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련님을 건들지 마!”“함부로 했다간 가만두지 않을 거야”!얼마 남지 않은 집법부대 제자들이 한 번에 달려왔다. 이들은 용천수가 죽으면 자신의 운명도 끔찍해질 것인 것을 잘 알고 있었다.용천수를 보호하던 그 세 명도 힘겹게 일어나려 했다.문 앞에 버려진 류서우는 본능적으로 뒤를 돌아봤지만 모든 집법부대 정예 제자들은 전부 추문성에게 당해 생사를 확인할 수 없었다.밖에서는 이미 용전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차가운 표정으로 들어오고 있었다.딱봐도 추하린의 사람들이 온 것이다.이 모습에 류서우는 얼굴에 절망이 가득했다.만약 김현민의 사람들이 왔다면 어느정도 희망이 있었겠지만 진주·밀양 용전 사람들이 왔다는 것은 이미 끝난 거나 마찬가지였다.김예훈이 용천수의 목덜미를 짓밟고 이마에 총을 대고 있는 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믿을 수가 없었다.화가 나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김예훈! 무슨 자격으로 도련님을 해치는 건데. 도련님은 용문당 집법부대 당주님의 아들인 것도 모자라 대한민국 10대 명문가인 용씨 가문의 사람이라고. 도련님을 건드리면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알아?”여자들은 아직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아까 그 어르신도 일어나 김예훈에게 삿대질하면서 말했다.“김예훈, 지금 네가 뭘 하는지나 알아? 외적과 내통한 죄도 있는데 도련님을 해친 것으로 죄가 더 엄해질 거야. 이제는 용문당 당주님이 오셔도 널 구하지 못해. 넌 이제 죽었어. 내일 집법부대 당주님께서 진주·밀양에 오는 건 알아? 도련님을 건드렸으니 죽을 준비나 하고 있어.”용천수의 부하들은 김예훈의 실력이 아무리 대단해도 집법부대 당주와는 비교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이제 곧 진주·밀양을 관리할 집법부대 당주는 안동 김씨 가문과도 아주 아까운 관계였다.진주·밀양 사람들은 그를 발 벗고 맞이할 것이다.용천수를 건드리는 것은 집법부대는 물론 안동 김씨 가문과도 맞서는 것이다.그야말로 죽고 싶어서 환장한 짓이었다.이때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
류서우도 한껏 기세등등한 말투로 말했다.“김예훈, 계속 고집부리지 마. 아니면 반드시 후회할 거니까.”아까 어르신은 핸드폰을 꺼내 영상통화 화면을 보여주었다.화면 속 엄숙한 얼굴은 바로 전설 속의 용문당 집법부대의 당주인 용태웅이었다.용태웅은 진주에서 일어난 일을 알고 있는 듯 김예훈을 엄숙하게 쳐다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김예훈, 난 용문당 집법부대 당주이자 용씨 가문 제13대 수장이야. 내 신분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 네가 전에 일본의 불만을 사고 남양인과 결탁한 일을 이미 누가 나한테 신고했어. 진주에 내 아들을 보낸 것도 네가 계속 잘못된 길로 갈까 봐 막으려는 거였어. 그래서 지금 명령하는데 내 아들을 풀어주고 내 아들 앞에 무릎 꿇고 용서를 빌어. 아니면 진주에 가자마자 내가 너를 직접 죽일 거야. 네가 죽더라도 너와 관련된 모든 사람마저 모조리 없앨 거라고.”용태웅은 나이를 믿고 꼰대처럼 말했다.“내가 한 말, 지금 바로 실행해. 내 아들을 놔주지 않으면 죽을 줄 알아.”“용태웅 당주님이시라고요?”김예훈은 배시시 웃으며 화면을 쳐다보았다.“사람을 풀어주는 건 문제 될 거 없어요. 언제든지 풀어줄 수 있는데 한가지 여쭤보고 싶은 것이 있어요. 용문당 제자가 무고한 사람을 괴롭히고 성희롱까지 하면 용문당 규칙에 따라 어떤 벌을 받아야 하죠?”“이게 네가 간섭할 일이야? 네가 누군데. 집법부대 당주라도 되는 줄 알았어? 장관회의 인정도 받지 못한 그저 부산 회장인 주제에 무슨 자격으로 나를 의심해.”용태웅은 표정이 차갑기만 했다.“나는 그저 네가 일본인과 동문을 해치고 남양파와 결탁한 죄밖에 몰라. 지금 사람을 풀어주지 않으면 꼼짝없이 죽어야 할 거야.”김예훈은 여전히 의미심장하게 용태웅을 쳐다보며 미소 지었다.“당주님께서 대답하기 싫으시다면 다른 사람한테 물어볼게요. 이 자리에 계신 분 중에 성희롱이 어떤 벌을 받아야하는지 알고 있는 분이 있다고 생각해요.”“용문당 규칙에 따르면 이 죄를 범했을 때 가벼운 경우에는
총성이 울리면서 용천수의 이마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그는 믿을 수 없는 표정을 하고서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이때 주위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주위 사람들은 기세가 하늘을 찌르던 용천수가 이렇게 쉽게 김예훈의 손에 처리당할 줄 몰랐다.용천수가 처리되고, 이어 추문성의 손짓하나에 진주·밀양 용전 사람들이 쏟아져 나와 현장을 진압했다. 그리고 몇몇 장병급 인물들도 잡아 천옥으로 호송했다.김예훈은 처음부터 용태웅과 제대로 이야기를 나눌 마음이 없었다.용문당 집법부대에서 자꾸만 먼저 김예훈을 도발했고, 김예훈도 집법부대 제자들을 그렇게나 많이 죽였는데 말로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장관회와 용문당 당주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김예훈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그저 집법부대가 이렇게 법을 무시하고 하고싶은대로 해서 더 이상 존재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강씨 가문에서는 강준과 강서연을 데려갔고, 진주·밀양 용문당 회장의 권력을 김예훈에게 넘겨주긴 했지만 그래도 애제자들을 데려갔다.이 사람들은 강씨 가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로 보였다.추씨 가문, 허씨 가문과 동씨 가문은 원래부터 진주·밀양의 가족 세력으로 알아서 자신을 보호할 수 있었다.아무리 내일 용태웅이 진주에 군림한다고 해도 용문당 내부의 일이라 다른 사람들에게는 영향을 미칠 리가 없었다.김예훈은 모든 준비가 완료되고, 전문 인원이 용문당 도관을 다시 깨끗이 청소한 후에야 뒷마당에 있는 정원에 가서 앉았다.그는 차를 마시면서 멀리 있는 빅토리아 항구 야경을 유심히 쳐다보았다.내일 용태웅이 온다고 하니 진주·밀양에 먹구름이 밀려오는 느낌이었다.유독 김예훈만은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그는 유유자적 차를 마시며 간만의 평화를 즐기고 있었다.“도련님, 내일 용태웅 당주님이 찾아올 건데 전혀 두렵지도 않으세요?”바로 이때, 뒤에서 향기로운 바람이 불어왔다.이어 우아한 그림자가 나타나 김예훈 곁으로 다가와 빅토리아 항구의 야경을 감상했다.김예훈은 고개를 돌리지 않아도 추하린인 것을
김예훈은 대답하지 않고 피식 웃기만 했다.“이런 쓰레기들은 오는 대로 다 죽여버릴 거예요.”추하린은 표정이 변하더니 나지막하게 말했다.“도련님, 제가 이런 말을 하는 목적은 사람을 죽이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도망치려면 오늘 밤이 마지막 기회라는 말을 드리고 싶었어요. 내륙으로 돌아가면 용태웅 당주님께서 문제를 일으킬 수 있겠지만 일본 야마구치파 검신, 그리고 일본 무신인 미야다 신노스케는 그러지 못할 거예요.”김예훈이 피식 웃었다.“오늘 집법부대를 평정하고 용천수를 죽였는데 이대로 도망치라고요? 그러면 제 체면이 뭐가 돼요.”추하린은 고개를 흔들었다.“도련님께서는 평범한 분이 아니시기에 생사 앞에서 체면 같은 건 전혀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해요. 완벽한 확신이 없으시면 떠났으면 좋겠어요. 저희가 걱정된다면 얼마든지 진주·밀양 용전을 포기하고 함께 떠날 수 있고요.”추하린은 모든 용기를 다 해서 이 말을 꺼냈다.그녀의 차가운 얼굴은 은은하게 빨개지기 시작했다.분명 얼음장처럼 차가운 사람이었지만 이웃집 누나처럼 수줍음이 가득한 모습이었다.김예훈은 본능적으로 그녀를 힐끔 쳐다보며 웃음을 터뜨렸다.“왜요? 제가 내일 패배해서 죽을까 봐 걱정인 거예요? 그래서 저를 떠나게 하려고 저한테 몸을 바치겠다는 거예요?”“도련님께서 원하신다면 저는 작은 마누라를 해드릴 수 있어요.”그녀의 눈빛은 부드럽기만 했다.하지만 김예훈은 한숨을 내쉬며 화제를 돌렸다.“됐어요. 이런 말은 더 이상 하지 말아요. 제가 집법부대에 도전장을 내밀고 일본 야마구치파를 건드렸을 때부터 이날이 올 줄 알았어요. 정말 저를 도와주고 싶다면 미야다 신노스케와 용태웅의 계획을 철저히 조사해 주세요. 여기서 가만히 있긴 하겠지만 조금이라도 더 아는 게 모르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요?”김예훈은 원래 이런 것들을 알 필요가 없었다.하지만 추하린에게 이런 거라도 시키지 않으면 부하들 걱정에 더 긴장하고 두려워할 것이 뻔했다.김예훈의 말을 듣고 추하린은 그제야 고개를
“용문당 집법부대 당주라는 사람이 일본인과 은밀히 거래하면서 저에게 내통죄를 뒤집어씌우다니.”김예훈은 입가에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이 점만으로도 반드시 죽어야 할 목숨이에요. 그 사람이 안 죽으면 용문당에 얼마나 많은 남자가 이런 파렴치한 사람한테서 피해를 볼지 몰라요. 미야다 신노스케라는 사람은 일본 무신이자 야마구치파 검신이면 저를 괴롭히는 것도 정상이에요. 제가 먼저 야마구치파의 좋은 일을 망쳤으니까요. 원래 시간 나면 일본에 가서 야마구치파 패쪽을 부수려고 했는데 제 발로 찾아온다고 하니 힘을 아낄 수 있겠네요. 가끔은 이 일본인들이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 거 인정하지 않을 수밖에 없어요. 아무튼 저를 찾아오는 사람은 한 명도 빠져나갈 수 없을 거예요.”김예훈의 담담한 말에 추하린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잠깐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아, 맞다. 다른 소식도 있어요. 대한민국 몇몇 무술 성지에서도 내일의 일을 알고 있는 것 같아요. 오륜 사찰을 선두로 많은 젊은 층들이 관전하러 올 거예요. 앞장서는 사람은 오륜 사찰의 선재 스님이라고 도련님도 아실 거예요. 그 외에도 일본 6대 파벌도 대표를 보낸다고 해요. 전해진 바에 따르면 야마자키파 아마미네 다이토가 직접 사람을 이끌고 올 거래요. 이 사람은 야마자키파 아마미네 토시로의 아들이거든요. 아버지한테서 80%의 실력을 물려받았다고 하는데 단순히 구경하러 온 것이 아니라 소위 심판 역할을 하려고 할 거예요. 미야다 신노스케와의 대결을 지켜보려고 하는 거죠.”김예훈은 피식 웃고 말았다.“언제부터 제 일에 무술 성지에서 심판 역할을 했다고 그러세요? 시비 걸러 오는 것이 아니고요? 그리고 야마자키파 아마미테 토시로는 맨날 저를 죽이겠다고 하더니 자기가 직접 안 오고 아들을 보낸대요? 뭐 하려는 건지.”추하린은 고개를 흔들었다.“도련님, 이 사람들이 갑자기 나타난 것도 당주님이 초대해서 그런 걸 거예요. 집법부대 당주이자 용씨 가문 제13대 수장이잖아요. 용문당이나 용씨 가문에서 모두 엄청난
김예훈이 오늘 저녁 미리 남양회관에 온 것은 양상철의 체내에 있는 극야한독을 완전히 해결해 주기 위해서였다.이것을 해결해 주면 히든카드가 하나 더 생기는 셈이었다.비록 김예훈은 용태웅이 두렵지 않았지만 상대방이 단단히 준비했는데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으면 그건 너무 어리석은 짓이었다.이순간 그는 쓸데없는 말을 건너뛰고 담담하게 말했다.“저를 안으로 안내해 주시죠.”양유선도 아무 말 없이 김예훈을 데리고 그때 그 남양풍의 마당으로 향했다.양유선은 문을 열고 부드럽게 말했다.“할아버지, 김예훈 도련님께서 오셨어요.”김예훈은 양상철이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방안에는 독기가 가득했지만 예전처럼 극야한독은 없었다.이 밖에도 주변에는 마치 잠자고 있던 사자가 깨어나려는 것처럼 전투의 기운이 감돌았다.김예훈은 속으로 의아하기만 했다.그는 남양무신인 양상철이 조금만 회복했는데도 무신의 풍채를 다시 갖출 줄 몰랐다.이 점에서 봤을 때 그를 살려줄 수만 있다면 반드시 큰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도련님, 오셨어요? 어서 와요.”양상철은 상태가 나빴던 예전과는 달리 지금은 많이 회복한 상태였다.이제는 혼자서 일어날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김예훈이 오자 그는 눈빛이 반짝거리기 시작했다.김예훈이 참지 못하고 말했다.“어르신은 정말 제 예상 밖이네요. 최소한 6박 7일은 지나야 지금 이 상태로 회복할 줄 알았는데 고작 3일밖에 걸리지 않았네요.”양상철은 중독되기 전에 실력이 어마어마해서 무신 중에서도 최상위인 것이 틀림없었다.아니면 이렇게 빨리 회복될 수가 없었다.비록 자신이 독으로 독을 물리치라고 했지만 이제와서 보니 특효약이었다.그런데 양상철이 이 고통스러운 과정을 견뎌내고 심지어 그 과정을 가속했다는 것은 김예훈의 예상을 뛰어넘는 일이었다.보아하니 오늘 헛걸음을 하지 않았다는 생각에 얼마나 위안이 되는지 몰랐다.“다 도련님 덕분이죠. 만약 도련님께서 도와주지 않았다면 오래 버티지도 못했을 거예요.”양상철이 솔직하게 말했다.김예
“용태웅 이 사람들은 그냥 광대일 뿐이에요. 사람을 데리고 온다는 데 저도 체면이 있지, 제 편을 좀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김예훈은 어깨를 으쓱하며 솔직하게 말했다.멈칫하는 양유선과는 달리 양상철은 박장대소를 지었다.“도련님 성격이 점점 더 마음에 드는데요? 사내라면 바로 이래야죠. 할 건 하고, 책임질 건 책임지고. 숨기고 감추는 비겁한 자식보다는 낫죠. 도련님께서 이렇게 직접적으로 말씀하셨는데 저도 더 이상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을게요. 오늘 잠 도련님이 제 몸 안의 독소를 말끔히 제거해 준다면 그러면 그 순간부터 도련님 일은 제 일이나 마찬가지예요.”기다리던 말을 들은 김예훈은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양유선에게 미리 준비해둔 독극물을 끓여서 가마솥에 넣으라고 했다.가마솥 밑에 있는 장작이 활활 타오르면서 검은 거품이 하나씩 올라오며 비릿한 냄새가 코를 찔러 구역질이 났다.하지만 김예훈은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 그는 양상철의 몸을 꼼꼼히 확인한 후 양유선에게 수술용 기구를 몇 세트 가져오라고 했다.밤 12시가 되었을 때, 모든 준비가 완료되었다.김예훈은 직접 양상철을 일으켜 그를 가마솥에 놓고는 명령했다.“앞으로 두 시간이 제일 중요해요. 유선 씨는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밖에서 기다리셔야 할 거예요. 방해받는 순간 모든 것이 수포가 될 거예요.”김예훈의 표정은 진지하기만 했다.제어불능이 될 정도는 아니지만 방해하는 사람이 있으면 독이 역류할 가능성이 있었다.그렇게 되면 독소를 제거하기는커녕 잘못하면 그 자리에서 죽을 수도 있었다.김예훈의 심각한 얼굴을 보자 양유선도 상황의 심각성을 알게 되었다.그녀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도련님, 걱정하지 마세요. 아무도 방해하지 못하게 할게요.”양유선은 열몇 명의 신뢰할 수 있는 부하들을 불러와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게 마당을 지키게 했다.그녀 역시 방 문을 지키고 서서 긴장한 얼굴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김예훈은 수술칼을 꺼내 만지작거렸다. 서두르지 않고 양상철의 몸이 독액에 잠기도
“어르신, 오늘은 독의 뿌리를 뽑는 거라 이 과정에서 극심한 고통에 시달릴 거예요.”김예훈은 수술 도구를 꺼내며 말했다.“잠시 후 조금만 참아주세요.”양상철이 웃으며 말했다.“도련님, 저도 전쟁터에 나가본 한때의 무신인데 두려운 것이 뭐가 있겠어요. 그리고 이 극야한독보다도 더 독한 놈이 있을것 같지도 않아요.”“그러면 저희 시작할게요.”김예훈은 미소를 지으며 거대한 주사기를 꺼내 양상철의 척추에 찔렀다.주사기를 당기자 검은 액체가 빨려 나왔다.양상철 몸 안에 있던 독소가 대부분 척추에 숨겨져 있었다.독소가 빠져나가서 양상철의 안색이 바로 좋아지면서 생기가 넘치는 것이 몇 살 젊어진 것 같았다.이 모습에 김예훈은 웃더니 수술칼을 꺼내 양상철 몸에 있는 각 혈을 찔렀다.푹! 푹! 푹!검은 피가 튀어나와 가마솥에 있는 독액과 서로 중화되어 이상한 향기가 퍼졌다.김예훈이 이렇게 하는 것은 이전에 남아있던 독소마저 뽑아내는 것이다.하지만 진정한 극야한독은 양상철 체내의 가장 깊은 곳에 숨어있어 쉽게 제거해 낼 수 없었다.김예훈이 그것을 완전히 파괴하려고 하자 독소들이 격렬하게 반항하기 시작했다.“웁!”한때의 무신이었던 양상철마저도 이 순간에는 무척이나 고통스러워하는 표정이었다.그는 가마솥 손잡이를 어찌나 꽉 잡고 있는데 곧 깨질 것만 같았다.양유선이 감정이 북받쳐서 소리를 질렀다.“할아버지!”“움직이지 마세요. 현재 상황이 특수해서 이 독액이 어르신 몸 안에 들어가 극야한독과 완전히 중화되어야 해요. 그래야만 완전히 회복할 수 있는 거예요.”양유선은 고통스러워하는 양상철을 보면서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중독된 지 오래되었기 때문에 이렇게까지 하지 않으면 독소를 제거할 수 없어요. 그런데 걱정하지 마세요. 어르신은 무신 급 실력자가 극야한독 때문에 목숨을 잃을 리는 없어요. 이 정도는 어르신께 아무것도 아닐 거예요.”양유선은 많이 안심되는 느낌이었다.시간이 흐름에 따라 가마솥에 있던 독액의 색깔이 점점 연해지기 시작했다.
용태웅의 손짓에 뒤에 있던 집법부대 제자들이 차량 뒷좌석에서 관을 꺼내 바닥에 던졌다.“김예훈, 잘 봐. 이건 내가 너를 위해 직접 제작한 관이야.”용태웅은 한껏 음산한 말투로 말했다.“네가 죽으면 내가 직접 관에 넣어서 경기도와 부산을 다녀올 거야. 너의 아내를 포함한 온 가족도 죽여서 안에 넣으려고. 너의 조상님 무덤까지 파내서 집에서 기르는 강아지와 함께 파묻을 거야. 걱정하지 마. 다음 생에 다시 환생할 수 있게 풍수 좋은 곳에 묻어줄 테니까. 하하하하. 네가 감히 나 용태웅의 아들을 죽여?”이 순간 용태웅은 이미 감정조절이 안 되어 미친 사람처럼 행동했다.용태웅이 이 정도로 화내는 것을 처음 본 집법부대 제자들은 등골이 오싹해지는 기분이었다.김예훈은 차를 한 잔 따르더니 덤덤하게 말했다.“오늘 돌아가실 필요가 없겠네요. 오늘 이 관에 매국노인 당주님과 일본 검신이라는 사람을 같이 묻으면 되겠네요. 이런 대우에 만족하실 거라고 믿어요.”김예훈은 찻잔을 들어 천천히 향을 음미했다.“이런 제기랄! 감히 우리 당주님께 무슨 말버릇이야. 누가 너한테 이런 용기를 준거냐고.”바로 이때, 벤츠 G클래스 몇 대가 도관 앞에 멈추더니 한 무리의 남녀가 차 문을 발로 걷어차면서 심상찮은 포스를 풍겼다.이들은 다른 재벌 2세와는 다르게 뒤를 따르는 보디가드가 없었고, 세상을 많이 경험해 본 것처럼 허리춤에 보석이 박힌 총과 검을 지니고 있었다.가장 앞장서있는 여자는 딱 달라붙는 원피스를 입고 있어 가느다란 허리라인이 돋보였다.이 사람은 바로 경기도 무술의 성지인 오륜 사찰의 선재 스님이었다.이번에는 선재 스님이 오륜 사찰을 대표해서 온 것이다.그녀는 돌계단 위로 올라가 김예훈에게 삿대질하면서 말했다.“김예훈, 전에 허씨 가문에서 네가 귀신 놀이를 할 때도, 오륜 사찰 경매회에서 제멋대로 행동할 때도 우리 성녀님께서 대인배라 가만히 있었는데 어떻게 용문당 집법부대 용태웅 당주님께 무례를 범할 수 있어. 위아래도 없이. 명령하는데 지금 당장 무릎
“당주님, 어떻게 죽고 싶으세요?”김예훈이 아무렇지 않게 한 말에 주위 온도가 갑자기 뚝 떨어지면서 으스스해지기 시작했다.“이런 제기랄! 당주님한테 무슨 말버릇이야.”“감히 당주님 앞에서 거들먹거려? 죽고 싶어?”“전체 용문당에서 우리 당주님이 나라를 사랑하는 충신인 거 모르는 사람이 없을거야.”“당주님께 누명을 뒤집어씌우다니. 죽고 싶어서 환장했어?”한 무리의 용문당 집법부대 정예 부하들은 격노하며 김예훈을 향해 욕을 퍼부었다.집법부대가 생기고부터 다른 사람에게 누명을 뒤집어씌우는 것은 항상 그들이었는데 오늘 김예훈이 되려 용태웅에게 뒤집어씌울 줄 몰랐다.부하들은 이대로 참을 수가 없었다.“김예훈, 대단한데? 조금 실력을 갖춘 것도 모자라 말솜씨도 장난 아닌데?”용태웅은 혈압이 솟아오르는 느낌이었지만 애써 진정해 보려고 했다.“그런데 그래봤자 아무런 소용도 없을거야. 네가 일본 야마구치파의 귀인을 잔인하게 살해해서 검신 미야다 신노스케가 이미 진주에 도착했어. 너를 산산조각 내버릴 거라고.”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직접 찾아와서 제가 힘을 아낄 수 있을것 같네요. 직접 일본까지 가서 죽이기에는 시간과 돈이 아까웠는데 어떻게 보면 당주님이 좋은 일을 하신 거나 다름없네요.”“너!”용태웅은 김예훈의 거만한 말투에 천불이 났다.이때 용태웅이 어금니를 꽉 깨물면서 말했다.“김예훈, 어디 계속해 봐. 곧 일본 무신, 야마구치파 검신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 될 테니까. 오늘 너는 반드시 죽을 운명이야. 그래도 죽지 않으면 내가 직접 용문당 집법부대를 대표해서 너를 산산조각 내버릴 거야.”용태웅은 눈에 실핏줄이 가득했다. 화면을 통해 직접 아들이 김예훈에게 총 맞아 죽는 모습을 목격했기에 마음은 증오로 가득 차 있었다. 지금까지 손쓰지 않은 이유는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용태웅은 김예훈이 미야다 신노스케의 손에 죽을 확률이 매우 높다고 생각했다.만약 김예훈이 미야다 신노스케마저 제압할 수 있을 정도의 괴물이라고 해도 지쳤을
다음 날 오후 두 시. 김예훈은 진주 용문당 도관에 나타났다.아마도 모든 사람이 오늘 용태웅이 진주에 오는 이유를 알고 있어서 그런지 전체 용문당 도관은 조용하기 그지없었다. 심지어 청소 아줌마조차 보이지 않았다.김예훈은 혼자서 도관 뒷산에 있는 정자에 앉아 평온한 표정으로 차를 마셨다.곧 맞이할 것은 폭풍우가 아니라 우스꽝스러운 광대인 것처럼 말이다.김예훈 외로 현장에는 추문성과 류서우도 있었다.이대로 죽으면 안 되는 류서우는 어젯밤 제때 치료를 받아 지금은 휠체어에 힘없이 앉아있었다.이런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김예훈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증오가 가득했다.“김예훈, 소용없어. 오늘 당주님께서 오시면 너는 끝장이야. 게다가 일본 야마구치파 검신인 미야다 신노스케도 같이 올 거라고. 네가 아무리 대단해도 진정한 무신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닐 거야. 그러게 누가 자꾸 야마구치파를 건드리라고 했어. 너같이 오만방자한 사람의 결말은 딱봐도 뻔한 거지. 하하하!”류서우는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그녀는 어제 김예훈 손에 끔찍하게 죽은 용천수를 떠올리며 머릿속에 이미 자신의 운명이 그려졌다.김예훈이 죽든 말든 류서우는 반드시 용천수를 따라가야 했다.그래서 지금 류서우는 자기 죽음 따위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고, 그저 김예훈이 사지가 찢겨 가루가 되는 모습을 직접 보고 싶었다.김예훈이 차를 한 모금 마시면서 덤덤하게 말했다.“류서우, 기대할 만할 거야. 과연 누가 마지막까지 살아남을지.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어떻게 그깟 일본의 검신을 숭배해. 정말 정신이 아니네.”추문성이 류서우의 뺨을 때리는 바람에 그녀는 이가 몇 대 날아갔다.추문성은 김예훈의 평화를 방해하고 싶지 않아 류서우가 개처럼 짖는 것을 두고볼수 없었다.차 한 주전자를 다 마신 김예훈은 이윽고 저 멀리 용문당 도관 입구에 차들이 줄지어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차 문이 열리고, 용문당 집법부대 당주 용태웅이 정예부대를 이끌고 나타났다.한 무리의 사람은 아주 빠른 속도로 용문당 도관 뒷산에
“김 도련님의 신분을 봤을 때 이 양패쪽이 마음에 안 들 수도, 필요 없을 수도 있겠지만 자그마한 제 성의를 받아주시기를 바랄게요. 아니면 편히 잠을 잘 수 없을것 같아서 그래요.”양상철은 진지한 표정으로 정중히 양패쪽을 김예훈의 손에 쥐어주었다.아까의 대화를 듣고, 또 양패쪽을 본 신유림 일행은 모두 충격에 빠지고 말았다.이들은 양상철이 양패쪽을 내어줄 정도로 이 사기꾼 같은 놈을 신뢰할 줄 몰랐다.이 양패쪽만 있으면 이제 김예훈이 동남 해역에서 마음대로 행동해도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김예훈도 양상철이 이 정도로 체면을 세워줄 줄 몰랐는지 멈칫하고 말았다.그는 고개를 흔들면서 말했다.“어르신, 이렇게 귀중한 물건을 받을 수 없어요.”김예훈은 이 패쪽의 의미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남양 무신으로 불리는 양상철은 전체 동남 해역에서 적수가 없는 존재로 알려졌다.남양국으로 돌아가는 순간 아마도 전체 동남 해역에서 남양국을 우러러볼 것이다.그때되면 이 패쪽이 대표하는 의미는 지금과 천차만별이었다.김예훈은 이 패쪽을 가지고 있어도 별로 쓸 일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가져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이 물건을 양유선에게 주는 것은 김예훈에게 주는 것보다 훨씬 더 가치가 있었다.김예훈의 말에 양유선은 멈칫하더니 놀라운 기색이 역력했다.진주와 밀양에서 다른 사람은 몰라도 최소한 김현민은 그 어떤 대가를 치러서라도 이 패쪽을 얻으려고 할 것이다.‘값으로도 매길 수 없는 이 패쪽을 거절한다고? 정말 볼수록 신기한 사람이네.’김예훈은 정중히 패쪽을 돌려주며 웃으며 말했다.“정말 괜찮아요. 어르신께서 저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면 기회가 될 때 술이나 사주세요.”“술은 술이고 선물은 선물이죠.”양상철은 화가 난 표정을 지었다.“계속 거절했다가 이 노인네가 화가 나서 잘못되면 어쩌려고요. 뭐, 이걸 원하지 않는다면 제 손녀딸을 드릴게요. 제 손녀사위가 되어준다면 이걸 안 받아도 괜찮아요. 어때요? 제 손녀사위가 되어준
“하하하. 극야한독을 제거해 주셨는데 다른 건 어려운 일도 아니죠. 진주 10대 명의가 제 친구인데 몸조리 같은 건 신경 쓰지 않으셔도 돼요.”침대에서 거의 10년을 보낸 양상철은 전성기 시절로 돌아와 기쁘지 않을수 없었다.“할아버지, 김 도련님께서 아까 할아버지를 구하다가 신유림 총에 맞아 죽을 뻔했어요.”양유선은 힘겹게 일어나 기쁜 마음으로 양상철을 부축하면서 고자질했다.신유림은 순간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절망감에 휩싸이고 말았다. 변명하고 싶었지만 차마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랐다.숨이 간당간당한 양상철을 상대로 아무 말이나 막 해도 이제 전성기 시절로 돌아온 그를 미치지 않고서야 함부로 건드릴 수 없었다.“김 도련님, 이 은혜 잊지 않을게요.”양상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젊어서 잘나갈 때는 친구들도 많았었는데 몰락하니까 어떤 사람들인지 알겠더라고요. 이번에 김 도련님의 도움을 받았는데 누가 뭐래도 친구처럼 가깝게 지내보려고요.”양상철은 양유선에게 손짓하면서 말했다.“내 물건 가져와 봐.”김예훈이 웃으면서 말했다.“저도 아무런 사심도 없이 구해드린 건 아니니까 감사해할 필요 없어요.”양상철이 허허 웃으면서 말했다.“솔직하시네요. 이거라도 드리지 않으면 제 마음이 안 내려갈 것 같아서 그래요.”양유선은 기쁜 마음에 안방에 가서 낡은 상자를 꺼내 양상철 앞에 가져왔다.이어 양유선은 김예훈을 향해 예의를 갖추며 말했다.“김 도련님, 저희 할아버지를 구해주셔서 감사해요. 이건 저를, 그리고 전체 양씨 가문을 구한 거나 마찬가지예요. 이제부터 저 양유선은 김 도련님의 사람이에요. 누군가 김 도련님을 해치려고 한다면 제 시체부터 밟고 가야 할 거예요.”김예훈은 시종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양 수장님, 그저 지나가다가 우연히 도움을 드렸을 뿐이에요. 앞으로 진주·밀양에서 만날 일도 많을 텐데 돈 벌 기회가 있으면 같이 벌고, 무슨 일이 생겨도 다같이 감당하면 될 거 아니에요.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어요.”
“내가 안 괜찮다면 안 괜찮은 거고, 병신이라면 병신인 거야. 오늘은 내가 하는 말이 곧 법이라고!”신유림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정상으로 돌아온 양상철에게 가까이했다가 표정이 어두워지고 말았다.양상철 체내에 있던 극야한독이 정말 완전히 제거될 줄 몰랐다.‘이 김예훈이라는 사기꾼놈이 정말 그렇게 대단한 놈인가?’이 생각이 들자 신유림의 눈빛은 오직 살기로 가득했다.양상철이 병신이 되는 것은 자기 이익에 부합되는 일이라 상관없었지만 그가 완전히 회복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그렇게 되면 신유림은 반드시 죽어야만 했다.그리고 남양국도 다시 양상철이 지배하던 시절로 돌아갈 것이기에 신씨 가문에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었다.“멈춰!”신유림이 방아쇠를 당기려던 순간, 김예훈은 신씨 가문 경호원의 뺨을 때려 저 멀리 날려 보내고는 곧바로 달려왔다.하지만 신유림은 가소로운 눈빛을 하고서 바로 방아쇠를 당겼다.피융!방아쇠가 당겨지는 소리가 울려 퍼지는 순간, 내내 눈을 감고 있던 양상철이 갑자기 눈을 뜨더니 살짝 고개를 기울였다.퍽!총알은 그대로 양상철의 머리카락을 스쳐 지나고.“신유림, 지금 뭐하는 거야.”이순간 양상철은 여전히 허약해 보였지만 온몸에서 말할 수 없는 기운을 뿜어냈다.총을 쏜 신유림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 오른손을 부들부들 떨더니 결국 총을 바닥에 떨어뜨렸다.그녀는 두려운 표정으로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섰다.“스승님...”양상철이 담담하게 말했다.“우리 착한 제자. 나한테 총을 쏜 건 무슨 뜻이지? 나를 죽이려고?”“그... 그게 아니라... 스승님, 오해예요.”아까까지만 해도 여왕처럼 행동하던 신유림은 양상철 앞에서 한없이 작아 보였다.양상철의 차가운 시선에 그녀는 아예 무릎부터 꿇었다.이와 동시에 신씨 가문의 경호원들과 하영이라는 부하도 전부 다 무릎을 꿇었다.위압감을 느낀 이들은 눈코입귀에서 피를 흘리면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그저 가만히 있었을 뿐인데 신유림 일행 기세를 전부 꺾어버릴 정도였다.그래
딱.신유림이 손가락을 튕기자 열몇 명의 신씨 가문 경호원들이 밖에서 달려 들어왔다.이들은 흑아프리카인이 아니라 남양인이었고, 하나같이 왼손에 총을 들고 오른손에 검을 든 채 무섭게 김예훈을 노려보고 있었다.곧이어 이들은 사방으로 흩어져 김예훈을 둘러싸더니 공격에 서두르지 않고 주위를 맴돌았다.김예훈은 신유림이 뭘 하려는지 몰라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이때 신유림이 피식 웃더니 말했다.“실력이 꽤 괜찮던데 잘 지켜봐. 움직이는 순간 양유선을 죽여버려. 이 둘 사이가 심상치 않아 보이니까.”김예훈은 표정이 확 변하고 말았다.만약 신유림이 양유선을 죽여버린다면 오늘 한 모든 짓이 전부 의미 없어지게 된다.김예훈이 직접 양유선을 구하려고 할 때, 신유림은 김예훈을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고 양상철이 있는 곳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양유선은 표정이 확 변하더니 말했다.“신유림, 도대체 뭘 어쩌려고.”“내가 뭘 어쩌겠어.”신유림은 콧방귀를 뀌었다.“당연히 우리 스승님이 더이상 고통받지 않게 해주려는 거지. 너희 둘이 한때 남양 무신이었던 스승님을 괴롭히는 걸 가만히 두고볼수 없어. 더 이상 고통받지 않게 내가 직접 보내드릴 거야.”신유림은 자기가 하는 말이 다 맞는 것처럼 당당한 표정으로 말했다.김예훈은 표정이 약간 어두워지더니 냉랭하게 말했다.“어르신 체내에 있던 극야한독은 내가 다 제거했어. 곧 회복해서 전성기였던 시절로 돌아갈 거라고. 어르신 실력으로 십 년 정도는 거뜬히 사실 거야. 그러니까 함부로 하지 않는 것이 좋을거야.”“함부로 해?”신유림은 콧방귀를 뀌면서 김예훈을 힐끔 쳐다보았다.“진주 10대 명의와 신의 손도 해결할 수 없는거를 너 같은 사기꾼놈이 어떻게 해결했다는 거야. 허세를 부리는 거로 간단하게 해결될 일이었다면 난 세계 대통령이 감이야.”신유림은 김예훈을 비웃으며 총알을 장전한 총을 스카프로 닦으면서 살기가 가득한 모습을 보여주었다.양유선이 아연실색하며 말했다.“신유림, 너의 스승님한테 도대체 뭐하는 짓이야.”
신유림의 단호한 명령에 몇몇 흑아프리카 경호원들이 차가운 표정으로 김예훈을 향해 덮쳐왔다.김예훈도 양상철을 구하는 결정적인 순간에 두 사람이 싸우는 소리를 들었지만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일단 멈추기만 하면 모든 것이 수포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김예훈은 결국 의사가 아니었기에 그저 살인술에 대해서 알고 있을 뿐이다.하지만 김예훈은 남양파 내부가 이렇게 혼란스러운 줄 몰랐다.‘무신 수련 비결을 위해 무엇이든 하다니.’포기할 마음이 없는 김예훈은 한숨을 내쉬며 아홉 자루의 수술칼로 양상철 몸에 있는 9개의 혈을 찔렀다.얼음 바늘 같은 검은 선들이 하나하나 모두 제거되고, 마지막 하나까지 제거되는 순간 양상철 몸속에 있던 극야한독이 전부 사라졌다.아무리 한때 무신이라고 해도 한순간에 실력을 회복할 수는 없었지만 얼굴에 혈색이 돌기 시작했다.이때 김예훈은 본능적으로 옆으로 피해 상대방의 뺨을 때렸다.쨕!흑아프리카 경호원은 그대로 저 멀리 날아가 신유림 앞에 떨어지고 말았다.“이런 제기랄! 감히 반격을 대?”신유림은 이 모습에 표정이 굳어버리고 말았다.“다같이 덤벼! 총으로 쏴버리라고!”나머지 다섯 명의 흑아프리카 경호원들은 몸에서 총을 꺼내 총알을 장전하고는 김예훈을 향해 다가갔다.이때 양유선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김 도련님, 이 사람들은 신씨 가문이 흑아프리카에서 모셔 온 용병들이에요. 저마다 실력이 대단한데 조심하셔야 해요.”‘흑아프리카 용병?’김예훈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아까 많은 체력을 소모하지만 않았다면 아까 그 뺨 한 대로 소위 흑아프리카 용병이라는 사람을 보내버렸을 것이다.그리고 용병들이 아직 덜 회복된 양상철을 다치게 하지 않기 위해 김예훈은 조금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피융! 피융! 피융!이 흑아프리카 용병들은 눈치챘는지 아무 말 없이 김예훈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김예훈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 상태였지만 여전히 기세가 만만치 않았다.살짝 몸을 돌렸을 뿐인데 마침 총알을 피할 수 있었다.하
젊은 여자는 바닥에서 뒹굴다가 양유선이 있는 곳으로 기어갔다.신뢰하는 부하가 발에 차여 바닥에 넘어지자 심성이 착한 양유선은 본능적으로 그녀를 부축하려고 했다.오른손을 내미는 순간, 바로 위험한 기운을 감지하고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나긴 했지만 이미 늦었다.쨕!그 여자는 발로 정확히 양유선의 오른손 손목을 걷어찼다.양유선은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그만 총을 놓치고 말았다.양유선이 화를 내기도 전에 그녀는 다시 양유선의 허리를 걷어차 저 멀리 날려버렸다.이때, 신유림은 콧방귀를 뀌더니 신씨 가문 보디가드한테서 총을 건네받아 양유선의 이마를 노렸다.순식간에 전세역전이 되고 말았다.양유선은 온몸이 쑤시고 마비되어 도저히 일어날 수 없었다.그저 어금니를 꽉 깨물면서 이 순간 웃고 있는 신유림을 바라보며 말했다.“신유림 씨, 너무 비겁한 거 아니에요?”그러고서 그동안 신뢰했던 부하를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하영아, 내가 너를 얼마나 믿었는데. 어떻게 나를 배신할 수 있어.”“이건 비겁한 것도 아니고 배신한 것도 아니야.”양유선이 패배한 모습으로 울부짖자 신유림은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하영은 원래부터 내가 너의 모든 행동을 감시하려고 심어놓은 스파이었어. 신씨 가문 제자가 잘못된 거, 스승님이 치료받고 있는 거, 전부 다 알고 있었어. 비록 그깟 남양파를 거들떠보지도 않지만 너의 뜻대로 내버려 둘 수는 없지. 너도 말이야. 그냥 가만히 수장하고 있다가 스승님이 돌아가시면 수련 비법을 얻으면 될 거 아니야. 그때가서 하영이가 그걸 훔쳐 오면 우리도 평화롭게 지낼 수 있지 않았겠어? 하필 사기꾼을 데리고 와서. 스승님께서 하마터면 회복할 뻔했잖아. 내가 핑계를 대고 찾아오지 않을수가 있나.”신유림은 흐뭇한 표정으로 혼수상태에 빠진 양상철을 힐끔 보고서 냉랭하게 말했다.“저 늙은이를 10년 동안 스승이라고 불렀는데도 나한테 무신 수련 비결을 물려줄 생각이 없더라고. 이제 간신히 죽어가고 있는데 왜 살리려고 하는데. 양유선! 넌 정말 도움이 안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