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를 쳐다보던 김예훈은 상대방이 자신을 이렇게 칭찬하자 부끄러워 그녀의 뺨을 때릴 수조차 없었다.이때,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증거 같은 거 필요 없어. 왜냐, 내가 총사령관이거든. 내가 신물이 아니라고 하면 신물이 아닌 거야. 알겠어?”현장 분위기는 들끓기 시작했다.모든 사람은 믿을 수 없는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부산 용문당 회장이자 경기도 김세자가 바로 전설 속의 총사령관님이라고?’‘만약 정말 총사령관님이라면 이 검은 정말 아무런 의미도 없는거잖아.’무대 뒤쪽에 있던 혜선 스님 역시 휘청거리더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신과도 같은 존재인 그녀에게는 오직 총사령관만이 동경의 대상이었다.‘그런데 여자한테 빌붙어 사는 저 사람이 총사령관님이라고? 말도 안 돼!’잠시의 정적 후, 장무준은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왜요? 저놈이 한 말을 믿는 거예요? 제가 영국 황실 프린세스의 사무실에서 우연히 총사령관님의 사진을 본 적이 있어요. 비록 옆모습밖에 보지 못했지만 전투복을 입고 위풍당당하고 뛰어난 기품을 지닌, 세상을 압도할 만한 기세를 가지고있는 분이셨어요. 그런데 여자 덕분에 경매장에 들어오는 놈이 어떻게 총사령관님일 수가 있어요! 부산 용문당 회장, 그리고 경기도 김세자의 신분도 여자 덕분에 따낸 거라고 들었어요. 아내가 부산 견씨 가문의 제9대 수장이라 김세자로 될수 있었고, 또 우현아 씨 덕분에 우충식 부 회장님의 도움을 받아 부산 용문당 회장이 될수 있었다고요. 솔직히 말해서 여자 등만 처먹는 염치없는 놈이라고요. 정말 웃겨서 원. 저런 놈이 자기가 총사령관이라고 하면 믿으실 거예요? 아무리 총사령관님 행세를 해 봤자 아닌 건 아니라고요.”사람들은 곰곰히 생각해보더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역시 장무준 도련님은 대단하시네요. 어떻게 한눈에 꿰뚫어 볼 수 있어요?”“하긴, 저희가 생각이 너무 많았네요. 전설 속의 총사령관님이 어떻게 저희 앞에 나타날 수 있겠어요.”“게다가 총사령관님은 세상을 뒤흔들 정도로
반 시간 뒤, 김예훈과 동하임은 다시 스위트룸으로 돌아왔다.동하임은 방에 들어올 때 표정이 이상한 것이 할 말이 있어보였다.잠시 후, 노크 소리가 들려오더니 동태원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그 역시 김예훈을 바라보는 눈빛이 이상한 것이다.김예훈은 동하임을 힐끔 쳐다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오히려 동태원은 박장대소를 짓더니 아무렇지 않게 걸어들어왔다.“김 도련님, 하임이를 탓하지 마세요. 어젯밤 일을 저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해도 제 능력으로는 늦어도 내일 아침에는 알았을 거예요. 그러니까 하임이가 도련님을 팔아먹은 것도 아니죠.”김예훈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총독님, 무슨 그런 농담을 하세요. 하임 씨가 총독님께 알린 것도 너를 위해서겠죠. 이해하니까 탓할 마음도 없어요.”“그러면 됐어요.”동태원은 차를 따르며 한참 고민 끝에 나지막하게 말했다.“김 도련님, 굳이 돌려서 말하지 않을게요. 도련님이 전설속의 총사령관님인지 아닌지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제가 마음의 준비라도 하게요. 만약 정말 총사령관님이라면 정말 진주에서 활개 치고 다닐 수 있을 것 같아요.”동태원의 표정을 보고있던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맞든 아니든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그렇게 중요할까요? 맞으면 어떻고, 아니면 어떤데요? 모든 사람이 그 칼이 신물이 아니라서 총사령관님께 들고 가봤자 요구를 들어달라고 하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으면 됐죠.”동태원은 잠시 생각하더니 허벅지를 치면서 말했다.“김 도련님은 역시나 똑똑하신 분이네요. 한 번의 훼방으로 바로 칼의 의미를 부정해 버렸네요. 이렇게 된다면 영국 사람이 총사령관님을 찾아가더라도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하고 계셔서 당황하지는 않을 거 아니에요. 정말 우리 대한민국의 체면을 지켜주셨네요. 아니면 약속을 지키시는 총사령관님의 성격을 이용했으면 어쩔뻔했어요. 그런데 아쉽게도 김 도련님 이미지만 나빠졌네요. 지금 밖에서는 김 도련님이 허세를 부리는 내륙인이라고 소문이 났거든요. 심지어 어떤 사람은 부산 용문당 회장
“그래요? 선재 스님이랑 만나는 거 아니었어요? 혜선 스님을 마음에 두고 있다고요?”’김예훈은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을 지었다.“오륜 사찰이 김현민 도련님의 후궁이라도 되는가 보죠.”“쉿. 함부로 말씀하시면 안 돼요.”동태원은 긴장한 표정으로 주위를 살펴보더니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해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안동 김씨 가문이 진주·밀양에서 왕이라고 불리고 있지만 경기도에서는 오륜 사찰의 영향력이 어마어마한 거예요. 함부로 무술의 경지라고 불리는 게 아니라고요. 도련님께서는 이번에 혜선 스님뿐만 아니라 오륜 사찰의 명예마저 건드린 거예요. 이것으로 오륜 사찰에서 충분히 도련님을 증오할 만하죠.”동태원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말했다.“며칠 동안은 가급적이면 외출하지 않는 것이 좋겠어요. 오륜 사찰 측에 도련님을 건드릴 만한 핑계를 주지 말아야죠.”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선재 스님이 허씨 가문에 한 짓거리들을 저한테 들통난 뒤로 저는 이미 오륜 사찰과 원수를 맺게 되었어요. 오늘의 일이 있었든 없었든 어차피 만나게 될 운명이었어요.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오륜 사찰에 본때를 보여주고 싶어요. 오늘은 단지 시작일 뿐이에요.”동태원은 멈칫하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도련님, 그렇게 충동적으로 행동하시면 안 돼요. 오륜 사찰은 일반적인 재벌가도, 명문가도 아니네요. 그들의 분노를 감당할 만한 사람이 없다고요. 도련님이 진주·밀양에서 닦은 기반으로는 절대 오륜 사찰과 맞설 자격이 없어요.”동태원은 정말로 애정이 어린 충고를 하고 있었다.오륜 사찰이 진주·밀양에서 가진 힘에 비하면 김예훈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진주·밀양에 온 지 보름도 안 되었는데 그렇게 큰 장벽을 무너뜨릴 수 없었다.“도련님, 저희 아빠가 없는 얘기를 한 것도 아니에요. 오륜 사찰은 정말 끔찍한 존재라고요.”동하임은 두려운 표정을 지었다.“단순히 무력이나 에너지가 뛰어난 것이 아니라 인맥도 대단하다는 거예요. 가장 중요한 것은 관주님이신 오륜 승려님이 거의 백 세
동하임은 애정이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도련님, 가끔은 한발 물러서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감정을 드러내면 결국 자신만 해칠 뿐이라고요. 심지어 오늘 저녁의 일은 오륜 사찰에 사과해야 한다고 봐요. 멀지 않아 곧 다시 저희 체면을 되찾을 수 있는 거잖아요.”김예훈은 그저 웃으면서 쓰디쓴 차를 한 모금 마셨다.띵.바로 이때, 동태원은 핸드폰이 갑자기 심하게 진동하기 시작했다.그는 양해를 부탁드린다며 전화를 받았다.그런데 잠시 후, 표정이 심각해지는 것이다.“장무준과 마리아가 낙찰받은 총사령관님의 칼을 장씨 가문으로 돌아가는 길에 도난당했다고?”김예훈 역시 보복이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 몰랐는지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 마리아는 돈을 내자마자 장무준과 함께 경매장을 떠났다.그런데 시즌 호텔을 벗어난 지 1킬로미터도 안 되는 십자 거리에서 갑자기 열 몇 명의 마스크를 쓰고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들이 튀어나올 줄 몰랐다.이들은 마리아와 장무준의 보디가드를 쉽게 제압한 것도 모자라 마리아의 뺨까지 때려서야 멋지게 떠났다.경찰은 신고받고 CCTV를 확인하고 싶었지만 마침 고장 나서 아무것도 확인할 수 없었다.당연히 누가 범인인지 찾을 방법이 없었다.전 재산을 털어 총사령관의 칼을 낙찰받은 마리아는 현장에서 피를 토해내면서 기절한 바람에 응급실까지 긴급 호송되었다고 했다.김예훈은 깨 고소한 기분이긴 해도 과연 누가 진주에서 이런 행동을 하는지 궁금했다.비록 총사령관의 칼이 매우 높은 수집 가치를 가지고 있었지만 이것때문에 영국과 진주 장씨 가문을 건드리는 것은 별로 가치 없는 일이었다.이 일에 별로 신경 쓰고 싶지 않은 김예훈은 약식을 먹은 후에 쉬기로 했다.하지만 동태원은 김예훈이 오륜 사찰을 건드린 관계로 시즌 호텔에 있기에는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그래서 그는 설득 끝에 김예훈을 동씨 가문의 별장으로 초대하게 되었다.김예훈은 그의 성의를 거절할 수 없어 바다와 가까운 방에서 휴식하기로 했다.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은 스위트룸보다 훨
별장 앞에는 마리아와 장무준 외로 동하임과 추문성도 있었다.이 두 사람이 나서서 막지 않았다면 살기가 가득한 외국인들이 진작에 동씨 가문을 쳐들어가서 난리 쳤을 것이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씨 가문의 몇몇 경호원들은 얼굴도 얻어맞고, 발에 차여 넘어져 초라하기 그지없었다.“뭐하는 거야.”김예훈이 걸어 나와 무표정으로 말했다.“누가 경호원을 때렸어?”“내가 때렸다. 왜!”양복을 입은 장무준은 씩씩거리면서 김예훈을 노려보고 있었다.“김예훈, 드디어 나타났구나! 어젯밤 낙찰받지 못해 도둑질까지 해? 너 같은 인간은 정말 비겁하고 천박해! 어떻게 자기가 총사령관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거지? 칵! 퉤! 너는 인간도 아니야. 너 같은 사람을 볼 때마다 같은 대한민국 사람인 것이 창피해. 정말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하겠어. 난 내 피를 모두 뽑아내고 외국인 피로 바꿔버리고 싶어. 그렇게라도 너와의 관계를 끊고 싶다고!”장무준은 이를 갈고 있었다. 그에게는 같은 대한민국 사람인 것이 모욕처럼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짐승보다도 못한 그는 김예훈을 노려보며 악랄하게 말했다.“김예훈, 당장 총사령관님의 칼을 내놔! 아니면 총으로 쏴버릴 거야. 너를 죽이고 직접 찾으면 되지.”마리아 역시 자존심을 세우며 말했다.“빨리 물건 내놔. 아니면 외교 사건으로 국제 경찰까지 불러올 거야.”“장무준! 마리아! 함부로 말하지 마!”동하임은 눈살을 찌푸리며 진지하게 말했다.“어젯밤 우리는 시즌 호텔을 떠나 바로 동씨 가문으로 왔다고. 너희 물건을 훔친 적 없어. 계속 헛소리할 거면 명예훼손으로 고소해 버릴 거야.”쨕!김예훈의 편을 들어주는 동하임의 모습에 장무준은 화가 나서 그녀의 뺨을 때렸다.“이 년이. 어디서 감히 편을 들어줘. 여긴 네가 말할 곳이 아니야. 아직 동씨 가문에 따지지도 않았는데 어디서 감히 내 앞에서 떠들어! 죽고 싶어?”동하임이 본격적으로 반격하려 했지만 외국인 보디가드가 손목을 꽉 잡는 바람에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동하임 얼굴에
“언제부터 추씨 가문에서 장씨 가문의 일에 간섭했다고 그래. 어울린다고 생각해?”분노한 장무준은 거만한 표정으로 추문성에게 삿대질했다.추문성이 발끈하려고 하는 순간, 동하임이 손을 흔들며 진지하게 말했다.“장무준, 다시 한번 말하는데 김예훈 도련님은 너의 물건을 훔친 적 없어. 그리고 총사령관님의 칼은 도련님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다고.”“아무런 의미도 없다고?”마리아는 콧방귀를 뀌었다.“1조 원을 들여서까지 나랑 경쟁할 땐 언제고 이제 와서 의미 없다고 하는 거야? 반드시 얻으려는 것 같은데? 그리고 진주에서 나랑 사이가 안 좋은 사람은 김예훈밖에 없다고. 가슴만 컸지, 머리는 텅 빈 너 같은 대한민국 여자는 여기서 헛소리하지 마. 한마디라도 더하는 순간 국제 경찰에 같이 잡힐 줄 알아.”동하임은 화가 나서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그녀는 이 일이 커져서 김예훈이 결국 다시 오륜 사찰과 맞붙게 될까 걱정이었다.그리고 장씨 가문과의 옛정을 생각해서 장무준이 김예훈에게 짓밟히는 모습도 보고싶지 않았다.그런데 진신 어린 충고를 했다가 뺨 맞은 것도 모자라 무차별적으로 모욕까지 당할 줄 몰랐다.동하임은 더 이상 이 일에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동하임이 말문이 막힌 모습을 보고 마리아는 더욱더 의기양양해하면서 김예훈에게 삿대질했다.“김예훈, 너 그러고도 남자야? 남자구실은 하냐고. 설마 책임감이라곤 없는 사람이었어? 대한민국에 먹칠하지 말고 얼른 내 물건 내놔! 내가 말해주는데, 오늘 내로 물건 내놓지 않으면 내일 바로 국제 경찰이 찾아올 거야. 그때되면 대한민국은 너 때문에 망할 줄 알아.”마리아는 확신에 찬 표정을 짓고 있었다.“국제경찰 앞에서는 예수님이 오셔도 너를 구하지 못해.”김예훈은 차가운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했다.“그래. 정말 내가 훔친 거라고 확신한다면 국제 경찰을 불러보든지. 다 같이 천천히 조사해 보자고. 어떻게 조사하든 상관없어. 이 과정에서 내가 훔쳤다는 증거를 찾으면 2조 원을 배상할게. 그리고 이 두 손까지 잘라서 너
마리아도 반응하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난 영국 귀족이야. 네가 내 물건을 훔쳤다고 하면 훔친 거지. 넌 변명할 자격도 없어!”김예훈은 한숨을 내쉬며 냉랭하게 말했다.“그러면 이성적으로 이야기할 준비가 안 된 거네?”“이성적으로 말하라고?”장무준은 여전히 경멸의 표정을 짓고 있었다.“우리랑 이성적으로 말할 자격이 있기나 하고? 우리 마리아가 네가 도둑이라고 하면 도둑인 거지. 오늘 내로 물건을 내놓지 않으면 바로 죽여버릴 거야.”이때 장무준의 손짓 하나에 열몇 명의 보디가드들이 건들거리며 다가오기 시작했다.“그래. 어차피 너희들도 도리를 안 따지겠다는데 나도 따질 필요가 없는거지. 안 그래?”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네까짓 게?”장무준은 가소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왜? 나를 때리기라도 하게? 내 몸에 손대는 순간 너희 온 가족을 죽여버릴 거야.”쨕!김예훈은 아무렇지않게 한 걸음 다가가 장무준의 뺨을 때렸다.“악!”장무준은 비명을 지르며 날아가 처참한 모습으로 대여섯 명의 보디가드를 넘어뜨렸다.하지만 그래도 뭐라도 된다고 다시 일어나 김예훈에게 삿대질하면서 큰소리쳤다.“이런 제기랄! 감히 나를 때려? 너...”쨕!김예훈은 또 손을 들어 장무준의 뺨을 때려 저 멀리 날려 보냈다.이때 옆에 있던 마리아가 분노했다.“이런 제기랄! 감히 우리 자기야를 때려? 넌 이제 죽었어. 국제 사건으로 외국 언론에 폭로해 버릴 거야.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거라고.”쨕!김예훈은 마리아의 뺨까지 때려 바닥에 눕히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시끄러워.”“이런 제기랄!”이때 한 무리의 외국 보디가드들이 소리치며 달려왔다.하지만 김예훈은 무심한 표정으로 뺨도 때리고 발로도 차서 한 명씩 날려 보냈다.눈깜짝할 사이, 외국 보디가드들은 하나같이 바닥에 쓰러져 앓는 소리를 냈다.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고, 장무준과 마리아는 아무리 사람을 많이 데려와봤자 김예훈 앞에서는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저마다 보잘것없는 상대일 뿐이다.장무준은 저 멀리
김예훈은 장무준의 앞으로 다가가 그의 얼굴을 툭툭 치더니 손에 들고 있던 차를 그의 머리 위에 쏟았다.“악!”갑작스러운 전개에 장무준은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바로 이 순간, 그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다른 사람이 도리를 따질 때 폭력을 행사하더니, 다른 사람이 폭력을 행사할 때 도리를 따져보자는 이런 사람은 어떻게든 남을 밟고 올라가려고 했고, 또 어떻게든 이익을 챙기려고 했다. 이것이 바로 대부분 부잣집 도련님의 스타일이었다.하지만 장무준은 어느 날 다른 사람에게 짓밟힐 줄은 몰랐다.자신보다 도리를 더 잘 따지고, 주먹도 자기보다 센 사람은 처음이었다.이 순간, 장무준은 마음속에 두려움이 생기기 시작했다.하지만 영국 앞잡이로서 그래도 자존심은 있었다.아무리 영국 사람들에게 존엄이 마음대로 짓밟힌다고 해도 대한민국 사람한테는 절대 모욕당할 수는 없었다.외국인의 개가 될지언정 절대 대한민국 사람의 편을 들어주고 싶지 않았다.“김예훈, 네가 폭력을 행사한 것이 바로 증거야.”장무준은 이를 악물고 머리 위에 있는 찻잎을 가리켰다.“내가 말해주는데, 넌 이제 죽었어!”김예훈이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이렇게 죽는다고?”그는 또 장무준의 뺨을 때렸다.쨕!“그럼 이건 뭔데.”쨕!“이건 뭐냐고!”쨕!“왜. 네 뺨을 때렸다고 책임지라고 할 건 아니지?”쨕!“대한민국 사람으로서 어떻게 양심도 없이 외국인 앞잡이가 될 수 있어. 외국인의 개가 되든 말든 나랑 아무런 상관이 없지만 내 앞에서 잘난 척하는 것은 너의 잘못이지.”쨕!“우리 대한민국은 수년간의 노력 끝에 이미 세계 최정상에 섰는데 자랑스러워해야지. 어떻게 부끄러워할 수 있어? 이렇게 불만이 많으면 그냥 이민 신청을 하지 그랬어.”쨕!“몸에서 대한민국의 피가 흐르면서, 이름에 대한민국 성까지 붙였으면 여기서 날뛰지 말고 조상님을 잘 기억해야지. 외국 생활이 그렇게 부러우면 지금 당장 꺼져! 대한민국의 보호가 없이 너 같은 쓰레기가 외국에서 제대로 살아남을
“이 바닥의 룰? 복수자에게 자비를 베풀어야 한다고? 무술 성지의 룰이 바로 이거야?”김예훈은 한껏 가소로운 표정을 지었다.“평소에 의리와 도덕을 입에 달고 살더니 정말 자신이 도덕의 정점에 서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게다가 스승과 제자 간의 정이 깊든 말든 나랑 무슨 상관인데. 난 절대 봐주는 일이 없어. 잡초도 뿌리를 뽑지 않으면 다시 자라나는 거 몰라?”이 순간 김예훈은 어마어마한 기운을 풍기면서 아마미네 다이토를 유심히 쳐다보았다.아마미네 다이토는 표정이 확 변하더니 검을 꽉 쥐었다. 보아하니 김예훈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바로 이때, 김예훈이 오른발을 내딛자 바닥에 있던 부러진 검들이 다시 날아갔다.푸슉.검들이 마침 아까 장병급 실력자의 이마, 목구멍, 심장에 박혀버리자 원망이 가득했던 그는 혼란에 휩싸이고 말았다.김예훈이 이런 상황에서 자신을 죽일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한 모양이다.상대방은 증오가 담긴 표정으로 힘겹게 한마디 내뱉었다.“이런 제기랄.”곧이어 그는 바닥에 쓰러져 움직이지도 못했고, 그나마 잘생긴 얼굴에는 끝없는 원망만이 남아 있었다.모든 일본인은 표정이 확 변하면서 두려워지기 시작했다.아마미네 다이토도 역시나 표정이 굳어지면서 말했다.“김예훈!”그는 자기가 보는 앞에서 김예훈이 미야다 신노스케의 제자를 죽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선재 스님도 이 순간 화가 나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김예훈 이 자식. 왜 일을 점점 더 크게 만들어. 이제 일본에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이 자식 때문에 나만 난처해지잖아.’선재 스님은 여전히 김예훈이 비열한 수단을 써서 미야다 신노스케를 이길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이 자식이. 정말 자기가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해서 일본 야마구치파 사람들을 마구 죽이는 거야? 이런 제기랄.’선재 스님이 분노하면서 말했다.“김예훈, 사실 너희 가족들이 충격받지 않게 너의 시체만은 보존하려고 했어. 그런데 네가 먼저 끝까지 해보자고 했으니까 나도 더 이상 신경 쓸 필요가 없을것
김예훈은 주위를 둘러보더니 덤덤하게 말했다.“일본 야마구치파가 우리 대한민국에 복수하러 왔다고 해서 이미 공평하게 싸울 기회를 줬어. 그런데 기술이 부족해서 죽은 건 어쩔 수 없는 거야. 너희들도 복수하겠다면 나도 굳이 말리지 않을게. 어차피 다 병신들이니까 똑같이 죽여줄게.”“김예훈! 이 빌어먹을 자식.”이때 한 야마구치파 고수가 크게 외쳤다. 탑 장병급으로 보이는 그는 손에 검을 들고 앞으로 돌진하더니 검을 내리쳤다.첫 공격부터 심상치 않은 것이 탑 장병급 실력인 것을 증명할 수 있었다.김예훈은 무표정한 얼굴로 남은 반쪽 부러진 검을 앞으로 내밀었다.“풉!”칼자루가 순간적으로 상대방의 심장에 꽂혔고, 일본 탑 장병급 실력자인 그는 그대로 저 멀리 날아가고 말았다.바닥에 떨어지는 순간 피를 토해내면서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무신!”그는 자기를 쉽게 무너뜨릴 수 있는 김예훈이 절대적으로 무신급 실력자임을 눈치챘다.아니면 탑 장병급 실력자로서 그의 공격을 막지 못했을 리는 없었다.하지만 이런 인식은 그를 더욱 절망하게 했다.미야다 신노스케의 죽음이 김예훈의 꼼수 때문이 아니라 그가 정말 실력이 부족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상대방이 아직 죽지 않은 것을 보고 김예훈은 흥미진진한 표정을 지었다.‘미야다 신노스케 부하 중에 이런 고수가 있을 줄 몰랐네.’하지만 일본인을 상대로 그는 절대 봐줄 의향이 없었다. 김예훈이 오른발을 내딛자 바닥에 있던 한 자루의 검이 날아올라 상대방의 목을 향해 날아갔다.상대방은 이미 힘을 다한 상태라 공격을 막을 수 없어 절망스럽기만 했다.쨍.상대방이 눈을 감고 죽음을 기다리는 순간, 어떤 검이 날아와 김예훈의 일격을 막아냈다.키가 고작 1미터 70미터밖에 안 되는 아마미네 다이토가 나타나 김예훈의 공격을 막은 것이다.그는 손에 검을 쥔채 김예훈을 원망하는 듯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김예훈, 끝까지 다 죽일 작정이야?”“너희 일본인들은 정말 패배를 인정하지 못하는 거야?”김예훈은 표정
아마미네 다이토를 포함한 일본인들은 슬프고도 두려웠다.그들은 하나같이 달려와 김예훈을 없애고 싶었지만 또 마음속 신념이 무너진 기분이었다.김예훈을 쳐다보고 있는 이들은 온몸이 저절로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이 태연한 젊은이 앞에서 일본인 특유의 거만함과 잔인함도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한 무리의 야마구치파 제자들은 온몸이 오싹해져 허리춤에 있는 검조차 제대로 쥐지 못했다.선재 스님과 용태웅은 그제야 김예훈이 정말 미야다 신노스케를 죽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경고를 날린 후에야 죽이다니. 어떻게... 어디서 나온 용기인 거지? 누가 뒤에서 힘을 실어주고 있길래.’휠체어에 앉아있던 류서우도 어안이 벙벙해져 한순간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죽여! 검신님을 위해 복수하는 의미로 김예훈을 죽여!”선재 스님이 공포와 두려움에 부들부들 떨고 있을 때, 아마미네 다이토가 갑자기 비통한 목소리로 외쳤다.“죽여! 반드시 죽여야 해!”한 무리의 야마구치파 고수들은 그제야 반응하면서 달려들었다.검을 꺼내는 순간, 살기가 느껴지는 것이 김예훈과 끝까지 해보려는 의도인 것 같았다.스윽.김예훈은 미야다 신노스케의 부러진 검을 주워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노인네가 내 상대가 안 되니까 이제는 젊은 사람을 내세우려고?”퍽.말이 끝나자마자 김예훈은 앞으로 달려드는 야마구치파 고수들을 검으로 바닥에 쓰러뜨렸다.그는 계속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섰다.퍽. 퍽. 퍽.이때 바닥에 있던 조각들이 날아가 그들의 목을 관통했다.눈깜짝할 사이 열몇 명의 야마구치파 고수들이 전부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다른 고수들은 극도로 분노한 상태였지만 감히 나서지 못해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섰다.김예훈이 이런 상황에서도 열몇 명의 일본 야마구치파 고수를 죽여버리자 선재 스님은 표정이 차가워지고 말았다.“김예훈, 도대체 뭐하는 거야. 이런 상황에서도 사람을 죽여? 죽는게 두렵지도 않아? 끝까지 해보려고 계속 이렇게 실수하는 거야? 잘못했으면 인정해야지. 지금 네가 해야
빠직.김예훈은 미야다 신노스케의 오른손을 발로 밟아 부러뜨렸다.“미야다 신노스케, 너 병신이야?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무릎 꿇고 용서를 빌어도 모자랄 판에 나를 협박해? 내가 너무 봐줘서 그래?”“너!”김예훈에게서 숨김없는 살기를 느낀 미야다 신노스케는 얼굴색이 확 변하고 말았다.이어 김예훈은 가소로운 표정으로 선재 스님을 쳐다보았다.‘어떻게든 나를 죽이겠다고 하더니. 미야다 신노스케가 패배하니까 양국의 관계를 생각해 보라고? 웃기고 있네.’김예훈은 길길이 날뛰면서 의연한 태도를 보이는 선재 스님을 쳐다보면서 말했다.“당주님이 관까지 가져와서 우리 집 강아지도 가만두지 않겠다고 했는데 내가 그런 것까지 신경 써야 해? 우습지도 않아? 아니면 미야다 신노스케가 나를 죽이는 건 당연한 일이고, 내가 이 자식 털끝하나라도 건드리면 죽을죄를 지은 건가?”김예훈의 질문에 선재 스님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김예훈, 알면 됐어. 너의 신분과 지위로는 검신님과 비교할 수도 없어. 네가 백번 죽어도 검신님은 절대 다치면 안 돼.”이 순간 선재 스님은 아랑곳하지 않는 태도로 말했다.“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건 마지막 기회야. 뒷감당도 하지 못할 거면 검신님을 풀어줘.”“그래. 너의 체면을 봐서 풀어줄게.”김예훈은 선재 스님을 보면서 피식 웃었다.반드시 죽을 운명이라고 생각했던 미야다 신노스케는 이 순간 희열을 느꼈다.‘대한민국 총사령관이면 뭐 어때서? 그래도 내 앞에서는 고개를 숙여야 할 거 아니야. 내가 이번에 돌아가면...’미야다 신노스케의 얼굴에 웃음이 완전히 피어나기도 전에 김예훈은 그를 발로 짓밟아버렸다.빠직.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미야다 신노스케의 목이 부러져 눈코입에서 피가 흘러나오기 시작하더니 숨이 간당간당했다.이어 김예훈은 그를 발로 차서 선재 스님 앞에 던져놓고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돌려줬으니 이만 가봐.”“이럴 수가.”충격에 휩싸인 사람들은 말문이 막혀버리고 말았다.‘미야다 신노스케가 죽은 거야? 이렇게
“이런 제기랄!”선재 스님도 이 모습을 보고 분노했다.미야다 신노스케가 한방에 김예훈을 죽여버리기를 바랐건만 오히려 미야다 신노스케가 처참히 짓밟힐 줄 몰랐다.김예훈이 그의 목을 짓밟자 선재 스님은 움찔하면서 소리를 질렀다.“김예훈, 멈춰. 멈추라고! 이번 대결은 여기까지야. 넌 너무 음흉하고 뻔뻔해서 검신님의 상대가 되지 못해. 무슨 꼼수를 써서 검신님을 간신히 이긴 거야. 그러니까 이번 판은 무효야. 추잡한 행동을 했던 것에 사과해. 우리 대한민국은 이런 비열한 승리를 용납할 수 없어. 이대로는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다고.”선재 스님은 자기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지금 바로 검신님을 풀어주고 무릎 꿇고 사과해. 그러면 꼼수를 사용한 것도 없었던 일로 해줄게.”용태웅이 반응하면서 냉랭하게 말했다.“김예훈, 패배를 인정하고 검신님을 풀어줘. 선재 스님께서 화나면 얼마나 무서운지 알아?”미야다 신노스케의 목덜미를 밟고 있던 김예훈이 고개를 쳐들며 말했다.“풀어달라고? 그러면 한번 물어봐. 내가 풀어준다고 해도 도망칠 수 있는 건지. 내가 죽기를 원하는데 감히 살아갈 용기나 있겠어?”“김예훈, 허세 좀 부리지 마.”선재 스님은 더욱 화가 나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네가 누군데 검신님께 죽으라 말라야. 정말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네. 젊은이, 현실을 직면하는 거 어때? 꼼수로 따낸 승리는 승리도 아니야. 가장 중요한 것은 검신님께서는 일본의 무신이자 진정한 실력자라는 거야. 검신님을 죽이면 한일관계를 무너뜨리는 거라고. 일본이 우리 대한민국을 적으로 돌리면 국제 사회에서 제재받을 수도 있다고. 뒷감당을 책임질 수 있겠어? 그러니까 김예훈, 그 지경에 이르기 전에 얼른 무릎 꿇고 사과해. 멀리 봐야지. 나중에 아마미네 토시로가 참지 못하고 너를 죽인다고 해도 우리 같은 사람은 절대 막을 수 없어. 너도 알잖아. 아마미네 토시로 외에도 일본 야마구치파에는 실력자들이 어마어마하다는걸. 한마디 명령이면 너는 산산조각이 나서 죽을 것이 뻔해.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사람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용태웅이든, 선재 스님이든, 하나같이 입을 꼭 다문 채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랐다.아마미네 다이토 역시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워 진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자기 뺨을 때렸다.미야다 신노스케는 누구인가?일본 야마구치파 검신 중의 한명이자 일본 무신이기도 했다.이런 인물은 그야말로 천하무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그런데 김예훈 같은 기생오라비를 상대로 한 방에 무너진다고?’비록 뺨을 맞아 저 멀리 날아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충격적이었다.“말도 안 돼. 어떻게 이럴 수가. 검신님은 진정한 무신급 실력자인데 김예훈 저놈이 엄마 배 속에서부터 무술을 수련했다 해도 절대 무신일 리가 없어. 그런데 어떻게 이길 수 있는 거지? 설마 보이지 않는 꼼수를 써서 이렇게 된 건가? 그래. 틀림없을 거야...”선재 스님은 멍한 표정으로 혼자 중얼거렸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 계속해서 변명을 찾고 있었다.무술 성지 출신들은 하나같이 입이 떡 벌어진 채 눈가를 파르르 떨면서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랐다.오직 아까 체면을 잃은 육민준만이 한숨을 내쉬었다.‘미야다 신노스케도 뺨 한 대 맞고 저렇게 된 마당에 내가 뺨 맞고 날아갔다 하더라도 기억하는 사람이 없었을 거야.’아까까지만 해도 흥분하던 용태웅 등 집법부대 제자들은 입이 바짝바짝 마르는 것이 하나같이 절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온몸에 소름이 끼쳐 눈가를 파르르 떨고 있는 이들은 무슨 반응을 보여야 할지 몰랐다.“넌 내 상대가 될수 없어.”김예훈은 반쯤 무릎을 꿇고 있는 미야다 신노스케를 무표정한 얼굴로 쳐다보았다.“용태웅 당주님이 너를 위해 관을 만들어줬는데 파묻힐 곳이 없을 걱정은 안 해도 되겠어. 죽기 전에 고맙다는 인사나 전해.”“도대체 왜.”미야다 신노스케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30년 동안 수련해서 십 년 전에서야 겨우 검신과 무신 타이틀을 달았는데 너는 젊은 나이에 어떻게 나보다도 더 강할 수 있어.
선재 스님의 화난 말투를 듣고 다른 사람들도 싫증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세상에 어떻게 이런 남자가 있어? 염치가 없는 것도 한계가 있지.’‘싸움에서 정정당당하게 나서지도 못하면서 입만 놀리고 있네.’‘정말 대한민국 남자들의 얼굴에 먹칠하고 있잖아. 창피해 죽겠어.’“피하지 말라고?”김예훈이 피식 웃었다.“선재 스님, 너무 간섭하는 거 아니야? 그런데 네가 이렇게 멍청한 걸 봐서 피하지 않을게.”다음 순간, 김예훈은 온몸에서 어마어마한 기운을 뿜어냈다.마치 거대한 파도가 미야다 신노스케를 향해 덮치는 것 같았다.원래부터 안색이 안 좋던 미야다 신노스케는 이 순간 표정이 굳어버리고 말았다.김예훈의 심상찮은 기운 변화에 선재 스님은 하려던 말도 이어가지 못하고 믿을 수 없는 표정을 하고서 동공이 확장되었다.샤샥.김예훈은 전방으로 날아가 손을 뻗었다.그는 무엇이 살벌한 무술 세계에선 스피드가 생명인지 똑똑히 보여주고 있었다.김예훈의 손바닥이 이미 미야다 신노스케의 코앞에 도착해 버리자 미야다 신노스케는 표정이 바로 어두워졌다. 그는 전혀 피할 겨를도 없어 그저 본능적으로 검으로 막으려 했다.쨕!거대한 소리와 함께 무서운 기운이 몰아치자 사람들은 눈을 질끈 감았다.이들은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수가 없었다.하지만 누군가 이를 꽉 깨문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잠시 후, 사람들은 그제야 미야다 신노스케가 김예훈의 공격을 막았다는 것을 확인했다.하지만 놀라울 정도로 바닥이 거미줄 모양으로 갈라져 있는 것이다.미야다 신노스케의 검에도 균열이 생기더니 산산조각이 되어 바닥에 떨어지고 말았다.게다가 그의 손바닥과 두 팔도 부러진 채 얼굴에는 선홍빛 뺨자국이 나 있었다.이로 인해 그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자기도 모르게 비참한 모습으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뺨 한 대였을 뿐인데 미야다 신노스케의 자존심을 무너뜨렸을 뿐만 아니라 지금은 서 있을 힘조차 없어 보였다.이와 반대로 김예훈은 뒷짐을 쥔 채 모든 걸 눌러버릴 듯한
바로 이어서 미야다 신노스케가 일본검술을 포함한 모든 필살기를 퍼붓는 바람에 바닥에 칼자국이 나고, 주변의 나무들도 모조리 부러졌다.하지만 유독 김예훈만은 아무렇지도 않았다.선재 스님은 그제야 미야다 신노스케가 봐준 것이 아니라 김예훈의 속도가 너무 빨라 항상 아슬아슬한 순간에 공격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일본 야마구치파를 건드린 것도 모자라 검신님이 오셔도 도망치지 않았던 이유가 이것 때문이었네.”바로 이때, 선재 스님이 분노하면서 말했다.“김예훈, 그러고도 남자야? 그냥 속도가 빨라서 검신님의 공격을 피할 수 있었던 거 아니야. 이런 생사의 결전에서 스피드만 믿고 계속 피하기만 하는 거, 비겁하다는 생각 안 들어? 이건 검신님에 대한 불경이자 우리 대한민국 무술계에 먹칠하는 거라고. 그것도 모자라 넌 우리 모두의 소중한 시간까지 낭비하고 있어. 심판으로서 명령하는데 더 이상 피하지 말고 승부를 겨루도록 해. 대한민국 남자로서 떳떳해지라고. 검신님의 상대가 안 된다는 걸 알았으면 피하는 거로 끝날 일은 아니라는 걸 알 텐데? 너 지금 이러는 거, 우리 대한민국 무술계가 큰 웃음거리가 된다는 거 몰라?”선재 스님은 화가 나면 종잡을 수 없게 되었다.그녀가 봤을 때 김예훈은 진작에 미야다 신노스케의 한 방에 죽었어야 했다.피하든, 저항하든 모두 대한민국 무술계의 얼굴에 먹칠하는 것이었다.‘어차피 패배할 싸움인데 굳이 버둥거려서 뭐 한담? 그럴바에 한 방에 끝내는 것이 고통스럽지도 않고 좋은 거지. 사내새끼가 이게 뭐야.’선재 스님은 김예훈이 한심하기만 했다.“내가 피할 수 있는 것도 실력이 아니겠어?”김예훈은 뒤로 물러나면서 흥미롭게 말했다.“내가 너처럼 병신같이 피하지도 않고 당하고만 있을것 같아? 그리고 미야다 신노스케 이 자식이 지금까지 내 털끝 하나 건드리지도 못했는데 약한 사람은 얘가 아니야? 기내식은 먹었냐고 물어봐. 안 먹었으면 밥 먹을 기회를 주겠다고 해.”미야다 신노스케는 무신 급 실력이 맞았다.하지만 얼마
무술 성지 출신들은 스스로 자기가 예의와 품격이 넘쳐난다고 생각했다.이들은 미야다 신노스케가 봐줬다는 것을 눈치챘다면 김예훈처럼 염치없이 맞서는 것이 아니라 부끄러워서 진작에 항복했을 것이다.용태웅과 류서우 등 용문당 집법부대 사람들은 하나같이 경멸의 눈빛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김예훈이 하는 행동마다 용문당에 망신 주는 일이라고 생각했다.선재 스님은 여전히 평온한 김예훈의 표정에 더 이상 봐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한방에 김예훈 이 병신같은 자식을 때려죽여야만 속이 시원해질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이런 생각에 선재 스님은 앞으로 다가가 의연하게 말했다.“검신님, 저희 대한민국 무술계에 선의를 베풀어주셔서 감사해요. 그런데 검신님께서는 오늘 복수하러 온 것이기 때문에 저희의 체면을 봐주지 않아도 돼요. 이제는 마무리 지을 때가 된 것 같아요. 부디 김예훈 저 자식이 대가를 치르게 해주세요.”선재 스님은 확신이 가득찬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말하면 미야다 신노스케가 이제는 전력을 다할 거로 믿었다.‘이 정도로 체면을 세워줄 줄 알았으면 진작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할걸. 김예훈 같은 놈은 그냥 한 방에 죽이는 게 나아. 체면도 주지 말고 완전히 무너뜨려야 해.’“이런 제기랄!”이 순간, 김예훈 옷깃 하나 스치지도 못한 미야다 신노스케는 표정이 어두워지고 말았다.선재 스님이 한 말에 더욱더 화가 치밀어 오르는 느낌이었다.그는 이제 더 이상 고상한 척하지 않고 허리춤에 있는 검을 꺼내기로 했다.샤샤샥.미야다 신노스케는 칼날을 번쩍이면서 김예훈을 향해 덮쳐왔다.칼의 기운이 사방으로 퍼져나가면서 먼지를 일으켜 주변 사람들은 피부가 찢어지는 느낌이었다.많은 사람은 이 칼의 기운에 피해를 볼까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섰다.이 모습에 선재 스님은 입가에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이런 공격을 젊은 사람은 절대 감당하지 못할 텐데.’그녀는 심지어 눈앞에 김예훈이 사지가 찢기는 모습이 상상되는 것만 같아 싫증난 표정을 지었다.그녀에게는 김예훈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