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아침 일찍, 서재에서 자고 있던 김예훈은 정민아가 불러서 깨웠다. "김예훈, 할아버지 가 정씨 집안의 모든 사람들을 급히 소집했어. 당신도 반드시 참석해야 된대!""알았어."김예훈은 고개를 끄덕였으며 그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있었다. 어제 이미 지시했으니 하은혜의 일 처리 스타일로는 어젯밤에 정씨 집안에서 YE 투자 회사의 변호사 서한을 받았겠지?오전 9시, 정씨 가족들 모두 별장 로비에 모였고 어르신은 상석에 앉았으나 이 순간에 안색이 지극히 어두웠다.어제 한밤중에 YE 투자회사에서 변호사 서한을 보내왔는데, 내용은 간단했다. 정씨 집안에서 감히 사람을 찾아 정씨와 김씨가 투자한 프로젝트를 망치려고 했으며 YE 투자 회사는 정씨가 이를 핑계로 김씨의 돈을 뜯어먹으려는 목적이라고 생각했다.현재 YE 투자 회사는 정씨 집안에서 책임지는 것을 원하며 기존 투자금의 10배인 5500억 원을 배상하라고 청구했다.이번에 YE 쪽 임원은 한 명도 오지 않았지만, 이 냉랭한 태도는 오히려 YE 투자 회사의 그 미스터리한 대표가 화를 냈을 거라는 걸 말해줬다.하지만 이것도 정상이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보면, 이류 가문이 감히 이렇게 자신의 돈을 사기 치려고 하는데 YE 같은 대기업이 화를 낼 수도 있다.어르신의 시선은 천천히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한번 보고, 잠시 후에야 차갑게 말했다. "어제 내가 이미 발설하지 말라고 말했는데 결국 YE 투자 회사 쪽에서 알게 되었어. 지금 그쪽에서 우리에게 변호사 서한을 보내왔으니, 너희들 모두 눈을 크게 뜨고 봐!"어르신은 말하면서 그 변호사 서한을 책상 위에 내던졌다. 지금 정씨 집안사람들이 하나둘씩 가져가서 보고 얼굴이 까맣게 변했다.변호사 서한은 간단했다. 결국 정씨 집안이 이 일을 책임지고 계약서에 따라 5500억 원을 배상하라는 것이다.그런데 문제는 정씨 집안에 어디 이렇게 많은 돈이 있을까?"할아버지, 누군가 고의로 이 일을 발설한 거 같은데요. 아마도 민아가 억울해서 정씨 집안
"맞아. 민아야. 전에 우리 정씨 집안에서 계약을 따낼 수 있는 사람이 전혀 없었는데 역시 네가 가장 능력이 있으니, 네가 나타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야.""네가 쇼핑센터 프로젝트 책임자인데 거절하진 않겠지?""민아야, 나도 이 제안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 네가 YE 투자 회사에 한 번 가볼래?"순식간에 정민아에게 화살이 쏠렸고, 모든 사람들은 정민아가 정씨 집안을 대신해서 이 큰 문제를 해결하기를 기대했고 정씨 집안의 파산으로 인해 그들 역시 잘 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정민아는 지금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으며 어젯밤 일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커져버릴 줄은 상상도 못했다.가장 중요한 것은 어제까지만 해도 이 사람들은 정지용이야말로 정씨 가문의 희망이라고 말했는데 결국 지금은? 또 그녀에게 문제를 해결하라고 하다니? 지금 정민아는 화가 나서 웃음이 나오려고 했다."정민아, 거절하는 거 아니지? 쇼핑센터 프로젝트는 네 거야. 지금 너의 프로젝트 때문에 우리 정씨 가문이 전에 없던 위기를 맞았는데, 설마 손을 놓겠다는 건 아니지?” 정가을은 냉담한 표정으로 그녀는 여전히 어제의 일을 마음에 두고 있다. 오늘 이 일은 어떻게든 정민아에게 뒤집어 씌워야 했고 그렇지 않으면 그들은 모두 문제가 많을 것이다.임은숙은 지금 정민아 옆에 앉아 있지만, 정민아를 대신해서 말할 생각은 없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지금 약간 긴장했으며 만약 정씨 가문이 정말 파산한다면, 그녀도 별로 잘 살 수 없을 것이다. 그녀는 지금 정민아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기를 바라고 있었다.하지만 그녀가 유일하게 예상하지 못한 것은 일단 정민아가 나섰는데 일이 해결되지 않으면, 이 큰일은 정민아가 책임을 지게 된다는 것이다.정씨 어르신은 아무리 자부심이 있다 하더라도 이 제안이 정민아에게 매우 불공평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 순간 그는 생각하고 계속 말했다. "민아야, 이번에 만약 네가 일을 해결할 수 있다면, 내가 쇼핑센터 프로젝트의 지분 10%를 넘
정씨 집안사람들이 모두 맞장구를 치기 시작했으며 어차피 그들도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니 이럴 때 듣기 좋은 말을 몇 마디 해서 어르신을 기쁘게 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정민아는 화가 나서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정지용은 너무 뻔뻔했다. 원래 그가 문제를 일으켰는데, 결국 지금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의젓한 모습을 하고 있어 뺨을 한 대 때리고 싶었다."그럼 우리 정씨 집안의 후계자께서 번거로우시더라도 이 문제를 해결해 주십시오."정민아가 차갑게 입을 열었다."쳇, 내가 쇼핑센터 프로젝트 책임자도 아닌데, 내 왜 쓸데없는 짓을 해! 정민아, 만약 네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네가 5500억의 빚을 책임지고 갚아야 돼!"정지용은 험상궂은 얼굴로 입을 열었다.그는 YE 투자 회사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 그렇다면 유일한 방법은 정민아에게 빚을 떠넘기는 것이다.이것이 바로 더 큰 이익을 위해 작은 이익을 포기하는 것이다. 이를 생각하자 정지용은 의기양양해하며 자신을 똑똑하다고 칭찬하기 시작했다."그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아!""맞아! 우리 정씨 집안만 빚지지 않으면 되잖아!""기껏해야 쇼핑센터 프로젝트를 그만두고 정민아가 배상하게 해! 이것이 그녀의 책임이다!""맞아! 계약은 원래 그녀가 한 것이니 당연히 그녀가 책임져야지!"이때 거의 모든 정씨 가족들의 눈앞이 밝아졌다. 좋은 방법이다. 이렇게 정민아에게 떠넘기면 쇼핑센터 프로젝트를 잃고 정씨 가문이 일류 가족이 될 기회를 잃는다.하지만 정씨 집안이 파산하지 않고 그들이 계속 사치스러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한다면 이 작은 희생이 뭐가 문제야? 별 큰일도 아닌데?정씨 어르신의 눈빛도 반짝거렸다. 만약 정민아가 이 일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정지용의 말도 방법이 아니라고 말할 수 없다!"퍽."바로 이때, 줄곧 입을 열지 않고 앉아 있던 김예훈이 갑자기 재떨이를 만지작거리더니 닥치는 대로 내던졌다."아, 김예훈 너…" 정지용은 얼굴 가리고 울 것 같았으며 이 데릴사위가 미쳤나? 다
모든 정씨 가족들이 놀랐으며 하나같이 의아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 그들은 이 결정적인 순간에 김예훈이 두말없이 정지용의 얼굴에 내던질 줄은 상상도 못했다.정지용도 정말 재수 없다. 이게 벌써 몇 번째이며 매번 피하지 못했다.하지만 김예훈은 정말 머리가 이상한 놈이다. 그가 언제 물건을 내던질지 누가 알겠어? 이번 가족회의에 그를 부르지 말아야 했다!"김예훈, 내가 너를 건드리지 못한다고 생각해? 내가 사람을 시켜서 너를 죽일 수도 있다는 거 믿어?” 정지용은 코를 막고 펄쩍펄쩍 뛰었다."송우같은?"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맞아. 송우 형님. 내가 말해주는 데 나와 송우 형님은 친한 형제야. 그분은…." 화가 났을 때 정지용은 거의 당황해서 말을 가리지 않았지만, 여기까지 말했을 때 갑자기 정신 차리고 안색이 순간적으로 창백해졌다."송우 형님, 정말 친절하네." 김예훈이 웃으며 말했다. "정씨 가문이 이 문제에 연루된 것은 너와 너의 그 송우 형님 때문이라는 것을 잊었어? 네가 먼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또 정씨 가문이 쇼핑센터 프로젝트를 잃게 만들려고 하는데 혹시 네가 YE 투자 회사가 우리 정씨 가문에 꽂은 스파이 아니야?""씨발. 네가 스파이다! 너네 가족이 다 스파이야!” 정지용이 욕설을 퍼부었다."아니면 됐고.” 김예훈은 정지용을 신경 쓰고 싶지 않아 정씨 어르신을 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어르신, 사실 여러분들이 변호사 서한을 자세히 보지 않으신 거 같은데요. 이 일은 다른 해결책이 있고 꼭 돈으로 배상할 필요 없어요."말하는 동안 김예훈은 방금 그에게 전달된 변호사 서한을 만지작거리면서 의미심장한 얼굴이었다."어떤 방법이 있는지 말해 봐! 돈만 안 내면 어떻게 해도 돼."정씨 어르신은 온몸을 떨면서 얼굴이 흥분해 있었다.사실 그도 쇼핑센터의 부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으며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정지용이 방금 제안한 방법을 채택하고 싶지 않았다."YE 투자 회사가 우리의 이 정도 돈이 부족하겠어요? 이번
모든 시선이 정민아를 주목하고 있다, 정민아는 화가 잔뜩 치밀어올랐다.김예훈은 마음속으로 탄식했다, 어찌 됐든 정동철은 쇼핑센터의 일로 정지용을 처리하지 않을 거라는 걸 그는 잘 알고 있다.정동철한테는 남자와 여자는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일이 이 지경까지 이른 이상, 이젠 여기서 멈춰야 한다는 걸 김예훈은 잘 알고 있었다, 안 그러면 아내의 처지가 더 곤란해질지도 모른다.생각을 마친 김예훈이 정민아한테 문자 한 통을 보냈다.정민아가 무의식적으로 휴대전화를 보고는 몸을 살짝 떨었다, 뜻밖에도 김예훈은 그녀에게 이 일을 해결하겠다고 대답하고 그 대신 조건을 걸라고 했다.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정민아를 향해 김예훈이 웃으면서 말했다:"날 믿어."정민아는 그저께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김예훈을 믿기로 했다, 그녀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일어섰다:"할아버지, 이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할아버지께서 더 잘 알고 계실 거예요, 다들 제가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제가 실례를 무릅쓰고 다시 한번 YE 투자 회사를 찾아갈 거예요..."이 말을 듣고 정지용이 차갑게 웃었다.정민아, YE 투자 회사가 네 회사인 줄 알아? 네가 찾아가서 뭘 할 수 있는데? 하지만 이번이 정민아를 정씨 일가에서 내쫓을 절호의 기회야, 비록 막대한 손실을 볼 수도 있지만 정지용은 후계자 라이벌인 정민아를 처리하는데 이 정도의 손실은 감수할 수 있었다."가기로 결정한 거야?" 정동철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이번 일은 확실히 너무 큰 사안이어서 여전히 걱정됐다."할아버지, 인정을 베풀어달라고 하는 것도 한두 번이에요, 일단 시도는 해볼게요, 하지만 보장은 못 해요." 정민아가 진지하게 말했다."쳇, 그런 말을 누가 못해요? 해결하지 못하겠으면 나서지 말아요, 그때 가서 또 내 책임이라고 하지 말고요!" 정지용이 차갑게 말했다."지용, 정민아가 책임지겠다고 했으니 그렇게 하게 해, 하지만 해결하지 못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는 미리 말해두는 게 좋겠어." 정가을이 차갑
솔직히, 정동철은 회사의 재무를 정민아한테 맡길 생각이 없다, 그렇게 된다면 정씨 일가에서 정민아의 지위는 흔들 수 없게 되고 심지어 정지용의 지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이미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 같다, 정민아가 스스로 나와서 이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하지 않는다면 정씨 일가는 파산의 위기에 처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할아버지, 믿지 마세요! 이렇게 큰일을 어떻게 해결하겠어요? YE 투자 회사에서 이미 고소장을 보내왔어요! 정민아가 일찌감치 YE 투자 회사와 결탁하여 이 기회에 우리 가문의 실권을 손에 넣으려는 속셈이에요!"이때 정지용이 초조한 표정을 지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민아한테 모든 걸 덮어씌울 작정이었으나, 지금은 정동철이 정민아의 요구를 들어줄까 봐 두려웠다.정민아가 재무팀을 장악하게 된다면, 정씨 일가에서 자신의 지위가 난처해진다, 심지어 후계자 자리까지 흔들리게 된다."정민아, 할아버지께서 언니의 그런 꼼수에 넘어갈 거 같아요? 할아버지를 그리 쉽게 속일 수 있을 것 같아요?" 정가을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그래, 회사의 재무를 관리하고 싶다면 적어도 이 위기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 말해야 하는 거 아니니?" 정민택도 입을 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도 정민아가 회사 재무를 관리하는 꼴을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정민아가 입을 열기도 전에 담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어렵지 않습니다, 제가 하은혜한테 전화 한 통만 하면 해결되는 일입니다..."다들 고개를 돌리는데 뜻밖에도 입을 연 사람이 김예훈이었다."김예훈, 어떤 자리인데 네가 감히 끼어들어? 네가 하은혜와 동창이라고 해서 이 큰일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아? 6000억이 얼마인지 짐작도 안 되지? 네 주제에는 60만이 얼마인지도 모를 것 같은데? 내 앞에 잘난 척 그만해, 그러다가 벼락 맞아!" 정지용이 김예훈을 쳐다보며 이를 갈며 말했다."6000억이야, YE 투자 회사한테도 적은 액수는 아니지, 하은혜가 대표 비서라고 해
"정민아, 이번에는 끝장날 거야, 그 능력으로 어떻게 YE 투자 회사를 해결할 수 있겠어? 내가 알아본 바로는 YE 투자 회사의 새로 부임한 대표가 워낙 조용하고 신비로워서 아무도 그를 본 적이 없대."정씨 일가의 가족회의가 끝난 뒤, 정가을과 정지용 두 사람이 같이 자리를 떴다, 정가을이 차가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정민아의 능력으로 보면 이 일을 해결할 수 없을 거야, 하지만 문제는, 정민아는 이미 여러 차례 투자 사안을 해결했어, 이번에도 의외의 상황이 생길까 봐 두려워, 만약 정민아가 우리 회사의 재무를 맡게 된다면 우리 둘의 앞날이 걱정돼." 정지용은 전혀 걱정 없는 눈치였다."뭐가 걱정이야? YE 투자 회사의 대표와 잠자리를 한다면 모를까, 근데 정민아 같이 찌질한 놈과 사는 여자를 부자들이 좋아하겠어? 엮이는 것만으로도 재수 없다고 생각할 거야!" 정가을이 악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그녀는 이미 정지용과 같은 배를 탄 사람이다, 만약 정민아가 회사를 차지하게 된다면 그녀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그러면 다행이고." 정지용이 한숨을 내쉬며 음흉한 표정을 지었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미리 준비해야 할 것 같다.한편, 정민아의 포르쉐 안.정민아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다, 방금 김예훈이 그녀한테 문자를 보내 이 일을 해결하겠다고 약속하고 조건을 제시하라고 했다, 비록 아까는 당당했지만 그 자리를 나오니 좀 어질어질했다."예훈씨, 하은혜한테 전화하면 이 일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게 정말이야?" 시동을 건 후 정민아가 불안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뭐? 이 일을 네가 민아를 꼬드긴 거야? 이런 재수 없는 놈, 똑똑히 말하는데 민아가 이 일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6000억이라는 채무를 떠안게 되는 거야! 어떤 뜻인지 알아? 널 갈기갈기 찢어서 팔아도 그 많은 돈을 구하지 못해!" 임은숙은 정민아의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고 분명 무슨 방법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김예훈이 뒤에서 꼬드겼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지금 이 순
잠시 후, 정민아가 깊은숨을 들이쉬었다:"하 비서님, 하 비서님이 말씀하신 상황은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절 믿어주세요, 저희 정씨 일가는 절대 고의로 이런 일을 벌이지 않아요, 이 쇼핑센터 프로젝트는 저희 정씨 일가한테도 아주 중요하기 때문이에요."하은혜는 한동안 침묵하더니 갑자기 웃었다:"만약 다른 사람이 와서 이런 요구를 한다면 이미 경비원에게 쫓아내라고 했을 거예요.""하지만 정민아 씨를 만나러 오기 전에 대표님께서 당부하셨어요, 지난번 가 무척 마음에 드셨다고 해요, 그래서 정민아 씨한테 다시 한번 기회를 주겠다고 하셨어요, 정씨 일가에서 이번 일을 교훈으로 삼고 더 이상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요.""만약 또다시 불미스러운 일이 생긴다면 그때는 대표님께서도 다시 기회를 주시지 않을 거예요."이리 쉽게 해결되었다고?대표님께서 기회를 주셨다고?김예훈이 무심하게 언급했을 때, 비록 그를 믿고 있지만 마음속으로 자신이 없었다, YE 투자 회사에서 때문에 정말로 이 일을 없던 일로 하겠다고 하다니."하 비서님, 농담 아니죠?" 정민아가 말했다."당연히 농담 아니죠, 대표님께서 당부하신 일이에요, 제가 어떻게 감히 농담을 하겠어요, 이제 곧 사람을 보내 고소장을 철회할 거예요, 정민아 씨는 걱정하지 말고 쇼핑센터 프로젝트의 일에 집중하세요, 저희도 쇼핑센터가 준공되는 날을 기대하고 있어요." 하은혜가 미소를 지었다.정민아는 지금 어리둥절하다, 꿈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자그마치 6000억의 배상금이다, 이렇게 큰일을 이리 쉽게 해결한다고? 어떻게 이리 쉬울 수가 있지?"하 비서님, 그 말이에요, 정말로 이렇게 큰 보답을 받을만한 가치가 있는 거예요?" 정민아가 낮은 목소리를 말했다."물론이에요..." 하은혜가 미소를 지었다, "이건 우리 민족의 전대미문의 명화예요, 대표님께서 이런 국보는 잘 보호해야 한다고 하셨어요, 이런 국보들이 해외로 유실되지 않는 것이 다행이라고 하시면서 그거에 비하면
마승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김예훈은 또 한 번 앞으로 튕겨 나가면서 그의 뺨을 때리려고 손바닥을 내밀었다.깜짝 놀란 마승은 피해 보려고 했지만 차마 법장을 들어 올릴 새도 없이 주먹을 내밀뿐이다.퍽!손바닥과 주먹은 마치 망치가 서로 맞닿은 듯이 거대한 소리와 함께 눈 부신 스파크를 일으켰다.빠직!살짝 뼈가 끊어지는 소리가 들려오면서 마승은 표정이 확 바뀌더니 손에 쥐고 있던 법장을 내려놓고 두 손으로 김예훈의 공격을 막아보려고 했다.파바박!하지만 아무런 쓸모도 없었다. 김예훈은 여전히 어마어마한 기세로 마승의 오른쪽 뺨을 노렸다.샤샤샥!마승은 식은땀을 흘리면서 발 빠르게 뒤로 물러섰다.하지만 아무리 빨라도 그림자도 쫓아 못 오는 김예훈의 스피드보다는 빠르지 못했다.그는 어떻게든 마승의 얼굴을 때릴 작정이었다.쨕!또 한 번 뺨 소리가 들려오더니 마승은 공중에서 머무르다 바닥에 떨어진 순간, 얼굴이 돼지머리처럼 퉁퉁 부어올랐다.현장은 쥐 죽은 듯 조용해지고 말았다.첫 번째 뺨은 피습이라면 두번째 뺨은 진정한 실력을 보여준 것이다.“재밌군. 섬라 마승이 장병급 실력을 갖추고 있다니. 좀만 더 연마하면 무신 급이 되겠어.”김예훈은 휴지로 손바닥을 닦았다.“그런데 이깟 실력으로 자칭 마승이라고 하는 거야? 무슨 염치로? 우물 안의 개구리라 이 세상에서 제일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거야?”“너!”김예훈에게 손가락질하던 마승은 화가 치밀어오른 나머지 피를 토해냈다.섬라 3대 마승은 최근 몇 년 동안 동남 해역을 헤집고 다니면서 천하무적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다들 체면을 지켜주었다.3대 마승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들이 있을 정도였다.하지만 김예훈한테는 그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이순간 3대 마승은 김예훈을 갈기갈기 찢어놓고 싶은 심정이었다.지금까지 이렇게 짓밟힌 적도, 무시를 당했던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3대 마승은 진지한 표정으로 서로 쳐다볼 뿐이다.섬라왕 특유의 전통 무술을 연마한 이 세 명은 누구나 다
“이런 제기랄!”3대 마승은 분노하더니 동시에 법장을 꺼냈다.이때 허순재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나한테 덮치는 건 괜찮아. 죽기 살기로 붙어보는 거지, 뭐. 그런데 내 옆에 있는 이분은 아무 잘못도 없어. 너희랑 아무 원한도 없는데 그냥 보내줘. 이분이 가시면 천천히 붙어보자고. 경기도 세자님이자 부산 용문당 회장님이라 목숨을 잃으시면 너희들도 큰 화를 입을 거거든. 너희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야.”허순재는 죽는 것이 두렵지 않은지 담담한 표정이었다.하필 오늘 김예훈과 만나자고해서 피해를 줄까 봐 어떻게든 먼저 보내고 싶었다.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도박왕님께서 제 실력을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니에요? 아무리 제가 실력 없다고 해도 어떻게 도박왕님을 혼자 두고 가겠습니까.”김예훈은 3대 마승에게 시선을 돌리더니 말했다.“손바닥만 한 섬라가 감히 우리 대한민국을 건드려? 내 체면을 뭐로 보는거야!”3대 마승은 피식 웃더니 가소롭다는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허순재, 저놈 신분이 심상치 않다고? 그러면 몸값도 어마어마하겠네? 저놈을 생포하기만 하면 큰돈을 얻을 수 있겠네? 허순재, 네 놈만 죽이려고 했는데 이제 할 일이 하나 더 생겼어. 우리 섬마왕님께서 제일 좋아하는 것이 바로 곱상하게 생기고, 몸값이 어마어마한 사람이거든.”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섬라도 어떻게 보면 동남 해역의 강국 중의 하나인데 어떻게 깡패 같은 말만 내뱉지? 벌써 잊었어? 그때 혼자서 칼 한 자루만 든 총사령관님을 상대로 참패한 것도 모자라 너희 섬라왕이 무릎 꿇고 다시는 대한민국에 발을 내딛지 않겠다고 했던 거. 왜, 이제는 약속을 어기려고? 총사령관님이 또 본때를 보여줄까 봐 두렵지도 않아?”총사령관님 언급에 3대 마승은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 잠시 후 한 마승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김예훈이라고 했나? 총사령관님을 이용해서 겁줄 생각하지 마. 총사령관님은 이미 3년 전에 전역했다고 들었어. 3년이나 실종된 사람을 언급해서 우리한테 겁주
“하인이 사라졌다고요?”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경찰에는 신고하셨나요?”허순재는 고개를 흔들었다.“아니요. 솔직히 말해서 저희 허씨 가문은 규모가 큰 만큼 말하지 못할 비밀도 많은지라 경찰에 신고하기 어려웠습니다. 경찰에 신고하지는 못해도 진주·밀양에서 유명한 사설탐정 세 명을 모셔 왔지만 크게 발견한 점이 없었습니다. 하인들이 갑자기 증발된 느낌이에요. 하인들의 거처마저 없었더라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의심될 정도라니까요. 이 일때문에 집안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태인데 김 회장님께서 도와주시기를 바랍니다.”김예훈이 흥미진진한 표정을 지었다.“도박왕님께서 괜찮으시다면 조용한 곳에 가서 맥을 한번 짚어봐도 될까요?”허순재는 의문스럽기는 했지만 그래도 웃으면서 대답했다.“그럼요. 김 회장님 하고 싶으신 대로 하면 돼요.”두둥!바로 이때, 김예훈은 표정이 확 변하더니 허순재를 밀쳐내고 앞구르기를 했다.다음 순간, 갑자기 검은색 법장 하나가 두 사람 사이에 나타나면서 바닥에 큰 구멍이 생기고 말았다.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허순재의 옆으로 다가갔다.샤샤샥!이순간 주위에서 괴상한 웃음소리가 들려오더니 세 명의 승포를 입은 섬라인이 나타났다.허순재가 표정이 확 변하더니 말했다.“섬라 3대 마승?”“어디서 온 사람들이에요?”김예훈은 이 정도의 피습으로 당황할 사람은 아니었지만 상대방의 신분만큼은 확인해야 했다.“섬라 대불사의 마승이요.”허순재가 나지막하게 말했다.“용전과 비슷한 조직이지만 또 달라요. 대한민국의 용전은 나라를 위해 일하지만 섬라 마승은 돈만 주면 해서는 안 될 짓도 하거든요. 섬라왕이 도박패 지분을 갖고 싶다길래 거절한 적이 있는데 소문으로만 듣던 폭군 같은 섬라왕이 체면이 깎여 저를 죽이려고 하는 걸 거예요.”허순재가 침착하게 분석에 나섰다.김예훈은 그제야 이 섬라 마승들이 자신이 아니라 허순재를 타깃으로 찾아온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오랫동안 허순재를 감시해 오던 이들은 마땅히 나
두 사람은 천천히 송산 꼭대기에 있는 화원에 도착하게 되었다. 인적이 드문 곳이라 밀회하기 아주 적합한 장소였다.열몇 명의 허씨 가문 보디가드들이 따라서 화원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허순재가 손을 흔들면서 말렸다. 김예훈과 상의할 일이 있는 모양이었다.“김 회장님, 오늘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것이 있어서 뵙자고 했습니다.”걷고 있는데 허순재가 먼저 입을 열었다.“첫째, 제 불효자식들이 김 회장님 여인을 의도적으로 해치려고 한 것도, 김 회장님을 모함한 것도,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김예훈은 멈칫도 잠시 담담하게 말했다.“도박왕님, 무슨 말씀이세요. 저와 허씨 가문의 모순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는 아닙니다. 허씨 가문에서 저를 건들지만 않으면 저도 따라서 찾을 일도 없습니다.”“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허씨 가문은 그 정도로 눈치 없는 가문은 아닙니다.”허순재는 피식 웃고 말았다.“오늘 아침 찾아오기 전에 제 불효자식들을 통해 전에 있었던 일을 들었는데 다 저희 허씨 가문의 잘못이더라고요. 사과드리는 의미로 제 막내아들인 허준서가 갖고 있는 도박패를 드리려고요. 그리고 부산 팰리스의 모든 지분도 김 회장님의 명의로 돌리려는 생각입니다. 저희 허씨 가문의 자그마한 성의이기 때문에 꼭 받아주시기를 바랍니다. 거절하시면 저희 허씨 가문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는 것이 됩니다. 두번째로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추하린 씨한테 진주·밀양 용전 전주 자리를 내어주신 건 저희 진주·밀양 명문가에 기회를 주신 거나 다름없습니다. 늘 공평 공정한 추씨 가문의 추하린 씨가 전주 자리를 맡으면 안동 김씨 가문을 잘 다스릴 것이기 때문에 저희한테는 좋은 일이거든요. 한 마리의 호랑이보다 두 마리가 낫지 않을까요?”김예훈이 피식 웃었다.“저 말고 김서하 사모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 할 텐데요? 저는 용문당과 함께 강제적으로 진주·밀양 용전을 쳐들어가려고 했거든요.”허순재는 웃으면서 아예 화제를 돌렸다.“아, 그리고 세 번째로는 저희 허씨 가문의 풍수를 봐
김예훈이 떠난 지 얼마 안 지나 장덕수가 심문실로 들어오면서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김청미를 쳐다보았다.“지옥으로 가기 전에 이렇게 큰 비밀을 알려준 거, 김현민과 치고받는 꼴을 보고 싶어서야? 아니면 또 다른 꿍꿍이가 있는 거야.”“그런거 아니에요.”김청미의 말투는 담담하기만 했다.“김현민이 저를 버렸는데 굳이 비밀을 간직할 이유는 없잖아요. 선배가 김현민을 죽일 순 없어도 괴롭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요.”장덕수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고개 들어 진주 태산 쪽을 바라보았다.김현민이 김예훈을 건들지 않았더라면 이 많은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그런데 김현민이 먼저 건드렸고, 김예훈도 진실을 알아버렸으니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에 큰 파장이 일어날 것이 뻔했다.“그런데 김현민은 곧 9대 국방부 총사령관을 맡을 사람인데 김 회장님이 그의 상대가 될수 있을까?”...용연옥 감옥을 벗어난 김예훈은 밀양 송산 빌라로 향했다.오늘은 추하린과 함께 진주·밀양 용전을 인수·인계받으러 가기로 했다.한참을 기다렸는데 추하린 대신 불청객 한명이 찾아왔다.김예훈은 보디가드가 건넨 배첩을 확인하고 문을 열어줘도 된다고 했다.그러고는 마당으로 가 롤스로이스 한대가 세워지기를 기다렸다.“도박왕께서 무슨 일로 이 누추한 곳을 찾으셨을까요.”차 문이 열리는 순간, 사면팔방에서 정장을 입은 보디가드 수십 명이 나타났다.이어 백발의 노인이 김예훈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환갑이 넘는 나이었지만 정정한 모습으로 어마어마한 포스를 풍겼다.이 사람은 다름아닌 도박왕 허순재였다.“김 회장님, 안녕하세요.”허순재는 김예훈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불쑥 찾아와서 죄송합니다.”처음 보는 도박왕의 모습에 김예훈은 멈칫하고 말았다.상대방이 찾아온 의도가 뻔히 보였지만 애써 모른 척하기로 했다.김예훈이 허씨 가문과 관계가 안 좋긴 해도 그렇게 원한이 깊은 관계는 아니었다.최소한 소문으로만 듣던 도박왕 허순재한테는 악한 감정이 없었다.“어제 뵈러 오고 싶었는데 김 회장님께
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이 이 정도로 칼 같다니. 김청미한테 모든 죄를 떠넘겼다고? 진주·밀양 용전을 잃어버렸다고 분풀이하나 보네. 안동 김씨 가문과 용전한테는 가장 좋은 선택일 수 있겠지만 김청미한테는 너무나도 잔인한 현실이야. 안동 김씨 가문과 용전에서 보호해 줬다면 어쩌면 다시 해 뜰 날을 맞이할지도 모르는데...’“이 모든 것이 불공평하고, 억울하다고 느껴지면 배후자인 김현민을 불어내.”김예훈은 그림과도 같은 김청미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다.“네가 증거를 내놓으면 용문당과 용연옥에서 너의 안전을 책임져 줄 거야. 나머지 인생을 해외에서 풍족하게 살 수 있게 해줄게.”“김현민을 불라고?”김청미는 피식 웃고 말았다.“김현민은 선배랑 만난 적도 없고, 선배를 타깃으로 명령을 내린 적도 없었어. 비록 김현민이 배후자인 것은 모두 다 아는 사실이지만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는 모두 의미 없는 일이야. 심지어 내가 혼자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볼 수 있지. 김현민이 한 의미심장한 말에 내가 알아서 움직였거든.”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그냥 잘못을 인정하려고 오늘 나를 부른 거라면 이 만남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봐.”“당연히 의미 있는 일이지. 이렇게 된 이상 난 용연옥을 떠날 수 없어. 나랑 함께 지옥에 갈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해. 사실 알려줄 것이 있어서 보자고 했어. 김현민이 선배를 짓밟으려고 한 진짜 이유이기도 하지.”김예훈은 김청미더러 계속해서 말해보라고 했다.”“선배와 나를 포함한 전체 경기도 김씨 가문은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일부분으로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 족보를 봤을 때 우리 모두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수장 자리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이야. 그리고 선배 때문에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어르신이 경기도 김씨 가문을 여겨보기 시작했어.”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내가 수장 자리를 빼앗을까 봐 나를 죽이려고 했던 거야?”김청미가 나지막하게 말했다.“이 모든
기세가 하늘을 찌르던 김청미는 이미 하얀 죄수복을 입고 머리를 묶은 채 책을 읽고 있었다.그래서인지 여느 때와 달리 지적인 느낌이었다.김예훈은 그제야 알고 지내던 익숙한 김청미라는 느낌이 들었다.“장 옥주님은 역시 약속을 지키는 분이시네. 내가 감옥에 들어가기 전에 선배를 데려온 걸 보면.”김예훈이 나타나자 김청미의 표정은 감정 기복이 심했다.“용연옥 감방장님 외에 말할 수 있는 사람이 평생 없을 줄 알았는데 말이야.”김예훈은 표정 변화 없이 아무렇지 않게 의자를 끌어와 앉았다.“날 왜 불렀는데? 마음껏 욕하려고? 아니면 내 모습을 기억해 뒀다가 귀신이 되어서까지 내버려두지 않으려고?’김예훈이 말했다.“우리가 혈연관계가 있는 점을 봐서 10분만 줄게. 10분 뒤에 바로 갈 거야. 추하린 씨와 함께 진주·밀양 용전을 다스리려면 바빠.”진주·밀양 용전을 다스린다는 말에 김청미는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이내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정민아, 하은혜, 우현아, 방수아, 추하린 같은 여자한테 특별한 감정을 품고 있는거 알아. 아무리 그래도 나도 선배라고 불러주는데 어떻게 나한테 이 정도로 냉정할 수 있어?”김예훈이 어깨를 으쓱거렸다.“할수 없지 뭐. 네가 날 한두 번 죽이려고 했어? 그러고도 너를 잘해달라고? 내가 뭐 바보야? 솔직히 말해서 용연옥에 유용한 사람이 아니라면 진작에 목을 졸라 죽여버렸어.”“역시나 김 세자님은 다르네.”김청미는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사실 계속 묻고 싶었던 것이 있었어. 선배가 소문으로만 듣던 당도 부대 총사령관이 맞아?”“네가 보기엔 어떤 것 같은데?”김예훈이 냉랭하게 물었다.“난 잘 모르겠어.”김청미의 표정은 이상하기만 했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내부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의하면 김현민이야말로 당도 부대 총사령관이라고 했어. 곧 대한민국 9대 국방부 총사령관직을 맡게 될 사람이라고 하잖아.”김예훈은 콧방귀를 뀌고 말았다.“무슨 자격으로?”김청미가 담담하게 말했다.“김현민은
추하린은 반짝이는 두눈으로 김서하, 김청미, 김병욱 등을 차례대로 쳐다보았다.자기 능력으로는 진주·밀양 용전을 접수하고 진주·밀양에서 한 획을 긋기에는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 밖에도 자기가 일어서면 추씨 가문이 진주·밀양에서 제일 잘나가는 명문가로 될수있는 기회인 것도 알고 있었다.성공하면 추씨 가문의 일등 공신이고, 실패하면 추씨 가문을 구렁텅이로 빠뜨린 원흉이기도 했다.추씨 가문의 미래가 어떨지는 그녀의 손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었다.추하린은 김예훈에게 시선을 돌리면서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최근에 있었던 일을 통해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이 세상에 제 뜻대로 되는 일이 없다는 것을요. 저희 아버지는 이 바닥을 벗어나 깊은 산속에서 조용히 지내고 싶어 하셨는데 사람들이 가만두지 않더라고요. 그렇다고 해서 저희 추씨 가문이 물러나야 하는 이유는 없잖습니까. 그래서 저도 한번 도전해 보려고요!”김예훈이 손뼉을 치면서 말했다.“좋아요. 그러면 지금부터 추하린 씨가 진주·밀양 용전의 전주를 맡게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 의견 없으시죠?”...밀양 국제공항 사건은 이렇게 막을 내리게 되었다.밀양 기관에서는 이 사건의 진범이 진두준이라는 공고를 낸 것도 모자라 200억 원을 들여 국제 수배령을 내리기도 했다.용전, 용문당, 홍성에서도 상금을 추가하는 바람에 진두준은 세상에서 가장 비싼 수배자가 되고 말았다.진주·밀양 용전은 오늘부로 주인이 바뀌게 되었다.이 사건의 최대책임자인 김청미는 용연욕에 끌려가 심층 심문을 받게 되었다. 나라를 팔아먹은 경황이 있는지 더 확인해 보려는 의도였다.이번 사건으로 용전에서 입은 피해는 어마어마했다....다음 날 아침, 진주 빅토리아 항구 5성급 호텔에서 자고 있던 김예훈은 전화 한 통을 받게 되었다.로비로 내려갔을 때, 오래 기다리고 있던 장덕수를 만나게 되었다.“어르신.”김예훈은 용연옥 옥주인 장덕수에 대해 존경하는 마음이 컸다.어제저녁 용인주, 하은우, 박인철 등은 급한 사정이 있어 밤을
“김 회장님께서 진주와 밀양의 중요성을 알고 계신다면 외부인은 관리하기 어려운 곳인 것도 아실 텐데요? 진주·밀양 용전의 독자적 운영과 고위층 퇴임은 약속드릴 수 있지만 한 가지 조건이 있다면 그 관리자가 진주·밀양 사람이었으면 합니다. 김 회장님께서 약속하신다면 저 또한 약속을 지켜드리죠. 하지만 김 회장님께서 동의하지 않으신다면 없었던 일로 합시다. 용문당에서는 저희 용전에 복수하고 싶으신 대로 하셔도 좋습니다.”늘 우아함을 지키고 있던 김서하는 순간 자기편을 들어주는 성격이 드러나고 말았다.보여주는 태도를 봐도 어느정도 선을 지켰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 보였다.김서하의 뜻을 알아차린 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진주와 밀양은 안동 김씨 가문의 구역이었다.용의 부대, 용연옥, 용전과 용문당 간의 단결을 위해 대가를 치르겠다고 해도 모자랄판에 이런 재미있는 요구를 내놓을 줄 몰랐다.진주·밀양 상류인사 중에서 용전을 진압할 만한 사람 중에 상대하기 쉬운 사람은 없었다.대부분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사람이거나 그 가문과 밀접히 연관된 사람이었다.간단히 말해서 김예훈이 김서하의 요구를 들어주면 그 누구를 관리자로 선택하든 진주·밀양 용전은 안동 김씨 가문의 손에 들어갈 것이 뻔했다.김서하는 양보하는 척하면서 자신의 태도를 강경하게 보여주었다.이에 용인주, 장덕수 등은 하나같이 심각한 표정으로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잘 따져보면 김예훈이 직접 진주·밀양 용전의 수장을 맡기에는 어려웠다.외부인으로서는 진주·밀양에 발붙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어디 가서 적합한 후보자를 찾지?’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더니 김서하를 향해 피식 웃었다.“사모님께서 제 조건을 들어주신다는데 제가 어떻게 사모님 조건을 거절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후보자를 용전에서 직접 뽑는 건 좀 그렇지 않을까요?”김서하가 담담하게 말했다.“당연히 김 회장님께서 직접 뽑는 거죠.”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김청미, 김병욱과 곽영현은 가소롭다는 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