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일련의 행동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졌고 안수연에게 반응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한 순간에 두 사람의 형세가 반전되었다.안수연은 배를 잡고 고통스럽게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숨을 들이마셨고, 반면에 남자는 안수연의 권총을 집어 들고 차갑게 말했다.“젠장, 내가 정말 아무것도 못하는 찌질이인 줄 알았어?”이때 정석형은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서우야, 무슨 일이야?”서우라는 남자가 대답했다.“형님, 이 년이 불쑥 들어와서 도박장 위치를 물어보더라고요. 미리 계획된 것 같아 보여서 제가 일부러 유인한 겁니다.”정석형의 시선이 안수연을 훑어보더니 마침내 이민혁에게로 향했고, 그는 천천히 말했다.“당신들 한 패이고만?”“그렇다고 할 수 있지.이민혁은 무심하게 말했다.정석형은 웃으며 말했다.“당신들은 계획을 세우고 나를 노리는 것 같군?” “당신 말이 다 맞아.”이민혁이 웃었다.정석형은 냉정하게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너희들 주제에 정말 말도 안 되는데, 이제 어쩌려고?”“저 사람은 형사수사대 부대장인데 니들이 감히 건드릴 수 있겠어?”이민혁이 말했다.정석형은 냉정하게 말했다. “저 여자가 누구든 상관없어. 감히 나를 건드리려 했다면 이제 여기가 막다른 골목이야.”이때 안수연은 마침내 몸을 추스르고 큰 소리로 외쳤다.“정석형, 당신 배짱도 커. 배후에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고 모든 게 당신이 원하는 대로 될 거라 생각하지 마. 만약 우리 두 사람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당신은 절대 도망칠 수 없을 것이야. 내가 오늘 여기로 온 것을 아는 사람들이 많으니 잘 생각해 봐.”“잘 생각하라고?” 정석형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내가 잘 생각해 봤는데 너희 둘을 데려가서 즉시 처리해야겠어.”“정석형, 우리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누군가가 즉시 우리를 추적할 것이고, 당신은 절대 도망칠 수 없을 것이야.”안수연이 소리쳤다.정석형은 큰 소리로 웃더니 말했다.“걱정 마. 네가 여기 온 걸 아는 사람들도 모두 순순히 입을 다물
이 순간 두 경호원과 서우는 고통스러운 얼굴로 바닥에 누워 몸이 뒤틀린 채 전혀 일어나지 못하고 소리조차 내지 못했다. 정석형은 충격을 받았고 게임을 계획하는 데 참여한 세 명의 도박꾼은 모두 어리둥절했다.그리고 안수연은 마치 귀신을 본 것 같은 광경에 눈을 믿지 못하고 있었다.이때 이민혁은 안수연을 일으켜 세우고 미소를 지으며 권총을 돌려주었다.“내가 말했잖아요. 다 우리 뜻대로 될 거예요.”안수연은 이민혁이 그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믿지 못한 채 총을 받았다. 이민혁은 순식간에 상황을 뒤집었다.그러나 안수연도 사건 현장을 많이 경험한 사람으로서 재빨리 침착하게 사람들을 향해 총을 겨누고 엄숙하게 말했다.“손 들어.”이 순간, 이민혁의 힘에 겁을 먹은 세 명의 도박꾼은 황급히 손을 들고 구석에 서 있었고, 정석형 만이 앉은자리에서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이를 본 이민혁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정 대표님, 기분이 안 좋아 보이시네요?”“꼬맹이, 너 싸움을 잘하는구나?”정석형은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넌 나를 공격할 수 없어. 하지만 너도 사나이인 걸 봐서 의논은 할 수 있지.”“아, 뭘 의논해요?” 이민혁은 웃었다.정석형이 말했다.“네가 게임에서 잃은 돈, 내가 너에게 돌려주고 빚도 전부 없는 걸로 해. 너희 둘은 떠나도 돼. 우리 아무 일도 없었던 걸로 하고, 앞으로 서로 건드리지 말자고, 어때?”“하하.”이민혁은 소리 내어 웃었다.“정 대표님은 농담을 정말 잘하시네요. 이제 상황은 제 손에 달렸으니 아무 말도 할 수 없겠죠?”정석형은 천천히 말했다.“민혁아, 우리 정씨 가문의 힘은 네가 잘 모를 수도 있으니 내가 알려줄게. 지금 금융, 특별 수사 시스템 각종 영역에 우리 정씨 가문 사람들이 있고, 게다가 모두 중요한 신분을 맡고 있어. 네가 나를 체포하더라도 나는 여전히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풀려날 것이야. 만약 잡힌다 해도 아무 사람이나 나 대신 들여보내면 돼.
이민혁이 상황을 살피다 덤덤하게 말했다.“수연 씨는 전화만 받아요. 녹음하는 걸 잊지 말고 오늘 이 일에 참여한 자는 누가 되었든 마땅한 처벌을 받을 거예요.”이민혁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본 안수연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 이 또한 그녀의 사명이기도 했다. 그녀는 전화를 받고 녹음을 시작했다.“대장.”안수연이 말했다.전화기 너머에서 준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너 지금 어디야?”저 지금 블랙 드래곤 바에 와 있습니다.“당장 돌아와. 너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아?”“대장, 블랙 드래곤 바에서 도박판이 벌이지고 있었습니다. 몇 명의 도박꾼들과 대량의 현금, 범인과 그 증거들을 모두 잡았습니다.”안수연이 대답에 전화기 너머에서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잠시뒤 대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거기서 기다리고 있어. 지금 갈게.”안수연은 전화를 끊고 이민혁을 보며 말했다.“대장이 지금 이리로 오고 있대요.”이민혁은 안수연의 불안한 기색을 보고 바로 지원이 아니란 걸 알았다.이민혁은 정부 측과 직접적인 충동을 일으키는 것을 원치 않았고 그는 사전 계획대로 휴대폰을 꺼내 한통의 문자를 보냈다. 그리고 안수연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안심하라는 눈치였다. 그러나 안수연은 안심할 수가 없었다. 정석형은 뒷배가 대단했고 대장 또한 이상한 낌새를 보였다.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해 누구도 담보할 수 없었다.비록 이민혁의 무력이 아무리 뛰어나다 한들 정부 측 무력과 충돌한다면 이길 가능성이 거의 없었다. 그렇게 되면 그를 깊은 심연 속으로 끌어들일 것이다.이때 정성혁이 발악하며 바닥에서 기어 일어나 소파에 앉아 냉소를 지었다.그는 정씨 가문의 방계 자제였으며 가주가 고작 그 하나 때문에 절대 나서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정석형은 지금 정씨 가문 핵심 인물을 위해 움직이고 있었고 그분은 정씨 가문에서 지위가 극히 높았다.만약 정석형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긴 다면 그분 또한 연루될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정씨 가문은 막대한 손해를
“알겠습니다.”두 사람이 대답했다.이어 대장이 무뚝뚝하게 말했다.“다들 올라와.”“대장?”안수연은 대장의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현장을 떠나려 하지 않았다. 그러자 대장의 얼굴색이 순간 굳어지며 말했다.“명령을 어길 셈인가?”안수연은 정당한 이유를 들며 자신의 주장을 펼치려 하였지만 이민혁은 이미 몸을 일으켰다.“대장 지시에 따라요. 우리도 그만 올라가죠.”안수연은 이를 악물고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정석형은 누구도 눈치채지 못할 웃음을 지어 보이며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모두 대장을 따라 술집 로비로 갔다. 이때 대장이 안수연을 보며 말했다.“총 이리 내놔.”“무슨 말씀입니까?”안수연은 순간 긴장해하며 두 손에는 총을 들고 있었고 총구는 아래를 향하고 있었다.대장이 눈썹을 찌푸렸다.“안수연, 넌 명령을 어겼다. 지금부터 너의 직무 수행을 중지한다.”“제가 절차대로 진행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여기 범인도 범죄 증거도 다 있지 않습니까?”안수연이 대답했다.대장은 눈썹을 찌푸린 채 말했다.“단순 도박일 뿐이야. 치안대에서 사람을 보낼 거야. 너 고집 좀 그만 부려. 네 자신을 망치려 하지 말란 말이야. 넌 아직 젊지 않나. 스스로 네 미래를 짓밟을 셈인야?”“대장!”안수연은 고개를 저으며 실망을 금치 못하고 말했다.“대장님은 한때 제 우상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대체 왜 이렇게 되신 겁니까?”대장은 그녀의 말에 해명하지 않고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쟤 총 뺏어.”두 부하가 즉시 앞으로 다가가 안수연 손에 들려 있는 총을 빼내려 하였다.바로 그때, 안수연은 대장을 향해 총구를 겨누고 소리쳤다.“움직이지 마. 더 이상 움직이면 쏜다.”부하들은 자리에 얼어붙어 자기도 모르게 대장을 바라보았다.“안수연!”대장이 분노하며 말했다.“지금 널 보호하려고 그러는 거잖아. 그것도 몰라?”“모릅니다.”안수연이 소리쳤다.그러나 이때 정석형의 얼굴에는 득의양양한 미소가 어려 있었다.정석형은 정씨 가
갑작스러운 소란에 모든 사람이 충격에 빠졌지만, 이민혁만은 차분하게 있었다.“무슨 일이야?”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이때 블랙 드래곤 바 주변에 몇십 명의 특전사 부대원들이 헬리콥터에서 신속하게 승강줄을 타고 내려와 술집으로 돌진했다.이 사람들 뒤에서 군복을 입고 어깨에 별 한 개를 달고 있는 장관이 빠른 걸음으로 바 쪽을 향해 다가왔다.바안의 사람들은 갑자기 나타난 부대원들에 경악하여 그들이 왜 온 건지 모르는 상황에 혼란스러워했다.부대원들이 사람들을 포위하고 상황을 통제한 뒤 장관이 천천히 바 안으로 들어왔다.그의 강력한 분위기에 모두가 말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그는 주변을 둘러보고 말했다. “진무도 특별수사대에서 임무 수행 중입니다. 모두 움직이지 마세요. 지금부터 신분 검증이 이겠습니다.”정석형은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는 것을 보고 용기를 내어 말했다.“군부에서 무슨 연유로 함부로 사적 소유지에 침입합니까?"대장은 냉담하게 말했다. “진무도 제1담당자의 공문을 받았다. 특별임무 수행에 협조하라. 저항하는 자는 현장에서 처단한다.”그의 살기 어린 말에 정석형을 포함한 사람들은 전신이 떨려왔다.그러나 대장의 얼굴은 이상하리만치 안정된 느낌이었다.안수연은 이민혁을 멀뚱멀뚱 쳐다보며 그가 군부대도 동원하고 그것도 바로 행정담당자에게 이를 정도의 권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때 장관이 물었다.“안수연이 어느 분입니까?"안수연이 천천히 대답했다. “저입니다.”“좋습니다.” 장관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진무도 제1 담당자의 명령에 따라 지금부터 청룡 특전사부대 지휘권을 당신에게 이양하고 당신의 지휘를 받습니다. 장건.”“네!”대장이 대열에서 나와 경례했다.“지금부터 당신은 안수연 부대장의 지휘를 받습니다. 임무를 완수한 후에 바로 본부로 복귀합니다. 알겠습니까?” 장관이 외쳤다.“알겠습니다. 최선을 다해 임무를 완수하겠습니다.”장건이 큰소리로 대답하고 안수연의 앞으로 다가와 경례를 했다.
이때 이민혁은 옅은 미소를 지으면서 안수연에게 말했다.“이제 시작하세요.”그제야 안수연은 정신을 차리고 흥분된 마음을 애써 가라앉히고 대장을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대장님, 대원들을 데리고 가서 내부 조사를 받으시죠.”대장은 긴 한숨을 내쉬었고 홀가분한 듯 말했다.“넌 나보다 뛰어나. 축하해. 넌 나와 달리 앞으로 무조건 진무도 특수수사대 기둥이 될 거야...”대장은 말을 마치고 허허 웃고는 자기 부하에게 말했다.“전부 대열로 돌아가.”모든 부하가 그에게로 다가왔고 지하실에 있던 두 명의 부하도 모두 소환되었다.대장은 안수연을 바라보면서 그녀에게 확신에 찬 눈빛을 보냈고 곧이어 부하들을 이끌고 떠났다.안수연은 그 눈빛에서 많은 것들을 보았다.대장 자신에 대한 실망 그리고 안수연에 대한 격려도 있었지만, 더 많은 막연함이 어려있었다.하지만 안수연은 지금 그런 것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기 곧바로 장건에게 말했다.“바에 있는 모든 사람을 통제하십시오. 지하실도 통제하고 아무도 들여보내지 마십시오.”“알겠습니다.”장건은 대답하자마자 손을 흔들어 신호를 보냈고 부대원들은 곧 움직이기 시작했다.그런데 이때, 바의 문이 다시 한번 열렸고 두 사람이 천천히 걸어 들어왔다.절망에 빠져 있던 정석형은 순간 구세주를 본 듯 허겁지겁 달려가면서 외쳤다.“가주님 구해주세요. 가주님 제발 저 좀 구해주세요.”이때 특전사 부대원들은 그 두 사람을 보고 이유를 불문하고 신속하게 움직여 그들을 잡아서 묶었다.정씨 가문의 가주 정원은 집사와 함께 방금 걸어 들어왔다.정원은 정석형과 특전사 부대원들을 흘깃 쳐다보더니 눈썹을 찌푸렸다.“판을 크게 벌였네.”정원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그러나 이때 정석형은 그의 생명을 구해줄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끊임없이 살려달라고 외쳤다. 그의 마음속에서 가주 정원은 지금으로서 이 판국을 뒤집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여기서 무력을 쓸 수 없다고 하더라도 진무도 정부에는 정씨 가문의 고위 인사가 있으므로
이민혁의 말에 정원은 어찌할 바를 몰라 가시방석에 앉은 듯 안절부절못했다.이민혁은 거의 신에 가까운 사람이었다. 그는 세속을 초월하는 실력을 갖추고 있었으며 3대 가문도 이민혁 앞에서는 찍소리도 못 내는 쥐 한 마리에 불과할 뿐이었다. 이민혁이 마음만 먹는다면 그들은 발에 밟혀 죽는 개미처럼 속절없이 세상에서 사라질 수도 있는 것이다.정원은 이민혁이 이곳에 있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고, 이민혁을 신보다도 무서운 존재라 생각하는 그는 조금도 숨길 생각 없이 자초지종을 설명했다.“어르신, 모두 오해입니다. 저는 그저 정씨 가문의 방계 자제로부터 구조 요청을 받아 온 것일 뿐입니다.”“방계 자제?”이민혁이 정석형을 힐끗 보며 대답했다.“방계 자제의 부름에 이렇게 급히 달려온 거예요?”정원은 순식간에 식은땀이 나는 기분이었다. 그는 다급하게 손사래를 치며 대답했다.“그, 그게 이곳에서 일어난 일에 가문에서의 주요 인물이 연루되었다고 해서 급히 온 겁니다. 자세한 상황은 저도 모릅니다.”“그렇군요. 그럼 그 주요 인물이 누구죠?”이민혁이 곧바로 담담히 물었다.정원은 감히 숨길 생각도 하지 못하고 곧이곧대로 대답했다.“도 재무부 차관 정혁입니다.”“가주가 상황 판단은 빠르군요. 모두 진실하게 대답하는 걸 보니. 그럼 정석형의 일에 관해서는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정씨 가문을 위해 이익을 챙기고 있는 건 아나요?”이민혁이 차가운 말투로 묻자, 정원이 급히 대답했다.“어르신, 그저 방계 자제일 뿐입니다. 정씨 가문의 방계 자제들은 무려 400여 명에 달합니다. 가문에서는 종래로 그들을 상관하지도 않았으며 큰 관계도 없습니다. 저는 정석형에게 이런 술집이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습니다.”“그래요? 그럼 본인 말에 책임질 수 있습니까?”“예. 하늘에 맹세코 거짓말이 아닙니다.”이민혁이 잠시 침묵하다 정석형을 바라보았다.“정말 정원은 아무것도 모르는 일입니까?”이때 정석형은 이미 겁에 질려 이민혁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가주마저 고개를 숙이고
“현장에 있는 사람들 모두 수사대에 데려가 심문을 받도록 하고, 지금부터 수사 현장에 대한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해.”안수연의 명령에 장건이 큰 소리로 대답하고 즉시 부하들을 대동했다.이때 정석형은 이미 너무 놀라 기절한 상태였다....이민혁이 집에 돌아왔을 때, 남지유는 마침 아래층으로 내려가 출근하려던 참이었다. 그녀는 이민혁을 보고 다급히 물었다.“왜 이제 오는 거예요?”“좀 성가신 일이 있어서, 밤새 처리하느라요.”이민혁의 지친 모습에 남지유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어서 가서 쉬어요.”이민혁이 고개를 끄덕이자 남지유도 미소를 지어 보이며 별장을 나섰다.거실에서 잠시 생각한 이민혁은 기지개를 켜고는 방으로 돌아가 잠에 들었다.오후 3시가 되어서야 깨어난 이민혁은 세안 후 거실로 나와 명상을 시작했다.수행은 물을 거슬러 배를 젓는 것과 같다. 이민혁은 이 말을 시종 마음 깊이 새기며 매일 명상을 견지했다.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전화벨 소리에 명상을 멈추었다.확인하지 않아도 남지유일 것으로 생각한 이민혁은 바로 전화를 받았다.“대표님, 문제가 생겼어요.”남지유의 다급한 말에 이민혁이 물었다.“무슨 일이에요?”“지금 제 사무실에 한 번 와줄 수 있어요? 전화로 말하긴 좀 어려워요.”“네. 금방 갈게요.”전화를 끊은 이민혁은 곧바로 차를 몰고 KP 사로 갔다.남지유의 사무실에 도착한 후 유소영을 발견한 이민혁은 쉽지 않은 일일 것으로 생각하며 물었다.“무슨 일이에요?”남지유는 이민혁에게 차 한 잔을 주며 대답했다.“이 며칠간 저는 줄곧 소영 씨와 LP 사를 어떻게 발전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 토론했어요. LP 사의 이름을 바꿔 KP 사의 명의하에 두려고요.”“좋은 일이네요.”KP 사의 자회사로 되는 건 유소영에게 극히 유리한 일이었고, 유소영 역시 반대하지 않고 지지하고 있었다. “그런데...”이민혁이 미간을 찌푸리며 이어서 말했다.“요 며칠 TL 그룹의 행보가 수상해요. 그들은 갑자기 서경의 백화점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