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민호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다.이게 뭐지? 성운 엔터테인먼트가 안목이 있다니?당연히 명함을 받아쥐고 나한테 술 한잔하자고 해야 하는 거 아니야? 나한테 잘 보여야 하는 거 아니냐고?어른들의 세계에서 기브앤테이크는 간단하고도 단도직입적이다.하지만 이 여자, 도대체 무슨 뜻인 거지? 날 얕잡아보는 건가? 아니면 옆에 있는 저 남자 때문인가?이때 장민호의 시선이 김예훈한테 머물렀다, 그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가씨, 설마 옆에 있는 이 사람 때문에 날 거절한 거예요? 잘 생각해봐요, 당신의 앞날이 달린 문제이니까, 평생에 한 번 주어질까 말까 하는 기회예요, 이 기회를 놓치면 후회해도 소용없어요"하은혜가 김예훈한테 핸드폰 기능을 보여주고 있다, 갑자기 옆에서 재잘재잘거리는 장민호 때문에 짜증이 났다, 그녀가 더는 참지 못하고 고개를 들고 장민호를 노려보며 말했다:"이봐요, 옆에서 사람 귀찮게 하지 말고 저리 가요, 성운 엔터테인먼트 대표면 이렇게 막 찝쩍대도 되는 거예요? 똑똑히 말하는데 난 성운 엔터테인먼트에도 관심 없고 연예인도 관심 없어요, 그러니까 그만 방해할래요?""와아, 저 여자 성격 진짜 화끈하다!""장민호가 여자한테 거절당하는 건 또 처음 보네, 쯧쯧..""진짜 해가 서쪽에서 뜨는 거 아니야?!"매장 안에 있던 사람들이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다, 하도 보기 드문 광경이라.장민호의 안색이 어둡게 변했다, 이런 대접은 또 처음인 것 같다, 그가 콧방귀를 끼며 차갑게 말했다:"이봐요, 아가씨, 설마 이 가난한 사내가 당신한테 핸드폰을 사줄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죠? 자그마치 천오백만 원이에요, 내가 좋은 마음으로 당신한테 선물하려고 하는데 이렇게 사람 마음을 몰라주다니."'당신..." 하은혜는 말문이 막혔다, 이 인간 정말 짜증 나게 하네."그만 해요, 우리는 핸드폰 살 테니까 그만 꺼져줄래요?" 김예훈은 원래 웃고 있었지만 지금은 짜증이 났다, 이 장민호라는 인간 때문에 자신한테 사람들의 이목이 쏠렸으니 말이다, 김예훈
"헐, 설마 재벌 2세라도 되는 거야?""눈 하나 깜짝 안 하고 카드를 긁으라고 했어, 대박!""설마 건물주 집안인가?"김예훈이 쿨하게 카드를 꺼내니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멍한 표정을 지었다."블랙 카드야!" 그 자리에 있던 사람 중에서 장민호가 제일 견식이 많을 것이다, 김예훈이 그 카드를 꺼내자 장민호의 등골이 오싹해졌다.말이 끝나자, 순식간에 매장 안이 조용해졌다!다들 블랙 카드를 본 적은 없어도 한 번쯤은 들어봤으니까!블랙 카드라는 건 최소한 몇백억의 예금이 있어야 발급이 가능한 카드다! 총자산이 아니라 현금! 장민호 같은 신분의 사람도 현금 보유액은 고작 몇억, 몇백억이라는 게 무슨 뜻일지?이런 카드는 남해시에서 5장 초과하지 않는다!매장 직원도 어안이 벙벙하긴 마찬가지였다, 설마 오늘 재수가 좋아 돈 많은 사람이라도 만난 건가?"이거, 설마 인터넷에서 산 카드 아니죠?" 갑자기 누군가 한마디 물었다.이 말을 듣고 다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분명 가짜 카드일 것이다, 이런 걸 실생활에서 어떻게 볼 수 있는가? 장난이겠지? 이렇게 가난해 보이는 사람이 어떻게 블랙 카드를 가지고 있어?""이봐요, 사람이 왜 이리 찌질해요!" 장민호가 한껏 비꼬았다, "가난한 게 죄는 아니잖아요, 하지만 부자인 척한다면 참 창피한 일이 아니겠어요?"김예훈은 그냥 웃고 말았다, 이 카드에 있는 돈 다 빼내서 장민호를 때려죽이는 건 일도 아니었다."계산해요." 김예훈이 담담한 표정을 지으며 무심하게 말했다, 마치 몇천 원짜리 음료수를 계산하는 것처럼."헐, 설마 진짜는 아니겠지..." 장민호의 얼굴이 굳어졌다, 김예훈의 블랙 카드를 아래위로 몇 번이나 훑어봤다. 혹시나 가짜는 아닌지?직원도 긴장되긴 마찬가지였다, 그는 잽싸게 백스테이지로 가서 포스기 한대를 가지고 왔다, 그리고 카드를 긁더니 비밀번호를 입력해달라고 김예훈한테 건넸다.김예훈이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떠날 준비를 했다.이때..."뚜뚜뚜...죄송합니다, 카드 내의 잔액이 부족합니다
"아가씨, 이 핸드폰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은데 내가 선물할게요." 이때 장민호는 하은혜가 거절할 틈도 주지 않고 자신의 카드를 내밀었다, "이걸로 계산해요!""가난뱅이 양반, 실버 카드가 뭔지는 알아요? 충고하는데 앞으로 잘난 척하려면 좀 그럴듯하게 사기 쳐요, 어떻게 블랙 카드로 사기를 치는지? 어이가 없어서!" 장민호가 득의양양하게 김예훈을 내려다보았다."와아, 실버 카드야, 예금이 수억 원은 있어야 발급이 가능한 카드라고!""역시 장민호 씨가 돈이 많네! 겸손하기까지 하고!""이래서 사람은 비교하면 안 돼!"“......”김예훈은 화가 나 미칠 지경이었다, 수천억대 자산을 보유한 내가 이런 놈한테 무시를 당하다니, 정말 어이가 없었다.문제는 이 일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옆에 있던 하은혜는 장민호를 무시하고, 자기 가방에서 카드 한 장을 꺼내 직원한테 넘겨줬다:"이걸로 계산해주세요, 두 개 다 주세요."직원이 잠시 망설이더니 하은혜의 카드를 긁었다, 이내, 카드 명세서가 나왔다.이 모습을 본 장민호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이 여자가 이리 부자인지는 상상도 못 했다.주변에서 지켜보던 사람들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몇천만 원을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긁다니, 이 여자가 진짜 부자인 것 같다. "우리 이제 가도 되죠?" 하은혜가 핸드폰 박스를 들었다. "물... 물론입니다..." 직원이 공손하게 말했다."이제 보니 여자 덕 보고 사는 놈이구나?!" 누군가 중얼거렸다."헐! 찌질한 놈!" 사람들이 경멸의 눈빛을 보냈다.하은혜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김예훈을 데리고 도망치듯 매장을 빠져나왔다.핸드폰 매장 안, 장민호가 하은혜의 모습을 찍어 누군가에게로 보냈다. "재미있는 여자군." 장민호는 쫓아가지 않고 팔짱을 끼고 서 있다, 이런 여자야말로 스릴 있고 재밌지.지금 그한테 김예훈은 안중에도 없다, 가난뱅이일 뿐, 무서울 게 뭐가 있어?……
"대표님, 어떻게 된 일이에요?" 페라리 안, 하은혜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전화해볼게요." 김예훈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잠시 후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은행에서 하는 말이 이 카드 한도가 한 달에 10억이래요, 저번에 현금 10억을 가지고 가서 한도가 없대요, 만약 한도를 조정하려면 은행에 가서 계약서를 써야 한다고 하네요.""푸핫!"하은혜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이런 일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김예훈도 어이가 없긴 마찬가지였다, 이런 일을 다 겪다니, 은행에 한 번 다녀와야 할 것 같다, 안 그러면 앞으로 일상적인 소비도 문제가 될 테니까."그럼 이 핸드폰, 내가 오빠한테 선물하는 걸로 하죠." 하은혜가 피식 웃었다, 이 정도 금액은 그녀한테 별거 아니었다."그래요, 나중에 내가 다른 거 선물해줄게요." 김예훈은 사양하지 않았다, "회사까지 태워다줘요, 오늘은 회사에서 지내야겠어요.""네?" 방금 차에 시동을 건 하은혜가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고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오빠, 오늘 집에 안 들어가요?""들어갈 수 없게 됐어요!" 김예훈이 어깨를 으쓱거렸다.하은혜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잠시 머뭇거리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회사에 샤워하는 데 없잖아요, 괜찮다면 저희 집에 갈래요? 내일 아침 출근하기도 편하고요."김예훈도 그녀의 말에 동의했다, 샤워하지 못하면 잘 수 없으니까, 하지만 그가 무의식적으로 물었다:"괜찮겠어요?""당연하죠, 괜찮아요." 하은혜는 김예훈이 생각이라도 바뀔까 봐 이내 시동을 걸었다, 차가 빠른 속도로 도로를 질주했다.하은혜는 고급 주택단지에 거주하고 있다, 맨 위층 펜트하우스다, 인테리어는 김예훈이 좋아하는 심플한 스타일이었다.집 안은 먼지 하나 없이 깨끗했다, 꼭 필요한 것들만 자리 잡고 있는 것이 여자 혼자 사는 집 같았다.김예훈은 들어와서 소파에 앉았다, 왠지 기분이 이상했다.보아하니 몇 년 동안 하은혜의 삶도 쉽지 않았던 것 같았다, 거실
정말 움직일 수가 없었다, 하은혜 이 여자, 겉으로 보기에는 강해 보이지만 사실 연애도 한번 해보지 못한 순수한 여인이다.내가 지금 이러고 있으니, 그녀가 나한테 칼을 들고 덤벼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바로 이때, 하은혜가 우물쭈물 입을 열었다:"대... 대표님... 이제 그만 손 놓으시죠?""아!" 김예훈이 손을 놓았다, 방금 무의식적으로 하은혜를 안은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김예훈이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손을 놓았다, 하은혜는 수줍은 표정을 지으며 잽싸게 몸을 일으켰다.너무 어색했다.하은혜가 부끄러워하며 말했다:"결혼하신 지 3년 되었다고 들었어요."김예훈은 한동안 침묵하더니 입을 열었다:"그 얘기는 그만 해요, 난 게스트룸에서 잘게요, 내일 회사에 있는 내 침실 좀 꾸며줘요, 샤워하고 잠만 잘 수 있으면 돼요."네, 준비해놓을게요." 하은혜는 부끄러워 어쩔 줄 몰라 했다, 하지만 김예훈을 도와 게스트룸을 정리했다.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혀 바쁘게 움직이는 하은혜를 보니 김예훈은 좀 어이가 없었다.여비서가 확실히 예쁘긴 예뻤다, 몸매도 좋고, 특히 긴 다리가 눈에 띄었다.이 여자 왜 경계심이라는 게 없는 건지? 내가 자기한테 무슨 짓을 할 줄 알고?김예훈이 소리 없이 웃었다, 하은혜가 자신을 믿어주니 고마웠다.오늘 하루 종일 바빴다, 김예훈도 피곤했는지 하은혜가 침대를 정리해주자 이내 샤워를 마치고 쓰러져잤다.......다음 날 아침, 아침부터 맛있는 냄새가 풍겨왔다, 김예훈은 세수를 마치고 주방으로 갔다, 이때 하은혜가 머리를 묶고 귀여운 토끼 잠옷을 입고는 아침 준비를 하고 있었다.
김예훈을 보고 하은혜가 웃으면서 말했다:"대표님, 잠깐만 기다리세요, 거의 다 됐어요."김예훈이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하은혜를 쳐다보았다, 왠지 오늘의 하은혜는 그렇게 다정해 보이지 않았다.어젯밤 김예훈은 푹 잤다, 하지만 하은혜는 잠을 설쳤다, 만약 대표님이 문을 두드리면 열어줘야 하는지 열어주지 말아야 하는지, 온통 이 생각뿐이었다.근데 김예훈은 목석같이 아무 반응이 없었다, 하은혜는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아침을 먹고 두 사람은 이내 하은혜의 집을 나섰다, 하은혜가 벤틀리를 몰고 김예훈을 회사까지 데려다주었다.이미 아침 9시가 넘었다, 거리는 사람들로 붐비었다.YE 투자 회사 앞에도 무슨 이유인지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었다, 꽃집 사람들이 회사 대문 앞을 결혼식 식장처럼 꾸미고 있었다.원래 기분이 안 좋았던 하은혜는 더 화가 났다, 차를 세우고 미간을 찌푸리며 소리쳤다:"경호원은요? 이게 다 뭐예요? 회사 이미지가 어떻게 되겠어요? 당장 치워요!"이때, 지나가던 행인들이 구경하러 몰려왔다.김예훈이 벤틀리 뒷좌석에서 내렸다, 다들 회사 입구에 정신이 팔려있어서 김예훈을 신경 쓰지 않았다."하 비서님, 아침부터 사람들이 몰려와서 이곳을 꾸미고 있어요, 말로는 그 댁 도련님이 프러포즈한다고 해요, 좋은 일이니 저희도 거절하기가 좀..." 손호남이 하은혜한테 공손하게 말했다.비록 지금은 별 볼 일 없는 경호원이지만 언젠가는 해 뜰 날이 있을 거라고 믿고 있다, 하은혜를 보는 손호남의 눈빛이 비열하다, 이렇게 아름답고 신분이 높은 여인이라, 송문영보다 훨씬 예쁘고 신분도 훨씬 높다, 친해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별 볼 일 없는 경호원이 주제넘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하은혜는 모르고 있다, 그녀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좋은 일이기는 하나 회사에 영향을 끼쳐서야 되겠어요? 철수하라고 해요.""네, 다들 들었죠? 당장 멈춰요." 손호남이 연신 고개를 끄덕이더니 일하는 사람들한테 소리쳤다.보아하니 그들도 돈 받고 하는 일인 것 같다
”하 비서님, 오셨군요.”그때 흰색 정장을 입은 남자가 회사에서 걸어나왔다. 아마 회사 안에서 기다리다 밖에 나는 소리 때문에 뛰어나온 듯하다.하은혜가 살짝 얼굴을 찡그렸다. 이 남자는 바로 엊저녁 송문영에게 프로포즈 했다가 실패한 정지용이다. 왜 여기에 정지용이 나타났는지 대개 알 것 같다. “정지용 씨, 여기는 우리 회사라 로맨스를 즐기기엔 적합하지 않으니 난감하게 하지 말고 가세요.”“아니 잠깐만요.”정지용이 배시시 웃으면서 입을 열려고 할 때 입꼬리가 실룩거렸다.‘아씨, 김예훈 저 새끼는 왜 왔어? 왜 어디에도 저 새끼가 나타나지? 징그럽게.”“너 미쳤어? 김예훈, 너 스토커야? 왜 나를 따라와?”정지용은 김예훈에게 말할 기회를 주지 않고 삿대질하면서 욕을 해댔다.욕을 하면서도 속으로 걱정했다. 엊저녁 일은 모두 김예훈 때문에 파토 났는데 이 자식 지금 나타나서 또 방해하는 건 아닌지. 그렇다면 진짜 일을 망친다.김예훈은 정지용이 있는 줄도 몰랐다. 정지용을 보는 순간 미간을 찌푸렸다.‘저 자식은 왜 또 회사에 온 거야?’“정지용 씨, 여긴 우리 YE 투자 회사예요. 당신 집이 아니라고요. 행패는 딴 데 가서 하세요.”하은혜는 정지용이 욕하는 걸 보고 나서서 말렸다. 비록 지금도 김예훈에게 화가 났지만.“와우~!”갑자기 주변 사람들이 하은혜와 김예훈을 번갈아 봤다. 이 미녀와 저 찌질이 남자는 대체 무슨 관계인지 궁금했다. 미녀가 저 남자를 대신해 나선 게 분명했다.정지용은 속에서 불이 났다. 자신이 좋아하는 하은혜가 김예훈 같은 청소부를 대신해 나서다니!“정지용 씨, 왜 또 왔어요? 내가 그랬죠? 당신한테 관심 없다고.”그때 송문영이 포르쉐를 몰고 나타났다. 얼굴을 잔뜩 찡그린 채 짜증스럽게 말을 던졌다.오늘 저녁 송문영은 하얀색 셔츠에 캐주얼한 청바지를 입었다. 늘씬한 각선미가 그대로 드러났다.또 한 미녀가 나타나자 주변에서 환성을 질렀다.적지 않는 남자들이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침까지 흘렸다.YE 투자 회사에
김예훈은 말을 섞는 것도 귀찮아 바로 돌아서 회사로 들어갔다.“정지용이 말로는 저 남자가 자기 집 데릴사위라는 것 같은데. 왜 바로 회사에 들어간 거지? 그것도 출입카드를 찍었어.”“혹시 다른 신분 있는 게 아닐까요?”주변에 몰린 사람들이 김예훈의 정체에 대해 궁금해했다.그 말에 정지용이 냉소를 지었다. “무슨 신분까지. 우리 집 데릴사위가 YE 투자 회사의 청소부에 근무하고 있거든요.”“청소부였구나!”적지 않은 사람이 갑자기 깨달은 척 감탄했다. 가난한 주제 어떻게 이런 회사에 출근하나 했더니 청소부였네. 어쩐지.정지용이 다시 배시시 웃으며 하은혜를 봤다. “하은혜 씨, 저 병신은 상관 말아요. 우리 시간을 빼앗았다고 기분 상해하지도 말고요. 우리 저녁에 어디 자리 잡고 천천히 얘기해 볼까요?”그 순간 하은혜는 엊저녁 송문영이 어떤 심정이었을 지 이해됐다. 어이없어 한참을 말을 잇지 못하다 다시 입을 열었다.“정지용 씨, 잘 들어요. 첫째, 당신에게 관심 없고 둘째, 우리 아는 사이도 아니고 셋째, 우리 회사 내부 규정에 따르면 이건 다 쓰레기로 분류해야 돼요. 체면을 생각해 줄 때 가세요. 아니면 보안원 부를 테니까.”정지용이 웃었다. “하 비서님,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지금 남해시 사람들 다 알아요. 엊저녁 우리 별장에 와서 꽤 질투를 받았다는 사실을요. 하지만 걱정 마세요. 우리 둘 모두가 인정한 한 쌍이니 저한테 어울리지 않을까 그런 걱정 안 해도 돼요.”“너…”하은혜는 두통이 왔다. 더는 정지용을 보지 않고 손호남에게 말했다.“여기 정리해 주세요. 그리고 저 자식이 가지 않으면 사람 불러서 끌어내요.”“넵!”손호남이 신나게 다가왔다. 하은혜는 나도 품에 안아보지 못했는데 정지용 같은 놈이 감히 낚아채? 오늘 잘 걸렸다!…대표 사무실에서 김예훈이 사람을 불러 로비 cctv를 보더니 긴 한숨을 내쉬었다. 정지용 또라이 새끼를 계속 저렇게 행패를 부리게 내버려두는 것도 방법이 아니었다.잠시 생각을 하던 김예훈이 휴대폰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