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씨 어르신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자 눈빛과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 김예훈이 어떻게 선우건과 나란히 걸을 자격이 있는 거지? 이 일은 반드시 알아봐야 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그 이유는 오히려 중요하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일이 정말로 일어났다는 것이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김예훈 이 바보가 뭘 믿고?” 정가을은 달갑지 않은 얼굴이었다. 비록 그녀는 김예훈을 만나 무릎을 꿇을 필요는 없지만, 자신의 눈에 있는 바보를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 지금 놀랍게도 왕손 귀족처럼 높은 곳에서 선우건의 곁에서 따라다니고 있다! 정민아 역시 다른 사람들만큼 충격적이지는 않았지만 최근엔 이 바보 남편이 신비롭기 그지없다고 느꼈다. 하지만 그녀는 김예훈이 이렇게 높은 자리에 서있을 수 있고, 선우건이와 같은 최고의 인물을 알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설마 때문인가? 그래서 선우 대가님이 높이 봐주는 걸까?” 정민아가 중얼거리면서 이렇게 설명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았다. 정씨 어르신은 이 말을 듣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정민아, 무슨 ? 자세히 설명해 봐?"정민아는 생각을 하고 말했다. "얼마 전 경매장에서 김예훈이 유명한 를 감정했는데 당시 선우정아 아가씨는 그림이 가짜라고 했고, 김예훈은 진짜라고 했어요. 결국 선우정아는 그 자리에서 선우 대가님에게 영상통화를 해서 그 그림이 진짜라는 것을 증명했는데 가치가 수억이었어요." "그랬구나…." 정씨 어르신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김예훈이 무슨 대단한 배경이 있다고 여겼는데, 알고 보니 그냥 운이 좋았을 뿐이고 이런 식으로 선우건이를 알게 되었고 심지어 망년지우가 되었다. "참? 그림은?"정씨 어르신이 무의식적으로 입을 열었다. 만약 그 그림이 정민아의 손에 있다면, 그는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할 것이다. 이런 대대로 전해지는 명화의 가치는 상상 초월이다. 정민아는 착잡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자리에서 YE 투
"맞아. 우리 정씨 가문에서는 개도 못한 처지인데 왜 다른 사람들이 추앙하고 있어!" "그 사람 정체를 밝혀야 하는 거 아닌가? 데릴 사위뿐인데 저렇게 날뛰어?" "지용! 너 어떻게 할 거야!?" “......” 이 순간 정씨 가족들의 시선이 정지용에게 쏠리고 있다. 그는 정씨 가문의 부대표이니까 이 일은 모두 그의 의사에 달려 있다. 정지용의 얼굴이 살짝 까맣게 질려, 지금 이 순간에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다른 사람들은 그가 큰 결정을 내리기를 원하지만, 그가 지금 유일하게 하고 싶은 일은 구멍을 찾아 들어가 김예훈이 자신을 볼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혹은 김예훈이라는 바보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여기서 이 바보에게 무릎을 꿇울 수도 있겠지? 그러면 하루도 안 걸려서 그는 남해시 전체의 우스갯거리가 될 거다! 정지용은 감히 입을 열지 못했고, 정민아는 고개를 떨군 채 쓴웃음을 짓고 있었다. 모든 사람들은 이 데릴 사위를 인재로 여기고 매우 중시하는데, 정씨 집안 사람들만 하필이면 그를 쓸모없는 사람으로 여긴다.선우건이 그를 그렇게 중시하는데 정씨 가족들은 그를 한 번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아무도 함부로 하지 마! 여기가 어떤 자리인지 안 보여! 우리 정씨 가문을 망가뜨리고 싶어?" 정씨 어르신이 차갑게 입을 열었다. 그는 김예훈이 도대체 왜 그 자리에 나타났는지 상관없이 그가 그 자리에 나타났다는 것은 선우씨 가문에서 그를 중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럴 때 다른 사람의 말을 반박하거나 김예훈을 조롱하는 것은 모두 선우씨 가문에 대한 도발이다. 정씨 어르신은 치매에 걸린 것도 아닌데 이때 어떻게 선택해야 할지 잘 알고 있다. "민아야, 네가 그의 아내인데, 아직도 선우 대가님에게 술을 권하지 않고 뭐해!" 눈동자를 굴리자 정씨 어르신이 웃음을 머금고 입을 열었다. 이때 정민아를 나타나게 하는 것은 묘수이다. 김예훈의 신분을 밝혀냈을
"그가 도대체 어떻게 선우씨 가문과 연결이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폐인은 그냥 폐인이야." "그가 우리 정씨 가문의 인정을 받고 싶으면 우리 정씨 가문이 일류 가문이 될 만한 프로젝트를 가지고 와야 해!” 정씨 어르신은 숨을 깊이 들이쉬며 냉담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정민아는 정 어르신을 보면서 지금 마음속에 말 못할 기분이 들었다. 정씨 어르신은 한편으로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면서 김예훈을 무시하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김예훈이 선우씨 가문과 연결되었기 때문에 이를 계기로 충분히 많은 이익을 얻으려고 했다. 이것을 지극히 뻔뻔하다고 할 수 있다. 심지어 정민아가 보기에 김예훈은 정씨 가문이 그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선우건 옆에 앉아 당당하게 이야기할 자격이 있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의 생각을 신경 쓸 수 있을까? 선우건이 왜 그를 중시하든 간에, 그가 그곳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 성공했다. 그의 예술품 감정 실력 때문이라 할지라도, 이 업계에서 감정 대가인 선우건이 높이 평가하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은 그의 능력이다.골동품 품평회는 아직 시작도 안 했고 저녁 식사부터 했다. 이 과정에서 김예훈은 정씨 가문에 관심도 없었다. 그러나 연회가 끝나갈 무렵, 선우정아는 냉담한 표정으로 정씨 가문의 테이블로 다가왔다. 정씨 어르신은 선우정아를 보고 몸을 떨면서 일어났으며 감히 꼰대짓을 할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선우 아가씨, 안녕하세요, 저는 정씨..."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선우정아는 그냥 끊고 말했다. "누가 정지용이예요? 내기에서 졌다고 들었는데요?" 선우정아는 예의가 없는 사람이 아니라, 반대로 그녀처럼 대가족에서 태어난 사람은 함양과 인품이 모두 최고의 수준이다. 다만, 방금 식사할 때 김예훈은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았고, 그녀는 조금 초조해져서 연회 전 일이 김예훈을 불쾌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지금 그녀가 빙산의 미녀라 할지라도, 김예훈이 그녀를 용서할
이 말이 나오자 정지용뿐만 아니라 정씨 가족들이 모두 눈가를 떨었다. 이 많은 사람들 보는 연회장에서 쫓겨난다면 정씨 가문은 앞으로 남해시에서 살아남을 수 없으며 이는 정씨 가문에게는 치명타가 된다.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정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이상한 눈빛으로 정지용을 바라보고 있는데, 만약 그가 계속 선우정아를 거부한다면 정씨 가문은 끝장날 것 같았다. “선우 아가씨, 정말 그냥 농담이예요. 못 믿겠으면 저 바보를 불러서 물어보면 아실 거예요."정지용은 눈살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이 지경이 되더라도 그는 김예훈에 대한 존중은 조금도 없고, 입만 열면 바보라고 한다. 선우정아는 원래 김예훈 대신 화풀이하려고 왔을 뿐인데, 눈앞의 이 사람이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을 바보라고 부르는 것을 듣고 화가 치밀었다. 이때 그녀는 차갑게 정지용을 바라보고 말했다. "물어봐야 하나요? 무릎을 꿇지 않아도 돼요. 이 일은 내가 기억할 게요. 당신들은 지금 당장 나가요. 나머지 일은 내가 나중에 천천히 계산할 게요!" 선우정아의 태도는 분명했다. 당신은 약속을 지키지 않아도 되지만 나는 정씨 가문 전체를 내쫓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정지용을 가만두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정씨 가문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정씨 어르신의 얼굴이 더욱 보기 안 좋아졌다. 비록 그는 김예훈 그 바보가 싫어서 뺨을 한 대 때리고 싶었다. 이 바보는 감히 정지용을 직접 찾아와서 귀찮게 하지 못하면서 이 일을 외부인에게 알려줬다. 하지만 문제는 선우정아에게 찍히는 일은 그도 감히 못한다. 선우씨 가문은 울성의 일류 가문이다. 이런 가문과 비교하면 정씨 가문은 파리나 먼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선우씨 가문이 정씨 가문을 없애려면 너무 쉽지 않을까? 선우정아는 선우씨 가문의 아가씨이고 앞으로 선우 가문의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크며, 그녀가 대표하는 것은 바로 선우씨 가문의 의지이다. 이 상황에서 정씨 어르신이 선우정아를 건드리는 일이라면, 그럴 수도
"정지용, 두 번 다시 말하게 하지 마요. 다들 기다리고 있어요." 선우정아가 차갑게 입을 열었다. 정지용은 마지막으로 정씨 어르신을 한 번 더 쳐다보았다. 어쨌든 그가 망신당하는 것은 정씨 가문이 망신당하는 것이니까 그는 정씨 어르신이 자신을 위해 나서기를 바랐다. 그런데 지금 정씨 어르신은 시선을 돌려 정지용을 모르는 척했다. 그가 보기에 체면이 깎이는 것이 뭐라고? 선우정아가 화를 내는 게 큰일이 아닌가? 정지용은 철저히 운명이라고 받아드리고 이를 악물고 일어나 김예훈이 있는 쪽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순식간에 연회장이 조용해졌다가 잠시 후 폭소가 터졌다. 이런 자리에서 무릎을 꿇는 사람이 있다니? 이건 정말 웃긴다! 정지용의 머리는 거의 땅에 떨어져 있었고, 지금 그의 얼굴은 빨갛고, 눈빛은 독하고, 온몸은 떨고 있었다.김예훈, 이 모든 것은 다 너 때문이야. 나 정지용은 이 원수를 갚지 않으면 사람이 아니다! 군자의 복수는 10년이 지나도 늦지 않으니 기다려. 언젠가 내가 너를 내 앞에서 무릎 꿇게 하여 오늘의 치욕을 백배, 천배로 돌려줄 거다! 너 이 바보가 선우씨 가문에 아무런 이용가치가 없을 때, 네가 무엇으로 나와 싸우는지 보겠어! 정지용의 눈에는 김예훈이 선우씨 가문과 연결되어 높은 지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온전히 그가 어디서 배웠는지 모를 예술품 감정 기술 때문이다. 선우씨 가문은 분명 그를 이용하는 것이고, 다 이용하고 나면 무조건 쫓겨날 것이다. 그때가 바로 정지용이 복수를 할 때이다. 군자의 복수는 10년이 지나도 늦지 않다. 다른 사람들이 참을 수 있다면 나 정지용도 할 수 있다! "선우 아가씨, 이 프로그램이 아주 재밌네요. 훌륭합니다. 이분은 어디서 오셨는지 모르겠는데 나중에 우리 가문에서 몇 번 공연하게 할 수 있나요? ㅎㅎㅎ!" "기껏해야 우리가 돈을 좀 내면 되죠. 다른 사람들이 못마땅하면 우리한테 와서 프로젝트도 좀 해도 돼요. 공연만 해준다면 이런 작은 일은 아무
선우정아는 지금 인정하지도 부인하지도 않고 애매한 태도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정씨 어르신의 얼굴이 창백하기 그지없었다. 원래는 오늘 기회를 삼아 정씨 가문이 강세로 재기할 줄 알았는데, 지금 일어난 일은 정씨 가문에 있어 절대 치명적인 재앙이다. 정지용은 정씨 가문의 미래 대표였는데 오늘 정지용은 남해시의 우스갯소리, 남해시의 공적으로 몰락했다. 만약 정씨 가문이 정말 그의 손에 넘어가면, 앞으로 누가 정씨 가문과 협력하려고 할까? 정씨 가문은 쇼핑 센터 프로젝트 가지고 평생 살 수 없으며, 심지어 YE 투자 회사도 바로 투자를 철회할 수 있다. 김씨 가문이 투자를 철회해도 정씨 가문에서는 감히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지금 멀리서 YE 투자 회사의 테이블이 텅 비어 있는 것을 보고 정씨 어르신은 오히려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다행이다. 다행히 그 새 대표님이 안 오셨다! 동시에 정씨 어르신의 시선은 멀리에 있는 김예훈에게 쏠렸다. 솔직히 말해서 오늘 이 일은 분명히 모두 김예훈 때문에 일어난 일이니, 이 바보가 책임을 지고 잘 수습해야 한다!정씨 가문 사위를 계속 하고 싶다면 당연히 정씨 가문을 위해 기여해야지! 지금 정씨 어르신의 안색은 계속 변하고 있지만, 잠시 동안 별다른 방법을 생각해내지 못했다. 연회가 막바지에 이르자 곧 직원들이 와서 식기를 모두 치우고 정교한 다기로 바꾸었다. 하지만 직원들은 정지용을 볼 때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이런 상황에서 정씨 가문의 테이블은 바꿔 놓은 다기도 한 세트가 아니고, 물도 차가웠으며 이 장면에 화가 나서 정씨 어르신은 심장병을 앓을 뻔했지만 참아야만 했다. 이곳은 선우씨 가문의 영역인데, 그가 감히 어떻게 할 수 있을까? ...... 한편, 메인 테이블의 김예훈은 정씨 가문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고, 그가 신경 쓰는 사람은 정민아뿐이었다. 정민아는 시종일관 나서지 않고 한 마디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그도 간섭하지 않았다
선우건은 두말없이 손뼉을 쳤다, 이내 스태프가 조심스럽게 골동품 도자기 하나를 테이블 위로 올려놓았다."여러분,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질서 있게 앞으로 나와 품평하시고 이 물건의 진위에 대해서 마음껏 평론하셔도 좋습니다." 선우건이 웃으며 말했다.이 말이 끝나자, 현장에 있던 상류층의 사람들은 사양하지 않고 몰려들었다, 골동품에 깊은 흥미를 갖고 있는 몇몇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이 앞으로 나가서 자세하게 품평하기 시작했다. "선우건, 후덕하지 않군요, 이건 아무리 봐도 모조품 같은데 말이죠!""그래요! 딱 봐도 가짜 같은데요!""선우건, 솔직히 말해봐요, 이 물건 어디서 샀어요? 혹시 2만 원 주고 산 거예요?"사람들의 의견이 분분하지만 선우건은 화를 내기는커녕 빙그레 웃으며 입을 열었다 "한 노점에서 산 겁니다, 만 원 주고."이 말을 꺼내자 다들 수군거렸다.만 원짜리 도자기가 어떻게 진짜일 수가 있겠는가?하지만, 선우건 같은 이런 큰 인물이 어떻게 가짜를 살 수 있단 말인가?선우건은 골동품 감정 분야의 조상님 같은 존재로 여태껏 실수한 적이 없다.김예훈도 체면을 차리지 않고 사람들을 따라 전시대 앞으로 걸어갔다.이 오색찬란한 도자기는 보기에 색채가 매우 조화롭지만 그 자태가 너무 아름다워서 아무리 봐도 옛 시대에 있을 기술 같지 않았다."제가 먼저 볼게요." 이때, 장성도 사양하지 않고 앞으로 걸어 나갔다.장성은 골동품 협회의 회장이다, 남해시 골동품 업계에서는 엄청난 유명 인사다, 그가 걸어 나오자 주위에서 수군거리던 사람들이 이내 숨을 죽이고 지켜봤다.수많은 시선들이 동시에 장성에게로 향했다.남해시 골동품 협회의 회장으로서 장성은 골동품 감정 업계에서는 이미 최고봉에 이른 사람이다, 비록 선우건이 만큼은 아니지만 그 실력이 대단하다. 장성 앞에서, 아무도 감히 함부로 말을 꺼내지 못했다."선우건, 만 원 주고 산 이 물건 말이에요, 겉모습만 보면 확실히 정교하고 재질도 나쁘지 않네요, 하지만 이 모양을 보면 전혀 어느
방금 이 도자기를 처음 보았을 때, 사실 다들 좀 어리둥절했다.보통이라면 선우건이 주최하는 골동품 감정회에서 위조품이 나올 수가 없다, 그러나 선우건은 사람들에게 마음껏 평론하라고 했다.이런 상황에서 적지 않은 사람들은 모두 무의식적으로 이것이 가짜라고 여기고 있었는데 다만 명확한 증거가 없었을 뿐이다.이 순간, 장성이 이렇게 확신 있게 말하니 많은 사람들이 모두 감탄의 표정을 지으며 한 수 배웠다고 생각했다.이때, 장성의 확신에 찬 말투를 듣고 선우건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장성, 이것이 골동품이 아니라 현대의 물품이라고 확신한다고 했으니 묻겠습니다, 현재 어느 도자기를 굽는 곳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물건을 만들 수 있다는 말입니까? 인사동에 가면 널리고 널렸다고 말하지 말아요."이 말을 듣고 주위에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다들 선우건이 농담을 한 줄 알았다."선우건, 당신의 뜻은..." 장성이 미간을 찌푸리고 깊은 고뇌에 빠졌다, 그는 이 도자기가 가짜라고 확신하지만 선우건의 태도를 보고 나니 다소 망설이게 되었다.바로 이때, 김예훈이 앞으로 걸어가서 말했다. "아니면, 제가 좀 보겠습니다."이 말이 나오자,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김예훈에게로 쏠렸다, 이 사람은 선우건이가 힘껏 밀어주는 젊은이다, 그런 그가 어떤 독특한 견해를 가지고 있을지 모르겠다."김예훈, 아까는 네가 얼렁뚱땅 운이 좋아서 맞춘 거야, 어디서 사람들을 속이려고 수작을 부리는 거야?""우리 스승님께서 이미 이렇게 분명하게 말씀하셨는데, 네가 왜 끼어들어!""당장 꺼져, 창피하게 굴지 말고!"장용은 김예훈에 대해 불만이 가득해서 욕설을 퍼부었다, 그리고 장용한테 아부를 떨던 인간들도 지금 이 순간 그의 뜻에 따라 욕하기 시작했다."이봐, 장성 회장님께서 이미 결론을 내리셨는데, 한번 보겠다니? 당신이 장성 회장님의 감정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인가?""젊은 사람이 겸손할 줄 알아야지, 능력이 있다고 이렇게 나대면 안 되는 거야!"옆에 서 있던 선우정아가 미간을 찌푸
“널 죽이지 못할 거라고?”대마승은 허순재의 말이 우스갯소리처럼 들렸다.“너를 죽일만한 기회를 엿보기 위해 보름 동안 미행했어. 점까지 쳐봤는데 오늘이 바로 네가 죽는 날이더라고.”둘째 마승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허순재, 걱정하지 마. 널 죽이고 나서 너의 아들들도 같이 보내줄게. 딸만 살려둬서 그 딸이 나중에 허씨 가문을 물려받으면 우리 섬라 왕자님께 시집와야 할 거야. 허씨 가문이 동의하든 말든 그때 가서는 모든 재산이 우리 섬라의 것이 되겠지. 이건 법에 어긋나는 일도 아니잖아. 아무도 우리를 말리지 못해.”셋째 마승도 피식 웃었다.“오늘은 무조건 죽어야겠어. 그런데 걱정하지 마. 내년의 오늘, 딸한테 제사를 멋지게 차려달라고 할게. 김예훈도 살아서 이곳을 나갈 생각하지 마. 우리 큰형님을 상대할 순 있어도 우리 셋을 동시에 막지는 못할 거야. 우리 섬라의 비밀을 알아버렸으니 오늘 무조건 죽어야겠어!”김예훈은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 그제야 왜 황금 삼각지대에 깡패가 무리 지어 다니고, 또 동남 해역에 해적이 많았던 건지 이해할 수 있었다.‘동남 해역의 제1 강국이라는 섬라의 능력이 이정도밖에 되지 않다니.’김예훈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내 시간 낭비하지 말고 그냥 셋이 같이 덮쳐. 너희들을 해결하고 도박왕님을 위해 풍수도 봐 드려야 하거든.”“이 자식이!”“너부터 죽여야겠어!”“그리고 허순재 너도 도망가지 못해!”대마승은 콧방귀를 뀌더니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시간을 지체해봤자 보디가드들이 와서 널 도와주지 못할 거야. 우리 제자들이 이미 그들을 상대하고 있거든. 이곳에 오려면 반 시간은 걸릴 거야. 그러니까 오늘 너희 둘은 죽을 수밖에 없어! 얘들아! 다 같이 덤벼!”3대 마승은 거의 동시에 앞으로 덮쳤다.이때, 우르릉 쾅쾅 천둥·번개가 치는 소리가 들려오면서 3대 마승은 어느샌가 김예훈 앞에 나타나 그의 길을 막기 위해 진법을 세워놨다.기세등등한 3대 마승과는 달리 김예훈은 담담한 표정으로 앞으로 한 발짝 다가가
“그래서 오늘 우리 위대한 섬라를 위하여! 위대한 섬라왕을 위하여 너랑 허순재는 죽어야겠어!”대마승은 입가에 묻은 피를 닦아내고 정의로운 말투로 말했다.김예훈은 휴지를 바닥에 툭 던지고는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말했다.“한 명씩 달려들 거야? 아니면 세 명이 동시에 달려들 거야?”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던 허순재는 이미 김예훈의 실력을 예상했기 때문에 전혀 놀라운 표정이 아니었다.부산 용문당 회장이 된 것만 봐도 모든 것이 설명되었다.허순재가 마승을 쳐다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김 회장님이 어느 정도로 대단한 분이신지 알겠지? 그러니까 그냥 보내는 것이 좋을거야. 나를 죽이는 것이 너희들 주요 목적이 아니었어? 굳이 다른 사람한테 힘 뺄 필요는 없지 않아?”“꺼져!”허순재의 청산유수에 마승은 표정이 어두워지고 말았다.“허순재, 무슨 자격으로 우리를 가르치려고 드는 거야. 네가 한 번이고 두 번이고 우리 섬라왕의 요청을 거절하지 않았다면 우리 섬라에서도 대단한 젊은이들을 만들어 냈다고. 그러면 우리 셋이 굳이 나설 필요도 없이 섬라는 세계 강국 중의 하나로 거듭났겠지. 그런데 네가 감히 우리를 무시해? 이런 제기랄!”대마승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나머지 두 마승의 표정도 어두워지고 말았다.섬라는 동남 해역의 강국 중의 하나이긴 하지만 그냥 이 정도의 범위에서만 왕 노릇을 할 수 있었다.젊은 인재를 배양해 낼 자금도 부족해서 도박왕 허순재에게까지 손 벌릴 정도였으니 말이다.허순재는 한때 도박왕인 만큼 재산이 어마어마했다.이들은 도박왕 같은 사람은 무조건 섬라를 모시고 헌신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밀양도 동남 해역 범위에 있었기 때문에 밀양의 돈은 섬라의 돈과도 같다고 생각할 정도였다.이런 근거 없는 자신감에 김예훈은 어이가 없었다.정정당당하게 강도질하는 사람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이때 김예훈이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허순재를 힐끔 쳐다보았다.“섬라왕이 도박왕님과 손잡는 전제 조건이 무엇인지 혹시 여쭤봐도 될까요? 너무 궁금해서요.”허순재
마승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김예훈은 또 한 번 앞으로 튕겨 나가면서 그의 뺨을 때리려고 손바닥을 내밀었다.깜짝 놀란 마승은 피해 보려고 했지만 차마 법장을 들어 올릴 새도 없이 주먹을 내밀뿐이다.퍽!손바닥과 주먹은 마치 망치가 서로 맞닿은 듯이 거대한 소리와 함께 눈 부신 스파크를 일으켰다.빠직!살짝 뼈가 끊어지는 소리가 들려오면서 마승은 표정이 확 바뀌더니 손에 쥐고 있던 법장을 내려놓고 두 손으로 김예훈의 공격을 막아보려고 했다.파바박!하지만 아무런 쓸모도 없었다. 김예훈은 여전히 어마어마한 기세로 마승의 오른쪽 뺨을 노렸다.샤샤샥!마승은 식은땀을 흘리면서 발 빠르게 뒤로 물러섰다.하지만 아무리 빨라도 그림자도 쫓아 못 오는 김예훈의 스피드보다는 빠르지 못했다.그는 어떻게든 마승의 얼굴을 때릴 작정이었다.쨕!또 한 번 뺨 소리가 들려오더니 마승은 공중에서 머무르다 바닥에 떨어진 순간, 얼굴이 돼지머리처럼 퉁퉁 부어올랐다.현장은 쥐 죽은 듯 조용해지고 말았다.첫 번째 뺨은 피습이라면 두번째 뺨은 진정한 실력을 보여준 것이다.“재밌군. 섬라 마승이 장병급 실력을 갖추고 있다니. 좀만 더 연마하면 무신 급이 되겠어.”김예훈은 휴지로 손바닥을 닦았다.“그런데 이깟 실력으로 자칭 마승이라고 하는 거야? 무슨 염치로? 우물 안의 개구리라 이 세상에서 제일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거야?”“너!”김예훈에게 손가락질하던 마승은 화가 치밀어오른 나머지 피를 토해냈다.섬라 3대 마승은 최근 몇 년 동안 동남 해역을 헤집고 다니면서 천하무적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다들 체면을 지켜주었다.3대 마승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들이 있을 정도였다.하지만 김예훈한테는 그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이순간 3대 마승은 김예훈을 갈기갈기 찢어놓고 싶은 심정이었다.지금까지 이렇게 짓밟힌 적도, 무시를 당했던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3대 마승은 진지한 표정으로 서로 쳐다볼 뿐이다.섬라왕 특유의 전통 무술을 연마한 이 세 명은 누구나 다
“이런 제기랄!”3대 마승은 분노하더니 동시에 법장을 꺼냈다.이때 허순재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나한테 덮치는 건 괜찮아. 죽기 살기로 붙어보는 거지, 뭐. 그런데 내 옆에 있는 이분은 아무 잘못도 없어. 너희랑 아무 원한도 없는데 그냥 보내줘. 이분이 가시면 천천히 붙어보자고. 경기도 세자님이자 부산 용문당 회장님이라 목숨을 잃으시면 너희들도 큰 화를 입을 거거든. 너희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야.”허순재는 죽는 것이 두렵지 않은지 담담한 표정이었다.하필 오늘 김예훈과 만나자고해서 피해를 줄까 봐 어떻게든 먼저 보내고 싶었다.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도박왕님께서 제 실력을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니에요? 아무리 제가 실력 없다고 해도 어떻게 도박왕님을 혼자 두고 가겠습니까.”김예훈은 3대 마승에게 시선을 돌리더니 말했다.“손바닥만 한 섬라가 감히 우리 대한민국을 건드려? 내 체면을 뭐로 보는거야!”3대 마승은 피식 웃더니 가소롭다는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허순재, 저놈 신분이 심상치 않다고? 그러면 몸값도 어마어마하겠네? 저놈을 생포하기만 하면 큰돈을 얻을 수 있겠네? 허순재, 네 놈만 죽이려고 했는데 이제 할 일이 하나 더 생겼어. 우리 섬마왕님께서 제일 좋아하는 것이 바로 곱상하게 생기고, 몸값이 어마어마한 사람이거든.”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섬라도 어떻게 보면 동남 해역의 강국 중의 하나인데 어떻게 깡패 같은 말만 내뱉지? 벌써 잊었어? 그때 혼자서 칼 한 자루만 든 총사령관님을 상대로 참패한 것도 모자라 너희 섬라왕이 무릎 꿇고 다시는 대한민국에 발을 내딛지 않겠다고 했던 거. 왜, 이제는 약속을 어기려고? 총사령관님이 또 본때를 보여줄까 봐 두렵지도 않아?”총사령관님 언급에 3대 마승은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 잠시 후 한 마승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김예훈이라고 했나? 총사령관님을 이용해서 겁줄 생각하지 마. 총사령관님은 이미 3년 전에 전역했다고 들었어. 3년이나 실종된 사람을 언급해서 우리한테 겁주
“하인이 사라졌다고요?”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경찰에는 신고하셨나요?”허순재는 고개를 흔들었다.“아니요. 솔직히 말해서 저희 허씨 가문은 규모가 큰 만큼 말하지 못할 비밀도 많은지라 경찰에 신고하기 어려웠습니다. 경찰에 신고하지는 못해도 진주·밀양에서 유명한 사설탐정 세 명을 모셔 왔지만 크게 발견한 점이 없었습니다. 하인들이 갑자기 증발된 느낌이에요. 하인들의 거처마저 없었더라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의심될 정도라니까요. 이 일때문에 집안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태인데 김 회장님께서 도와주시기를 바랍니다.”김예훈이 흥미진진한 표정을 지었다.“도박왕님께서 괜찮으시다면 조용한 곳에 가서 맥을 한번 짚어봐도 될까요?”허순재는 의문스럽기는 했지만 그래도 웃으면서 대답했다.“그럼요. 김 회장님 하고 싶으신 대로 하면 돼요.”두둥!바로 이때, 김예훈은 표정이 확 변하더니 허순재를 밀쳐내고 앞구르기를 했다.다음 순간, 갑자기 검은색 법장 하나가 두 사람 사이에 나타나면서 바닥에 큰 구멍이 생기고 말았다.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허순재의 옆으로 다가갔다.샤샤샥!이순간 주위에서 괴상한 웃음소리가 들려오더니 세 명의 승포를 입은 섬라인이 나타났다.허순재가 표정이 확 변하더니 말했다.“섬라 3대 마승?”“어디서 온 사람들이에요?”김예훈은 이 정도의 피습으로 당황할 사람은 아니었지만 상대방의 신분만큼은 확인해야 했다.“섬라 대불사의 마승이요.”허순재가 나지막하게 말했다.“용전과 비슷한 조직이지만 또 달라요. 대한민국의 용전은 나라를 위해 일하지만 섬라 마승은 돈만 주면 해서는 안 될 짓도 하거든요. 섬라왕이 도박패 지분을 갖고 싶다길래 거절한 적이 있는데 소문으로만 듣던 폭군 같은 섬라왕이 체면이 깎여 저를 죽이려고 하는 걸 거예요.”허순재가 침착하게 분석에 나섰다.김예훈은 그제야 이 섬라 마승들이 자신이 아니라 허순재를 타깃으로 찾아온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오랫동안 허순재를 감시해 오던 이들은 마땅히 나
두 사람은 천천히 송산 꼭대기에 있는 화원에 도착하게 되었다. 인적이 드문 곳이라 밀회하기 아주 적합한 장소였다.열몇 명의 허씨 가문 보디가드들이 따라서 화원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허순재가 손을 흔들면서 말렸다. 김예훈과 상의할 일이 있는 모양이었다.“김 회장님, 오늘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것이 있어서 뵙자고 했습니다.”걷고 있는데 허순재가 먼저 입을 열었다.“첫째, 제 불효자식들이 김 회장님 여인을 의도적으로 해치려고 한 것도, 김 회장님을 모함한 것도,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김예훈은 멈칫도 잠시 담담하게 말했다.“도박왕님, 무슨 말씀이세요. 저와 허씨 가문의 모순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는 아닙니다. 허씨 가문에서 저를 건들지만 않으면 저도 따라서 찾을 일도 없습니다.”“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허씨 가문은 그 정도로 눈치 없는 가문은 아닙니다.”허순재는 피식 웃고 말았다.“오늘 아침 찾아오기 전에 제 불효자식들을 통해 전에 있었던 일을 들었는데 다 저희 허씨 가문의 잘못이더라고요. 사과드리는 의미로 제 막내아들인 허준서가 갖고 있는 도박패를 드리려고요. 그리고 부산 팰리스의 모든 지분도 김 회장님의 명의로 돌리려는 생각입니다. 저희 허씨 가문의 자그마한 성의이기 때문에 꼭 받아주시기를 바랍니다. 거절하시면 저희 허씨 가문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는 것이 됩니다. 두번째로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추하린 씨한테 진주·밀양 용전 전주 자리를 내어주신 건 저희 진주·밀양 명문가에 기회를 주신 거나 다름없습니다. 늘 공평 공정한 추씨 가문의 추하린 씨가 전주 자리를 맡으면 안동 김씨 가문을 잘 다스릴 것이기 때문에 저희한테는 좋은 일이거든요. 한 마리의 호랑이보다 두 마리가 낫지 않을까요?”김예훈이 피식 웃었다.“저 말고 김서하 사모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 할 텐데요? 저는 용문당과 함께 강제적으로 진주·밀양 용전을 쳐들어가려고 했거든요.”허순재는 웃으면서 아예 화제를 돌렸다.“아, 그리고 세 번째로는 저희 허씨 가문의 풍수를 봐
김예훈이 떠난 지 얼마 안 지나 장덕수가 심문실로 들어오면서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김청미를 쳐다보았다.“지옥으로 가기 전에 이렇게 큰 비밀을 알려준 거, 김현민과 치고받는 꼴을 보고 싶어서야? 아니면 또 다른 꿍꿍이가 있는 거야.”“그런거 아니에요.”김청미의 말투는 담담하기만 했다.“김현민이 저를 버렸는데 굳이 비밀을 간직할 이유는 없잖아요. 선배가 김현민을 죽일 순 없어도 괴롭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요.”장덕수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고개 들어 진주 태산 쪽을 바라보았다.김현민이 김예훈을 건들지 않았더라면 이 많은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그런데 김현민이 먼저 건드렸고, 김예훈도 진실을 알아버렸으니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에 큰 파장이 일어날 것이 뻔했다.“그런데 김현민은 곧 9대 국방부 총사령관을 맡을 사람인데 김 회장님이 그의 상대가 될수 있을까?”...용연옥 감옥을 벗어난 김예훈은 밀양 송산 빌라로 향했다.오늘은 추하린과 함께 진주·밀양 용전을 인수·인계받으러 가기로 했다.한참을 기다렸는데 추하린 대신 불청객 한명이 찾아왔다.김예훈은 보디가드가 건넨 배첩을 확인하고 문을 열어줘도 된다고 했다.그러고는 마당으로 가 롤스로이스 한대가 세워지기를 기다렸다.“도박왕께서 무슨 일로 이 누추한 곳을 찾으셨을까요.”차 문이 열리는 순간, 사면팔방에서 정장을 입은 보디가드 수십 명이 나타났다.이어 백발의 노인이 김예훈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환갑이 넘는 나이었지만 정정한 모습으로 어마어마한 포스를 풍겼다.이 사람은 다름아닌 도박왕 허순재였다.“김 회장님, 안녕하세요.”허순재는 김예훈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불쑥 찾아와서 죄송합니다.”처음 보는 도박왕의 모습에 김예훈은 멈칫하고 말았다.상대방이 찾아온 의도가 뻔히 보였지만 애써 모른 척하기로 했다.김예훈이 허씨 가문과 관계가 안 좋긴 해도 그렇게 원한이 깊은 관계는 아니었다.최소한 소문으로만 듣던 도박왕 허순재한테는 악한 감정이 없었다.“어제 뵈러 오고 싶었는데 김 회장님께
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이 이 정도로 칼 같다니. 김청미한테 모든 죄를 떠넘겼다고? 진주·밀양 용전을 잃어버렸다고 분풀이하나 보네. 안동 김씨 가문과 용전한테는 가장 좋은 선택일 수 있겠지만 김청미한테는 너무나도 잔인한 현실이야. 안동 김씨 가문과 용전에서 보호해 줬다면 어쩌면 다시 해 뜰 날을 맞이할지도 모르는데...’“이 모든 것이 불공평하고, 억울하다고 느껴지면 배후자인 김현민을 불어내.”김예훈은 그림과도 같은 김청미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다.“네가 증거를 내놓으면 용문당과 용연옥에서 너의 안전을 책임져 줄 거야. 나머지 인생을 해외에서 풍족하게 살 수 있게 해줄게.”“김현민을 불라고?”김청미는 피식 웃고 말았다.“김현민은 선배랑 만난 적도 없고, 선배를 타깃으로 명령을 내린 적도 없었어. 비록 김현민이 배후자인 것은 모두 다 아는 사실이지만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는 모두 의미 없는 일이야. 심지어 내가 혼자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볼 수 있지. 김현민이 한 의미심장한 말에 내가 알아서 움직였거든.”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그냥 잘못을 인정하려고 오늘 나를 부른 거라면 이 만남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봐.”“당연히 의미 있는 일이지. 이렇게 된 이상 난 용연옥을 떠날 수 없어. 나랑 함께 지옥에 갈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해. 사실 알려줄 것이 있어서 보자고 했어. 김현민이 선배를 짓밟으려고 한 진짜 이유이기도 하지.”김예훈은 김청미더러 계속해서 말해보라고 했다.”“선배와 나를 포함한 전체 경기도 김씨 가문은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일부분으로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 족보를 봤을 때 우리 모두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수장 자리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이야. 그리고 선배 때문에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어르신이 경기도 김씨 가문을 여겨보기 시작했어.”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내가 수장 자리를 빼앗을까 봐 나를 죽이려고 했던 거야?”김청미가 나지막하게 말했다.“이 모든
기세가 하늘을 찌르던 김청미는 이미 하얀 죄수복을 입고 머리를 묶은 채 책을 읽고 있었다.그래서인지 여느 때와 달리 지적인 느낌이었다.김예훈은 그제야 알고 지내던 익숙한 김청미라는 느낌이 들었다.“장 옥주님은 역시 약속을 지키는 분이시네. 내가 감옥에 들어가기 전에 선배를 데려온 걸 보면.”김예훈이 나타나자 김청미의 표정은 감정 기복이 심했다.“용연옥 감방장님 외에 말할 수 있는 사람이 평생 없을 줄 알았는데 말이야.”김예훈은 표정 변화 없이 아무렇지 않게 의자를 끌어와 앉았다.“날 왜 불렀는데? 마음껏 욕하려고? 아니면 내 모습을 기억해 뒀다가 귀신이 되어서까지 내버려두지 않으려고?’김예훈이 말했다.“우리가 혈연관계가 있는 점을 봐서 10분만 줄게. 10분 뒤에 바로 갈 거야. 추하린 씨와 함께 진주·밀양 용전을 다스리려면 바빠.”진주·밀양 용전을 다스린다는 말에 김청미는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이내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정민아, 하은혜, 우현아, 방수아, 추하린 같은 여자한테 특별한 감정을 품고 있는거 알아. 아무리 그래도 나도 선배라고 불러주는데 어떻게 나한테 이 정도로 냉정할 수 있어?”김예훈이 어깨를 으쓱거렸다.“할수 없지 뭐. 네가 날 한두 번 죽이려고 했어? 그러고도 너를 잘해달라고? 내가 뭐 바보야? 솔직히 말해서 용연옥에 유용한 사람이 아니라면 진작에 목을 졸라 죽여버렸어.”“역시나 김 세자님은 다르네.”김청미는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사실 계속 묻고 싶었던 것이 있었어. 선배가 소문으로만 듣던 당도 부대 총사령관이 맞아?”“네가 보기엔 어떤 것 같은데?”김예훈이 냉랭하게 물었다.“난 잘 모르겠어.”김청미의 표정은 이상하기만 했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내부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의하면 김현민이야말로 당도 부대 총사령관이라고 했어. 곧 대한민국 9대 국방부 총사령관직을 맡게 될 사람이라고 하잖아.”김예훈은 콧방귀를 뀌고 말았다.“무슨 자격으로?”김청미가 담담하게 말했다.“김현민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