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요?”임찬혁이 궁금한 얼굴로 물었다.고작 용무 대회에 나간다는 건데 왜 이렇게 거부 반응을 보이는 것일까?“용무 대회는 신분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은 많지만 경쟁자가 그만큼 너무 많아요. 재벌가도 주목하고 있는 대회이고 강주 근처에 있는 무술 세가들도 3년에 한번 열리는 이 대회를 노리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올 거예요.”“대회에 참석하려면 무대 위에서 죽어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계약서를 써야 하는데 혹시라도 나쁜 사람을 만나면 목숨이 위태로울 수도 있어요. 매번 용무 대회에서 죽어 나가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요. 일반인들이 상금 노리고 참석했다가 죽어 나가는 걸 너무 많이 봤어요!”유효진은 걱정 가득한 얼굴로 잔인했던 그 무대를 떠올렸다.게다가 그녀와 손이림 사이에는 약속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임찬혁이 용무 대회에서 우승을 따내면 유효진은 이 계약 결혼을 중지하고 자리를 양보한다는 약속이었다.만약 임찬혁이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고 무대에서 죽는 상황도 그녀는 바라지 않았다.“내 실력으로 우승은 몰라도 죽지 않을 자신은 있어요.”임찬혁은 걱정 가득한 그녀의 얼굴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이림이한테 그런 마음이 있다면 내가 그냥 물러날게요. 그것 때문에 그런 위험한 대회에 참석하지 말아요!”유효진은 임찬혁이 이토록 용무 대회를 고대하는 이유가 손이림과 함께하고 싶어서라고 생각하자 씁쓸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그게 무슨 소리예요?”임찬혁은 뒤통수를 긁적이며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여기서 손이림 얘기가 왜 나오지?“사실 용무 대회의 우승을 노리는 진짜 목적은 우승했을 때 주어지는 보상에 있어요. 우승자에게는 매년 강주 창고에서 보물 하나를 고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잖아요.”그는 솔직히 말하기로 했다.“대체 그 보물이 뭐길래 이런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참석하려 하는 건가요?”유효진이 납득이 안된다는 얼굴로 물었다.“보선왕이요. 난 태어날 때 경맥을 다쳐서 태어났어요. 치료하는 약재 중에 보선왕이라는 약재가 꼭 필요
“난 형 지시를 받고 미래 형수를 집으로 모시려고 왔지.”하영림은 하찬림을 들먹이며 거만한 표정을 지었다.“무례한 녀석!”손이림은 지지 않고 맞섰다.“하찬림 본인이 와도 내 자유를 제한할 권리는 없어. 어디 네 주제에!”“나 손씨 가문 장녀야. 네가 지금 하는 행위는 양가의 불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거 몰라?”손이림은 정략결혼이 싫어서 강주까지 도망 온 상황이었다. 그런데 약혼자 하찬림이 사람까지 보내서 그녀를 잡으러 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사돈댁 동의는 받았어. 강제로 끌고라도 서울로 데려오라고 하더군. 이 일로 양가의 불화는 일어나지 않아. 오히려 손씨 가문과 하씨 가문의 평화를 위한 행위라고 할 수 있지.”“시간 낭비하지 말고 얌전히 따라오는 게 좋을 거야!”하영림은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했다.만약 손이림이 예전의 손이림이었다면 이렇게 강하게 밀어붙이지는 못했을 것이다.하지만 현재 손이림은 가문의 역량을 움직일 권한이 없으니 굳이 배려할 이유도 없었다.“나 남자친구 생겼어. 하찬림과 결혼할 일 없으니 당장 돌아가!”“내 몸에 털끝 하나라도 건드리면 평생 후회하게 만들어 주지!”손이림이 냉랭한 어투로 말했다.“거짓말하지 마. 손이림 너랑 찬림 형 사이에 혼약이 있다는 걸 전국이 다 아는데 누가 감히 네 남자친구를 자처하겠어?”하영림은 손이림이 이 상황을 무마하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했다.“너만 그렇게 생각하는 거겠지. 천하에 하찬림보다 잘난 남자는 널렸어. 내 남자친구는 앞으로 하찬림 같은 놈은 쳐다도 못 볼 경지까지 올라갈 거라고!”손이림이 냉랭하게 말했다.“이 용국 경내에 우리 형을 초과할 사내는 없어. 그리고 우리 형이 점찍은 여자를 빼앗을 간 큰 녀석은 태어나지도 않았다고!”“남자친구가 있다는 걸 증명하면 오늘은 이만 철수하지. 하지만 아니라면 지금 당장 나랑 서울로 돌아가야 할 거야!”하영림은 손이림이 남자친구가 있다는 말이 사실이든 아니든, 하씨 가문 이름만 대면 상대가 겁에 질려 알
“죽고 싶어?”하영림이 이를 갈며 으르렁거렸다.그는 강주 같은 시골 도시에서 대놓고 하씨 가문에 반기를 든 인물이 나타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그럼 어디 쳐봐!”임찬혁도 음침하게 굳은 표정으로 상대를 노려보았다. 그는 집안 배경을 믿고 약자를 괴롭히는 놈들을 보면 속이 울렁거렸다.“우리를 적으로 돌린 결과가 어떤 건지 똑똑히 보여주지!”말을 마친 하영림이 손을 들었다.하지만 그 순간, 임찬혁은 신속하게 몸을 비틀어 하영림의 앞으로 다가가더니 손을 뻗어 그의 숨통을 조였다.가공할 속도에 하영림의 경호원들조차 멍하니 입을 벌리고 그 모습을 바라만 보았다.“너!”하영림은 숨이 막혀 점점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당장 그거 안 놔!”하영림의 경호원들은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소리쳤다. 하지만 모시는 주인이 임찬혁의 손에 있으니 섣불리 달려들 수도 없었다.전에는 하씨 가문이라는 이름만 대도 사람들이 알아서 길을 비켰기에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감히 이딴 녀석한테!’하영림은 생각할수록 수치심에 분노가 치밀었다.“이 녀석이 먼저 날 치겠다고 했고 난 정당방위를 했을 뿐이야!”임찬혁은 멍청이를 보는 눈빛으로 좌중을 둘러보았다.그가 손에 힘을 조금만 더 주면 하영림은 목뼈가 부러지고 당장에서 즉사할 상황이었다.하영림도 당황했다.조금 전까지 기고만장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두려움이 눈가에 스쳤다.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의식한 손이림이 다가와서 그를 말렸다.“진정해!”하영림은 하씨 가문에서 입지가 어느 정도 있는 편이었다. 그가 여기서 변을 당한다면 임찬혁은 하씨 가문의 보복을 피하기 어려웠다.쾅!임찬혁은 손에 힘을 풀고 하영림을 힘껏 바닥에 패대기쳤다.“하영림, 너 그러고도 남자야? 조금 전에 남자친구만 데려오면 곱게 물러나겠다고 했잖아. 이제 와서 했던 말을 번복할 셈이야?”손이림은 경멸에 찬 표정으로 하영림을 비난했다.“야, 너 오늘 운이 좋은 줄 알아. 오늘 당한 수모, 잊지 않겠어.”기세에서 밀린 하영림은 그 말
말을 마친 손이림은 매혹적인 미소를 지었다.“그건 좀 아니지 않아?”임찬혁은 난감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말했다. 소녀의 부드러운 가슴이 이미 그의 팔에 닿아 있었다. 아까는 하영림 앞이라 가만히 있었는데 점점 열기가 느껴지자 머리가 어지러웠다.그는 저도 모르게 섹시한 잠옷을 입은 손이림의 모습이 머릿속에 떠올랐다.참으로 매력적인 모습이었다.“뭐야? 정말 보려고 했어? 꿈 깨!”손이림은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흥! 언젠가는 내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거야!’임찬혁의 얼굴이 저도 모르게 붉어졌다. 그는 앞으로 손이림을 상대할 때 각별히 주의해야겠다고 속으로 다짐했다.“이거 줄게.”손이림은 품에서 정교한 박스 하나를 꺼내 임찬혁에게 내밀었다.“이게 뭐야?”박스를 열자 진한 약 향기가 풍겨왔다. 안에는 금빛이 번쩍이는 단약이 들어 있었다. 딱 봐도 값비싼 단약이었다.“배원단이라고 우리 가문에서만 전해지는 단약인데 단기간에 체력을 회복하는데 좋아. 상처 회복에도 좋고. 용무 대회가 곧 시작이잖아. 좋은 성적 기대할게!”손이림의 두 눈이 기대로 반짝였다.임찬혁이 용무 대회를 통해 신분 상승을 이뤄내야지 그녀는 그를 이용해서 하씨 가문과의 정략결혼을 파기할 수 있었다.“고마워.”임찬혁은 감격에 겨워 말했다. 그가 직접 제작할 수도 있는 약이지만 들어가는 약재가 만만치 않았다.배원단은 시중에서 파는 가격이 최소 2백억 이상이었다.“말로만 고맙다고 하지 말고 영화나 보러 가자.”손이림은 즐거운 미소를 지으며 임찬혁을 잡고 영화관으로 향했다.용무 대회가 곧 시작되는 연고로 최근 강주시의 관심이 뜨거웠다.거리에는 온갖 이상한 복장을 한 사내들이 무리를 지어 돌아다니고 있었다.대부분 호텔이 꽉 찬 상태였다.무로 나라를 세운 용국이기에 용무 대회의 영향력은 상업적인 가치보다 훨씬 컸다.정부에서도 용무 대회를 나라에 이바지할 무장을 뽑는 가장 이상적인 프로그램으로 생각하고 있었다.개인이 보기에 용무대회는 신분상승을 이뤄낼 수
송시후는 임찬혁만 보면 분노가 치밀었다.“내가 봐주지 않았으면 벌써 몇번은 죽었을 놈도 이런 곳에 다 오는데 내가 오지 못할 이유가 뭐지?”임찬혁은 가소롭다는 듯이 비웃어 주었다.대회 규정 상, 참가 자격을 가진 자만 입장할 수 있었다.송시후가 왔다는 건 대회 신청을 했다는 의미였다.물론 참가 자격을 가지고 왔다가 기권을 하고 대회를 구경하려는 목적으로 오는 사람들도 있었다.“오늘 전에 당했던 모든 수모를 씻어버릴 거야!”송시후는 이를 갈며 말하고는 등 뒤에 있는 한 노인에게 시선을 주었다.그는 종사의 지경에 도달한 강용이었다.그곳에 서있는 것만으로도 거대한 압박감이 느껴지는 인물이었다.“오래 전에 종사 지경에 도달한 강 대사님이야. 이번 대회에서 우리 가문을 대신해 대회에 참석하기로 했어.”송시후의 입가가 괴이하게 일그러졌다.유효진의 추종자로써 매번 들이댈 때마다 임찬혁이라는 벽에 부딪혀 당하기만 했던 그는 이번 대회에 이를 갈았다.원래는 기업 평가회에서 유신 뷰티를 박살내려고 준비했는데 임찬혁이 갑자기 끼어들면서 오히려 피해를 보고 말았다.지금도 그때 일로 그를 비웃는 사람이 있었다.그래서 그는 무려 한 달 동안 오늘이 오기만을 기다렸다.송시후는 용무 대회에서 강용이 임찬혁을 박살내는 모습을 머릿속으로 상상했다.대회 참석자들은 송시후가 종사 지경에 도달한 강 대사와 함께 참석했다는 소식을 듣고 경계 어린 표정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대부분 권력 있는 가문에서는 이렇게 용병을 고용하는 방식으로 대회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는 했다.그리고 용병이 무림 고수를 꺾고 우승 무대에서 고용주에게 지는 방식으로 고용주에게 우승을 양보하는 게 관례였다.사람들은 종사의 지경에 도달한 강용을 용병으로 고용한 송시후를 이번 대회의 유력 우승자로 보고 있었다.임찬혁을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에는 깊은 동정이 묻어 있었다.하필이면 악질 송시후를 건드려서 죽음을 자초했다고 보는 사람도 많았다.임찬혁은 강용의 실력을 가늠해 보고 조금 놀랐지만 그
혀가 잘리고 손발을 못쓰게 된 온세리는 휠체어에 앉아 표독스러운 눈으로 임찬혁을 노려보고 있었다.“나 세리 오빠 온세훈이야. 며칠 전에 종사 지경을 돌파했지. 감히 내 동생을 이 지경으로 만들다니! 피의 대가를 치르게 해줄 거야!”온세훈은 살기 어린 눈으로 임찬혁을 노려보며 주먹을 들어 보였다.애지중지 아끼던 여동생이 이 모양이 되었으니 임찬혁을 죽이지 않고는 절대 이 분을 삭힐 수 없었다.사람들의 경악한 비명이 들려왔다. 서른이라는 나이에 벌써 종사 지경을 돌파하다니!게다가 온세훈 본인은 전쟁부 소속으로 그가 가진 배경도 어마어마했다.위이수를 비롯한 송시후 일행마저 그에게 경계 어린 눈빛을 보냈다.그들은 모두 용병을 고용했지만 온세훈은 당당하게 본인 실력으로 대회에 참석했다.앞으로 가온 그룹이 얼마나 발전할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임찬혁은 피식 웃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온세리가 먼저 우리 엄마를 치고 병원에 호송하지도 않았어. 그리고 아예 우리 엄마를 죽이려고 달려들었지. 그런 짐승을 살려둔 것만 해도 이미 은혜를 베푼 거야. 동생 대신 복수하려고 나왔나 본데 기대할게!”사람들은 입을 쩍 벌리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종사 지경에 오른 두 무림고수를 앞에 두고 저런 발언을 하다니!대체 어디서 나온 용기일까?종사 지경에 도달한 무인은 혼자 힘으로 한 개의 문파를 설립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존재였다.임찬혁의 전적을 보면 실력이 아쉬울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 봐야 종사의 무인을 대적할 정도의 실력을 보여준 적은 없었다.여기서 임찬혁에게 승산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내 동생이 하고 싶으면 하는 거지, 그걸 너한테 왜 해명해야 하지?”온세훈은 싸늘하게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내 동생이 네 엄마가 거슬렸나 보지. 그래서 뭐? 세리가 죽으라고 하면 죽어야 하는 게 너희 평민 목숨이야!”“네가 감히 내 동생한테 보복한 그 행위야 말로 죽을 죄라고. 오늘 널 해결하고 네 가족들도 같이 치워버릴 생각이야. 이 세상은 원래 힘 있는
“허세가 아닌 진짜 실력을 가졌길 바라지.”대놓고 무시하는 임찬혁의 발언에도 위이수는 화를 내기는커녕 흥미롭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위이수 역시 임찬혁이 오늘 살아서 대회장을 나가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다만 너무 빨리 기권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었다.송시후와 온세훈 일행도 가소롭다는 듯이 피식피식 웃고 있었다.‘건방진 자식, 이따가 대회 시작되면 네 무식함을 후회하게 될 거야!’“임찬혁이라는 사람 허세가 너무 심한데? 동시에 네 명이나 되는 종사 무인을 상대해야 하는데 어쩌려고 저러지?”“뭘 어쩌긴. 기권하고 집에 가야지!”“어차피 우승권에 들어갈 것도 아니니까 올해는 구경만 해야겠어. 강주에 오랜만에 저런 패기 넘치는 인물이 나타났네. 과연 살아남을지 궁금해지는군!”사람들이 수군거리는 소리가 임찬혁의 귀에까지 들렸다.연회장으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무림고수들도 얼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그리고 웅장한 북소리와 함께 강주 무술 협회 회장 서성림이 단상으로 올라와서 대회의 시작을 알렸다.“지금부터 용무 대회를 시작하겠습니다!”서성림은 60대 노인이었는데 종사 지경의 무인으로 온몸에서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풍겼다.서성림이 단상에 오르자마자 회장이 조용해졌다.“용무 대회의 취지는 나라를 지킬 인재를 선발하는데 있습니다. 부디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시기를 바랍니다. 다만 격렬한 전투에서 피를 튀기고 다칠 우려도 있으니 생사 계약서를 체결하겠습니다. 비무는 현장에서 원하는 상대에게 도전을 신청할 수 있으며, 쌍방이 다 동의했다는 가정하에 비무를 시작합니다!”서성림은 대회 규정을 간략해서 설명하고 생사 계약서에 사인을 마무리한 뒤에 대회가 정식으로 시작되었다.장 내에는 열 개 정도의 단상이 있었고 단상마다 심판이 한 명씩 있었다.임찬혁의 경기장은 3번 단상으로 지정되었고 그의 상대는 한 근육질의 근육남이었다.“대결 시작하겠습니다!”심판의 지령과 함께 대결이 정식으로 시작되었다.“들어와!”중년 남자
“그 도전, 받아들이지!”임찬혁은 위풍당당하게 팔짱을 끼고 서서 그들을 향해 말했다.그러자 사내가 가볍게 몸을 날려 무대 위로 올라와서 임찬혁과 마주 섰다.“저 사람 나 알아. 한진강이었나? 꽤 실력자로 알고 있는데 임찬혁 불쌍하게 됐네!”3번 무대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역시 송시후 대표야. 인맥 하나는 알아줘야 한다니까. 일반인이랑 비교도 못해. 임찬혁은 왜 저런 인물을 건드려서는….”“내가 보기에 임찬혁 저 사람 한진강이랑 붙어도 힘들 것 같아.”“한진강이라면 상대를 죽일 각오로 덤빌 거야. 어쩌면 임찬혁 저 사람이 오늘 용무 대회에서 죽어 나가는 첫 번째 참가자가 될 수도 있겠군!”모두가 임찬혁의 패배를 예상했다. 종사 지경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미 전성기에 도달한 실력자였기 때문이었다.“날 너무 원망하지는 마. 송 대표의 보수가 워낙 매력적이어서 말이지. 나도 돈 보고 나온 거야!”“시끄럽네!”한진강은 바로 주먹을 쥐고 임찬혁을 향해 맹렬한 공세를 퍼부었다.“돈보다는 목숨이지! 멍청한 것!”임찬혁은 그대로 손을 뻗어 장풍으로 사내의 가슴을 가격했다.우드득!한진강은 그대로 피를 뿜으며 무대 밖으로 쓰러졌다.대결은 생각보다 더 싱겁게 끝이 났고 사람들은 경악한 비명을 질렀다.절정기에 도달했다고 할 수 있는 한진강을 단 한번에 날려버리다니!보기 힘든 전투력에 사람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한진강은 고통스럽게 신음하며 바닥에서 몸을 일으켰지만 이내 다시 피를 뿜으며 의식을 잃었다.송시후의 얼굴이 음침하게 뒤틀렸다. 한진강을 매수해서 임찬혁의 체력을 좀 소모할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쉽게 끝날 줄은 몰랐다.어떻게 한방에 한진강을 날려버릴 수 있지?위이수와 조천우도 놀란 표정으로 임찬혁을 바라보았다.“송시후, 네가 데려온 놈들은 다 널 닮아서 어리버리하네?”임찬혁은 무대에 서서 송시후를 내려다보며 경멸에 찬 어조로 말했다.“아직 기뻐하긴 일러! 이제 시작인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 것 같아?”대놓고 비웃음을 당하자 송
어쨌든 이 일은 그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있기에 골머리가 아팠지만 임찬혁은 어쩔 수 없이 육성재의 부탁을 들어주었다...하씨 가문.하찬림은 가죽 의자에 앉아 있었고 그의 옆에는 단발머리의 정장을 입은 여비서가 볼륨감이 넘치는 몸매를 자랑하고 있었다.늘씬하고 새하얀 다리는 검은 스타킹에 싸여 시시각각 여성스러운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제가 하라는 대로 다 했습니까? 효과는?”“분부하신 대로 홍보했고 이번 책임은 체스턴에게 모두 떠넘겼습니다. 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에게 보상해 주겠다는 양해도 구했고요.”여비서는 공손한 표정으로 일일이 상황을 자세히 보고해주었다.“음, 아주 좋네요.”원하는 결과를 얻은 것인지 하찬림의 안색이 비로소 밝아지기 시작했다.오늘은 정말 도끼로 제 발등을 찍은 것과 다름없는 상황이었다.임찬혁을 모함하려다 오히려 임찬혁의 회춘단이 만병통치약이 되고 중생환이 독이 된 것이다.다행히 일련의 조치를 통해 여론은 쉽사리 통제되었다.“임찬혁... 두고 봐, 국제 무도 대회 날 내가 널 어떻게 짓밟아버릴지.”하찬림이 이를 갈며 임찬혁의 이름을 곱씹었다.국제 무도 대회 날 임찬혁을 이기기만 하면 하찬림은 그동안 잃었던 모든 것들을 되돌릴 수 있다.“참, 내가 알아보라고 한 건 어떻게 됐습니까? 육소연과 임찬혁이 정말 혼약을 맺었단 말입니까?”“네, 두 사람이 처음 태어났을 때부터 약혼을 맺었는데 육소연이 계속 임찬혁을 못마땅해하는 바람에 관계가 불안정했다고 합니다.”그 순간, 하찬림의 어두운 얼굴에 음침한 미소가 스쳐 지나갔다.“찬혁아... 임찬혁, 전에 네가 바로 나와 손이림을 갈라놓은 장본인이지? 두고 봐.”“이번에는 내가 기필코 육소연을 꼬셔서 손에 넣을 테니 너도 어디 한번 망신당하는 꼴을 느껴봐.”...레드 로즈 바.임찬혁은 육성재의 전화를 끊은 후 또 팽런웅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임찬혁, 너 정말 국제 무도 대회에 참가할 거야? 만약 참가하지 않는다면 난 지금 당장 널 무도 협회에 가입시킬 수
...모두의 눈빛이 밝아지고 사람들은 기대 어린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어쨌든 용운 그룹이 옹호 그룹의 모든 자산을 삼켰고 하씨 가문의 사람까지 죽여 하씨 가문을 벼랑 끝까지 몰아붙였다. 게다가 지금은 명문 가문에 뒤지지 않는 영향력을 갖고 있지 않은가.만약 육소연이 정말 용운 그룹의 대표와 결혼을 하게 되면 그들 모두가 함께 덕을 볼 수 있다.“안 된다.”육성재가 단호한 목소리로 단칼에 잘라버렸다.“넌 이미 찬혁이와 약혼했는데 어떻게 다른 남자에게 고백할 수 있단 말이냐? 정녕 창피하지도 않단 말이냐?”임찬혁과 육소연 사이에는 이미 혼약이 잡혀있다. 이는 그와 임찬혁의 죽은 아버지가 정한 것인데 육성재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혼인을 성사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슨 얼굴로 구천에 있을 친구의 얼굴을 본단 말인가?그러니 용운 그룹의 대표가 아무리 훌륭하다고 해도 그는 꿋꿋이 임찬혁을 선택할 것이다.“아빠! 그 임찬혁 얘기는 꺼내지도 마! 임찬혁은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줄지언정 나에게 주지 않는데 내가 왜 그런 무정한 사람과 결혼해야 하는 건데?”육소연이 얼굴을 홱 돌리며 화가 난 목소리로 외쳤다.“그 입 다물지 못해? 그 일은 찬혁이 탓이 아니야. 네가 먼저 찬혁이를 의심했잖니.”육성재 역시 회춘단 대리 문제에 관한 자초지종을 알고 있었고 임찬혁과 육지영 사이에 거래가 있었으니 임찬혁이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주는 건 전혀 문제가 될 게 없었다.그리고 육성재가 보기에 그 회춘단에는 분명 놀라운 부의 가치가 숨겨져 있을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딸이 임찬혁과 결혼한다면 그 재산 역시 공동 재산이 되지 않겠는가?하지만 육성재는 굳이 이 말을 하지 않았다. 그에게 있어 돈은 중요하지 않았다. 육성재는 오직 육소연이 임찬혁과 결혼하는 것만 간절히 바랄 뿐이었다.“싫어. 난 용운 그룹 대표가 좋아. 당장 내일이면 대표님한테 달려가서 고백할 거야.”“만약 아빠가 자꾸 임찬혁과 결혼하라고 달달 볶으면 차라리 죽어버리고 말테야.”육소연은 결연
방금 조용히 현장을 빠져나가는 체스턴을 발견한 임찬혁은 곧바로 상대가 도망갈 것을 예상하고 청룡을 파견하여 체스턴을 잡아 오라고 당부했다.사실 체스턴은 중생환을 가지고 용국에 들어오면서부터 이미 그의 죽음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같은 시각, 육씨 가문.육소연은 침실에 숨어 몰래 울음을 삼키며 절친 배두나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흑흑, 두나야, 임찬혁에게 정말 회춘단이 있었다니. 그런데 임찬혁이 회춘단의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줬어. 이건 분명 일부러 나를 괴롭히는 거라고!”육소연의 입장에서 아무리 그녀가 임찬혁을 오해했다고 하더라도 회춘단의 대리권만큼은 그녀에게 넘겨줬어야 했다.육지영이 그녀와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대리권을 육지영에게 줬다는 건 일부러 육소연과 맞서겠다는 뜻 아닌가?“임찬혁、 이 천벌 받아도 싼 놈... 네 아버지가 그렇게 잘해줬는데 그걸 그새 잊었던 말이야? 정말 배은망덕한 놈이 따로 없네.”배두나는 이번 발표회에 참석할 자격을 얻지 못했지만 발표회에서의 일은 진즉 전해 들었다.지금 회춘단은 서울에서 가장 핫한 상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니 이 시점에 회춘단의 대리권을 가진 사람이라면 분명 떼돈을 벌고도 남을 것이다.그리고 그녀가 보기에 임찬혁은 줄곧 육소연에게 잘 보여 육씨 가문의 사위가 되기 위해 하염없이 노력해왔었다. 그러니 육소연이 어떤 태도를 보이든 임찬혁이 한결같이 육소연에게 잘 보여야 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지금처럼 육소연에게 냉담하게 굴면서 다른 여자에게 사랑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흥, 설령 임찬혁이 나에게 대리권을 준다고 해도 난 그걸 원하지 않았을 거야.”육소연이 퉁명스럽게 대꾸하며 입을 삐죽였다.“괜찮아, 네 말대로 임찬혁은 정말 쓰레기 같은 남자야. 그러니 그 남자를 위해 슬퍼할 가치도 없어. 지금은 작은 성과를 거뒀을지 몰라도 용운 그룹 대표와는 비교할 가치가 되지 못해.”배두나가 육소연을 다독여주며 투덜거렸다.“너도 용운 그룹 대표가 정말 날 좋
이 모든 것은 임찬혁을 믿었기 때문이다.“걱정 마. 약속은 반드시 지킬 거야.”결국, 육씨 가문 전체에서 육성재를 제외하고 임찬혁을 믿어주는 사람은 오직 육지영뿐이었다.게다가 방금 어머니까지 모시고 와 약을 시험해 본 것도 작은 도움이 된 셈이니 임찬혁은 당연히 약속을 어길 리가 없었다.“잘됐네, 지영아. 네가 찬혁이를 믿은 건 옳은 선택이었어.”박영화와 육지영이 감격에 겨워 소리를 질렀다.임찬혁을 믿었다는 이유만으로 판이 이렇게까지 뒤바뀌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을 터.그러나 다른 한쪽에 서 있던 육소연의 안색은 종잇장처럼 창백하게 질려 있었다.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애써 진정시키는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이 지금, 이 순간만큼은 바보처럼 느껴졌다.믿을 수 없다기보다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처음에 임찬혁은 그들에게 회춘단의 대리권을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그녀는 오히려 시큰둥하게 거절해버렸다.그런데 임찬혁의 말이 거짓이 아니었다니. 언제부터 사람 보는 눈이 이렇게까지 없었던 거지?지금 서울의 모든 사람들은 임찬혁 회춘단의 이 대리권을 구하기 위해 피 터지도록 경쟁하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체면 따위는 상관없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오직 육소연만이 도무지 자신의 체면을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과거 너무 절대적으로 말을 해버렸기 때문이다.게다가 마음속의 그 거만함도 그녀가 먼저 고개를 숙이는 것을 용납할 수가 없었다.깊은 회의감이 솟구쳐올라오며 육소연은 감히 임찬혁을 바라볼 수가 없었다.“찬혁아, 이렇게 좋은 제품이 있는데 왜 진작 말하지 않았어?”“우리 사이에 대리 하나 맡겨주지 않는 것도 말이 안 되지?”육지영은 차마 티를 낼 수 없었지만 하미현은 아예 얼굴에 철판을 깔고 임찬혁에게 대리를 내놓으라며 요구했다.“허허, 전 분명 기회를 드렸고 거절한 건 숙모셨잖아요. 그런데 이제 와서 또 갖고 싶으세요?”임찬혁이 하미현을 빤히 쳐다보며 냉소를 지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하미현은 다른
이어 임찬혁은 또 혼수상태에 빠진 창운 도인에게 회춘단 한 알을 먹였다.“콜록콜록!”얼마 지나지 않아 연신 기침을 하더니 창운 도인이 정말 서서히 눈을 뜨는 게 아닌가. 순간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었다.“대박, 회춘단이 이 정도로 신기하다고?”“죽은 줄 알았던 생쥐도 회춘단을 먹으니 다시 살아났다니까.”“혼수상태에 빠진 창운 도인도 살릴 수 있다니. 회춘단은 정말 미용 제품이 아니라 만병통치약이야.”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너나없이 입을 모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그리고 방금 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은 마치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연이어 임찬혁에게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제발 회춘단 하나만 주세요.”“저도 하나만 주세요. 죽고 싶지 않아요.”“당신이 내 목숨만 구해줄 수 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하겠습니다!”그들은 임찬혁에게 연이어 머리를 조아리며 애원했다.아직은 몸에 큰 반응이 없지만 미래의 어느 날 갑자기 중생환의 부작용이 닥치면 그땐 정말 끝장일지도 모른다.“걱정하지 마세요. 사람은 쥐보다 훨씬 강한 저항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신들 역시 모두 중생환을 복용했지만 목숨을 위협할 정도는 아닐 거예요.”“그리고 회춘단은 곧 서울에서 판매될 예정이니 몇 알 복용하면 중생환의 악영향 정도는 쉽게 없앨 수 있습니다.”임찬혁은 눈물을 쏟아내는 사람들을 다독여주며 싱긋 미소를 지어 보였다. 사람들도 괜찮다는 임찬혁의 말을 듣고 나서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지만 여전히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임찬혁의 말을 믿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 당연히 회춘단 한 알을 바로 먹을 수 있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임 선생님, 회춘단 대리점을 하고 싶은데 지금 200억의 계약금을 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샘플을 주실 수는 없을까요?”한 여자가 물었다.“가능합니다.”그 말에 임찬혁은 즉시 여인에게 회춘단 한 알을 건네주었다.“저도 회춘단 대리를 하고 싶습니다.”“저도 하겠습니다.”“임 선생님, 저한테도
중생환에게 정말 문제가 생겼다.이 일로 하찬림은 영원히 씻을 수 없는 악명을 뒤집어쓰게 될 것이다.“하찬림 이 망할 자식아, 내가 널 얼마나 철석같이 믿었는데 나한테 독약을 먹여?”곧이어 한 중년 부인이 하찬림의 눈앞에 달려들어 멱살을 부여잡고 해명을 요구했다.방금 하찬림의 설득 하에 그녀도 중생환을 먹었기 때문이다.하여 우리 안에서 점점 죽어가는 쥐를 보며 화들짝 놀란 중년 부인은 당장이라도 눈물이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나도 중생환을 먹었는데... 설마 나도 저 생쥐들처럼 죽게 되는 건가? 하찬림 이 개자식아!”“당신 제대로 해명 안 하면 가만 안 둘 거야.”방금 중생환을 먹었던 사람들이 모두 필사적으로 달려들어 하찬림을 에워쌌다.이제 목숨도 보장받지 못하는데 하찬림의 신분과 지위가 뭐가 중요하단 말인가?하찬림 역시 아무리 내공이 강해도 감히 일반인에게 손을 쓸 수도 없는 노릇이다.잘못하면 하씨 가문 전체가 나락으로 갈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제게 잠시만 시간을 주시면 꼭 합리한 설명을 하겠습니다.”“체스턴 군,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하찬림은 많은 사람들의 공격에 대응하며 다급히 체스턴을 찾아 헤맸지만 상대는 이미 감쪽같이 사라진 뒤였다.조금 전, 중생환의 일이 탄로 날 것을 미리 눈치챈 체스턴은 진즉 뒤꽁무니를 빼고 도망쳐버렸던 것이다.“체스턴!”“체스턴!”털끝 하나 보이지 않는 체스턴에 하찬림의 마음도 차갑게 식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그제야 비로소 깨달았다. 이놈에게 속았구나.한편, 덩달아 당황해하는 하찬림의 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더더욱 중생환에 문제가 있음을 단정했다.중생환을 먹은 사람들은 심지어 당장이라도 하찬림을 죽이고 싶은 마음마저 생겼다.“하찬림, 내가 널 죽여버릴 테다.”한 중년 아주머니가 손을 뻗어 하찬림의 얼굴을 도려냈다.악!외마디 비명과 함께 하찬림이 눈을 질끈 감았다. 아무리 내공이 높아도 일반인들의 공격은 전혀 피할 방법이 없었고 얼굴에는 핏자국이 번지며 하찬림의 모습은 더욱 초라해
시간이 1분 1초 흐르고 사람들의 시선은 전부 열 마리의 생쥐에게로 향해 있었다.“시간이 이렇게 흘렀는데 중생환을 먹은 생쥐들도 멀쩡하잖아. 그렇다면 중생환도 아무 문제 없다는 말 아냐?”20대 정도 되어 보이는 한 여자가 먼저 말을 꺼냈다. 그녀는 이 구역에서 작게 소문난 부잣집 딸인데 이번에도 중생환의 분대리로 선발되었다.중생환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그녀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하찬림의 뒤를 따라 부자가 될 수 있다. 그러니 당연히 임찬혁의 말이 전부 거짓이길 바라는 것이다.“맞아요, 임찬혁이 헛소리를 한 게 틀림없어요. 만약 중생환에 정말 문제가 있다면 우리 하 대표가 모를 리 있겠어요? 그리고 또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실험을 받아들일 수 있겠어요?”“임찬혁도 괜히 하 대표가 질투 나서 태클을 걸고 있는 게 분명하다니까. 하 대표의 제품이 회춘단 못지않게 훌륭하니까 일부러 이런 소란을 피우는 거 아니겠어. 이런 사람과 무슨 이야기를 더 하겠어. 당장 쫓아내자고...”...눈치를 보던 다른 대리상들도 너나없이 나서서 말을 보태기 시작했다.지금 그들에게 있어 임찬혁은 그들의 장사를 방해하러 온 눈엣가시일 뿐이다.어렵게 중생환의 대리권을 얻고 드디어 큰돈을 벌려는데 웬 낯선 남자가 이곳에 찾아와 중생환에 문제가 있다고 선포를 하니 이건 그들과 맞서고 들려는 게 아니면 뭐란 말인가?곧이어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의심이 가득한 눈초리로 임찬혁을 쏘아붙였다. 비록 임찬혁의 회춘단은 확실히 엄청난 효과를 지니고 있었지만 아무리 장사에 눈이 멀어도 난데없이 중생환이 위험하다고 유언비어를 퍼뜨릴 필요는 없었다.어쨌든 하영 그룹은 유명한 대기업이고 하찬림은 또 남부 군신의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으니 돈 때문에 자신의 명예를 훼손할 필요는 없었다.그러니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이렇게 대대적으로 중생환의 발표회를 열 수도 없었을 것이다.오히려 임찬혁이야말로 질투에 눈이 멀어 난데없이 소란을 피우러 온 입장이 되어버렸다.육소연의 눈동
“게다가 당신의 중생환은 사실 사람의 잠재력을 착취하는 부작용이 있잖아요. 심지어 강한 중독성까지 지니고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나라와 국민에게 재앙을 끼치는 마약과도 같은 존재 아니겠어요?”임찬혁의 매 한 마디, 한 글자가 모두의 귓가에 때려 박혔다.뭐라고?임찬혁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그들에게 있어 중생환은 신약과도 같은 존재로 모두가 하찬림을 숭배하며 존경해왔다. 그런데 설마 정말 임찬혁의 말처럼 그런 일이 생길까?체스턴의 파란 눈동자에 순간 당혹스러움이 스쳐 지나갔다.다른 사람들은 아직 잘 모르겠지만 체스턴만큼은 중생환의 뒤에 숨겨진 비밀을 잘 알고 있다. 임찬혁의 말은 정말 모두 사실이었다.‘뭐지? 임찬혁이 어떻게 이걸 알게 된 거지?’그의 중생환이 서양 국가에서 환영받지 못했던 이유도 바로 임찬혁이 말했던 부작용 때문이었다.하여 이곳저곳 쫓겨 다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용국의 시장을 노리게 된 것인데 이것마저 임찬혁에게 들켜버리다니...“건방진 소리!”하찬림이 불같이 화를 내며 으름장을 놓았다.“증거 있어? 증거도 없이 무작정 물어뜯는 건 예의가 아니지.”하찬림이 번뜩이는 눈빛으로 임찬혁을 노려보았다. 하찬림을 모욕하기 위해 이렇게까지 중생환을 비하하다니. 체스턴은 분명 그에게 중생환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보장했단 말이다.“그럼 제 회춘단에 금지 성분이 있다고 하셨는데 증거 있습니까?”“제 회춘단은 어떤 검사도 받을 수 있고 조금이라도 금지 성분이 검출된다면 어떤 대가도 치를 수 있습니다.”임찬혁은 두 눈을 부릅뜨고 하찬림을 똑똑히 바라보며 반박했다. 대화가 오가고 두 사람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다.“물론 내 중생환도 얼마든지 검사를 받을 수 있지요. 조금이라도 부작용이 있다면 나도 어떤 대가라도 달게 받겠어.”하찬림도 임찬혁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제품에 자신감이 넘쳤다.애초에 하찬림은 중생환을 받을 때부터 모든 검사를 거쳐 조금의 금지 성분도 없다는 결과를 받게 되었었다. 하
하찬림뿐만이 아니다.체스턴, 전정우, 허원무, 곽해진 그리고 손강오까지 현장에 있던 모두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들은 모두 비즈니스계의 정상에 있는 인물이기에 식견이 매우 넓은 편이었다.그런데 회춘단의 효과가 이렇게 어마어마할 줄이야.이건 성공적인 프로젝트일 뿐이 아니었다. 아마 전 세계를 뒤져 보아도 이 정도의 돈줄은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직접 보지 않았다면 아마 임찬혁이 이렇게 좋은 제품을 내놓았으리라고 꿈에도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 누구도 회춘단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데 막상 회춘단의 상업적 가치를 확인하니 모두의 마음속에 욕심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만약 회춘단의 대리권을 얻을 수만 있다면 분명 떼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이럴 줄 알았으면 그렇게 절대적으로 말을 하지 않는 건데...한편, 육소연도 깜짝 놀란 듯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임찬혁이 했던 말이 전부 사실이라니.회춘단이 보여준 효과만 봐도 중생환을 넘어서는 건 물론이고 아마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돈을 벌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건 회춘단은 임찬혁이 직접 참여하여 연구 개발한 제품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회춘단의 모든 권한은 자연히 임찬혁의 손에 있다.회춘단의 대리권만 손에 쥔다면... 중생환의 대리를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우와! 회춘단의 효과가 이렇게 신기하다니...”육지영이 뛸 듯이 기뻐하며 외쳤다.회춘단을 먹고 생긴 변화는 단지 발의 흉터가 사라진 것 뿐만이 아니었다. 피부도 훨씬 좋아지고 안색도 전과 다르게 눈에 띄게 좋아졌다. 한 알을 복용했을 뿐인데 이 정도의 효과라니... 계속 복용하면 얼마나 예뻐질지 말할 필요도 없었다.“내가 시험해줄게요. 나한테도 한 알 줘봐요.”“저도, 저도.”...금세 수많은 여자들이 몰려들었고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회춘단처럼 쉽게 비주얼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제품을 마주하니 여자들은 전부 이성을 잃고 만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