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순간, 임중호를 바라보는 된장녀들의 눈빛이 초롱초롱하였다, 별 볼 일 없는 임중호지만 그들의 눈에는 백마 탄 왕자나 다름없었다, 반면 그들이 보기에 김예훈은 시골 촌놈이었다, 사고를 쳤으면 눈치라도 있게 사과부터 해야지, 여기서 이리 시치미를 떼고 있으니 나중에는 어찌하려고 저러는지 모르겠다.임중호는 느릿느릿 옷을 정리하며 사람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경외의 눈빛을 즐기고 있었다, 그의 신분이라면 이 남해시에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으니까. 이때, 그가 얼굴과 배를 가리고 사람을 데리고 김예훈 앞으로 걸어갔다, 그가 김예훈을 향해 욕설을 퍼붓었다:"씨발 놈! 이 새끼가! 지금 날 쳤어?! 배짱 있는 놈이네! 이리 배짱 좋은 놈은 또 처음 보네!""이 남해시에서 내 체면을 안 세워주는 사람은 없어!""근데 오늘, 네놈이 내 규칙을 깼어, 넌 이제 끝이야!""기회를 줄게, 얌전히 무릎 꿇고 내 바짓가랑이 사이로 지나가, 그리고 네 여자, 깨끗하게 씻겨서 내 침대로 보내고, 아니면 오늘 네 놈은 내 손에 죽어!"지금 이 순간, 임중호는 화가 날 대로 났고 험상궂은 얼굴을 하고 있다, 예의 바르고 우아한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보안 요원이 몇 명이 전기 막대기를 들고 걸어왔다, 언제든지 김예훈을 죽일 것만 같았다.정민아가 표정을 바꾸며 말했다:"병원비 저희가 낼게요, 사과도 할게요! 함부로 굴면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신고?!" 부하 한 명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경찰에 신고해서 되는 일이라면 우리 임 대표님 체면이 너무 안 서잖아?! 어디 한번 해보든가! 전화 한번 해봐!"이 상황을 목격한 조이영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이럴 줄 알았으면 김예훈 이 쓸모없는 인간을 데리고 오지 않는 건데,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임중호 같은 사람을 건드렸으니, 게다가 손찌검까지 했으니, 이 찌질한 인간은 빨리 죽었으면 좋겠다.조이영이 잽싸게 강문탁의 옆으로 달려가 어찌할 바 모르는 눈빛으로 강문탁을 바라보았다:"강문탁, 빨리 생
이 말을 듣고, 강문탁의 얼굴이 환하게 변했다, 강씨 집안은 남해시에서 내로라하는 집안이 아니다, 근데 임중호가 체면을 세워주다니 강문탁도 뜻밖이었다.하지만 곧 임중호의 말에 그는 웃을 수가 없었다:"당신과 저 여자는 가도 돼, 가게도 부수지 않을게, 하지만, 오늘 저 남자의 손 하나는 내가 잘라야겠어, 그리고 저 여자는 오늘 밤 나와 함께 밤을 보내게 될 것이야!" "임 대표님!" 강문탁은 두피가 저렸다, "저 남자는 여기 남겨두시죠, 이 둘은 제 동창입니다, 난처하게 하지 마세요..."그럴 수는 없다, 저 여인은 정씨 집안의 여인이다, 나한테는 여신 같은 존재, 찜한 지 꽤 오래되었다."왜? 강문탁, 내가 이미 체면을 세워준 것 같은데?" 임중호가 강문탁의 목을 조르며 차갑게 말했다:"내 말 무슨 뜻인지 몰라?""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강문탁이 놀라서 연속 고개를 끄덕이었다."그럼 당장 꺼져, 아니면 당신까지 병신으로 만들어버릴 테니까!" 임중호의 눈빛이 사납게 변했다.조이영이 울먹거리며 공포가 가득 찬 목소리로 말했다:"문탁, 우리 먼저 가자."지금 이 순간 조이영은 밥은커녕 빨리 이곳을 떠나고 싶을 뿐이었다."여보, 괜찮아, 이 일은 내가 처리할게." 김예훈은 주위에 둘러싸인 키 큰 보안 요원들을 거들떠보지도 않았고 조이영 같은 사람들의 공포 따위는 전혀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가 고개를 돌려 정민아를 향해 웃었다.그가 몸을 돌려 담담하게 임중호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그러니까 내가 준 기회를 포기하겠다는 건가?"임중호가 혀를 차며 말했다:"나한테 용서를 빌라고? 네놈이 자격이 된다고 생각해?"이때 임중호가 화내기는커녕 웃음을 보였다.강문탁은 화가 잔뜩 나서 김예훈을 노려보며 욕설을 퍼부었다:"멍청한 자식, 제정신이야! 너 때문에 우리까지 피를 봐야겠어?!"지금 이 순간, 강문탁은 울기 직전이었다, 지금 당장 이곳을 빠져나가고 싶은데, 김예훈이 임중호의 심기를 건드리면 그도 여기를 빠져나가지 못하게 될 것이다."젠장, 이
"내 아내랑 저들은 다 보내고 우리 둘이 천천히 노는 게 어때?" 김예훈이 웃으면서 말했다, "할 수 있어?""좋아!" 임중호의 안색이 차갑게 변했다, 그는 지금 김예훈을 보면 볼수록 짜증이 났다, 빨리 죽여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다른 사람들은 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많은 사람이 보는 게 확실히 좋지 않으니까."김예훈, 네가 죽으려고 네 발로 찾아온 거야, 날 탓하지 마!" 조이영이 욕설을 퍼붓더니 멍하니 있는 정민아를 끌고 밖으로 나갔다.강문탁 또한 잽싸게 따라 나가면서 문을 꽉 닫았다, 행여나 임중호가 번복이라도 할까 봐. 미자이 식당 앞, 정신이 든 정민아가 말했다:" 안돼, 예훈씨한테 가봐야겠어."찌질한 남편이 이런 상황에서 선뜻 나서서 자신을 지켜줄 줄은 생각도 못했다."정민아, 너 미쳤어? 들어가면 다시는 나오지 못해!" 조이영이 급하게 막아섰다."하지만!" 정민아가 초초한 눈빛으로 강문탁을 바라보았다:"문탁, 너 아는 사람 많잖아, 방법 좀 생각해봐!""민아야, 네 남편 안 구하는 게 아니야, 근데 너도 봤잖아, 네 남편이 임 대표를 쳤어, 내가 무슨 방법이 있겠어? 너랑 이영이 두 사람 데리고 나온 것도 이미 최선을 다한 거라고!" 강문탁이 끊임없이 자신의 공을 내세우고 있다, 그는 마음속으로 기뻐하고 있었다.김예훈이 맞아 죽어야 그한테도 정민아를 차지할 기회가 주어지니까...VIP룸 안, 임중호와 부하들이 차갑게 웃으며 김예훈을 바라보았다:"마지막으로 할 말 있으면 해, 끝나면 저세상으로 보내주지!"김예훈이 한가로이 앉아있다가 주머니에서 명함 한 장을 꺼내 임중호를 향해 던졌다:"확실해? 날 죽일 수 있겠냐고?""이까짓 명함 한 장 가지고? 네놈이 누구를 안다고 해서 내가 고개를 숙일 것 같아?" 임중호가 차갑게 웃었다부하 놈도 비꼬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명함? 누구를 안다고 해서 네 주제도 모르는 거야? 드라마를 많이 봤네? 이러면 우리가 네놈을 봐줄 줄 알고?"김예훈이 차갑게 말했다;"진짜 확인 안 할 거
모두 충격에 휩싸였다!흉악한 인상을 쓰고 있는 보안요원들까지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늘 위세가 하늘을 찌르던 보스가, 남해시에서 내로라하는 임 대표 임중호가 무릎을 꿇었다!"죄송합니다, 제가 눈이 멀었나 봅니다, 한 번만 용서해주십시오!""부탁드립니다!""아까는 다 제 잘못입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임중호가 연속 자기 뺨을 후려쳤다, 얼굴이 퉁퉁 부어올랐다."제발, 한 번만 용서해주십니다!"이 순간, 임중호는 잘 알고 있다, 눈앞의 이 사람이 그 신비로운 대표이사라는 것을! 그래서 VIP룸에 들어올 수 있었던 것이었다! 만약 이 사람을 건드렸다가는 자신은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다.YE 가문이라면 한 사람을 성공하게 만들 수도 있고 바닥으로 떨어지게 만들 수도 있다.그 바닥은 지옥보다 더 끔찍할 것이다.부하 놈이 얼떨떨한 표정을 지으며 임중호한테 말했다:"임 대표님, 왜 이러세요? 왜 이런 찌질한 인간한테 무릎을 꿇는 것입니까?!""그래서 뭐!" 임중호가 그의 뺨을 후려치고 발로 부하를 걷어차며 사납게 말했다:"다시 한번 지껄이면 죽여버릴 거야!"정말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죽을힘을 다해 비는 중인데! 이 자식이 눈치가 없어도 너무 없다, 해도 될 말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 말이 있는 거지!부하는 얼굴이 퉁퉁 부어서 배를 끌어안고 바닥에 주저앉아있다.김예훈이 말이 없자, 임중호가 사악한 표정을 지으며 소리쳤다:"쳐라, 저놈이 분란을 일으켰어! 당장 쳐!"보안요원들이 흠칫 하더니 이내 둘러싸서 그 부하 놈을 죽도록 밟았다.비명이 끊임없이 들렸고 이내 그 부하는 비명조차 할 힘도 없이 쓰러졌다.이러다가 사람이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김예훈이 무심하게 손짓하더니 담담하게 말했다:"임 대표, 뭐 하는 거야? 나한테 바짓가랑이 사이로 지나가라고 하지 않았어? 우리 와이프 당신 침대로 보내달라며?""잘못했습니다! 정말 잘못했습니다!" 임중호가 또다시 무릎을 꿇고 바닥에 이마를 조아렸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한 번만 용서해주
"내 손 하나 병신 만든다고 하지 않았어?"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알겠습니다!" 임중호는 독한 사람이다, 이내, 그가 땅에 있던 양식 칼을 집어 자기 왼손바닥에 강하게 내리꽂았다."아악"처량한 비명이 흘러나왔지만 임중호는 몸부림치지 않았다, 땀을 줄줄 흘리며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있다, 이렇게 하면 대표님께서 만족하시겠지?이 모습을 보고 김예훈이 천천히 몸을 키고 임중호의 뺨을 가볍게 치더니 룸 밖으로 걸어 나갔다.그 모습을 본 임중호가 부들부들 떨면서 일어났다, 그는 공포가 가득 찬 얼굴로 김예훈의 뒷모습을 쳐다보았다, 오늘부터 눈앞이 이 대표이사는 일생의 악몽이 될 것 같다....김예훈이 미자이 식당을 걸어 나오자, 경찰 두 명이 식당 앞에 와있었다."여보!" 정민아가 저 멀리서 뛰어와서 무의식적으로 김예훈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괜찮아서 다행이야.""당연히 아무 일 없지." 김예훈이 미소를 지었다."쳇! 김예훈, 쓸모없는 놈, 당장 민아한테 고맙다고 해, 민아가 경찰에 신고 안 했으면 임중호가 널 가만히 놔두었을 것 같아?!" 조이영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한편 강문탁은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다, 김예훈이 무사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지금 이 순간, 다들 경찰이 와서 김예훈이 무사한 줄 알고 있다."여보, 왜 경찰에 신고했어?" 김예훈이 쓴웃음을 지으며 경찰한테 말했다,"경찰관님, 오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 일 없습니다, 괜찮습니다!"두 경찰은 아무 일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그냥 갔다."김예훈, 찌질한 새끼, 낯짝이 있다면 당장 이혼해, 와이프 하나 제대로 지켜주지 못하는 놈이!" 강문탁이 욕설을 퍼부었다."강문탁, 내가 아무리 쓸모없는 사람이라도 비겁한 너보다는 낫겠지?" 김예훈이 차가운 눈빛으로 강문탁을 쳐다보며 말했다."너!" 강문탁이 벌컥 화를 냈다, 아까 자신이 한 비겁한 일을 물고 늘어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이때 그가 입술을 깨물며 김예훈을 노려보더니 자리를 떴다.갑자기, 정민아의 핸드폰이 울
"회사 일은 당신이 잘 몰라, 얘기가 잘 된 건 맞지만, 그래도..." 정민아가 고개를 흔들었다, 정확히 설명할 수가 없었다, 자신이 고생해서 투자를 받아오긴 했으나 550억짜리 투자가 300억짜리 투자로 바뀐 걸 가족들이 안다면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다.말이 끝나자마자 그들은 조이영과 인사를 나누고 급하게 집으로 향했다....YE 투자 회사.하은혜가 미자이 식당 일을 처리하고 퇴근 준비를 하고 있다.송문영의 사무실을 지나가는데 그녀가 큰 쇼핑백을 앞에 두고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쇼핑백은 명품들로 가득 찼다.하은혜는 명품에 관심이 많다, 그 모습을 보고 웃으면서 말했다:"송 부장님, 최근에 따라다니는 사람이 재벌 2세인가 보네요, 이거 다 명품이잖아요.""재벌 2세는 무슨? 정씨 일가의 정지용이에요, 나한테 이런 선물을 하는 건 투자 때문이겠죠, 하지만 정씨 일가의 일은 대표님께서 이미 결정하신 일이라 제가 함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난감한 표정을 짓던 송문영이 갑자기 눈이 초롱초롱해져서 말했다:"하 비서님, 저랑 같이 정씨 일가의 별장으로 가요, 가서 똑똑히 말하고 이걸 정지용한테 돌려줘야겠어요, 아니면 제 전화에 불똥이 떨어질 것 같아서 그래요."하은혜는 거절하고 싶었지만 정씨 일가라는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었다, 대표님께서 맡기신 일이니 알아둘 필요가 있다."저 다른 일 처리 먼저 할게요, 정씨 일가와 먼저 연락하세요, 우리 좀 있다가 가요." 하은혜가 시계를 보며 말했다."그래요, 좀 이따가 봐요."......한편 정씨 일가의 별장정씨 일가의 사람들이 나란히 앉아있다, 모두 하나 같이 기대에 찬 모습으로 정민아를 보고 있다, 정동철은 보기에 냉정한 듯했으나 담배를 피우는 그의 손이 조금 떨리고 있었다.사실, 오늘 하루 종일 이들은 별장을 떠나지 않고 전부 이곳에서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근데 YE 투자 회사로 갔던 정민아가 돌아오지 않고 쇼핑을 하러 갈 줄은 상상도 못 한 일이다, 결국 정동철이 할 수 없이
정동철의 안색이 어둡게 변했다, 이렇게 된다면 정씨 가문은 거의 돈을 벌지 못하게 된다.정민택 또한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그가 입을 열었다:"민아야, 이건 전의 조건과 너무 차이가 나잖아? 설마 네가 그 사람들과 일을 꾸며 우리 집안을 속이는 것은 아니겠지?"이 말이 끝나자, 정씨 일가의 사람들은 사색에 잠겼다, 그럴 수도 있는 일이다, 집안사람들 모두 이런 짓을 해봤기 때문에,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지금의 정민아는 의심의 대상이었다.정민아는 화가 나서 부들부들 떨었다, 자신이 자존심까지 버려가며 받아온 투자인데, 지금 자신을 도둑 취급을 하고 있으니?"철썩!"정민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수박 껍질 하나가 날아가 정민택의 얼굴을 쳤다."우웩, 퉤퉤퉤..." 정민택은 약간 결벽증이 있다, 사람이 먹다 버린 수박 껍질로 얼굴을 맞았으니 역겨워서 미칠 지경이었다."김예훈! 미쳤어! 도대체 뭐 하자는 거야?! 정지용이 자기 아버지 얼굴에 있는 수박 껍질을 보고 욕설을 퍼부었다."쓰레기 버렸는데요." 김예훈이 어깨를 으쓱이며 당연하다는 표정을 지었다.정지용이 참지 못하고 일어나서 탁상 위에 있던 재떨이 쥐고 김예훈 쪽으로 던졌다."파악!"정씨 일가의 사람들은 반응조차 하지 못했다, 김예훈이 날아오는 재떨이를 받아쥐고 이내 정지용을 향해 던졌다, 정지용의 머리가 깨져 피를 줄줄 흘리고 있다."김예훈, 오늘 내가 널 죽이지 않으면 정지용이 아니야!" 정지용은 이를 갈았다, 오늘 일은 정지용 두 부자한테 모욕이었다.정씨 일가에서 그들은 늘 위풍당당했다, 근데 고작 데릴사위라는 놈이 감히 우리 앞에서 이리 날뛰다니."그만해!” 자리에 앉아있던 정동철이 소리치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김예훈을 쳐다보며 말했다:"김예훈, 설명을 해야 할 것이야, 안 그러면 민아도 네 편을 들어줄 수 없어."정민아 역시 의아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면서 긴장해 하고 있다, 정씨 일가에서 정동철은 곧 하늘이었다, 김예훈 당신, 오늘 확실히 지나쳤어.
하지만 속으로는 정민택 부자를 보면서 고소했다.김예훈은 피할 의사가 없어 보였다, 그가 수박을 또 하나 집어 들고 차갑게 말했다:"전 아무것도 안 했는데요, 쓰레기를 던진 것뿐이에요, 어떤 사람은 입이 쓰레기통 같아서 말이죠, 무의식적으로 던진 것이니 절 탓하지 말아 주세요.""너..." 정민택이 휴지를 꽉 쥐고 얼굴을 닦았다, 그가 몸을 부들부들 떨며 김예훈을 노려보았다."뭐가 너예요? 당신 아들이 사고 친 걸 우리 와이프가 해결했는데, 고맙다고 인사는 못 할망정, 오늘 어렵게 투자를 다시 받아왔어요, 고맙다고 하기는커녕 중간에서 이득을 취했다고 의심하고 있으니 말이에요, 그래요! 그렇게 잘났다면 이 계약은 우리가 하지 않겠습니다! 당신 그 잘난 아들한테 맡기죠!" 김예훈이 차갑게 말했다.'김예훈 너 이 자식, 데릴사위가 무슨 자격으로 입을 함부로 놀려!" 정민택이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김예훈을 가리키며 말했다,"민아가 우리 가문을 위해 일을 하는 건 당연한 일이야...""그리고는 그 공로를 당신 아들한테 줄 겁니까?" 김예훈이 말을 끊었다, "또 가서 대표이사의 비서를 희롱해 정씨 일가가 파산이라도 하면 어쩌려고요?"원래 옆에서 구경만 하고 있던 정씨 일가의 사람들이 이 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그도 그럴 것이, 정지용 이 멍청하고 날뛰는 인간이라면 그런 일을 하고도 남았다.이 순간, 다들 몸을 떨고 있다, 만약 정씨 일가가 파산이라도 당하는 날에는 모두 죽기보다 못한 삶을 살게 될 테니까 "어르신, 김예훈의 말이 맞습니다, 이번에 또다시 일을 저질러서는 안 됩니다!""그렇습니다, 원래 이 일은 정지용이 망친 것입니다, 민아가 어렵게 해냈으니 어떻게 하든 다 좋습니다.""제 생각에 관건은 투자를 받는 것입니다, 수익이 좀 적으면 어떠합니까? 어차피 돈 되는 프로젝트도 아니었고...""그래요, 이번에 민아가 수고많았네요..."잠깐 사이에 정씨 일가의 가족회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하나같이 입을 모아 정민아를 몰아세울 작정이었으나 지금
퍽.김예훈이 손가락을 튕기자 육민준이 손에서 놓쳤던 검이 다시 날아와 그의 이마와 머리카락을 스쳤다.김예훈이 덤덤하게 말했다.“유라시아 전쟁 시기 천문재에서 사람을 지원한 점을 봐서 죽이지는 않을게. 그런데 두 번 다시 봐주는 일은 없을거야.”육민준은 식은땀이 삐질 나고 말았다.정말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것은 순식간의 일이었다.평온한 김예훈을 보며 육민준은 무슨 말을 하고 싶었지만 도무지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병신. 병신같은 자식.”그제야 반응한 선재 스님은 날아간 육민준을 보며 싫증난 표정을 지었다.‘능력도 없으면서 괜히 나서서 망신시켜.’선재 스님은 김예훈을 힘껏 짓밟아 주기 전까지는 체면을 되찾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구민욱 도련님께서 직접 나서야겠어요.”선재 스님은 사람 무리 중에 유일하게 태연해 보이는 한 청년에게 말을 걸었다.이 청년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보면서 앞으로 한 발짝 내디뎠다.“제가 나설 수는 있지만 오늘 이후로 저희 구씨 가문은 오륜 사찰에 지은 빚이 사라지는 거예요. 제가 이 광대 같은 자식한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잘 가르쳐줄게요.”구민욱이라는 사람이 앞으로 나서려고 할때, 도관 입구에 토요타 센추리 몇 대가 멈춰 섰다.운전하고 길을 안내하는 사람은 전부 용문당 집법부대 제자들이었다.가운데 차량의 뒷문을 열자 백발에 기모노를 입은 일본 노인이 차에서 내렸다.노인은 네모난 얼굴형이었고, 입고있는 기모노는 티끌 하나 없이 깨끗했다.허리춤에 긴 검과 단검을 차고 있었지만 영락없는 평범한 노인으로 보였다.그의 뒤에는 차가운 표정의 중년 남성이 서 있었고, 딱봐도 심상치 않은 사람으로 보였다.용태웅은 멀리서부터 그들을 발견하고 멈칫하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선재 스님, 조금만 진정하세요. 미야다 신노스케와 아마미네 다이토가 왔네요. 저희 지금 나설 필요 없어요. 아무리 그래도 검신이 왔는데 이따 김예훈은 자기가 어떻게 죽었는지도 모를 거예요.”미야다 신노스케는 일본 야마구치파 검신이었다
육민준이 검을 꺼내는 순간, 몸에서 차가운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그는 마치 영웅이라도 된 듯 자신감이 하늘을 찔렀다.“육 도련님, 너무 멋있어요. 얼른 저 찌질이 같은 자식을 죽여버려요!”“선재 스님의 뺨을 때리다니. 정말 죽고 싶어서 환장했나 보네.”“육 도련님이 검을 빼내면 얼마나 무서운데.”무술 성지 출신들이 옆에서 시끄럽게 떠들었다.따라서 자신감이 폭발한 육민준은 눈깜짝할 사이 김예훈 앞에 나타나 검을 휘둘렀다.샤삭.검에서 빛이 반짝이면서 검술의 기본기가 드러났다.용문당 집법부대 제자들은 검을 보는 순간 가소로운 표정을 지었다.용태웅도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김예훈, 육 도련님 공격도 예상하지 못하면서 이 사람 저 사람을 건드린 거야?”“전에 그렇게 거만할 수 있었던 것도 진정한 고수를 만나지 못해서 그런 거겠죠.”선재 스님이 웃으면서 말했다.“무술의 성지 천문재는 대한민국 서남 지역 일대의 강자인데 얼마나 많은 명문가에서 천문재에 들어가고 싶어 하는지 알아? 서남 지역에서 천문재의 지위는 우리 오륜 사찰이 경기도 지역에서의 지위와 비슷하기도 해. 그리고 육민준 도련님은 육씨 가문의 상속자인 거고. 검술을 18년이나 수련해서 검으로 바위도 쪼갤 수 있는 분이야. 김예훈, 네가 엄마 배 속에서부터 무술을 수련했다 해도 육 도련님의 상대가 될 수 없어.”용태웅이 아쉬운 표정으로 말했다.“이대로 죽게 내버려 두는 건 너무 가벼운 벌칙 아닐까요? 미야다 신노스케도 괜히 헛걸음하는 거잖아요.”한 무리의 사람은 일대 검신의 실력을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쨕!바로 이때, 육민준이 검을 앞으로 뻗자 차를 마시고 있던 김예훈이 귀찮다는 표정으로 그의 뺨을 때렸다.아까까지만 해도 잘생겨 보이던 육민준의 얼굴은 그대로 일그러지고 말았다.퍽!수십 미터 밖으로 날아가 나무에 부딪힌 그는 힘없이 스르륵 바닥에 떨어졌다.“실력이 겨우 이것밖에 안 돼?”김예훈이 무관심한 표정으로 말했다.“나올 사람 또 없어? 다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아까 분명 말씀드렸는데 잘 못 들으셨다면 다시 한번 말할게요. 이 관은 당주님이 미야다 신노스케라는 사랑이랑 사용하세요. 당주님 같은 매국노는 일본 주인과 함께 누울 수 있는 것이 가문의 자랑이 아니겠어요? 그리고 너!”김예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선재 스님을 쳐다보았다.“성녀님이 직접 와도 내 앞에서는 아무런 체면도 없는데 네까짓 게 뭐라고. 김현민 시중이나 잘 들어. 여긴 네가 낄 자리가 아니니까 썩 꺼져.”“이 자식이!”백옥처럼 순전 무결하다고 소문난 선재 스님은 화가 나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김현민과 그렇고 그런 사이인 건 맞지만 절대 알려져서는 안 되었다.“김예훈, 내 명예를 훼손한 것도 모자라 김현민 도련님의 이미지마저 망치려고? 죽고 싶어? 전화 한 통이면 네가 바짝 엎드려야 하는 거 몰라?”“그렇게 대단해?”김예훈은 어깨를 으쓱했다.“그럼 전화해 봐. 과연 나를 바짝 엎드리게 할수 있는지 보게.”“너...”선재 스님은 부들부들 떨면서 핸드폰을 꺼내 성녀의 번호를 누르려 했지만 이깟 일도 해결하지 못한다고 꾸중을 들을까 두려웠다.“왜. 못하겠어?”김예훈은 덤덤하기만 했다.“겁이 나서 못 할 거면 꺼져. 넌 내 앞에서 거들먹거릴 자격도 없어.”“너!”선재 스님은 여전히 화가 나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바로 이때, 도복을 입은 젊은 남자가 나타나 담담하게 말했다.“선재 스님, 그렇게 화내실 필요가 뭐가 있어요. 기껏해야 저희 무술의 성지가 어떤 곳인지도 모르는 하층 인물인 것 같은데. 저 육민준이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 바로 이런 자기 주제를 모르는 놈이에요. 손을 대봤자 제 손만 더러워지니까요. 그런데 선재 스님을 위해서라면 제가 기꺼이 본때를 보여드리죠.”이 모습에 육민준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육민준 도련님, 이런 하층 인물은 반드시 혼내줘야 정신을 차려요.”“감히 우리 무술의 성지를 무시하다니. 죽고 싶어?”“육민준 도련님, 절대 봐주지 마세요. 저
김예훈은 담담한 표정으로 선재 스님을 쳐다보았다.굳이 알아보지 않아도 그녀가 이번에 나타난 것은 김현민이 시킨 짓인 것을 알수 있었다.그리고 그녀의 뒤에 서 있는 사람들은 각 무술 성지의 대표인 것 같았다.이들은 단순히 관전하러 온 것이 아니라 심판 역할까지 하려고 했다.그래서 김예훈도 별로 좋지 않은 태도로 담담하게 말했다.“선재 스님,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에요? 당주님이 관을 가져와서 저희 온 가족은 물론,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마저 관에 처넣겠다고 하는데 제가 왜 사과해야 하는데요? 아예 머리까지 박으라고 하시죠?”“그거랑 그거랑 어떻게 같을 수가 있어. 네가 일본인을 건드려서 검신이 복수하러 오는 거 아니야. 당주님은 네가 같은 대한민국 사람인 걸 봐서 특별히 좋은 목재로 관까지 만들어줬는데 감사한 줄도 모르고 뭐하는 짓이야. 대한민국은 너같이 무례한 사람이 많아서 수준 낮다는 소리를 듣는 거야.”선재 스님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때 타케이 나오토의 온 가족을 죽일 때는 오늘이 다가올 줄 몰랐어? 네가 뭔데. 경기도 김 세자? 용문당 회장? 웃기지 마. 그깟 실력으로 일본인을 건드리다니. 야마구치파 검신이 온다고 했으니 넌 이제 죽었어.”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미야다 신노스케가 정말 제 상대가 될 거로 생각하세요?”“뭐라고?”선재 스님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김예훈, 그게 무슨 뜻이야? 설마 미야다 신노스케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생각해? 말도 안 돼. 내가 말해주는데, 미야다 신노스케의 공격을 한 번만이라도 피할 수 있으면 내가 무릎을 꿇을게. 자신감 있는 건 좋은데 근거 없는 자신감은 자신을 해칠 수도 있어.”선재 스님은 한껏 가소로운 표정으로 전에 김예훈 때문에 겪었던 수치심을 거리낌 없이 되갚아 주고 있었다.“마지막으로 기회를 죽게. 지금이라도 무릎 꿇고 사과하지 않으면 큰코다칠 거야.”선재 스님은 자신감이 가득했다. 이번에 오륜 사찰을 대표해서 관전하러 온 것이기 때문에 김예훈은 물론 진주·
용태웅의 손짓에 뒤에 있던 집법부대 제자들이 차량 뒷좌석에서 관을 꺼내 바닥에 던졌다.“김예훈, 잘 봐. 이건 내가 너를 위해 직접 제작한 관이야.”용태웅은 한껏 음산한 말투로 말했다.“네가 죽으면 내가 직접 관에 넣어서 경기도와 부산을 다녀올 거야. 너의 아내를 포함한 온 가족도 죽여서 안에 넣으려고. 너의 조상님 무덤까지 파내서 집에서 기르는 강아지와 함께 파묻을 거야. 걱정하지 마. 다음 생에 다시 환생할 수 있게 풍수 좋은 곳에 묻어줄 테니까. 하하하하. 네가 감히 나 용태웅의 아들을 죽여?”이 순간 용태웅은 이미 감정조절이 안 되어 미친 사람처럼 행동했다.용태웅이 이 정도로 화내는 것을 처음 본 집법부대 제자들은 등골이 오싹해지는 기분이었다.김예훈은 차를 한 잔 따르더니 덤덤하게 말했다.“오늘 돌아가실 필요가 없겠네요. 오늘 이 관에 매국노인 당주님과 일본 검신이라는 사람을 같이 묻으면 되겠네요. 이런 대우에 만족하실 거라고 믿어요.”김예훈은 찻잔을 들어 천천히 향을 음미했다.“이런 제기랄! 감히 우리 당주님께 무슨 말버릇이야. 누가 너한테 이런 용기를 준거냐고.”바로 이때, 벤츠 G클래스 몇 대가 도관 앞에 멈추더니 한 무리의 남녀가 차 문을 발로 걷어차면서 심상찮은 포스를 풍겼다.이들은 다른 재벌 2세와는 다르게 뒤를 따르는 보디가드가 없었고, 세상을 많이 경험해 본 것처럼 허리춤에 보석이 박힌 총과 검을 지니고 있었다.가장 앞장서있는 여자는 딱 달라붙는 원피스를 입고 있어 가느다란 허리라인이 돋보였다.이 사람은 바로 경기도 무술의 성지인 오륜 사찰의 선재 스님이었다.이번에는 선재 스님이 오륜 사찰을 대표해서 온 것이다.그녀는 돌계단 위로 올라가 김예훈에게 삿대질하면서 말했다.“김예훈, 전에 허씨 가문에서 네가 귀신 놀이를 할 때도, 오륜 사찰 경매회에서 제멋대로 행동할 때도 우리 성녀님께서 대인배라 가만히 있었는데 어떻게 용문당 집법부대 용태웅 당주님께 무례를 범할 수 있어. 위아래도 없이. 명령하는데 지금 당장 무릎
“당주님, 어떻게 죽고 싶으세요?”김예훈이 아무렇지 않게 한 말에 주위 온도가 갑자기 뚝 떨어지면서 으스스해지기 시작했다.“이런 제기랄! 당주님한테 무슨 말버릇이야.”“감히 당주님 앞에서 거들먹거려? 죽고 싶어?”“전체 용문당에서 우리 당주님이 나라를 사랑하는 충신인 거 모르는 사람이 없을거야.”“당주님께 누명을 뒤집어씌우다니. 죽고 싶어서 환장했어?”한 무리의 용문당 집법부대 정예 부하들은 격노하며 김예훈을 향해 욕을 퍼부었다.집법부대가 생기고부터 다른 사람에게 누명을 뒤집어씌우는 것은 항상 그들이었는데 오늘 김예훈이 되려 용태웅에게 뒤집어씌울 줄 몰랐다.부하들은 이대로 참을 수가 없었다.“김예훈, 대단한데? 조금 실력을 갖춘 것도 모자라 말솜씨도 장난 아닌데?”용태웅은 혈압이 솟아오르는 느낌이었지만 애써 진정해 보려고 했다.“그런데 그래봤자 아무런 소용도 없을거야. 네가 일본 야마구치파의 귀인을 잔인하게 살해해서 검신 미야다 신노스케가 이미 진주에 도착했어. 너를 산산조각 내버릴 거라고.”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직접 찾아와서 제가 힘을 아낄 수 있을것 같네요. 직접 일본까지 가서 죽이기에는 시간과 돈이 아까웠는데 어떻게 보면 당주님이 좋은 일을 하신 거나 다름없네요.”“너!”용태웅은 김예훈의 거만한 말투에 천불이 났다.이때 용태웅이 어금니를 꽉 깨물면서 말했다.“김예훈, 어디 계속해 봐. 곧 일본 무신, 야마구치파 검신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 될 테니까. 오늘 너는 반드시 죽을 운명이야. 그래도 죽지 않으면 내가 직접 용문당 집법부대를 대표해서 너를 산산조각 내버릴 거야.”용태웅은 눈에 실핏줄이 가득했다. 화면을 통해 직접 아들이 김예훈에게 총 맞아 죽는 모습을 목격했기에 마음은 증오로 가득 차 있었다. 지금까지 손쓰지 않은 이유는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용태웅은 김예훈이 미야다 신노스케의 손에 죽을 확률이 매우 높다고 생각했다.만약 김예훈이 미야다 신노스케마저 제압할 수 있을 정도의 괴물이라고 해도 지쳤을
다음 날 오후 두 시. 김예훈은 진주 용문당 도관에 나타났다.아마도 모든 사람이 오늘 용태웅이 진주에 오는 이유를 알고 있어서 그런지 전체 용문당 도관은 조용하기 그지없었다. 심지어 청소 아줌마조차 보이지 않았다.김예훈은 혼자서 도관 뒷산에 있는 정자에 앉아 평온한 표정으로 차를 마셨다.곧 맞이할 것은 폭풍우가 아니라 우스꽝스러운 광대인 것처럼 말이다.김예훈 외로 현장에는 추문성과 류서우도 있었다.이대로 죽으면 안 되는 류서우는 어젯밤 제때 치료를 받아 지금은 휠체어에 힘없이 앉아있었다.이런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김예훈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증오가 가득했다.“김예훈, 소용없어. 오늘 당주님께서 오시면 너는 끝장이야. 게다가 일본 야마구치파 검신인 미야다 신노스케도 같이 올 거라고. 네가 아무리 대단해도 진정한 무신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닐 거야. 그러게 누가 자꾸 야마구치파를 건드리라고 했어. 너같이 오만방자한 사람의 결말은 딱봐도 뻔한 거지. 하하하!”류서우는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그녀는 어제 김예훈 손에 끔찍하게 죽은 용천수를 떠올리며 머릿속에 이미 자신의 운명이 그려졌다.김예훈이 죽든 말든 류서우는 반드시 용천수를 따라가야 했다.그래서 지금 류서우는 자기 죽음 따위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고, 그저 김예훈이 사지가 찢겨 가루가 되는 모습을 직접 보고 싶었다.김예훈이 차를 한 모금 마시면서 덤덤하게 말했다.“류서우, 기대할 만할 거야. 과연 누가 마지막까지 살아남을지.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어떻게 그깟 일본의 검신을 숭배해. 정말 정신이 아니네.”추문성이 류서우의 뺨을 때리는 바람에 그녀는 이가 몇 대 날아갔다.추문성은 김예훈의 평화를 방해하고 싶지 않아 류서우가 개처럼 짖는 것을 두고볼수 없었다.차 한 주전자를 다 마신 김예훈은 이윽고 저 멀리 용문당 도관 입구에 차들이 줄지어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차 문이 열리고, 용문당 집법부대 당주 용태웅이 정예부대를 이끌고 나타났다.한 무리의 사람은 아주 빠른 속도로 용문당 도관 뒷산에
“김 도련님의 신분을 봤을 때 이 양패쪽이 마음에 안 들 수도, 필요 없을 수도 있겠지만 자그마한 제 성의를 받아주시기를 바랄게요. 아니면 편히 잠을 잘 수 없을것 같아서 그래요.”양상철은 진지한 표정으로 정중히 양패쪽을 김예훈의 손에 쥐어주었다.아까의 대화를 듣고, 또 양패쪽을 본 신유림 일행은 모두 충격에 빠지고 말았다.이들은 양상철이 양패쪽을 내어줄 정도로 이 사기꾼 같은 놈을 신뢰할 줄 몰랐다.이 양패쪽만 있으면 이제 김예훈이 동남 해역에서 마음대로 행동해도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김예훈도 양상철이 이 정도로 체면을 세워줄 줄 몰랐는지 멈칫하고 말았다.그는 고개를 흔들면서 말했다.“어르신, 이렇게 귀중한 물건을 받을 수 없어요.”김예훈은 이 패쪽의 의미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남양 무신으로 불리는 양상철은 전체 동남 해역에서 적수가 없는 존재로 알려졌다.남양국으로 돌아가는 순간 아마도 전체 동남 해역에서 남양국을 우러러볼 것이다.그때되면 이 패쪽이 대표하는 의미는 지금과 천차만별이었다.김예훈은 이 패쪽을 가지고 있어도 별로 쓸 일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가져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이 물건을 양유선에게 주는 것은 김예훈에게 주는 것보다 훨씬 더 가치가 있었다.김예훈의 말에 양유선은 멈칫하더니 놀라운 기색이 역력했다.진주와 밀양에서 다른 사람은 몰라도 최소한 김현민은 그 어떤 대가를 치러서라도 이 패쪽을 얻으려고 할 것이다.‘값으로도 매길 수 없는 이 패쪽을 거절한다고? 정말 볼수록 신기한 사람이네.’김예훈은 정중히 패쪽을 돌려주며 웃으며 말했다.“정말 괜찮아요. 어르신께서 저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면 기회가 될 때 술이나 사주세요.”“술은 술이고 선물은 선물이죠.”양상철은 화가 난 표정을 지었다.“계속 거절했다가 이 노인네가 화가 나서 잘못되면 어쩌려고요. 뭐, 이걸 원하지 않는다면 제 손녀딸을 드릴게요. 제 손녀사위가 되어준다면 이걸 안 받아도 괜찮아요. 어때요? 제 손녀사위가 되어준
“하하하. 극야한독을 제거해 주셨는데 다른 건 어려운 일도 아니죠. 진주 10대 명의가 제 친구인데 몸조리 같은 건 신경 쓰지 않으셔도 돼요.”침대에서 거의 10년을 보낸 양상철은 전성기 시절로 돌아와 기쁘지 않을수 없었다.“할아버지, 김 도련님께서 아까 할아버지를 구하다가 신유림 총에 맞아 죽을 뻔했어요.”양유선은 힘겹게 일어나 기쁜 마음으로 양상철을 부축하면서 고자질했다.신유림은 순간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절망감에 휩싸이고 말았다. 변명하고 싶었지만 차마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랐다.숨이 간당간당한 양상철을 상대로 아무 말이나 막 해도 이제 전성기 시절로 돌아온 그를 미치지 않고서야 함부로 건드릴 수 없었다.“김 도련님, 이 은혜 잊지 않을게요.”양상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젊어서 잘나갈 때는 친구들도 많았었는데 몰락하니까 어떤 사람들인지 알겠더라고요. 이번에 김 도련님의 도움을 받았는데 누가 뭐래도 친구처럼 가깝게 지내보려고요.”양상철은 양유선에게 손짓하면서 말했다.“내 물건 가져와 봐.”김예훈이 웃으면서 말했다.“저도 아무런 사심도 없이 구해드린 건 아니니까 감사해할 필요 없어요.”양상철이 허허 웃으면서 말했다.“솔직하시네요. 이거라도 드리지 않으면 제 마음이 안 내려갈 것 같아서 그래요.”양유선은 기쁜 마음에 안방에 가서 낡은 상자를 꺼내 양상철 앞에 가져왔다.이어 양유선은 김예훈을 향해 예의를 갖추며 말했다.“김 도련님, 저희 할아버지를 구해주셔서 감사해요. 이건 저를, 그리고 전체 양씨 가문을 구한 거나 마찬가지예요. 이제부터 저 양유선은 김 도련님의 사람이에요. 누군가 김 도련님을 해치려고 한다면 제 시체부터 밟고 가야 할 거예요.”김예훈은 시종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양 수장님, 그저 지나가다가 우연히 도움을 드렸을 뿐이에요. 앞으로 진주·밀양에서 만날 일도 많을 텐데 돈 벌 기회가 있으면 같이 벌고, 무슨 일이 생겨도 다같이 감당하면 될 거 아니에요.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