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회사의 주소와 정민아의 신발 사이즈를 남긴 후에 김예훈 일행은 매장을 떠났고, 감히 몸을 일으키지 못하는 점원과 경외의 표정을 지닌 고객들을 남겨두었다.이 사람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길래 이렇게 겸손하고 무서울까.밖으로 나가자 정민아는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예훈아,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 어떻게 돈이 그렇게 많아? 그리고 방금 그 사람은 어떻게 된 거야? 왜 자기 은행카드를 보고 그렇게 벌벌 떨어?”조이영은 김예훈을 위아래로 쳐다보면서 이 문제를 분명하게 하지 않으면 잠도 못 잘 것 같았다.김예훈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은행 카드는 내 거 아니라 동창 거고 그냥 월급 가불한다 치고 긁었어. 걱정 마. 내 월급이 꽤 세거든.""왜 카드를 보고 놀랐는지는 아마 내 동창의 신분이 보통이 아닌가 봐?""그렇구나!"정민아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김예훈에게 9억을 빌려주고 포르쉐를 구입하는 일까지 그에게 맡기고 은행 카드도 마음대로 2억을 긁을 수 있는 것을 보면 김예훈의 동창이 보통 신분은 아닌 것 같았다.한쪽의 조이영도 이 말을 듣고 가볍게 한숨을 내쉬고, 그는 김예훈 이놈이 재기한 줄 알았다.하지만 그녀는 금방 궁금해서 물었다. "예훈아, 동창이 무슨 일하는 사람이야?""투자하는 사람일 거야. 무슨 문제 있어?"김예훈은 이 가만히 있지 못하는 친구가 또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내가 보기에 너의 동창이 돈도 많고 신분도 있는 것 같은데 싱글인지 모르겠네. 혹시 싱글이라면우리에게 소개해 줄 수 있어?"조이영도 전혀 머뭇거리지 않고 뻔뻔하게 물었다. 아무튼 그녀의 목표는 재벌집에 시집가는 것이라서 전에는 YE 투자 회사의 대표를 생각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김예훈의 동창이 이렇게 돈이 많은 걸 보고 또 마음이 많이 설레고 있다.김예훈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관자놀이를 주무르면서 말했다. "내 기억이 맞는다면 너 전에 YE 투자 회사에 가서 대표님의 책상을 닦아주고 싶다고 말하지 않았어? 왜 지금
"민아야, 졸업 이후로 못 봤지." 강문탁은 정민아를 바라보며 눈빛이 매우 뜨거워 보였다. "다른 사람이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 너라면 내가 무조건 방법을 찾아내야지. 잠깐 기다려...""참, 이분은…."강문탁은 김예훈을 보고 의문이 생겼다. 이 남자는 길바닥에서 산 옷을 입고 아무리 봐도 궁상인데 어떻게 정민아 일행을 따라왔지? 혹시 집에 일꾼인가?조이영은 가볍게 웃으며 속삭였다. "우리 강문탁 도련님은 정말로 외국에 나간 지 너무 오래되어 우리 같은 옛 동창들의 소식을 모르고 있었네. 이분이 바로 민아의 그 데릴 남편이고 민아와 결혼한 지 3년이 되었는데, 손가락 하나 건드리지 않아서….""어? 당신이 정씨 일가의 데릴 사위였군요. 그 소문의 바보 머저리 같은 놈!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강문탁은 크게 웃었다. "그런데 당신 같은 사람은 여기서 반가워하지 않아요. 그냥 가세요. 여기는 당신이 올 곳이 아니에요."김예훈은 그를 힐끗 쳐다보더니 차갑게 말했다. "한 식당 매니저가 듣기 좋게 말하면 매니저이고 나쁘게 말하면 그냥 식당에서 서빙하는 사람인데 방을 구하기 힘들면 얘기해요. 핑계 대지 말고요."김예훈은 정말 못마땅한 얼굴이었다. 이 미자이 식당은 YE 투자 회사에서도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김예훈이 며칠 전에 서류를 본 적이 있는데 이곳은 예약제를 시행하고 규정이 엄청 까다로워서 매니저는 물론, 이 식당의 점장조차도 감히 방을 내줄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다."당신… 거기서 딱 기다려요. 내가 지금 가서 방을 마련할 테니까요."한 데릴사위가 감히 자신을 경멸하는 말을 듣고 강문탁은 벌컥 화를 내더니 오늘 내가 방 하나 마련하지 못할까 봐. 두고 보자.강문탁이 들어간 후 조이영은 눈을 부릅뜨고 김예훈을 무섭게 노려보면서 말했다. "김예훈, 여기서 방 하나 예약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아? 보름 전에 예약해도 안 될 수 있거든. 내가 호의로 너를 데리고 와서 대단한 거 보여주려고 했는데, 감히 강문탁을 건드려. 이따가 방을 구하지 못하면
"……" 강문탁은 침묵에 잠겼다. 그는 잘 알고 있다. 자신의 얼굴이 아직 부어 있는데, 어떻게 식당의 관례를 깨뜨릴 수 있었을까?하지만 그의 앞에 대학시절의 여신 정민아가 있는데, 정민아는 그가 도와줬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그는 설명하지 않고 이 해프닝을 아름다운 오해로 받아들이기로 했다."여신들, 이쪽으로 안내해 드릴게요. 이번에는 저희 미자이 식당에서 가장 큰 VIP 룸을 마련해 드렸으니 데릴사위는 들어오지 않는 게 좋겠네요. 이곳은 당신이 감당할 수 있는 아니에요.” 강문탁은 싱긋 웃으며 품위 있게 입을 열었다.김예훈은 강문탁을 힐끗 쳐다보고는 차갑게 말했다. "강씨, 그 방을 당신이 구한 거 확실해요?""내가 아니면 설마 너 같은 촌놈이겠어?" 강문탁이 냉소하면서 말했다."예훈아!" 정민아는 옆에서 진지하게 말했다. "강 매니저가 호의로 방을 구해줬으니 너도 함부로 말하지 마… 그리고 강문탁, 우리 오랜 동창이고 또 네가 우리를 위해 방을 마련해 줘서 너무 고마운데 예훈이는 내 남편이야. 예훈이 들어갈 수 없다면 나도 안 들어갈 거야."강문탁은 멍해 있다가 금방 웃으면서 품위 있게 말했다. "민아야, 무슨 말을 그렇게 해. 그냥 농담한 거야!"김예훈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짓고 이건 분명히 자신이 해결한 건데 밝힐 수가 없었다.룸에 도착하자 세상 물정을 좀 안다는 정민아와 조이영도 이 순간에 조금 놀랐다. 이 룸은 너무 럭셔리했고 곳곳에 정교한 목조들로 장식되어 있고 심지어 룸의 가장 안쪽에 인공 폭포도 있고, 그리고 거대한 테이블은 최소 20명이 식사를 할 수 있다. 전에 강문탁이 그녀들을 위해 룸을 마련해 준다고 했을 때 그냥 평범한 룸인 줄로만 알았지 이런 룸인 줄 절대 생각지도 못했다.강문탁은 지금 만족스러운 얼굴로 더 이상 설명하지 않고 메뉴를 내놓기도 전에 종업원들이 마치 생산 라인처럼 맛있는 음식을 서빙하기 시작했다. 음식의 플레이팅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색, 향, 맛 모두 완벽했다.강문탁의 얼굴에 웃음이 약간 굳어 있었
강문탁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임 대표는 이미 VIP 룸 입구에 가서 문을 세게 밀었다. 그다음 순간 그의 눈빛은 정민아에게 고정되었고 탐 내기 시작했다. 그는 손을 뻗어 자신의 머리카락을 정리하고 스스로 멋있다고 생각하는 포즈를 취하고 나서 옆에 따라온 수행원을 보았다.그의 졸개도 머리가 좋은 사람이라 이때 품위 있게 문을 두드리고 정민아 앞에 다가가서 가볍게 기침 한 번하고 말했다. "아가씨, 안녕하세요…""네? 무슨 일 있어요?"정민아는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그녀는 한창 음식을 즐겁게 먹고 있었는데, 갑자기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룸에 들어왔을까?정민아의 아름다운 얼굴을 봤을 때 졸개도 탐냈다. 대표님은 참 운이 좋은 분이시다. 이따가 그의 옆에서 혹시 같이 덕을 볼 수 없을까?그 생각에 그의 눈빛은 자기도 모르게 찌질해졌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임무를 기억하고 가볍게 웃으면서 말했다. "무슨 일이냐면요. 이 룸은 원래 우리 임 대표님이 예약하신 건데 아가씨들이 마음에 든다면 얼마든지 써도 됩니다. 하지만 우리 임 대표님이 아가씨랑 술 한잔하고 싶어 하시는데 괜찮으실지 모르겠네요."말하는 동안, 그는 몸을 옆으로 기울여 뒤에 있는 임 대표님의 모습을 보게 했다."당신들이 예약했다고요?" 정민아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무의식적으로 졸개의 움직임에 따라 룸 입구를 보았다. 강문탁의 앞에는 슬림한 양복을 입은 20대 되는 경박하게 단장한 남자가 그녀를 향해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젊고, 잘 생겼고, 돈도 좀 있는 것 같고, 카리스마는 부족하지만 졸부라는 두 글자를 조금 감추어서 이마에 직접 새기지는 않았다.지금 이 임 대표는 BMW 차 키를 손에 쥐고, 품위 있는 얼굴로 정민아를 바라보고 있으며 반드시 이 여자의 마음을 얻겠다는 기세를 가지고 있었다.사실 그의 경험에 따르면, 그가 BMW 차 키를 딱 보여주면, 그를 거절할 여자는 정말 몇 명 안 됐다.안타깝지만 정민아 자신은 포르쉐를 몰고 다니는데 BMW에 대해 정말 관심이 없고, 정씨 일가는 비
그는 카리스마는 따라가지 못하지만 위풍당당했고 얼굴에는 무조건 성공하겠다는 기세가 보였다.지금 이 시간에 식당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으며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누군가가 임중호를 알아보았다."임중호, 임 대표님이시네요. 임 대표님이 또 여자애를 꼬시려고요. 매번 이렇게 패기 넘치시네요!""하하, 당신들이 모를지도 몰라. 이 대표님은 상권에서 사냥을 즐겨요. 임 대표님 말대로라면 돈으로 해결되지 않는 여자가 없거든요!""지난번에 그 어린 인플루언서도 대단한 사람이었잖아요? 결국 임 대표님이 2억 정도 써서 그 여자애를 꼬셨고 심지어 그 어린 인플루언서는 무릎을 꿇고 아빠라고 부르지 않았나요?”"내가 봤을 때 역시 졸개라는 그 사람이 운이 좋아요. 매번 임 대표님이 사냥하면 그도 같이 얻어먹고! 남은 밥이라도 부럽네요!”"오늘 또 재밌는 구경거리가 생겼네!”"그런데 오늘 이 여자는 정말 예쁘네요! 그야말로 나의 이상형이야. 안 되겠어. 나도 영웅처럼 미인을 구하고 싶네요!""됐어. 당신 같은 사람, 이따가 임 대표님에게 뺨 맞으려고..."분명히 지금 식당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임중호를 알고 있으며 그들은 의견이 분분했고 하나같이 이 혼란스러운 구경거리에 신났다.그 졸개도 지금 옹졸한 표정을 짓고 임 대표님이 직접 나섰는데 이 계집애가 순순히 따르지 않을까?그러나 강문탁은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으며 그는 임중호를 건드릴 수 없고, 지금 그는 김예훈이망신을 당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래야 그가 영웅이 되어 미인을 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정민아는 눈썹을 약간 찌푸렸지만 임중호를 신경 쓰지 않고 오히려 김예훈에게 조금 실망했다.방금 전에 이 데릴사위인 남편에게 인상이 조금 바뀌었는데 그는 또 그녀를 실망시켰다. 누군가자기 아내를 희롱하는 거 못 본 건가? 그는 아직도 거기에 앉아서 음식을 먹고 있고 며칠 굶은 사람 같았다. 아무래도 이혼하는 게 맞을 것이다."예쁜 아가씨, 안녕하세요. 임중호라고 합니다.”임중호는 정민아의
"팍."이때 옆에서 한 손이 불쑥 튀어나와 바로 임중호의 손을 때렸다. 방금 음식을 먹던 김예훈이 벌떡 일어나 정민아의 앞을 가로막고 돌아서서 임중호를 싸늘하게 바라보았다.김예훈의 행동을 보고 정민아는 마음속으로 조금 기뻤지만, 김예훈은 그냥 상대방의 손을 때릴 뿐 다른 반응이 없으니 그녀는 오히려 약간 실망했다."어머? 멍청한 남편도 성깔이 있네요? 거지 같은 놈한테 맞았는데 안 좋은 일 생기는지 모르겠네. 진짜 재수없네!"임중호는 손을 흔들며 웃는 것 같기도, 웃지도 않는 것 같기도 한 표정이었다.옆에 있던 졸개가 분노하며 소리를 질렀다. "이 새끼야, 어디서 굴러 나온 거면 어디로 꺼져. 감히 임 대표님을 건드려? 나한테 죽고 싶어!""야야야, 우리는 교양이 있는 사람인데 이런 식으로 하지 마. 너 깡패야?"임중호는 졸개를 노려보고 나서 오른손을 내밀어 김예훈의 얼굴을 두 번 가볍게 두드리고 웃으면서 말했다. "저기요. 나 네 여자가 마음에 들거든. 볼일이 없으면 지금 당장 꺼져. 내가 기분이 좋을 때 꺼지는 게 당신한테 좋을 거야..."말하는 동안, 그는 자신의 지갑을 꺼내 안에서 지폐 한 묶음을 꺼내 김예훈의 앞에서 들고, 그다음 손을 놓자 수십 장의 지폐가 바람에 흩날렸다."왔네! 왔어! 또 임 대표님의 지폐 쇼 타임! 이 남자가 몇 번이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네!?""전에 어떤 남자가 돈 때문에 기절해서 자기 여자한테 임 대표님이랑 하룻밤 자라고 직접 타일렀어. 하하하!"김예훈은 눈앞의 이 광경을 보면서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모처럼 오늘 정민아가 쇼핑하러 오자고 해서 두 사람이 정을 좀 키울 수도 있었는데, 결국 멍청한 놈들만 만났다….김예훈은 연거푸 감탄했지만, 임중호는 그가 두려워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계속 말했다. "이렇게 예쁜 여자, 너 지킬 수 없어. 이럴 때 너도 눈치가 있어야 돼. 알아?"말하는 동안, 그는 가지고 있던 BMW 차 키를 다시 돌리기 시작했다.옆에 있던 졸개도 지금 경멸하는 표정으로 김예훈을 보고
"결과? 이 새끼가 머리가 잘 못 됐나? 나 정말 알고 싶네. 그 어떤 결과가 있을 건지…" 임중호는 괴상야릇한 표정으로 냉소하며 손을 뻗어 김예훈 뒤에 있는 정민아를 끌어당기려고 했다."팍."결국 이번에는 그가 손을 내미는 순간 김예훈의 오른손이 벌써 그의 멱살을 잡고 그의 머리를 식탁에 대고 내리쳤다.큰 소리와 함께 임중호의 머리가 식탁에 부딪혔고, 코와 입에서 동시에 피가 튀어나왔다.하지만 김예훈은 멈출 생각이 없었고, 그의 머리를 잡고 여러 번이나 다시 세게 내리쳤다."팍팍팍..."마지막 한 대를 내리칠 때 책상 위의 강화유리가 이미 깨졌고 임중호는 피투성이가 되어 얼굴이아주 흉악했다."아..."룸 밖에서 어떤 여자가 비명을 질렀다.남자들도 갑자기 안색이 변했다.정민아는 충격적인 얼굴로 이 장면을 지켜봤지만, 그녀는 눈앞에 피범벅이 된 장면 때문에 충격받은 것이 아니고, 대가족의 일원으로서 이 정도는 감당할 수 있다. 지금 그녀가 충격을 받은 것은 누군가가 그녀를 희롱하고 모욕했다고 해서 김예훈이 이렇게 심하게 사람을 때린다고? 그것도 이 고급 장소에서 거리낌 없이.이 순간, 김예훈에 대한 불만과 실망이 모두 사라졌다. 처음으로 그녀는 든든함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이혼 같은 생각은 아예 까맣게 잊어버렸다. 왜냐하면 그녀는 자신이 여태까지 바보 같았던 데릴사위 남편이 이렇게 패기 넘치는 면이 있을 줄은 몰랐다.조이영 역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으며 김예훈 같은 남자는 처음 봤다.강문탁은 마치 상상도 할 수 없는 얼굴로 불가능한 일을 본 것처럼, 속으로는 김예훈이 끝장났다는 것을 알고 있다.하지만 그다음 순간 김예훈은 임중호의 아랫배를 발로 걷어차며 차갑게 말했다.”꺼져!”임중호는 비명을 지르며 4~5미터를 날아가 룸 구석에 있는 인공폭포 밑에 부딪혀서 아수라장이었다.룸 안팎의 사람들은 모두 넋이 나간 듯 김예훈을 보고 멍해 있었다.
임중호의 건달 같은 모습은 딱 봐도 불법 조직에 일하다가 신분 세탁한지 얼마 안 됐다. 이런 사람은 돈이 있는 사람도 그를 건드리지 않는데 보기만 해도 궁상인 김예훈이 어떻게 감히 그를 건드렸을까?"이 새끼야! 네가 감히 나를 때려! 내가 경고하는 데! 너 죽었어!”임중호는 얼굴을 가리고 일어나 흉악해 보였다.”너 죽었어!”그의 졸개가 재빨리 전화번호를 눌렀고, 잠시 후 식당에 덩치 큰 경비원 몇 명이 도착했다.임중호는 원래 보안 회사로 시작했는데, 그냥 말해서 불법 조직이고 보호비를 받아먹는 것이다. 이 백화점의 보안은 바로 그가 책임지고 있으며 이때 경비원 몇 명을 부르는 것은 일도 아니다.김예훈은 경비원들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손을 털며 차갑게 말했다: "내가 지금 기회를 줄 테니까 내 아내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하고 용서를 빌어. 그렇지 않으면 오늘 너를 그냥 죽여버릴 거야..."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서로를 쳐다보았고 이 가난뱅이의 말투가 정말 대담하네? 임중호 대표님에게 직접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잠에서 덜 깬 건가? 설마 그다음에 무릎을 꿇어야 할 사람이 바로 자신이라는 것을 모르는 걸까?그는 좀 싸움을 잘하는 거 같지만, 문제는 혼자서도 그 많은 경비원을 이길 수 있을까? 게다가 임중호 대표님은 돈도 많고 권력도 있어서 너 하나를 죽여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할 수 있다."네가 뭔데!"옆에 있던 졸개가 날뛰었다.“가난뱅이 주제에 무슨 자격으로 임 대표님을 도전해? 임 대표님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우리 임 대표님이 운영하는 보안 회사는 YE 투자 회사가 투자한 거야! 너 같은 촌놈이 YE 투자 회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YE 투자 회사! 경기도 제일 명문대가 YE 가문의 회사! 이것은 우리 임 대표님의 배후에는 YE 가문! 이런 인물을 너 같은 촌놈이 모욕할 수 있는 거야?""이 새끼야! 죽음을 어떻게 쓰는지도 모르지?"지금 이 순간 졸개는 엄청 화가 났다. 자기네 대표님은 상류사회의 인물인데, 이 촌놈과 가난
김예훈은 장무준의 앞으로 다가가 그의 얼굴을 툭툭 치더니 손에 들고 있던 차를 그의 머리 위에 쏟았다.“악!”갑작스러운 전개에 장무준은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바로 이 순간, 그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다른 사람이 도리를 따질 때 폭력을 행사하더니, 다른 사람이 폭력을 행사할 때 도리를 따져보자는 이런 사람은 어떻게든 남을 밟고 올라가려고 했고, 또 어떻게든 이익을 챙기려고 했다. 이것이 바로 대부분 부잣집 도련님의 스타일이었다.하지만 장무준은 어느 날 다른 사람에게 짓밟힐 줄은 몰랐다.자신보다 도리를 더 잘 따지고, 주먹도 자기보다 센 사람은 처음이었다.이 순간, 장무준은 마음속에 두려움이 생기기 시작했다.하지만 영국 앞잡이로서 그래도 자존심은 있었다.아무리 영국 사람들에게 존엄이 마음대로 짓밟힌다고 해도 대한민국 사람한테는 절대 모욕당할 수는 없었다.외국인의 개가 될지언정 절대 대한민국 사람의 편을 들어주고 싶지 않았다.“김예훈, 네가 폭력을 행사한 것이 바로 증거야.”장무준은 이를 악물고 머리 위에 있는 찻잎을 가리켰다.“내가 말해주는데, 넌 이제 죽었어!”김예훈이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이렇게 죽는다고?”그는 또 장무준의 뺨을 때렸다.쨕!“그럼 이건 뭔데.”쨕!“이건 뭐냐고!”쨕!“왜. 네 뺨을 때렸다고 책임지라고 할 건 아니지?”쨕!“대한민국 사람으로서 어떻게 양심도 없이 외국인 앞잡이가 될 수 있어. 외국인의 개가 되든 말든 나랑 아무런 상관이 없지만 내 앞에서 잘난 척하는 것은 너의 잘못이지.”쨕!“우리 대한민국은 수년간의 노력 끝에 이미 세계 최정상에 섰는데 자랑스러워해야지. 어떻게 부끄러워할 수 있어? 이렇게 불만이 많으면 그냥 이민 신청을 하지 그랬어.”쨕!“몸에서 대한민국의 피가 흐르면서, 이름에 대한민국 성까지 붙였으면 여기서 날뛰지 말고 조상님을 잘 기억해야지. 외국 생활이 그렇게 부러우면 지금 당장 꺼져! 대한민국의 보호가 없이 너 같은 쓰레기가 외국에서 제대로 살아남을
마리아도 반응하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난 영국 귀족이야. 네가 내 물건을 훔쳤다고 하면 훔친 거지. 넌 변명할 자격도 없어!”김예훈은 한숨을 내쉬며 냉랭하게 말했다.“그러면 이성적으로 이야기할 준비가 안 된 거네?”“이성적으로 말하라고?”장무준은 여전히 경멸의 표정을 짓고 있었다.“우리랑 이성적으로 말할 자격이 있기나 하고? 우리 마리아가 네가 도둑이라고 하면 도둑인 거지. 오늘 내로 물건을 내놓지 않으면 바로 죽여버릴 거야.”이때 장무준의 손짓 하나에 열몇 명의 보디가드들이 건들거리며 다가오기 시작했다.“그래. 어차피 너희들도 도리를 안 따지겠다는데 나도 따질 필요가 없는거지. 안 그래?”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네까짓 게?”장무준은 가소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왜? 나를 때리기라도 하게? 내 몸에 손대는 순간 너희 온 가족을 죽여버릴 거야.”쨕!김예훈은 아무렇지않게 한 걸음 다가가 장무준의 뺨을 때렸다.“악!”장무준은 비명을 지르며 날아가 처참한 모습으로 대여섯 명의 보디가드를 넘어뜨렸다.하지만 그래도 뭐라도 된다고 다시 일어나 김예훈에게 삿대질하면서 큰소리쳤다.“이런 제기랄! 감히 나를 때려? 너...”쨕!김예훈은 또 손을 들어 장무준의 뺨을 때려 저 멀리 날려 보냈다.이때 옆에 있던 마리아가 분노했다.“이런 제기랄! 감히 우리 자기야를 때려? 넌 이제 죽었어. 국제 사건으로 외국 언론에 폭로해 버릴 거야.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거라고.”쨕!김예훈은 마리아의 뺨까지 때려 바닥에 눕히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시끄러워.”“이런 제기랄!”이때 한 무리의 외국 보디가드들이 소리치며 달려왔다.하지만 김예훈은 무심한 표정으로 뺨도 때리고 발로도 차서 한 명씩 날려 보냈다.눈깜짝할 사이, 외국 보디가드들은 하나같이 바닥에 쓰러져 앓는 소리를 냈다.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고, 장무준과 마리아는 아무리 사람을 많이 데려와봤자 김예훈 앞에서는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저마다 보잘것없는 상대일 뿐이다.장무준은 저 멀리
“언제부터 추씨 가문에서 장씨 가문의 일에 간섭했다고 그래. 어울린다고 생각해?”분노한 장무준은 거만한 표정으로 추문성에게 삿대질했다.추문성이 발끈하려고 하는 순간, 동하임이 손을 흔들며 진지하게 말했다.“장무준, 다시 한번 말하는데 김예훈 도련님은 너의 물건을 훔친 적 없어. 그리고 총사령관님의 칼은 도련님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다고.”“아무런 의미도 없다고?”마리아는 콧방귀를 뀌었다.“1조 원을 들여서까지 나랑 경쟁할 땐 언제고 이제 와서 의미 없다고 하는 거야? 반드시 얻으려는 것 같은데? 그리고 진주에서 나랑 사이가 안 좋은 사람은 김예훈밖에 없다고. 가슴만 컸지, 머리는 텅 빈 너 같은 대한민국 여자는 여기서 헛소리하지 마. 한마디라도 더하는 순간 국제 경찰에 같이 잡힐 줄 알아.”동하임은 화가 나서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그녀는 이 일이 커져서 김예훈이 결국 다시 오륜 사찰과 맞붙게 될까 걱정이었다.그리고 장씨 가문과의 옛정을 생각해서 장무준이 김예훈에게 짓밟히는 모습도 보고싶지 않았다.그런데 진신 어린 충고를 했다가 뺨 맞은 것도 모자라 무차별적으로 모욕까지 당할 줄 몰랐다.동하임은 더 이상 이 일에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동하임이 말문이 막힌 모습을 보고 마리아는 더욱더 의기양양해하면서 김예훈에게 삿대질했다.“김예훈, 너 그러고도 남자야? 남자구실은 하냐고. 설마 책임감이라곤 없는 사람이었어? 대한민국에 먹칠하지 말고 얼른 내 물건 내놔! 내가 말해주는데, 오늘 내로 물건 내놓지 않으면 내일 바로 국제 경찰이 찾아올 거야. 그때되면 대한민국은 너 때문에 망할 줄 알아.”마리아는 확신에 찬 표정을 짓고 있었다.“국제경찰 앞에서는 예수님이 오셔도 너를 구하지 못해.”김예훈은 차가운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했다.“그래. 정말 내가 훔친 거라고 확신한다면 국제 경찰을 불러보든지. 다 같이 천천히 조사해 보자고. 어떻게 조사하든 상관없어. 이 과정에서 내가 훔쳤다는 증거를 찾으면 2조 원을 배상할게. 그리고 이 두 손까지 잘라서 너
별장 앞에는 마리아와 장무준 외로 동하임과 추문성도 있었다.이 두 사람이 나서서 막지 않았다면 살기가 가득한 외국인들이 진작에 동씨 가문을 쳐들어가서 난리 쳤을 것이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씨 가문의 몇몇 경호원들은 얼굴도 얻어맞고, 발에 차여 넘어져 초라하기 그지없었다.“뭐하는 거야.”김예훈이 걸어 나와 무표정으로 말했다.“누가 경호원을 때렸어?”“내가 때렸다. 왜!”양복을 입은 장무준은 씩씩거리면서 김예훈을 노려보고 있었다.“김예훈, 드디어 나타났구나! 어젯밤 낙찰받지 못해 도둑질까지 해? 너 같은 인간은 정말 비겁하고 천박해! 어떻게 자기가 총사령관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거지? 칵! 퉤! 너는 인간도 아니야. 너 같은 사람을 볼 때마다 같은 대한민국 사람인 것이 창피해. 정말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하겠어. 난 내 피를 모두 뽑아내고 외국인 피로 바꿔버리고 싶어. 그렇게라도 너와의 관계를 끊고 싶다고!”장무준은 이를 갈고 있었다. 그에게는 같은 대한민국 사람인 것이 모욕처럼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짐승보다도 못한 그는 김예훈을 노려보며 악랄하게 말했다.“김예훈, 당장 총사령관님의 칼을 내놔! 아니면 총으로 쏴버릴 거야. 너를 죽이고 직접 찾으면 되지.”마리아 역시 자존심을 세우며 말했다.“빨리 물건 내놔. 아니면 외교 사건으로 국제 경찰까지 불러올 거야.”“장무준! 마리아! 함부로 말하지 마!”동하임은 눈살을 찌푸리며 진지하게 말했다.“어젯밤 우리는 시즌 호텔을 떠나 바로 동씨 가문으로 왔다고. 너희 물건을 훔친 적 없어. 계속 헛소리할 거면 명예훼손으로 고소해 버릴 거야.”쨕!김예훈의 편을 들어주는 동하임의 모습에 장무준은 화가 나서 그녀의 뺨을 때렸다.“이 년이. 어디서 감히 편을 들어줘. 여긴 네가 말할 곳이 아니야. 아직 동씨 가문에 따지지도 않았는데 어디서 감히 내 앞에서 떠들어! 죽고 싶어?”동하임이 본격적으로 반격하려 했지만 외국인 보디가드가 손목을 꽉 잡는 바람에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동하임 얼굴에
동하임은 애정이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도련님, 가끔은 한발 물러서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감정을 드러내면 결국 자신만 해칠 뿐이라고요. 심지어 오늘 저녁의 일은 오륜 사찰에 사과해야 한다고 봐요. 멀지 않아 곧 다시 저희 체면을 되찾을 수 있는 거잖아요.”김예훈은 그저 웃으면서 쓰디쓴 차를 한 모금 마셨다.띵.바로 이때, 동태원은 핸드폰이 갑자기 심하게 진동하기 시작했다.그는 양해를 부탁드린다며 전화를 받았다.그런데 잠시 후, 표정이 심각해지는 것이다.“장무준과 마리아가 낙찰받은 총사령관님의 칼을 장씨 가문으로 돌아가는 길에 도난당했다고?”김예훈 역시 보복이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 몰랐는지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 마리아는 돈을 내자마자 장무준과 함께 경매장을 떠났다.그런데 시즌 호텔을 벗어난 지 1킬로미터도 안 되는 십자 거리에서 갑자기 열 몇 명의 마스크를 쓰고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들이 튀어나올 줄 몰랐다.이들은 마리아와 장무준의 보디가드를 쉽게 제압한 것도 모자라 마리아의 뺨까지 때려서야 멋지게 떠났다.경찰은 신고받고 CCTV를 확인하고 싶었지만 마침 고장 나서 아무것도 확인할 수 없었다.당연히 누가 범인인지 찾을 방법이 없었다.전 재산을 털어 총사령관의 칼을 낙찰받은 마리아는 현장에서 피를 토해내면서 기절한 바람에 응급실까지 긴급 호송되었다고 했다.김예훈은 깨 고소한 기분이긴 해도 과연 누가 진주에서 이런 행동을 하는지 궁금했다.비록 총사령관의 칼이 매우 높은 수집 가치를 가지고 있었지만 이것때문에 영국과 진주 장씨 가문을 건드리는 것은 별로 가치 없는 일이었다.이 일에 별로 신경 쓰고 싶지 않은 김예훈은 약식을 먹은 후에 쉬기로 했다.하지만 동태원은 김예훈이 오륜 사찰을 건드린 관계로 시즌 호텔에 있기에는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그래서 그는 설득 끝에 김예훈을 동씨 가문의 별장으로 초대하게 되었다.김예훈은 그의 성의를 거절할 수 없어 바다와 가까운 방에서 휴식하기로 했다.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은 스위트룸보다 훨
“그래요? 선재 스님이랑 만나는 거 아니었어요? 혜선 스님을 마음에 두고 있다고요?”’김예훈은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을 지었다.“오륜 사찰이 김현민 도련님의 후궁이라도 되는가 보죠.”“쉿. 함부로 말씀하시면 안 돼요.”동태원은 긴장한 표정으로 주위를 살펴보더니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해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안동 김씨 가문이 진주·밀양에서 왕이라고 불리고 있지만 경기도에서는 오륜 사찰의 영향력이 어마어마한 거예요. 함부로 무술의 경지라고 불리는 게 아니라고요. 도련님께서는 이번에 혜선 스님뿐만 아니라 오륜 사찰의 명예마저 건드린 거예요. 이것으로 오륜 사찰에서 충분히 도련님을 증오할 만하죠.”동태원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말했다.“며칠 동안은 가급적이면 외출하지 않는 것이 좋겠어요. 오륜 사찰 측에 도련님을 건드릴 만한 핑계를 주지 말아야죠.”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선재 스님이 허씨 가문에 한 짓거리들을 저한테 들통난 뒤로 저는 이미 오륜 사찰과 원수를 맺게 되었어요. 오늘의 일이 있었든 없었든 어차피 만나게 될 운명이었어요.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오륜 사찰에 본때를 보여주고 싶어요. 오늘은 단지 시작일 뿐이에요.”동태원은 멈칫하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도련님, 그렇게 충동적으로 행동하시면 안 돼요. 오륜 사찰은 일반적인 재벌가도, 명문가도 아니네요. 그들의 분노를 감당할 만한 사람이 없다고요. 도련님이 진주·밀양에서 닦은 기반으로는 절대 오륜 사찰과 맞설 자격이 없어요.”동태원은 정말로 애정이 어린 충고를 하고 있었다.오륜 사찰이 진주·밀양에서 가진 힘에 비하면 김예훈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진주·밀양에 온 지 보름도 안 되었는데 그렇게 큰 장벽을 무너뜨릴 수 없었다.“도련님, 저희 아빠가 없는 얘기를 한 것도 아니에요. 오륜 사찰은 정말 끔찍한 존재라고요.”동하임은 두려운 표정을 지었다.“단순히 무력이나 에너지가 뛰어난 것이 아니라 인맥도 대단하다는 거예요. 가장 중요한 것은 관주님이신 오륜 승려님이 거의 백 세
반 시간 뒤, 김예훈과 동하임은 다시 스위트룸으로 돌아왔다.동하임은 방에 들어올 때 표정이 이상한 것이 할 말이 있어보였다.잠시 후, 노크 소리가 들려오더니 동태원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그 역시 김예훈을 바라보는 눈빛이 이상한 것이다.김예훈은 동하임을 힐끔 쳐다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오히려 동태원은 박장대소를 짓더니 아무렇지 않게 걸어들어왔다.“김 도련님, 하임이를 탓하지 마세요. 어젯밤 일을 저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해도 제 능력으로는 늦어도 내일 아침에는 알았을 거예요. 그러니까 하임이가 도련님을 팔아먹은 것도 아니죠.”김예훈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총독님, 무슨 그런 농담을 하세요. 하임 씨가 총독님께 알린 것도 너를 위해서겠죠. 이해하니까 탓할 마음도 없어요.”“그러면 됐어요.”동태원은 차를 따르며 한참 고민 끝에 나지막하게 말했다.“김 도련님, 굳이 돌려서 말하지 않을게요. 도련님이 전설속의 총사령관님인지 아닌지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제가 마음의 준비라도 하게요. 만약 정말 총사령관님이라면 정말 진주에서 활개 치고 다닐 수 있을 것 같아요.”동태원의 표정을 보고있던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맞든 아니든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그렇게 중요할까요? 맞으면 어떻고, 아니면 어떤데요? 모든 사람이 그 칼이 신물이 아니라서 총사령관님께 들고 가봤자 요구를 들어달라고 하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으면 됐죠.”동태원은 잠시 생각하더니 허벅지를 치면서 말했다.“김 도련님은 역시나 똑똑하신 분이네요. 한 번의 훼방으로 바로 칼의 의미를 부정해 버렸네요. 이렇게 된다면 영국 사람이 총사령관님을 찾아가더라도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하고 계셔서 당황하지는 않을 거 아니에요. 정말 우리 대한민국의 체면을 지켜주셨네요. 아니면 약속을 지키시는 총사령관님의 성격을 이용했으면 어쩔뻔했어요. 그런데 아쉽게도 김 도련님 이미지만 나빠졌네요. 지금 밖에서는 김 도련님이 허세를 부리는 내륙인이라고 소문이 났거든요. 심지어 어떤 사람은 부산 용문당 회장
마리아를 쳐다보던 김예훈은 상대방이 자신을 이렇게 칭찬하자 부끄러워 그녀의 뺨을 때릴 수조차 없었다.이때,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증거 같은 거 필요 없어. 왜냐, 내가 총사령관이거든. 내가 신물이 아니라고 하면 신물이 아닌 거야. 알겠어?”현장 분위기는 들끓기 시작했다.모든 사람은 믿을 수 없는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부산 용문당 회장이자 경기도 김세자가 바로 전설 속의 총사령관님이라고?’‘만약 정말 총사령관님이라면 이 검은 정말 아무런 의미도 없는거잖아.’무대 뒤쪽에 있던 혜선 스님 역시 휘청거리더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신과도 같은 존재인 그녀에게는 오직 총사령관만이 동경의 대상이었다.‘그런데 여자한테 빌붙어 사는 저 사람이 총사령관님이라고? 말도 안 돼!’잠시의 정적 후, 장무준은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왜요? 저놈이 한 말을 믿는 거예요? 제가 영국 황실 프린세스의 사무실에서 우연히 총사령관님의 사진을 본 적이 있어요. 비록 옆모습밖에 보지 못했지만 전투복을 입고 위풍당당하고 뛰어난 기품을 지닌, 세상을 압도할 만한 기세를 가지고있는 분이셨어요. 그런데 여자 덕분에 경매장에 들어오는 놈이 어떻게 총사령관님일 수가 있어요! 부산 용문당 회장, 그리고 경기도 김세자의 신분도 여자 덕분에 따낸 거라고 들었어요. 아내가 부산 견씨 가문의 제9대 수장이라 김세자로 될수 있었고, 또 우현아 씨 덕분에 우충식 부 회장님의 도움을 받아 부산 용문당 회장이 될수 있었다고요. 솔직히 말해서 여자 등만 처먹는 염치없는 놈이라고요. 정말 웃겨서 원. 저런 놈이 자기가 총사령관이라고 하면 믿으실 거예요? 아무리 총사령관님 행세를 해 봤자 아닌 건 아니라고요.”사람들은 곰곰히 생각해보더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역시 장무준 도련님은 대단하시네요. 어떻게 한눈에 꿰뚫어 볼 수 있어요?”“하긴, 저희가 생각이 너무 많았네요. 전설 속의 총사령관님이 어떻게 저희 앞에 나타날 수 있겠어요.”“게다가 총사령관님은 세상을 뒤흔들 정도로
“그런데 그냥 총사령관님의 물건일 뿐, 아무런 의미도 없는 거야. 이것은 총사령관님이 유라시아 전쟁에서 사용하다가 버린 쓰레기일 뿐이라고. 어떤 염치없는 사람이 전쟁터에서 이걸 주워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걸 가지고 있으면 총사령관님이 요구를 들어줄 거라고? 제발 잘 생각해 봐. 부러진 칼 한 자루로 총사령관님께 요구를 들어달라고 할수 있을까? 이건 그냥 망상일 뿐이야. 이 칼에 죽은 영혼이 수없이 많으니, 집에 가져가서 귀신을 쫓는 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겠지. 그런데 가느다란 팔다리를 보아하니 악령에 사로잡힐 수도 있겠는데 그때 가서 총사령관님을 탓할 생각도 하지 마. 절대 인정하지 않을거니까.”김예훈에게는 소지품이 많았기에 부러진 칼 따위는 별로 신경 쓰지도 않았다.아까 입찰받으려고 한 것은 그저 자기 물건이 영국 황실의 손에 들어가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런데 오륜 사찰이 대놓고 영국 황실의 편을 들어주니 아예 이 칼의 가치를 밝혀보려고 했다.김예훈의 말에 사람들은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서로를 마주 보았다.아까 오륜 사찰이 분명 이 부러진 칼을 들고 가면 총사령관이 조건을 하나 들어줄 거라고 했는데 또 김예훈이 아무런 쓸모도 없는 물건이라고 해서 어리둥절하기만 했다.만약 김예훈이 그냥 한 말이었다면 믿지 않았을 것이지만 설득력까지 있어 의심하기 시작했다.김예훈이 말한 대로 이 부러진 칼로 총사령관에게 요구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총사령관의 소지품이 의미 있는 물건이라고 해도 8천억 원으로 낙찰받기에는 너무 비싼 가격이었다.김예훈의 말을 들은 마리아는 멈칫하더니 약간 믿기 어려운 표정을 지었다.무대 뒤편에 서 있던 혜선 스님 역시 놀라며 손에 들고 있던 찻잔을 바닥에 떨어뜨렸다.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이 물건은 실제로도 누군가 전쟁터에서 주워서 오륜 사찰에 판 것이 맞았기 때문이다.이 물건을 판 사람은 확신에 찬 말투로 총사령관에게 요구를 제시할 수 있다고 했다.총사령관과 관련된 일이라 오륜 사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