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화면에 '장난꾸러기’라고 떴는데 분명히 방금 김예훈이 건 번호였다. 김예훈은 대수롭지 않게 받기 버튼을 눌렀으며 곧 영상 통화가 연결되었고 한 노인이 화면에 나타났으며 약간 야위어 보였지만 비범한 품격을 가진 박학다재한 느낌이었다. 그분은 잠에서 깬 지 얼마 안 됐는지 여전히 잠옷 차림이지만, 그래도 에너지가 넘치는 느낌을 줬다. 어머! 이분은… 한국 국수! 의학계의 살아있는 신! 전남산! 전 선생님! 김예훈의 휴대폰 화면을 보는 순간, 주변 사람들은 참지 못해 몸서리가 났고 믿겨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분이......정말 전남산 선생님이시네요. 전남산 선생님의 이마에 점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역시 맞네요." 누군가 중얼거리며 입을 열었지만 이 순간은 천둥 맞은 것 같았다. 이 순간 현장이 완전히 떠들어댔다!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모르는 녀석이 정말 전남산 선생님과 연락할 수 있다고? 지금 눈앞에서 본 모든 일이 생시인가? 이 순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뺨을 심하게 때렸고, 매우 아프다는 것을 느낀 후에야 꿈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다. 강천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고 정말 끔찍했다. 그러나 옆에 있던 동청산은 강천의 표정을 눈치채지 못하고 무의식적으로 앞으로 나아가서 말했다. "전 선생님, 저예요. 동청산, 저를 기억하세요?" 영상 속에서 전남산이 무의식적으로 동청산을 잠시 훑어본 뒤 말했다. "너였구나. 20여 년 전 한국의대에서 강의할 때 네가 내 수업을 몇 번 들었지. 질문도 많이 한 걸로 기억하지! 그때 네가 팔팔했는데 이제 보니 너도 늙었네!" 전남산은 옛 친구를 만나서 탄식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동청산은 공손하게 말했다. "천만예요. 선생님 앞에서 어떻게 감히 늙었다고 말할 수 없죠. 선생님이야말로 의학계의 대선배이시죠!" 동청산의 이 말을 듣고 원래 의심을 가지고 있던 전문가와 학자들도 모두 말문이 막혔다. 동청산의 태도를 보면 영상 속 사람이
많은 사람들이 지금 눈을 부릅뜨고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강천은 머리가 띵해서 얼어붙었다. 어떻게 된 거지? 김씨라는 사람은 전남산 선생님과 아는 사이뿐만 아니라, 두 사람은 망년지교처럼 보였다. 사람들이 놀라움에서 빠져나오기 전에 전남산은 이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됐어. 예훈이 너 시간이 될 때 여기 와. 언제든지 환영해…" "본론을 말할까? 밤중에 전화해서 무슨 일이야?” 전남산도 머리가 좋은 사람이라서 김예훈이 이렇게 늦은 시간에 전화한 것은 분명 무슨 일이 있을 것이다. 방금은 그냥 인사말을 나눈 것이고 이제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김예훈도 쓸데없는 말없이 손에 들고 있던 자료를 카메라 앞에 대고 넘겼다. 10여 분이 지난 뒤 전남산이 의문이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 "예훈아, 네가 어떻게 이 연구 프로젝트 자료를 가지고 있어?" "이 연구 프로젝트에 대해 그때 나에게 말씀한 적이 있죠?" 김예훈이 말했다. "그런 일이 있었지. 근데 내가 연구한 결과, 이 연구 프로젝트는 실행 가능성이 없는 걸로 확정했어. 만약 실무에 들어가면 중증 환자가 질식하거나 심지어 사망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확인됐어." "그래서 5년 전에 그 자료들을 봉인하여 보관해뒀어." "근데 예훈아, 너 어디서 이 자료를 찾아냈어? 내 기억으로는 성남에 있는 연구실에 보관해뒀는데 거기 5년 정도 안 간 것 같은데.” 전남산은 의아한 표정으로 자신이 포기한 프로젝트 자료가 어떻게 김예훈의 손에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늙은이, 그 연구실은 누가 제공한 거고 지금 누가 관리하고 있어?" "생각해보니 성남의 강씨라는 의학계 명문에서 나에게 기부한 것 같은데, 내가 성남을 떠날 때 사용권을 다시 돌려줬어…." "됐어. 이 얘기는 그만하고. 예훈아, 이 자료는 어디서 얻은 건지 모르겠지만 잊지 말고 얼른 파기해. 이건 실패한 연구야. 사람들을 오해할 수 있으니까 절대 공개해서는 안 된다!" 전남산은 심각한 얼굴로 말
김예훈은 냉담한 표정으로 동청산을 바라보고 있었다. “동 교수님, 방금 말씀하셨죠. 만약 내가 증거를 찾아낸다면 강천을 쫓아내겠다고요?” 동청산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하면서 매우 난처했다. 그는 방금 확실히 이런 말을 했지만, 문제는… 강씨 가문이 경기도에서 지위가 보통이 아니다! 이런 의학계 명문의 사람을 쫓아내는 것은 동청산이라고 해도 그에 따르는 결과를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그를 쫓아내지 않으면 자신의 가풍을 망칠 것이다! 김예훈은 동청산에게 망설일 시간도 주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 "방금 제가 당신의 체면을 세워주느라고 이 일을 전 선생님에게 알리지 않았어요.” "하지만 당신은 강천의 선생님이니까, 이 일을 책임져야 해요.” “폐기해야 할 자료는 폐기하고 포기해야 할 프로젝트는 포기해야죠.” "그렇지 않으면 만약 이 일이 알려지면 동 교수님이라도 그 결과에 대해 감당할 수 없겠죠?" 동청산의 안색이 한참 변하더니 분명 마음을 이미 정한 것 같았다. 다음 순간, 그는 안색이 변하며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연단 위에 있는 강천을 바라보며 소리를 질렀다. "강천! 도대체 뭐한 거야?" "우리 의학계에서는 수십 년 동안 아무런 학술 성과를 거두지 못해도 정상이야!" "그런데 너는 그깟 허영심 때문에 남의 연구 성과를 훔치고 표절하다니! 조금의 염치도 없어?" 동청산은 평소에 강천을 매우 좋아했다. 강천은 그의 모든 학생 중 의학에 있어서 가장 재능이 있고 가정 형편도 제일 좋았기 때문이다. 이 학생을 받아들인 후, 동청산은 경기도 의학계에서 위상도 많이 높아졌다. 강씨 가문의 지원으로 그는 의학계에서 모든 일이 다 잘 되는 느낌이었다. 예전에 동청산도 강천의 인품에 약간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보기에 이 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천부적인 재능과 의술이며 인품은 배우고 다듬을 수 있다. 옥도 다듬지 않으면 그릇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 있듯이, 강천은 좋은 인재이며 만
"선생님,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잠깐 미쳤습니다. 용서해주세요. 죽을 짓을 했습니다. 죽을 짓을 했습니다. 죽을 짓을 했습니다.” 유나는 원래 선배님을 많이 존경했지만 이 순간 그녀조차도 실망하는 표정이었다. 유나는 학술이라면 누구보다도 열심히 하는 사람이다. 강천이 이런 방법으로 명예를 얻으려고 하는 것은 너무나 비열했다. 설마 이런 비열한 수단을 써서 조만간 폭로될 것이라는 걸 정말 몰랐을까? 강천은 유나까지 싫어하는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니까 더 심하게 떨었다. 대학 시절에 유나를 처음 본 순간부터 반드시 그녀의 마음을 얻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이 후배가 학술을 가장 중요시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몇 년을 걸쳐 열심히 계획하여 오늘의 판을 꾸몄다. 원래는 오늘 미인의 마음을 얻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런 결과를 초래할 줄 몰랐다. "선생님, 제발, 제발 살려주세요!" 강천은 동청산이 자신을 계속 무시하자 참지 못하고 다시 애원했다. 그는 동청산이 이렇게 독해서 자신이 죽는 것을 보면서도 도와주지 않는다고 믿지 않았다. 그런데 문제는 이번 일이 너무 크게 벌어져서 동청산은 강천 때문에 자신의 체면이 다 깎였다고 느꼈다. 그는 자신의 제자가 무능해서 아무런 성과를 이루지 못한 것은 받아드릴 수 있어도 그가 학술 조작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강천, 나는 원래 네가 인품이 약간 문제 있다고 생각하고 조금만 바로잡아주면 어느 정도 성공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네가 이렇게 어리석을 줄은 몰랐어.” 동청산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동청산의 말투에 강천은 멘탈 붕괴 직전이었다. 강천은 그가 한 행동, 이 작은 행동이 이렇게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줄 상상도 못했다. 이때 로비의 문이 열렸고 굉장히 위엄 있어 보이는 노인이 들어왔다. "강씨 가문의 주인!" "저분은 어떻게 오셨지?" "설마 뒤에서 계속 지켜보고 있었단 말인가?"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놀랐으며 이 사람이
강천은 얼굴을 가리고 원망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버지, 저는 정말 노력했어요. 몇 년 간 준비한 것을 다 내놓았어요!" "이 논문은 원래 전남산이 죽은 후에 발표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지금 이 일로 제가 모든 것을 잃었으니 그걸로 충분하지 않아요? "우리 강씨 가문도 일대의 명문인데, 왜 남의 하인이 되어야 해요? 김병욱이 뭐라고요…." "팍." 강씨 주인은 다시 한번 뺨을 때리면서 강천이 하려던 말을 바로 막았다. "망할 놈, 내가 마지막으로 말해주는 데 잘 기억해 둬. 만약 김 도련님이 없었다면 우리 강씨 가문은 벌써 망했을 거야!" "김 도련님을 위해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우리 영광이야! 이번 실수는 우리가 반드시 책임져야 해.” 강씨 주인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말을 다한 강씨 주인은 무의식적으로 덩치 큰 몸을 부르르 떨었다. 분명히 '김병욱'이라는 세 글자는 그에게 큰 두려움이었다. 강천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김병욱이 정말 능력이 있다면 제가 그 김예훈을 상대할 필요가 있었을까요? 그는 단지 김예훈이 울성으로 돌아가기를 바랄 뿐이예요. 이해가 안 되네요. 일개의 데릴 사위를 신중하게 대할 가치가 뭐가 있다고!" 강씨 주인은 한숨을 내쉬며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강천, 네가 자존심이 강해서 우리 강씨 가문이 김 도련님의 하인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걸 알아. 하지만 이것은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이고 이번에 김 도련님의 지시대로 안 하면 그분은 우리 강씨 가문을 일으켜 세울 수 있는 것처럼 하루아침에 우리 강씨 가문이 모든 것을 잃게 할 수도 있어.” "지금 우리가 임무를 실패했으니, 어쩌면 앞으로 강씨 가문 자체가 없어질지도 몰라." 그러자 강씨 주인은 탄식하는 얼굴이었다. 강천은 방금까지 대수롭지 않는 표정이었지만, 지금 온몸을 떨면서 말했다. "아버지, 강씨 가문이 파산할 수도 있다는 말씀…." "그래. 그것도 제일 가벼운 거야." 강씨 가문은 한숨을 내쉬었다. "며
산책로에서 유나는 김예훈의 뒤를 걷는데 머리 속이 어리둥절했다. 오늘 일어난 일이 너무 많아서 그녀는 하마터면 정신 차리지 못했다. 옆에 있는 김예훈을 보면서 유나는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몰랐다. 눈앞에 이 뭐든지 다 할 수 있는 남자는 도대체 얼마나 대단할까! 하지만 김예훈 본인은 이 일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유나와 함께 식사를 한 후 집으로 돌아갔다. ...... 김예훈이 집에 막 도착할 때 마침 정민아 모녀가 급히 나오는 것을 보았고, 그들이 김예훈을 봤을 때, 임은숙은 갑자기 안색이 변하며 욕을 퍼부었다. "한밤중에 어디 갔다 오는 거야?" 김예훈이 말했다. "친구와 밥 먹으러 갔어요." "또 먹어. 맨날 먹기만 해. 너네 아버지가 돌아오신 거 알아!" 임은숙이 욕을 했다. "이미 정씨 가문의 별장에 계시니 얼른 가자. 어르신을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마!" 김예훈이 어리둥절해했다. 우리 아버지? 하지만 그는 금방 알아들었다. 임은숙은 정민아의 아버지를 얘기하는 것 같고 자신의 장인 정군이다. ...... 정씨 가문의 별장. 양복을 입고 의기양양한 중년 남자가 정씨 어르신의 바로 아래 자리에 앉아 웃고 있었다. 정민택은 그의 맞은편에 앉았지만 안색이 좀 안 좋았다. 이 사람이 바로 정민아의 아버지이자 정씨 가문의 셋째 정군이다. 정군은 원래 정씨 가문의 2세 중 가장 뛰어난 인물로 한때 정씨 가문의 차기 대표로 내정되기도 했다. 예전에 정씨 어르신은 이 막내아들을 매우 아꼈지만, 그가 연이어 딸 둘을 낳은 후 정씨 어르신은 그를 멀리했다. 그가 아들을 낳지 못한 것은 나중에 가업을 이어갈 후손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정씨 어르신이 아무리 그를 사랑하고 아껴도 후계자로 만들 수는 없었다. 그래서 10여 년 전에 정군은 경기도 성남으로 파견되어 거기서 발전했다. 하지만 성남지역은 정말로 무서운 곳이며 일반 세력이 발붙일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그래서 정군은
"그래? 우리 정씨 가문이 울성에 진출할 수 있는 좋은 프로젝트와 자원?" 정씨 어르신은 눈썹을 치켜세웠다. “말해봐!” 다른 정씨 가족들도 하나같이 숨을 죽이고 귀를 기울였다. 울성의 이류 가문은 정씨 가문의 자산을 10배 이상 증가시킬 수 있으며 그들 모두 같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에는 아무도 정군을 공격하지 않고 오히려 기대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아버지, 경기도 복씨 가문 들어보셨죠?" 정씨 어르신은 안색이 살짝 변하면서 말했다. "군아, 혹시 경기도 일류 가문인 그 복씨 가문을 말하는 거야?" "맞아요! 바로 그 복씨 가문이예요!" 정군은 자랑스러운 표정이었다. "복씨 가문, 전설에 따르면 옛날 황족이며 진정한 종실이래요!" "나중에 전란 중 경기도에 뿌리를 내리고 복씨 성을 지었대요!" “이 가문은 김씨 가문만큼 뿌리가 깊지는 않지만.” "경기도에서 복씨 가문과 비교할 수 있는 가문은 몇몇 안 돼요." "복씨 가문이 선우 가문과 비교하면 어때?" 정씨 어르신은 좀 흥분되었으며 아직도 선우 가문에서 당한 모욕을 기억하고 있다. 선우 가문이 작은 프로젝트를 내놓고 정씨 가문과 협력하였지만 정씨 어르신의 마음속에는 줄곧 원망이 가득했으며 단지 밖으로 티를 내지 못할 뿐이다. 지금 정씨 가문의 재기 가능성을 듣고 그는 갑자기 흥분했다. "선우 가문요?" 정군은 웃었다. "선우 가문도 확실히 강하지만, 선우 가문은 골동품으로 시작했고, 다른 산업에도 진출했지만 아무리 대단해도 한계가 있어요." "하지만 복씨 가문은 다르죠. 복씨 가문은 부동산 해요! 성남의 부동산 절반이 다 관련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저희 정씨 가문의 주요산업도 부동산이니까 복씨 가문이 원한다면 손가락 사이에서 뭔가 새어나와도 우리한테는 충분할 거예요!" 정씨 어르신은 흥분된 표정으로 말했다. "설마 복씨 가문이 우리 정씨 가문과 협력하겠다는 거야?" 정군은 한번 웃고 말했
뭐라고?세상에 이런 좋은 일도 있다고?지금 이 순간, 사람들은 모두 콧방귀를 끼고 있다,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복씨 가문의 사람들이 바보야? 이런 계약을 한다고?많은 사람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자 정군은 웃으며 가지고 있던 봉투에서 정교하고 고급스러운 파일을 꺼내 책상 위에 던졌다. “자, 다들 계약서 한번 보세요.”사람들이 몰려와서 계약서를 자세히 살펴보았다.아니나 다를까, 계약서에는 명백하게 적혀있었다. 성남 신도시 개발 구역의 2000평에 달하는 토지를 정씨 일가에 맡겨 운영하기로 하였다.쇼핑센터 프로젝트 외에 일부 아파트 건설도 포함되어 있었다.성남 신도시 구역의 땅은 그야말로 금싸라기 같은 땅이다.2000평에 달하는 토지 개발을 할 수 있다면 정씨 일가의 재산은 최소 10배로 뛸 것이다!게다가, 계약서에서 이번 합작은 정씨 일가에서 51%의 주식을 차지하고 결정권을 행사하며 일단 프로젝트가 실패하게 되면 이 땅은 정씨 일가에게 주는 배상이라고 분명히 적혀있었다.물론 이 투자과정에서 복씨 가문은 땅을 내놓고 정씨 일가는 자금을 내놓아야 한다.그리고 이 자금의 액수는 만만치가 않았다. 초기 자금으로 2000억이 필요하다.정씨 일가에서 이 돈을 마련하자면 아마도 남해시 쪽의 사업을 모두 정리하여 매각해야 할 것이다.확실히 이윤이 많이 남는 사업이라 리스크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많은 사람이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정씨 일가의 사람들이 하나같이 눈빛이 반짝이는 것을 보고 정군이 득의양양하게 말했다.“아버지, 이번에 남해시에 와서 세 가지 할 일이 있습니다.”“첫 번째, 우리 정씨 일가도 성남시에서 성공할 기회가 있다는 걸 알려주려 합니다! 이런 기회는 놓치면 다시 오지 않을 것입니다!”“두 번째, 아버지께서 김예훈을 마음에 들어 하시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민아와 김예훈을 이혼시킬 겁니다!”“세 번째, 복씨 가문의 복률 도련님께서 아직 미혼입니다, 우리 정씨 일가가 이번 기회에 그 가문과
허유주가 김예훈을 데리고 아침 먹으러 가려고 할때, 구룡성 경찰서에서 어떤 몸매가 좋은 여자가 걸어왔다.그 여자는 바로 동하임이었다.동하임은 허유주와 함께 웃고 떠드는 김예훈을 보면서 콧방귀를 뀌었다.“쓰레기 같은 자식.”이어 어금니를 꽉 깨물면서 김예훈의 옆으로 다가갔다.동시에 그녀에게 시선이 향한 추하린과 허유주는 진주 1인자의 딸인 그녀가 왜 갑자기 찾아왔는지 이해되지 않는 눈빛으로 쳐다보았다.‘설마 번복해서 김 도련님을 다시 구속하려는 건 아니겠지?’다시 경찰서로 들어간다고 해도 아무 상관 없는 김예훈은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동하임을 쳐다보았다.이대로 잡힌다고 해도 가장 골치 아픈 사람은 자신이 아니었기 때문이다.동하임이 한참동안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더니 말했다.“김 도련님, 잠깐 얘기 좀 나눌 수 있을까요?”김예훈이 피식 웃었다.“다 같은 편인데 하실 말씀이 있으면 여기서 하시죠.”동하임은 잠깐 침묵하더니 겨우 한마디 꺼냈다.“저희 아빠가 김 도련님을 뵙고 싶어 하십니다. 아침 식사 함께하는 거 어떠세요?”동태원이 주동적으로 만나자고 할 줄 몰랐는지 김예훈은 멈칫하고 말았다.김예훈은 이를 거절하지 않고 추하린더러 허유주의 안전을 책임지라고 하고는 동하임의 포르쉐 911차에 올라탔다....반 시간 뒤, 태산 뒤쪽에 있는 별장에 도착하게 되었다.드넓은 이 별장에서는 멀리 있는 남태평양까지 보였다.습한 바닷바람이 불어오면서 소금 짠 내가 풍기기도 했다.하와이풍의 반바지와 반소매 티를 입은 진주 1인자 동태원은 손에 낚싯대를 들고 바닷가에서 낚시하고 있었다.동하임과 함께 별장으로 들어섰을 때, 마침 동태원이 잡은 물고기를 들어올렸다.그의 옆에 있던 여인은 낚싯바늘을 떼어내고 다시 물고기를 방생했다.이 모습을 보고있던 김예훈은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이런 생활은 그가 꿈꾸던 노년 생활이었기 때문이다.그때되면 과연 그의 옆을 지키고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정민아? 하은혜? 우현아? 아니면 모두 다?김예훈
10분 뒤, 구룡성 경찰서를 벗어난 김예훈은 거들먹거리는 표정으로 자신을 째려보고 있는 홍성파 부하들을 발견했다.김예훈이 경찰서를 힐끔 보고는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진주 1인자라는 사람이 재밌군요. 상대가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이라고 해도 절대 봐주지 않네요. 아주 마음에 들어요.”추하린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그래서 안동 김씨 가문, 일본 야마구치파, 홍성파에서 얼마나 벼르고 있는지 몰라요. 진주 1인자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시비 거는 사람이 많을 거예요.”김예훈이 피식 웃었다.“진주 1인자라는 그분 성함이 뭐죠?”추하린이 답했다.“동태원이요.”“동태원 씨가 진주 1인자 자리에 앉은 걸 보면 능력이 대단할 거예요. 그리고 누군가 그 사람이 그 위치에 앉아있기를 원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안동 김씨 가문에서 함부로 건드리지 못할 거라고요.”김예훈은 추하린의 어깨를 툭툭 치려다 두 사람 사이의 어색한 분위기가 생각나 다시 손을 거뒀다.그러다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진주 1인자인 동태원 씨랑 만날 수 있게 기회를 만들어줘요. 그분도 저를 만나고 싶어 할 거예요.”김예훈이 손을 툭툭 털면서 이곳을 떠나려고 할때, 주차장에 있던 토요타 알파드 차 문이 열리면서 누군가 모습을 드러냈다.“예훈 오빠.”온밤 여기서 기다리면서 온갖 인맥을 다 동원한 허유주는 바로 김예훈에게 안기려고 했다.“나왔어? 정말 다행이야.”어젯밤 그녀는 김예훈이 홍성파와 일본 야마구치파한테 짓밟힐까 봐 걱정이었다.진주에 깊은 뿌리를 박은 홍성파는 진주 기관 사람들과 친했으니 말이다.김예훈이 무사히 풀려난 것만으로도 놀라울 정도였다.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라이언 킹의 뺨까지 때렸는데 김예훈이 보석되고 진세은이 갖힐 줄 몰랐다.김예훈은 자기를 와락 끌어안은 허유주를 떼어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난 다른 사람을 도와준 착한 시민일 뿐이야. 나까지 구속하면 진주 법도가 신뢰를 잃는 거 아니겠어? 그리고 네가 날 도와주고 있는데 누가 감히 날 건드리
추하린이 입을 가리면서 웃었다.경찰에 신고하는 거에 그치지 않고 이 일이 세상에 알려진 이상 공평하게 처리해야만 했다.뚜벅뚜벅.두 사람이 대화를 마쳤을 때, 제복을 입은 한 경찰이 걸어들어왔다.짧은 머리에 혼혈인으로 보이는 그녀는 높은 콧대에 움푹 파인 두 눈을 하고 있어 이국적인 느낌을 가져다주었다.그리고 그녀의 가슴에 있는 명찰에는 동하임이라는 이름이 적혀있었다.그녀는 김예훈을 한참동안 쳐다보고는 추하린을 힐끔 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추하린 씨, 이 사람 보석으로 풀려났어요. 그런데 보름 동안은 진주를 벗어나지 못하며 언제든 저희 연락을 기다리셔야 해요.”추하린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동하임 씨, 걱정하지 마세요. 김 도련님은 피해자예요. 누구를 죄인으로 몰아갈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잘 협조할 거예요. 저희한테는 인증이면 인증, 물증이면 물증, 없는 것이 없어요.”이 말에 동하임은 콧방귀를 뀌었다.김예훈에 대해 불만이 많은지 냉랭하게 쳐다보면서 자료 하나를 던져주었다.“여기에 사인하고 당장 꺼져요.”펜을 든 김예훈은 급히 사인하지 않고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동하림을 쳐다보았다.“저희 처음 본 사이인 것 같은데 제가 뭐 잘못한거라도 있을까요?”동하임은 콧방귀만 뀔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런데 이때 추하린이 말했다.“김 도련님께서는 잘못한 거 없어요. 그런데 진주 1인자인 동하임 씨 아버님을 건드린 건 맞죠.”의미심장한 표정을 하고 있던 김예훈은 그제야 동하임이 왜 자신에 대해 불만이 많은지 알 수 있었다.어제저녁 한번도 만나보지 못한 진주 1인자를 궁지로 몰고 갔으니 말이다.표정이 차갑기만 만 동하임은 사실 감정을 잘 숨기고 있었다.김예훈이 펜을 만지작거리면서 말했다.“동하임 씨, 제가 보석되었다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동하임이 김예훈을 냉랭하게 쳐다보면서 나지막하게 말했다.“김현민 씨 일행이 모든 일을 도모한 사실은 증거 부족으로 전부 석방되었어요. 야마구치파는 죄가 극악
10분 뒤, 전신 무장한 경찰들이 닥쳐와 현장에 있던 사람들을 체포했다.그리고 뒤이어 도착한 열몇 명의 기자들도 피비린내를 맡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오늘, 이 거대한 사건은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홍성파와 일본 야마구치파가 연루된 사건이었다.어느 한쪽만 있었다고 해도 뉴스 메인을 차지했을 텐데 대단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자리에서 진주 경찰은 공과 사를 구분하면서 공평 공정하게 사건을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아무리 진주·밀양에서 신분 높은 김현민이라고 해도 도망칠 수 없이 똑같이 조사받아야 했다.기자들이 지켜보고 있는데 진주 경찰들은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해도 절대적으로 공정해야 했다.그렇게 100명 가까이 되는 사람들이 구룡성 경찰서에 잡혀가고 말았다.경찰은 중상을 입거나 목숨을 잃은 사람을 포함해서 하나도 빠짐없이 조사를 진행했다.김예훈도 구룡성 경찰서에 잡혀가긴 했지만 내내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었다.이번에 일부러 김현민에게 골탕을 먹이려고 작정한 것이다.안동 김씨 가문이 진주·밀양에서 어느정도로 대단한지, 그리고 이곳에 법이라는 것이 존재하는지 확인하고 싶었다.두번째 날 아침, 추하린이 그럴싸한 브런치를 들고 취조실로 들어왔다.추하린은 김예훈에게 브런치를 건네고는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김 도련님, 어젯밤 그 전화 한 통으로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켰는지 알아요? 안동 김씨 가문 큰 어르신께서 화가 난 나머지 진주 1인자인 동태원에게 전화해서 왜 김현민을 구속했냐고 따졌대요.”김예훈이 브런치를 즐기면서 담담하게 말했다.“그래서 겁이 났대요?”“얼마나 많은 기자가 지켜보고 있는데 겁이 날 새나 있었겠어요? 계속해서 진주 1인자를 해야 하는데 말이죠.”추하린이 피식 웃었다.“그저 법대로 진행하는 거라고 답장했대요. 그리고 온밤 구룡성 경찰서를 포위한 홍성파 사람들은 자기 사람을 풀어달라고 하면서 김 도련님을 처리하라고 했대요. 그런데 증거가 있어서 어쩔 수 없었지만요. 야마구치파가 허유주 씨한테 약을 탄 것만 해도 충
“이런 제기랄!”“지금 김현민 도련님한테 무슨 말버릇이야. 죽고 싶어?”김현민 뒤에 서 있던 남녀들이 김예훈을 차갑게 째려보고 있었다.비록 김예훈이 어마어마한 실력으로 라이언 킹을 뺨 한 대로 죽여버리긴 했지만, 진주·밀양에서 내로라하는 상류 인사들한테는 그저 싸움만 잘하는 사람으로 보였다.김예훈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이들의 힘, 배경과 권력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지금은 예전처럼 혼자서 여기저기 쑤시고 다니는 시대가 아니었다.대단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그저 대단한 것뿐이었다.김현민은 뒤에 서 있는 사람들의 감정을 억누르면서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저까지 건드리게요?”김예훈이 피식 웃었다.“수장님도 참. 제가 언제 수장님을 건드리겠다고 했나요? 곧 9대 국방부 총사령관이 될 정의로운 분을 제가 왜 건드리겠어요.”9대 국방부 총사령관을 언급할 때 김예훈의 표정은 흥미진진하기만 했다.김현민이 이 타이틀을 이용해서 과연 거들먹거릴지 보고 싶었다.김현민 역시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그저 소문일 뿐이에요.”“그래요?”김예훈의 표정은 차갑기만 했다.김현민은 9대 국방부의 총사령관인 것을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부인하지도 않았다.이 기세를 빌어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수장 자리를 굳히고 싶은 모양이었다.이대로라면 곧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새로운 수장이 될지도 몰랐다.아니라면 9대 국방부 총사령관이라는 타이틀을 이용하지도 않았을 것이다.이순간 김예훈은 김현민에 대해 다시 보게 되었다.목적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런 사람으로 말이다.김현민은 한참동안 김예훈을 쳐다보다 아무 말 없이 뒤돌아 이곳을 떠나려고 했다.그런데 김예훈이 앞으로 나서서 그의 앞길을 막았다.“김예훈 도련님께서 따로 하실 말씀이 있나요?”김현민은 김예훈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는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이런 순간에 김예훈이 자신한테 무슨 짓을 할 거로 생각하지 않았다.아무리 실력이 대
현장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모든 사람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이 믿어지지 않는지 정신마저 해이해지는 느낌이었다.믿기지 않을 정도로 현실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그 누구도 기세가 하늘을 찌르던 라이언 킹이 결국 뺨 한 대로 김예훈의 손에 죽을 줄 몰랐다.평범한 사람도 아니고 진주·밀양을 종횡무진하는 홍성파의 고수가 이렇게 치욕스럽게 죽어버렸으니 말이다.김예훈은 뺨 한 대로 라이언 킹을 죽여버린 것도 모자라 홍성파의 체면마저 짓밟아버렸다.홍성파 부하들은 복수심에 심장이 들끓는 대신 그저 총을 쥐고 있는 손이 무지 차갑다는 느낌이 들었다.어마어마한 한기가 불어와 온몸이 굳어져 눈 하나 깜빡하지도 못했다.“죽여! 죽여버리라고! 라이언 킹 님을 위해 복수해야지!”잠시 후, 그제야 반응한 진세은이 이성을 잃었는지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이순간 자기가 인생을 망쳤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사카모토 류이치도 죽고, 라이언 킹도 죽고, 타케이도 살 수 있을지 몰랐기 때문이다.일련의 사건 때문에 진세은은 거대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김예훈이 죽지 않으면 자신이 죽어야만 했다.하지만 아쉽게도 홍성파 부하들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총구를 김예훈에게 조준하지도 못했다.아까 그 뺨 한 대에 넋을 잃고 말았다.진주·밀양 용전 사람들 역시 김예훈이 이 정도로 대단한 줄 몰랐는지 믿기지 않는 표정을 하고있었다.이순간 그제야 김예훈이 왜 진주·밀양 용전을 접수하게 되었는지, 또 어떻게 김서하를 물리칠 수 있었는지 이해되는 것만 같았다.뺨 한 대로 모든 것이 설명되었다.부들부들 떨고 있는 홍성파 부하들을 보고 있자니 진세은은 절망감에 휩싸이고 말았다.진세은은 총을 빼앗아 김예훈이 있는 곳을 향해 미친듯이 방아쇠를 당겼다.“죽여버릴 거야! 죽여버릴 거라고!”피융! 피융! 피융!총소리가 울려 퍼지고, 총알은 김예훈의 털끝 하나도 건드리지 못하고 모조리 그의 발밑에 떨어지고 말았다.김예훈은 서서히 다가가 진세은의 턱을 잡으면서 피식 웃었다.“봐봐. 총을 가
김예훈 뒤에 서 있던 진주·밀양 용전 사람들도 일그러진 표정으로 총을 꺼내 홍성파 부하들을 겨냥했다.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열세에 처해있게 된다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하지만 진퇴양난의 상황에서는 어쩔 수가 없었다.이들 역시 속으로는 김예훈이 너무 거들먹거린다는 생각을 하고있었다.‘홍성파가 용전처럼 도리를 따지고, 룰을 지키는 조직인 줄 아나 봐. 우리 몇 명으로 어떻게 홍성파를 제압하려고 그러는 거지? 말도 안 돼.’투닥투닥.공격을 주고받고 있는 사이, 라이언 킹은 갑자기 표정이 확 변하더니 몸에 지니고 있던 비수 하나를 꺼냈다.라이언 킹은 갑자기 추문성 발밑까지 굴러가 살기가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면서 비수를 내밀었다.아무 생각 없는 행동인 것 같았지만 추문성의 요충을 노리고 있었다.파란 불빛을 띠고 있는 비수에 찔리는 순간 추문성은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비수가 얼마나 날카로운지 피 냄새가 맡아지기도 했다.일반인이 이런 상황을 맞이했다면 피하지도 못하고 무서워서 미쳐버렸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이때, 차가운 표정을 하고 있던 추문성이 동반자살을 택하면서 당도를 내리 찔렀다.만약 라이언 킹이 계속 추문성을 죽이는 것을 택한다면 똑같이 추문성의 당도에 의해 두 동강 날 것이 뻔했다.등골이 오싹해진 라이언 킹이 김예훈을 힐끔 쳐다보았을 때, 그는 웃고 있었다.‘아까까지만 해도 이러지 않더니. 김예훈 저놈의 말을 듣고 목숨까지 내놓기로 한거야.’추문성이 동반자살을 택한다고 해도 라이언 킹은 아직 죽고 싶지 않았다.홍성파 고수로서 매일 아무 걱정 없이 크루즈나 들락거리는 사람이 죽고 싶을 리가 없었다.다음 순간, 라이언 킹은 어쩔 수 없이 노리던 부위를 피해 비수로 추문성의 당도를 막았다.쨍!두 사람은 몸이 굳어져 버리더니 동시에 뒤로 튕겨 나갔다.“풉!”바닥에 떨어진 순간, 창백한 얼굴로 피를 토해낸 추문성과는 달리 라이언 킹은 피를 꾹 삼키면서 크게 숨을 내쉬었다.라이언 킹은 추문성 같은 젊은이를 상대로 양쪽 모두 크게 다칠
“어디서 감히!”진주·밀양에서 활개 치면서 다니던 라이언 킹은 얼굴이 어두워지고 말았다.명문가에서도 그녀의 체면을 세워줄 정도였는데 말이다.심지어 홍성파보다도 더 명성이 있었는데 피도 안 마른 놈한테 이런 치욕을 당할 줄 몰랐다.다음 순간, 쓸데없는 말하기 싫은 라이언 킹은 바로 쏜살같이 김예훈 앞으로 날아가면서 그의 멱을 따려고 손을 뻗었다.김예훈은 의미심장하게 쳐다볼 뿐 움직이지도 않았다.라이언 킹의 손이 김예훈에게 닿기도 전에 옆에서 당도가 날아왔다.멈칫한 라이언 킹은 본능적으로 뒤돌아서면서 오른손으로 당도를 막았다.둥!거대한 파동에 사람들의 옷자락과 머리카락마저 흩날렸다.그저 부잣집 도련님인 줄로만 알았던 추문성이 이 정도로 대단할 줄 몰랐는지 사람들은 놀라운 표정을 짓고 말았다.당도 부대는 역시나 장병급 실력자만 양성해 내는 곳이었다.‘부잣집 도련님이 당도 부대에 얼마나 있었길래 이런 실력을 갖추고 있는 거야?’추문성은 뒤로 세 발짝 물러나 당도를 든 채 김예훈 앞을 가로막았다.이때 라이언 킹이 골드 장갑을 마찰시키자 듣기 싫은 소리가 들려왔다.이때 그녀가 김예훈을 쳐다보면서 말했다.“이봐, 장병급 실력자 보디가드를 옆에 두고 있다고 뭐라도 되는 줄 알았어? 내가 이 자기 주제도 파악 못 하는 추씨 가문 도련님을 죽인 뒤에 너를 갈기갈기 찢어버릴 거야.”라이언 킹은 딱 봐도 김예훈이 아무런 실력도 갖추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었다.김예훈이 추문성을 믿고 이렇게 잘난 척하는 줄 알고 있었다.이때 김예훈이 찻잔을 만지작거리면서 말했다.“두고 보시죠.”라이언 킹은 피식 웃더니 또다시 추문성을 향해 공격해 왔다.홍성파 고수라고 불리는 그녀의 실력을 인정하지 않을수가 없었다.겉으로는 비쩍 마른 미친 할머니처럼 보였지만 공격이 날카롭기만 했다.매번 공격할 때마다 피비린내가 날 정도였으니 말이다.그녀가 추문성의 당도를 맨손으로 막아버리는 바람에 끝내 피를 보고 말았다.비록 중요 부위는 찔리지 않았지만 그래도
차가운 목소리가 갑작스럽게 룸에서 울려 퍼졌다.사람들은 소름 끼치는 느낌에 본능적으로 주위를 살피기 시작했다.나름대로 자기 실력에 자신 있던 사람들도 상대방이 보이지 않아 간담이 서늘해졌다.얼굴을 부여잡고 있던 진세은은 멈칫하고 말았다.“라이언 킹 님,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저희 홍성파를 거들떠보지도 않는 이놈을 죽여주시기를 바랍니다.”라이언 킹이라는 이름을 듣는 순간 진주·밀양 사람들은 심각한 표정으로 한숨을 크게 들이마셨다.라이언 킹은 홍성파 중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소문으로는 홍성파가 외래침략을 막으려고 그녀를 해외에서 고가로 모셔 왔다고 했다.그런데 그런 사람이 진세은 옆을 지킬 줄 몰랐다.라이언 킹만 있으면 진세은은 절대적으로 안전했다.소문으로는 라이언 킹이 곧 무신 급 실력자가 될 장병급 실력자라고 했기 때문에 김예훈이 죽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장병급과 장벽급 사이에도 크나큰 차이가 있어 추문성이라고 해도 그를 보호해 줄 수가 없었다.라이언 킹 앞에서는 이제 막 장병급이 된 추문성은 아무것도 아니었다.홍성파에서 숨겨둔 실력자가 그야말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젊은이, 홍성파와 야마구치파는 너같이 보잘것없는 사람이 건드릴 만한 존재가 아니야. 지금 기회를 줄게. 자기 뺨을 열대 때리고, 타케이 도련님을 살려주면 목숨만은 구제해 줄게. 만약 이 기회를 거절하면 내가 직접 너의 사지를 찢어버릴 거야.”마치 저승사자의 말투처럼 차갑고 음흉하기만 했다.사람들은 그대로 소름이 끼치고 말았다.이때, 누군가 귀신처럼 창문을 통해 들어와 모습을 드러냈다.검은 복장에 드리워진 금발 머리를 한 이는 어마어마한 포스를 풍기고 있었다.길에서 만났다면 폐지 줍는 할머니라고 오해했을 수도 있었다.그녀의 발이 바닥에 닿은 순간, 타일이 아무런 소리 없이 가루로 변해버리고 말았다.이런 어마어마한 포스에 사람들은 한숨을 크게 들이마셨다.이 기세에 눌린 사람들은 바닥에 무릎을 꿇기도 했다. 그야말로 천하무적의 기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