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윤과 백채원이 결혼한다는 소식은 재빨리 인터넷에서 퍼졌다.“그거 들었어? 도련님께서 이번 달에 채원 아가씨를 아내로 맞이할 거야. 이번에는 진짜인 것 같아. 호텔까지 이미 예약했다고 들었거든.”“그럼 지아 아가씨는 어떡하지? 도련님이 그녀에게 매우 신경 쓰는 것 같은데. 매일 엄청 세심하게 잘 챙겨주잖아.”“이건 비밀인데, 지아 아가씨는 사실 도련님의 전처야. 난 원래 그들이 재혼할 줄 알았는데. 애초에 그들은 채원 아가씨 때문에 이혼했거든. 보아하니 옛사랑도 첫사랑보다 못하는 것 같아. 채원 아가씨가 엄청 심하게 다쳤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련님은 여전히 그녀와 결혼하기를 원하다니, 이게 바로 사랑인가?”“도련님이 채원 아가씨와 결혼하면, 지아 아가씨는 어떻게 되는 거지? 남의 가정을 파괴하는 내연녀로 되는 거 아니야?”몇 사람들은 한창 재잘거리고 있었는데, 고개를 들자 마침 장미 정원의 복도에서 책을 보고 있는 지아를 보았고, 하인은 놀라서 말을 더듬었다.“아, 아가씨.”지아는 표정이 담담했고, 그저 차갑게 그 사람들을 주시했다.“수다를 떨어도 되지만, 사람이 없는 곳에서 떨어. 만약 우리 아빠의 귀에 전해진다면, 난 너희들 가만두지 않을 거야.”말하면서 하얀 프렌치 롱드레스를 입은 지아는 왼손에 책을 끼고 몇 사람의 곁을 곧장 지나갔다.“지아 아가씨 정말 무서운 것 같아. 방금 그 눈빛, 놀라 죽는 줄 알았네.”하인 중 한 명이 입을 열었다.“예전의 아가씨는 이런 사람이 아니었어. 그때의 아가씨는 상냥하고 친절했는데, 우리 하인들에게 엄청 잘 대해줬어. 도련님이 정말 그녀의 마음을 상하게 해서 아가씨가 이렇게 변한 거야.”“어머, 불쌍해라.”지아는 긴 복도를 지나갔다. 도윤과 백채원이 결혼한다는 일에 대해 그녀도 별다른 느낌이 없었다.예전에 지아는 도윤이 부득이하게 백채원과 결혼하려는 원인이 궁금했지만, 지금은 도윤의 일에 대해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그녀는 단지 정원의 사람들이 모두 입을 꼭 다물고 소계훈을 자극하지 않기를
아빠가 있다는 그 말 한마디에 지아는 하마터면 눈물을 흘릴 뻔했다.그녀는 마음속으로 소계훈에게 묻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았다. ‘아빠는 나의 신분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일까?’그러나 소계훈의 걱정에 찬 눈빛을 보자, 지아는 다시 모든 말을 삼켰다.‘조급하지 말자. 아빠의 신경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으니 자극을 받아서는 안 돼.’“아빠, 정말 괜찮아요. 난 그냥 철이 들어서 예전처럼 그렇게 유치하게 굴지 않는 것뿐이에요.”“괜찮으면 됐어. 도윤도 전처럼 너한테 잘해주고 있으니 나도 마음이 놓이는군.”소계훈은 손을 뻗어 지아의 머리카락을 어루만졌다.“의사 선생님은 일주일 정도 더 조리하면 나도 스스로 걸을 수 있다고 말했어.”사실 요 며칠 소계훈은 외력을 빌어 이미 몇 걸음 걸을 수 있었다. 비록 회복이 쉽지 않더라도 소계훈은 이를 악물고 버텼다.그는 지아의 부담으로 되고 싶지 않았고, 또 하루 빨리 정상인처럼 회복되길 바랐다. 이렇게 되면 지아도 더는 그를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네, 정말 좋은 소식이네요, 아빠 힘내세요.”소계훈은 지아가 웃는 것을 보고 기분이 많이 좋아졌다.“참, 지아야, 요 며칠 내 상태도 많이 좋아졌으니 핸드폰으로 뉴스 좀 보고 싶은데.”지아는 즉시 경계하기 시작했다. 현재 도처에 도윤의 결혼식에 관한 기사가 떠돌고 있었다.“아빠, 조금만 더 기다려요. 핸드폰을 보면 눈을 자극해서 회복에 도움이 안 되니까요.”소계훈은 어쩔 수 없이 한숨을 쉬었다.“그래, 그럼 조금만 더 기다리지 뭐.”“시간도 늦었으니, 우리 돌아가서 밥 먹어요. 아빠도 밥을 많이 드셔야 빨리 회복할 수 있어요.”지아는 소계훈을 밀고 정원으로 돌아갔고, 도윤은 멀리서 그들 부녀를 바라보았다. 하나는 손이 축 처져 있었고, 하나는 걸을 수 없었다.이 화면을 보자, 도윤은 더욱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그는 얼른 앞으로 나아가 두 사람의 옆으로 걸어갔다.“지아야, 내가 할게.”요 며칠 그는 항상 직접 이런 일을 도우려 했다. 그러나
도윤은 씁쓸하게 웃었다.“아버님, 제가 잘못을 저질러서 지아를 불쾌하게 했어요. 그러나 안심하세요. 저는 반드시 지아의 용서를 구할 거예요.”“그래, 자네가 지아에 대한 마음이 변하지 않았다는 거, 나도 다 알고 있어.”도윤의 이런 태도를 보자 소계훈도 안심했다.“사람은 한평생 자신이 사랑하고 또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야 해. 그리고 너희들처럼 이렇게 행복하게 사는 것도 쉽지 않는 법이지. 자네도 자아와 이런 인연이 있으니 절대로 놓치면 안 돼.”“아버님, 저도 알아요. 그러니 절대로 지아의 마음을 저버리지 않을 거예요.”소계훈은 온화하게 웃었다.“나한테 발을 안마해주는 이런 일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는데. 그래도 자네는 대표님인데, 다른 사람이 이를 알면 자네를 비웃지도 몰라.”“그래도 효도가 가장 중요하죠. 제가 자신의 아버지를 돌보고 있는데 누가 험담을 할 수 있겠어요. 아버님도 안심하고 여기서 휴양하세요. 다른 것은 저에게 맡기면 되니까요. 만약 여기 장원에 장미만 심은 것을 좋아하지 않으시다면, 제가 사람 시켜 좋은 난초를 심으라고 할게요. 나중에 다리가 좀 좋아지면 제가 아버님 데리고 나가서 바람도 좀 쐬고요.”“그래, 자네에게 이런 마음이 있다는 것만으로 난 만족하구나.”도윤이 방에서 나올 때, 시간은 이미 10시가 되였고 지아의 방에는 아직도 불이 켜져 있었다.그가 문을 밀고 들어오자, 지아는 침대에 누워 의학에 관한 책을 보고 있었는데, 그와 들어와도 그녀는 눈을 들지 않았다.도윤은 지아의 곁으로 가서 불빛을 좀 밝게 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너무 어두우면 눈에 안 좋아.”지아는 아예 책을 덮고 도윤을 향해 눈을 부라린 다음 침대에 누우며 바로 이불로 머리를 덮었다. ‘보이지 않으면 짜증도 나지 않는 법이지.’전에 지아가 이렇게 할 때마다 도윤은 떠났지만, 오늘 그는 떠나지 않았다.지아는 도윤이 침대 옆에 앉은 것을 느꼈고, 그는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지아야, 나 곧 백채원과 결혼할 거야.”
지아는 헛구역질한 것을 마음에 두지 않았다. 그러나 며칠 뒤, 그녀는 기름기가 가득한 음식을 보자마자 참지 못하고 구역질이 났다.그리고 헛구역질이 구토로 변하자, 지아는 더 이상 침착하지 못했다.지아는 섬에서 돌아온 이후로 약을 복용하지 않았고, 위도 오랫동안 아프지 않았다.그녀는 처음에 다시 위병이 도진 줄 알았는데, 요 며칠 구토 반응은 점점 더 강렬해졌고, 위병 대신 오히려 임신 초기의 증상인 것 같았다.이것을 깨닫자, 지아는 온몸이 차가워졌다.그 당시 대출혈을 겪으며 낳은 그 아이가 요절한 후, 의사는 지아의 몸이 좋지 않아 앞으로 임신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그녀는 요 2년 동안 몸조리를 한 적이 없었고, 그날 도윤이 아플 때, 얼떨결에 그녀와 관계를 맺었다.그때는 안전기간인 데다, 지아는 또 의사의 말을 떠올렸기에 피임약을 먹지 않았다.‘그렇다고 바로 임신할 리가 없잖아?’불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지아는 자신의 생리가 이미 두 주일 째 늦었다는 것을 발견했고, 속으로 더욱 당황했다.그녀는 자신의 가슴을 달래며 은근히 마음속으로 자신을 위로했다. ‘괜찮아, 생리가 제때에 오지 않는 것도 정상인걸. 내일 올지도 모르니까 두려워할 필요 없어.’“지아야?” 뒤에서 소계훈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지아는 깜짝 놀랐다.소계훈은 휠체어를 타고 와서 그녀를 관심했다.“요 며칠 너 입맛이 별로 없어 아무것도 먹지 못한 거 같은데, 무슨 일이야? 어디가 많이 아픈 거야?”“아빠, 난 괜찮아요.”지아는 재빨리 웃음을 지었다.“난초가 오늘 도착했는데, 우리 얼른 가서 봐요. 이번에 다른 꽃도 함께 도착했어요.”소계훈은 더욱 신경이 쓰였다. 자신의 딸은 걱정거리가 많았지만 그에게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았다.도윤은 통이 정말 컸는데, 장미가 가득한 정원에 땅을 하나 파서 소계훈이 좋아하는 꽃을 심도록 했다.지아는 도윤의 시선이 자신에게 떨어진 것을 느끼고 얼른 삽을 들고 하인과 함께 꽃을 심었다.그녀는 비록 일을 하고 있지만, 머릿속
지아는 재빨리 조용하라는 손짓을 했고 하인은 재빨리 입을 다물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이름이 뭐야?”“강미연이요, 저를 미연이라고 부르시면 돼요.” 강미연은 영리하게 대답했다.“여기서 무엇을 하는 거지?”강미연은 계속 말했다.“대학을 금방 졸업했는데, 원예를 전공해서 장미원을 가꾸러 왔어요.”그녀의 눈빛은 매우 깨끗했다. 지아도 요 며칠 장원에 있는 하인들의 성격을 거의 파악했는데, 적어도 다른 사람이 수다를 떠는 동안 이 소녀는 줄곧 성실하게 자신의 일을 하고 있었고, 여태껏 잡담에 참여한 적이 없었다.“그럼 나 좀 도와줄래?”“아가씨, 별말씀을요. 아가씨는 장미 장원의 주인이니 무슨 요구를 하시든 당연하죠. 저는 그저 제가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는 것뿐이에요.”지아는 그녀의 귓가에 대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아무에게도 들키면 안 돼, 할 수 있겠니?”“네, 하지만…… 이유를 알 수 있을까요? 도련님께서 엄청 잘해 주시는 것 같은데, 아가씨가 정말 임신을 했다면 오히려 좋은 일 아닌가요?”지아는 천천히 말했다.“너도 그가 곧 결혼한다는 거, 알고 있지? 설마 내 아이도 나처럼 영원히 명분 없이 남의 사생아로 살아가야 할까?”강미연은 안쓰러운 눈빛으로 지아를 바라보았다.“아가씨, 알겠어요. 잠깐만 기다리세요. 제가 곧 사러 갈게요.”지아는 자신이 사람을 잘못 선택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지금은 우선 빨리 자신이 임신했는지 아닌지를 확인해야 했다.식사를 할 때, 지아는 줄곧 정신을 딴 데 팔고 있었고, 입맛이 없었지만 도윤이 아무런 이상함을 눈치채지 못하도록 애써 참아야 했다.다행히 그때 지아가 임신하자마자 바로 도윤과 사이가 틀어지기 시작했는데, 그녀가 임신 초기에 심하게 토했을 때, 도윤은 아예 보지 못했다.그래서 어젯밤에 지아가 헛구역질을 하는 것을 보고, 도윤은 기껏해야 지아가 자신을 싫어한다고 생각했고, 결코 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오히려 소계훈이 먼저 입을 열었다.“지아야, 너 요 며칠 입
흰색 테스트기 위에는 두 개의 붉은 선이 뚜렷하게 나타났는데, 하나는 색깔이 매우 짙었지만 하나는 매우 옅었다.지아는 그 두 줄을 보았을 때, 호흡이 멈추었고 머리도 새하얘졌다.‘나 임신했어, 내가 정말 아이를 가졌다니!’수많은 복잡한 감정이 일제히 밀려오자, 지아가 가장 먼저 느낀 것은 뜻밖에도 기쁨이었다.지아가 고개를 들어 거울 속의 자신을 볼 때, 그녀는 이미 눈물투성이로 되었다.지아는 일년 넘는 시간으로 그 아이를 잃은 고통에서 벗어났지만, 지금 그녀는 뜻밖에도 다시 임신했다.그녀는 기뻐서 눈물을 흘렸다.그러나 지아는 곧 이 타이밍에 임신하는 것이 좋은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비록 그녀는 죽지 않고 이미 반년 넘게 살았지만.그녀의 몸에 암세포가 있는 한, 그것은 시한폭탄이었다. 일단 폭발하면 그녀 외에 이 작은 생명까지 죽을 수 있었다.그러나 자신의 뱃속에 또 하나의 작은 생명이 다시 생겼다는 것을 생각하니, 어머니인 지아는 얼굴에 은은한 모성의 빛이 더해졌다.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왼손을 들어 자신의 아랫배에 놓았다. 비록 지금, 아이는 아직 완전히 형성되지 않아 작은 씨앗처럼 생겼지만 지아는 여전히 미소를 금치 못했다.그리고 눈물 하나하나가 세면대에 떨어지며 지아는 중얼거렸다.“아가야, 너 맞지? 네가 또 엄마를 찾으러 온 거지?”지아는 1년 넘게 악몽에 빠졌는데, 매번 악몽을 꿀 때마다 한 아이가 그녀를 엄마라고 부르곤 했다.이제 아이가 마침내 다시 돌아왔으니, 지아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을 느꼈다.그리고 살아갈 동력이 하나 더 많아졌다.지아는 맹세했다. 이번에는 목숨을 걸어서라도 이 아이를 잘 보호하겠다고.짧디짧은 10분 동안, 지아는 슬펐다 기뻤다 했다.자신의 마음을 정리하고서야 지아는 천천히 걸어 나갔고, 얼굴에는 확고함이 더 생겼다.여자는 약했지만 어머니로 된 지금, 그녀는 오히려 힘이 넘쳐났다. 이제부터 그녀는 보호할 사람이 하나 더 생겼다.화장실에서 나오자마자, 지아는 도윤의 의미심장한 눈빛
도윤은 머릿속으로 자신이 이 부탁을 할 때의 지아의 표정을 상상해 봤다. 그녀는 틀림없이 두 손을 가슴에 얹은 채 자신을 비웃을 것이다.“아이를 가지자고? 그래, 그럼 너와 네 여동생 중 한 명은 죽어야 해.”지금 그와 지아의 대화는 거의 이렇게 변했다.“당신 왜 아직도 죽지 않은 거야?”“안 죽었는데 왜 왔어?”“오늘 날씨가 이렇게 좋은데, 당신은 왜 죽으러 가지 않는 거야? 마땅한 산소를 찾지 못한 건가?”“이도윤, 나 오늘 좋은 무덤 하나 알아보았는데, 당신을 묻기에 아주 적합하더군.”“만약 정말 죽고 싶지 않다면, 내가 당신과 같이 죽을게. 이렇게 하면 당신도 마음 놓고 죽을 수 있지 않겠어?”지아의 얼굴에는 비아냥거리는 미소 외에 싸늘한 웃음이었고, 자신에 대한 애정이 조금도 없었다.하지만 도윤은 그래도 무척 만족했다.적어도 그는 시시각각 지아를 볼 수 있었다.소계훈을 침대에 눕힌 다음, 도윤은 다시 지아의 방으로 갔다. 문을 밀자 그는 지아가 한 손을 자신의 배에 올려놓은 것을 보았고 무슨 말을 하고 있었는지 얼굴에는 부드러운 웃음이 넘쳐흘렀다.다만 자신을 본 순간, 지아의 눈빛은 갑자기 차가워졌고 목소리도 날카로워졌다.“노크할 줄도 모르는 거야?”그녀는 마치 온몸에 가시가 돋친 고슴도치처럼 시시각각 자신을 경계하고 있었다.“미안.”도윤은 나간 다음 다시 문을 두드렸다. 그리고 입가에는 씁쓸한 미소가 떠올랐다.‘여긴 분명 내 집인데, 왜 내가 낯선 사람과 같지?’‘하긴, 나와 예린이 지아에게 많은 빚을 졌지.’그는 참을성 있게 말했다. “들어가도 될까?”안에서 지아의 매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안 돼, 꺼져.”그러나 도윤은 여전히 문을 밀고 들어왔고, 지아는 미간을 찌푸렸다.“정말 염치없다니깐.”도윤은 지아의 싸늘한 표정을 무시하고 곧장 걸어왔다.“지아야, 난 단지 네가 좀 보고 싶었을 뿐이야.”“나 보지 마, 정말 토할 것 같아.” 지아는 자신의 입덧 반응에 대해 좋은 핑계를 댔다.도윤은 한숨을
지아의 비웃음에 도윤은 조금도 불쾌해하지 않았고 그저 마음이 아팠다.전의 지아는 엄청 해맑은 여자였는데, 지금 이렇게 된 것은 모두 자신 때문이었다.“기쁘면 됐어.”지아는 자기가 이렇게 심하게 말을 하면 도윤이 백채원을 감싸며 화를 낼 줄 알았다, 그러나 지금의 도윤은 여전히 웃고 있었고, 성질은 오히려 이전보다 많이 좋아졌다.“나야 당연히 기분이 좋지. 근데 당신 말이야, 팔자가 너무 센 거 아니야? 전처는 손을 쓸 수 없게 왰지, 약혼녀는 다리가 부러졌지, 어쩜 두 사람은 멀쩡한 사람 하나 없을까?”도윤의 얼굴이 새빨갛게 변하는 것을 보며 지아는 속이 후련해졌다.“나 이제 자고 싶으니까 당신도 빨리 꺼져.”“그래, 알았어. 푹 쉬어”도윤은 천천히 떠났고, 떠나기 전에 또 사람 시켜 야식을 준비하여 보내라고 했다.원래 지아는 아무런 입맛도 없었지만, 지금 뱃속에 또 하나의 작은 생명이 있다는 생각과 전에 아이를 잃은 아픔으로 그녀는 이 아이를 더욱 소중히 여겼다.그래서 지아는 구역질을 참으며 먹었지만, 오히려 이 아이를 너무 얕잡아 보았다.이번에 입덧 반응은 지난번보다 더 강렬했는데, 지아는 방금 입에 넣자마자 바로 토했다.강미연은 안쓰러워하며 그녀의 뒤에서 등을 두드렸다.“아가씨, 이러면 안 되는데요. 뭘 먹자마자 바로 토하다니, 병원에 가서 검사받아야 해요.”“아니야, 제발 비밀로 해줘,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라고. 이건 아주 정상적인 일이야. 예전에 임신했을 때도 이렇게 토했거든.”강소연은 말을 하려다 참고 결국 어쩔 수 없이 말했다.“그럼 제가 가서 먹을 것 좀 더 가져다 드릴게요. 이렇게 토하면 안 돼요. 몸이 다 망가지겠어요.”지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몸이 아무리 불편해도 아이를 위해서라면 그녀는 반드시 버텨야 했다.몇 번 먹고 몇 번 토해도 그녀는 참고 견뎌낼 것이다.지아는 단지 이번에 이 작은 생명이 순조롭게 이 세상에 태어나길 바랄 뿐이었다.지아는 심지어 자신의 아이가 남자인지 아니면 여자인지에 대해 궁금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