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훈은 한숨을 내쉬며 이 늙은 여우들은 모두 머리가 너무 좋아서 그들 앞에서는 어떤 목적과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김예훈도 이 생각을 하자마자 잔소리를 하지 않고 바로 차 한 잔을 들고 마시더니 감탄했다. "역시 위장에 좋은 차네요. 500그램에 몇 십만 원 되겠네요?" "몇 십만 원?" 김예훈의 말을 듣고 선우건이는 화내지 못해 웃었다. "이것은 중국 우이산의 대홍포야. 절벽 위의 한 그루에는 경비원이 총을 들고 지키고 있어. 이 차는 1년에 5kg 정도만 생산하고 밖에서 유통하고 있는 게 2.5kg 밖에 안 돼. 500g의 가격은 9천만 원 넘어." "이런 차가 500g에 몇 십만 원이라고 했어요?" 김예훈은 차에 대해 그다지 마스터한 편은 아니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선우 가문의 인맥은 자신의 상상을 초월한 것으로 보이며, 이런 차는 돈이나 인맥이 있다고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선우 가문의 관계는 아마 하늘을 찌르는 거 아닌가? 그리고 선우건이가 일부러 이런 차를 내놓은 것은 자신의 기를 꺾으려는 것이 아닐까? 김예훈이 조금 어이가 없었으며 선우정아의 일은 나중에 골치 아플 것 같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 그는 이것을 생각하지 않고 직접 입을 열었다. "선우 대가님이 저의 뜻을 이미 짐작하셨으니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릴 게요. 오늘은 부탁할 일이 있어서 왔어요." 김예훈의 뻔뻔스러움과 단도직입에 놀란 선우건이는 자신도 모르게 웃으며 물었다. "정말 겁없이 감히 입을 열어? 내가 정씨 가문을 떠나라고 한 것을 알면서도 정씨 가문을 위해 부탁하러 온 거야?" 김예훈은 부인하지 않았다. "정씨 가문은 대가님의 인정을 받고 싶어 하는데, 도와주실 없을까요?""돕는 게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솔직히 말해서 정씨 가문은 지방 도시의 이류 가문이라서 내 눈에 들어오지 않아." 선우건이는 당당하게 말했다. 이것은 사실이다. 울성에도 이런 가문이 적지 않지만, 어느 가문
"임마, 네 체면이 그렇게 값어치가 있어?" 선우건이는 웃는 듯 말 듯 입을 열었다. "아마도요."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 "그래. 네가 그렇게 자신만만하다면, 우리 선우 가문의 산업이 이렇게 많으니 아무거나 골라서 정씨 가문과 협력해봐. 이것도 정씨 가문의 체면을 세워주는 셈이잖아." 선우건이는 손을 흔들며 마치 사소한 일을 말하는 것과 같았다. 하지만 이것은 이류 가문에게는 상상할 수 없는 가치가 될 것이다. 선우 가문의 인정이 없어도 선우 가문과 협력할 수 있다면 아주 작은 프로젝트라도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이다. "선우 대가님, 이 큰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저에게 뭐든 시키신다면 저도 거절하지 않겠습니다." 김예훈은 진지하게 말했다. 선우건이는 웃으면서도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다. 그는 김예훈의 잠재력을 보고 그를 도왔지만, 지금 김예훈이 그렇게 큰 실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일 얘기 다 끝났어요?" 선우정아는 옆에서 덤덤하게 말했다. "끝났으면 나랑 같이 밥 먹으러 가요." 김예훈은 시계를 보고 어이가 없어서 말했다. "아가씨, 지금 아침 9시 좀 넘었어요. 우리 방금 아침을 먹었는데 어떻게 먹어요? 아니면 오늘 저녁에 데리러 올까요?" "좋아요." 선우정아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김예훈이 떠난 후에야 그녀의 얼굴 표정이 무너져 내렸으며 못마땅해서 말했다. "이 쓰레기 같은 남자, 하루라도 더 같이 있는 것도 싫어가지고. 할아버지, 저 남자를 도와주지 말았어야 했어요!" "왜 안 도와줘? 내가 너를 위해 기회를 만들어 준 건데, 잠시 후 정씨 댁에 놀러 가봐." 선우건이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정씨 댁이 뭐가 재밌다고요?" 선우정아는 원래 성격이 냉담하며 김예훈을 만날 때만 감정이 약간 흔들린다. "정씨 댁에 가서 우리가 정씨 가문을 돕는 것은 김예훈 때문이고, 김예훈이 없었다면 그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려줘." 선우건이는 말했다. "싫어요." 선우정아는 단
"당신은 이해할 필요가 없어요." 선우정아는 냉담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했다. “이번에 나는 선우 가문을 대표해 정씨 가문과 손잡아보려고 왔어요.” 정씨 어르신은 어리둥절했으며 선우정아가 이런 말을 할 줄 몰랐다. 김예훈 그 바보가 선우건이의 마음속에서 이렇게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설마 이번에는 정씨 가문이 데릴사위 덕분에 부상하는 거 아닌가? 이 순간 정씨 어르신의 심성으로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선우정아는 계속 차갑게 말했다. "내가 할 일이 많으니 오늘은 짧게 말할 게요." "전에 우리 선우 가문이 생각 외로 김예훈에게 신세를 졌어요." "오늘 그 사람이 우리 집에 와서 신세를 갚으라고 하면서 정씨 가문을 인정해 달라고 간청했어요." "우리 할아버지가 승낙하지 않았지만, 그 대신 프로젝트를 하나 골라 정씨 가문과 협력하기로 약속했어요. 어떤 효과를 낼 수 있는지, 정씨 가문의 지위를 높일 수 있는지는 당신들의 몫이에요." 정씨 어르신은 김예훈이 갑자기 개똥 같은 운을 잡고 다시 살아날 기회를 얻어 선우 가문의 눈에 띄었다고 생각했다. 알고 보니 뜻밖에 선우 가문이 그에게 신세를 졌던 것이다. 하지만 이 바보의 인맥이 정씨 가문에 이런 기회를 가져다준 것은 그의 몫을 제대로 했다! 그러자 정씨 어르신은 자부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 "선우 아가씨, 아가씨가 우리 정씨 집에 와서 프로젝트 협력까지 제안했으니 아가씨도 우리 정씨 가문의 실력을 잘 알죠!" “우리 정씨 가문은 남해시에서 일류 가문은 아니지만 YE 투자 회사까지 우리에게 투자한 것은 우리 정씨 가문의 잠재력을 말해주는 거예요.” "우리 정씨 가문과 협력하면 선우 가문은 절대 실망하지 않을 거예요." 정씨 어르신은 자신감 넘치는 얼굴로, 어쨌든 지금까지 남해시 전체에서 정씨 가문만이 YE 투자 회사의 투자를 받았다.전에 정지용이 골동품 품평회에서 체면을 구겼지만, 사실 정씨 가문의 지명도를 높인 것도 어찌 보면 좋은 일이었다. 지금 이유가
이 순간 정씨 어르신은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이 계약이 체결되면 정씨 가문과 선우 가문이 정식으로 협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록 선우건이가 직접 인정한 것은 아니지만, 정씨 가문에게 매우 소중한 기회다. 경기도 전체에서 선우 가문과 협력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지방도시의 일류 가문이다. 그러면 이번에 정씨 가문이 선우 가문과 협력할 자격이 있다는 뜻이고 일류 가문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쇼핑 센터 프로젝트까지 받쳐주고 있다. 정씨 가문은 김씨 가문과 선우 가문을 동시에 등에 업은 셈인데 부상은 확실한 일이 아니겠는가? "선우 가문이 저희에게 기회를 주셔서 감사해요." 정씨 어르신은 겸손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좋은 소식을 가져온 선우 아가씨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저 대신 선우 대가님께 감사의 뜻을 전해주세요. 우리 정씨 가문은 반드시 이번 기회를 잘 잡을 테니 대가님을 실망시키지 않을 거예요." 정씨 어르신의 나이는 선우건이보다 몇 살 더 많지만, 지금 그는 선우건이에 대해 공경하기 짝이 없고 감히 실례할 수 없다. 선우정아는 김예훈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그녀는 정씨 어르신이 김예훈에게 공을 돌릴까 봐 걱정했다.사실, 그녀는 이런 것을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정씨 어르신이 그런 생각을 했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가 보기에 김예훈은 정씨 가문의 개일 뿐이고, 정씨 가문을 위해 이런 일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 모든 것이 정씨 가문에게 보답하는 것인데, 그가 이런 일로 김예훈을 마음에 둘 수 없다. 정씨 가문이 실력이 없으면 김예훈이 가서 무슨 말을 해도 소용이 없었을 것이다! 선우정아가 떠나고 정씨 어르신은 자신의 '왕좌'에 앉아 온몸이 흥분되었다. 이번에는 정씨 가문의 또 다른 큰 기회이며 쇼핑 센터 프로젝트와 같이 논할 만하다. 이번 기회는 반드시 정지용에게 주어져야 하며 그가 잘 파악하고 멋지게 잘 처리한다면 정지용의 능력과 위상을 제대로 높일 수 있다. 그렇다면 정민아가
별장에 도착한 정씨 어르신은 바로 선우 가문과 협력한 일을 정지용에게 알렸다. 동시에 정씨 어르신은 다소 사려 깊은 표정을 짓고 말했다. "지용아, 이번 협력은 아마 선우정아가 직접 주도할 가능성이 높으니 기회를 잡아야 한다. 만약 이번 기회를 이용해서 그녀를 잡을 수 있다면, 네가 선우 가문의 데릴 사위가 되더라도 할아버지는 동의할 것이다!" 정지용은 어리둥절했다. 할아버지는 항상 자신을 가장 예뻐해주셨는데, 어떻게 자신을 데릴 사위를 하라고 할까? 나를 포기하는 것인가? 정지용의 속셈을 알아차린 듯 정씨 어르신은 굳은 목소리로 말했다. "지용아, 안심하거라. 설령 네가 선우 가문의 데릴 사위가 되더라도 정씨 가문은 여전히 네 것이니 걱정하지 마!" "선우정아의 일은 네가 가서 해봐. 선우정아가 선우 가문의 뒤를 이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들었어. 만약 잡을 수 있다면, 설령 데릴 사위가 되더라도 나중에 그녀가 자리에 오르면 네가 실권을 차지하면 돼!" "조만간 선우 가문을 정씨 가문으로 만드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아!" 정지용이 충격을 받은 얼굴로 정씨 어르신이 이렇게 깊이 그리고 멀리 생각할 줄은 몰랐다."할아버지, 저를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걱정마세요. 제가 반드시 이 일을 잘 해낼 거예요. 절대 실망시키지 않을 거예요." 정지용은 흥분한 얼굴로 말했다. 만약 단지 프로젝트만 한다면, 그는 아직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여자 꼬시는 일만큼은 잘한다. 선우정아가 인간 속세를 초월한 모습을 보니 분명 남자 친구가 없다. 이런 여자는 마음만 얻으면 그녀를 쉽게 잡을 수 있다. 정씨 어르신은 흐뭇한 표정으로 말했다. "네가 이 일에서 좀 잘 해냈으면 좋겠다. 이 일을 잘 해낸다면 대표 자리를 너에게 넘겨주마!" 이 말은 정말 웃겼다. 뻔뻔스럽게 선우정아를 잡으면 잘 해내는 거라니? ...... 정씨 회사에서. 김예훈은 모처럼 정씨 회사에 왔으며 그가 정민아 사무실에 왔을 때 그녀가 여전히 책상에서 일하고 있는
김예훈이 눈가를 살짝 떨고 어이가 없었으며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계속 그걸 물어보는 거지? 이 일은 정말 설명하기 어렵다. 그러자 김예훈은 한숨만 내쉬었다. “민아야, 나를 딱 한 번만 믿어주면 안 돼? 나와 유나는 정말그냥 일반 친구일 뿐이야. 만약 우리가 특별한 관계가 있다면, 내가 문 밖을 나가자마자 차에 치일 거야!” 정민아는 단번에 손을 뻗어 김예훈의 입을 막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퉤퉤퉤. 가리는 게 없네. 함부로 말하지 마. 내가 믿으면 되잖아!” 그러자 두 사람은 서로 마주보고 웃었으며 서글픈 감정을 조금이나마 풀었다. 다들 부부싸움은 금방 화해한다고 하지만, 김예훈과 정민아의 관계는 너무 특별하며 그들은 진짜 부부라고 할 수 없고 명목상의 부부일 뿐이다. 그래서 이런 일로 오랫동안 갈등이 생긴 것이다. "김예훈, 나는 일해야 돼. 먼저 나가봐. 오늘 밤 일찍 들어와." 정민아가 수줍은 듯 입을 열었다. 그녀는 오늘 밤 그 선을 넘어야 할지도 모른다고 결심했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남편을 정말 빼앗길 것이다. 그 생각을 하니 정민아는 더욱 부끄러워 견딜 수가 없었다. 바로 이때, 김예훈의 휴대전화가 갑자기 급하게 울리기 시작했고, 원래 분위기가 좋던 두 사람이 동시에 멈추게 되었다. 김예훈은 눈길도 주지 않고 바로 끊기 버튼을 누르며 헛웃음을 지었다. “우리 계속 해. 괜찮아. 별일 아니야…” "당신…" 정민아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이 사람이 왜 이렇게 뻔뻔해. 결국 두 사람이 말을 하기도 전에 김예훈의 전화가 또 다시 울리기 시작했다. "누군지 한번 볼래?" 정민아는 좀 화가 났다.김예훈이 마지못해 전화를 받자 맞은편에서 선우정아의 쓸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김예훈, 선우 가문에서 방금 당신의 요청대로 정씨 가문과 프로젝트 협력에 대해 얘기가 끝났는데, 당신은 이제 와서 모른 척하고 나와의 약속을 잊었어요?" "선우정아?" 정민아는 바로 누군지 알아들었다. 김예훈은
저녁에 김예훈은 회사를 떠나 포르쉐를 타고 선우정아를 데리러 갔다. 조수석에 탄 선우정아는 즐거운 표정이었다. 그녀는 원래 김예훈이 작은 스쿠터를 타고 데리러 올 줄 알았고 스쿠터에 앉아 웃을 준비까지 했는데 김예훈이 포르쉐를 몰고 올 줄은 몰랐다. 그러고 보니 김예훈은 자신을 매우 중시하는 것 같았다. "왜 웃어요?" 김예훈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 여자의 마음은 정말 이상하다. 수시로 변하는 것 같다. 선우정아는 창밖을 내다보며 미소를 지었다. "아니에요. 그냥 갑자기 웃고 싶었어요. 안 돼요?" "그래요! 당신은 선우 가문의 아가씨이니까 남해시는커녕 경기도 전체에서 당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든 할 수 있어요." 김예훈이 말했다. 그는 함부로 말한 것이 아니다. 비록 아직 경기도에서 손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지만 지위는 절대 평범하지 않다. "그럼 쇼핑 좀 하고 피곤할 때 밥 먹으러 가요." 선우정아가 말했다. 김예훈은 시계를 보고 쓴웃음을 지었다. "아가씨, 벌써 6시예요. 쇼핑을 해도 좋지만 우리 한 시간으로 한정해도 되죠? 오늘 내 아내가 마침내 나와 말을 했어요. 아기씨와 식사를 끝내고 나는 일찍 들어가서 아내와 같이 있어야 해요!" "부부 사이가 좋은가 봐요! 좋겠어요." 선우정아는 약간 착잡한 눈빛으로 살짝 웃었다. 쇼핑몰에 도착한 두 사람은 거리를 걸었지만, 마치 커플처럼 느껴져 많은 사람들을 뒤돌아보게 했다. 선우정아는 명품 브랜드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쇼핑을 가는 대신, 일반 브랜드 매장으로 들어갔다. 이곳에서 파는 것은 모두 평범한 옷, 신발, 모자, 액세서리들이다. 선우정아는 다른 것에는 관심이 없지만, 작은 액세서리를 볼 때는 계속 고르고 골랐다. 김예훈은 그녀가 한참을 고르는 것을 보고 고개를 가로저으며 그녀를 데리고 다른 거리로 향했다. "이쪽으로 와서 봐요."선우정아는 이쪽 다이아몬드 매장이 모여 있는 것을 보고 무의식적으로 말했다. "김예훈, 내가 그렇게 많은
선우정아는 한동안 이 두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고 한참이 지나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너희들이구나, 졸업하고 나서 본 적이 없는데, 이렇게 남해시에서 다 만나다니.”높은 하이힐을 신은 양단아가 웃으면서 걸어왔다, 그녀는 선우정아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입을 열었다. “그러게 말이야! 이런 우연이 다 있네!”대학교 때, 양단아의 남편은 선우정아를 쫓아다녔었다, 그래서 지금 선우정아를 보니 적대심으로 가득 찼다.김예훈을 한번 훑어보더니 양단아 웃으면서 말했다. “선우정아, 듣자 하니 선우 가문에 가업을 이어받을 능력 있는 젊은 사내가 없어서 데릴사위를 찾는다고 하던데.”“이 사람이 설마 네가 찾은 데릴사위야?”“대학교 때, 너 따라다니던 사람 많았잖아, 뭐 하러 굳이 이렇게 가난한 사람을 찾아?”“하긴 돈이 없으니까 데릴사위를 하는 거지,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누가 그 짓을 하겠어?”“사는 게 힘드니까 청춘으로 밥 빌어먹고 사는 거겠지?”양단아는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끊임없이 조롱했다.옆에 있던 김예훈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두 사람이 선우정아의 동창이라고 해서 사이가 괜찮은 줄 알았는데, 대화가 심상치 않았다.바로 이때, 여민수가 걸어 나와 웃으면서 말했다. “선우정아, 얼마 전에 선우 어르신을 뵌 적이 있어, 그때는 데릴사위에 관한 얘기가 없었는데, 설마 네가 이 허름한 곳에 온 이유가 가난한 데릴사위를 찾기 위해서였단 말이야?”딱 봐도, 여민수의 출생은 범상치 않았다, 그렇지 않은 한 선우정아한테 이런 태도로 말할 수 없을 것이다.김예훈은 잠시 생각에 빠졌다, 경기도에 유명한 여씨 가문은 없는데 말이다, 서울 쪽에 아주 유명한 여씨 가문이 있긴 한데, 이 여민수가 그 여씨 가문의 사람이란 말인가?근데 서울에 사는 사람이, 경기도에는 웬일인가?바로 이때, 옆에 있던 종업원이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경멸의 눈빛으로 김예훈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키도 크고 인물도 훤한 이 젊은이가 여자 덕을 보고 사는 데릴사위라니?선우정아는 아무 말도
남윤지라는 세 글자를 듣자마자 아까까지만 해도 화를 내던 주우섭은 바로 기가 죽어 뻘쭘하게 다시 자리에 가서 앉았다. 고개를 숙인 채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다른 재벌 2세들도 서로를 바라보며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남윤지는 진주 4대 명문가인 남씨 가문의 따님일 뿐만 아니라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차기 수장인 김현민과 가깝게 지내는 사이라고 했다.남윤지를 건드리는 것은 김현민을 건드리는 것과도 같았다.이 자리에 있는 재벌 2세들은 김현민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바로 겁이 나서 건드릴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강서연 씨, 남윤지 씨가 오겠다는데 다 설명이 된 거 아니에요?”손다미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강서연을 쳐다보았다.“괜찮으시다면 화장실 옆에 있는 테이블로 옮겨주실 수 있을까요? 잠시 후에 음료수와 맥주 같은 걸 보내드릴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얼마든지 드릴게요.”웃을 듯 말 듯 한 손다미의 표정에 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이런 여자는 충분히 처벌받아도 마땅했다.만약 오늘 밤 강서연이 정말 남윤지라는 이름에 겁을 먹는다면 강씨 가문, 그리고 진주·밀양 용문당의 체면은 아마도 거의 다 잃게 될 것이다.강서연이 꼬리를 내릴 거로 생각하고 있을 때, 그 아름다운 얼굴에 미소가 피어오르는 것이다.그러고선 뒷짐을 쥔채 손다미 앞으로 걸어갔다.“매니저님, 옥루정의 매니저님이면 이곳 주인이 누군지는 알고 있겠죠?”강서연이 웃으며 물었다.그런데 손다미가 조롱 섞인 말투로 말했다.“당연히 알죠. 강씨 가문도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 같던데...”쨕!손다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강서연은 바로 그녀의 뺨을 때렸다.“주인이 누구인지 알면서도 여기서 날뛰고 있다고? 개 한 마리를 방치해 뒀더니, 자기가 주인인 줄 착각하고 있나 보네.”“악!”손다미는 얼굴을 감싼 채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하얀 얼굴에 손바닥이 닿은 곳은 메이크업이 지워져 있었다.그 외에도 입가에서 피가 흘러나와 매우 처참해 보였다.손다미는 퉁퉁 부어오른 얼
“손다미 매니저님, 어떻게 된 일이에요? 주문한 지 반 시간도 되어가는데 왜 음식이 아직도 나오지 않는 거예요? 지금 저 주우섭을 무시하는 거예요?”자신을 드러내고 싶어 하는 주우섭이 일어나 손목에 있는 오메가 시계며 BMW 차 키를 흔들며 거만하게 말했다.“여러분, 안녕하세요.”손다미는 피식 웃을 뿐 주우섭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대신 한 바퀴 쭉 둘러보고는 강서연에게 시선을 고정했다.“여러분, 죄송해요. 방금 알게 되었는데 이 룸은 이미 예약된 룸이더라고요. 그리고 지금 여유 있는 룸도 없는데 밖에 나가서 드시면 안 될까요? 회장실 옆에 테이블 하나 추가했거든요. 제 성의를 보여드리기 위해서 20% 할인해 드릴게요.”손다미는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목적을 말했다.“이미 예약된 룸이라고요?”주우섭은 바로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서연이가 예약도 했고, 들어와서 앉아있는지도 언젠데 이제 와서 다른 사람이 먼저 예약했다고 했어요? 저희보고 나가라고요? 무슨 농담을 하시는 거예요.”“그래요? 그런 일이 있었어요? 직원이 저한테 미리 말하지 않았나 봐요. 제가 잘 조치하도록 할게요.”손다미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그런데 진주에서 내로라하는 여러분들도 알다시피 이 룸은 웬만한 신분을 가지고 있지 않고서는 들어오지 못한다는 거 아시죠? 솔직히 말씀드리면 여러분은 이곳에 들어올 자격도 없는데 제가 특별히 화장실 옆에 테이블을 마련해 드린 것만 해도 여러분들의 체면을 세워준 거예요. 그래서 말인데 여러분들도 예의를 좀 지켜주시기를 바랄게요.”손다미가 계속해서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이따 귀한 분들이 오셔서 여러분들이 여전히 여기에 있는 것을 보게 되면 어떻게 될지 저희도 모르는 일이에요. 저도 여러분들을 위해서 이러는 거 못 느끼겠어요?”제벌 2세들은 하나같이 얼굴이 어두워졌다.옥루정은 원래 진주·밀양 용문당에서 운영하던 곳으로 현재 일부 지분을 내놓았다고 해도 그중에 강씨 가문에서 30%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간단히 말해서 손다미를 포함한 직원들은
강씨 가문 따님인 강서연은 평소에 옥루정에서 소비하는 일이 드물었다.지금 친구들까지 불러온 걸 보면 허영심이 크게 만족을 얻은 모양이다.이 순간 그녀는 김예훈의 의견도 묻지 않고 태블릿 PC로 거침없이 요리를 주문했다.그러고서 친구들과 크게 웃고 떠들기 시작했다.김예훈은 그 모습을 보고도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비록 강준이 이 둘을 맺어주고 싶어 했지만 김예훈은 이 어린 계집애에게 아무런 관심도 없었다.그냥 온 김에 밥이라도 먹고 가려고 했다.아무 말도 없는 김예훈과 달리, 강서연과 그녀의 친구들은 자꾸만 힐끔힐끔 쳐다보았다.강준이 직접 소개해 준 남자인데 분명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남자친구들은 김예훈이 조용히 있는 것을 보고 옥루정의 스케일에 깜짝 놀란 줄 알고 하나같이 가소로운 표정을 짓고서 서로를 칭찬하기 시작했다.꽤 유명한 제벌 2세만 아니었다면 강서연과 어울릴 수도 없었다.이들은 가끔 손목에 있는 롤렉스 시계며, 오메가 시계며, BMW 차 키, 그리고 벤츠 차 키까지 꺼내 부유함을 과시했다.강서연의 여자친구들은 여기에 넘어가 하나같이 매력 발산하기 시작했다.오직 강서연만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진주·밀양 용문당이 겸손하긴 해도 충분히 진주 4대 명문가와 어깨를 나란히 할수 있었다.그래서 이런 어린아이 같은 장난에 강서연은 전혀 관심도 없었다.오히려 항상 침묵을 지키고 조용히 차를 마시고 있는 김예훈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졌다.물론 부잣집 따님이라 김예훈이 먼저 말을 걸기 전까지 절대 먼저 다가갈 리가 없었다.시간이 일분일초 흘러 반 시간쯤 지나고, 김예훈이 보이차 한 주전자를 다 마시기까지 여전히 주문한 음식은 감감무소식이었다.이때 주우섭이라는 재벌 2세가 벌떡 일어나 문을 벌컥 얼면서 소리쳤다.“웨이터 어디 갔어! 왜 지금까지 음식이 올라오지 않는 거냐고! 문 닫고 싶어?”옥루정은 진주에서 오래된 브랜드의 술집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상류 인사들은 거의 모두 이곳 주인이 사실 진주·밀양 용문당인 것을 알
남윤지는 단기간에 급성장한 평범한 사람이 전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웠다.이 바닥에서는 재벌 2세든, 3세든 고개를 숙이고 다녀야 했는데 말이다.거만한 자가 때로는 건드려서는 안 되는 사람을 건드리면 결국 죽음을 맞이하게 될수도 있었다.남윤지가 감탄하고 있을 때,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그녀는 재빨리 전화를 받더니 놀란 표정을 지었다.“강준 그 늙은 여우가 김예훈을 직접 접대하지 않았대요. 옥루정에 데려가서는 자기는 핑계를 대고 떠나고 강서연더러 접대하라고 했대요. 정말 손녀를 팔아먹을 생각인가 봐요. 아니면 정말 김예훈과 우정을 쌓으려는 생각일까요?”남윤지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만약 김예훈이 강준과 친분을 쌓게 된다면 진주·밀양에서의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질 것이다.이것은 김현민에게 절대 좋은 일이 아니었다.“강서연이라...”김현민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했다.“강준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제대로 경고해야지. 나 김현민 구역을 벗어나려면 쉽지 않다는 것을 똑똑히 알려줘야지. 진주·밀양은 결국엔 안동 김씨 가문의 구역이야. 김예훈일지라도 아무도 이 구역에서 마음대로 행동할 수 없어.”...진주 옥루정. 김예훈은 메인 자리에 앉아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그의 맞은편에는 보기에 스무 살도 채 안 된 소녀가 수줍게 웃고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날씬한 몸매에 아름다운 이목구비를 지니고 있었다.강준이 자리에 앉자마자 급한 일이 생겼다면서 떠나는 바람에 이곳에는 김예훈과 강서연뿐이다.바로 소개팅 자리였다.맞은편의 소녀가 자신을 이상하게 쳐다보길래 김예훈은 강준이 뭘 하려는지 바로 이해했다.그는 자기의 소중한 손녀를 김예훈에게 소개하려는 것이다.이 순간 김예훈은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비록 나쁜 일은 아니었지만, 아무 이유 없는 소개팅은 결사반대였다.김예훈이 이상한 표정을 짓고 있을 때, 강서연은 일어나 그에게 차 한 잔을 따라주었다.“도련님, 저희 할아버지께서 정말 급한 일이 있어서 가셨으니 절대
남윤지는 원망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이번에 김현민이 만반의 준비를 한 것도 오직 김예훈을 한 번에 짓밟아 버리기 위해서였다.강준이 장현준의 부름을 들었다는 소식에 특별히 김현민과 함께 구경하러 온 것이다.그런데 전혀 예상하지도 못한 장면을 볼 줄 몰랐다.항상 거만하고 기세등등하던 강준은 장무준을 도와줄 생각은커녕 오히려 공손하게 김예훈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고 했다.‘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지?’“남윤지, 내가 몇번을 말해. 사람이 차분해야 한다고. 그렇게 초조해할 필요가 뭐가 있어?”김현민은 모든 것이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는 듯이 담담하기만 했다.“내가 이미 소식을 들었는데 전에 진주·밀양 용전 사건 때 용문당 당주님이 나타나서 김예훈의 편을 들어줬다는 거 강준이 알게 되었다고 했어. 여우 같은 성격을 봤을 때 쉽게 누구의 편을 들어줄 사람이 아니야. 오늘 김예훈에게 저녁을 사는 것도 강해 보이니까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탐색하려는 의도일 것이야. 김예훈이 여자 등이나 처먹는 사람인 걸 알게 된 순간 지금 공손한 만큼 잔인해질지도 몰라. 사실 마리아가 한 말도 틀리지 않았어. 강씨 가문은 영국 제국 덕분에 일어난 것이 맞거든. 김예훈이 용문당 당주님의 후계자가 아닌 것을 알게 되는 순간 직접 김예훈을 죽여버릴 거야. 한편으로는 영국 제국에, 한 편으로는 용문장 집법부대에 제대로 된 설명을 내놓는 거지. 마지막으로 장씨 가문에도, 우리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에도 할 말이 있지 않겠어?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기인 거지.”김현민은 확신이 가득한 표정이었다.이때 남윤지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도련님, 정말 김예훈이 용문당 당주님의 후계자가 아닌 것이 확실해요?”“당연히 아니지.”김현민이 담담하게 말했다.“용문당은 오직 용씨 가문의 용문당일 뿐, 다른 사람의 용문당이 될수 없어. 외부인을 후계자로 선택한다면 용문당 내부의 사람들이 동의하더라도 용 도련님은 절대 동의하지 않을 거야. 아니면 용문당 집법부대가 머나먼 진주까지 찾아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강 회장님, 저들이 회장님을 자기가 키우던 개라고 말하더라고요. 이제 문을 닫고 개를 풀어 저를 물어 죽일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눈가를 파르르 떨던 장무준은 김예훈의 목을 졸라 죽여버리고 싶었다.하지만 지금은 고개를 낮춰 말할 수밖에 없었다.“강 회장님, 오해예요. 다 저희가 총사령관님의 칼을 잊어버려서 급한 마음에 헛소리한 것뿐이에요. 부디 신경 쓰지 마세요. 저희는...”쨕!강준은 장무준의 뺨을 때려 바닥에 넘어뜨리고는 실크 손수건으로 손바닥을 닦으며 말했다.“법을 어긴 놈들을 다 끌어내. 그리고 손과 발을 다 부러뜨려.”강준은 장무준의 사과를 받아들일 생각이 없었다.김예훈 같은 냉혹한 사람 앞에서는 사과해봤자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용문당 당주님이 그를 이 정도로 신경 쓰는 걸 보니 어쩌면 후계자로 키우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렇다면 이참에 김예훈에게 잘 보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김예훈을 위해 집법부대와 맞서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김예훈을 위해 보잘것없는 사람들을 짓밟는 건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었다.강준의 명령을 들은 건장한 용문당 제자들은 장무준을 끌고 나가 그의 손발을 부러뜨리려 했다.“강준! 넌 무준 씨를 해칠 자격이 없어!”마리아가 앞을 막으면서 영국 제국 시민권을 꺼내 자랑스럽게 말했다.“이거 잘 봐. 무준 씨는 이미 영국 제국의 사람이라고! 무준 씨를 건드리는 건 나 마리아, 그리고 영국 제국과 맞서는 거라고!”쨕!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강준은 직접 나서서 마리아의 뺨을 때려 바닥에 넘어뜨렸다.그러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이 년도 데려가서 손발을 부러뜨려! 아, 그리고 아까 우릴 보고 자기가 키우던 개라고 했댔지? 이참에 혀까지 잘라버려!”...한 시간 뒤, 구급차 몇 대가 동씨 가문에 도착해 장무준과 마리아를 데려갔다.이들은 최소한 병원에서 반년은 보내야 할 운명이었으며, 언제 퇴원할지는 아무도 몰랐다.추문성은 추씨 가문에 전화해
체면을 안 준다고?이 말은 질문처럼 들리겠지만 사실 친구 사이의 대화였다.그런데 이 간단한 한마디로 별장 전체가 조용해지고 말았다.장무준과 마리아 등은 순간 표정이 굳어지고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김예훈을 멍하니 쳐다보았다.알다시피 강준은 겸손한 사람이긴 해도 항상 거만하고 폭력적인 사람으로 유명했다.그런데 어떻게 여자 등이나 처먹는 사람한테 이 정도로 공손할 수 있겠는가.진주 1인자조차, 홍성파 우두머리조차 그에게는 별로 대접받지 못하는데 말이다.장무준이 장씨 가문의 사람이 아니었다면, 마리아가 영국 제국의 사람이 아니었다면 강준을 만날 자격조차 없었을 것이다.이 순간, 강준은 공손하게 김예훈 앞에 서서 심지어 그를 존경하는 것으로 보였다.추문성과 동하임은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모르지만 충격일 뿐이다.김예훈이 강준을 힐끗 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강 회장님, 저희 초면이 아닌가요?”“비록 초면이긴 하지만 용문당 당주님이 저번에 진주·밀양을 방문하셨을 때 용문당은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하셨거든요. 저도 이 말이 맞는다고 생각해서요.”강준의 진지한 표정에 김예훈은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을 지었다.‘진주·밀양 용전의 일이 끝난 지가 언젠데 내내 오지도 않다가 용문당 집법부대를 건드렸다고 와? 이게 무슨 뜻이지? 집법부대를 압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해서 이 타이밍에 온 건가?’웃는 얼굴에 침 뱉지 않는다고, 김예훈은 웃으면서 말했다.“강 회장님 말씀이 맞으세요. 용문당은 한목소리를 내야 하죠. 사실 강 회장님을 연회에 초대하려고 했는데 아직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요. 양해해 주시기를 바랄게요.”장무준과 마리아는 눈가를 파르르 떨면서 거의 욕이 나올 뻔했다.‘김예훈, 이 뻔뻔한 자식. 감히 강 회장님을 이용하려고 하다니.’방금 강준이 나타났을 때 구세주를 만난 줄 알고 김예훈을 짓밟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김예훈의 두세 마디에 강준이 총구를 돌릴 줄 몰랐다.강준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김 회장님, 진주·밀양은
“전체 진주 상류 인사들이 전부 영국 제국에서 키우던 개라고? 그렇게나 대단해?”김예훈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그러면 개 한 마리 불러와서 나한테 겁줄 수 있는지 지켜보자고. 한 마리로 부족하면 얼마든지 불러와. 내가 무서워할 만한 사람을 불러오는 것이 좋을 거야.”김예훈은 앞으로 다가가 마리아의 뺨을 때려 바닥에 넘어뜨렸다.“이런 사람은 내가 한 달에 열 명은 짓밟아 죽였을 거야. 시간 절약도 할 겸 한 번에 짓밟을 수 있게 전부 다 불러와.”“악!”마리아는 얼굴을 감싼 채 바닥에 널브러져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순간에도 오늘 무조건 김예훈을 죽여버리라 다짐했다.김예훈을 죽이기 전까지 오늘 이 일은 끝나기가 어려웠다.김예훈이 전화를 걸라고 마리아에게 핸드폰을 던졌을 때, 자동차 경적소리가 들려왔다.멀리서 토요타 프라도 열몇 대가 갑자기 동씨 가문 별장 앞에 나란히 나타났다.차 문이 열리고, 수십 명의 도복을 입은 남자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차에서 내렸다.상대방이 진주·밀양 용문당 사람인 것을 확인한 순간 추문성과 동하임은 표정이 미세하게 변했다.김예훈 역시 상대방을 알아보고 뒷짐을 쥔채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이때 고릴라처럼 키 크고 제복을 입은 네모난 얼굴의 노인이 차 뒷좌석에서 내렸다.그는 기운이 넘치고, 걸음걸이가 힘찬 것이 어마어마한 포스를 풍겼다.장무준은 본능적으로 예의를 갖췄다.“강 회장님!”마리아도 상대방을 확인하고 콧방귀를 뀌었다.“김예훈, 넌 이제 끝났어!”표정이 미세하게 변한 동하임은 본능적으로 동태원을 불러오려고 했다.눈앞에 서 있는 이 사람은 바로 진주·밀양 용문당 회장인 강준이었기 때문이다.동하임은 이 사람을 상대로 김예훈이 절대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비록 똑같이 용문당 36대 회장이긴 하지만 강준은 진주·밀양에서 오랜 세월을 보냈고, 제자가 거의 8만 명에 달해 세력이 어마어마했다.홍성파, 그리고 남양파조차 그를 쉽게 건드리지 못했다.다만 강준이 평소에 겸손하고 공식
김예훈은 장무준의 앞으로 다가가 그의 얼굴을 툭툭 치더니 손에 들고 있던 차를 그의 머리 위에 쏟았다.“악!”갑작스러운 전개에 장무준은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바로 이 순간, 그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다른 사람이 도리를 따질 때 폭력을 행사하더니, 다른 사람이 폭력을 행사할 때 도리를 따져보자는 이런 사람은 어떻게든 남을 밟고 올라가려고 했고, 또 어떻게든 이익을 챙기려고 했다. 이것이 바로 대부분 부잣집 도련님의 스타일이었다.하지만 장무준은 어느 날 다른 사람에게 짓밟힐 줄은 몰랐다.자신보다 도리를 더 잘 따지고, 주먹도 자기보다 센 사람은 처음이었다.이 순간, 장무준은 마음속에 두려움이 생기기 시작했다.하지만 영국 앞잡이로서 그래도 자존심은 있었다.아무리 영국 사람들에게 존엄이 마음대로 짓밟힌다고 해도 대한민국 사람한테는 절대 모욕당할 수는 없었다.외국인의 개가 될지언정 절대 대한민국 사람의 편을 들어주고 싶지 않았다.“김예훈, 네가 폭력을 행사한 것이 바로 증거야.”장무준은 이를 악물고 머리 위에 있는 찻잎을 가리켰다.“내가 말해주는데, 넌 이제 죽었어!”김예훈이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이렇게 죽는다고?”그는 또 장무준의 뺨을 때렸다.쨕!“그럼 이건 뭔데.”쨕!“이건 뭐냐고!”쨕!“왜. 네 뺨을 때렸다고 책임지라고 할 건 아니지?”쨕!“대한민국 사람으로서 어떻게 양심도 없이 외국인 앞잡이가 될 수 있어. 외국인의 개가 되든 말든 나랑 아무런 상관이 없지만 내 앞에서 잘난 척하는 것은 너의 잘못이지.”쨕!“우리 대한민국은 수년간의 노력 끝에 이미 세계 최정상에 섰는데 자랑스러워해야지. 어떻게 부끄러워할 수 있어? 이렇게 불만이 많으면 그냥 이민 신청을 하지 그랬어.”쨕!“몸에서 대한민국의 피가 흐르면서, 이름에 대한민국 성까지 붙였으면 여기서 날뛰지 말고 조상님을 잘 기억해야지. 외국 생활이 그렇게 부러우면 지금 당장 꺼져! 대한민국의 보호가 없이 너 같은 쓰레기가 외국에서 제대로 살아남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