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아, 이번에는 끝장날 거야, 그 능력으로 어떻게 YE 투자 회사를 해결할 수 있겠어? 내가 알아본 바로는 YE 투자 회사의 새로 부임한 대표가 워낙 조용하고 신비로워서 아무도 그를 본 적이 없대."정씨 일가의 가족회의가 끝난 뒤, 정가을과 정지용 두 사람이 같이 자리를 떴다, 정가을이 차가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정민아의 능력으로 보면 이 일을 해결할 수 없을 거야, 하지만 문제는, 정민아는 이미 여러 차례 투자 사안을 해결했어, 이번에도 의외의 상황이 생길까 봐 두려워, 만약 정민아가 우리 회사의 재무를 맡게 된다면 우리 둘의 앞날이 걱정돼." 정지용은 전혀 걱정 없는 눈치였다."뭐가 걱정이야? YE 투자 회사의 대표와 잠자리를 한다면 모를까, 근데 정민아 같이 찌질한 놈과 사는 여자를 부자들이 좋아하겠어? 엮이는 것만으로도 재수 없다고 생각할 거야!" 정가을이 악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그녀는 이미 정지용과 같은 배를 탄 사람이다, 만약 정민아가 회사를 차지하게 된다면 그녀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그러면 다행이고." 정지용이 한숨을 내쉬며 음흉한 표정을 지었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미리 준비해야 할 것 같다.한편, 정민아의 포르쉐 안.정민아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다, 방금 김예훈이 그녀한테 문자를 보내 이 일을 해결하겠다고 약속하고 조건을 제시하라고 했다, 비록 아까는 당당했지만 그 자리를 나오니 좀 어질어질했다."예훈씨, 하은혜한테 전화하면 이 일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게 정말이야?" 시동을 건 후 정민아가 불안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뭐? 이 일을 네가 민아를 꼬드긴 거야? 이런 재수 없는 놈, 똑똑히 말하는데 민아가 이 일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6000억이라는 채무를 떠안게 되는 거야! 어떤 뜻인지 알아? 널 갈기갈기 찢어서 팔아도 그 많은 돈을 구하지 못해!" 임은숙은 정민아의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고 분명 무슨 방법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김예훈이 뒤에서 꼬드겼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지금 이 순
잠시 후, 정민아가 깊은숨을 들이쉬었다:"하 비서님, 하 비서님이 말씀하신 상황은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절 믿어주세요, 저희 정씨 일가는 절대 고의로 이런 일을 벌이지 않아요, 이 쇼핑센터 프로젝트는 저희 정씨 일가한테도 아주 중요하기 때문이에요."하은혜는 한동안 침묵하더니 갑자기 웃었다:"만약 다른 사람이 와서 이런 요구를 한다면 이미 경비원에게 쫓아내라고 했을 거예요.""하지만 정민아 씨를 만나러 오기 전에 대표님께서 당부하셨어요, 지난번 가 무척 마음에 드셨다고 해요, 그래서 정민아 씨한테 다시 한번 기회를 주겠다고 하셨어요, 정씨 일가에서 이번 일을 교훈으로 삼고 더 이상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요.""만약 또다시 불미스러운 일이 생긴다면 그때는 대표님께서도 다시 기회를 주시지 않을 거예요."이리 쉽게 해결되었다고?대표님께서 기회를 주셨다고?김예훈이 무심하게 언급했을 때, 비록 그를 믿고 있지만 마음속으로 자신이 없었다, YE 투자 회사에서 때문에 정말로 이 일을 없던 일로 하겠다고 하다니."하 비서님, 농담 아니죠?" 정민아가 말했다."당연히 농담 아니죠, 대표님께서 당부하신 일이에요, 제가 어떻게 감히 농담을 하겠어요, 이제 곧 사람을 보내 고소장을 철회할 거예요, 정민아 씨는 걱정하지 말고 쇼핑센터 프로젝트의 일에 집중하세요, 저희도 쇼핑센터가 준공되는 날을 기대하고 있어요." 하은혜가 미소를 지었다.정민아는 지금 어리둥절하다, 꿈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자그마치 6000억의 배상금이다, 이렇게 큰일을 이리 쉽게 해결한다고? 어떻게 이리 쉬울 수가 있지?"하 비서님, 그 말이에요, 정말로 이렇게 큰 보답을 받을만한 가치가 있는 거예요?" 정민아가 낮은 목소리를 말했다."물론이에요..." 하은혜가 미소를 지었다, "이건 우리 민족의 전대미문의 명화예요, 대표님께서 이런 국보는 잘 보호해야 한다고 하셨어요, 이런 국보들이 해외로 유실되지 않는 것이 다행이라고 하시면서 그거에 비하면
바로 이 결정적인 순간, 정가을이 갑자기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정지용의 사무실로 뛰어 들어왔다, 그녀의 얼굴 화장이 모두 번졌다."지용, 큰일 났어! 그 얘기 들었어?!""귀신이라도 봤어? 왜 이렇게 급해?" 정지용이 담담하게 말했다."방금 법무팀을 지나가는데 YE 투자 회사 쪽에서 고소장을 철회했다고 했어!" 정가을이 충격적인 얼굴을 하고 있다, 하룻밤 사이에 어떻게 이런 큰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정지용이 이 말을 듣고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잘못 들은 거 아니야? YE 투자 회사처럼 그렇게 큰 회사가 이랬다저랬다 하겠어? 그저께 보내온 고소장을 오늘 아침에 철회했다고? 이게 무슨 장난 짓도 아니고?""진짜야, 지금 회사 전체가 이 일로 시끄러워, 게다가 그쪽 변호사가 와서는 엄청 친절한 태도를 보였대, 전에 왔을 때 거들먹거리던 태도와는 전혀 상반되었다고 그랬어!" 정가을이 공포에 질인 표정을 지었다."뭐?" 정지용이 흥분한 나머지 의자에서 떨어졌다, 그가 낭패스러운 표정으로 일어서서 이를 갈며 말했다, "그럴 리가? YE 투자 회사의 고위 임원에게 들은 소식이야, 듣기로는 YE 투자 회사의 고위 임원진들이 엄청 화가 났다고 했어, 어떻게 고소장을 철회할 수 있는 거지?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야!”"나도 믿어지지 않아, 하지만 법무팀 쪽에서 잘못 알고 있을 수가 없잖아." 정가을도 어제 정민아가 이 일을 해결하지 못할 거라고 굳게 믿었다.하지만 지금 고소장마저 철회하였다, 이 일이 어떻게 거짓일 수 있겠는가?정지용의 안색이 엄청 어두웠다, 이번에는 정민아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또 이런 사달이 났다.만약 정민아가 회사의 재무를 관리하게 된다면 그뿐만 아니라 정씨 일가의 사람한테 모두 악몽이 될 것이다."가자, 법무팀에 가서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확인해보자!" 정지용이 말을 마치자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전화를 끊은 후, 그의 안색은 엄청 어두워졌다.정가을이 초조한 표정으로 말했다:"왜?""할아버지께서 우리 모두
정동철이 담담하게 웃으며 정지용을 쳐다보지도 않고 계속 말했다:"민아는 우리 정씨 일가의 기둥이야, 쇼핑센터 프로젝트의 담당자이기도 하고 재무 매니저를 겸하고 있어, 민아가 고생이 많을 거야, 어깨의 짐이 너무 무거운 것 같아서 내가 민아를 도와줄 사람을 선택했어.""지용, 심사숙고해 보니, 그 자리는 네가 가장 적합한 것 같구나, 오늘부터 네가 바로 우리 정씨 일가의 부회장이야, 넌 최선을 다해 민아의 일을 돕고 우리 가문을 위해 힘을 보태야 한다, 알겠니?"이 말이 끝나자 사람들이 멍한 표정을 지으며 서로를 쳐다보았다, 정동철이 이런 결정적인 순간에 정지용을 승진시킬 거라고는 누구도 생각지 못한 일이었다.문제는, 정지용은 최근에 눈에 띄는 활약이 없을 뿐만 아니라 정씨 일가에 폐만 끼쳤다, 그로 인해 정씨 일가는 여러 차례 파산에 직면했었다, 그런데 부회장으로 임명한다고?보아하니, 정동철은 정지용을 후계자로 정한 것 같다.왜냐하면, 말로는 정지용이 정민아를 협조한다지만, 사실은 정민아를 제한하고 감독하는 것이다, 재무든 쇼핑센터 프로젝트든, 아마도 앞으로 서로 부딪힐 일이 많을 것 같다.정민아가 이를 악물었다.정동철의 말은 흠잡을 데 없었다, 그가 한 약속을 지켰으니 정씨 일가의 사람들도 할 말이 없게 되었다.그러나 사실은? 정동철은 여전히 자신을 믿지 않았다, 회사가 자기 손에 넘어갈까 봐 걱정했고 정지용이 훗날 회장 자리에 오르는 길에 자신이 걸림돌이 될까 봐 걱정했다.아무리 자신이 정씨 일가를 위해 많은 일을 해도 정동철한테는 정지용보다 못한 존재였다!정씨 일가의 사람들은 잠시 놀라더니 이내 하나같이 웃음을 지었다.그들은 곧 왜 이러는지 알게 되었다, 바로 교묘하게 명분을 앞세워 정씨 일가에서 정민아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려는 것이었다.처음부터 끝까지 정지용이야말로 정씨 일가의 유일한 후계자였다, 정민아의 권력이 클수록 그녀에 대한 거리낌만 커지게 될 것이다.정지용 미소를 지었다, 벼랑 끝에서 다시 되살아난 것이다!그가 미소를 지
"할아버지께서 내 짐을 덜어준다는 명목으로 부회장 자리를 정지용에게 주셨어, 그리고 일이 있으면 정지용과 상의해서 진행하래." 정민아가 화가 난 얼굴로 말했다."그랬구나, 네가 정씨 일가에서 권력을 잡는 것을 막기 위해 이렇게 까지 뻔뻔한 짓을 할 줄은 몰랐네." 김예훈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근데 분명 지난번에 약속했단 말이야, 내가 이번 일만 해결한다면 정씨 일가의 쇼핑센터 프로젝트와 재무 관리 권한을 나한테 전적으로 맡기겠다고!" 정민아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도저히 이해되지 않았다."그거야 뻔한 일이지, 정씨 일가에서의 네 권위가 높아져 정지용의 지위에 영향을 미치는 걸 원하지 않고 있어, 어르신한테는 정지용이야말로 정씨 일가의 후계자이니까!" 김예훈이 말했다."왜? 내가 손을 떼는 건 두렵지 않은 거야?" 정민아가 불만이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 "YE 투자 회사 쪽에서 또다시 정씨 일가에 기회를 줄 것 같아? 내가 가문의 일에 상관하지 않으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 것 같아?""YE 투자 회사에서는 정씨 일가에 기회를 줄 수도 안 줄 수도 있어, 하지만 문제는 당신이 정씨 일가를 떠날 수 있어? 가문을 버릴 수 있냐고?" 김예훈이 물었다.정민아가 흠칫했다, 그녀를 낳아주고 키워준 가문이다, 그녀는 가문에 보탬이 되려고 최선을 다했었다, 어렵게 오늘 이 자리까지 왔는데 어떻게 쉽게 포기할 수 있겠는가?"그것 봐, 이게 어르신이 널 잡고 흔들 수 있는 이유야, 네가 정씨 일가를 떠나지 않는다는 걸, 정씨 일가에 일이 있으면 네가 어떻게든 해결할 거라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야." 김예훈이 한숨을 쉬었다, 가끔은 정민아가 단순한 건지 마음이 약한 건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게 김예훈이 가장 좋아하는 점이었다.정민아가 어떤 결정을 하든 김예훈은 간섭할 생각이 없다, 게다가 정씨 일가의 회사는 확실히 괜찮은 회사이다, 바깥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정민아가 정씨 일가의 회사에서 천천히 배우고 소
그는 어디까지나 외부인이다, 단지 결정적인 순간에 권고할 뿐, 사실 정동철이 결정한 일에 대해 반박할 사람은 거의 없었다.그리고 정동철은 정민아가 바보 같은 짓을 하지 않을 거라고 믿고 있다.그녀도 정씨 일가의 빽이 있어야 잘 먹고 잘살 수 있으니까, 일단 정씨 일가가 망하게 된다면 그녀 또한 고생길이 열리게 될 것이다.정동철이 고개를 저으며 숨을 크게 들이쉬고 말했다:"사실, 내가 제일 걱정되는 건, 정민아의 공이 갈수록 커지는 것이야...""결국은 여자애이니 온전히 우리 집안 사람이라고 할 수 없어, 만약 점점 권위가 높아져 회장이 된다면 우리 정씨 일가는 김씨 일가가 될지도 몰라!""맞는 말씀입니다, 정씨 일가는 절대 다른 사람 손에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 비서도 이번에는 찬성하는 표정을 지었다, 만약 정씨 일가가 외부인의 손에 넘어간다면 회장 비서인 자신에게도 그 영향이 미치게 될 것이다.......남해시 번화가, 한 고급스러운 카페 안.김예훈과 정민아가 같이 앉아있다, 맞은편에는 조이영과 안지희가 앉아있다.카페 안, 이렇게 아름다운 여인 세 명이 함께 앉아 있자 많은 사내들의 시선을 끓었다.옆에 앉아 궁상맞은 모습으로 휴대폰을 가지고 놀고 있는 김예훈, 지금 이 순간 얼마나 많은 부러운 눈빛이 자신을 향하고 있는지 모르고 있다.하지만 그는 전혀 개의치 않고 엄청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다, 조이영이 앞에서 다리를 떨고 있어도 전혀 관심이 없다."흥--"자신을 거들떠보지도 않는 김예훈을 보며 민망한 지 콧방귀를 끼었다.지난번 경매회 일이 있고 난 이후, 그녀는 김예훈을 엄청 원망했다, 손건우가 그 일로 인해 아직도 그녀를 귀찮게 하기 때문이다.오늘 그녀가 이렇게 섹시한 옷차림을 하고 온 건, 김예훈을 망신 주려고 한 것인데, 이 남자가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아참, 민아야, 너 설마 정말 이 자식이랑 동창회에 같이 갈 거야?" 안지희가 옆에서 우물쭈물 입을 열었다.
"당연하지, 내 남편이잖아." 정민아가 당연하다는 표정을 지었다."근데 예전에는 데리고 안 갔잖아?" 안지희가 호기심이 가득해 물었다."신경 쓰지 마, 능력 있으면 너도 남자친구를 데리고 오던가?'안지희가 "쳇"하고 콧방귀를 끼며 불만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민아야, 내가 뭐라 하는 게 아니라, 김예훈 저 찌질한 놈을 데리고 가면 너만 창피할 거야, 어떤 애들은 그걸 보면 기뻐하겠지.""누구?" 정민아가 멍한 표정을 지었다.“주영 말이야! 잊었어? 대학교 때 주영이 좋아했던 남자들은 하나같이 널 좋아했잖아, 고백만 하면 차였으니 널 죽이고 싶을 심정이었을 거야.""듣기로는 최근 몇 년 동안 해외에서 잘 나간대, 성형도 해서 엄청 예뻐졌다고 들었어, 이번에 동창회 때문에 귀국했다고 하던데 너 때문에 참석하는 거겠지! 민아야, 제발 생각 좀 하고 살아." 안지희가 걱정된다는 듯 입을 열었다."주영 말이야, 운이 정말 좋은 것 같아, 듣기로는 온라인에서 가짜 사진으로 재벌 2세와 연애했다고 하던데, 그 남자가 매일 주영한테 돈을 준다고 들었어, 반년은 훌쩍 넘게 줬다고 들었어.""그러다가, 두 사람이 만나기 전에, 주영이 과감하게 그 돈으로 성형했대, 남편 되는 사람이 걔한테 흠뻑 빠지게 되었나 봐, 지금 잘살고 있대, 단체방에서 맨날 명품 가방 자랑질, 별장, 스포츠카 자랑질이야."조이영도 한숨을 쉬었다, 주영을 좋아하지도 않고 성형한 얼굴도 마음에 들지 않지만 주영은 지금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다. 보통 사람들은 전혀 상상할 수 없는 그런 삶을 말이다."결혼했어?" 정민아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이런데 전혀 관심 없다."결혼했어, 우리 셋도 초대했는데 우리가 참석하지 않았어, 잊었어?" 안지희가 말했다."하아..." 안지희가 또 한숨을 쉬더니 다시 한번 김예훈을 위아래로 훑어보고 말했다, "찌질한 김예훈, 네가 만약 남자라면 민아를 따라 동창회에 가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민아가 너때문에 매번 동창들한테 조롱당하고 있어, 하아...
"이건 너희 오빠가 준 거야." 김예훈이 무심하게 입을 열었다."명수 오빠? 그럴 리가? 이 차는 최소한 3억 5천은 넘는 차야, 근데 너한테 줬다고?" 안지희가 경멸의 표정을 지었다, 김예훈 이 자식은 너무 잘난 척한다, 어디서 빌려온 차를 가지고 선물을 받았다고 하니 창피하지도 않은지?동창회에 갈 때 고급 차 한 대를 빌려 잘난 척하는 건 흔한 일이다, 하지만 이 인간, 거짓말도 좀 그럴싸하게 해야지? 이런 초라한 옷차림으로 포르쉐를 몰고 가면 자기 차라는 걸 어느 누가 믿겠는가?김예훈은 운전하면서 설명하기 귀찮아 사실대로 말했을 뿐이다, 근데 정말 믿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포르쉐는 교외의 온천 리조트를 향해 빠르게 달려갔다.이 온천 리조트는 남해시에서 꽤 유명한 곳이었다, 피로를 풀고 피부를 가꾸고 미용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여 평소에 이곳에 와서 방을 예약하는 사람이 엄청 많다. 이곳에서 온천을 즐기는 건 말할 것도 없고 식사를 하는 것도 예약해야 해서 일반인들은 거의 예약이 안 되는 상황이다."안지희, 이 온전 리조트의 VIP 레스토랑은 반년 전부터 예약해야 한다고 들었어, 도대체 누가 이렇게 대단해서 동창회를 이곳에서 하기로 한 거야?" 정민아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안지희가 콧방귀를 끼며 말했다:"주영의 남편, 듣기로는 주영의 남편 집안이 이곳에 지분이 있다고 하던데, 대표가 남편의 외삼촌이라고 했어."정민아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주영의 남편이 이렇게 능력 있는 사람이었다니, 이 온천 리조트의 지분도 갖고 있으니 잘사는 집안인 게 분명하다."온천 리조트의 대표가 백욱 아니야? 남해시 백씨 가문의 사람, 리조트는 백씨 가문의 사업인 거지."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어머, 백씨 가문의 사업이라는 것도 알아? 그럼 백욱이 어떤 사람인 줄은 알고 있어? 백씨 가문의 후계자야, 듣기로는 능력도 있고 사람 됨됨이도 괜찮대, 중요한 건 서른이 넘었는데 아직 미혼이라는 거야, 진정한 골드 미스터지!" 조이영이 기대의 눈빛으
차가운 목소리가 갑작스럽게 룸에서 울려 퍼졌다.사람들은 소름 끼치는 느낌에 본능적으로 주위를 살피기 시작했다.나름대로 자기 실력에 자신 있던 사람들도 상대방이 보이지 않아 간담이 서늘해졌다.얼굴을 부여잡고 있던 진세은은 멈칫하고 말았다.“라이언 킹 님,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저희 홍성파를 거들떠보지도 않는 이놈을 죽여주시기를 바랍니다.”라이언 킹이라는 이름을 듣는 순간 진주·밀양 사람들은 심각한 표정으로 한숨을 크게 들이마셨다.라이언 킹은 홍성파 중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소문으로는 홍성파가 외래침략을 막으려고 그녀를 해외에서 고가로 모셔 왔다고 했다.그런데 그런 사람이 진세은 옆을 지킬 줄 몰랐다.라이언 킹만 있으면 진세은은 절대적으로 안전했다.소문으로는 라이언 킹이 곧 무신 급 실력자가 될 장병급 실력자라고 했기 때문에 김예훈이 죽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장병급과 장벽급 사이에도 크나큰 차이가 있어 추문성이라고 해도 그를 보호해 줄 수가 없었다.라이언 킹 앞에서는 이제 막 장병급이 된 추문성은 아무것도 아니었다.홍성파에서 숨겨둔 실력자가 그야말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젊은이, 홍성파와 야마구치파는 너같이 보잘것없는 사람이 건드릴 만한 존재가 아니야. 지금 기회를 줄게. 자기 뺨을 열대 때리고, 타케이 도련님을 살려주면 목숨만은 구제해 줄게. 만약 이 기회를 거절하면 내가 직접 너의 사지를 찢어버릴 거야.”마치 저승사자의 말투처럼 차갑고 음흉하기만 했다.사람들은 그대로 소름이 끼치고 말았다.이때, 누군가 귀신처럼 창문을 통해 들어와 모습을 드러냈다.검은 복장에 드리워진 금발 머리를 한 이는 어마어마한 포스를 풍기고 있었다.길에서 만났다면 폐지 줍는 할머니라고 오해했을 수도 있었다.그녀의 발이 바닥에 닿은 순간, 타일이 아무런 소리 없이 가루로 변해버리고 말았다.이런 어마어마한 포스에 사람들은 한숨을 크게 들이마셨다.이 기세에 눌린 사람들은 바닥에 무릎을 꿇기도 했다. 그야말로 천하무적의 기세에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장병급 실력자인 추문성 앞에서는 아무리 홍성파라고 해도 아무것도 아니었다.진주·밀양 용전 사람들이 움직이기도 전에 모든 것이 끝나버리고 말았다.표정이 확 변한 진세은은 룸을 벗어나고 싶었다.“진세은 씨, 저를 아직 죽이지도 못했는데 이대로 도망치려고요? 너무 예의가 없는거 아니에요? 여기가 오고 싶으면 오고, 가고 싶으면 가도 되는 그런 곳인 줄 알았어요?”김예훈은 일어나 진세은 옆으로 다가가 그녀의 얼굴을 툭툭 쳤다.마법에 걸린 것처럼 온몸이 굳어버린 진세은은 뒤로 물러서고 싶어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뭘 어쩌려고 이러는 거예요? 어디 제 털끝 하나 건드려 보든가요!”밖에서 달려 들어오려던 홍성파 부하들은 추문성과 진주·밀양 용전 사람들에 의해 제지당하고 말았다.“그게 어려운 줄 알았어요?”김예훈은 검지로 진세은의 턱을 들어 올리더니 뺨을 두 대 때렸다.쨕! 쨕!진세은의 얼굴은 뺨 자국이 나 있는 채로 퉁퉁 부어오르기 시작했다.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태생 미인이라 여전히 예뻤다.“얼굴에 손댔는데 뭐 어쩔 거예요?”어릴때부터 맞아본 적 없는 진세은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김예훈! 죽여버릴 거야!”쨕!김예훈이 또 그녀의 뺨을 때렸다.“나를 죽여버리겠다고? 지금 네 목숨이 내 손에 달려있다는 거 몰라?”쨕!“이 바닥에서 지낸 세월이 얼마인데 이런 상황에서는 용서를 빌어야 한다는 거 몰라? 그런데 감히 날 협박해? 미쳤어?”쨕!“어떻게 일본인을 도와 같은 대한민국 사람을 괴롭힐 수 있어. 넌 치욕스러운 것이 뭔지 몰라?”쨕!“지금이 어느 때인데 아직도 내 앞에서 잘난 척하는 거야. 어디서 나온 용기인 거냐고.”한마디 할 때마다 때린 바람에 진세은은 뺨을 열몇 대씩이나 맞고 말았다. 얼굴이 퉁퉁 부어오른 진세은은 마지막 오만감과 자존심마저 모두 상실했다.퍽!김예훈은 진세은을 발로 걷어차 허유주 앞에 무릎을 꿇렸다.“허유주가 용서할 때까지 무릎 꿇고 있어. 함부로 일어서는 순간 죽은 목숨일 거야
퍽!바닥에 무릎 꿇고만 사카모토 류이치는 시체로 변해 온몸이 굳어버리고 말았다.분명 야마구치파의 장로이자 탑 장병급 실력자인데 어떻게 대한민국의 평범한 젊은이한테 패배할 수 있는지 몰랐다.아무리 이해되지 않고, 믿기 어렵다고 해도 바뀌지 않는 현실이었다.현장이 쥐 죽은 듯이 조용해지고, 사람들은 놀라운 표정으로 당도를 쥐고 있는 추문성을 쳐다보았다.몇몇 일본인들은 꿈인지 생시인지 확인해 보려고 자기 뺨을 때리기도 했다.그렇게 대단한 사카모토 류이치가 대한민국의 젊은이한테 죽임을 당하다니.눈가를 파르르 떨고 있던 무신 급 실력자인 김현민은 바로 추문성이 최근에 고수의 지도를 받았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것이 아니라면 이 정도의 실력을 보일 수가 없었다.그러다 시선이 김예훈을 향하게 되었다.‘설마 저 새끼가 추문성을 가르친 건가? 그래서 추씨 가문에서 기꺼이 저 자식을 모시는 건가?’이런 생각에 김현민의 눈빛에는 살기가 더욱 진해졌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수장 자리가 김현민의 가장 든든한 뒤패였기 때문에 아무도 이 자리를 위협하는 사람이 없어야 했다.김예훈을 죽이진 못해도 그를 철저히 짓밟아 버리고 싶었다.이때 정신을 차린 진세은이 이를 꽉 깨물면서 사악한 미소로 말했다.“우리 홍성파, 야마구치파랑 끝까지 해보시겠다? 그러면 기꺼이 함께해 드리죠.”진세은의 표정은 극도로 어두웠다.사카모토 류이치가 죽고, 타케이도 목숨을 구제할 수 있을지 몰랐기 때문에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었다.야마구치파에 제대로 설명을 내놓기 전에 자기가 모든 죄를 뒤집어쓸지도 몰랐다.그래서 자기 앞날을 위해서든, 홍성파의 체면을 위해서든, 야마구치파한테 밉보이지 않기 위해서는 김예훈을 죽여버려야만 했다.이때 진세은의 명령하게 수십 명의 홍성파 부하들이 살기를 뿜어내면서 다가왔다.“죽여버려!”홍성파 부하들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허리춤에서 총을 꺼내 김예훈과 추문성에게 총구를 겨눴다.긴장감의 극치에 도달한 순간, 어느 누가 움직이기라도 한다면 여기가
사카모토 류이치가 누구인가?’일본 야마구치파의 장로이자 탑 장병급 실력자인 그는 곧 무신 급 실력자로 거듭날 사람이었다.그런데 진세은은 추문성이 그저 밀양 추씨 가문의 도련님인 줄로만 알고 있었다.‘그런데 탑 장병급 실력자를 이렇게 쉽게 무너뜨린다고?’다른 사람들이 반응하기도 전에 추문성은 차가운 표정으로 앞으로 다가가 또다시 당도를 휘둘렀다.아무런 기교도 없이 그저 쏜살같이 휘두를 뿐이었다.김예훈의 말대로 살벌한 무술 세계에선 스피드가 생명이었다.사카모토 류이치는 그의 공격을 막아보려고 다시 검을 들었다.쨍그랑!당도와 검이 서로 마주친 순간, 사카모토 류이치는 표정이 확 변하고 말았다.다음 순간, 사카모토 류이치는 타케이가 있는 곳까지 연신 물러서서야 중심을 잡을 수 있었다.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사카모토 류이치는 입에서 피를 뿜어냈다.진세은 등은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언제부터 이렇게 대단한 실력을 갖추고 있었던 거야?’김현민도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추문성을 힐끔 쳐다보게 될 정도였다.그제야 사람들은 김예훈이 왜 허유주 대신 사과를 받아내겠다고 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추문성 같은 고수가 지켜주고 있어서 그럴만한 용기가 있었다고 생각했다.추문성의 실력에 감탄하고 있던 진세은 일행은 의기양양해하는 김예훈을 가소롭게 쳐다보았다.“이런 제기랄!”대한민국 젊은이한테 패배하자 사카모토 류이치는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이때, 그가 오른손을 휘두르는 순간 수십 자루의 비수가 날아왔다.쨍! 쨍! 쨍!이때 추하린이 손에 쥐고 있던 당도로 모든 비수를 막아냈다.옆에서 구경하고 있던 홍성파 사람들이 반응하기도 전에 이 비수들은 그들의 몸에 박히고 말았다.비명을 지르기도 전에 이들은 하나같이 시커메진 얼굴을 하고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홍성파 사람들이 순식간에 몇십 명이 쓰러지자, 현장 분위기는 얼어붙고 말았다.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 진세은은 표정이 일그러지고 말았다.“이런 제기랄!”자기 공격으로 자기편을 죽여버린
사카모토 류이치가 최선을 다해봐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타케이가 더이상 거품도 토해내지 않고, 경련을 일으킬 힘도 없는지 호흡이 고르지 않는 것을 보니 더이상 오래 버티지 못할 것만 같았다.진세은은 타케이가 이대로 자기 앞에서 죽어버리면 야마구치파의 심기를 건드릴까 봐 무섭기 그지없었다.진세은은 김예훈이 무섭긴 해도 이를 꽉 깨물면서 말했다.“1분만 줄 테니 타케이 도련님을 당장 살려내요. 아니면 사지를 갈기갈기 찢어버릴 거니까요.”김예훈이 어깨를 으쓱거리면서 말했다.“그래요? 그러면 어떻게 저를 갈기갈기 찢어버릴 건지 한번 지켜볼까요?”딱.이때 김예훈이 또 한 번 손가락을 튕기자, 타케이는 온몸이 굳어버리면서 눈알까지 튀어나와 코와 입에서 피가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그 참담한 모습은 마치 언제든지 숨을 거둘 것만 같았다.아까까지만 해도 어떻게 해보려던 진세은은 더이상 움직이지도 못했다.바로 이때, 옆에서 지켜보기만 하던 김현민이 갑자기 무언가 생각났는지 말했다.“타케이 도련님은 심장병을 앓고 있어. 거기다 파란색 알약을 드셨으니 자극적인 소리만 내도 심장이 견디지 못하는 거고. 그러니까 손가락을 튕기는 건 파란색 알약을 드신 타케이 도련님한테나 먹히는 기술이라고.”김현민은 그래도 눈앞에 보이는 것에 속아 넘어가지 않고 바로 진실을 밝혔다.그러면서 속으로는 이러한 상황에서 김예훈이 손가락을 튕기는 것만으로 현장을 압도한 것에 감탄하고 있었다.멈칫한 허유주는 다시 아까 있었던 일을 돌이켜보았다. 타케이가 파란색 알약을 먹었을 때 가슴을 움켜쥐고 있었던 것이 생각나 어쩌면 정말로 심장병을 앓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러다 진세은도 정신 차리고 김현민에 대한 무조건적인 믿음에 다시 안색이 밝아졌다.김예훈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든 이제는 그를 죽여버릴 자신이 있었다.“세 번째로 손가락을 튕기지 않는 이상 타케이 도련님은 다시 살아날 수 있어. 그런데 세 번째로 손가락을 튕기는 순간 무조건 목숨을 잃게 돼.”김현민의 판단에
“꺅!”처참한 비명과 함께 타케이는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거품을 토해내면서 경련을 일으켰다. 마치 누군가 비수로 심장을 찌르고 있는듯했다.기세가 하늘을 찌르던 아까와는 달리 지금은 고통스러울 뿐이었다.살려달라고 말할 힘도 없는 타케이는 유일하게 할수 있는 것이 비명과 경련뿐이었다.이 모습은 그야말로 죽기보다도 못해 보였다.“타케이 도련님!”“어떻게 된 일이지?”“저놈이 무슨 마법이라도 건 거야?”경련을 일으키고 있는 타케이를 보고있던 진세은과 일본인들은 제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김예훈이 손가락을 튕기는 바람에 타케이가 쓰러질 줄 몰랐다.우연인지, 김예훈한테 진짜 그런 능력이 있는 건지는 몰랐다.이때 겸손을 지키던 야마구치파 어르신 한명이 표정이 일그러지고 말았다. 그러다 갑자기 무언가 생각나는 것이 있는지 타케이한테 달려가 오른손으로 그의 가슴에 있는 맥을 짚었다.일본 야마구치파의 장로인 사카모토 류이치는 타케이의 전담 보디가드였다.의술과 무술에 능통한 그는 타케이 몸에 있던 심장약을 꺼내 그의 입에 넣어주었다.한 알이면 바로 효과 보던 약이 아무런 작용 없자 타케이는 여전히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사카모토 류이치는 표정이 변하더니 주사기 하나를 꺼내 빨간 액체를 타케이 몸에 주입했다.하지만 여전히 아무런 작용도 없자 은침을 꺼내 신속하게 여기저기 꽂았다.김예훈은 그 모습을 흥미진진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마지막 침이 꽂히는 순간, 타케이는 그제야 한숨을 내쉬었다.이때 김예훈이 배시시 웃으면서 말했다.“아무리 의술이 좋아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을 거예요. 이 사람은 이미 병신이 되어버렸거든요.”이때 타케이의 안색이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또다시 경련을 일으키고 말았다. 몸에 꽂혀있던 은침이 휘어지는 바람에 더욱 고통스러워 바닥에서 뒹굴기 시작했다.진세은이 심각하게 쳐다보면서 말했다.“이봐요, 당신이 한 짓 맞죠? 도대체 타케이 도련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예요?”김예훈을 쳐다보던 사람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손가락을 튕겼
김현민이 떠나자, 뒷짐을 쥔 진세은이 김예훈 주위를 맴돌면서 비웃었다.“김 도련님, 오늘 인생 수업 잘 받으셨어요? 이제는 진주·밀양에서 함부로 나서면 안 된다는 걸 아셨죠? 당신과 같이 보잘것없는 사람이 이런 결말을 맞이할 거라는 걸 몰랐죠?”진세은 전세 역전에 의기양양한 표정이었다.오늘 김예훈과 허씨 가문에 짓밟힐 줄 알았는데 김현민이 알게 모르게 자신과 타케이의 편을 들어줄 줄 몰랐다.‘나만 만났으면 몰라도 어떻게 저 자식은 재수 없이 김현민 도련님을 만날 수 있어.’김예훈이 어떤 능력으로 김현민을 건드렸는지는 몰랐지만 진세은은 똑똑한 사람이라 김현민의 태도에서 그가 김예훈을 죽여버리고 싶다는 걸 알고 있었다.진세은은 얼마든지 그의 뜻을 만족시켜 주고 싶었다.홍성파를 건드린 사람을 죽일 수도 있고, 또 진주·밀양 안동 김씨가문의 차기 수장인 김현민한테 잘 보일 수도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 봐도 밑지는 장사는 아니었다.김예훈이 여유작작 차를 마시면서 말했다.“인생 수업 잘 받았어요. 저도 이런 결과를 맞이할 줄 몰랐네요. 그래도 진주·밀양에는 공평하게 상황 수습할 만한 능력 있는 사람이 있을 줄 알았는데 말이죠. 이제 보니 진주·밀양도 그저 그렇네요.”“이봐, 이런 쓸데없는 말 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어.”타케이는 앞으로 한 발짝 나서서 차가운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이제는 네가 우리한테 사과해야할 것 같은데? 시체라도 보존할 수 있게 무릎 꿇고 있을래? 아니면 끝까지 해볼 작정이야?”이때 타케이의 손짓하나에 일본인들은 가소로운 표정으로 허리춤에 있던 검을 꺼냈다.진세은 역시 타케이의 손을 잡고 김예훈을 죽이려고 홍성파 부하들을 데리고 앞으로 나섰다.이때 김예훈이 찻잔을 내려놓으면서 말했다.“타케이, 여자랑 잠자리를 가지려면 약까지 먹어야 하는 놈이 내 앞에서 무슨 잘난 척이야. 내가 너한테 기회를 줄게. 네가 알아서 너 자신을 고자로 만들어 버리면 목숨만은 구제해 줄게. 병신을 죽이기에는 아무런 성취감이 없을 거란 말이야.
이때 김현민이 차가운 표정으로 타케이를 힐끔 쳐다보았다.200억 원은 그에게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타케이의 태도에 무척 만족스러운 모양이다.타케이는 은혜에 보답할 줄 아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손잡아도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야마구치파는 일본 6대 파벌 중의 하나로써 실력이 강했기 때문에 오늘 타케이의 체면을 지켜준 것이다.김현민은 굳이 거절하지 않고 우정이 맺어진 의미로 이 200억 원을 받기로 했다.하지만 김현민은 멍청한 사람이 아니라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타케이를 쳐다보면서 말했다.“타케이 도련님께서 이 정도의 성의를 보여주는 걸 보니 원하는 다른 조건이 있나 봅니다.”“다들 대한민국이 예의지국이라고 하던데 오늘 느끼는 바가 많네요.”타케이는 품위 있는 태도를 보여주었다.“김현민 도련님, 걱정하지 마세요. 난처하게 만들지는 않을거니까요. 조건은 아주 간단해요. 바로 제 사람을 다치게 한 저 사람을 저한테 넘기는 거예요. 대가를 치르게 하지 않으면 제 부하들이 난리 칠 거예요.”타케이는 김예훈을 쳐다보는 와중에 배시시 웃으면서 허유주도 힐끔 쳐다보았다.김예훈을 손에 넣기만 한다면 허유주는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했다.“안 돼! 이런 염치도 없는 자식! 우리 김예훈 오빠를 건드렸다간 가만두지 않을 거야!”허유주는 타케이가 이런 조건을 내세울 줄 꿈도 꾸지 못했다.김현민은 김예훈도 이 자리에 있을 줄 몰랐는지 조금 놀란 표정이었다.비록 한번도 만나본 적도 없었지만, 사진으로는 수백 번 봤었다.가루로 부서져도 이 사람이 김예훈인 것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좋은 기회만 보였으면 김예훈을 바로 죽여버렸을지도 모른다.허유주가 그를 김예훈 오빠라고 부르자 김현민은 착잡한 심정이었다.이미 진주·밀양 용전을 잃어버렸는데 허씨 가문마저 잃어버릴 수가 없었다.“이런 제기랄!”김현민은 한숨을 내쉬더니 김예훈을 알아보지 못하는 척 연기하면서 타케이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내일 입금 잊지 마세요. 그리고 너희, 지금 당장 유주를 데리고 밀양
“어릴때부터, 오빠를 처음 알았을 때부터 오빠는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을 대한민국 5대 문호로 만들겠다면서 최고로 거듭나겠다고 했지. 나중에 커서 진주·밀양 젊은 층 중에서 1인자로 되어서 여전히 어릴때부터 알고 지낸 오빠이자 영웅이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어떻게 내가 일본인한테 괴롭힘당해도 가만히 있을 수 있어? 어떻게 일본인이 나를 협박할 수 있게 가만히 지켜볼 수 있냐고. 내가 얼마나 큰 영웅이라고 생각했는데. 김현민, 너는 우리 현민 오빠가 아니야! 너는 강자한테 약하고, 약자한테 강한, 일본인만 만나면 겁부터 먹는 비겁한 자식이야! 염치도 없는 자식! 이러고도 당도 부대 총사령관이라고 불리고 있다고? 칵! 퉤!”허유주는 김현민을 좋아했던 것만큼 그에 대한 실망이 컸다.김현민이 자기편을 들어줄 줄 알았는데 그한테는 그저 아무 상관 없는 사람일 줄 몰랐다.심지어 허유주를 이용해서 야마구치파가 자기한테 빚지게 만들었으니 말이다.이순간 허유주는 그제야 김현민이 얼마나 우습고 가식적인 사람인지 알수 있었다.쨕!김현민은 차가운 표정으로 허유주의 뺨을 때렸다.허유주는 얼굴이 퉁퉁 부어올라 뒤로 휘청거리고 말았다.“허유주, 우리가 그동안 알고 지낸 정을 봐서라도 아까 네가 했던 말은 못 들은 거로 해줄게. 나중에 또 이런 비슷한 말을 듣는 순간 허씨 가문을 없애버릴 거야.”허유주가 한번이고 두번이고 계속 반박하자 자존심이 많이 상한 모양이다.허순재가 아끼는 딸이라 이용 가치가 있어서 다행이지, 아니면 타케이한테 그녀를 내줬을 것이다.허유주는 뒤로 몇 발짝 물러서면서 얼굴을 부여잡은 채 울먹거리면서 말했다.“피해자는 나라고. 왜 날 때려?”김현민이 담담하게 말했다.“다른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면 진작에 죽여버렸다는 거 알잖아. 내가 너 얼마나 예뻐하는지 아직도 모르겠어?”허유주가 뺨 맞는 모습을 본 진세은은 깨 고소한 표정을 지었다.특히 타케이는 진주·밀양 젊은 층 중에서 1인자로 불리는 안동 김씨 가문의 차기 수장이 이렇게 자기 체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