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억!정민아의 안색이 변했다, 정씨 일가의 자산이 몇천억이 되기는 하지만, 이렇게 많은 유동자금을 내놓을 형편이 되었다면 YE 투자 회사의 투자를 받을 일은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YE 투자 회사에서 첫 번째 투자금으로 90억을 보내왔다, 이런 상황에서 송우가 270억을 달라고 하는 건 정말 어이가 없는 일이었다, 이건 담판을 지을 의사가 없다는 뜻이다."정씨 일가에서 그 많은 돈을 당신한테 줄 수 있다면, 투자받을 일도 없었겠죠, 송우 씨, 도대체 뭘 하고 싶은지 솔직히 말하세요, 우리 정씨 일가는 당신과 원한이 없어요, 왜 우리 집안을 물고 늘어지는지 모르겠어요!" 정민아가 냉정하게 말했다."왜요? 내가 이러는 걸 영광으로 알아야 하는 거 아닙니까? 언제부터 이유와 핑계가 필요했다고 그럽니까? 당신네 정씨 일가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어디서 감히 나한테 이런 말을?" 송우가 미간을 찌푸리고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정민아를 쳐다보았다.정민아가 숨을 크게 들이쉬고 차분하게 계속 말했다:"송우 씨, 난 당신과 진심으로 얘기하러 온 것이에요, 그쪽도 성의를 보여줬으면 해요 .""그러죠, 난 직설적인 사람을 좋아합니다." 송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의도한 듯 무심하게 말했다, "성의가 있다고 했으니 당신의 성의를 나한테 보여줘요, 이 뒤에 괜찮은 방이 하나 있는데 내가 목욕물은 진작에 받아놨습니다, 당신도 마음에 들 거라고 생각합니다."이 말을 듣고 정민아의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다, 송우가 이렇게 뻔뻔스럽고 이렇게 지나치고 무례한 요구를 제시할 줄은 몰랐다, 물론 그녀도 절대 승낙하지 않을 것이다.이때, 옆에 있던 김예훈이 갑자기 앞으로 나와서 정민아의 앞을 가로막고 천천히 말했다:"송우 씨, 당신이 아무 이유도 없이 정씨 일가에 태클을 걸어왔으리라고는 생각 안 합니다, 뒤에서 이 일은 시키는 사람이 있죠? 남해시 지하 세계의 큰 인물이, 이렇게 앞에서 총대를 메고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당신이 뭔데요? 감히 내 앞에서 입을 함부로 놀리는 겁니
김예훈은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탁자 위의 맥주병을 집어들고,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불량배의 이마를 내리쳤다. 그 불량배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땅바닥에 쓰러져 일어나지 못했다. “아…”“이 병신새끼가 이렇게 독하다니!”“그럴 리가? 그가 병신새끼가 아닌가?”“뭘 무서워 해? 털레비전에서 맥주병 쓰는 거 배웠겠지. 운이 좋았을 뿐이야…”부하들은 하나같이 욕설을 퍼붓고 있지만, 누구도 감히 앞으로 나갈 엄두를 내지 못한다. 그들은 이 데릴사위는 아무 소용이 없는 병신새끼인데, 어떻게 감히 그들과 싸울 수 있냐고 의심했다. 이것은 완전히 소문과 다르다. 정민아도 어리둥절했다. 예전에 김예훈이 정씨 집안에서 박동훈을 팬적이 있지만, 그녀는 그다지 중요시하지 않았다. 어쨌든 박동훈은 몇 년 동안 헬스를 한 사람일뿐이니까. 하지만 이 불량배들은 다르다. 하나같이 싸움에 능통하다. 그런데 김예훈이 오늘 손쉽게 한 사람를 쓰러뜨릴 줄 몰랐다. 이런 엄청난 격차에 정민아는 마음이 흔들렸다. 자신의 찌질한 남편이 이토록 강한 면모를 갖고 있는 줄 몰랐다. “김예훈, 여기가 내 바닥인 줄 몰라? 내 바닥에서 내 사람을 다치게 하다니, 죽고 싶어? 송우는 이를 악물면서 말했다. 다만 김예훈을 바라보는 눈빛은 더 이상 경멸하는 것이 아니라 약간 더 엄숙해졌다. 이 데릴사위가 감히 이런 상황에서 주동적으로 사람을 치는 것은 그가 혈기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단지 송우를 놀라게 할 뿐이지, 두렵게 느낀다고 말할 수 없다. 아무리 싸움을 잘 해도 이렇게 많은 사람을 이겨낼 수 있을까? 방금은 그냥 요행일 것이다. “송우, 우리 거래하자, 네가 잘 설명하면 내가 너를 한 번 살려줄게, 어때?”김예훈은 탁자 위의 재떨이를 가지고 놀면서 담담하게 말했다. 마치 방금 사람을 때린 자가 그가 아닌 것 같았다. “하하하하!” 송우는 김예훈을 보고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데릴사위 병신새끼가 못하는 말이 없네? 나랑 거래한다고? 너 자격이 있어? 한 번만
“친구가 줬어.” 김예훈은 얼버무렸다. “어쨌든 오늘 우리는 배후가 누구인지 알고 안전하게 떠날 수 있으면 되지, 다른 일은 중요하지 않잖아?” 정민아는 이를 살짝 깨물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김예훈이 꺼낸 동영상이 그녀를 의심스러웠지만, 그녀는 지금 이곳을 떠나고 싶었다. 맞은편 송우는 얼굴빛이 변하더니 말했다. “너와 거래할 수는 있지만, 사실 여부를 확인한 뒤에야 너희 둘을 보내 주겠어.. 김예훈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안돼, 내가 여기 남고 우리 와이프 먼저 내보내. 와이프가 안전하게 집에 도착하면 내가 알려주마.” 송우가 어두운 낯빛으로 김예훈을 쳐다보며 말을 하지 않았다. 김예훈은 담담하게 말했다. “송보스, 내가 여기에 남는데,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을까 봐 무서워? 그리고 그 배후가 누구인지를 확인되면 알려주면 돼.”“또, 와이프가 먼저 가야 내가 안심이 돼. 그렇지 않으면 널 못 믿겠어…”송우는 잠시 표정이 변하더니, 갑자기 크게 웃었다. “그래! 이왕이면 형수님 먼저 보내주지!” 송우도 실력이 있는 사람이다. 전에 사념에 눈이 멀어 과격한 행동을 했지만 지금은 냉정해졌다. 지금 그에게는 여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오히려 김예훈의 소식이 더 중요하다. 조심스럽게 대처하지 않으면 손용석과 같은 처지가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신분, 지위, 권세를 한 여자와 비교하면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 송우와 같은 여우는 당연히 알고 있다. “길을 내줘!” 송우가 손을 흔들었다. 그의 부하들은 곧 길을 내주고 문을 열었다. “김예훈, 너…” 정민아는 어리둥절했다. “왜 몇 마디 하고 송우가 나를 놓아주지? 내가 가면 김예훈은 어떻게 될까?”“먼저 집에 가, 걱정 마, 금방 돌아올게, 조심히 운전해.” 김예훈은 차 열쇠를 정민아에게 쥐여주며 웃으며 말했다. 정민아는 입술을 깨물며 손을 놓지 않았다. “너 여기 있으면 이따가 내가 도망가려고 해도 귀찮아져. 집에 도착하면 전화해, 알았지? 날 믿어줄래?”김예훈이 부드러운 목소
오정범은 공손히 김예훈에게 다가가 물었다. “김도련님, 이 사람 어떻게 처리할까요?” 송우는 이 광경을 보고 갑자기 “오정범, 너 미쳤니?이런 데릴사위를 김도련님이라고 불러? 너는 나와 남해시에서 같은 선상의 효웅급 인물인데, 너 정말 부끄럽지도 않아? 이놈이 진짜 병신새낀지 몰라?”오정범은 축 늘어진 손을 거두지 않고 고개를 살짝 들어 냉소하였다. “송우, 아직도 못 알아봐? 넌 죽어도 사실을 모르겠구나!”송우는 기가 찼다. 비록 오정범이 찾아왔고 부하도 많이 데려왔지만, 오정범이 감히 그를 건드린다고? 그럴 담이 있다면 진작에 그랬을 텐데?“오정범, 날 겁줄 필요 없어. 내가 빽이 있다는 걸 모르는 것도 아니잖아! 오늘 나한테 무슨 일이 생긴다면, 너도 끝장이야. 내 일에 참견하지 마!” 송우가 못마땅했다. 오정범은 웃으면서 아무 설명도 하지 않았다. 예전에 그가 송우를 건드리지 못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송우가 빽이 있어서, 그를 쉽게 건드리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어, 어제 김예훈이 이미 그를 데리고 손용석을 해결했는데, 송우 하나를 해치우는 게 대수가 아니다.비록 사람들의 눈에 김예훈이 쓸모없는 데릴사위로 보이지만, 오정범은 김도련님이 만만치 않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또 그가 수년 전부터 모든 것을 준비하고 있는데, 그가 어떤 카드를 가지고 있는지 누가 알겠는가?오정범은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김예훈 앞에서 그는 말할 자격이 없기 때문이다. 오정범이 침묵하자 송우는 더욱 의기양양하여 오정범이 자신을 두려워하는 줄 알았다. “내 빽을 알면 당장 네 사람을 데리고 꺼져! 내가 쫓을때까지 기다리지 말고.”이때 김예훈이 벌떡 일어나 웃으며 말했다. “너 누가 손용석을 해치웠는지 알고 싶지 않아?”고 말했다. “누구? 혹시 오정범?”송우는 믿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오정범과 손용석의 실력이 비슷할 뿐인데, 그가 어떻게 손용석을 해치울 수 있겠는가?김예훈은 “오정범은 그런 능력이 없어”라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럼 너
“이놈이 설마 만담꾼은 아니겠지?왜 그렇게 웃겨!”“내가 한 발로도 그를 걷어찰 수 있는데 감히 내 앞에서 센 척 하다니!”“…” 오정범은 천천히 고개를 들고, 눈빛이 음산하였다. “김도련님, 제가 그들을…”김예훈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감히 우리 와이프를 건드리다니. 내가 처리할게. 그렇지 않으면 내가 무슨 남자냐?”말이 끝나자 김예훈은 송우가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송우는 무의식적으로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가 분이 나 욕설을 퍼부었다. “너 뭐 하려는 거야?”몇 명의 부하들도 강철 파이프를 들고 송우의 앞을 가로막으며 명령을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김예훈이 멈추지 않자 송우의 부하들은 소리를 지르며 먼저 손을 댔지만, 김예훈은 그저 손쉽게 이 사람들이 던진 강철 파이프를 피하면서 손안의 재떨이를 내리쳤다. “퍽퍽!”부하들이 하나둘씩 머리를 감싸고 있거나, 바닥에 주저앉았다. 이 사람들은 덩치가 커보이지만, 아무도 김예훈의 걸음을 막을 수 없었다. 이런 김예훈을 보고 송우는 놀랐다. 방금 김예훈을 비웃었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그 사실을 믿게 되었다. 그의 재주로 손용석을 해치우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 누가 감히 김예훈이 병신새끼 데릴사위라고 하면, 송우가 절대 믿지 않을 것이다, 이 재주에 병신새끼라면 남해시 전체 병신새끼가 아닌 사람이 없다!“퍽퍽!”또 몇 명의 부하들이 바닥에 엎어져 비명을 질렀다. 송우는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뒤로 물러났다가 물러설 곳이 없어서 입을 열었다. “김예훈, 정씨네 세력과 내 배후의 세력을 비기면 하늘과 땅 차인데, 네가…”말이 끝나기도 전에 김예훈이 재떨이를 송우의 얼굴에 내리쳤다.
코피가 솟구치자 송우는 얼굴을 가리고 비명을 질렀다. 이 장면을 정지용이 봤다면 공감할 것이다. 쟤도 김예훈 재떨이에 맞았으니까. 하지만 김예훈이 송우와 같은 사람도 재떨이로 때릴 줄이야. 이때, 송우는 이 사람이 전설 중에 와이프의 발을 씻겨주고, 장모 화장실을 청소하는 데릴사위라고 믿기지 않았다. 그 전설 속의 데릴사위가 정씨 집안에서 지위가 개보다 낮은데, 어찌 이렇게 실력이 있단 말인가. “이번 일의 배후가 누구야?” 김예훈은 손에 들고 있던 재떨이를 아무렇게나 집어던지고 왼손으로 송우의 목을 조인 채 싸늘하게 말했다. 송우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지만 침착한 척 말했다. “김예훈, 우리 같은 사람은 이 바닥의 규칙을 잘 지켜. 네가 능력이 있으면 나를 때려죽여! 아니면 내일 정씨 집안 을 끝장 내줄 거야!” “너 약속을 안 지키네. 손용석을 죽인 게 누군지 알려줬는데, 배후가 누구인지도 알려주지 않으니 실망이야.” 김예훈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왼손을 풀었다. “말할 때까지 떄려!”오정범은 고개를 끄덕이고 송우에게 다가가 발로 걷어찼다. 이것은 김예훈에게 잘 보여주는 일인데, 그는 결코 부하들에게 양보할 의사가 없었다. 송우의 부하들은 멍하니 서있었다. 이 데릴사위가 병신새끼라고 하지 않았나? 어떻게 이렇게 무서울 수 있어? 오정범은 큰형님인데, 그를 당해내지 못한다. 도대체 누가 그가 쓸모없다는 소문을 냈는가? 사람 해치잖아!“오정범, 내 빽은 너 같은 놈이 건드릴 수 있는 것이 아니야!”“오정범 내가 복수하는 게 하나도 두렵지 않아?그만하라고!”“지금 그만해도 늦지 않아…”“때리지 마! 내가 말할게!”송우는 처음에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지만, 오정범의 발길이 점점 세차져 너무 고통스러워 몇 분도 안 되어 그는 타협했다. 오정범은 “송우, 진작에 말하면 이런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될 텐데, 무슨 센 척을 해”고 냉랭하게 말했다. 송우는 음흉한 눈빛으로 오정범을 바라보며 말했다. “오정범, 정말 내가 나중에 복수하는 게 두렵지 않니
송우는 무의식적으로 벌벌 떨었다. 그는 정말 오정범을 무서워하지 않았지만, 왠지 모르게 김예훈이 절대 건드릴 수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김예훈이 오정범보다 백 배나 더 무서웠다. 그는 몸을 부르르 떨다가 말했다. “다 정지용이 계획한 거야. 날 4억원 주고 이 일을 시켰어…”정지용!역시 그 사람이다!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따. 이전에 이 일이 정지용과 연관될 것이라고 추측했지만, 주모자가 정지용일 줄은 몰랐다. 이 사람은 음모를 꾸밀 때만 아주 똑똑했다. 휴대전화를 켜놓고 송우앞에 놓으며 김예훈은 차갑게 말했다. “자세히 말해, 한 글자도 빠짐없이.” 송우는 김예훈을 똑바로 쳐다볼 수 없기 때문에 고개를 숙였다. 정민아를 강제로 차지하려는 것은 그의 계획이다. 만약 김예훈에게 알려지면, 그는 자신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아마 죽음보다 더 비참하겠지? “말 안 하면 계속 친다.” “말할게!” 송우는 재빨리 말했다. “정지용은 나를 이용해 정씨 쇼핑 센터의 건설을 망치려 하고, 또 나더러 정민아와 성관계를 가져 전체 남해시에서 이 사실을 퍼뜨려 그녀를 정씨 집안에서 내쫓으려고 했어.” 김예훈은 표정은 순식간에 얼음처럼 굳었다. 정씨 집안의 쇼핑 센터를 망치려고 하는 것은 작은 일이어서 정지용을 놓아줘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일은 해결됐으니까. 그런데 이놈이 정민아를 노린다니 죽을 짓을 찾아 하는 것이다. 절대 누군가 정민아를 건드려서는 안 된다. “이 사람을 잡아 둬. 오늘부터 남해시에는 송우가 없다.” 김예훈은 담담하고 차갑게 말하면서 식당 밖으로 나왔다. “김도련님, 제가 이미 모든 것을 자백했으니, 제발 놓아주세요, 제발!” 송우가 큰소리로 용서를 빌었다. 김예훈은 돌아보지 않았다. 지금 그는 살의로 가득찼다. “김도련님, 김도련님…” 송우는 두려움에 떨며 쿵쿵 절을 하였다. 그는 이제 손용석이 눈앞의 데릴사위에게 죽임을 당했다고 굳게 믿었다. 오정범은 송우를 상대하기 귀찮아 부하를 시켜 송우와 그의 부하들을 모두
정씨 저택에 정민아는 안절부절 못하며 기다리고 있다. 그러자 임은숙은 싸늘하게 말했다. “뭐가 그리 급해? 걔처럼 쓸모없는 사람은 죽더라도 너의 안전을 보장한다면 대단한 거야.” “그리고 그가 죽는 게 더 낫지, 이혼 절차를 생략할 수 있어…”“엄마, 그 사람 없으면 오늘 내가 아마 못 돌아왔을 것 같아요…” 정민아는 두려웠다. 김예훈이 그녀가 떠날 방법을 찾지 않았다면 무슨 일이 생길지 상상하기 어렵다. “그가 있다고 해도 뭐 어때? 비록 그가 오늘 너를 구했지만, 쇼핑 센터의 일은 여전히 해결할 수 없어. 문제의 근원을 해결하지 않으면 너는 결코 안전하지 않아.” 임은숙은 비록 까칠하지만 조금도 멍청하지 않았다. 그녀는 순식간에 급소를 찔렀다. 한쪽의 정소현도 맞장구를 쳤다. “언니, 괜히 걱정하지 마세요. 이 모든 것이 김예훈의 자작극일지도 몰라요. 그는 언니가 이혼할까 봐 두려워 사람을 찾아서 이렇게 연기하는 것도 몰라요. 언니가 그를 감사히 여기게 하기 위해서. 절대 속지 마세요, 곧 그가 돌아올지도 몰라요. 말이 끝나자마자 문 여는 소리가 들렸다. 김예훈이 문을 밀고 들어왔는데, 몸에 아무런 부상도 없었다. 정소현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내 짐작이 맞나 보군!” 임은숙도 정소현의 말에 좀 믿음이 갔다. 어쩌면 아예 송우가 없을지도 몰라, 모든 게 김예훈의 자작극이야. 이 사람이 너무 징그러워. 정민아는 엄마와 여동생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이 둘은 현장에서 일어난 일을 경험하지 못하고 마구 추측만 할 뿐이었지만, 그녀는 직접 경험해서 방금 그녀를 위해 김예훈이 얼마나 큰 대가를 치렀는지 알았다. 김예훈이 거실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그녀는 재빨리 앞으로 가서 위아래로 몇 번 훑어보았다. 그의 몸에 상처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조용히 물었다. “괜찮아? 일은 잘 해결되고?” “괜찮아.” 김예훈은 미소를 지었다. 이 말에 정민아는 얼굴이 살짝 붉어지더니 작은 소리로 말했다. “난 그냥… 병원비 낭비할까 봐…” 김예훈은 소리
마승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김예훈은 또 한 번 앞으로 튕겨 나가면서 그의 뺨을 때리려고 손바닥을 내밀었다.깜짝 놀란 마승은 피해 보려고 했지만 차마 법장을 들어 올릴 새도 없이 주먹을 내밀뿐이다.퍽!손바닥과 주먹은 마치 망치가 서로 맞닿은 듯이 거대한 소리와 함께 눈 부신 스파크를 일으켰다.빠직!살짝 뼈가 끊어지는 소리가 들려오면서 마승은 표정이 확 바뀌더니 손에 쥐고 있던 법장을 내려놓고 두 손으로 김예훈의 공격을 막아보려고 했다.파바박!하지만 아무런 쓸모도 없었다. 김예훈은 여전히 어마어마한 기세로 마승의 오른쪽 뺨을 노렸다.샤샤샥!마승은 식은땀을 흘리면서 발 빠르게 뒤로 물러섰다.하지만 아무리 빨라도 그림자도 쫓아 못 오는 김예훈의 스피드보다는 빠르지 못했다.그는 어떻게든 마승의 얼굴을 때릴 작정이었다.쨕!또 한 번 뺨 소리가 들려오더니 마승은 공중에서 머무르다 바닥에 떨어진 순간, 얼굴이 돼지머리처럼 퉁퉁 부어올랐다.현장은 쥐 죽은 듯 조용해지고 말았다.첫 번째 뺨은 피습이라면 두번째 뺨은 진정한 실력을 보여준 것이다.“재밌군. 섬라 마승이 장병급 실력을 갖추고 있다니. 좀만 더 연마하면 무신 급이 되겠어.”김예훈은 휴지로 손바닥을 닦았다.“그런데 이깟 실력으로 자칭 마승이라고 하는 거야? 무슨 염치로? 우물 안의 개구리라 이 세상에서 제일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거야?”“너!”김예훈에게 손가락질하던 마승은 화가 치밀어오른 나머지 피를 토해냈다.섬라 3대 마승은 최근 몇 년 동안 동남 해역을 헤집고 다니면서 천하무적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다들 체면을 지켜주었다.3대 마승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들이 있을 정도였다.하지만 김예훈한테는 그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이순간 3대 마승은 김예훈을 갈기갈기 찢어놓고 싶은 심정이었다.지금까지 이렇게 짓밟힌 적도, 무시를 당했던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3대 마승은 진지한 표정으로 서로 쳐다볼 뿐이다.섬라왕 특유의 전통 무술을 연마한 이 세 명은 누구나 다
“이런 제기랄!”3대 마승은 분노하더니 동시에 법장을 꺼냈다.이때 허순재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나한테 덮치는 건 괜찮아. 죽기 살기로 붙어보는 거지, 뭐. 그런데 내 옆에 있는 이분은 아무 잘못도 없어. 너희랑 아무 원한도 없는데 그냥 보내줘. 이분이 가시면 천천히 붙어보자고. 경기도 세자님이자 부산 용문당 회장님이라 목숨을 잃으시면 너희들도 큰 화를 입을 거거든. 너희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야.”허순재는 죽는 것이 두렵지 않은지 담담한 표정이었다.하필 오늘 김예훈과 만나자고해서 피해를 줄까 봐 어떻게든 먼저 보내고 싶었다.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도박왕님께서 제 실력을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니에요? 아무리 제가 실력 없다고 해도 어떻게 도박왕님을 혼자 두고 가겠습니까.”김예훈은 3대 마승에게 시선을 돌리더니 말했다.“손바닥만 한 섬라가 감히 우리 대한민국을 건드려? 내 체면을 뭐로 보는거야!”3대 마승은 피식 웃더니 가소롭다는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허순재, 저놈 신분이 심상치 않다고? 그러면 몸값도 어마어마하겠네? 저놈을 생포하기만 하면 큰돈을 얻을 수 있겠네? 허순재, 네 놈만 죽이려고 했는데 이제 할 일이 하나 더 생겼어. 우리 섬마왕님께서 제일 좋아하는 것이 바로 곱상하게 생기고, 몸값이 어마어마한 사람이거든.”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섬라도 어떻게 보면 동남 해역의 강국 중의 하나인데 어떻게 깡패 같은 말만 내뱉지? 벌써 잊었어? 그때 혼자서 칼 한 자루만 든 총사령관님을 상대로 참패한 것도 모자라 너희 섬라왕이 무릎 꿇고 다시는 대한민국에 발을 내딛지 않겠다고 했던 거. 왜, 이제는 약속을 어기려고? 총사령관님이 또 본때를 보여줄까 봐 두렵지도 않아?”총사령관님 언급에 3대 마승은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 잠시 후 한 마승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김예훈이라고 했나? 총사령관님을 이용해서 겁줄 생각하지 마. 총사령관님은 이미 3년 전에 전역했다고 들었어. 3년이나 실종된 사람을 언급해서 우리한테 겁주
“하인이 사라졌다고요?”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경찰에는 신고하셨나요?”허순재는 고개를 흔들었다.“아니요. 솔직히 말해서 저희 허씨 가문은 규모가 큰 만큼 말하지 못할 비밀도 많은지라 경찰에 신고하기 어려웠습니다. 경찰에 신고하지는 못해도 진주·밀양에서 유명한 사설탐정 세 명을 모셔 왔지만 크게 발견한 점이 없었습니다. 하인들이 갑자기 증발된 느낌이에요. 하인들의 거처마저 없었더라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의심될 정도라니까요. 이 일때문에 집안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태인데 김 회장님께서 도와주시기를 바랍니다.”김예훈이 흥미진진한 표정을 지었다.“도박왕님께서 괜찮으시다면 조용한 곳에 가서 맥을 한번 짚어봐도 될까요?”허순재는 의문스럽기는 했지만 그래도 웃으면서 대답했다.“그럼요. 김 회장님 하고 싶으신 대로 하면 돼요.”두둥!바로 이때, 김예훈은 표정이 확 변하더니 허순재를 밀쳐내고 앞구르기를 했다.다음 순간, 갑자기 검은색 법장 하나가 두 사람 사이에 나타나면서 바닥에 큰 구멍이 생기고 말았다.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허순재의 옆으로 다가갔다.샤샤샥!이순간 주위에서 괴상한 웃음소리가 들려오더니 세 명의 승포를 입은 섬라인이 나타났다.허순재가 표정이 확 변하더니 말했다.“섬라 3대 마승?”“어디서 온 사람들이에요?”김예훈은 이 정도의 피습으로 당황할 사람은 아니었지만 상대방의 신분만큼은 확인해야 했다.“섬라 대불사의 마승이요.”허순재가 나지막하게 말했다.“용전과 비슷한 조직이지만 또 달라요. 대한민국의 용전은 나라를 위해 일하지만 섬라 마승은 돈만 주면 해서는 안 될 짓도 하거든요. 섬라왕이 도박패 지분을 갖고 싶다길래 거절한 적이 있는데 소문으로만 듣던 폭군 같은 섬라왕이 체면이 깎여 저를 죽이려고 하는 걸 거예요.”허순재가 침착하게 분석에 나섰다.김예훈은 그제야 이 섬라 마승들이 자신이 아니라 허순재를 타깃으로 찾아온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오랫동안 허순재를 감시해 오던 이들은 마땅히 나
두 사람은 천천히 송산 꼭대기에 있는 화원에 도착하게 되었다. 인적이 드문 곳이라 밀회하기 아주 적합한 장소였다.열몇 명의 허씨 가문 보디가드들이 따라서 화원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허순재가 손을 흔들면서 말렸다. 김예훈과 상의할 일이 있는 모양이었다.“김 회장님, 오늘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것이 있어서 뵙자고 했습니다.”걷고 있는데 허순재가 먼저 입을 열었다.“첫째, 제 불효자식들이 김 회장님 여인을 의도적으로 해치려고 한 것도, 김 회장님을 모함한 것도,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김예훈은 멈칫도 잠시 담담하게 말했다.“도박왕님, 무슨 말씀이세요. 저와 허씨 가문의 모순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는 아닙니다. 허씨 가문에서 저를 건들지만 않으면 저도 따라서 찾을 일도 없습니다.”“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허씨 가문은 그 정도로 눈치 없는 가문은 아닙니다.”허순재는 피식 웃고 말았다.“오늘 아침 찾아오기 전에 제 불효자식들을 통해 전에 있었던 일을 들었는데 다 저희 허씨 가문의 잘못이더라고요. 사과드리는 의미로 제 막내아들인 허준서가 갖고 있는 도박패를 드리려고요. 그리고 부산 팰리스의 모든 지분도 김 회장님의 명의로 돌리려는 생각입니다. 저희 허씨 가문의 자그마한 성의이기 때문에 꼭 받아주시기를 바랍니다. 거절하시면 저희 허씨 가문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는 것이 됩니다. 두번째로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추하린 씨한테 진주·밀양 용전 전주 자리를 내어주신 건 저희 진주·밀양 명문가에 기회를 주신 거나 다름없습니다. 늘 공평 공정한 추씨 가문의 추하린 씨가 전주 자리를 맡으면 안동 김씨 가문을 잘 다스릴 것이기 때문에 저희한테는 좋은 일이거든요. 한 마리의 호랑이보다 두 마리가 낫지 않을까요?”김예훈이 피식 웃었다.“저 말고 김서하 사모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 할 텐데요? 저는 용문당과 함께 강제적으로 진주·밀양 용전을 쳐들어가려고 했거든요.”허순재는 웃으면서 아예 화제를 돌렸다.“아, 그리고 세 번째로는 저희 허씨 가문의 풍수를 봐
김예훈이 떠난 지 얼마 안 지나 장덕수가 심문실로 들어오면서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김청미를 쳐다보았다.“지옥으로 가기 전에 이렇게 큰 비밀을 알려준 거, 김현민과 치고받는 꼴을 보고 싶어서야? 아니면 또 다른 꿍꿍이가 있는 거야.”“그런거 아니에요.”김청미의 말투는 담담하기만 했다.“김현민이 저를 버렸는데 굳이 비밀을 간직할 이유는 없잖아요. 선배가 김현민을 죽일 순 없어도 괴롭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요.”장덕수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고개 들어 진주 태산 쪽을 바라보았다.김현민이 김예훈을 건들지 않았더라면 이 많은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그런데 김현민이 먼저 건드렸고, 김예훈도 진실을 알아버렸으니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에 큰 파장이 일어날 것이 뻔했다.“그런데 김현민은 곧 9대 국방부 총사령관을 맡을 사람인데 김 회장님이 그의 상대가 될수 있을까?”...용연옥 감옥을 벗어난 김예훈은 밀양 송산 빌라로 향했다.오늘은 추하린과 함께 진주·밀양 용전을 인수·인계받으러 가기로 했다.한참을 기다렸는데 추하린 대신 불청객 한명이 찾아왔다.김예훈은 보디가드가 건넨 배첩을 확인하고 문을 열어줘도 된다고 했다.그러고는 마당으로 가 롤스로이스 한대가 세워지기를 기다렸다.“도박왕께서 무슨 일로 이 누추한 곳을 찾으셨을까요.”차 문이 열리는 순간, 사면팔방에서 정장을 입은 보디가드 수십 명이 나타났다.이어 백발의 노인이 김예훈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환갑이 넘는 나이었지만 정정한 모습으로 어마어마한 포스를 풍겼다.이 사람은 다름아닌 도박왕 허순재였다.“김 회장님, 안녕하세요.”허순재는 김예훈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불쑥 찾아와서 죄송합니다.”처음 보는 도박왕의 모습에 김예훈은 멈칫하고 말았다.상대방이 찾아온 의도가 뻔히 보였지만 애써 모른 척하기로 했다.김예훈이 허씨 가문과 관계가 안 좋긴 해도 그렇게 원한이 깊은 관계는 아니었다.최소한 소문으로만 듣던 도박왕 허순재한테는 악한 감정이 없었다.“어제 뵈러 오고 싶었는데 김 회장님께
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이 이 정도로 칼 같다니. 김청미한테 모든 죄를 떠넘겼다고? 진주·밀양 용전을 잃어버렸다고 분풀이하나 보네. 안동 김씨 가문과 용전한테는 가장 좋은 선택일 수 있겠지만 김청미한테는 너무나도 잔인한 현실이야. 안동 김씨 가문과 용전에서 보호해 줬다면 어쩌면 다시 해 뜰 날을 맞이할지도 모르는데...’“이 모든 것이 불공평하고, 억울하다고 느껴지면 배후자인 김현민을 불어내.”김예훈은 그림과도 같은 김청미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다.“네가 증거를 내놓으면 용문당과 용연옥에서 너의 안전을 책임져 줄 거야. 나머지 인생을 해외에서 풍족하게 살 수 있게 해줄게.”“김현민을 불라고?”김청미는 피식 웃고 말았다.“김현민은 선배랑 만난 적도 없고, 선배를 타깃으로 명령을 내린 적도 없었어. 비록 김현민이 배후자인 것은 모두 다 아는 사실이지만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는 모두 의미 없는 일이야. 심지어 내가 혼자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볼 수 있지. 김현민이 한 의미심장한 말에 내가 알아서 움직였거든.”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그냥 잘못을 인정하려고 오늘 나를 부른 거라면 이 만남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봐.”“당연히 의미 있는 일이지. 이렇게 된 이상 난 용연옥을 떠날 수 없어. 나랑 함께 지옥에 갈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해. 사실 알려줄 것이 있어서 보자고 했어. 김현민이 선배를 짓밟으려고 한 진짜 이유이기도 하지.”김예훈은 김청미더러 계속해서 말해보라고 했다.”“선배와 나를 포함한 전체 경기도 김씨 가문은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일부분으로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 족보를 봤을 때 우리 모두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수장 자리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이야. 그리고 선배 때문에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어르신이 경기도 김씨 가문을 여겨보기 시작했어.”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내가 수장 자리를 빼앗을까 봐 나를 죽이려고 했던 거야?”김청미가 나지막하게 말했다.“이 모든
기세가 하늘을 찌르던 김청미는 이미 하얀 죄수복을 입고 머리를 묶은 채 책을 읽고 있었다.그래서인지 여느 때와 달리 지적인 느낌이었다.김예훈은 그제야 알고 지내던 익숙한 김청미라는 느낌이 들었다.“장 옥주님은 역시 약속을 지키는 분이시네. 내가 감옥에 들어가기 전에 선배를 데려온 걸 보면.”김예훈이 나타나자 김청미의 표정은 감정 기복이 심했다.“용연옥 감방장님 외에 말할 수 있는 사람이 평생 없을 줄 알았는데 말이야.”김예훈은 표정 변화 없이 아무렇지 않게 의자를 끌어와 앉았다.“날 왜 불렀는데? 마음껏 욕하려고? 아니면 내 모습을 기억해 뒀다가 귀신이 되어서까지 내버려두지 않으려고?’김예훈이 말했다.“우리가 혈연관계가 있는 점을 봐서 10분만 줄게. 10분 뒤에 바로 갈 거야. 추하린 씨와 함께 진주·밀양 용전을 다스리려면 바빠.”진주·밀양 용전을 다스린다는 말에 김청미는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이내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정민아, 하은혜, 우현아, 방수아, 추하린 같은 여자한테 특별한 감정을 품고 있는거 알아. 아무리 그래도 나도 선배라고 불러주는데 어떻게 나한테 이 정도로 냉정할 수 있어?”김예훈이 어깨를 으쓱거렸다.“할수 없지 뭐. 네가 날 한두 번 죽이려고 했어? 그러고도 너를 잘해달라고? 내가 뭐 바보야? 솔직히 말해서 용연옥에 유용한 사람이 아니라면 진작에 목을 졸라 죽여버렸어.”“역시나 김 세자님은 다르네.”김청미는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사실 계속 묻고 싶었던 것이 있었어. 선배가 소문으로만 듣던 당도 부대 총사령관이 맞아?”“네가 보기엔 어떤 것 같은데?”김예훈이 냉랭하게 물었다.“난 잘 모르겠어.”김청미의 표정은 이상하기만 했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내부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의하면 김현민이야말로 당도 부대 총사령관이라고 했어. 곧 대한민국 9대 국방부 총사령관직을 맡게 될 사람이라고 하잖아.”김예훈은 콧방귀를 뀌고 말았다.“무슨 자격으로?”김청미가 담담하게 말했다.“김현민은
추하린은 반짝이는 두눈으로 김서하, 김청미, 김병욱 등을 차례대로 쳐다보았다.자기 능력으로는 진주·밀양 용전을 접수하고 진주·밀양에서 한 획을 긋기에는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 밖에도 자기가 일어서면 추씨 가문이 진주·밀양에서 제일 잘나가는 명문가로 될수있는 기회인 것도 알고 있었다.성공하면 추씨 가문의 일등 공신이고, 실패하면 추씨 가문을 구렁텅이로 빠뜨린 원흉이기도 했다.추씨 가문의 미래가 어떨지는 그녀의 손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었다.추하린은 김예훈에게 시선을 돌리면서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최근에 있었던 일을 통해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이 세상에 제 뜻대로 되는 일이 없다는 것을요. 저희 아버지는 이 바닥을 벗어나 깊은 산속에서 조용히 지내고 싶어 하셨는데 사람들이 가만두지 않더라고요. 그렇다고 해서 저희 추씨 가문이 물러나야 하는 이유는 없잖습니까. 그래서 저도 한번 도전해 보려고요!”김예훈이 손뼉을 치면서 말했다.“좋아요. 그러면 지금부터 추하린 씨가 진주·밀양 용전의 전주를 맡게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 의견 없으시죠?”...밀양 국제공항 사건은 이렇게 막을 내리게 되었다.밀양 기관에서는 이 사건의 진범이 진두준이라는 공고를 낸 것도 모자라 200억 원을 들여 국제 수배령을 내리기도 했다.용전, 용문당, 홍성에서도 상금을 추가하는 바람에 진두준은 세상에서 가장 비싼 수배자가 되고 말았다.진주·밀양 용전은 오늘부로 주인이 바뀌게 되었다.이 사건의 최대책임자인 김청미는 용연욕에 끌려가 심층 심문을 받게 되었다. 나라를 팔아먹은 경황이 있는지 더 확인해 보려는 의도였다.이번 사건으로 용전에서 입은 피해는 어마어마했다....다음 날 아침, 진주 빅토리아 항구 5성급 호텔에서 자고 있던 김예훈은 전화 한 통을 받게 되었다.로비로 내려갔을 때, 오래 기다리고 있던 장덕수를 만나게 되었다.“어르신.”김예훈은 용연옥 옥주인 장덕수에 대해 존경하는 마음이 컸다.어제저녁 용인주, 하은우, 박인철 등은 급한 사정이 있어 밤을
“김 회장님께서 진주와 밀양의 중요성을 알고 계신다면 외부인은 관리하기 어려운 곳인 것도 아실 텐데요? 진주·밀양 용전의 독자적 운영과 고위층 퇴임은 약속드릴 수 있지만 한 가지 조건이 있다면 그 관리자가 진주·밀양 사람이었으면 합니다. 김 회장님께서 약속하신다면 저 또한 약속을 지켜드리죠. 하지만 김 회장님께서 동의하지 않으신다면 없었던 일로 합시다. 용문당에서는 저희 용전에 복수하고 싶으신 대로 하셔도 좋습니다.”늘 우아함을 지키고 있던 김서하는 순간 자기편을 들어주는 성격이 드러나고 말았다.보여주는 태도를 봐도 어느정도 선을 지켰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 보였다.김서하의 뜻을 알아차린 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진주와 밀양은 안동 김씨 가문의 구역이었다.용의 부대, 용연옥, 용전과 용문당 간의 단결을 위해 대가를 치르겠다고 해도 모자랄판에 이런 재미있는 요구를 내놓을 줄 몰랐다.진주·밀양 상류인사 중에서 용전을 진압할 만한 사람 중에 상대하기 쉬운 사람은 없었다.대부분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사람이거나 그 가문과 밀접히 연관된 사람이었다.간단히 말해서 김예훈이 김서하의 요구를 들어주면 그 누구를 관리자로 선택하든 진주·밀양 용전은 안동 김씨 가문의 손에 들어갈 것이 뻔했다.김서하는 양보하는 척하면서 자신의 태도를 강경하게 보여주었다.이에 용인주, 장덕수 등은 하나같이 심각한 표정으로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잘 따져보면 김예훈이 직접 진주·밀양 용전의 수장을 맡기에는 어려웠다.외부인으로서는 진주·밀양에 발붙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어디 가서 적합한 후보자를 찾지?’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더니 김서하를 향해 피식 웃었다.“사모님께서 제 조건을 들어주신다는데 제가 어떻게 사모님 조건을 거절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후보자를 용전에서 직접 뽑는 건 좀 그렇지 않을까요?”김서하가 담담하게 말했다.“당연히 김 회장님께서 직접 뽑는 거죠.”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김청미, 김병욱과 곽영현은 가소롭다는 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