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는 심장이 덜컹거렸다. 이 아이는 바로 도윤의 유일한 약점이었고, 지아는 그때 자신이 어떻게 이 두 아이를 지켜냈는지를 잊지 않았다.만약 도윤이 또 한번 미쳐버린다면, 지아는 정말 견딜 수 없을 것이다.하지만 도윤은 서미나를 호되게 노려보았다.“입 닥쳐.”“흥, 오빠 만약 내 말 듣지 않으면, 앞으로 틀림없이 이 여자에게 속을 거예요.” 서미나도 바보가 아니어서 더는 도윤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았다.이때, 새로운 소장품이 나타났는데, 그것은 장미꽃 모양의 다이아몬드 목걸이였다.이것은 현재 가장 유명한 주얼리 디자이너인 Niko가 직접 디자인한 장미 시리즈였다.대형 스크린에는 이 목걸이가 여러 각도에서 선보이는 광택과 디자인 디테일이 나타났고, 줄곧 자고 싶던 지아는 순간 두 눈을 크게 떴다.도윤은 지아가 주얼리에 관심이 있는 것을 거의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얼른 물었다.“마음에 들어?”하지만 지아는 오히려 한 손을 들어 그의 입을 막았다.“입 다물고 말하지 마. 나 지금 소개 듣고 있잖아.”도윤은 말을 하지 않았고, 한쪽에 있던 서미나는 오히려 눈을 크게 떴다. ‘오빠가 뜻밖에도 이 전처를 이토록 사랑하고 있다니!’아래의 경매인은 지금 이 목걸이의 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이것은 Niko가 많은 정성을 기울여 디자인한 것으로, 그의 여동생이 19번째 생일을 맞았을 때, 선물로 그녀에게 주었다.목걸이, 팔찌, 그리고 귀걸이는 하한 세트였으나, 아쉽게도 지금은 목걸이 하나밖에 남지 않았고, 팔찌와 다이아몬드 귀걸이는 이미 행방을 알 수 없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더욱 높은 가치를 지녔을 것이다.지아는 여러 번 확인해 보았는데, 그녀는 확실히 잘못 보지 않았다.그녀는 그 귀걸이를 본 적이 있었다. 디자인이 독특한 데다 또 다이아몬드가 커서 그녀는 한 번밖에 본 적이 없었지만 잊히지 않았다.지아는 전에 이예린에게 납치되어 바다로 뛰어들었을 때, 한 배에 숨었고, 그 침몰한 배에서 여자의 시체를 보았다.귀걸이는 바로 그 시체의
“지아야, 어디 가?” 도윤은 재빨리 따라갔다.서미나는 눈을 부라리며 말했다.“이 여자 정신 나간 거 아니야?”지아는 단숨에 옆방으로 달려갔다.“대표님 좀 만나고 싶은데요.”소시후의 비서는 지아를 알고 있었기에 다른 말 하지 않고 바로 문을 열었고, 지아는 급하게 뛰어 들어왔다.소시후는 가죽 소파에 단정하게 앉아 있었는데, 소리를 듣고 지아를 바라보았다.“지아 씨, 오랜만이야.”지아는 인사할 겨를도 없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대표님, 혹시 이 목걸이가 대표님 여동생의 것인가요?”“응, 내 동생의 물건이 이번 경매에 나왔다고 해서 특별히 찾아왔어. 그럼 동생의 행방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만약 찾지 못하더라도 난 그녀의 생일 선물이 다른 사람의 손에 들어가게 하고 싶지 않아.”이것은 지아가 생각한 것과 똑같았다. 다시 말하면, 지아의 추리는 틀리지 않았고, 그 시체가 바로 소시후가 오랫동안 찾던 여동생이었다.그러나 소시후의 그 초췌한 얼굴을 보며 지아는 도무지 이 잔인한 현실을 말할 수 없었다.“지아 씨, 왜 그래? 무슨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거야?”“난 이 다이아몬드 귀걸이의 주인을 본 적이 있어요.”지아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아니나 다를까, 이 말을 듣자, 소시후는 안색이 변했다.“언제? 어디서?”“지아야, 넌 지금 임신 중인데, 왜 이렇게 빨리 걷는 거야?” 이때, 도윤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는 승리자처럼 지아를 꽉 껴안았고, 동시에 눈빛은 칼날처럼 예리하게 소시후를 바라보았다.전에 소시후 때문에 도윤은 지아를 오해했고, 이 사람은 지금 가시처럼 그의 마음속에 박혔다.두 사람이 정면으로 맞붙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소시후도 이때 일어서서 담담하게 손을 내밀었다.“이 대표님, 오랜만이군요.”“지난번에 급하게 떠나느라 소 대표님과 인사를 하지 못했는데. 내 아내를 잘 보살펴줘서 감사하다는 의미로 이번에 내가 직접 식사 대접하는 건 어떨까요? 이따 경매 끝나면 같이 간단하게 식사 좀 하지 그래요?”
시체란 두 글자를 들었을 때, 소시후의 손은 이미 떨리기 시작했다. 그의 안색은 원래 나빴는데, 지금은 더욱 하얗게 질렸다.“잘못 본 건 아니고?”“네, 그 귀걸이는 아주 큰 데다 무척 예뻤거든요. 그리고 그 시체가 입고 있던 옷도 브랜드였는데, 참, 시체의 손가락에는 아주 비싼 사파이어 반지가 있었어요.”지아는 갈수록 창백해지는 소시후의 얼굴을 보며 재빨리 위로했다.“대표님, 동생분의 주얼리가 다른 사람의 손에 떨어졌을 수도 있잖아요. 일이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닐 수도 있어요.”하지만 소시후는 고개를 숙이고 휴대전화를 뒤지며 지아의 말을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지아는 그가 끊임없이 떨리고 있는 손가락으로 미친듯이 무언가를 찾고 있는 것을 보았고, 화면은 결국 한 장의 사진에서 멈추었다.“이 반지를 말하는 건가.”사진 속의 반지는 무척 또렷했는데, 사파이어는 하늘처럼 맑았고 또 아주 정교하고 고급스럽게 만들어졌다.“맞아요. 그 시체는 이미 오랫동안 물속에 잠겨 얼굴을 분별할 수 없었어요. 그리고 그 아이가 너무 불쌍해서 그곳을 도망쳐 나오면 바로 경찰에 신고하려고 했는데, 후에 이런저런 일이 발생하는 바람에 완전히 잊어버렸어요. 방금 그 장미 목걸이를 보고서야 다시 이 일이 생각났고요.”“그곳은 어디지?” 소시후는 목소리가 떨렸고 지아의 대답을 간절히 원했다.“오래된 공업구 지역이요.”도윤은 지아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는데, 그도 지금 지아가 말한 나쁜 사람이 바로 전에 그녀를 납치한 이예린이란 것을 알아차렸다.‘뜻밖에도 이런 일을 겪었다니, 그것도 시체와 함께, 지아는 그때 얼마나 무서웠을까!’지아는 도윤을 바라보며 먼저 입을 열었다.“난 소 대표님에게 빚진 게 있고, 이곳은 너의 구역이니, 좀 도와줘.”두 사람 사이에 아무 일도 없었던 것을 알아차린 도윤도 더 이상 쪼잔하게 질투하지 않았고 즉시 단호하게 대답했다.“좋아, 이 일은 나에게 맡겨. 내가 바로 준비하라고 할게.”이때 마침 소씨 가문의 펜던트가 경매에 나왔고,
헬리콥터는 넓은 곳에 착륙했고, 지아가 머리를 내민 순간, 뜨거운 열기가 사방팔방에서 덮쳐왔다.도윤은 조심스럽게 그녀를 부축했다.“밖은 더우니까 그냥 비행기 안에서 기다려.”“그럴 필요 없어.”지아는 바로 도윤의 제안을 거절했다. 이때 소시후도 많은 사람들을 소집했고, 그는 마음속의 공포를 참으며 가까스로 입을 열었다.“지아 씨, 어디서 그 시체를 봤지?”지아는 자신이 바다에 떨어졌을 때의 기억을 되새기며 그중 한 척의 낡은 배를 가리켰다.“바로 이 배였어요. 그때 안에는 시체가 있었지만, 이미 반년이 지난 지금, 그 시체가 아직도 거기에 있는지는 잘…….”말이 떨어지자 소시후는 성큼성큼 그 낡은 배를 향해 달려갔고, 뒤에 비서인 양지운의 권고까지 무시했다.“대표님, 서두르지 마세요. 자신의 몸부터 생각하셔야죠.”그러나 소시후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여동생을 오랫동안 찾았고, 이제야 겨우 단서를 얻었지만, 뜻밖에도 그녀의 죽음에 관한 소식이었다.줄곧 냉정하던 소시후는 이 순간 다리가 나른했고, 마음은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귓가에 휙휙 지나가는 바람 소리를 들으며 소시후는 재빨리 그 높은 낡은 배에 올랐다.경호원들은 그보다 먼저 위에 올라갔는데, 그들은 손전등을 켜고 신속하게 허름한 선실 안으로 들어갔다.얼마 걷지도 못하고 그들은 공기 속에서 나는 메스꺼운 냄새를 맡았다.나무는 오랫동안 물에 잠겨 있어 곰팡이 냄새를 풍겼고, 그 속에는 또 썩은 고기의 냄새까지 섞여 있었다.양지운이 입을 열어 말했다,“대표님, 안에서 고약한 냄새가 풍기고 있으니 일단 밖에서 잠시 기다리시죠.”그러나 소시후는 그를 아랑곳하지 않고 손전등을 들고 더 빨리 걸어갔다.그의 심장은 지금 마구 뛰고 있었고 이마에 식은땀까지 줄줄 흘렀다.이때 이 넓은 낡은 배에서 누군가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찾았습니다, 여기에 있습니다.”소시후는 다리에 힘이 풀리더니 하마터면 땅에 쓰러질 뻔했고, 양지운
소씨 가문은 비록 국제적으로 유명한 대가족이지만, 이곳은 A시였기에, 소시후가 이 일을 처리하려면 한계를 받을 것이고, 도윤처럼 그렇게 편리하지 못할 것이다.도윤은 자원을 동원하여 신속하게 부검을 시작하게 했다.기다리는 동안 소시후는 줄곧 한 가지 자세를 유지하며 먼 곳을 바라보았다.지아는 레몬 물 한 잔을 그의 앞에 놓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위로했다.“대표님, 결과가 곧 나올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일은 절대로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닐 거예요. 그러니 일단 물부터 좀 마셔요.”소시후는 그제야 정신을 차라며 입을 열었고, 목소리는 이미 잠겼다.“이 시체에 관한 디테일을 좀 더 말해줄 수 있어?”지아는 자신이 배에서 탈출한 경과를 자세히 말했다. 그리고 그녀가 시체와 함께 더러운 물에 잠겨 있으면서 물고기 떼가 시체의 눈을 뚫고 나왔다는 것을 말하자, 도윤과 소시후는 동시에 안색이 변했다.도윤은 지아가 그때 도망 다녔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 과정이 이토록 험난할 줄은 몰랐다.소시후는 거의 눈시울이 붉어졌고, 길쭉한 손가락은 자신의 무릎을 꽉 쥐었으며 고급 양복바지까지 쭈글쭈글해졌다.“대표님, 슬퍼하지 마세요.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잖아요. 그리고 대표님은 지금 몸도 안 좋으신데, 절대로 너무 흥분하지 마세요.”소시후는 고개를 저었다.“지아 씨, 나 지금 자꾸만 좋지 않은 예감이 들어. 그 시체, 아마도 시영이가 맞을 거야.”지아는 최근에 소계훈이 다시 입원한 일을 겪었기에, 가족을 잃은 고통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될수록 소시후를 위로하려 했지만, 아직 입을 열기도 전에 소시후가 먼저 말했다.“반년 전부터 나와 내 남동생들은 자주 꿈을 하나 꾸었거든. 꿈속의 시영은 물속에서 끊임없이 울며 우리에게 하소연했고, 자신을 구해달라고 했어. 우리는 이게 그냥 우연이라고 생각했지만, 또 시영에게 정말 무슨 일이라도 생겼을까 봐 걱정돼서 이렇게 사방을 돌아다니며 시영의 행방을 찾았던 거야.”“이 반년 동안, 시영이에게
지아는 처음으로 태동을 느꼈을 때를 떠올렸다. 그때 그녀는 사탕을 먹은 어린아이처럼 기뻐하면서 이 기쁨을 도윤에게 나누어 주려고 했다.그날 지아는 도윤에게 많은 문자와 영상을 보냈지만 아무런 답장도 받지 못했다.그리고 저녁에 도윤이 마침내 돌아왔을 때, 지아는 만면에 웃음을 띠고 현관에 달려가서 그에게 말했다.“도윤아, 오늘 아이가 움직였어. 내가 정말로 느꼈는데, 너도 빨리 만져봐.”그때 지아는 임신한지 겨우 3개월밖에 되지 않았고, 배는 그렇게 선명하게 부풀어 오르지 않았다. 도윤은 이 말을 듣고 단지 차갑게 그녀를 힐끗 보았을 뿐, 바로 자리를 떠났다.그녀는 마치 찬물을 맞은 것처럼 마음이 먹먹해졌고, 그 순간에야 다른 사람이 자신처럼 흥분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그래서 나중에 배가 점점 부풀어 오르면서 태동도 점점 뚜렷해졌지만, 지아는 더 이상 도윤에게 알려주지 않았다.도윤은 그때 일찍 문을 나서거나 늦게 돌아왔고, 아니면 아예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았기에 지아의 변화에 아무런 관심도 없었다.그녀가 임신한 그 몇 개월 동안, 도윤은 그녀의 배를 한 번도 만진 적이 없었다.그러나 오늘 도윤은 조심스럽게 지아에게 부탁을 했고, 눈빛은 더욱 간절했다.지아는 바로 거절하려고 했지만, 이때 누군가 휴게실의 문을 두드렸고, 소시후와 지아는 재빨리 문을 향해 바라보았다.양지운과 진환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들어왔다. 양지운은 손에 서류를 들고 엄숙하게 말했다.“대표님, 법의관은 아직 부검을 하고 있지만 DNA 결과가 이미 나왔습니다. 검사하는 동안 제가 줄곧 옆에서 지켜봤기에 결과에 문제가 없을 겁니다.”소시후는 천천히 서류를 받았고, 긴장함에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봉투를 열었다.고요한 방에서 지아는 숨까지 죽였고 자기도 모르게 치마를 꽉 잡았다.그녀 자신조차도 이렇게 긴장해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몰랐다. 그녀는 소시후와 아무런 관계도 없었다.잠시 후, 원래 불안한 소시후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고, 지아가 입을 열어 결과를
도윤은 특별히 의사에게 물어본 적이 있는데, 임산부는 임신기에 정서가 매우 불안정했다.그는 자신 때문에 지아의 가슴속에 응어리가 맺혔다는 것을 알고, 몇 달 동안 꾹 참으며 그녀 앞에 나타나지 않았는데, 그 이유가 바로 그녀의 마음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였다.오늘 시체를 찾은 일은 지아의 마음속의 가장 취약한 부분을 건드렸고, 그녀는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뱃속의 아이는 지아의 괴로움을 느낀 듯, 뱃속에서 마구 움직이기 시작했다.지아는 얼른 울음을 멈추었고, 도윤은 뜨거운 수건으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며 부드럽게 달랬다.“그냥 너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낯선 사람일뿐, 슬퍼할 필요가 없어. 그 사람이 하늘에서 보고 있다면 틀림없이 네가 고마울 거야. 네가 그 사람의 시체를 찾았고, 가족과 다시 모이게 했으니까.”지아는 훌쩍이며 답답한 목소리로 말했다.“아마 다 같은 소씨라서 그런지, 소시영 씨가 대표님의 여동생이라는 것을 알게 됐을 때, 난 마치 내 가족이 떠난 것처럼 슬펐어.”지아는 이 말을 하면서 자신도 좀 우습다고 느꼈고, 씁쓸하게 고개를 저었다.“내가 너무 예민해서 그런 건가 봐. 난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그녀는 촉촉하게 젖은 두 눈을 들어 도윤을 바라보았다.“전에 대표님은 확실히 날 도와줬지만, 그는 나보다 나이가 많아서, 난 줄곧 대표님을 친오빠로 여겼고, 우린 네가 생각하는 그런 더러운 사이가 아니야.”도윤은 얇은 입술을 오므리며 진지하게 지아를 쳐다보았다.“응, 알아.”지난번에 도윤이 지아가 소시후의 아이를 가졌다고 오해했기 때문에, 그녀는 지금 뿌리 깊은 트라우마가 생겼다.“시간도 늦었으니 좀 일찍 쉬어.”말을 마치자, 도윤은 몸을 돌려 방을 떠났다. 정원의 플루 메리아와 매화가 한창 꽃을 피우고 있었지만 도윤은 오히려 하나 또 하나의 담배를 피웠다.그 잘생긴 얼굴에는 고민이 가득했다. 지금의 도윤은 예전의 지아처럼 조심스럽고 또 불안해했다.그녀에게 다가가려고 해도, 다시 그녀를 자극할까 봐 걱정이 되어 도윤은 그
지아는 깨어나자마자 바로 빠르게 뒤로 물러났고, 왼손은 심지어 자신의 배를 가리고 있었다.그녀가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경계하는 것을 보고, 도윤의 마음은 마치 갈기갈기 찢어진 것 같았다.“너무 긴장하지 마, 난 그냥…… 아이들 좀 만져보고 싶었어.”하지만 지아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는 마치 병아리를 보호하는 암탉처럼 크게 소리쳤다.“나가.”“알았어, 지아야, 흥분하지 마, 나 바로 나갈게.”“아…….”이때 지아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고, 도윤은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는 이 소리를 듣고 얼른 앞으로 다가가서 물었다.“왜 그래? 아이가 또 발로 찼어? 아까부터 아이들 너무 자주 움직이는 것 같던데.”“아파…….”지아는 자신의 배를 꼭 안았고, 도윤은 깜짝 놀랐다.“무서워하지 마, 내가 바로 의사 불러올게.”다행히 이곳에 각종 기계가 완비되어 있어서 의사들은 즉시 지아에게 검사를 진행했다.지아는 도윤의 손을 꼭 잡았고, 이마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그녀는 1년 전 조산으로 아이를 잃은 날을 생각하며 온몸은 걷잡을 수 없이 떨렸고, 끊임없이 도윤의 이름을 불렀다.“이도윤, 아이, 꼭 우리의 아이를 지켜내야 해.”“지아야, 긴장하지 마. 피 안 났으니까 별문제 없을 거야.”하지만 도윤이 어떻게 위로하든, 지아는 줄곧 극도의 공포 속에 처해있었다.한차례의 검사를 마친 후, 노지혜는 마침내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사모님, 걱정하지 마세요. 아이에겐 큰 문제가 없어요. 태아의 심장소리를 들어보니 모두 건강한데, 갑자기 배가 아픈 원인은 사모님의 정서와 관계가 있어요. 혹시 오늘 무슨 일 있었나요?”도윤은 지아를 부축하며 수건으로 그녀의 이마에 있는 땀을 닦아주었고, 그녀는 아이가 건강하다는 말을 듣고서야 긴장이 풀렸다.“응, 그럴 일이 좀 있었어. 그런데 아이들은 정말 괜찮은 거야?”“네, 아직은 다른 문제가 없어요. 하지만 사모님, 제가 잔소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비록 지금 이미 3개월을 무사히 보냈지만, 임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