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순간, 임중호를 바라보는 된장녀들의 눈빛이 초롱초롱하였다, 별 볼 일 없는 임중호지만 그들의 눈에는 백마 탄 왕자나 다름없었다, 반면 그들이 보기에 김예훈은 시골 촌놈이었다, 사고를 쳤으면 눈치라도 있게 사과부터 해야지, 여기서 이리 시치미를 떼고 있으니 나중에는 어찌하려고 저러는지 모르겠다.임중호는 느릿느릿 옷을 정리하며 사람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경외의 눈빛을 즐기고 있었다, 그의 신분이라면 이 남해시에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으니까. 이때, 그가 얼굴과 배를 가리고 사람을 데리고 김예훈 앞으로 걸어갔다, 그가 김예훈을 향해 욕설을 퍼붓었다:"씨발 놈! 이 새끼가! 지금 날 쳤어?! 배짱 있는 놈이네! 이리 배짱 좋은 놈은 또 처음 보네!""이 남해시에서 내 체면을 안 세워주는 사람은 없어!""근데 오늘, 네놈이 내 규칙을 깼어, 넌 이제 끝이야!""기회를 줄게, 얌전히 무릎 꿇고 내 바짓가랑이 사이로 지나가, 그리고 네 여자, 깨끗하게 씻겨서 내 침대로 보내고, 아니면 오늘 네 놈은 내 손에 죽어!"지금 이 순간, 임중호는 화가 날 대로 났고 험상궂은 얼굴을 하고 있다, 예의 바르고 우아한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보안 요원이 몇 명이 전기 막대기를 들고 걸어왔다, 언제든지 김예훈을 죽일 것만 같았다.정민아가 표정을 바꾸며 말했다:"병원비 저희가 낼게요, 사과도 할게요! 함부로 굴면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신고?!" 부하 한 명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경찰에 신고해서 되는 일이라면 우리 임 대표님 체면이 너무 안 서잖아?! 어디 한번 해보든가! 전화 한번 해봐!"이 상황을 목격한 조이영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이럴 줄 알았으면 김예훈 이 쓸모없는 인간을 데리고 오지 않는 건데,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임중호 같은 사람을 건드렸으니, 게다가 손찌검까지 했으니, 이 찌질한 인간은 빨리 죽었으면 좋겠다.조이영이 잽싸게 강문탁의 옆으로 달려가 어찌할 바 모르는 눈빛으로 강문탁을 바라보았다:"강문탁, 빨리 생
이 말을 듣고, 강문탁의 얼굴이 환하게 변했다, 강씨 집안은 남해시에서 내로라하는 집안이 아니다, 근데 임중호가 체면을 세워주다니 강문탁도 뜻밖이었다.하지만 곧 임중호의 말에 그는 웃을 수가 없었다:"당신과 저 여자는 가도 돼, 가게도 부수지 않을게, 하지만, 오늘 저 남자의 손 하나는 내가 잘라야겠어, 그리고 저 여자는 오늘 밤 나와 함께 밤을 보내게 될 것이야!" "임 대표님!" 강문탁은 두피가 저렸다, "저 남자는 여기 남겨두시죠, 이 둘은 제 동창입니다, 난처하게 하지 마세요..."그럴 수는 없다, 저 여인은 정씨 집안의 여인이다, 나한테는 여신 같은 존재, 찜한 지 꽤 오래되었다."왜? 강문탁, 내가 이미 체면을 세워준 것 같은데?" 임중호가 강문탁의 목을 조르며 차갑게 말했다:"내 말 무슨 뜻인지 몰라?""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강문탁이 놀라서 연속 고개를 끄덕이었다."그럼 당장 꺼져, 아니면 당신까지 병신으로 만들어버릴 테니까!" 임중호의 눈빛이 사납게 변했다.조이영이 울먹거리며 공포가 가득 찬 목소리로 말했다:"문탁, 우리 먼저 가자."지금 이 순간 조이영은 밥은커녕 빨리 이곳을 떠나고 싶을 뿐이었다."여보, 괜찮아, 이 일은 내가 처리할게." 김예훈은 주위에 둘러싸인 키 큰 보안 요원들을 거들떠보지도 않았고 조이영 같은 사람들의 공포 따위는 전혀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가 고개를 돌려 정민아를 향해 웃었다.그가 몸을 돌려 담담하게 임중호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그러니까 내가 준 기회를 포기하겠다는 건가?"임중호가 혀를 차며 말했다:"나한테 용서를 빌라고? 네놈이 자격이 된다고 생각해?"이때 임중호가 화내기는커녕 웃음을 보였다.강문탁은 화가 잔뜩 나서 김예훈을 노려보며 욕설을 퍼부었다:"멍청한 자식, 제정신이야! 너 때문에 우리까지 피를 봐야겠어?!"지금 이 순간, 강문탁은 울기 직전이었다, 지금 당장 이곳을 빠져나가고 싶은데, 김예훈이 임중호의 심기를 건드리면 그도 여기를 빠져나가지 못하게 될 것이다."젠장, 이
"내 아내랑 저들은 다 보내고 우리 둘이 천천히 노는 게 어때?" 김예훈이 웃으면서 말했다, "할 수 있어?""좋아!" 임중호의 안색이 차갑게 변했다, 그는 지금 김예훈을 보면 볼수록 짜증이 났다, 빨리 죽여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다른 사람들은 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많은 사람이 보는 게 확실히 좋지 않으니까."김예훈, 네가 죽으려고 네 발로 찾아온 거야, 날 탓하지 마!" 조이영이 욕설을 퍼붓더니 멍하니 있는 정민아를 끌고 밖으로 나갔다.강문탁 또한 잽싸게 따라 나가면서 문을 꽉 닫았다, 행여나 임중호가 번복이라도 할까 봐. 미자이 식당 앞, 정신이 든 정민아가 말했다:" 안돼, 예훈씨한테 가봐야겠어."찌질한 남편이 이런 상황에서 선뜻 나서서 자신을 지켜줄 줄은 생각도 못했다."정민아, 너 미쳤어? 들어가면 다시는 나오지 못해!" 조이영이 급하게 막아섰다."하지만!" 정민아가 초초한 눈빛으로 강문탁을 바라보았다:"문탁, 너 아는 사람 많잖아, 방법 좀 생각해봐!""민아야, 네 남편 안 구하는 게 아니야, 근데 너도 봤잖아, 네 남편이 임 대표를 쳤어, 내가 무슨 방법이 있겠어? 너랑 이영이 두 사람 데리고 나온 것도 이미 최선을 다한 거라고!" 강문탁이 끊임없이 자신의 공을 내세우고 있다, 그는 마음속으로 기뻐하고 있었다.김예훈이 맞아 죽어야 그한테도 정민아를 차지할 기회가 주어지니까...VIP룸 안, 임중호와 부하들이 차갑게 웃으며 김예훈을 바라보았다:"마지막으로 할 말 있으면 해, 끝나면 저세상으로 보내주지!"김예훈이 한가로이 앉아있다가 주머니에서 명함 한 장을 꺼내 임중호를 향해 던졌다:"확실해? 날 죽일 수 있겠냐고?""이까짓 명함 한 장 가지고? 네놈이 누구를 안다고 해서 내가 고개를 숙일 것 같아?" 임중호가 차갑게 웃었다부하 놈도 비꼬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명함? 누구를 안다고 해서 네 주제도 모르는 거야? 드라마를 많이 봤네? 이러면 우리가 네놈을 봐줄 줄 알고?"김예훈이 차갑게 말했다;"진짜 확인 안 할 거
모두 충격에 휩싸였다!흉악한 인상을 쓰고 있는 보안요원들까지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늘 위세가 하늘을 찌르던 보스가, 남해시에서 내로라하는 임 대표 임중호가 무릎을 꿇었다!"죄송합니다, 제가 눈이 멀었나 봅니다, 한 번만 용서해주십시오!""부탁드립니다!""아까는 다 제 잘못입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임중호가 연속 자기 뺨을 후려쳤다, 얼굴이 퉁퉁 부어올랐다."제발, 한 번만 용서해주십니다!"이 순간, 임중호는 잘 알고 있다, 눈앞의 이 사람이 그 신비로운 대표이사라는 것을! 그래서 VIP룸에 들어올 수 있었던 것이었다! 만약 이 사람을 건드렸다가는 자신은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다.YE 가문이라면 한 사람을 성공하게 만들 수도 있고 바닥으로 떨어지게 만들 수도 있다.그 바닥은 지옥보다 더 끔찍할 것이다.부하 놈이 얼떨떨한 표정을 지으며 임중호한테 말했다:"임 대표님, 왜 이러세요? 왜 이런 찌질한 인간한테 무릎을 꿇는 것입니까?!""그래서 뭐!" 임중호가 그의 뺨을 후려치고 발로 부하를 걷어차며 사납게 말했다:"다시 한번 지껄이면 죽여버릴 거야!"정말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죽을힘을 다해 비는 중인데! 이 자식이 눈치가 없어도 너무 없다, 해도 될 말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 말이 있는 거지!부하는 얼굴이 퉁퉁 부어서 배를 끌어안고 바닥에 주저앉아있다.김예훈이 말이 없자, 임중호가 사악한 표정을 지으며 소리쳤다:"쳐라, 저놈이 분란을 일으켰어! 당장 쳐!"보안요원들이 흠칫 하더니 이내 둘러싸서 그 부하 놈을 죽도록 밟았다.비명이 끊임없이 들렸고 이내 그 부하는 비명조차 할 힘도 없이 쓰러졌다.이러다가 사람이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김예훈이 무심하게 손짓하더니 담담하게 말했다:"임 대표, 뭐 하는 거야? 나한테 바짓가랑이 사이로 지나가라고 하지 않았어? 우리 와이프 당신 침대로 보내달라며?""잘못했습니다! 정말 잘못했습니다!" 임중호가 또다시 무릎을 꿇고 바닥에 이마를 조아렸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한 번만 용서해주
"내 손 하나 병신 만든다고 하지 않았어?"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알겠습니다!" 임중호는 독한 사람이다, 이내, 그가 땅에 있던 양식 칼을 집어 자기 왼손바닥에 강하게 내리꽂았다."아악"처량한 비명이 흘러나왔지만 임중호는 몸부림치지 않았다, 땀을 줄줄 흘리며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있다, 이렇게 하면 대표님께서 만족하시겠지?이 모습을 보고 김예훈이 천천히 몸을 키고 임중호의 뺨을 가볍게 치더니 룸 밖으로 걸어 나갔다.그 모습을 본 임중호가 부들부들 떨면서 일어났다, 그는 공포가 가득 찬 얼굴로 김예훈의 뒷모습을 쳐다보았다, 오늘부터 눈앞이 이 대표이사는 일생의 악몽이 될 것 같다....김예훈이 미자이 식당을 걸어 나오자, 경찰 두 명이 식당 앞에 와있었다."여보!" 정민아가 저 멀리서 뛰어와서 무의식적으로 김예훈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괜찮아서 다행이야.""당연히 아무 일 없지." 김예훈이 미소를 지었다."쳇! 김예훈, 쓸모없는 놈, 당장 민아한테 고맙다고 해, 민아가 경찰에 신고 안 했으면 임중호가 널 가만히 놔두었을 것 같아?!" 조이영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한편 강문탁은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다, 김예훈이 무사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지금 이 순간, 다들 경찰이 와서 김예훈이 무사한 줄 알고 있다."여보, 왜 경찰에 신고했어?" 김예훈이 쓴웃음을 지으며 경찰한테 말했다,"경찰관님, 오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 일 없습니다, 괜찮습니다!"두 경찰은 아무 일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그냥 갔다."김예훈, 찌질한 새끼, 낯짝이 있다면 당장 이혼해, 와이프 하나 제대로 지켜주지 못하는 놈이!" 강문탁이 욕설을 퍼부었다."강문탁, 내가 아무리 쓸모없는 사람이라도 비겁한 너보다는 낫겠지?" 김예훈이 차가운 눈빛으로 강문탁을 쳐다보며 말했다."너!" 강문탁이 벌컥 화를 냈다, 아까 자신이 한 비겁한 일을 물고 늘어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이때 그가 입술을 깨물며 김예훈을 노려보더니 자리를 떴다.갑자기, 정민아의 핸드폰이 울
"회사 일은 당신이 잘 몰라, 얘기가 잘 된 건 맞지만, 그래도..." 정민아가 고개를 흔들었다, 정확히 설명할 수가 없었다, 자신이 고생해서 투자를 받아오긴 했으나 550억짜리 투자가 300억짜리 투자로 바뀐 걸 가족들이 안다면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다.말이 끝나자마자 그들은 조이영과 인사를 나누고 급하게 집으로 향했다....YE 투자 회사.하은혜가 미자이 식당 일을 처리하고 퇴근 준비를 하고 있다.송문영의 사무실을 지나가는데 그녀가 큰 쇼핑백을 앞에 두고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쇼핑백은 명품들로 가득 찼다.하은혜는 명품에 관심이 많다, 그 모습을 보고 웃으면서 말했다:"송 부장님, 최근에 따라다니는 사람이 재벌 2세인가 보네요, 이거 다 명품이잖아요.""재벌 2세는 무슨? 정씨 일가의 정지용이에요, 나한테 이런 선물을 하는 건 투자 때문이겠죠, 하지만 정씨 일가의 일은 대표님께서 이미 결정하신 일이라 제가 함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난감한 표정을 짓던 송문영이 갑자기 눈이 초롱초롱해져서 말했다:"하 비서님, 저랑 같이 정씨 일가의 별장으로 가요, 가서 똑똑히 말하고 이걸 정지용한테 돌려줘야겠어요, 아니면 제 전화에 불똥이 떨어질 것 같아서 그래요."하은혜는 거절하고 싶었지만 정씨 일가라는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었다, 대표님께서 맡기신 일이니 알아둘 필요가 있다."저 다른 일 처리 먼저 할게요, 정씨 일가와 먼저 연락하세요, 우리 좀 있다가 가요." 하은혜가 시계를 보며 말했다."그래요, 좀 이따가 봐요."......한편 정씨 일가의 별장정씨 일가의 사람들이 나란히 앉아있다, 모두 하나 같이 기대에 찬 모습으로 정민아를 보고 있다, 정동철은 보기에 냉정한 듯했으나 담배를 피우는 그의 손이 조금 떨리고 있었다.사실, 오늘 하루 종일 이들은 별장을 떠나지 않고 전부 이곳에서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근데 YE 투자 회사로 갔던 정민아가 돌아오지 않고 쇼핑을 하러 갈 줄은 상상도 못 한 일이다, 결국 정동철이 할 수 없이
정동철의 안색이 어둡게 변했다, 이렇게 된다면 정씨 가문은 거의 돈을 벌지 못하게 된다.정민택 또한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그가 입을 열었다:"민아야, 이건 전의 조건과 너무 차이가 나잖아? 설마 네가 그 사람들과 일을 꾸며 우리 집안을 속이는 것은 아니겠지?"이 말이 끝나자, 정씨 일가의 사람들은 사색에 잠겼다, 그럴 수도 있는 일이다, 집안사람들 모두 이런 짓을 해봤기 때문에,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지금의 정민아는 의심의 대상이었다.정민아는 화가 나서 부들부들 떨었다, 자신이 자존심까지 버려가며 받아온 투자인데, 지금 자신을 도둑 취급을 하고 있으니?"철썩!"정민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수박 껍질 하나가 날아가 정민택의 얼굴을 쳤다."우웩, 퉤퉤퉤..." 정민택은 약간 결벽증이 있다, 사람이 먹다 버린 수박 껍질로 얼굴을 맞았으니 역겨워서 미칠 지경이었다."김예훈! 미쳤어! 도대체 뭐 하자는 거야?! 정지용이 자기 아버지 얼굴에 있는 수박 껍질을 보고 욕설을 퍼부었다."쓰레기 버렸는데요." 김예훈이 어깨를 으쓱이며 당연하다는 표정을 지었다.정지용이 참지 못하고 일어나서 탁상 위에 있던 재떨이 쥐고 김예훈 쪽으로 던졌다."파악!"정씨 일가의 사람들은 반응조차 하지 못했다, 김예훈이 날아오는 재떨이를 받아쥐고 이내 정지용을 향해 던졌다, 정지용의 머리가 깨져 피를 줄줄 흘리고 있다."김예훈, 오늘 내가 널 죽이지 않으면 정지용이 아니야!" 정지용은 이를 갈았다, 오늘 일은 정지용 두 부자한테 모욕이었다.정씨 일가에서 그들은 늘 위풍당당했다, 근데 고작 데릴사위라는 놈이 감히 우리 앞에서 이리 날뛰다니."그만해!” 자리에 앉아있던 정동철이 소리치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김예훈을 쳐다보며 말했다:"김예훈, 설명을 해야 할 것이야, 안 그러면 민아도 네 편을 들어줄 수 없어."정민아 역시 의아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면서 긴장해 하고 있다, 정씨 일가에서 정동철은 곧 하늘이었다, 김예훈 당신, 오늘 확실히 지나쳤어.
하지만 속으로는 정민택 부자를 보면서 고소했다.김예훈은 피할 의사가 없어 보였다, 그가 수박을 또 하나 집어 들고 차갑게 말했다:"전 아무것도 안 했는데요, 쓰레기를 던진 것뿐이에요, 어떤 사람은 입이 쓰레기통 같아서 말이죠, 무의식적으로 던진 것이니 절 탓하지 말아 주세요.""너..." 정민택이 휴지를 꽉 쥐고 얼굴을 닦았다, 그가 몸을 부들부들 떨며 김예훈을 노려보았다."뭐가 너예요? 당신 아들이 사고 친 걸 우리 와이프가 해결했는데, 고맙다고 인사는 못 할망정, 오늘 어렵게 투자를 다시 받아왔어요, 고맙다고 하기는커녕 중간에서 이득을 취했다고 의심하고 있으니 말이에요, 그래요! 그렇게 잘났다면 이 계약은 우리가 하지 않겠습니다! 당신 그 잘난 아들한테 맡기죠!" 김예훈이 차갑게 말했다.'김예훈 너 이 자식, 데릴사위가 무슨 자격으로 입을 함부로 놀려!" 정민택이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김예훈을 가리키며 말했다,"민아가 우리 가문을 위해 일을 하는 건 당연한 일이야...""그리고는 그 공로를 당신 아들한테 줄 겁니까?" 김예훈이 말을 끊었다, "또 가서 대표이사의 비서를 희롱해 정씨 일가가 파산이라도 하면 어쩌려고요?"원래 옆에서 구경만 하고 있던 정씨 일가의 사람들이 이 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그도 그럴 것이, 정지용 이 멍청하고 날뛰는 인간이라면 그런 일을 하고도 남았다.이 순간, 다들 몸을 떨고 있다, 만약 정씨 일가가 파산이라도 당하는 날에는 모두 죽기보다 못한 삶을 살게 될 테니까 "어르신, 김예훈의 말이 맞습니다, 이번에 또다시 일을 저질러서는 안 됩니다!""그렇습니다, 원래 이 일은 정지용이 망친 것입니다, 민아가 어렵게 해냈으니 어떻게 하든 다 좋습니다.""제 생각에 관건은 투자를 받는 것입니다, 수익이 좀 적으면 어떠합니까? 어차피 돈 되는 프로젝트도 아니었고...""그래요, 이번에 민아가 수고많았네요..."잠깐 사이에 정씨 일가의 가족회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하나같이 입을 모아 정민아를 몰아세울 작정이었으나 지금
“하인이 사라졌다고요?”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경찰에는 신고하셨나요?”허순재는 고개를 흔들었다.“아니요. 솔직히 말해서 저희 허씨 가문은 규모가 큰 만큼 말하지 못할 비밀도 많은지라 경찰에 신고하기 어려웠습니다. 경찰에 신고하지는 못해도 진주·밀양에서 유명한 사설탐정 세 명을 모셔 왔지만 크게 발견한 점이 없었습니다. 하인들이 갑자기 증발된 느낌이에요. 하인들의 거처마저 없었더라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의심될 정도라니까요. 이 일때문에 집안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태인데 김 회장님께서 도와주시기를 바랍니다.”김예훈이 흥미진진한 표정을 지었다.“도박왕님께서 괜찮으시다면 조용한 곳에 가서 맥을 한번 짚어봐도 될까요?”허순재는 의문스럽기는 했지만 그래도 웃으면서 대답했다.“그럼요. 김 회장님 하고 싶으신 대로 하면 돼요.”두둥!바로 이때, 김예훈은 표정이 확 변하더니 허순재를 밀쳐내고 앞구르기를 했다.다음 순간, 갑자기 검은색 법장 하나가 두 사람 사이에 나타나면서 바닥에 큰 구멍이 생기고 말았다.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허순재의 옆으로 다가갔다.샤샤샥!이순간 주위에서 괴상한 웃음소리가 들려오더니 세 명의 승포를 입은 섬라인이 나타났다.허순재가 표정이 확 변하더니 말했다.“섬라 3대 마승?”“어디서 온 사람들이에요?”김예훈은 이 정도의 피습으로 당황할 사람은 아니었지만 상대방의 신분만큼은 확인해야 했다.“섬라 대불사의 마승이요.”허순재가 나지막하게 말했다.“용전과 비슷한 조직이지만 또 달라요. 대한민국의 용전은 나라를 위해 일하지만 섬라 마승은 돈만 주면 해서는 안 될 짓도 하거든요. 섬라왕이 도박패 지분을 갖고 싶다길래 거절한 적이 있는데 소문으로만 듣던 폭군 같은 섬라왕이 체면이 깎여 저를 죽이려고 하는 걸 거예요.”허순재가 침착하게 분석에 나섰다.김예훈은 그제야 이 섬라 마승들이 자신이 아니라 허순재를 타깃으로 찾아온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오랫동안 허순재를 감시해 오던 이들은 마땅히 나
두 사람은 천천히 송산 꼭대기에 있는 화원에 도착하게 되었다. 인적이 드문 곳이라 밀회하기 아주 적합한 장소였다.열몇 명의 허씨 가문 보디가드들이 따라서 화원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허순재가 손을 흔들면서 말렸다. 김예훈과 상의할 일이 있는 모양이었다.“김 회장님, 오늘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것이 있어서 뵙자고 했습니다.”걷고 있는데 허순재가 먼저 입을 열었다.“첫째, 제 불효자식들이 김 회장님 여인을 의도적으로 해치려고 한 것도, 김 회장님을 모함한 것도,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김예훈은 멈칫도 잠시 담담하게 말했다.“도박왕님, 무슨 말씀이세요. 저와 허씨 가문의 모순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는 아닙니다. 허씨 가문에서 저를 건들지만 않으면 저도 따라서 찾을 일도 없습니다.”“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허씨 가문은 그 정도로 눈치 없는 가문은 아닙니다.”허순재는 피식 웃고 말았다.“오늘 아침 찾아오기 전에 제 불효자식들을 통해 전에 있었던 일을 들었는데 다 저희 허씨 가문의 잘못이더라고요. 사과드리는 의미로 제 막내아들인 허준서가 갖고 있는 도박패를 드리려고요. 그리고 부산 팰리스의 모든 지분도 김 회장님의 명의로 돌리려는 생각입니다. 저희 허씨 가문의 자그마한 성의이기 때문에 꼭 받아주시기를 바랍니다. 거절하시면 저희 허씨 가문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는 것이 됩니다. 두번째로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추하린 씨한테 진주·밀양 용전 전주 자리를 내어주신 건 저희 진주·밀양 명문가에 기회를 주신 거나 다름없습니다. 늘 공평 공정한 추씨 가문의 추하린 씨가 전주 자리를 맡으면 안동 김씨 가문을 잘 다스릴 것이기 때문에 저희한테는 좋은 일이거든요. 한 마리의 호랑이보다 두 마리가 낫지 않을까요?”김예훈이 피식 웃었다.“저 말고 김서하 사모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 할 텐데요? 저는 용문당과 함께 강제적으로 진주·밀양 용전을 쳐들어가려고 했거든요.”허순재는 웃으면서 아예 화제를 돌렸다.“아, 그리고 세 번째로는 저희 허씨 가문의 풍수를 봐
김예훈이 떠난 지 얼마 안 지나 장덕수가 심문실로 들어오면서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김청미를 쳐다보았다.“지옥으로 가기 전에 이렇게 큰 비밀을 알려준 거, 김현민과 치고받는 꼴을 보고 싶어서야? 아니면 또 다른 꿍꿍이가 있는 거야.”“그런거 아니에요.”김청미의 말투는 담담하기만 했다.“김현민이 저를 버렸는데 굳이 비밀을 간직할 이유는 없잖아요. 선배가 김현민을 죽일 순 없어도 괴롭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요.”장덕수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고개 들어 진주 태산 쪽을 바라보았다.김현민이 김예훈을 건들지 않았더라면 이 많은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그런데 김현민이 먼저 건드렸고, 김예훈도 진실을 알아버렸으니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에 큰 파장이 일어날 것이 뻔했다.“그런데 김현민은 곧 9대 국방부 총사령관을 맡을 사람인데 김 회장님이 그의 상대가 될수 있을까?”...용연옥 감옥을 벗어난 김예훈은 밀양 송산 빌라로 향했다.오늘은 추하린과 함께 진주·밀양 용전을 인수·인계받으러 가기로 했다.한참을 기다렸는데 추하린 대신 불청객 한명이 찾아왔다.김예훈은 보디가드가 건넨 배첩을 확인하고 문을 열어줘도 된다고 했다.그러고는 마당으로 가 롤스로이스 한대가 세워지기를 기다렸다.“도박왕께서 무슨 일로 이 누추한 곳을 찾으셨을까요.”차 문이 열리는 순간, 사면팔방에서 정장을 입은 보디가드 수십 명이 나타났다.이어 백발의 노인이 김예훈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환갑이 넘는 나이었지만 정정한 모습으로 어마어마한 포스를 풍겼다.이 사람은 다름아닌 도박왕 허순재였다.“김 회장님, 안녕하세요.”허순재는 김예훈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불쑥 찾아와서 죄송합니다.”처음 보는 도박왕의 모습에 김예훈은 멈칫하고 말았다.상대방이 찾아온 의도가 뻔히 보였지만 애써 모른 척하기로 했다.김예훈이 허씨 가문과 관계가 안 좋긴 해도 그렇게 원한이 깊은 관계는 아니었다.최소한 소문으로만 듣던 도박왕 허순재한테는 악한 감정이 없었다.“어제 뵈러 오고 싶었는데 김 회장님께
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이 이 정도로 칼 같다니. 김청미한테 모든 죄를 떠넘겼다고? 진주·밀양 용전을 잃어버렸다고 분풀이하나 보네. 안동 김씨 가문과 용전한테는 가장 좋은 선택일 수 있겠지만 김청미한테는 너무나도 잔인한 현실이야. 안동 김씨 가문과 용전에서 보호해 줬다면 어쩌면 다시 해 뜰 날을 맞이할지도 모르는데...’“이 모든 것이 불공평하고, 억울하다고 느껴지면 배후자인 김현민을 불어내.”김예훈은 그림과도 같은 김청미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다.“네가 증거를 내놓으면 용문당과 용연옥에서 너의 안전을 책임져 줄 거야. 나머지 인생을 해외에서 풍족하게 살 수 있게 해줄게.”“김현민을 불라고?”김청미는 피식 웃고 말았다.“김현민은 선배랑 만난 적도 없고, 선배를 타깃으로 명령을 내린 적도 없었어. 비록 김현민이 배후자인 것은 모두 다 아는 사실이지만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는 모두 의미 없는 일이야. 심지어 내가 혼자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볼 수 있지. 김현민이 한 의미심장한 말에 내가 알아서 움직였거든.”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그냥 잘못을 인정하려고 오늘 나를 부른 거라면 이 만남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봐.”“당연히 의미 있는 일이지. 이렇게 된 이상 난 용연옥을 떠날 수 없어. 나랑 함께 지옥에 갈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해. 사실 알려줄 것이 있어서 보자고 했어. 김현민이 선배를 짓밟으려고 한 진짜 이유이기도 하지.”김예훈은 김청미더러 계속해서 말해보라고 했다.”“선배와 나를 포함한 전체 경기도 김씨 가문은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일부분으로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 족보를 봤을 때 우리 모두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수장 자리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이야. 그리고 선배 때문에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어르신이 경기도 김씨 가문을 여겨보기 시작했어.”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내가 수장 자리를 빼앗을까 봐 나를 죽이려고 했던 거야?”김청미가 나지막하게 말했다.“이 모든
기세가 하늘을 찌르던 김청미는 이미 하얀 죄수복을 입고 머리를 묶은 채 책을 읽고 있었다.그래서인지 여느 때와 달리 지적인 느낌이었다.김예훈은 그제야 알고 지내던 익숙한 김청미라는 느낌이 들었다.“장 옥주님은 역시 약속을 지키는 분이시네. 내가 감옥에 들어가기 전에 선배를 데려온 걸 보면.”김예훈이 나타나자 김청미의 표정은 감정 기복이 심했다.“용연옥 감방장님 외에 말할 수 있는 사람이 평생 없을 줄 알았는데 말이야.”김예훈은 표정 변화 없이 아무렇지 않게 의자를 끌어와 앉았다.“날 왜 불렀는데? 마음껏 욕하려고? 아니면 내 모습을 기억해 뒀다가 귀신이 되어서까지 내버려두지 않으려고?’김예훈이 말했다.“우리가 혈연관계가 있는 점을 봐서 10분만 줄게. 10분 뒤에 바로 갈 거야. 추하린 씨와 함께 진주·밀양 용전을 다스리려면 바빠.”진주·밀양 용전을 다스린다는 말에 김청미는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이내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정민아, 하은혜, 우현아, 방수아, 추하린 같은 여자한테 특별한 감정을 품고 있는거 알아. 아무리 그래도 나도 선배라고 불러주는데 어떻게 나한테 이 정도로 냉정할 수 있어?”김예훈이 어깨를 으쓱거렸다.“할수 없지 뭐. 네가 날 한두 번 죽이려고 했어? 그러고도 너를 잘해달라고? 내가 뭐 바보야? 솔직히 말해서 용연옥에 유용한 사람이 아니라면 진작에 목을 졸라 죽여버렸어.”“역시나 김 세자님은 다르네.”김청미는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사실 계속 묻고 싶었던 것이 있었어. 선배가 소문으로만 듣던 당도 부대 총사령관이 맞아?”“네가 보기엔 어떤 것 같은데?”김예훈이 냉랭하게 물었다.“난 잘 모르겠어.”김청미의 표정은 이상하기만 했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내부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의하면 김현민이야말로 당도 부대 총사령관이라고 했어. 곧 대한민국 9대 국방부 총사령관직을 맡게 될 사람이라고 하잖아.”김예훈은 콧방귀를 뀌고 말았다.“무슨 자격으로?”김청미가 담담하게 말했다.“김현민은
추하린은 반짝이는 두눈으로 김서하, 김청미, 김병욱 등을 차례대로 쳐다보았다.자기 능력으로는 진주·밀양 용전을 접수하고 진주·밀양에서 한 획을 긋기에는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 밖에도 자기가 일어서면 추씨 가문이 진주·밀양에서 제일 잘나가는 명문가로 될수있는 기회인 것도 알고 있었다.성공하면 추씨 가문의 일등 공신이고, 실패하면 추씨 가문을 구렁텅이로 빠뜨린 원흉이기도 했다.추씨 가문의 미래가 어떨지는 그녀의 손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었다.추하린은 김예훈에게 시선을 돌리면서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최근에 있었던 일을 통해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이 세상에 제 뜻대로 되는 일이 없다는 것을요. 저희 아버지는 이 바닥을 벗어나 깊은 산속에서 조용히 지내고 싶어 하셨는데 사람들이 가만두지 않더라고요. 그렇다고 해서 저희 추씨 가문이 물러나야 하는 이유는 없잖습니까. 그래서 저도 한번 도전해 보려고요!”김예훈이 손뼉을 치면서 말했다.“좋아요. 그러면 지금부터 추하린 씨가 진주·밀양 용전의 전주를 맡게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 의견 없으시죠?”...밀양 국제공항 사건은 이렇게 막을 내리게 되었다.밀양 기관에서는 이 사건의 진범이 진두준이라는 공고를 낸 것도 모자라 200억 원을 들여 국제 수배령을 내리기도 했다.용전, 용문당, 홍성에서도 상금을 추가하는 바람에 진두준은 세상에서 가장 비싼 수배자가 되고 말았다.진주·밀양 용전은 오늘부로 주인이 바뀌게 되었다.이 사건의 최대책임자인 김청미는 용연욕에 끌려가 심층 심문을 받게 되었다. 나라를 팔아먹은 경황이 있는지 더 확인해 보려는 의도였다.이번 사건으로 용전에서 입은 피해는 어마어마했다....다음 날 아침, 진주 빅토리아 항구 5성급 호텔에서 자고 있던 김예훈은 전화 한 통을 받게 되었다.로비로 내려갔을 때, 오래 기다리고 있던 장덕수를 만나게 되었다.“어르신.”김예훈은 용연옥 옥주인 장덕수에 대해 존경하는 마음이 컸다.어제저녁 용인주, 하은우, 박인철 등은 급한 사정이 있어 밤을
“김 회장님께서 진주와 밀양의 중요성을 알고 계신다면 외부인은 관리하기 어려운 곳인 것도 아실 텐데요? 진주·밀양 용전의 독자적 운영과 고위층 퇴임은 약속드릴 수 있지만 한 가지 조건이 있다면 그 관리자가 진주·밀양 사람이었으면 합니다. 김 회장님께서 약속하신다면 저 또한 약속을 지켜드리죠. 하지만 김 회장님께서 동의하지 않으신다면 없었던 일로 합시다. 용문당에서는 저희 용전에 복수하고 싶으신 대로 하셔도 좋습니다.”늘 우아함을 지키고 있던 김서하는 순간 자기편을 들어주는 성격이 드러나고 말았다.보여주는 태도를 봐도 어느정도 선을 지켰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 보였다.김서하의 뜻을 알아차린 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진주와 밀양은 안동 김씨 가문의 구역이었다.용의 부대, 용연옥, 용전과 용문당 간의 단결을 위해 대가를 치르겠다고 해도 모자랄판에 이런 재미있는 요구를 내놓을 줄 몰랐다.진주·밀양 상류인사 중에서 용전을 진압할 만한 사람 중에 상대하기 쉬운 사람은 없었다.대부분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사람이거나 그 가문과 밀접히 연관된 사람이었다.간단히 말해서 김예훈이 김서하의 요구를 들어주면 그 누구를 관리자로 선택하든 진주·밀양 용전은 안동 김씨 가문의 손에 들어갈 것이 뻔했다.김서하는 양보하는 척하면서 자신의 태도를 강경하게 보여주었다.이에 용인주, 장덕수 등은 하나같이 심각한 표정으로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잘 따져보면 김예훈이 직접 진주·밀양 용전의 수장을 맡기에는 어려웠다.외부인으로서는 진주·밀양에 발붙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어디 가서 적합한 후보자를 찾지?’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더니 김서하를 향해 피식 웃었다.“사모님께서 제 조건을 들어주신다는데 제가 어떻게 사모님 조건을 거절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후보자를 용전에서 직접 뽑는 건 좀 그렇지 않을까요?”김서하가 담담하게 말했다.“당연히 김 회장님께서 직접 뽑는 거죠.”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김청미, 김병욱과 곽영현은 가소롭다는 표정을 지었다.
“오늘은 제가 마침 소식을 듣고 진주로 왔기 다행이지 하마터면 용문당의 기둥인 김 회장님이 용전에서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어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런 유사한 사건이 얼마나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알수 없어요. 용전은 대한민국을 위해 존재하는 거지, 누군가의 사리사욕을 채우려고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용전도 새로운 모습을 보일 때가 되었다고요.”김청미가 죄를 인정하면서 용인주, 장덕수, 하은우는 하나둘씩 용전에 손가락질하기 시작했다.용문당, 용연옥, 용의 부대의 절대다수의 힘은 국내에 있었기 때문에 서로 감시하고, 서로 다툼없이 평화롭게 지냈기 때문에 오늘과 같은 일이 벌어질 리가 없었다.하지만 대외적인 업무를 맡은 용전은 최근 몇 년 동안 놀라운 발전을 보였기 때문에 차마 간섭할 방법이 없었다.오늘 이 사건을 빌미로 용전을 대대적으로 수색하자는 것도 어쩌면 대한민국 고위층의 뜻일 수도 있었다.김서하는 어두워진 표정으로 태양혈을 어루만지고 있었다.그녀는 각 대표들의 발언을 듣고 한숨을 내쉬었다.“여러분, 김청미 씨가 잘못한 것도 사실이고, 용전도 책임을 벗어나지 못하겠지만 다들 정의로운 척하지 말고 뭘 원하시는지 한번 말씀해 보시죠?”장덕수와 하은우가 힐끔 쳐다보자 용인주가 말했다.“저는 직접적인 피해자가 아니기 때문에 별로 바라는 것도 없습니다. 김 회장님께 물어보시는 건 어떨까요?”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용인주를 힐끔 쳐다보았다.‘내가 이 기회를 빌어 용전을 손봐주고 싶어 한다는 걸 어떻게 알았지?’김서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시선을 김예훈에게 돌렸다.“김 회장님께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가요? 혹은 저희가 어떻게 보상해 드리면 좋을까요?”김예훈이 김서하를 쳐다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저는 부족한 것이 없어서 보상은 필요 없습니다. 괜히 정의로운 척하기도 싫고요. 용전이 대외적으로 어떤 업무를 보고 있는지는 몰라도 오늘부로 진주·밀양 용전은 용전 본부에서 계속 관리할 자격이 없다고 봅니다. 하고, 모든 고위직은 자리에서
‘큰 죄를 지었습니다?’간단하기 그지없는 말에 용의 부대, 용연옥, 용전, 용문당 대표들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고 말았다.김예훈마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청미를 힐끔 쳐다볼 정도였다.사실 그녀가 쉽게 잘못을 인정할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김씨 가문 사걸 중에세 가장 상대하기 어려운 사람이 이렇게 쉽게 잘못을 인정하다니.’“김예훈 씨는 경기도에 있을 때 저희 김씨 가문을 풍비박산 내버리고 진주까지 쫓아냈기 때문에 죽도록 미웠습니다. 그래서 진주에 오고부터 계속 계획을 꾸미고 있었습니다. 성남에서 부산까지, 모두 저의 계획대로였죠. 김예훈 씨는 결국 제가 함정을 파놓은 진주와 밀양에 올 수밖에 없었어요. 두 번이나 암살 작전에 나선 킬러 역시 저였고요. 그런데 운이 얼마나 좋은지 전부 다 비켜 가더라고요.”김청미는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밀양 국제공항 사건이 너무 크게 벌어진 바람에 생각을 바꾸게 되었어요. 그것은 바로 공권력을 남용하여 김예훈 씨를 짓밟아 버리는 것이었어요. 1부터 100까지 전부 다 짜놓은 판에 발만 내디디면 총살감이었어요. 그런데 용문당 당주님께서 직접 진주에 와서 4자 대면까지 진행할 정도로 김예훈 씨를 아낄 줄 몰랐어요. 그리고 임현우 저 자식도 돈 받고 저를 배신할 줄 몰랐고요.”김청미는 씁쓸한 표정이었다.“정말 세상일은 계획대로 되지 않나 보네요.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잘못을 인정할 수밖에요. 제가 용전을 먹칠했기 때문에 모든 책임을 떠안겠습니다.”김예훈은 김청미를 물끄러미 쳐다볼 뿐이다. 도도하기만 하던 그녀가 갑자기 모든 책임을 떠안겠다고 해서 수상한 느낌이었다.김청미의 신분과 힘으로는 일을 이렇게 크게 벌였을 리가 없었다.간단히 말해서 뒤에 또 다른 사람이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김청미가 나서서 잘못을 인정한다는 것은 그 뒤에 있는 사람을 보호하기 위함이었다.“김청미 씨, 당신은 진주·밀양 용전 서열 2위로써 공권력을 남용한 것도 모자라 용문당 김 회장님까지 모함하려고 했어요. 용전을 먹칠한 것도 모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