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충격에 휩싸였다!흉악한 인상을 쓰고 있는 보안요원들까지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늘 위세가 하늘을 찌르던 보스가, 남해시에서 내로라하는 임 대표 임중호가 무릎을 꿇었다!"죄송합니다, 제가 눈이 멀었나 봅니다, 한 번만 용서해주십시오!""부탁드립니다!""아까는 다 제 잘못입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임중호가 연속 자기 뺨을 후려쳤다, 얼굴이 퉁퉁 부어올랐다."제발, 한 번만 용서해주십니다!"이 순간, 임중호는 잘 알고 있다, 눈앞의 이 사람이 그 신비로운 대표이사라는 것을! 그래서 VIP룸에 들어올 수 있었던 것이었다! 만약 이 사람을 건드렸다가는 자신은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다.YE 가문이라면 한 사람을 성공하게 만들 수도 있고 바닥으로 떨어지게 만들 수도 있다.그 바닥은 지옥보다 더 끔찍할 것이다.부하 놈이 얼떨떨한 표정을 지으며 임중호한테 말했다:"임 대표님, 왜 이러세요? 왜 이런 찌질한 인간한테 무릎을 꿇는 것입니까?!""그래서 뭐!" 임중호가 그의 뺨을 후려치고 발로 부하를 걷어차며 사납게 말했다:"다시 한번 지껄이면 죽여버릴 거야!"정말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죽을힘을 다해 비는 중인데! 이 자식이 눈치가 없어도 너무 없다, 해도 될 말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 말이 있는 거지!부하는 얼굴이 퉁퉁 부어서 배를 끌어안고 바닥에 주저앉아있다.김예훈이 말이 없자, 임중호가 사악한 표정을 지으며 소리쳤다:"쳐라, 저놈이 분란을 일으켰어! 당장 쳐!"보안요원들이 흠칫 하더니 이내 둘러싸서 그 부하 놈을 죽도록 밟았다.비명이 끊임없이 들렸고 이내 그 부하는 비명조차 할 힘도 없이 쓰러졌다.이러다가 사람이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김예훈이 무심하게 손짓하더니 담담하게 말했다:"임 대표, 뭐 하는 거야? 나한테 바짓가랑이 사이로 지나가라고 하지 않았어? 우리 와이프 당신 침대로 보내달라며?""잘못했습니다! 정말 잘못했습니다!" 임중호가 또다시 무릎을 꿇고 바닥에 이마를 조아렸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한 번만 용서해주
"내 손 하나 병신 만든다고 하지 않았어?"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알겠습니다!" 임중호는 독한 사람이다, 이내, 그가 땅에 있던 양식 칼을 집어 자기 왼손바닥에 강하게 내리꽂았다."아악"처량한 비명이 흘러나왔지만 임중호는 몸부림치지 않았다, 땀을 줄줄 흘리며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있다, 이렇게 하면 대표님께서 만족하시겠지?이 모습을 보고 김예훈이 천천히 몸을 키고 임중호의 뺨을 가볍게 치더니 룸 밖으로 걸어 나갔다.그 모습을 본 임중호가 부들부들 떨면서 일어났다, 그는 공포가 가득 찬 얼굴로 김예훈의 뒷모습을 쳐다보았다, 오늘부터 눈앞이 이 대표이사는 일생의 악몽이 될 것 같다....김예훈이 미자이 식당을 걸어 나오자, 경찰 두 명이 식당 앞에 와있었다."여보!" 정민아가 저 멀리서 뛰어와서 무의식적으로 김예훈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괜찮아서 다행이야.""당연히 아무 일 없지." 김예훈이 미소를 지었다."쳇! 김예훈, 쓸모없는 놈, 당장 민아한테 고맙다고 해, 민아가 경찰에 신고 안 했으면 임중호가 널 가만히 놔두었을 것 같아?!" 조이영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한편 강문탁은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다, 김예훈이 무사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지금 이 순간, 다들 경찰이 와서 김예훈이 무사한 줄 알고 있다."여보, 왜 경찰에 신고했어?" 김예훈이 쓴웃음을 지으며 경찰한테 말했다,"경찰관님, 오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 일 없습니다, 괜찮습니다!"두 경찰은 아무 일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그냥 갔다."김예훈, 찌질한 새끼, 낯짝이 있다면 당장 이혼해, 와이프 하나 제대로 지켜주지 못하는 놈이!" 강문탁이 욕설을 퍼부었다."강문탁, 내가 아무리 쓸모없는 사람이라도 비겁한 너보다는 낫겠지?" 김예훈이 차가운 눈빛으로 강문탁을 쳐다보며 말했다."너!" 강문탁이 벌컥 화를 냈다, 아까 자신이 한 비겁한 일을 물고 늘어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이때 그가 입술을 깨물며 김예훈을 노려보더니 자리를 떴다.갑자기, 정민아의 핸드폰이 울
"회사 일은 당신이 잘 몰라, 얘기가 잘 된 건 맞지만, 그래도..." 정민아가 고개를 흔들었다, 정확히 설명할 수가 없었다, 자신이 고생해서 투자를 받아오긴 했으나 550억짜리 투자가 300억짜리 투자로 바뀐 걸 가족들이 안다면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다.말이 끝나자마자 그들은 조이영과 인사를 나누고 급하게 집으로 향했다....YE 투자 회사.하은혜가 미자이 식당 일을 처리하고 퇴근 준비를 하고 있다.송문영의 사무실을 지나가는데 그녀가 큰 쇼핑백을 앞에 두고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쇼핑백은 명품들로 가득 찼다.하은혜는 명품에 관심이 많다, 그 모습을 보고 웃으면서 말했다:"송 부장님, 최근에 따라다니는 사람이 재벌 2세인가 보네요, 이거 다 명품이잖아요.""재벌 2세는 무슨? 정씨 일가의 정지용이에요, 나한테 이런 선물을 하는 건 투자 때문이겠죠, 하지만 정씨 일가의 일은 대표님께서 이미 결정하신 일이라 제가 함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난감한 표정을 짓던 송문영이 갑자기 눈이 초롱초롱해져서 말했다:"하 비서님, 저랑 같이 정씨 일가의 별장으로 가요, 가서 똑똑히 말하고 이걸 정지용한테 돌려줘야겠어요, 아니면 제 전화에 불똥이 떨어질 것 같아서 그래요."하은혜는 거절하고 싶었지만 정씨 일가라는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었다, 대표님께서 맡기신 일이니 알아둘 필요가 있다."저 다른 일 처리 먼저 할게요, 정씨 일가와 먼저 연락하세요, 우리 좀 있다가 가요." 하은혜가 시계를 보며 말했다."그래요, 좀 이따가 봐요."......한편 정씨 일가의 별장정씨 일가의 사람들이 나란히 앉아있다, 모두 하나 같이 기대에 찬 모습으로 정민아를 보고 있다, 정동철은 보기에 냉정한 듯했으나 담배를 피우는 그의 손이 조금 떨리고 있었다.사실, 오늘 하루 종일 이들은 별장을 떠나지 않고 전부 이곳에서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근데 YE 투자 회사로 갔던 정민아가 돌아오지 않고 쇼핑을 하러 갈 줄은 상상도 못 한 일이다, 결국 정동철이 할 수 없이
정동철의 안색이 어둡게 변했다, 이렇게 된다면 정씨 가문은 거의 돈을 벌지 못하게 된다.정민택 또한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그가 입을 열었다:"민아야, 이건 전의 조건과 너무 차이가 나잖아? 설마 네가 그 사람들과 일을 꾸며 우리 집안을 속이는 것은 아니겠지?"이 말이 끝나자, 정씨 일가의 사람들은 사색에 잠겼다, 그럴 수도 있는 일이다, 집안사람들 모두 이런 짓을 해봤기 때문에,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지금의 정민아는 의심의 대상이었다.정민아는 화가 나서 부들부들 떨었다, 자신이 자존심까지 버려가며 받아온 투자인데, 지금 자신을 도둑 취급을 하고 있으니?"철썩!"정민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수박 껍질 하나가 날아가 정민택의 얼굴을 쳤다."우웩, 퉤퉤퉤..." 정민택은 약간 결벽증이 있다, 사람이 먹다 버린 수박 껍질로 얼굴을 맞았으니 역겨워서 미칠 지경이었다."김예훈! 미쳤어! 도대체 뭐 하자는 거야?! 정지용이 자기 아버지 얼굴에 있는 수박 껍질을 보고 욕설을 퍼부었다."쓰레기 버렸는데요." 김예훈이 어깨를 으쓱이며 당연하다는 표정을 지었다.정지용이 참지 못하고 일어나서 탁상 위에 있던 재떨이 쥐고 김예훈 쪽으로 던졌다."파악!"정씨 일가의 사람들은 반응조차 하지 못했다, 김예훈이 날아오는 재떨이를 받아쥐고 이내 정지용을 향해 던졌다, 정지용의 머리가 깨져 피를 줄줄 흘리고 있다."김예훈, 오늘 내가 널 죽이지 않으면 정지용이 아니야!" 정지용은 이를 갈았다, 오늘 일은 정지용 두 부자한테 모욕이었다.정씨 일가에서 그들은 늘 위풍당당했다, 근데 고작 데릴사위라는 놈이 감히 우리 앞에서 이리 날뛰다니."그만해!” 자리에 앉아있던 정동철이 소리치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김예훈을 쳐다보며 말했다:"김예훈, 설명을 해야 할 것이야, 안 그러면 민아도 네 편을 들어줄 수 없어."정민아 역시 의아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면서 긴장해 하고 있다, 정씨 일가에서 정동철은 곧 하늘이었다, 김예훈 당신, 오늘 확실히 지나쳤어.
하지만 속으로는 정민택 부자를 보면서 고소했다.김예훈은 피할 의사가 없어 보였다, 그가 수박을 또 하나 집어 들고 차갑게 말했다:"전 아무것도 안 했는데요, 쓰레기를 던진 것뿐이에요, 어떤 사람은 입이 쓰레기통 같아서 말이죠, 무의식적으로 던진 것이니 절 탓하지 말아 주세요.""너..." 정민택이 휴지를 꽉 쥐고 얼굴을 닦았다, 그가 몸을 부들부들 떨며 김예훈을 노려보았다."뭐가 너예요? 당신 아들이 사고 친 걸 우리 와이프가 해결했는데, 고맙다고 인사는 못 할망정, 오늘 어렵게 투자를 다시 받아왔어요, 고맙다고 하기는커녕 중간에서 이득을 취했다고 의심하고 있으니 말이에요, 그래요! 그렇게 잘났다면 이 계약은 우리가 하지 않겠습니다! 당신 그 잘난 아들한테 맡기죠!" 김예훈이 차갑게 말했다.'김예훈 너 이 자식, 데릴사위가 무슨 자격으로 입을 함부로 놀려!" 정민택이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김예훈을 가리키며 말했다,"민아가 우리 가문을 위해 일을 하는 건 당연한 일이야...""그리고는 그 공로를 당신 아들한테 줄 겁니까?" 김예훈이 말을 끊었다, "또 가서 대표이사의 비서를 희롱해 정씨 일가가 파산이라도 하면 어쩌려고요?"원래 옆에서 구경만 하고 있던 정씨 일가의 사람들이 이 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그도 그럴 것이, 정지용 이 멍청하고 날뛰는 인간이라면 그런 일을 하고도 남았다.이 순간, 다들 몸을 떨고 있다, 만약 정씨 일가가 파산이라도 당하는 날에는 모두 죽기보다 못한 삶을 살게 될 테니까 "어르신, 김예훈의 말이 맞습니다, 이번에 또다시 일을 저질러서는 안 됩니다!""그렇습니다, 원래 이 일은 정지용이 망친 것입니다, 민아가 어렵게 해냈으니 어떻게 하든 다 좋습니다.""제 생각에 관건은 투자를 받는 것입니다, 수익이 좀 적으면 어떠합니까? 어차피 돈 되는 프로젝트도 아니었고...""그래요, 이번에 민아가 수고많았네요..."잠깐 사이에 정씨 일가의 가족회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하나같이 입을 모아 정민아를 몰아세울 작정이었으나 지금
"그건..." 정민아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무의식적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그렇게 해..." 정동철이 웃음을 지었다, 그가 보기에 정민아는 분명 YE 투자 회사의 고위 임원과 연결이 있는 게 분명했다, 아니면 어찌 이렇게 쉽게 투자를 받을 수 있었겠는가?"할아버지, 알겠습...""안 됩니다!" 정민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김예훈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젠장! 네놈이랑 무슨 상관인데! 왜 또 안 된다고 그래?!" 정지용이 머리를 감싸고는 욕설을 퍼부었다.근데 지금 그는 김예훈이 살짝 무서웠다, 데릴사위 이놈이 요즘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 툭하면 손찌검하지 않나, 교양없이."김예훈, 민아의 체면을 생각해 자네가 이 자리에 있는 걸 가만두었네, 설마 정말 우리 가문에서 말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정동철의 눈빛이 차가웠다, 요즘 계속 날뛰고 있는 김예훈을 보며 그는 짜증이 났다."전에 어르신께서 약속하셨잖아요, 민아가 계약을 성사시킨다면 대표이사 자리를 주겠다고, 근데 지금은요? 계약서를 들고 왔는데 승진은커녕 협상이 어려운 조건을 요구하시다니, 민아를 난처하게 만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김예훈이 차갑게 말했다."내가 민아를 난처하게 만든다고?" 정동철이 화를 벌컥 내며 자리에서 일어나 김예훈을 가리키며 말했다.정씨 일가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제정신이 아니라는 듯 김예훈을 쳐다보았다.데릴사위 이놈이 어르신을 화나게 할 작정인가? 정말 주제도 모르는 것인가? 정민아가 아니었다면 감히 이 자리에 있기나 했을까? 다시 말하면 정씨 집안에 김예훈의 자리는 없다."예훈씨, 그만해." 정민아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김예훈이 자기 편을 들 줄은 몰랐다, 그녀가 숨을 크게 들이쉬더니 말했다, "할아버지, 말씀하신 조건은 제가 노력해볼게요, 하지만 꼭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어요, 그리고 제가 이 조건을 제시하면 YE 투자 회사에서 투자는 없던 일로 하겠다고 나올지도 몰라요, 마음의 준비 단단히 하셔야 해요."정동철이 흠칫했다, 이 점
"역시 지용은 우리 정씨 일가의 미래야, 젊은 친구가 능력이 있어!""보아하니 오전에 민아가 가지 않았어도 오후에 우리한테 연락이 올 거였어..."정동철은 냉정해 보였다, 그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지용아, 확실한 거냐?""당연하죠!" 정지용이 득의양양해서 핸드폰을 들어 전화를 걸고는 스피커를 눌렀다."안녕하세요, 정지용 씨." 전화기 너머로 송문영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정지용의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그가 웃으면서 말했다:"송 부장님, 방금 저희 어르신한테 보고드렸습니다, 오늘 밤 저희 집으로 오신다고요, 어르신께서 연회를 준비하셨는데 대략 언제쯤 도착하실지?""그럴 필요 없습니다, 당신한테 물건을 돌려주러 가는 것뿐입니다.""아니에요, 아닙니다, 오늘 밤 제가 모시러 갈까요?"'아니에요, 저 혼자 갈 수 있어요, 대략 7시쯤 도착할 거예요.""그래요, 기다리고 있을게요!" 정지용이 득의양양한 얼굴로 전화를 끊었다물건? 무슨 물건? 설마 투자 계약서? 정씨 일가의 사람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정동철이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지용, 내 기억으로는 며칠 전 네가 전화했을 때까지만 해도 너한테 꺼지라고 한 것 같은데? 오늘은 왜..."정지용이 잘난 척하며 말했다:"할아버지, 여자들은 다 그래요, 아무리 잘난 여인이라도 돈으로 해결하면 그만이에요, 할아버지 요즘 제가 그 여자한테 쓴 돈이 적어도 몇억은 돼요, 일이 성사되면 할아버지께서 정산해주셔야 해요."정동철이 웃으면서 말했다:"물론, 당연히 그래야지, 네가 계약만 잘 따낼 수 있다면, 우리 집안이 돈을 벌 수만 있다면 정산도 해주고 대표이사 자리도 너한테 줄 것이야.""할아버지, 너무 하신 거 아니에요?" 옆에 있던 정민아가 도저히 못 참고 말했다, 자신이 어렵게 성사시킨 계약이었다, 근데 정지용 이 인간이 갑자기 튀어나와 지금 자기 공을 가로채고 있다."너무하다고요?" 정지용이 비꼬는 말투로 말했다, "정민아, 계약 하나 따냈다고 잘난 척 그만 해요, 누구는 뭐
”할아버지.”정민아가 걱정스럽게 어르신을 바라봤다.어르신은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 “민아, 억울하다는 거 알아. 하지만 이 계약서는 우리 가문 이익에 부합되지 않아. 그래도 네가 애썼다는 건 잊지 않으마. 이렇게 하는 게 어떠냐? 일이 성사되면 나중에 수익에서 몇 프로를 너에게 주마.”총지배인에 대해 한 글자로 꺼내지 않았다. 어르신은 원래부터 손녀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여자애들은 돈만 축내고 사업을 한다고 해도 망하는 길만 갈게 뻔하니. 게다가 정민아의 남편은 개똥에도 쓸모가 없어 더 마음이 가지 않았다.전에는 정민아가 YE 투자 회사에서 계약서를 들고 왔기 때문에 비위를 맞춰줬지만 지금은 정지용이 일을 더 잘해내니 자연스럽게 제외시킨 것이다.정민아가 침묵했다. 어르신의 말은 일언이 중천금이니 여기서 따져봤자 미움만 사게 된다. 아무리 서운해도 뭐라고 말할 수 없었다.옆에 앉은 김예훈이 정민아의 손을 잡더니 웃으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걱정 마. 정지용이 계약서를 받아올 것 같아?”김예훈의 목소리는 그리 높지 않았지만 주변 사람들 귀에 흘러갔다. 모두 시선이 김예훈에게 향했다.정지용이 화를 내려고 하다가 웬일로 참았다. “병신 새끼, 나랑 내기 할래? 내가 계약서를 갖고 오면 너희 둘 우리 집에서 나가는 걸로? 죽을 때까지 돌아오지 마.”“김예훈!”정민아가 말렸다.“좋아!”김예훈은 정지용을 상대하는 것조차 귀찮았다. “하지만 실패하면 너는 어쩌려요? 이 집에서 나가게? 그때 다른 집 데릴사위가 되겠다고 빌어도 소용없을 거야!”“너!” 정지용이 삿대질을 했다. “두고 봐. 오늘 이후로 우리집 대문에 얼씬거리지도 못할 거야. 퉷!”“그만들 싸워!” 어르신의 말은 그래도 먹혔다. “다들 물러가거라. 오늘 저녁 위해 잘 준비하고. 귀한 손님이 오면 정성껏 모셔야 한다. 그러니 다 자리에 참여해. 알겠어?”“네!”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저녁 송 부장이 집에 방문한다. 젊고 예쁜 데다가 회사에서 능력자로 인정받는다고
툭.바닥에 떨어진 수류탄은 폭발하지 않고 계속 돌고 있었다.사람들은 식은땀을 흘리며 부들부들 떨면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어? 폭발하지 않는데?”“죄송해요. 불이 꺼졌네요?”김예훈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맹승현의 몸에서 다른 수류탄을 꺼내 또다시 안전핀을 뽑았다.“풀어줄게! 내가 사람을 풀어주겠다고!”맹승현이 반응할 틈도 없이 남윤지가 갑자기 고함을 질렀다.방금 죽을 고비를 넘긴 남윤지는 다른 사람들처럼 죽고싶지 않았다.탄탄대로인데 절대 여기서 죽고 싶지 않았다.표정이 일그러진 맹승현은 한숨을 크게 들이마시다 자기 몸에서 나는 지린내를 맡았다.이순간 그는 땅에 머리를 박아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맹승현은 살면서 이렇게 두려워하는 순간이 올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곧이어 남윤지의 전화 한 통에 몇몇 보디가드들이 강서연을 데려왔다.그녀는 얼굴이 조금 창백했지만 큰 부상은 입지 않은 것 같았다.결국 서로 다 아는 사이이기에 남윤지도 함부로 할 수 없었다.동하임과 추하린이 달려와서 강서연을 뒤로 보호하는 사이, 이상한 눈빛이 김예훈을 향했다.“오늘은 내가 졌어.”전세 역전에 지린내가 진동하는 맹승현은 표정이 극도로 어두워졌다.“나보고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무릎은 꿇을 수 있지만 네가 감당할 수 있겠어?”이 순간까지도 맹승현은 김예훈을 도발하고 있었다.강서연은 맹승현이 무릎을 꿇으려고 하자 순간 본능적으로 말했다.“김예훈 도련님, 이제 그만 해요...”다른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모두 김예훈을 바라보며 자비를 베풀었으면 했다.김예훈 도련님이라는 호칭에 남윤지는 그제야 고개를 들어 김예훈의 얼굴을 정면으로 바라보았다.다음 순간 그녀는 온몸을 떨면서 차갑게 말했다.“김예훈, 너였어? 맹승현 도련님의 무릎을 꿇게 하는 순간 맹씨 가문, 남씨 가문은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내가 사람을 놓아주라면 놓아주고, 무릎 꿇으라면 꿇고, 사과하라면 사과해야 하는 거야.”퍽!김예훈은 앞으로 다가가 맹승현을 발로
맹승현은 계속해서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 김예훈을 마주한 순간 무력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이 순간 그는 자존심을 내세우며 말했다.“이 자식이. 너 정말 죽는 게 두렵지 않아?”“무섭지. 죽는 게 왜 두렵지 않겠어.”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난 아무것도 아니라 괜찮지만 너는 진주·밀양 4대 도련님 중의 한명이자 흑아프리카에서 천하무적이라 앞날이 창창하잖아. 우리 둘이 함께 죽으면 과연 누가 손해일까? 나는 이대로 잊히겠지만 맹승현 도련님이라는 사람이 체면을 위해 다른 사람과 함께 죽을 정도로 멍청한 사람이라고 기억되지 않을까?”아무렇지 않게 한 말에 임수민 등은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미친 자는 한 명으로도 족한데 두명이 함께 모이니 정말 무서웠다.이들은 두려워서 곧 오줌을 지릴 것만 같았다.맹승현은 김예훈한테서 어떤 두려움이라도 찾아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그는 이미 생사에 익숙한 듯 무덤덤하기만 했다.맹승현은 그가 도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이런 기백을 가졌는지 궁금했다.‘설마 전쟁터에 나가본 적 있는 걸까? 아니면 시체 더미에서 살아남은 걸까? 일반인은 절대 이런 자신감을 가지고 있을 리가 없잖아.’이런 생각에 맹승현은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네가 대단한 사람인 건 인정해. 내가 졌어. 사과할게. 아까는 내가 잘못했어. 모두에게 한마디 사과할게.”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맹승현 도련님, 사과는 이렇게 하는 거 아니지. 무릎 꿇고 사과하고 강서연 씨를 풀어줘. 셋 중에 하나도 빠짐없이 실행해야 할 거야. 아니면 다 함께 죽는 거야.”맹승현은 일그러진 표정으로 냉랭하게 말했다.“이 자식이, 끝까지 해보자는 거야? 그래도 네가 뭐라도 되는 것 같아서 너의 체면을 봐서라도 추문성에게 사과할게. 그런데 강서연은 나랑 무슨 관계가 있다고 그러는 거야? 윤지 씨와의 원한을 내가 무슨 수로 간섭해. 그리고 내가 정말 너를 두려워하는 것 같아? 까짓거 총 쏘라고 명령을 내리면 누가 먼저 죽을지 해보자고.”맹승현의 경호원들은 하나같이 총알을 장
이 순간 맹승현의 표정은 변화무쌍했다.눈앞의 이 장면은 그에게 진정한 치욕이었다.흑아프리카를 종횡무진하면서 항상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였지만 오늘날 이렇게 짓밟힐 줄 몰랐다.게다가 김예훈은 그보다 더 잔인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수류탄이 언제든지 터질 수 있었다.맹승현은 항상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아 죽음으로 모든 사람의 얼굴에 침 뱉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오늘은 어디서 튀어나온 줄도 모르는 놈때문에 마음속 두려움을 깨닫게 되었다.과거에 거만하고 미친 짓을 했던 것은 죽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성립된 것이다.자신도 누군가의 손에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겁을 먹게 된다.맹승현의 얼굴은 극도로 어두워져 사람 전체가 우울해 보였다.“대단한데? 추씨 가문의 부하인 거야? 이름 대볼래? 내일이면 어떻게 너희 온 가족을 죽여버리고 조상님들의 무덤을 파내서 뼈를 부숴버릴지 두고봐.”맹승현은 분명 동반자살을 하지 못할 거면서 음흉한 표정으로 협박하고 있었다.쨕!김예훈은 차가운 표정으로 그의 뺨을 때렸다.“쓸데없는 말이 왜 그렇게 많아? 같이 죽든가. 아니면 무릎 꿇고 사과하든가.”김예훈은 이런 사람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전쟁터에서 수년을 보내면서 머리털도 제대로 나지 않은 애송이를 무서워할 리가 없었다.얼굴이 퉁퉁 부어오른 맹승현은 평생 받아보지 못한 치욕감에 얼굴이 극도로 일그러졌다.“악!”아름다운 여성들은 본능적으로 비명을 지르며 얼굴이 청백해지고 끔찍한 표정을 지었다.이들은 맹승현이 한 번의 충동으로 수류탄을 놓아버리면 한창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할까 봐 두려웠다.남윤지 역시 누군가가 이렇게 자신을 괴롭힐 줄 몰랐는지 표정이 극도로 안 좋아졌다.자기가 맹승현을 불러와 놓고 이런 결말을 맞이할 줄 몰랐다.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현장을 떠나고 싶었지만 용전 사람들이 죽어도 함께 죽겠다는 태도를 보이면서 모든 입구를 막고 있어 도망칠 수가 없었다.이 순간, 남윤지는
“둘째, 죽고싶지 않으면 지금 바로 무릎 꿇고 스스로 자기 뺨을 열대 때리세요. 사과하라는 대로 하면 이번 일은 없던 일로 해드릴게요. 어떤 선택을 하든 제가 끝까지 함께해 드릴게요. 어때요?”김예훈은 무심한 말투로 맹승현을 죽일 듯한 표정을 지었다.맹승현은 눈가를 파르르 떨며 순간 살기가 가득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넌 도대체 누구야?”그는 김예훈을 발로 차서 날려버리고 싶었지만 자기 손을 단단히 잡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김예훈이 손에 힘을 주기만 하면 안전장치를 뺀 수류탄이 바닥에 떨어져 모두가 함께 죽을 수도 있었다.그래서 함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제가 누군지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요.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이 도대체 어떤 선택을 할 거냐예요.”김예훈은 말을 끝내자마자 손끝에 힘을 주었다.“선택 못 하겠다면 제가 도와줄까요?”김예훈이 손에 힘을 주는 순간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려왔고, 맹승현은 손의 힘이 점점 약해져 수류탄이 당장 떨어질 것만 같았다.“이런 미친놈!”아까까지만 해도 거만하던 맹승현은 뒤로 물러나고 싶었지만 김예훈이 그의 손목을 잡고 있어서 도저히 물러날 수가 없었다.그의 얼굴은 점점 어두워져 매우 보기 흉했다.소파 뒤에서 머리를 내민 남윤지는 본능적으로 몸을 움찔했고, 거만하던 얼굴에는 온통 두려움이 가득했다.이순간 남윤지는 이 사람이 누군지 제대로 쳐다볼 용기조차 없었다.마음속에는 두려움만 가득했다. 맹승현의 손이 조금이라도 느슨해지면 수류탄이 바로 폭발할 것이다.그렇게 되면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전부 다 반신불수가 될수 있었다.“자! 그냥 같이 죽죠?”김예훈이 손에 힘을 더하는 순간 맹승현은 식은땀을 흘리며 어떻게든 수류탄을 놓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왜요? 못하겠어요? 아까까지만 해도 기세가 하늘을 찌르더니. 죽는 것이 두렵지 않다고 하신 거 아니었어요? 수류탄으로 협박하지 않았어요?”맹승현은 그만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죽음이 두렵지 않을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 아니었어요?
“하하하하! 역시 병신이 맞았어! 쓰레기는 쓰레기일 뿐이라고! 너희들 꼬락서니를 봐!”추문성 일행의 처참한 모습을 본 맹승현은 사악하게 미소를 지었다.“이러고도 내 앞에서 잘난 척했던 거야? 그것도 모자라 정의를 되찾고 싶어? 아직 수류탄을 던지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겁을 먹다니! 정말 던져버리면 무서워서 울겠네? 정말 안 되겠네. 추씨 가문? 동씨 가문? 제발 웃기지 마! 1인자 자리에 앉아있는 건 아무도 너희와 경쟁하지 않기 때문이야. 정말 자기가 대단한 줄 알고 나 같은 사람이랑 비교해도 된다고 생각했던 거야? 그럴 자격이 있기나 해?”맹승현은 추문성의 얼굴을 때리며 거만한 표정을 지었다.임수민 등 아름다운 여성들은 모두 입을 가리고 웃음을 터뜨렸다.오늘 이 일이 밖에 알려지면 동씨 가문이든 추씨 가문이든 진주·밀양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 뻔했다.추문성은 맹승현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오늘 이 자리에 무고한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면 맹승현과 함께 죽는 것을 택했을 것이다.“됐어. 오늘은 충분히 기회를 많이 줬어. 앞으로 우리 앞에 나타날 생각도 하지 마.”맹승현은 한껏 조롱과 비웃음이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길에서 나를 만나든 윤지 씨를 만나든 멀리 썩 꺼져. 앞으로 우리가 참석하는 자리에는 동씨 가문도, 추씨 가문도 나타나지 말아야 할 거야. 아니면 만날 때마다 본때를 보여줄 거니까. 그리고 내 말대로 얼른 돈이랑 고서희 씨를 돌려내. 지금 이 자리에서 죽이기 전에. 알겠어?”맹승현은 테이블 위에서 샴페인 병을 집어 들고 추문성의 머리를 내리치더니 냉랭하게 말했다.“진주·밀양에서는 아무도 내 앞에서 뭐라 하지 못해. 너희들은 그럴 자격도 없어.”추문성은 머리를 부여잡고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얼굴은 일그러진 것이 맹승현이 수류탄만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직접 나섰을 것이다.추문성이 이토록 불만이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자 맹승현은 더욱더 미쳐 날뛰기 시작했다.“나는 어때!”바로 이때, 인파를 뚫고 한 사람이 거만한 모습으로 맹승현 앞에
한계를 넘어선 맹승현의 행동에 추하린은 미간을 찌푸린 채 표정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지고 말았다.그녀는 진주·밀양 용전을 대표할 뿐만 아니라 김예훈의 이익도 대표하고 있는데 이렇게 쉽게 맞을 수가 있겠는가?다음 수난 추하린은 허리춤에서 총을 꺼내며 차갑게 말했다.“맹승현, 내가 괜히 진주·밀양 용전 전주가 된 줄 알아? 정말 너를 죽이지 못할 것 같아?”추하린의 명령과 함께 주위에 열몇 명의 부하들이 동시에 나타나 총알을 장전하고 맹승현을 겨냥했다.하지만 맹승현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는지 그는 무표정으로 추하린을 바라보며 냉랭하게 말했다.“옥루 회관을 무단침입한 것도 모자라 윤지 씨 앞에서 위세를 부리는데 너를 건드리지 않으면 누굴 건드리겠어? 내가 말해주는데 추하린! 진주·밀양 용전 전주면 다른 사람에게 겁줄 수는 있겠지만 나한테는 안 먹혀. 네까짓 게 추문성을 위해 나서려고?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있는거야.”추하린이 냉랭하게 말했다.“나랑 제대로 한번 붙어볼 생각인가 봐? 사람도 많고 총도 많은데 굳이 나를 건드리겠다고?”맹승현은 피식 웃기만 했다.“총으로 나를 쏴보든가! 나를 죽이지 못하면 추씨 가문의 남자는 대대로 노예가 되고 여자는 창녀가 될 것이야.”맹승현이 외투를 풀어 헤치는 순간 옷 속에서 또 몇 개의 검은 수류탄이 보였다.수류탄이 터지는 순간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은 죽을 운명이었다.너무나도 위험한 상황에 사람들은 소름이 끼치고 말았다.수십 명의 용전 부하들과 경호원들은 본능적으로 후퇴했고, 어떤 사람들은 은신처를 찾느라고 정신이 없었다.맹승현은 그야말로 진정한 미친놈이었다.남윤지조차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 심지어 왜 이런 미치광이를 전쟁터에서 데려왔는지 조금 후회하기도 했다.맹승현의 스타일을 봤을 때 정말로 동반자살 하는 행동을 저지를 수도 있는 사람이었다.추문성은 피식 웃으며 앞으로 다가가려고 했지만 추하린이 꽉 잡았다.“왜. 아까는 그렇게 잘난 척하더니. 나를 죽이겠다면서? 왜 이제는 하나둘 겁먹은 거야
“체면을 지켜주지 않으면 뭐 어쩔 건데? 뺨을 때리면 뭐 어쩔 거냐고.”남윤지는 천천히 소파로 돌아가 다리를 꼬고 앉았다.그러면서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추문성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참기만 하더니 드디어 폭발할 준비가 된 거야? 이제는 나를 때리려고? 자, 한 대 쳐봐. 어떻게 나를 건드릴 건지 지켜볼 거니까.”“너!”추문성이 앞으로 나서려는 순간, 뒤에서 갑자기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잠시 후, 수십 명의 제복을 입고 전신 무장한 사람들이 나타나 총을 빼 들고 전체 마당을 포위했다.이때 제복을 입고있는 추하린이 긴 다리를 뻗으며 천천히 걸어 나왔다.“남윤지 씨, 저희 추씨 가문을 건드리기 전에 제 의견을 물어본 적 있어요?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알고 있냐고요.”말하는 사이 추하린은 추문성 앞으로 다가가 그의 퉁퉁 부어오른 얼굴과 처참한 모습을 보고 표정이 일그러지고 말았다.“어머, 이게 누구야. 진주·밀양 용전 전주 추하린이잖아. 왜? 전주를 며칠 해봤다고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았어?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감히 옥루 회관에 와서 소란을 피워? 그것도 모자라 지금 나에게 도전장을 내민 거야?”남윤지가 가소로운 표정으로 말했다.“김현민 도련님이 어르신 생신 때문에 너를 해결할 시간이 없었을 뿐인데 고개를 숙이고 다녀야 할 판에 여기서 허세를 부려? 이런 제기랄! 이따 네 뺨까지 때려줄까?”맹승현도 냉랭하게 말했다.“추하린, 창피하게 그깟 총을 꺼내지도 마. 하나같이 피를 본 적도 없는 초보들이 방아쇠를 당길 줄이나 알아? 그것도 모르면서 어디서 잘난 척하는 거야.”‘맹승현?’이때 추하린의 표정이 미세하게 변했다.추문성이 여기 사람들과 충돌이 일어났다고 해서 바로 달려오느라 김예훈을 전혀 눈치채지도 못했다.추문성이 남윤지만 건드렸다면 그걸로 끝났겠지만 문제는 맹승현도 있다는 것이다.남윤지와 맹승현은 진주·밀양 4대 명문가 중 두 가문을 대표하고 있어 잘못했다간 용전도 이 상황을 수습하지 못할 수도 있었
“그리고 강씨 가문 지분이 추씨 가문의 것도 아닌데 대신 결정할 자격이라도 있는 거야? 아니면 당신 주인이 이미 두려워서 우리를 건드리지 못하는 건가? 그래서 이런 굴욕적인 조건을 스스로 제안한 건가?”남윤지는 차가운 눈빛으로 추문성을 응시하며 다음 행동을 위해 그의 표정으로 뭔가를 읽어내려 했다.하지만 추문성이 무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남윤지 씨, 쓸데없는 말은 필요 없고 한 번만 더 물을게요. 저희랑 이 거래를 할 의향이 있는 거예요?”남윤지는 천천히 다가와서 추문성을 아래위로 훑어보며 부드럽게 말했다.“이렇게 좋은 조건이라면 물론 거래할 의향이 있지만 아쉽게도 네가 강서연 씨를 납치한 게 아니거든. 설령 그렇다 해도 당신 주인이 이렇게 큰 힘을 들여 데려가겠다고 하는데 차라리 계속 붙잡아 두고 강씨 가문이 당신들이랑 연을 끊게 하는 것이 더 재밌지 않을까? 당신 주인이라는 사람은 그깟 똑똑한 척하는 머리와 기술로 진주·밀양에서 뭐든 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나 보지? 정말 순진하긴. 나타나기조차 두려워서 너 같은 쓰레기를 보낸 것만 해도 병신인 것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을까?”남윤지의 표정은 차갑기만 했다. 오늘 이 모든 것은 김예훈을 위해 준비된 것인데 김예훈이 나타나지 않았으니 이른바 거래를 할수 없었다.게다가 추문성은 그녀와 거래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추문성이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남윤지 씨는 저의 체면을 지켜줄 생각이 없나 봐요?”“당연히 체면은 지켜줘야지.”남윤지는 샴페인을 들고 다가왔다.“당신 체면을 봐서 고서희를 납치한 일은 따지지 않을게. 돌아가서 사람을 풀어주고 옥루 회관에 2천억 원을 배상하면 더 이상 책임을 묻지 않을게. 내 조건을 들어줄 수 있겠어? 안 된다면 너까지 잡아둘 수밖에. 네가 먼저 옥루 회관 사람들을 건드렸으니 붙잡아도 너희 누나도 뭐라고 하지 못할 거야.”멀지 않은 곳에서부터 걸어오던 임수민이 웃으면서 말했다.“추문성 도련님, 동의하는 것이 좋을 거예요. 아까 동영상이랑 사진을 많이 찍었
가까워진 남윤지의 얼굴을 보던 추문성은 눈가를 파르르 떨며 오른손을 부들부들 떨었다.추문성은 그녀를 때리지 않으려고 꾹 참고 있었다.쨕!추문성이 공격할 생각이 없어 보이자 남윤지가 다시 한번 추문성의 다른 한쪽 뺨을 때렸다.“쓸모없는 자식. 여자한테 맞고도 반격할 용기도 없는 멍청한 자식. 이러고도 체면을 지켜달라고? 체면이라고 있는 거야?”이순간 남윤지는 추문성을 극도로 경멸했다.‘진주·밀양 도련님 중의 한 명으로서 나한테 손대지도 못하는데 잘나면 얼마나 잘났을까? 그냥 죽기를 기다릴 수밖에.’얼굴을 감싸고 있는 추문성의 입가에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 모습은 얼마나 처참한지 이보다도 더 처참할 수가 없었다.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이 장면을 보고 모두 박장대소를 지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술잔을 부딪치며 좋은 구경을 하고 있었고, 어떤 사람은 이 장면을 기록하기 위해 핸드폰을 꺼냈다.부잣집 도련님이 쩔쩔매는 모습이 온라인에 퍼진다면 절대 큰 화제가 될 수 있었다.동하임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남윤지 씨, 너무하는 거 아니에요?”동하임은 화가 났지만 한편으로는 어쩔 수가 없었다.남윤지와 맹승현의 막무가내를 봤을 때 가끔은 능력과 인맥이 그렇게 유용하지 않을 때도 있었다.실력이야말로 진정으로 믿을 구석이었다.지금 이 순간 남윤지의 실력이 추문성보다 강하기 때문에 추문성이 반격조차 하지 못하고 심지어 말도 하지 못했다.“농담도 심하시네요. 남윤지 씨는 진주·밀양 4대 명문가 중의 하나인 남씨 가문의 따님이자 안동 김씨 가문의 안방마님이 될 사람인데 제가 아무리 겁 없는 사람이라도 남윤지 씨를 어떻게 모욕하겠어요. 하지만 그래도 제 체면을 지켜주셨으면 바람이네요.”추문성의 눈빛은 차가웠고, 이 순간 그는 분노도 두려움도 없었으며 오히려 얼굴에 남은 손자국을 문질렀다.“저는 오늘 화해를 구하러 온 것이지 남윤지 씨가 두려워서 이러는 거 아니에요. 가끔 어떤 일은 크게 만들 필요가 없지 않을까요? 문제가 커져봤자 모두에게 좋지 않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