말했다.“걱정 마. 네가 여기 온 걸 아는 사람들도 모두 순순히 입을 다물
이 순간 두 경호원과 서우는 고통스러운 얼굴로 바닥에 누워 몸이 뒤틀린 채 전혀 일어나지 못하고 소리조차 내지 못했다. 정석형은 충격을 받았고 게임을 계획하는 데 참여한 세 명의 도박꾼은 모두 어리둥절했다.그리고 안수연은 마치 귀신을 본 것 같은 광경에 눈을 믿지 못하고 있었다.이때 이민혁은 안수연을 일으켜 세우고 미소를 지으며 권총을 돌려주었다.“내가 말했잖아요. 다 우리 뜻대로 될 거예요.”안수연은 이민혁이 그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믿지 못한 채 총을 받았다. 이민혁은 순식간에 상황을 뒤집었다.그러나 안수연도 사건 현장을 많이 경험한 사람으로서 재빨리 침착하게 사람들을 향해 총을 겨누고 엄숙하게 말했다.“손 들어.”이 순간, 이민혁의 힘에 겁을 먹은 세 명의 도박꾼은 황급히 손을 들고 구석에 서 있었고, 정석형 만이 앉은자리에서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이를 본 이민혁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정 대표님, 기분이 안 좋아 보이시네요?”“꼬맹이, 너 싸움을 잘하는구나?”정석형은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넌 나를 공격할 수 없어. 하지만 너도 사나이인 걸 봐서 의논은 할 수 있지.”“아, 뭘 의논해요?” 이민혁은 웃었다.정석형이 말했다.“네가 게임에서 잃은 돈, 내가 너에게 돌려주고 빚도 전부 없는 걸로 해. 너희 둘은 떠나도 돼. 우리 아무 일도 없었던 걸로 하고, 앞으로 서로 건드리지 말자고, 어때?”“하하.”이민혁은 소리 내어 웃었다.“정 대표님은 농담을 정말 잘하시네요. 이제 상황은 제 손에 달렸으니 아무 말도 할 수 없겠죠?”정석형은 천천히 말했다.“민혁아, 우리 정씨 가문의 힘은 네가 잘 모를 수도 있으니 내가 알려줄게. 지금 금융, 특별 수사 시스템 각종 영역에 우리 정씨 가문 사람들이 있고, 게다가 모두 중요한 신분을 맡고 있어. 네가 나를 체포하더라도 나는 여전히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풀려날 것이야. 만약 잡힌다 해도 아무 사람이나 나 대신 들여보내면 돼.
이민혁이 상황을 살피다 덤덤하게 말했다.“수연 씨는 전화만 받아요. 녹음하는 걸 잊지 말고 오늘 이 일에 참여한 자는 누가 되었든 마땅한 처벌을 받을 거예요.”이민혁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본 안수연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 이 또한 그녀의 사명이기도 했다. 그녀는 전화를 받고 녹음을 시작했다.“대장.”안수연이 말했다.전화기 너머에서 준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너 지금 어디야?”저 지금 블랙 드래곤 바에 와 있습니다.“당장 돌아와. 너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아?”“대장, 블랙 드래곤 바에서 도박판이 벌이지고 있었습니다. 몇 명의 도박꾼들과 대량의 현금, 범인과 그 증거들을 모두 잡았습니다.”안수연이 대답에 전화기 너머에서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잠시뒤 대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거기서 기다리고 있어. 지금 갈게.”안수연은 전화를 끊고 이민혁을 보며 말했다.“대장이 지금 이리로 오고 있대요.”이민혁은 안수연의 불안한 기색을 보고 바로 지원이 아니란 걸 알았다.이민혁은 정부 측과 직접적인 충동을 일으키는 것을 원치 않았고 그는 사전 계획대로 휴대폰을 꺼내 한통의 문자를 보냈다. 그리고 안수연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안심하라는 눈치였다. 그러나 안수연은 안심할 수가 없었다. 정석형은 뒷배가 대단했고 대장 또한 이상한 낌새를 보였다.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해 누구도 담보할 수 없었다.비록 이민혁의 무력이 아무리 뛰어나다 한들 정부 측 무력과 충돌한다면 이길 가능성이 거의 없었다. 그렇게 되면 그를 깊은 심연 속으로 끌어들일 것이다.이때 정성혁이 발악하며 바닥에서 기어 일어나 소파에 앉아 냉소를 지었다.그는 정씨 가문의 방계 자제였으며 가주가 고작 그 하나 때문에 절대 나서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정석형은 지금 정씨 가문 핵심 인물을 위해 움직이고 있었고 그분은 정씨 가문에서 지위가 극히 높았다.만약 정석형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긴 다면 그분 또한 연루될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정씨 가문은 막대한 손해를
“알겠습니다.”두 사람이 대답했다.이어 대장이 무뚝뚝하게 말했다.“다들 올라와.”“대장?”안수연은 대장의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현장을 떠나려 하지 않았다. 그러자 대장의 얼굴색이 순간 굳어지며 말했다.“명령을 어길 셈인가?”안수연은 정당한 이유를 들며 자신의 주장을 펼치려 하였지만 이민혁은 이미 몸을 일으켰다.“대장 지시에 따라요. 우리도 그만 올라가죠.”안수연은 이를 악물고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정석형은 누구도 눈치채지 못할 웃음을 지어 보이며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모두 대장을 따라 술집 로비로 갔다. 이때 대장이 안수연을 보며 말했다.“총 이리 내놔.”“무슨 말씀입니까?”안수연은 순간 긴장해하며 두 손에는 총을 들고 있었고 총구는 아래를 향하고 있었다.대장이 눈썹을 찌푸렸다.“안수연, 넌 명령을 어겼다. 지금부터 너의 직무 수행을 중지한다.”“제가 절차대로 진행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여기 범인도 범죄 증거도 다 있지 않습니까?”안수연이 대답했다.대장은 눈썹을 찌푸린 채 말했다.“단순 도박일 뿐이야. 치안대에서 사람을 보낼 거야. 너 고집 좀 그만 부려. 네 자신을 망치려 하지 말란 말이야. 넌 아직 젊지 않나. 스스로 네 미래를 짓밟을 셈인야?”“대장!”안수연은 고개를 저으며 실망을 금치 못하고 말했다.“대장님은 한때 제 우상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대체 왜 이렇게 되신 겁니까?”대장은 그녀의 말에 해명하지 않고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쟤 총 뺏어.”두 부하가 즉시 앞으로 다가가 안수연 손에 들려 있는 총을 빼내려 하였다.바로 그때, 안수연은 대장을 향해 총구를 겨누고 소리쳤다.“움직이지 마. 더 이상 움직이면 쏜다.”부하들은 자리에 얼어붙어 자기도 모르게 대장을 바라보았다.“안수연!”대장이 분노하며 말했다.“지금 널 보호하려고 그러는 거잖아. 그것도 몰라?”“모릅니다.”안수연이 소리쳤다.그러나 이때 정석형의 얼굴에는 득의양양한 미소가 어려 있었다.정석형은 정씨 가
갑작스러운 소란에 모든 사람이 충격에 빠졌지만, 이민혁만은 차분하게 있었다.“무슨 일이야?”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이때 블랙 드래곤 바 주변에 몇십 명의 특전사 부대원들이 헬리콥터에서 신속하게 승강줄을 타고 내려와 술집으로 돌진했다.이 사람들 뒤에서 군복을 입고 어깨에 별 한 개를 달고 있는 장관이 빠른 걸음으로 바 쪽을 향해 다가왔다.바안의 사람들은 갑자기 나타난 부대원들에 경악하여 그들이 왜 온 건지 모르는 상황에 혼란스러워했다.부대원들이 사람들을 포위하고 상황을 통제한 뒤 장관이 천천히 바 안으로 들어왔다.그의 강력한 분위기에 모두가 말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그는 주변을 둘러보고 말했다. “진무도 특별수사대에서 임무 수행 중입니다. 모두 움직이지 마세요. 지금부터 신분 검증이 이겠습니다.”정석형은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는 것을 보고 용기를 내어 말했다.“군부에서 무슨 연유로 함부로 사적 소유지에 침입합니까?"대장은 냉담하게 말했다. “진무도 제1담당자의 공문을 받았다. 특별임무 수행에 협조하라. 저항하는 자는 현장에서 처단한다.”그의 살기 어린 말에 정석형을 포함한 사람들은 전신이 떨려왔다.그러나 대장의 얼굴은 이상하리만치 안정된 느낌이었다.안수연은 이민혁을 멀뚱멀뚱 쳐다보며 그가 군부대도 동원하고 그것도 바로 행정담당자에게 이를 정도의 권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때 장관이 물었다.“안수연이 어느 분입니까?"안수연이 천천히 대답했다. “저입니다.”“좋습니다.” 장관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진무도 제1 담당자의 명령에 따라 지금부터 청룡 특전사부대 지휘권을 당신에게 이양하고 당신의 지휘를 받습니다. 장건.”“네!”대장이 대열에서 나와 경례했다.“지금부터 당신은 안수연 부대장의 지휘를 받습니다. 임무를 완수한 후에 바로 본부로 복귀합니다. 알겠습니까?” 장관이 외쳤다.“알겠습니다. 최선을 다해 임무를 완수하겠습니다.”장건이 큰소리로 대답하고 안수연의 앞으로 다가와 경례를 했다.
이때 이민혁은 옅은 미소를 지으면서 안수연에게 말했다.“이제 시작하세요.”그제야 안수연은 정신을 차리고 흥분된 마음을 애써 가라앉히고 대장을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대장님, 대원들을 데리고 가서 내부 조사를 받으시죠.”대장은 긴 한숨을 내쉬었고 홀가분한 듯 말했다.“넌 나보다 뛰어나. 축하해. 넌 나와 달리 앞으로 무조건 진무도 특수수사대 기둥이 될 거야...”대장은 말을 마치고 허허 웃고는 자기 부하에게 말했다.“전부 대열로 돌아가.”모든 부하가 그에게로 다가왔고 지하실에 있던 두 명의 부하도 모두 소환되었다.대장은 안수연을 바라보면서 그녀에게 확신에 찬 눈빛을 보냈고 곧이어 부하들을 이끌고 떠났다.안수연은 그 눈빛에서 많은 것들을 보았다.대장 자신에 대한 실망 그리고 안수연에 대한 격려도 있었지만, 더 많은 막연함이 어려있었다.하지만 안수연은 지금 그런 것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기 곧바로 장건에게 말했다.“바에 있는 모든 사람을 통제하십시오. 지하실도 통제하고 아무도 들여보내지 마십시오.”“알겠습니다.”장건은 대답하자마자 손을 흔들어 신호를 보냈고 부대원들은 곧 움직이기 시작했다.그런데 이때, 바의 문이 다시 한번 열렸고 두 사람이 천천히 걸어 들어왔다.절망에 빠져 있던 정석형은 순간 구세주를 본 듯 허겁지겁 달려가면서 외쳤다.“가주님 구해주세요. 가주님 제발 저 좀 구해주세요.”이때 특전사 부대원들은 그 두 사람을 보고 이유를 불문하고 신속하게 움직여 그들을 잡아서 묶었다.정씨 가문의 가주 정원은 집사와 함께 방금 걸어 들어왔다.정원은 정석형과 특전사 부대원들을 흘깃 쳐다보더니 눈썹을 찌푸렸다.“판을 크게 벌였네.”정원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그러나 이때 정석형은 그의 생명을 구해줄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끊임없이 살려달라고 외쳤다. 그의 마음속에서 가주 정원은 지금으로서 이 판국을 뒤집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여기서 무력을 쓸 수 없다고 하더라도 진무도 정부에는 정씨 가문의 고위 인사가 있으므로
남지유가 반쯤 잠든 채로 계속 뒤척이며 자세를 바꿀 때마다 이민혁의 몸이 반응했다.순간, 이민혁은 남지유를 안고 방에 가서 그녀를 덮치고 싶었다.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이 남아있어서 멈칫했다.애초에 그의 수련 공법에 큰 문제가 있었기에 만약 체질이 따라가지 못한다면 언제든지 사망할 가능성이 있었다.거기에 지금 혈신교 일까지 더해졌다.혈신교의 사도조차도 이렇게 강한데 그들의 보스는 더 강할 것이다.지금 혈신교와는 철천지원수가 되었으니, 그들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아마 이민혁 본인도 편히 있지 못할 것이다.이 일을 해결하기 전까지 그는 남지유와 관계를 맺고 싶지 않았다.혹시라도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남지유는 하루아침에 과부가 되지 않겠는가.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그는 얕은 한숨을 내쉬고는 정신력으로 남지유의 영혼을 쓰다듬어 그를 깊은 잠에 빠지게 한 뒤, 그녀를 번쩍 안아서 안방의 침대에 눕히고는 이불까지 잘 덮어줬다.그러고는 거실로 나와서 잡념을 떨치고 명상을 시작했다....해골의 땅,두개골 왕좌에는 거대한 남자가 여전히 조각상처럼 비스듬히 앉아서 먼 곳을 응시하고 있었다.두개골 지팡이를 짚은 노인이 구부정한 자세로 또다시 왕좌 앞에 서서는 고개 숙여 인사를 하며 말했다.“존경하는 피의 지존님, 제7 사도의 영혼의 불이 꺼졌습니다. 체내에 있던 피의 알도 신호가 끊겼습니다.”한참의 침묵이 끝나고 거대한 그림자가 묵직한 목소리로 말했다.“보아하니 충분히 거대한 강자가 나타났나 보군.”“그런 것 같습니다. 존경하는 지존님.”또 한참의 침묵이 끝나고 그림자가 말했다.“제9 사도더러 가라고 하게. 피의 알도 하나 가지고 가라고 해.”“피의 알을 가지고 간다고 하더라도 제9 사도 혼자서는 힘들지 않을까요?”노인이 의아해하며 물었다.“싸우러 가라는 게 아니라 그 강자를 찾아서 피의 알을 전해주라는 뜻이야.”“네? 그 이유가 뭐죠? 그건 우리의 성물입니다. 얼마 남지도 않았어요.”노인이 이해되지 않는
마설현도 급히 이민혁에게 전화를 걸었다.“오빠, 괜찮아요?”전화를 받자마자 마설현이 다급히 물었다.“괜찮아. 거기 사장이 나랑 친해서 얘기 좀 하다가 각자 집으로 돌아갔어.”마설현이 한시름 놓으며 대답했다.“다행이네요. 난 오빠한테 무슨 일 생길까 봐 너무 무서워요. 진짜 무슨 일 생기면 난 우리 오빠한테 뭐라고 해요.”“걱정하지 마. 내가 서경시에서는 좀 힘이 있으니, 앞으로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연락해. 내가 꼭 해결해 줄 테니까.”“알았어요. 고마워요. 오빠가 괜찮다니 이제 됐어요.”“그래. 안녕.”“안녕.”전화를 끊은 마설현의 마음속에는 작은 의혹이 생겼다.(듣고 보니 오빠 말처럼 민혁 오빠의 실력이 대단한가 보네. 근데 민혁 오빠는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지. 오빠도 말해주지 않고, 참 이상하네.)그때, 백수민이 상심한 얼굴로 들어왔다.김하늘이 물었다.“왜 그래?”“연락이 안 돼. 전화가 아예 꺼져있어.”백수민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그러자 우하영이 물었다.“혹시 무슨 일 있는 건 아니겠지?”“고 대표님같이 높으신 분이 무슨 일이 있겠어. 내가 걱정하는 건, 민혁 오빠가 이렇게 난리를 쳐서 만약 고 대표님이 화가 나시면 앞으로 다들 가깝게 지내지 못할 게 뻔하잖아.”백수민이 마설현을 보며 말했다.마설현은 한숨을 내쉬고는 자기 침대로 가서 책을 보기 시작했다.마설현은 흥하고 콧방귀를 뀌고는 화장을 지우러 갔다. 누가 봐도 그녀는 마설현에게 불만이 있어 보였다. 필경 고기명은 그녀 마음속의 황금알 낳는 거위니까.이민혁은 막 해호도에 도착하자마자 안수연의 연락을 받았다.안수연이 웃으며 말했다.“덕분에 또 한 건 했네요.”“말로만 고맙다고 하지 말고 행동으로 좀 보여줘 봐.”이민혁이 대답했다.“걱정 하지 마세요. 이제 밥 살게요.”“그 약속 언제 지키는지 기다릴게.”말을 마친 이민혁이 전화를 끊고 자기 방으로 향했다.(앞으로 고기명 패거리는 설현이를 건드릴 생각을 못 하겠지.)이민혁이 허허 웃고는 방
유천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세 사람을 향해 차갑게 말했다.“너희들이 대단하신 선배님도 못 알아보고 내 구역에서 소란을 피우다니! 선배님이 너희들의 한쪽 다리만 부러뜨리라고 하지 않았으면 오늘 내 손에서 살아서 나갈 수 없었을 거야!”고기명은 유천이 계속 다가오자, 무서움에 말까지 더듬었다.“유 사장, 당신 나한테 손대기만 해! 나도 가만히 있지 않을 테니까!”유천은 망설이지 않고 고기명의 복부를 가격했고, 그 충격으로 고기명은 고통을 호소하면서 몸을 움츠렸다.유천의 공격은 멈출 줄 몰랐고 곧이어 이민혁의 명령대로 고기명의 한 쪽 다리를 사정없이 부러뜨렸고, 고기명은 한 번의 반항도 하지 못하고 비명과 함께 바닥에 쓰러졌다.노호와 석한 또한 놀란 표정으로 한순간 제압당한 고기명을 바라보았다.다음 순간, 유천은 두 명의 부하에게 눈짓을 하자, 부하들은 노호와 석한을 단번에 제압해 버렸다.유천은 주저 없이 그들한테 다가가서 한 쪽 다리를 밟아 부러뜨렸다.고기명과 친구들은 싸워보지도 못하고 모두 바닥에 쓰러진 채 고통에 울부짖으며 식은땀을 흘렸다.유천은 이민혁의 지시에 따라 일을 처리한 후, 또다시 이민혁 앞에 무릎을 꿇었다.“선배님께서 시키신 대로 다 처리했습니다. 제가 더 할 일이 있습니까?”그러자 이민혁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괴로운 얼굴로 고통을 호소하는 고기명과 친구들에게 다가갔다.“너희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건 의견이 없지만 설현이를 괴롭히거나 귀찮게 하면 내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오늘은 그냥 경고의 의미로 다리 하나만 부러뜨렸지만, 다시 내 귀에 이런 일이 들리면 각오해.”고기명과 친구들은 이민혁의 카리스마 넘치는 말투에 겁나서 고개만 끄덕였다.이민혁은 고기명의 주위에 떨어진 파란 알약에 시선이 갔고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지면서 물었다.“그녀들한테 감히 이런 걸 먹이려고?”고기명은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부랴부랴 설명했다.“그냥 저희끼리 먹으려고 가지고 다녔을 뿐, 그녀들에게 먹일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내 생각
유천은 가게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고기며과 친구들이 VVIP였기 때문에 이민혁의 진정한 신분을 알기 전까지는 움찔해서는 안 되고 최대한 당당해야 한다고 생각했다.이민혁은 담담하게 유천에게 자기 신분을 말했다.“잘 들어! 장호를 주먹으로, 민경호를 칼로 베어 죽인 사람이 바로 나야! 이제 내 정체를 알았으니 너희 같은 쓰레기들의 일에 내가 나선 걸 영광으로 알아야 하지 않겠어?고기명과 친구들은 이민혁의 말한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고 그가 더욱 오만한 태도로 나오는 것이 더욱 맘에 들지 않아 유천에게 따졌다.“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정신이 어떻게 된 거야?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고 있네!”“유 사장, 더 이상 듣고 싶지도 않으니 빨리 처리해!”그들은 이민혁의 싸움 실력을 본인들이 상대하기에는 버겁다는 걸 알기에 유천이 빨리 나서서 처리하기를 바랐다.하지만 유천은 전에 장호와 민경호가 모두 이씨 성을 가진 젊은이한테 죽임을 당했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었고, 이민혁의 말이 사실임을 알기에 얼굴이 창백해져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게다가 그는 이민혁이 소문으로 들었던 그 젊은이라면 네 사람이 결코 무사하게 이곳을 빠져나가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이민혁은 얼굴이 창백해진 유천을 보고는 웃으면서 휴대폰을 꺼내더니 물었다.“민씨 가문의 현 수장인 민준한테 연락해서 확인까지 시켜줘야 하나?”이때 유천은 겁에 질린 얼굴로 갑자기 이민혁 앞에 무릎을 꿇었다.“선배님, 잘못했습니다. 아까는 제가 눈이 멀어서 높으신 분한테 무례하게 행동했습니다, 제발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주십시오.”유천은 이민혁이 민씨 가문의 현 수장인 민준까지 안다는 걸 보면 그 전설 속의 인물이 틀림없는 것 같아 목숨이라도 건지기 위해서는 무릎을 꿇고 손이 발이 되도록 비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그러나 고기명과 친구들은 철석같이 믿고 있던 유천이 갑자기 몇 마디에 무릎까지 꿇자, 엄청난 충격을 받게 되었다.고기명이 먼저 멀뚱멀뚱 유천을 바라보면서 물었다.“유
이민혁은 짜증 섞인 말투로 말했다.“넌 또 누구야?”유천은 어이없는 듯 웃었다.“서경에서 나 유천을 모르는 사람이 있다고?”“유천? 처음 들어보는데?”유천은 그 말에 안색이 완전히 굳어졌다.“좋게 해결하려고 했더니 이렇게 건방지게 나오면 나도 더 이상 못 참지!”고기명도 이민혁의 도발에 더욱 화가 났다.“유 사장, 당장 처리하지 않고 뭐 하는 거야?”유천은 자존심이 많이 상했지만, 장사꾼인지라 일말의 여지를 남겨두면서 차갑게 말했다.“고 대표님이 어떤 분인지 알고 이렇게 건방지게 행동하는 거야? 당장 이분들한테 사과해! 그렇지 않으면 내가 당신을 여기서 두 발로 걸어 나갈 수 없도록 만들 테니까 조심해!”이민혁도 인상을 팍 쓰면서 말했다.“사과? 먼저 건방지게 행동하면서 다른 사람 심기를 건드린 건 저놈들인데 내가 왜 사과를 해야 하지? 당신이 저놈들 정신 차리게 한다면 나도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을게. 그렇지 않다면 네 사람 모두 다시는 서경에서 발을 붙이고 살지 못하게 될 거야!”고기명과 친구들은 도저히 참지 못하고 유천에게 한마디씩 했다.“유 사장, 건방지게 떠드는 걸 봐주는 것도 한계가 있지 않아?”“유 사장, 처리하지 않고 뭐 하는 거야?”“저놈이 다시는 건방진 말을 못 하도록 당장 처리해!”하지만 유천은 오랫동안의 사업 경력으로 보아 이런 불리한 상황에서도 태연하게 반응하는 이민혁이 믿는 구석이 있을 거로 생각했다.그리고 그는 이민혁을 떠보기로 마음먹었다.“젊은이, 쓸데없는 유혈 사태는 피해야 하지 않겠어? 당신이 강호 쪽 사람이라면 얼른 이름을 말해.”이민혁은 그 말에 유천을 더 비웃었다.“당신 보아하니 강호 쪽 사람인 것 같은데 어디 함부로 겁도 없이 내 이름을 묻는 거지?”유천의 얼굴이 더욱 굳어졌다.“당신 설마 민씨 가문에 대해서 아는 거야? 장호에 대해서 아는 거야?”“그럼, 네가 민씨 가문의 사람인 건가?”하지만 유천은 쉽게 답할 수 없었다.그도 그럴 것이 몇 년 전, 민씨 가문이 정씨 가문,
고기명은 마설현이 계속 고집을 부리는 모습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참는 것도 한계가 있어! 더 이상 볼 것 없으니 그냥 때려!”그 말에 노호와 석한은 술병을 집어 들고 이민혁을 에워쌌다.마설현은 놀라서 소리쳤다.“뭐 하는 거야! 경찰에 신고할 거야!”백수민은 마설현을 끌고 밖으로 나가면서 말했다.“너 미쳤어? 그냥 겁주는 거잖아! 설마 무슨 일 있겠어? 학교에 알려지면 복잡해지니까 빨리 돌아가자!”그녀들이 나가자, 이민혁의 얼굴은 순식간에 굳어졌다.“친구 여동생 앞이라 너희들 체면을 세워줬더니 진짜 뭐라도 되는 줄 알고 까부는 거야?”그 말에 고기명은 화를 내면서 술병을 깨뜨렸다.고기명은 화를 내면서 술병을 깨뜨렸다.“제기랄, 아무것도 아닌 놈이 죽지 못해서 안달 났네!”이민혁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발로 고기명을 구석으로 걷어차 버렸고, 소파에 천천히 걸터앉으면서 말했다.“이놈들이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제멋대로 날뛰네!”노호와 석한은 갑작스러운 행동에 놀라서 멍해 있었고, 고기명은 괴로운 듯 얼굴을 감싸 쥐면서 발악했다.“감히 날 때려? 넌 오늘 끝났어!”“그래, 네가 뭘 하든 기꺼이 상대해 줄게.”이민혁은 남자들이 돈만 믿고 싹수없는 행동을 하는 것이 가소롭게만 느껴졌다.이때, 고기명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누군가에게 급히 연락했다.“유 사장, 내가 황족 노래방에서 어디서 나타난 건지도 모르는 놈한테 맞았는데 당신은 지금 어디서 뭐 하는 거지? 당장 처리하지 않으면 내가 직접 처리할 줄 알아!”잠시 후, 고기명은 전화를 끊고 이민혁을 바라보면서 말했다.“넌 끝났어! 오늘 널 내 앞에 무릎 꿇게 못 하면 내가 네 성을 따르지.”“하하하! 난 너같이 재수 없는 아들을 둘 생각이 없는데?”고기명은 계속되는 비꼬는 말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딱 기다려! 유 사장이 오고 나서도 당당할 수 있는지 보자고!”“유 사장이 그렇게 대단한 사람인가?”“너 같은 놈이 알 수가 없지! 유천이라고 황족 노래방의 대표이자 서
고기명은 썩은 웃음을 한번 짓더니 말을 이어 나갔다.“서경에서 누가 허락도 없이 마음대로 내가 만든 자리를 망치려고! 대체 날 뭐로 보는 거야!”그러자 백수민이 마설현에게 말했다.“설현아, 네 맘은 알겠지만 더 이상 고 대표님 심기 건드리지 말고 빨리 보내.”백수민은 고기명과 친구가 된 반년 동안 그의 주변 부자 친구들도 많이 만났고 그에게서 값비싼 선물과 돈도 받았었다.그녀는 젊고도 돈 많은 부자를 만날 기회는 흔치 않다는 것을 알고 어떻게 해서든 고기명의 마음을 사로잡아 남은 인생 돈 걱정 없이 편하게 살려고 마음먹었다.그래서 백수민은 갑자기 나타난 이민혁 때문에 고기명의 미움을 사고 싶지 않았다.게다가 그녀는 부자들의 심기를 건드리면서까지 별 볼 일 없는 이민혁을 감싸고 도는 마설현의 행동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마설현은 끝까지 방을 나가려고 했다.“됐어, 민혁 오빠랑 먼저 갈 테니 재밌게 놀아!”마설현과 이민혁이 방을 나가려고 일어서자, 석한이 벌떡 일어나 크게 소리쳤다.“이민혁 씨, 오늘 당신이 두 발로 방을 빠져나간다면 내가 당신 성을 따르지.”마설현은 그의 선포에 놀랐다.“뭐 하려는 거야?”노호도 덩달아 일어나면서 소리쳤다.“네가 막무가내로 나오는데 우리도 네 체면을 세워줄 필요 없는 거 아니야?”그러자 이민혁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래, 설현아, 여기는 나한테 맡기고 너 먼저 가.”백수민은 당당한 이민혁의 말에 놀란 눈으로 그를 쳐다봤다.“웃겨! 당신이 뭐라고 여기를 맡기고 가라는 거죠?”마설현은 무례한 백수민의 말에 눈살을 찌푸렸다.“민혁 오빠, 안 돼요! 같이 가야죠!”고기명은 계속되는 고집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마설현, 그만해! 수민이만 아니었으면 진작 가만두지 않았을 거야!”이때 김하늘과 우하영도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일어나서 말렸다.“설현아, 그만해! 고 대표님도 진정하시고 오늘은 시간도 늦었으니 헤어지고 다음에 기분 좋게 또 마셔요.”백수민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이미
마설현의 말에 세 남자는 서로를 한 번 쳐다보았다.노래를 부르던 남자가 마이크를 내려놓고 소파에 앉으면서 이민혁에게 물었다.“설현이 친구면 뭐라고 불러야죠?”“이민혁입니다.”그러자 백수민은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마설현에게 말했다.“마설현, 사람이 왔으면 네가 소개를 해줘야지.”“아는 사이에 그냥 놀면 되지 무슨 소개가 필요해.”백수민은 한숨을 내쉬더니 이민혁에게 말했다.“그러면 제가 소개해 드릴게요.”이민혁이 고개를 끄덕이자, 백수민은 노래를 부르던 남자를 가리키면서 말했다.“이분은 JS그룹의 고기명 대표님이신데 자신이 600억 원 정도 되고 저와는 오래된 친구 사이입니다.”“고 대표님, 안녕하세요.”이민혁이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했고, 고기명은 그저 웃기만 했다.“그리고 이분은 HT그룹 노호 사장님이시고 연봉이 6억 원 정도 되십니다.”“노 사장님, 안녕하세요.”“마지막으로 이분은 음료를 만드는 에너지 회사의 석한 대표님이시고 연간 매출이 100억 원이 넘습니다.”“석 대표님, 안녕하세요.”백수민은 소개를 하면서 자기가 이러한 고위계층의 친구들이 있다는 것에 어깨가 으쓱했다.간단한 소개가 끝나고 고기명이 물었다.“이민혁 씨는 무슨 일을 하고 있나요?”“지금은 별일 없이 한 기업의 잔심부름을 하고 있습니다.”이민혁은 KP그룹에서 아직 제대로 된 직함이 없어 잔심부름을 해준다고 말했다.고기명은 그를 비웃더니 고개를 가로저으며 테이블 위의 양주 몇 병을 가리켰다.“이민혁 씨, 테이블 위에 있는 이 술들이 가격이 얼마인지 아시나요?”이민혁은 어깨를 한번 들썩이더니 말했다.“글쎄요, 제가 양주는 잘 안 마셔서 모르겠네요.”고기명은 계속 비꼬면서 말했다.“양주 몇 병에 600만 원 이상이 나오니까, 오늘 전체 소비가 적어도 1000만 원은 나오겠네요.”이민혁은 고기명의 돈 자랑에도 끄떡없이 웃으면서 말했다.“역시 사장님들이라 그런지 규모가 남다르시네요, 대단하세요!”이민혁이 살짝 비꼬면서 말하자, 고기명의 얼굴이 급
남지유는 이민혁에게 퉁명스럽게 물었다.“민혁 씨, 또 무슨 일이에요?”이민혁은 미안한 표정으로 답했다.“마장현의 여동생이 급한 일이 생겼다고 연락이 와서 가봐야 할 것 같아요.”그녀는 얼굴색이 급격하게 어두워지면서 이민혁의 팔을 붙잡았다.“그래요, 선영이랑 좋은 시간 보냈으니, 이제는 대학생을 만나러 가는 건가요?”이민혁은 그녀의 말이 황당하기만 했다. “무슨 소리예요? 친구 동생일 뿐이에요.”남지유는 이민혁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계속 물었다.“그럼, 중해에서 선영이랑 무슨 일 있었던 거죠?”이민혁은 황급히 답했다.“맹세하는데 아무 일도 없었어요.”“선영이도 민혁 씨랑 같은 생각이었을까요? 그래도 명색에 연예인이잖아요.”이민혁은 몹시 당황했지만, 더 이상의 해명을 하지 않고 급하다는 핑계로 빠져나왔다.“설현이가 지금 급하다고 연락이 와서 빨리 가봐야 할 것 같아요.”남지유는 이민혁이 떠난 후에도 한참 동안 소파에 기대어 한숨만 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오선영이 이민혁에게 관심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하지만 이민혁이 중해에 가 있던 동안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물어볼 사람도 없었고 심지어 속 시원하게 자기 속마음을 털어놓을 사람도 없어서 엄청 괴로웠다.이민혁의 공식 여자 친구로서 항상 너그러운 마음으로 남들을 대하고 싶어도 엄청난 능력과 매력을 겸비한 이민혁을 여자들이 결코 가만히 놔두지 않아 신경 쓰이고 마음이 아픈 건 어쩔 수 없었다.그럼에도 남지유는 자기의 선택을 원망도 후회도 할 수 없었고 이민혁을 믿고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그녀는 생각을 정리한 후, 소파에 누운 채로 잠이 들어버렸다....이민혁은 떠나기 전, 그는 마설현에게 문자를 보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에게서 답장이 왔다.마설현의 말로는 백수민이 친구들과의 식사 자리에 자기를 포함한 세 명의 룸메이트를 데리고 나갔고 백수민의 친구들이 2차로 기어코 노래방을 가자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따라나섰다고 했다.하지만 과음으로 인해 수위와 언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