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09화

고작 한 명이 희생하는 것뿐인데, 그게 뭔 대수라고.

옛날에도 나라를 위해 공주를 다른 곳에 시집보내는 일들이 꽤 많지 않았던가.

“할아버지, 지금 뭐라고 하셨어요?”

유효진은 몸이 떨려왔다. 믿기 어렵다는 표정이었다.

그 누구보다 자신을 예뻐해 줬던 할아버지가 송시후에게 잘 보이려고 자신을 팔아넘길 줄은 상상도 못 했던 것이었다.

“전 남편이 있다고요, 그런데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 있어요?”

만약 그녀가 정말로 이 일에 동의한다면 아마도 희대의 나쁜 X으로 이름을 날릴 것이었다.

“말귀가 먹었어?”

“할아버지께서 이미 똑똑히 말씀하셨잖아. 널 송 도련님한테 보내겠다고. 할아버지 말씀도 듣지 않는 불효자식으로 될 거야?”

“임찬혁은 그냥 쓸모없는 놈일 뿐이야. 만약 걔가 송 도련님 비위를 상하게 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일들도 없었을 거잖아. 송 도련님 손짓 한 번이면 나가떨어질 사람이야. 상황파악이라도 잘해 봐.”

유청미가 비웃으며 입을 열었다.

유효진만 송시후 쪽으로 보내면 그들 유 씨 가문은 이번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송 씨 가문 덕을 볼 수가 있었다.

더 중요한 건 앞으로 그녀와 유 씨 가문 계승권을 뺏을 사람이 없어진다는 것이었다.

“가려면 너나 가. 난 절대 못 해!”

유효진은 단호했다. 그녀는 뒤돌아 자리를 떠나려 했다.

“감히 어딜 도망가? 지금 당장 널 묶어서 송 도련님 방으로 집어넣어야겠다.”

유청호는 유효진의 앞길을 막아섰다. 유 씨 집안의 다른 사람들도 유효진을 잡으려 나섰다.

“뭐 하는 거야! 꺼져!”

유효진은 화나는 것과 동시에 극도의 절망감을 느꼈다.

그녀를 절벽 끝으로 몰아세우는 사람들이 바로 그녀의 가족들이라니.

경주의 모든 재벌가 사람들은 이 순간 침묵을 유지했다.

이렇게 천벌을 받을만한 극악무도한 행위가 수많은 사람 눈앞에서 벌어지다니,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

그러나 그 누구도 나서서 유효진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 오히려 재밌는 상황을 구경하는 눈치들이었다.

송시후는 벌써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