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일은 당신이 잘 몰라, 얘기가 잘 된 건 맞지만, 그래도..." 정민아가 고개를 흔들었다, 정확히 설명할 수가 없었다, 자신이 고생해서 투자를 받아오긴 했으나 550억짜리 투자가 300억짜리 투자로 바뀐 걸 가족들이 안다면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다.말이 끝나자마자 그들은 조이영과 인사를 나누고 급하게 집으로 향했다....YE 투자 회사.하은혜가 미자이 식당 일을 처리하고 퇴근 준비를 하고 있다.송문영의 사무실을 지나가는데 그녀가 큰 쇼핑백을 앞에 두고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쇼핑백은 명품들로 가득 찼다.하은혜는 명품에 관심이 많다, 그 모습을 보고 웃으면서 말했다:"송 부장님, 최근에 따라다니는 사람이 재벌 2세인가 보네요, 이거 다 명품이잖아요.""재벌 2세는 무슨? 정씨 일가의 정지용이에요, 나한테 이런 선물을 하는 건 투자 때문이겠죠, 하지만 정씨 일가의 일은 대표님께서 이미 결정하신 일이라 제가 함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난감한 표정을 짓던 송문영이 갑자기 눈이 초롱초롱해져서 말했다:"하 비서님, 저랑 같이 정씨 일가의 별장으로 가요, 가서 똑똑히 말하고 이걸 정지용한테 돌려줘야겠어요, 아니면 제 전화에 불똥이 떨어질 것 같아서 그래요."하은혜는 거절하고 싶었지만 정씨 일가라는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었다, 대표님께서 맡기신 일이니 알아둘 필요가 있다."저 다른 일 처리 먼저 할게요, 정씨 일가와 먼저 연락하세요, 우리 좀 있다가 가요." 하은혜가 시계를 보며 말했다."그래요, 좀 이따가 봐요."......한편 정씨 일가의 별장정씨 일가의 사람들이 나란히 앉아있다, 모두 하나 같이 기대에 찬 모습으로 정민아를 보고 있다, 정동철은 보기에 냉정한 듯했으나 담배를 피우는 그의 손이 조금 떨리고 있었다.사실, 오늘 하루 종일 이들은 별장을 떠나지 않고 전부 이곳에서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근데 YE 투자 회사로 갔던 정민아가 돌아오지 않고 쇼핑을 하러 갈 줄은 상상도 못 한 일이다, 결국 정동철이 할 수 없이
정동철의 안색이 어둡게 변했다, 이렇게 된다면 정씨 가문은 거의 돈을 벌지 못하게 된다.정민택 또한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그가 입을 열었다:"민아야, 이건 전의 조건과 너무 차이가 나잖아? 설마 네가 그 사람들과 일을 꾸며 우리 집안을 속이는 것은 아니겠지?"이 말이 끝나자, 정씨 일가의 사람들은 사색에 잠겼다, 그럴 수도 있는 일이다, 집안사람들 모두 이런 짓을 해봤기 때문에,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지금의 정민아는 의심의 대상이었다.정민아는 화가 나서 부들부들 떨었다, 자신이 자존심까지 버려가며 받아온 투자인데, 지금 자신을 도둑 취급을 하고 있으니?"철썩!"정민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수박 껍질 하나가 날아가 정민택의 얼굴을 쳤다."우웩, 퉤퉤퉤..." 정민택은 약간 결벽증이 있다, 사람이 먹다 버린 수박 껍질로 얼굴을 맞았으니 역겨워서 미칠 지경이었다."김예훈! 미쳤어! 도대체 뭐 하자는 거야?! 정지용이 자기 아버지 얼굴에 있는 수박 껍질을 보고 욕설을 퍼부었다."쓰레기 버렸는데요." 김예훈이 어깨를 으쓱이며 당연하다는 표정을 지었다.정지용이 참지 못하고 일어나서 탁상 위에 있던 재떨이 쥐고 김예훈 쪽으로 던졌다."파악!"정씨 일가의 사람들은 반응조차 하지 못했다, 김예훈이 날아오는 재떨이를 받아쥐고 이내 정지용을 향해 던졌다, 정지용의 머리가 깨져 피를 줄줄 흘리고 있다."김예훈, 오늘 내가 널 죽이지 않으면 정지용이 아니야!" 정지용은 이를 갈았다, 오늘 일은 정지용 두 부자한테 모욕이었다.정씨 일가에서 그들은 늘 위풍당당했다, 근데 고작 데릴사위라는 놈이 감히 우리 앞에서 이리 날뛰다니."그만해!” 자리에 앉아있던 정동철이 소리치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김예훈을 쳐다보며 말했다:"김예훈, 설명을 해야 할 것이야, 안 그러면 민아도 네 편을 들어줄 수 없어."정민아 역시 의아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면서 긴장해 하고 있다, 정씨 일가에서 정동철은 곧 하늘이었다, 김예훈 당신, 오늘 확실히 지나쳤어.
하지만 속으로는 정민택 부자를 보면서 고소했다.김예훈은 피할 의사가 없어 보였다, 그가 수박을 또 하나 집어 들고 차갑게 말했다:"전 아무것도 안 했는데요, 쓰레기를 던진 것뿐이에요, 어떤 사람은 입이 쓰레기통 같아서 말이죠, 무의식적으로 던진 것이니 절 탓하지 말아 주세요.""너..." 정민택이 휴지를 꽉 쥐고 얼굴을 닦았다, 그가 몸을 부들부들 떨며 김예훈을 노려보았다."뭐가 너예요? 당신 아들이 사고 친 걸 우리 와이프가 해결했는데, 고맙다고 인사는 못 할망정, 오늘 어렵게 투자를 다시 받아왔어요, 고맙다고 하기는커녕 중간에서 이득을 취했다고 의심하고 있으니 말이에요, 그래요! 그렇게 잘났다면 이 계약은 우리가 하지 않겠습니다! 당신 그 잘난 아들한테 맡기죠!" 김예훈이 차갑게 말했다.'김예훈 너 이 자식, 데릴사위가 무슨 자격으로 입을 함부로 놀려!" 정민택이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김예훈을 가리키며 말했다,"민아가 우리 가문을 위해 일을 하는 건 당연한 일이야...""그리고는 그 공로를 당신 아들한테 줄 겁니까?" 김예훈이 말을 끊었다, "또 가서 대표이사의 비서를 희롱해 정씨 일가가 파산이라도 하면 어쩌려고요?"원래 옆에서 구경만 하고 있던 정씨 일가의 사람들이 이 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그도 그럴 것이, 정지용 이 멍청하고 날뛰는 인간이라면 그런 일을 하고도 남았다.이 순간, 다들 몸을 떨고 있다, 만약 정씨 일가가 파산이라도 당하는 날에는 모두 죽기보다 못한 삶을 살게 될 테니까 "어르신, 김예훈의 말이 맞습니다, 이번에 또다시 일을 저질러서는 안 됩니다!""그렇습니다, 원래 이 일은 정지용이 망친 것입니다, 민아가 어렵게 해냈으니 어떻게 하든 다 좋습니다.""제 생각에 관건은 투자를 받는 것입니다, 수익이 좀 적으면 어떠합니까? 어차피 돈 되는 프로젝트도 아니었고...""그래요, 이번에 민아가 수고많았네요..."잠깐 사이에 정씨 일가의 가족회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하나같이 입을 모아 정민아를 몰아세울 작정이었으나 지금
"그건..." 정민아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무의식적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그렇게 해..." 정동철이 웃음을 지었다, 그가 보기에 정민아는 분명 YE 투자 회사의 고위 임원과 연결이 있는 게 분명했다, 아니면 어찌 이렇게 쉽게 투자를 받을 수 있었겠는가?"할아버지, 알겠습...""안 됩니다!" 정민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김예훈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젠장! 네놈이랑 무슨 상관인데! 왜 또 안 된다고 그래?!" 정지용이 머리를 감싸고는 욕설을 퍼부었다.근데 지금 그는 김예훈이 살짝 무서웠다, 데릴사위 이놈이 요즘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 툭하면 손찌검하지 않나, 교양없이."김예훈, 민아의 체면을 생각해 자네가 이 자리에 있는 걸 가만두었네, 설마 정말 우리 가문에서 말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정동철의 눈빛이 차가웠다, 요즘 계속 날뛰고 있는 김예훈을 보며 그는 짜증이 났다."전에 어르신께서 약속하셨잖아요, 민아가 계약을 성사시킨다면 대표이사 자리를 주겠다고, 근데 지금은요? 계약서를 들고 왔는데 승진은커녕 협상이 어려운 조건을 요구하시다니, 민아를 난처하게 만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김예훈이 차갑게 말했다."내가 민아를 난처하게 만든다고?" 정동철이 화를 벌컥 내며 자리에서 일어나 김예훈을 가리키며 말했다.정씨 일가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제정신이 아니라는 듯 김예훈을 쳐다보았다.데릴사위 이놈이 어르신을 화나게 할 작정인가? 정말 주제도 모르는 것인가? 정민아가 아니었다면 감히 이 자리에 있기나 했을까? 다시 말하면 정씨 집안에 김예훈의 자리는 없다."예훈씨, 그만해." 정민아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김예훈이 자기 편을 들 줄은 몰랐다, 그녀가 숨을 크게 들이쉬더니 말했다, "할아버지, 말씀하신 조건은 제가 노력해볼게요, 하지만 꼭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어요, 그리고 제가 이 조건을 제시하면 YE 투자 회사에서 투자는 없던 일로 하겠다고 나올지도 몰라요, 마음의 준비 단단히 하셔야 해요."정동철이 흠칫했다, 이 점
"역시 지용은 우리 정씨 일가의 미래야, 젊은 친구가 능력이 있어!""보아하니 오전에 민아가 가지 않았어도 오후에 우리한테 연락이 올 거였어..."정동철은 냉정해 보였다, 그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지용아, 확실한 거냐?""당연하죠!" 정지용이 득의양양해서 핸드폰을 들어 전화를 걸고는 스피커를 눌렀다."안녕하세요, 정지용 씨." 전화기 너머로 송문영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정지용의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그가 웃으면서 말했다:"송 부장님, 방금 저희 어르신한테 보고드렸습니다, 오늘 밤 저희 집으로 오신다고요, 어르신께서 연회를 준비하셨는데 대략 언제쯤 도착하실지?""그럴 필요 없습니다, 당신한테 물건을 돌려주러 가는 것뿐입니다.""아니에요, 아닙니다, 오늘 밤 제가 모시러 갈까요?"'아니에요, 저 혼자 갈 수 있어요, 대략 7시쯤 도착할 거예요.""그래요, 기다리고 있을게요!" 정지용이 득의양양한 얼굴로 전화를 끊었다물건? 무슨 물건? 설마 투자 계약서? 정씨 일가의 사람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정동철이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지용, 내 기억으로는 며칠 전 네가 전화했을 때까지만 해도 너한테 꺼지라고 한 것 같은데? 오늘은 왜..."정지용이 잘난 척하며 말했다:"할아버지, 여자들은 다 그래요, 아무리 잘난 여인이라도 돈으로 해결하면 그만이에요, 할아버지 요즘 제가 그 여자한테 쓴 돈이 적어도 몇억은 돼요, 일이 성사되면 할아버지께서 정산해주셔야 해요."정동철이 웃으면서 말했다:"물론, 당연히 그래야지, 네가 계약만 잘 따낼 수 있다면, 우리 집안이 돈을 벌 수만 있다면 정산도 해주고 대표이사 자리도 너한테 줄 것이야.""할아버지, 너무 하신 거 아니에요?" 옆에 있던 정민아가 도저히 못 참고 말했다, 자신이 어렵게 성사시킨 계약이었다, 근데 정지용 이 인간이 갑자기 튀어나와 지금 자기 공을 가로채고 있다."너무하다고요?" 정지용이 비꼬는 말투로 말했다, "정민아, 계약 하나 따냈다고 잘난 척 그만 해요, 누구는 뭐
”할아버지.”정민아가 걱정스럽게 어르신을 바라봤다.어르신은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 “민아, 억울하다는 거 알아. 하지만 이 계약서는 우리 가문 이익에 부합되지 않아. 그래도 네가 애썼다는 건 잊지 않으마. 이렇게 하는 게 어떠냐? 일이 성사되면 나중에 수익에서 몇 프로를 너에게 주마.”총지배인에 대해 한 글자로 꺼내지 않았다. 어르신은 원래부터 손녀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여자애들은 돈만 축내고 사업을 한다고 해도 망하는 길만 갈게 뻔하니. 게다가 정민아의 남편은 개똥에도 쓸모가 없어 더 마음이 가지 않았다.전에는 정민아가 YE 투자 회사에서 계약서를 들고 왔기 때문에 비위를 맞춰줬지만 지금은 정지용이 일을 더 잘해내니 자연스럽게 제외시킨 것이다.정민아가 침묵했다. 어르신의 말은 일언이 중천금이니 여기서 따져봤자 미움만 사게 된다. 아무리 서운해도 뭐라고 말할 수 없었다.옆에 앉은 김예훈이 정민아의 손을 잡더니 웃으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걱정 마. 정지용이 계약서를 받아올 것 같아?”김예훈의 목소리는 그리 높지 않았지만 주변 사람들 귀에 흘러갔다. 모두 시선이 김예훈에게 향했다.정지용이 화를 내려고 하다가 웬일로 참았다. “병신 새끼, 나랑 내기 할래? 내가 계약서를 갖고 오면 너희 둘 우리 집에서 나가는 걸로? 죽을 때까지 돌아오지 마.”“김예훈!”정민아가 말렸다.“좋아!”김예훈은 정지용을 상대하는 것조차 귀찮았다. “하지만 실패하면 너는 어쩌려요? 이 집에서 나가게? 그때 다른 집 데릴사위가 되겠다고 빌어도 소용없을 거야!”“너!” 정지용이 삿대질을 했다. “두고 봐. 오늘 이후로 우리집 대문에 얼씬거리지도 못할 거야. 퉷!”“그만들 싸워!” 어르신의 말은 그래도 먹혔다. “다들 물러가거라. 오늘 저녁 위해 잘 준비하고. 귀한 손님이 오면 정성껏 모셔야 한다. 그러니 다 자리에 참여해. 알겠어?”“네!”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저녁 송 부장이 집에 방문한다. 젊고 예쁜 데다가 회사에서 능력자로 인정받는다고
어르신이 금 손목시계를 들여다봤다. 시간이 다가오자 손을 흔들며 다들 조용히 하라는 제스처를 보냈다.“기억해. 오늘은 우리 가문에게 아주 중요한 날이야. 우리가 남해시에서 일류 가문이 될지 안 될지를 결정하는 날이라 모두 정신을 바짝 차려야 돼. 섭섭하지 않게 대접을 잘 하고. 알겠지?”“네!”모두 기쁘게 웃으며 대답했다. 모든 게 송문영에게 달렸으니 당연히 잘 해드려야 한다.그때 정지용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할아버지, 저한테 아직 확실하지 않는 생각 있어요.”“그래, 손자야. 무슨 좋은 생각이라도 있냐?”어르신 얼굴이 밝아졌다. 전에 정지용에게 실망했지만 오늘 오후부터 태도가 180도로 바뀌었다. 가문 내 3대에서 원래부터 정지용을 제일 좋아했으니까.어르신이 웃으니 정지용의 득의양양한 모습이 돌아왔다. “할아버지, 저 아직 여자친구 없잖아요. 만약 송문영과 결혼을 하게 되면 앞으로 한 가족이니 자연스럽게 계약이 성사되지 않을까요? 그러면 투자금을 550억으로 아니 1000억, 2000억도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결혼을 해?” 어르신이 살짝 얼굴을 찡그렸다. “김씨 가문 사람도 아닌데 무슨 소용 있어?”“할아버지, 김씨 가문 사람이 우리집에 시집오겠어요? 제가 알아봤는데 송문영이 업무 능력이 좋더라고요. 비록 평범한 가족에서 태어났지만 그러기 때문에 우리 같은 명문가에 더 오고 싶어 하지 않을까요? 결혼한 뒤 충분한 투자를 받아내고 아무 때나 이혼해도 되잖아요.”정지용이 갑자기 송문영의 예쁜 얼굴과 볼륨감 있는 몸매를 떠올리며 흥분했다.오늘 저녁 투자금과 미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손에 넣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만 해도 가슴이 두근두근거린다.“와~.”그 말에 가족들이 감탄하고 아직 결혼을 안 한 젊은이들도 눈에 불을 켰다. 그렇다면 정지용 뿐만 아니라 그들에게도 기회가 있다는 말로 들렸다.어르신이 살짝 미간을 찌푸리면서 생각을 하더니 미소를 지었다. “그래, 역시 지용이가 똑똑해. 좋은 생각이긴 하지만… 일반인이 우리
그 순간 주변에서 감탄 소리가 들려왔다.박스 안에는 금불상이 들어있었다. 손바닥만 한 사이즈지만 그 가치는 가늠할 수 없을 정도다. 비록 진부한 선물이지만 가치가 상당했다.손영준과 어르신 신분이 비슷하니 방문을 한다고 해도 이 정도로 예의를 갖출 필요는 없었다. 오늘 이 선물이 정씨 가문에 체면을 세워준 것이나 다름없다.“그럼, 그럼요. 다 반가운 사람들이니 여기 앉으세요. 손 회장님. 다음엔 빈손으로 오셔도 돼요. 이번만 제가 받을게요.”어르신은 뜻밖의 선물에 입꼬리가 귀에 걸렸다.이건 돈 문제가 아니라 체면이 걸린 문제다. 왜 송문영 혼자가 아니라 하 비서까지 오는지 의아했지만 그 정도 눈치는 금방 알아챌 수 있었다.손영준과 인사를 나눈 뒤 어르신이 정지용을 불렀다. “하 비서가 누구냐?”“하 비서요?” 정지용이 활짝 웃었다. “하은혜라고 YE 투자 회사 대표 비서예요. 회사 내에서 대표 다음으로 버금가는 인물이죠. 송문영과 함께라니 우리 계약 십중팔구 성사되겠어요.”“당연히 그래야지!”어르신은 만족스럽게 웃었다. 역시 정지용은 실망을 시키지 않았다.아직 인사가 끝나지 않았는데 또 벤츠 차 한 대가 별장에 들어왔다. 백씨 가문의 백기철 회장이 활짝 웃으며 차에서 내렸다. “손 회장, 소식이 빠릅니다. 제가 먼저 도착한 줄 알았는데 한 발 늦었네요. 정 회장, 나도 오늘 약소하지만 선물을 들고 왔으니 폐가 안 됐으면 해요.”백 회장도 말하면서 손에 든 선물을 열었다. 순식간에 1940년대 도자기 꽃병이 나타나 모두의 눈을 호강시켰다. 이 물건은 적어도 몇 천만원의 가치를 갖고 있다. 게다가 디자인을 보면 볼수록 우아하고 아름다웠다.어르신이 빙그레 웃었다. “백 회장, 우리 사이에 이런 예의를 갖추지 않아도 돼요.”“안 돼요. 오늘은 정 회장 신세를 져야 되는데 당연한 거죠. 저녁에 YE 투자 회사 하 비서가 온다면서요? 전에 몇 번이나 회사에 가도 만나지를 못했는데 이따가 우리도 소개시켜 줘요. 우리 가문에서 투자금을 받을 수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