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훈은 선우재현이라는 이름이 얼마나 무서운지 모르는 듯했다.아까까지만 해도 허세가 하늘을 찌르던 박서진도 지금은 웅크린 채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하지만 김예훈은 전혀 머뭇거리지 않고 그의 뺨을 쳤다. 이건 충동적인 행동이 아니었다.자신의 여자도 제대로 지키지 못한다면, 그게 무슨 남자겠는가. “네까짓 게 날 때려?”선우재현은 흠칫 몸을 떨었다. 그는 손을 뻗어 자신의 얼굴을 만져보더니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듯했다.박서진을 포함한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하지만 자세히 보아도 맞은 건 선우재현이었다!이 데릴사위의 눈은 차가운 분노를 담고 있었는데 말로만 듣던 데릴사위의 이미지와는 사뭇 달랐다.언제부터 데릴사위 따위가 이런 분위기를 풍길 수 있게 되었지?“너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야!”선우재현은 피 섞인 침을 뱉은 후, 손을 저어 김예훈을 공격하려는 부하들을 막았다. 그리고 차가운 시선으로 김예훈을 바라보았다.“감히 내 구역에서 날 때린 건 네가 처음이야. 지금 네 정체를 알려주면 내가 너의 묘비에 잘 써주도록 하지!”선우재현은 거만하고 막 나갔지만 그도 일류 가문인 선우 가문의 사람이다. 그러니 그는 이런 상황에서 그의 뺨을 치는 사람은 미쳤거나 진짜 강한 배후가 있거나, 둘 중 하나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김예훈은 그 정도로 미친 사람 같지 않았기에 선우재현은 그에게 묻기로 했다.“선우재현 도련님, 저자는 김예훈이라고, 그저 데릴사위일 뿐입니다. 뒤의 여자는 바로 그를 먹여 살리고 있는 아내죠!”박서진이 가까이 다가와 김예훈의 치부를 드러냈다. 오늘 그는 이미 체면이 다 깎였다. 그러니 김예훈도 똑같이 겪게 해주고 싶었다. 박서진은 김예훈이 혼자 잘되는 꼴을 두고 볼 수 없었다. “김예훈, 너 선우재현 도련님의 이름은 들어봤어? 성남의 선우 가문은 알아? 선우 가문은 지금 성남의 유일한 일류 가문이야. 게다가 CY그룹과 같은 배를 탄 사이라고. 선우재현 도련님을 건드리는 건 선우 가문을 건드리는 것이
선우재현은 뺨을 맞고 몇 걸음 뒤로 물러나 놀란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다른 사람도 놀라서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김예훈이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 다들 김예훈이 어떻게 이리도 멍청할 수 있는가 생각하고 있었다.박서진과 이유빈 같은 사람들은 얼굴이 창백해질 만큼 놀라서 계속해서 뒤로 물러나고 있었다.정민아는 얼굴이 파리하게 질려서 김예훈 곁에 섰다.뺨을 두 번이나 때렸으니 합의를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선우재현이 조직에 몸 담그고 있어서가 아니라, 다른 일반인들도 이런 모욕을 당하면 화가 머리끝까지 날 것이다.끝장이다. 김예훈은 죽을 목숨이다! 선우재현은 한참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자신의 얼굴을 만지며 기가 차서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이 새끼가, 또 날 때려?”“그게 왜? 한 대 더 맞고 싶어?”김예훈은 차가운 시선으로 그를 보며 또 손을 들어 선우재현의 얼굴을 내리쳤다.짝.경쾌한 소리에 선우재현의 코피가 터져버렸다.그리고 그대로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선우재현 도련님, 우리는 이 자식과 전혀 친하지 않아요. 오늘 처음 보는 사이입니다! 정민아가 데려온 사람이에요! 우리랑은 전혀 상관없는 사람입니다! 죽이고 싶으시면 죽이세요. 저희랑은 상관없는 일이니까요!”이유빈도 계속해서 고개를 끄덕이며 얘기했다.“맞아요, 맞습니다! 우리는 저 사람과 친하지 않아요. 차라리 죽여버렸으면 합니다! 저희는 이런 사람과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저희 눈치는 보지 마시고 바로 죽여버리세요!”바닥에 쓰러졌던 박동준도 남은 힘을 끌어모아 구석으로 기어갔다. 김예훈에게 누울 자리를 마련해주는 것 같았다.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한 박동준도 선우재현의 뺨을 때린 김예훈이 곧 죽으리라는 것을 알았다.선우재현이 그의 목숨을 뺏지 않는다면 도련님이라고 불릴 자격도 없었다.정민아는 한숨을 쉬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그녀는 김예훈이 자기를 위해서 나서주는 것은 고마웠다.하지만 김예훈은 너무 충동적인 면이 있었다. 뺨을 한 대 때리는 것도
김예훈은 담담하게 선우재현을 보며 물었다.“나와 싸우자는 거야?”김예훈의 말을 들은 선우재현은 놀라서 굳었다가 바로 웃음을 터뜨렸다.오늘은 도대체 무슨 날인가.고작 데릴사위 따위가, 많은 사람 앞에서 자신의 뺨을 세 대 때리고, 또 싸우겠냐고 묻다니.선우재현은 순간 자신의 뺨을 때린 사람이 어느 명문가의 도련님이나 세자인 줄 착각할 뻔했다.하지만 사실은 고작 데릴사위가 아닌가.오늘 이 데릴사위를 작살내지 못한다면 앞으로 조직에 몸 담글 자격도 없다.“이...”선우재현 앞에서 여전히 막 나가는 김예훈을 보며, 박서진, 이유빈과 곽연록 등 사람들은 모두 절망에 빠졌다.“요즘 성남의 상황이 복잡해. 선우 가문이 어떻게 노력해서 유일한 일류 가문으로 남았는데, 그것 때문에 선우건이가 얼마나 애를 썼는데. 넌 선우 가문의 도련님으로서 가문의 일에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밖에서 못된 일이나 저지르고 있고. 네 행동 때문에 선우 가문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김예훈이 대수롭지 않게 입을 열었다.아직도 허세는. 김예훈의 말을 들은 박서진 등 사람들은 말문이 막혔다.이 데릴사위가 아무 실력도 없으면서 허세 떠는 실력은 성남 제일인 듯했다.모르는 사람이 그의 태도를 봤으면 그가 성남의 일인자인 줄 알 것이다. 아니, 경기도의 일인자라고 생각할지도 몰랐다.“다 나가!”선우재현은 다른 말을 하기도 귀찮아 그대로 명령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클럽의 손님들이 모두 떠났고 구경을 하던 종업원들도 눈치 빠르게 물러났다.박서진과 이유빈 등 사람들도 밖으로 나갔다.그 상황에 사람들은 모두 등에 소름이 돋았다. 다들 앞으로 벌어질 일이 얼마나 잔인할지 상상도 못 하는 분위기였다.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떠날 때 한숨을 쉬었다. 어떤 자식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내일 강에 시체 한 구가 떠다닐 듯했다.선우재현이 화가 난 것을 다들 알기에 김예훈이 무조건 죽으리라 생각하고 있었다.박서진 등 사람들은 떠날 때도 김예훈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이윽고 그의 부하들이 빈 술병을 가득 들고 나타났다. 곧 김예훈의 머리를 깨버리겠다는 뜻이었다.“마지막 기회를 주지. 지금은 보는 사람도 없으니 지금이라도 무릎 꿇고 머리를 박으면 내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도 몰라.”“그래! 머리를 몇 번 더 박으면 선우재현 도련님의 기분이 풀려서 널 살려줄지도 몰라!”“너도 성남시의 인재인데, 눈치 좀 챙겨. 안 그러면 곧 죽을 테니까.”담담한 표정의 김예훈을 보며, 현장에 남은 여자들은 김예훈이 허세를 부리고 있다고 생각했다.이때라도 꿇어서 빌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진짜 곧 죽게 된다! 김예훈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그녀들은 알 수 없었다. 게다가 그녀들의 눈에는 아무리 대단해도 선우재현보다 대단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김예훈은 그저 대수롭지 않게 담담하게 얘기했다. “꿇어? 선우재현이 나한테 꿇으면 모르지. 내가 봐줄지도.”김예훈이 이렇게 허세를 부리자 사람들은 다 웃음을 터뜨렸다.“내가 꿇으라고?”선우재현이 웃음을 터뜨렸다.그는 손에 쥔 재떨이를 던지고 한 걸음 다가가며 얘기했다.“김예훈, 네가 이렇게 허세를 부리는 걸 봐서라도 대단하다고 얘기해주지. 오늘 내 부하들이 한 대씩만 칠 테니까 한 바퀴만 맞아. 그렇다면 네가 죽든지 살든지 이 일은 해결된 것으로 해주지. 의견 있어?”선우재현은 차가운 시선으로 음산한 기운을 내뿜었다.그는 진정한 도련님이고 진정한 대표님이다.그런 그의 모습을 보는 여자들은 눈에서 하트가 뿜어져 나왔다.선우재현은 엄청 잘생기고 위엄 있었다.선우재현이 김예훈 앞으로 다가온 순간, 김예훈은 핸드폰을 꺼내어 바로 전화를 걸고는 핸드폰을 테이블 위로 던졌다.선우재현이 그 핸드폰을 보면서 뭐라고 얘기하려던 찰나, 전화기 너머에서 어르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김 대표님, 이 저녁에 전화를 걸어주시다니, 무슨 일입니까?”그 목소리에 선우재현의 표정이 그대로 굳어버렸다.할아버지의 목소리가 아닌가!선우재현의 기억 속 할아버지는 항상 고고하신 분이다.하지만 왜 지금
그 말을 들은 선우재현의 눈가가 떨렸다.그는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느꼈다.상대는 선우 가문의 가장 큰 어르신인 선우건이다! 선우건이가 없으면 선우 가문도 없다. 그렇지 않으면 선우재현이 어떻게 성남의 조직에 몸 담그고 있을 수 있겠는가.하지만 그의 눈앞에 있는 김예훈은 자신의 할아버지에게 차가운 태도로 얘기하고 있다.마치 상사가 부하를 혼내듯이, 주인이 하인을 혼내듯이 말하고 있다.지금 이 순간, 선우재현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돋아났다.“김 대표님, 고정하십쇼! 제발 화를 거두어 주십쇼! 제가 다 처리하겠습니다.”전화기 너머의 선우건이도 놀라서 이마에 땀이 맺혔다.김예훈이 어떤 사람인지, 그가 제일 잘 알았다.하지만 김예훈이 선우 가문을 도와준 일뿐만이 아니라, 김예훈이 성남에 돌아와 예전의 명문가들과 일류가문을 하나하나 무너뜨린 것만 해도 그가 얼마나 강한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선우 가문이 그 가운데서도 굳건히 살아남은 관건적인 이유는 바로 김예훈과 같은 배를 탔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 불효자식 같은 선우재현이 김예훈을 건드리다니...“처리요? 지금 제 앞에서 얘기하세요. 어떻게 처리할 겁니까?”김예훈이 일어서서 선우재현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옆에 다가온 양아치와 부하들은 눈치를 보며 뒤로 물러나며 김예훈을 두려워했다.김예훈이 이 전화를 걸 때부터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하지만 김예훈은 그들을 봐줄 생각이 없었다. 걸어 나가면서 그들에게 주먹을 날렸다. 그가 지나간 곳마다 선우재현의 부하들이 모두 쓰러져 몸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죽이지 않은 것만으로도 이미 선우건이의 체면을 봐준 것이었다. 이 사람들은 바닥에서 구르면서도 원망 한마디 할 수 없었다.여성 파트너들은 놀라서 입을 딱 벌리고 보다가 놀라서 뒤로 물러났다.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김예훈은 그대로 선우재현 앞에 와서 선우재현을 발로 차 바닥에 짓밟았다. 선우건이의 눈가가 파르르 떨렸고 온몸도 부르르 떨렸다. 하지만 지금은 꾹 참을 수 밖에 없었다.“자
김예훈은 선우재현의 눈에서 불안함과 원망을 보아냈다.그는 손을 뻗어 선우재현의 얼굴을 가볍게 툭툭 치고 담담하게 물었다.“불만이 많은 모양인데? 내가 선우건이를 이용해서 널 압박하는 것 같아? 그렇지 않으면 난 너와 얘기할 자격도 없다고 생각하는 거지?”김예훈은 웃을락 말락 하는 표정이었다.선우재현은 김예훈의 손을 피하면서 어두운 낯빛으로 대답했다.“김 대표님, 그만하십쇼!”그는 확실하게 대답하지는 않았지만 인정한 것과 다름없었다. 선우건이의 얼굴을 봐서 그에게 사과하는 것이지 절대로 김예훈이 대단해서가 아니었다.김예훈은 다른 말을 하지 않고 바닥에서 술병을 주웠다.그리고 펑 소리와 함께 선우재현의 머리를 내리쳤다.술병이 깨졌고 선우재현의 머리에도 피가 철철 흘렀다. 선우재현은 짧게 신음소리를 흘리며 비틀비틀 뒤로 물러났다.그는 이성을 잃지 않도록 화를 꾹 참고 있었다.“이건 네가 내 아내를 희롱했기 때문이야.”펑.“이건 네가 나를 죽이려고 했기 때문이고.”펑.“이건 그냥 네가 꼴 보기 싫어서야. 이렇게 세 번 맞으니 기분이 더러워?”김예훈이 선우재현의 얼굴을 치며 물었다.“네!”선우재현이 이를 꽉 깨물고 대답했다.“솔직하니 좋네. 하지만 기분이 더러워도 참을 수밖에 없을 거야. 아니면 돌아가서 복수를 해도 되지만 난 무적인 몸이라, 네 마음대로 해. 하지만 경고하는데, 나에게 복수하기 전에 선우건이한테 가서 내가 누군지 자세히 물어보는 게 좋을 거야.”김예훈이 웃으며 얘기했다.선우재현은 이를 꽉 깨물고 대답했다.“걱정하지 마세요. 꼭 잘 물어볼 겁니다!”“그래, 가서 물어봐. 그리고 내 아내는 놓아주고.”김예훈이 얘기했다.선우재현은 졌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사람을 시켜 김예훈의 말대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이윽고 선우재현이 사람들을 데리고 볼품없이 사라졌다....로얄 펍은 매우 조용해졌다. 많은 사람들이 조용해진 것을 듣고 머리를 들이밀며 무슨 일인지 알아보고 싶어 했다.펍에서 나온 김예훈은
정민아는 깊게 숨을 들이켜고 얘기했다.“예훈아, 이번에 네가 괜찮은 것은 매니저님 덕분이야.”이때 옆의 이유빈이 굳은 표정으로 걸어와 김예훈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얘기했다.“쓰레기 같은 자식! 이번에 매니저님이 이형택 도련님에게 연락드리지 않았다면 넌 이미 강에 빠져서 죽었을 거야. 우리도 너와 같은 결과를 맞이했을 거고! 쓰레기 같은 놈, 혼자만 죽을 것이지, 우리 발목까지 잡아?! 네가 대단한 줄 알아? 그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선우재현 도련님의 뺨을 때려? 경고하는데, 고마운 줄 알아. 매니저님이 아량이 넓으셔서 다행이지.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네까짓 게 살아나왔겠어?!”이유빈과 곽연록 등 사람들이 김예훈을 훈계하기 시작했다.박서진은 팔짱을 낀 채, 고고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마치 그가 아니었으면 이곳의 사람들은 전부 시체가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했다.박서진이 사람을 찾아서 도와주다니?김예훈은 어이가 없어 굳어있다가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이 상황은 생각하지 못했다. 박서진이 이리도 허세를 부리는 사람일 줄은 몰랐다.하지만 인도인의 스타일을 생각하니 그의 행동이 이해가기도 같았다.그들은 모두 이렇지 않았던가.정민아는 미간을 찌푸리며 얘기했다.“이유빈 씨, 곽연록 씨, 이러지 말아요. 특수 상황이었잖아요. 제 남편은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서 그런 거예요! 그렇지 않았으면 오늘 우리는 저곳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을 겁니다! 이건 다 선우재현 무리가 선을 넘어서 일어난 일이죠! 어찌 되었든, 오늘 일이 무사히 지나간 건 매니저님께 감사드려요.”정민아는 칼 같은 성격이었다. 펍에서 쫓겨난 후, 양아치들은 그들의 전화를 빼앗지 않았다.박서진은 그 틈을 타 그의 상사, 전설의 이형택에게 전화를 걸었다.상대방은 조용히 듣더니 그대로 전화를 끊어버렸다.하지만 박서진은 이형택이 그를 위해 나서주리라 생각했다.역시나, 얼마 지나지 않아 선우재현의 사람들이 떠났다. 그래서 박서진은 의기양양해하고 있었다.김예훈은 박서진을 보며 담담하게 물었
정민아는 놀란 얼굴로 얘기했다.“매니저님... 그건...”박서진이 차갑게 웃으며 얘기했다.“직접 빚을 졌다고 얘기했잖아요. 오지 않아도 괜찮지만 그렇다면 앞으로 청별 그룹과의 합작은 모두 중지해야 할 것 같습니다.”정민아는 난감했다. 박서진이 나쁜 마음을 먹었다는 것은 알지만 그녀가 방금 직접 한 얘기 때문에 난감한 얼굴을 보였다.이때 김예훈이 차갑게 얘기했다.“박서진, 오늘 누구 덕분에 멀쩡히 살아나왔는지 아직도 모르겠어? 이형택 같은 놈이 뭐라고, 오늘 일을 무마할 능력이 있을 것 같아?”박서진은 치부를 들킨 듯,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 방귀 뀐 놈이 성낸다고, 그는 바로 벌떡 일어서며 물었다.“너 이 자식, 무슨 뜻이야? 날 모욕한 걸로도 모자라서 이 도련님까지 모욕하다니! 이럴 줄 알았으면 도와주지 않고 네가 선우재현 도련님 밑에서 죽게 내버려 둘 걸 그랬어. 젠장. 내가 겨우 널 구해줬더니 감히 날 의심해? 똑똑히 들어, 정 대표 얼굴을 봐서 내가 널 죽이지 않는 거야!”김예훈이 뭐라고 얘기하려고 하자 정민아가 그를 말리며 얘기했다.“예훈아, 매니저님은 확실히 도련님께 전화를 드렸어. 그건 사실이야.”정민아에게 김예훈의 안전이 가장 중요했다. 다른 건 중요하지 않았다.“매니저님, 이런 눈치 없는 자식에게 화내봤자 아무 소용 없어요!”“등골만 빼먹는 남자가 뭘 알겠어요?! 저런 사람이랑 싸우면 대표님 손만 더러워져요.”이유빈을 포함한 사람들이 나와서 말했다.“가요, 이만 가요. 이런 쓰레기와 그렇게 많이 말할 필요 없어요. 우물 안의 개구리 같은 사람이죠. 저 사람은 우리의 세계를 이해하지 못할 겁니다!”그들의 눈에 김예훈은 능력은 하나도 없고 허세만 부릴 줄 아는 남자였다. 그러니 그런 남자 때문에 화를 낼 필요는 없었다.“음? 핑크색 롤스로이스?”이때 곽연록은 주차장에 차 한 대가 남은 것을 발견했다.이 차는 김예훈이 몰고 온 것이었다.주차장에는 아우디나 벤츠 같은 차들도 있었지만 그 차들은 롤스로이스의 차바퀴만
잠시 후, 용현성과 장현준은 처참한 모습으로 이곳을 떠났다.동하임은 손에 든 2,000억 원의 수표를 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김 도련님, 이번 만남은 정말 실패네요. 아무쪼록 아무 일 없이 지나갈 줄 알았는데 저들에게 본때를 보여줬냬요. 이 2,000억 원, 더 두 분이 여기저기 연락해서 겨우 모은 거예요.”동하임은 여전히 한숨이 나왔다.‘그렇게 거들먹거리더니 돈도 별로 없는 사람들이었어. 2,000억 원을 울며불며 여기저기서 빌려야 한다니.’김예훈은 그들에게 2,000억 원을 내놓으라고 한 것은 그들의 뺨을 때리는 것보다도 더 심했다.그들의 노후 자금마저 탈탈 턴 것과도 같았다.이로써 쌍방은 지금, 이 순간부터 더 이상 평화롭게 지낼 수가 없었다.“괜찮아요. 저희가 얼굴을 붉히지 않았다고 해도 저를 죽이고 싶어 안달이었을 거예요. 어차피 저들 눈에는 제가 죽어야 마땅한 존재니까요.”김예훈은 다시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며 공진해가 보내온 자료를 확인했다.“소식에 따르면 용현성은 특별한 능력 없이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어요. 암암리에 일본 쪽과 연락하는 것 같더라고요. 류서우가 초대하지 않았더라도 일본인들에게 제대로 된 설명을 해주기 위해 무조건 문제를 일으키러 왔을 거예요. 장현준은 원래부터 식민지 시대 때 영국에서 기르던 개였을 뿐이에요. 평생 무릎 꿇고 개처럼 살더니 외국인이 하느님인 줄 아나 봐요. 이런 사람은 아무리 체면을 세워주고, 또 기회를 줘봤자 절대 만족하지 않을 거예요. 아무튼 제가 회장 패쪽을 내놓지 않고, 또 그들의 요구에 따라 일본에 가서 사죄하지 않는 한 둘 중 하나는 죽는 운명이었다고요.”김예훈은 차를 한 모금 마시고 계속해서 말했다.“어차피 죽고 못 살 판에 2,000억 원을 배상하라고 한 것도 많이 봐준 거예요. 오늘 이렇게 많은 눈이 지켜보지 않았다면 저 사람들 오늘 이곳을 벗어나지도 못했어요.”김예훈의 담담한 말투에는 살기가 가득했다.그에게는 외국과 은밀히 연락하고 국민을 해치려는 비겁한 자
“영국 사람을 등에 업으면 대단한 사람인 줄 알았어요? 아니면 모든 사람이 어르신처럼 외국인을 언급하면 바로 무릎 꿇을 줄 알았어요?”쨕!말할수록 화가 난 김예훈은 장현준의 뺨을 때려 저 멀리 날려 보냈다.김예훈에게 얻어맞아 얼굴이 퉁퉁 부어오르고 정신이 혼미해진 장현준이 바닥에서 일어나려고 했을 때, 김예훈이 또다시 접근해 오자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났다.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지금 사과할 기회를 드릴게요. 아니면 오늘 갈 생각도 하지 마세요. 내년 오늘이 어르신과 부당주님의 기일일 줄 아세요.”“너...”장현준은 화가 나서 부들부들 떨면서도 얼굴을 부여잡은 채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도 하고싶은 말을 다시 삼킬 수밖에 없었다.비록 이 시대에서는 권력, 힘, 돈, 인맥이 모든 것이라고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주먹이 강한 사람이 승자였다.용현성이 이미 김예훈에게 짓밟힌 것도 모자라 장현준도 뺨을 맞고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장현준은 지금껏 의지해 온 영국이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자 더 이상 김예훈과 맞서지도 못했다.이 순간, 장현준은 깊이 숨을 들이마시면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미안하네.”쨕!“그렇게 사과하는 거 맞아요?”쨕!“영국에서 제대로 가르치지 않던가요?”쨕!“사과는 존중의 의미로 무릎부터 꿇어야 한다는 거 몰라요?”연이은 뺨에 장현준은 비틀거리기 시작했다.그는 분노의 극치에 도달해 표정마저 일그러졌다.손을 쓰고 싶었지만 차마 용기가 없어 어금니를 꽉 깨문 채 떨리는 몸으로 결국 무릎을 꿇었다.“김 회장님, 죄송합니다. 오늘은 제가 잘못했습니다.”장현준 같은 사람은 무릎 꿇는 것이 그렇게 굴욕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그의 인식 속에서는 외국인을 만나면 무릎을 꿇어야 하지만 외국인은 김예훈에게 무릎 꿇을 자격이 없었다.“어르신같이 비겁한 자가 무릎을 꿇는다고 해도 아무런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지만, 저는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거든요.”김예훈은 휴지로 손가락을 닦으면서 담담하게 말했다.“가보세요. 다음부터 저를
장현준은 힘겹게 일어나 숨을 헐떡이며 김예훈과 동하임을 째려보았다.“기다려. 반드시 후회할 날이 올 거야!”그는 가슴에 손을 얹고 맹세했다.“반드시 동씨 가문을 진주 1인자 위치에서 끌어내릴 것이고, 오늘의 행동에 대해 후회하게 할 거야! 나는 전직 총독으로서 그만한 힘을 가지고 있어. 이 일을 영국 황실에 알리면 너희는 끝장이야!”동하임은 피식 웃고 말았다.“영국이요? 저희가 끝장날 거라고요?”김예훈은 서서히 장현준 앞으로 다가가 비웃음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어디 전화해 보세요. 영국에서 어디 저희 대한민국 일에 간섭할 수 있는지. 저희 대한민국은 이미 세계 정상에 서있는데 어르신은 아직도 서양인의 그림자 밑에서 살고 계시네요. 당신 같은 사람이 전직 총독이라고요? 어이가 없어서. 어르신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저 서양인에게 길들어진 개일 뿐이에요.”김예훈은 또 한 번 발로 걷어찼다.장현준은 서양 격투기를 배워서 그런지 반응이 빨라서 김예훈이 발로 차는 순간에 최선을 다해 피했다.하지만 손을 들기도 전에 복부에 통증을 느끼며 의자와 함께 저 멀리 날아가고 말았다.“악!”비명이 퍼져나가고, 장현준은 네 발이 하늘을 향해 뒤집어져 마치 뒤집힌 거북이처럼 초라하기 그지없었다.“얼른 전화해 보세요. 어르신을 지켜줄 수 있는지 어디 한번 지켜보자고요.”김예훈은 피식 웃었다.“어르신께서 말은 힘이 무엇인지 확인해야겠어요.”류서우 등은 이 순간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뻔뻔한 자식. 동하임이 장현준 어르신을 다치게 한 틈을 타 진주에서 존경받는 전직 총독님을 공개적으로 모욕하다니. 정말 완전히 무시하는 거잖아!’“김 회장!”장현준은 힘겹게 일어나 김예훈에게 삿대질하면서 말했다.“감히 나한테 손을 대?”쨕!김예훈은 장현준의 뺨을 때려 바닥에 쓰러뜨렸다.다음 순간, 머리가 세게 바닥에 부딪힌 장현준의 얼굴은 온통 먼지투성이가 되고 말았다.화가 났지만 두려움과 절망감이 앞섰다.충분히 자기도 고수라고 생각했는데 김예훈의 움직임을 전
“너...”용현성은 김예훈을 죽여버리고 싶었지만, 극심한 통증 때문에 어질어질한 상태였다.그는 용문당 집법 부대의 부당주이며 용씨 가문의 사람인데 말이다.그동안 무송과 용문당에서 항상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를 추앙하고 존경했는지 모른다.그는 어디에서든 자신감이 넘쳤고, 심지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그런데 오늘 김예훈한테 체면이 짓밟힌 것도 모자라 큰 손해를 보게 될 줄 몰랐다.어린놈의 발에 체면과 존엄이 짓밟힌 지금, 용현성은 벽에 머리를 박아 죽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괴로웠다.하지만 김예훈이 또 움직일까 봐 소리치지도 못했다.“보아하니 이제는 사태 파악이 되셨나 보네요.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무슨 말을 하면 안 되는지 아시겠죠?”김예훈은 억울한 표정을 짓고 있는 용현성을 쳐다보고는 그를 발로 차버렸다.“오늘 교훈을 잘 기억하길 바랄게요. 안 그러면 언젠가 터질 정도로 얻어맞을 거니까요. 제가 마음이 약해서 그렇지. 김현민이었다면 진작에 죽었을 거예요. 무송으로 돌아가 집법 부대 사람들한테 알라세요. 앞으로 일을 처리할 때는 옳고 그름을 잘 판단하고 행동하라고요. 일본인의 말에 개처럼 달려오지 말고요. 한 명씩 올 때마다 본때를 보여줄 거니까요. 알겠어요?”용현성은 비틀거리며 일어서서 얼굴은 일그러진 채 처참한 모습으로 분노로 들끓고 있었다.이순간 그는 김예훈에게 도전할 용기가 없어 애써 진정해 보려고 들숨·날숨을 쉬었다.“김 회장, 하임 씨, 정말 너무하는 거 아니야?”용현성이 이 정도로 다친 모습을 보자 장현준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여기가 어디라고. 여긴 국제 대도시인 진주이자 이곳만의 법이 있다고! 전직 총독의 신분으로 요구하는데 당장 당주님께 사과하고 처벌을 받아! 안 그러면 내 한마디로 진주 감옥에서 평생을 보내게 될 줄 알아. 내 말 믿어 안 믿어.”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못 믿겠는데요? 저도 한 말씀 드릴까요? 제 앞에서 나이를 내세우면서 우쭐대면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생
김예훈의 발에 짓밟힌 용현성은 끊임없이 몸부림쳤고, 얼굴에는 발자국과 손자국이 나있는 채로 무척이나 비참한 모습이었다.그는 필사적으로 몸부림쳤지만 김예훈의 발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그저 부들부들 떨고만 있었다.많은 사람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을 비비기도 하고, 꿈인지 생시인지 몰라 자기 뺨을 때리기도 했다.특히 집법 부대 제자들은 하나같이 멍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아무도 김예훈이 이 정도로 대담하게 행동할 줄 몰랐다.용현성의 뺨을 때린 것도 모자라 그의 얼굴을 바닥에 짓밟다니.이는 용문당 장관회의 체면을 짓밟은 것도 모자라 용씨 가문의 체면을 짓밟은 것과도 같았다.모두가 정신이 혼미한 가운데, 장현준이 제일 먼저 반응하고 소리쳤다.“김 회장, 지금 무례하게 뭐하는 짓이야! 감히 당주님을 건드려?”김예훈이 용현성마저 무시할 줄 몰랐는지 류서우는 순간 화가 치밀어올랐다.그녀는 혈기가 솟구쳐 김예훈에 대한 두려움도 잊었다. 이때 그녀의 손짓하나에 한 무리의 집법 부대 제자들이 무기를 꺼내 분노에 차서 앞으로 돌진해 왔다.똑같이 동하임의 손짓에도 동씨 가문 정예 부하들이 사방에서 나와 집법 부대 사람들을 가로막았다.집법 부대 사람들은 의심할 여지 없이 모두 강력한 시력을 갖추고 있었지만, 이곳은 동씨 가문의 구역이라 인원이 더 많은 건 사실이었다.힘이 균형을 이룬 쌍방은 서로 대치 상태에 들어섰다.류서우는 또 한 번 누군가에게 가로막힐 줄 몰랐는지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동하임 씨, 지금 뭐 하자는 거예요?”동하임이 냉랭하게 말했다.“김예훈 도련님을 해치려면 제 시체부터 먼저 밟고 가세요!”“너희들!”류서우는 이 모습을 보면서 어금니를 꽉 깨물더니 김예훈을 노려보면서 말했다.“김 회장님, 당주님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다 함께 묻어버릴 거예요!”김예훈을 직접 베어버리고 싶었지만 동씨 가문 정예 부하들이 너무 많이 도저히 다가갈 수가 없었다.이때 장현준이 기세등등한 말투로 말했다.“김 회장, 하임 씨, 지금 이러는 거, 어떤
이때 용현성의 손짓 한에 몇몇 부하들이 앞으로 나서서 칼을 뽑아 들고 김예훈을 노려보았다.이 장면은 동하임의 얼굴을 순간적으로 어두워지게 했다.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부당주님, 패쪽은 당주님이 저한테 맡긴 거라 누구도 가져갈 수 없고, 저보고 일본인에게 사과하라고요? 가능하다고 생각하세요? 일본인이 저의 사과를 받을 자격이나 있다고 생각하세요?”“왜? 네가 그렇게 대단해?”용현성의 얼굴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김예훈, 내가 너의 다리를 부러뜨리지 않고 일본에 보내는 것으로 끝내는 것도 당주님의 체면을 세워주는 것이야. 그러니까 너무 잘난 척하지 마. 내가 나이 들어서 성격이 좋아져서 다행이지, 젊을 때였으면 너는 이미 머리가 날아가고 온 가족이 살해당했을 거야.”이 순간, 용현성은 언제든지 일어나 김예훈을 한방에 쳐 죽일 것만 같았다.“김 회장, 당주님은 용문당 내부에서 덕망이 높고 권력 있는 분인데 이런 말을 하는 것도 많은 배려를 한 거라고.”장현준은 비꼬는 말투로 말했다.“그러니까 절대 나대지 마. 당주님이 화를 내는 순간 너는 끝장이라고. 회장 패쪽을 내놓아야 할 뿐만 아니라 사과용으로 너의 사지를 부러뜨려 일본에 버릴 거라고. 너의 가족 또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야. 당주님은 단순히 용문당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용씨 가문도 대표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 대한민국 전국 10대 명문가 중의 하나인 용씨 가문!”장현준은 소파에 편안히 기대어 앉아 말했다.“우리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패쪽을 내놓고 스스로 손발을 묶어. 내가 당주님을 위해 두번째 즐길 거리를 마련했는데 말이야. 당주님이 즐기는 데 방해가 되는 순간 네가 어떻게 수습할지 지켜볼 거야.”류서우도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얼른 패쪽을 내놓고 무릎 꿇고 용서를 빌어요. 아니면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요.”김예훈은 웃으며 말했다.“류서우, 지금 날 협박해?”류서우는 눈가를 파르르 떨긴 했지만, 여전히 냉랭하게 말했다.“그렇게 이해하셔도 좋아요.”류
“나오키가 너를 죽일 수 있었는데 네가 용문당 이름으로 압박하는 바람에 생각에 잠겨있는 틈을 타 습격해서 죽였다는 것도 알아. 김예훈, 너는 정말 얼굴이 너무 두꺼운 거 아니야? 왜 그렇게 염치가 없는 거냐고.”용현성은 김예훈에게 삿대질하면서 화가 잔뜩 나 있었다.김예훈은 멈칫하더니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류서우를 힐끔 쳐다보았다.류서우 뒤에 서 있던 집법 부대 제자들은 김예훈의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에 본능적으로 시선을 피했다.이로써 류서우가 용현성을 데려오기 위해 일부 진실을 숨겼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예를 들어 김예훈이 혼자서 타케이 가문을 모조리 때려눕혔다는 사실을 숨긴 채 김예훈이 용문당을 이용해 타케이 가문을 압박했다고 말했다.만약 용현성이 김예훈이 직접 나오키를 죽였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감히 올 용기도 없었을 것이다.“부 당주님, 한 번만 더 설명해 드릴게요. 타케이 가문은 자결한 것이 맞아요. 용기가 대단해 일본 천황이 큰 상을 내리기로 했다니까요?”김예훈은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이미 진주 사람들이 다 아는 사실이에요. 일본대사관 측에서도 이 주장을 받아들였고요. 부당주님께서 만약 불만이 있으시면 그들을 상대로 소송을 걸어도 좋아요. 소송에서 이기면 다시 이야기해 볼까요?”“너!”용현성은 화가 나서 할 말을 잃었다.‘김예훈 이 자식, 실력 있는 것도 모자라 말솜씨도 대단해.’김예훈이 일본대사관까지 거들먹거려 한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바로 이때, 장현준이 웃으면서 말했다.“김 회장, 어떻게 자결했는지는 김 회장이 나보다 더 잘 알잖아. 동씨 가문이 이 사건에 얼마나 많은 힘을 쏟아부었는지 김 회장도 모를 리가 없잖아. 굳이 밝혀봤자 재미도 없을 것 같고. 실력이 뛰어난 데다 동씨 가문이 뒤를 봐주고 있어서 자신감이 넘치는 거 알아. 하지만 김 회장도 알겠지만, 이 세상에서 많은 일은 단순히 싸우고 죽이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아. 이 바닥에서는 예의를 갖춰야 해.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는데 당주님과 맞서
장현준이 봤을 때 자기가 진주에서 가지고있는 능력과 배경에 용현성의 세력까지 더하면 김예훈을 짓밟아 죽이는 것은 식은 죽 먹기라고 생각했다.어쨌든 본때를 보여주기 전에 중요한 일부터 처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이때 동하임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그러게요. 어르신들, 싸우려고 저희 동씨 가문에 사람을 불러달라고 한 건 아니죠? 먼저 일부터 해결하는 거 어떨까요?”용현성은 그제야 분노가 가라앉는 듯싶었다.하지만 그는 여전히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면서 삿대질했다.“김예훈, 장현준 어르신과 동씨 가문이 네 편을 들어줘서 오늘 운이 좋은 줄 알아. 아니면 내가 뺨 한 대로 너같이 무례한 인생 후배를 죽여버렸을 거야. 그동안 내 손에 죽은 젊은이가 아마도 천명은 안 되어도 팔백 명은 될 거야.”용현성은 오른손 손바닥을 드러내면서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허세 그만 부리시고. 저를 살려주셔서 감사하다고 하면 될까요?”김예훈은 어이가 없었다.“할 말이 있으면 하시고, 없으면 이만 가볼게요. 저는 아직 배가 고파서 야식 먹으러 가려고요.”“너!”한 무리의 집법 부대 제자들은 하나같이 화를 냈다.거만한 사람은 얼마든지 봤어도 이 정도로 거만한 사람은 처음이었다.‘용현성 어르신 체면을 전혀 지켜주지 않네!’“그래. 본론으로 들어가지.”용현성은 이번에는 화를 억누르고 류서우 등을 말리면서 김예훈을 냉랭하게 쳐다보았다.“김예훈, 네가 부산 용문당 회장인 점을 이용해서 진주·밀양에서 함부로 행동하고 사람을 괴롭혔다면서? 심지어 일본 야마구치파도 모자라 타케이 가문까지 죽였다지? 야마구치파에서 이미 연락이 왔어. 용문당에서 제대로 된 설명을 내놓으라고. 네가 상대방과 어떤 원한을 가지고 있든, 야마구치파에서 책임을 따지기 시작한 이상 네가 반드시 책임져야 해.”용현성은 위엄이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내가 명령하는데 회장 패쪽을 넘기고 야마구치파에 사과하도록 해! 우리 용문당에서 문제를 일으키지 말고!”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그런
“류서우, 우리 회장님한테 무례하면 안 되지.”장현준이 말했다.김예훈과 동하임을 발견했을 때 멈칫하더니 곧바로 이 두 사람을 알아보았다.비록 첫 만남이었지만 용현성을 응원하러 오는 것이었기에 김예훈의 자료를 미리 확인했었다.장현준은 배시시 웃으면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류서우, 이분은 전설 속의 김예훈 회장이라고 해. 경기도 김 세자라고도 불리는데 신분이 어마어마할 정도라니까. 이런 분은 집법 부대에서 감히 맞설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고.”장현준이 류서우를 꾸짖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 비난의 뜻은 없고 오히려 비꼬는 듯했다.김예훈의 신분을 알고는 있었지만 별로 존중의 뜻은 없었다.진주 사람이 봤을 때 경기도 김세자든 부산 용문당 회장이든 그렇게 대단해 보이지도 않았다.진주에서는 바짝 엎드려 다녀야 한다고 생각했다.이번에 상대해야 할 사람이 눈앞에 서있는 사람인 것을 확인한 용현성은 자연스레 시선을 김예훈에게 돌렸다.류서우의 눈물겨운 호소를 듣고, 사진도 보고, 자료도 확인했지만, 실물을 보니 평범하디 평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옷차림이나 분위기, 모두 다 평범했다.김현민과 비교하면 정말로 하늘과 땅 차이였다.용현성은 김예훈이 류서우 앞에서 어떻게 타케이 가문을 죽였는지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다.이때 용현성이 담담하게 말했다.“류서우, 얼른 우리 김예훈 회장에게 사과해. 이따 시작되기도 전에 회장님이 홧김에 너를 죽여도 난 너를 지켜줄 수 없어.”“하긴, 김 회장님이 막무가내의 사람이라 당주님 앞에서 살인과 방화를 저지르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죠.”류서우는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저 류서우, 회장님께 사과를 드릴게요. 죄송해요.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부디 저를 죽이지 말아주세요. 저 죽기 싫어요.”말 속에 가시가 있고, 비꼬는 말투를 보니 전혀 진심이 담겨있지 않았다.류서우의 말에 집법 부대 제자들도 김예훈을 흘겨보았다.‘이 모양 이 꼴을 하고서 왜 억울한 표정을 짓고 있지? 정말 염치가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