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훈도 별말 하지 않고 보디가드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는 바로 안으로 들어갔다.비웃을 준비를 마친 조효임 등은 그만 입이 떡 벌어진 채 표정이 어두워졌다.변우진 역시 표정이 일그러지면서 화를 냈다.“이 새끼가 또 내 이름을 팔아서 들어갔네! 틀림없어! 아니면 어떻게 초대장도 확인하지 않고 들여보낼 수가 있겠어! 젠장!”변우진은 화가 들끓어 올랐다.“이 새끼가 다른 능력은 없어도 다른 사람을 이용하고 허세를 부리는 데는 일쑤야! 오늘 이 자리가 어떤 자리라고! 이번에는 정말 참지 못하겠네.”변우진이 화내는 모습을 보고 조효임 등은 그제야 깨달았다. 김예훈이 이처럼 존중받는 데는 변우진 덕분이라는 것을.조효임은 표정이 심각해지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안 되겠어. 이 염치도 없고 상황 파악도 안 되는 놈을 밖으로 쫓아내야겠어! 안에서 무슨 사고를 저지르면 변 도련님의 얼굴에 먹칠하는 것과 다름없어!”조효임의 걱정에 인플루언서들도 다 같이 공감했다. 그동안 봐온 김예훈은 사고만 저지르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됐어요. 저희도 이제 들어가요. 한시라도 방심했다간 저놈이 안에서 무슨 사고를 저지를지 몰라요.”냉정을 되찾은 변우진은 뒷짐을 쥔 채 조효임 등을 데리고 심씨 가문으로 들어가려고 했다.하지만 김예훈에게 굽신거리던 보디가드들은 이들의 앞길을 막아섰다.“안녕하세요. 초대장 좀 확인하겠습니다. 관계자 이외에는 입장하실 수 없습니다.”변우진은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이봐! 내가 누군지 몰라? 나 변우진도 못 알아보고 뭐 하는 짓이야!”조효임도 옆에서 거들었다.“변 도련님은 대한민국 격투기 리그전 챔피언이시라고. 이집 어르신도 버선발로 맞이해야 하는 사람을 모른다고? 지금 장난해?”보디가드는 멈칫하고 말았다.‘대한민국 격투기 리그전 챔피언?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야? 어르신께서도 버선발로 마중 나와야 할 정도라고? 지금 나랑 장난하는 건가? 아님. 방금 정신병원에서 뛰쳐나온 환자인가? 보기에는 멀쩡해 보이는데?’당장 내쫓으려고 할 때
보디가드들은 조효임 등을 정말 상류 인사를 대하듯이 공손하게 대했다.조효임과 인플루언서들은 몸 둘 바를 몰라 하면서 깜짝 놀란 표정으로 변우진을 쳐다보았다.이들은 변우진의 말 몇 마디에 이런 최고의 대접을 받을 줄 몰랐다.서울 4대 도련님, 부산 6대 세자님, 부산 용문당 회장이 와도 변우진의 상대가 안 될듯했다. 아마도 전체 대한민국에서 전설 속의 총사령관님만이 변우진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정도였다.조효임은 한껏 존경의 눈빛으로 변우진을 쳐다보았다.“변 도련님, 제가 도련님을 몰라뵀네요.”사실 아까 들어갈 때까지만 해도 걱정했던 그녀였다.만약 변우진의 체면이 이 정도로 대단하지 않았다면 다시 발길을 돌려야 했다.그런데 생각보다도 더 대단한 사람이었다니!그동안 조효임은 변우진의 멋있는 모습을 수도 없이 봐왔다.백낙당에서 청현 사찰까지, 경찰서에서 심씨 가문까지, 그 아무도 변우진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하나같이 내로라하는 사람들도 변우진 앞에서는 굽신거려야만 했다.성질이 불같고 거친 일본인, 야마자키파 제1 검객도 무릎을 꿇어야만 했다.지나간 일들을 종합해 보면 변우진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변우진만 있으면 무엇이든 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만약 이런 사람이랑 결혼하면 내 신분도 따라서 올라가겠지?’조효임은 이런 생각에 결국 제1호 팬을 포기하고 변우진을 택하기로 결심하면서 그의 팔짱을 끼더니 배시시 웃었다.“변 도련님, 시간이 다 되어가는데 이만 들어가시죠.”조효임은 갑자기 허세 빼곤 가진 것이 없는 김예훈을 떠올리면서 하찮은 표정을 지었다.‘아빠는 왜 저런 사람이랑 잘해보라고 한 거야? 정말 웃겨!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정략결혼이 말이 돼? 짚신도 짝이 있다지만 서로 수준이 맞아야지! 나 정도는 김예훈에게 과분한 사람이잖아!’조효임은 한껏 자신감에 찬 모습이었다.변우진 비록 하은혜를 놓친 것이 아쉽긴 했지만 좋다면서 자기 발로 찾아온 외모며 몸매도 괜찮은 조효임을 굳이 밀어내지 않기
“네? 사실이에요?”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에 조효임 등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경상 재벌 심현섭이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오늘 라이브 방송 때 이 파격적인 소식을 알리면 내가 상류 인사라는 것도 증명할 수 있고 구독자 수도 엄청나게 늘겠지?’변우진이 신비롭게 말했다.“절대적인 비밀이니까 듣고만 있어요.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 돼요. 20년 전, 심씨 가문이 큰 대가를 치러서라도 독사파라는 킬러조직을 없애려고 했대요. 그런데 이 만만찮은 조직이 무너지긴 했어도 관건적 인물이 아직 살아있다는 거예요. 복수를 하려고 20년이나 벼르고 있다가 이제야 나타난 거예요. 원래부터 상대가 안 되는 심씨 가문이 이제는 벼랑 끝에 몰린 거죠. 제가 보기엔 이번 생일파티가 끝나면 심옥연 세자님이 자리를 상속받을 것 같아요. 심현섭 씨에게 권력을 내놓기 전에 마지막으로 그럴싸한 생일파티를 선물해 드리는 식이죠. 사실 진정한 주인공은 심옥연 세자님인 거나 다름없어요. 오늘 저희는 생일파티에 참석한 것이 아니라 10대 가문의 인수인계식에 참여한 거예요.”변우진은 진작부터 내막을 알고있는 듯이 신비롭게 말했다.옆에서 듣고 있던 조효임 등은 감탄할 따름이다.“그런 거였군요! 역시 부산 6대 세자님은 다르네요! 오늘 정식으로 인수인계를 받으면 최고 권력자가 되는 거네요.”조효임은 심옥연을 예전부터 알고 지내지 못한 것에 아쉬워했다.그랬다면 심씨 부인이 되었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하지만 변우진도 나름 사회적 신분이 높은 사람이라 기회를 잘 잡으면 변씨 부인이 되는 것도 시간문제였다.이런 생각에 조효임은 경계심을 품고 옆에 있는 인플루언서들을 째려보았다.조효임이 꿈꾸고 있는 생활을 이들도 기대하고 있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변 도련님을 꽉 잡아야지. 저년들한테 먼저 뺏기면 땅 치고 후회할지도 몰라.’이때 갑자기 한 인플루언서가 경멸스러운 표정으로 연회장 구석을 쳐다보았다.조효임도 따라서 시선을 돌렸더니 김예훈이 이탈리아산 소파에 앉아 연회 음식을 즐기는 모습을
핸드폰을 쳐다보고 있던 김예훈은 조효임을 발견하고 어이가 없었다.심지어 그녀가 싫증 나기 시작했다.조인국만 아니었다면 뺨을 때렸을지도 모르지만 조인국이 자신에게 잘해줬던 것을 생각해 어쩔 수 없이 한숨을 내쉴 뿐이다.“효임아, 왜 그래? 내가 너 건드린 적도 없는 것 같은데?”조효임은 화가 나서 부들부들 떨면서 삿대질했다.“김예훈, 난 네가 변 도련님의 이름을 팔아서 들어온 거 모른 척해주려고 했어. 그런데 왜 그리도 염치가 없는 거야? 정말 상류 인사라도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 아무리 공짜라고 해도 그렇지, 배고파 죽은 귀신이 붙었어? 나 더는 못 참아! 변 도련님 얼굴에 먹칠하지 말고 당장 나가!”조효임은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인플루언서들도 김예훈을 째려보면서 외쳤다.“당장 꺼져!”하지만 김예훈은 아무렇지 않게 물 한 모금 마시고는 냅킨으로 손을 닦으면서 말했다.“나를 여기서 쫓아낼 자격이 없을 것 같은데?”별로 틀린 말도 아니라 뭐라 할 수도 없었다.김예훈은 이들의 부하도 아니고, 돈을 빌린 적도 없었기 때문에 내쫓을 자격이 없었다.조효임은 씩씩거리면서 차갑게 말했다.“김예훈, 안 꺼져? 내가 우 도련님한테 전화해서 저를 해고하라고 말할까?”김예훈이 피식 웃었다.“아마 그럴 수 없을텐데.”“너...”조효임은 직접 일자리를 찾아준 일을 꺼내면 김예훈이 수긍하고 떠날 줄 알았지만, 이 정도로 거만할 줄 몰랐다.그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정말 구역질이 날 정도였다.뒷짐을 쥐고 있던 변우진은 그제야 서서히 걸어오면서 김예훈이 내리깔아 보았다.“이봐, 효임 씨가 당신을 쫓아낼 자격이 없다면 나 정도는 어때?”조효임은 변우진이 대신 나서는 걸 보고 기쁘기 그지없었다.“맞아. 변 도련님은 널 쫓아낼 자격이 있지. 넌 변 도련님 이름을 팔아서 입장한 거잖아! 심씨 가문에서 어떻게 너 같은 사람을 초대했겠어! 당장 꺼져! 아니면 여기 경호원한테 알릴 거니까! 나중에 다리가 부러져서 기어나가지나 말고!”요란한 소리에 많은 사람
펄쩍 뛰는 변우진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김예훈이 피식 웃고 말았다.“변 도련님, 저희가 모르는 사이도 아닌데 한마디 충고드릴게요. 가끔은 허세도 적당히 부려야 하는 거예요. 아무나 건드려서도 안 되고요. 인맥이 넓은 저의 도움으로 이곳에 들어왔으면서 잘난 척하면 안 되죠. 그 후과가 무엇인지 생각이나 해보셨어요?”김예훈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하인을 대하는 것처럼 변우진의 어깨를 툭툭 쳤다.이처럼 아무렇지 않게 하는 행동에 조효임은 화가 나서 부들부들 떨더니 삿대질하면서 소리쳤다.“너의 인맥이 변 도련님보다도 더 넓다고? 김예훈, 이런 말까지 하는 거 보면 정말 염치가 없네! 아무리 얼굴이 두꺼운 사람이라고 해도 너처럼 두꺼운 사람은 처음 봤어! 내가 말해주는데, 당장 꺼져! 변 도련님께서 폭발하는 순간 너도 널 보호하지 못해.”조효임은 실망스러운 눈빛으로 김예훈을 불쌍하게 쳐다보았다.‘촌놈 주제에 변 도련님의 상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무슨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하는 거야.’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됐어. 너희랑 쓸데없는 말이나 할 시간이 없으니 이만 가봐.”김예훈은 다시 자리에 앉아 차를 마셨다.변우진은 눈가가 파르르 떨리기 시작했다.‘이 바닥에서 얼마나 오래 지냈는데 내 체면을 살려주지 않는 사람은 처음이네! 난 심현섭도 버선발로 마중 나오는 사람이라고! 촌놈 주제에 어떻게 이렇게 잘난 척할 수 있어! 죽으려고 환장했네!’변우진은 한숨을 크게 들이마시더니 냉랭하게 말했다.“김예훈, 대단한데? 내 이름을 팔아서 여기까지 들어와 놓고는 허세를 부려? 오늘 심 어르신의 생신인 걸 봐서 너한테 손대지 않을 거야. 그 대신 무릎 꿇고 이곳을 기어 나가야 할 거야. 넌 거절할 자격도 없어. 내가 아무리 마음이 약하다고 해도 지금 엄청나게 화나 있거든? 내 화를 풀어주기 전까지는 대한민국 격투 리그전 챔피언의 실력이 어느정도인지 보여줄 수밖에 없어.”변우진은 뒷짐을 쥔 채 경멸의 눈빛으로 김예훈을 내리깔아 보았다.“뭐, 나랑 한판 붙어
조효임은 김예훈이 조금 안쓰럽긴 했지만 허세를 부리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또다시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녀는 고개를 쳐들고 김예훈을 쳐다보면서 말했다.‘김예훈, 우리 아빠랑 변 도련님께서 도와주지 않았다면 넌 부산에서 아무것도 아니야. 오늘 저녁 네가 어느 정도의 사람인지 똑똑히 보여줄게...’수많은 비웃음 속에서 김예훈은 그저 평온하게 차를 마시면서 의미심장한 말을 뱉었다.“계속 여기 있다간 변 도련님께서 큰코다칠 텐데요?”이 말에 사람들은 깜짝 놀라 한숨을 들이마시면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변우진이 대한민국 격투기 리그전 챔피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지금 상대하고 있는 사람이 누군지 알기나 하고 저러나?’‘저 사람은 맨손으로 벽돌까지 부수는 SNS에서 유명한 사람이라고!’‘별로 힘을 들이지도 않고 사람을 죽일 수 있을 텐데. 손가락 하나로 쉽게 때려눕힐 수 있을 텐데. 왜 저렇게 허세를 부리는 거지?’심지어 변우진에 대해 잘 알고있는 사람들은 그가 자존심이 강하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김예훈이 고분고분 말을 잘 듣기라도 한다면 아무 일도 없을지도 몰랐다.그런데 이렇게나 많은 사람 앞에서 공개적으로 도발하는 것도 모자라 변우진의 체면마저 짓밟아버렸으니 이대로 없었던 일로 넘어갈 수는 없었다.“큰코다쳐?”변우진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내리깔아 보았다.“김예훈, 어디 다시 한번 말해봐.”김예훈이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이대로 여기에 계속 있다간 큰코다칠 거라고요.”변우진 역시 표정이 어두워졌다.“김예훈, 날 건드렸다가 널 도와줄 사람이 있을 것 같아? 전에도 내가 다 뒷수습해줬잖아. 이번에는 과연 누가 도와줄지 한번 지켜보겠어!”퍽!바로 이때, 누군가 발로 걷어차는 바람에 변우진은 그대로 바닥에 엎어지고 말았다.전혀 반응할 새도 없이 초라한 모습으로 뒤돌았다가 얼굴이 확 굳어졌다.부산에서 내로라하는 부잣집 도련님인 최산하가 부하 몇 명을 데리고 건들거리면서 걸어오는 것이었다.그는 피고 있던 시가 연기를
변우진도 놀라긴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대한민국 격투기 리그전 챔피언인데 품위를 잃을 수가 없었다.그는 얼굴을 부여잡고 바닥에서 일어서면서 최산하를 째려보았다.“최 도련님, 당신이 뭔데 이방인 하나 때문에 저랑 이러는 거예요? 당신 같은 사람이 열 명이 동시에 붙어도 저랑 상대가 안 될 거라는 거 아실 텐데요?”쨕!최산하가 아무 말 없이 또 뺨을 때리는 바람에 변우진은 휘청거리고 말았다.“대한민국 격투기 리그전 챔피언이 그렇게 대단해요? 어디 한번 실력을 보여줘 보세요.”평생 김예훈에게 충성하기로 한 최산하는 이번 기회에 그에게 잘 보이고 싶었다.대한민국 격투기 리그전 챔피언은 물론 상대가 하느님이라고 해도 전혀 봐 주지 않기로 했다.“너!”얼굴을 감싸 쥔 변우진은 최산하가 이 정도로 자신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을 줄 몰랐다.다른 사람들은 눈이 휘둥그레진 채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다.한 사람은 권력 높은 부산 용문당 부회장이었고, 한 사람은 SNS에서 핫한 대한민국 격투기 리그전 챔피언이었기 때문이다.부산 상류사회에서 내로라하는 두 사람이 이 정도로 싸울 줄 몰랐다.사람들은 휘둥그레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지만, 그는 마치 자신과 아무런 연관 없는 일인 것처럼 평온하게 앉아서 차를 마시고 있었다.당사자가 이런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뭐라 할 수가 없었다.사람들의 이상한 표정을 목격한 변우진은 자존심이 깎였는지 최산하를 쳐다보면서 말했다.“최 도련님, 옛 회장님과의 정을 봐서 당신이랑 따지지 않는 거예요! 그러니까 더 이상 저를 자극하지 마세요. 설마 제가 무서워할 줄 알았어요?”변우진이 한껏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절대 당신이 무서워서 이러는 거 아니에요. 저를 자극했다간 당신을 병신으로 만들지도 몰라요. 내 말 못 믿겠으면 어디 한번 해보시든가요.”쨕!최산하가 또 뺨 때리는 바람에 변우진은 입가에 피를 보이고 말았다.“병신으로 만들어 버리겠다? 그깟 실력으로 저를 어떻게 병신으로 만들 건데요? 기술 한두
조효임 말에 최산하는 멈칫하더니 자기도 모르게 김예훈의 눈치를 보았다.하지만 조효임과 인플루언서들은 최산하가 조효임의 말에 겁을 먹은 줄 알고 있었다.조효임은 자신감에 찬 목소리로 계속 말했다.“최 도련님이 대단하다는 건 알겠는데 변 도련님께 실례를 범한 건 사실이잖아요. 얼른 무릎 꿇고 사과하세요! 알아서 자기 뺨을 때리면 용서해 드릴게요. 변 도련님께서 정말 화내는 날엔 아주 고통스럽게 죽을 거라고요!”최산하가 반응하기도 전에 변우진이 표정이 바뀌더니 의미심장하게 말했다.“효임 씨 말이 맞아요. 저는 심씨 가문에서 소란을 피우고 싶지 않아요. 그깟 뺨을 제가 피하지 못할 줄 알았어요? 최 도련님, 제가 옛 회장님과의 정을 봐서 오늘 이 일은 없었던 일로 해드릴 테니 더 이상 저를 자극하지 마세요.”변우진은 얼굴이 퉁퉁 부어올랐으면서도 애써 괜찮은 척했다.최산하는 이상한 표정으로 변우진을 쳐다보더니 말했다.“김 도련님의 신분을 몰라서 이래요?”“김예훈 신분? 무슨 신분을 가지고 있다고 그러세요?”변우진이 차가운 표정으로 물었다.“대단한 신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면 그날 백낙당에서 일본인을 상대할 때 제가 보호해 줄 필요도 없었겠죠.”“당신이 김 도련님을 보호해 줬다고요? 정말 웃겨.”바로 이때, 몇몇 일본인이 걸어들어왔다. 앞장서고 있는 사람은 다름아닌 나카노 타로우였다.기모노를 입고있는 그는 기세가 하늘을 찌르던 예전과 달리 한껏 겸손한 자세였다.그는 사람무리를 뚫고 김예훈에게 다가가 90도로 허리 숙여 인사하고는 변우진을 쳐다보았다.“그날은 네가 대한민국 격투기 리즈전 챔피언이라서 우리가 백낙당에서 물러난 것이 아니라 김 도련님을 존경해서, 김 도련님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서 물러난 거야. 네까짓 게 뭔데 우리가 네 체면을 세워줘야겠어?”나카노 타로우가 변우진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아도 뭐라고 할 사람이 없었다.부산 야마자키 검도관 제1 검객인 그는 그해 용문당을 상대로 절반은 이겼었다.비록 일본인이었지만 워낙 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