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아는 지아의 어깨를 두드렸다.“야, 나도 네 마음 너무 잘 알지. 그때 내가 아껴 먹고 아껴 쓰면서 그 썩을 놈한테 집을 사준 것처럼, 누구나 다 사랑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시절이 있지 않겠어? 날 봐, 지금은 이렇게 행복하게 돈을 벌고 있잖아.”두 사람은 지난날의 풋풋했던 시절을 회상하며 기분도 많이 좋아졌다.이때 민아는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지아야, 나 목 좀 마르니까 사과 깎아 줘.”그녀는 여전히 거침없이 계속 말했다.“난 아직도 널 처음 봤을 때를 기억하는데. 그때의 너는 사과도 깎을 줄 몰랐지. 우리가 샘 뵈러 갔을 때, 넌 사과 꼭지만 남을 정도로 사과를 깎았잖아. 그때 우리는 네가 재벌 집 딸이라서 이런 것도 할 줄 모른다고 널 얼마나 비웃었는데. 후에 넌 개도윤을 위해…….”민아는 말을 마치기도 전에 지아가 오른손을 내민 것을 보았는데, 그녀의 손이 나른하게 늘어진 것을 보고 민아는 말을 뚝 그쳤다.“미안, 민아야, 너한테 사과를 깎아줄 수 없을 거 같아. 내가 간호사 찾아올게.”민아는 지아의 손을 잡더니 눈시울은 순식간에 붉어졌다.“누가 그랬어?”“말하자면 길어…….”“그럼 짧게 말하자. 개도윤이지? 그 남자 미친 거야? 어떻게 네 손을 다치게 할 수 있지? 넌 의사가 될 사람이잖아!”모든 사람들은 지아의 꿈이 의사가 되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유독 도윤만 신경 쓰지 않았다.지아는 민아를 슬프게 하고 싶지 않아 가능한 한 평온한 척했다.“그때의 상황은 좀 복잡했어.”그녀가 담담해 할수록, 민아는 더욱 마음이 아팠다.줄곧 웃기를 좋아하던 민아였지만, 지금은 지아의 손등에 눈물을 뚝뚝 흘렸고, 목소리조차 떨렸다.“이럴 수가, 개도윤이 어떻게 널…….”민아의 마음속에 있어, 지아는 바로 엄친딸과 같은 존재였는데, 그녀는 아름다운 미모 외에 뛰어난 천부적인 재능을 갖고 있었다.노래와 춤, 피아노와 바둑 등, 지아는 모르는 것이 없었다.고등학교 때, 지아는 학교를 대표해 피아노 대
민아는 코를 훌쩍이며 지아를 멍하니 바라보았다.“좋은 소식.”지아는 천천히 자신의 아랫배를 어루만졌고, 눈을 드리우자 얼굴에는 모성애가 가득했다.“나 임신했어.”“뭐?”민아는 하마터면 자신의 침에 사레가 들릴 뻔했다.“그럼 나쁜 소식은?”“이도윤의 아이야.”민아는 한참이 걸려서야 이 소식을 받아들였고, 입을 크게 벌린 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한참 동안 냉정한 후에야 민아는 자신의 목소리를 되찾았다.“그러니까, 네가 임신한 이 상황에서, 그가 뜻밖에도 백채원과 결혼하기로 선택한 거야? 그 남자 정말 미친 거 아니야? 이 결혼 정말 안 하면 안 되나 보지?”지아는 고개를 저었다.“그는 내가 임신한 거 몰라. 심지어 나와 관계를 맺었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어.”“설마 너 시험관 시술이라도 받은 거야?” 민아는 눈을 깜박였다.“비록 개도윤은 좀 잘생기긴 했지만, 전 세계에 그란 남자만이 있는 건 아니잖아. 넌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진 혼혈아를 낳을 순 없는 거야?”“너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나와 관계를 가질 때, 그는 열이 나서 전혀 의식이 없었던 거라고.”“이 개자식은 꿈만 꾸다가 자신의 아이가 생겼다니, 어떻게 이렇게 좋은 일이 있을 수 있지? 넌 어쩌려고? 설마 아이를 낳으려는 건 아니겠지?”지아는 입을 열었다.“맞아, 이 아이를 낳고 싶어.”이 말을 하자마자 민아는 바로 흥분했다.“지아야, 너 미쳤어! 이렇게 할 순 없어. 넌 그 아이가 종양의 크기를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본 적도 없는 거야? 넌 몸이 좋지 않은 데다 아이는 태반을 통해 끊임없이 네 영양을 섭취할 거야. 그럼 아이가 태어나기도 전에 넌 죽을 수도 있다고.”“민아야, 네가 말한 거, 나도 다 알아.”“알면 더욱 자신을 위험에 빠뜨리게 해선 안 되잖아. 네가 전에 잃어버린 아이를 계속 마음에 두고 있다는 거 나도 알아. 그러나 지금은 고집을 부릴 때가 아니야. 지금 네 상태는 간신히 안정되었는데, 심지어 앞으로 5년을 무
지아는 민아의 엄호에 산부인과로 들어갔다.겉으로는 그녀가 민아의 곁을 따라다녔지만, 사실 침대에 누워 옷을 걷어 올린 사람은 지아였다.그녀에게 검사를 해준 중년 여자는 매우 부드러웠다.“안심해요, 내가 자세히 검사해 줄게요.”민아는 옆에서 웃으며 말했다.“이번에 또 반장에게 신세를 졌네.”차가운 기계가 배 위에 떨어지자, 지아는 긴장하면서도 두근거렸다.그녀는 이 반년 동안 몸이 매우 나빴고, 게다가 반년 전에 약물치료까지 받은 적이 있었으니 아이에게 영향을 미쳤는지도 모른다.“의사 선생님, 아이의 상황은 어때요?”의사는 가볍게 웃었다.“아직 작아서 잘 보이지 않아요. 그러나 지금 아기집은 정상적인 크기라 자궁 외 임신 증상도 나타나지 않았어요. 다 정상이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요.”“감사합니다, 선생님.”“아니에요, 항상 좋은 기분을 유지해야 한다는 거 기억해요. 야채와 과일도 많이 먹어야 하고 또 엽산도 매일 챙겨먹어야 해요. 알겠죠?”지아는 계속 감사를 드렸고 의사는 손을 흔들었다.“아이가 좀 더 크면 다시 와서 검사해요. 그동안 절대 격렬한 활동을 하지 말고요. 임신 초기는 아주 위험하니까요.”“네, 알았어요.”적어도 잠시 아이가 무사하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어 지아는 유난히 기뻐했다.민아는 그녀가 이렇게 기뻐하는 것을 보고 덩달아 기분이 많이 좋아졌다.“너 좀 봐, 얼마나 오랫동안 너의 이런 미소를 보지 못했는지 몰라. 입이 귓가에 걸릴 것 같아. 이제 또 엄마가 되었으니 앞으로 꼭 심사숙고하고 행동해야 해. 개도윤에게 화만 내지 말고.”“알아, 난 아이를 위해 잘 살 거야.”민아는 또 가슴이 시큰시큰했다. 그녀는 얼른 손을 뻗어 지아를 안았고 울먹이며 말했다.“꼭 잘 지내야 해. 절대 슬퍼하지 말고. 그냥 매일 웃어. 이 아이를 낳으면, 난 그를 내 양아들로 삼을 테니까.”“꼭 그럴게.”“일 있으면 나에게 전화해. 나는 영원히 널 지지할 테니까.”“응, 알았어.”두 사람은 부둥켜안고 울고 있었는데, 입구에서
민아가 이 말을 했다면, 사람들은 아마 그녀가 허튼소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매일 입만 나불댄다고.그러나 만약 지아가 말한 것이라면, 마치 사실인 것만 같았다.그녀는 바로 그런 재벌 집 아가씨의 기질을 가지고 있었다. 그냥 옆에 서 있기만 해도 귀한 집안 딸과 같았기에,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하는 민아와 그야말로 천양지차였다.민아는 속으로 자신의 친구를 향해 엄지를 내밀었다. ‘이야, 역시 지아네. 만나자마자 날 위해 우리 사장님에게서 점수를 땄다니.’“그렇게 말하니 참 쑥스럽군요. 나도 전에 민아 씨가 지아 씨를 언급한 것을 들은 적이 있는데, 확실히 남다르군요. 특히 그 상냥함과 친근함을 가진 사람으로서 어떻게 민아 씨와 같은 거친 여자와 친구가 될 수 있었는지, 정말 모르겠네요.”민아는 눈이 휘둥그레졌다.‘칭찬하면 그냥 칭찬을 할 것이지 왜 날 은근히 욕하는 거지?’남자는 지아 앞에 가서 손을 내밀었다.“강세찬이라고 해요, 반가워요.”그가 오른손을 내밀었기에 지아는 다소 난처해하며 남자를 바라보았다.“강 사장님, 죄송하지만 내가 오른손에 정말 힘이 없어서요.”강세찬의 눈빛은 지아의 늘어진 손에 떨어졌고, 한동안 의아함을 느꼈다.이렇게 아름답고 또 기질이 뛰어난 여자가 오른손에 문제가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한 것 같았다. 세찬은 즉시 왼손을 바꾸어 지아와 악수를 했고, 또 바로 그녀의 손을 놓아주었다.지아는 조금도 주눅들지 않고 눈을 맑게 뜨고 세찬을 쳐다보았다.“민아는 고생을 참고 일을 부지런하게 또 일사불란하게 하는 사람이니 강 사장님이 만약 그녀를 중용한다면, 틀림없이 후회를 하지 않을 거예요.”지아가 이렇게 말한 이상, 세찬도 민아의 험담을 하기가 좀 그랬다.그래서 그는 그저 담담하게 맞장구를 쳤다.“김 비서는 확실히 인내심이 있으면서도 책임감이 있는 조수죠.”“그럼 잘 됐네요. 민아야, 나도 이만 가볼게. 강 사장님은 너에게 할 말이 좀 있는 것 같은데. 나중에 다시 너 보러 올게.”민아는 그녀를 쳐다보
펑하는 소리와 함께 전화기에서 어떤 무거운 물건이 땅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왔고, 곧이어 도윤의 믿을 수 없다는 목소리가 들려왔다.“누가 임신했다고?”“그녀는 엽산을 먹고 있던데, 임신하지 않았다면 그걸 왜 먹어?”도윤은 이를 갈았다.“네가 잘못 본 거 아니야?”“야, 난 비록 외국에서 자랐지만, 그래도 한글은 알아보거든! 내가 엽산을 몰라봤을 거 같아?”전화는 바로 끊겼다.강세찬은 미간을 찌푸렸다.‘이 사람 또 왜 이래? 요즘 은근히 수상한데.’민아는 재빨리 지아에게 달려가 엽산을 그녀에게 주었다.“이거 비타민 박스에 넣어서 먹는 거 잊지 마.”“고마워.”“고맙긴, 날 위해서라도 넌 건강하게 이 아이를 낳아야 해.” 민아는 지아의 어깨를 두드렸다.지아는 고개를 끄덕이다 또 무슨 생각을 한 듯 입을 열었다.“다른 사람 눈에 띄진 않았지?”“안심해, 나 엄청 빠르게 달려왔어. 게다가 이 포장은 알록달록해서 우리 사장님과 같은 남자는 엽산이 뭔지 전혀 알아볼 수도 없을 거야.”지아도 세찬에 대해 아무런 인상도 없었다. 그녀는 세찬이 도윤과 아는 사이라 생각하지 않았고 그제야 한숨을 돌렸다.“그럼 됐어, 푹 쉬어, 너무 빡세게 일하지 말고.”“응, 너도 자신을 잘 챙기고. 내가 휴가 내면 너 보러 갈게. 일 있으면 나에게 전화하고. 난 하나도 안 귀찮으니까 너도 괜히 날 귀찮게 한다고 생각하지 마.”“알았어.”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 보며 웃었고, 지아는 포장함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엽산을 비타민 박스에 넣은 다음 떠났다.자신의 아이를 생각하니 그녀는 기분이 많이 좋아졌다.심지어 푸른 하늘과 흰 구름만 봐도 즐거웠다.지아는 또 특별히 자신이 좋아하는 간식과 버블티를 사서 돌아갔다.아이가 생긴 후, 그녀는 단지 자신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아이에게 나누어 주고 싶었을 뿐이었다.‘아가야, 이건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버블티야, 맛있는지 한 번 먹어 볼래?’‘그리고 이 무스 케이크, 엄마가 10년 넘게 먹었는데, 네가 무사히 태
지아는 본능적으로 손을 아랫배에 놓았지만 또 도윤에게 들킬까 봐 얼른 손을 치웠다.그러나 이 동작은 더욱 티가 났고, 도윤은 그녀의 모든 것을 포착했다.그가 한 걸음 한 걸음 자신을 향해 걸어오자 지아의 심장은 매우 빨리 뛰었다.도윤의 손이 자신의 등에 닿은 순간, 거의 동시에, 지아는 온몸의 털이 곤두섰고, 촘촘한 닭살이 돋았으며 공포스러운 느낌은 그의 손가락이 닿은 곳에서 온몸으로 번졌다.지아는 두려움을 억제하고 가능한 한 자신을 좀 진정시켰다.“뭐 하는 거야?”“지아야, 너 나 무서워하는 것 같은데.” 지아는 침을 삼키더니 더욱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똥이 더러워서 피하지, 무서워서 피한 줄 알아? 이도윤, 아무도 네가 짜증난다고 말해준 적 없지? 지금 백채원과 결혼하려고 하는 이상, 왜 또 날 찾아오는 건데!”도윤은 천천히 허리를 굽혔고, 그의 카리스마는 지아를 향해 엄습했다.그리고 그는 지아의 귓가에 대고 살며시 말했다.“지아야, 왜 긴장하고 그래.”그것은 의문이 아니라 확신에 선 대답이었다.지아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흘러내렸고, 그녀 자신도 왜 도윤을 이렇게 무서워하고 있는지 잘 몰랐다.아마도 전에 죽은 아이가 준 충격이 너무 커서, 지아는 계속 도윤이 자신을 해칠 것이라 느꼈을지도 모른다.지아가 이 아이를 지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가능한 한 이 일을 숨기는 것이었다.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그녀는 안전했다.지아는 손을 뻗어 도윤을 밀어냈다.“이도윤, 난 널 상대할 시간이 없어. 이제 시간도 늦었으니 난 잘 거야.”말하면서 지아는 평소처럼 이불을 들추고 도윤을 등지고 누웠다.지아는 가슴에 손을 얹자, 자신의 심장 소리를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정말 무서웠다. 심지어 자신이 가볍게 떨리고 있다는 것도 모를 정도로 무서웠다.다행히 도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저 그녀에게 이불을 잘 덮어준 다음 또 그녀의 등을 가볍게 두드렸다.“그럼 푹 쉬어.”말하면서 도윤은 일어섰고, 시선은 침대 머리맡의
도윤은 세 글자를 말했을 뿐이지만, 강미연은 놀라서 다리에 힘이 풀리더니 그 자리에 무릎을 꿇었다.“대표님, 말할게요, 다 말할게요!”도윤은 미간을 찌푸렸다.‘이 사람은 너무 빨리 자백하는 거 아닌가? 난 아직 압력을 가하지 않았는데.’“음.”“화원에서 다듬은 장미를 버리는 게 너무 아깝다고 생각해서 저는 저녁에 가지고 나가 한 송이에 천원 씩 팔았습니다. 저는 고의로 돈을 탐내는 게 아니라, 사정이 빠듯해서요. 게다가 할머니가 또 아프셨기에 그런 겁니다. 정말 죄송해요 대표님, 앞으로 다시는 안 그럴게요.”도윤은 미간을 더욱 세게 찌푸렸다. “네가 말하고 싶은 게 바로 이건가?”강미연은 눈물을 글썽였다.“또, 또 있습니다, 다 말하겠습니다. 지난번에 제가 장미를 다듬을 때 손이 떨려서 부주의로 하트 모양을 사과모양으로 만들었습니다. 대표님, 제가 아마추어라서 그런 게 아니라 그날 약간 열이 나서 그런 겁니다.”도윤은 손가락으로 이마를 짚으며 얼굴에 이미 귀찮은 기색이 나타났다.“왜 갑자기 이런 말을 하는 거지? 난 지금 지아에 관한 일을 말하라고 한 건데. 너 요 며칠 그녀를 돌보면서 그녀에게 무슨 변화가 있는지 발견했어?”강미연은 이마의 땀을 닦았다.“아가씨요? 그녀는 요즘 입맛이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그리고?”“다른 건 없었습니다, 아가씨는 성격이 좀 싸늘하셔서 저희와 별로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습니다.”지아의 당부를 생각하며, 강미연은 절대로 지아를 팔아먹으려 하지 않았다.그러다 도윤이 갑자기 한마디 던졌다.“그녀는 지금 임신해서 음식을 먹지 못하고 있는데, 왜 진작에 나에게 알려주지 않았던 거야? 만약 그녀의 뱃속에 있는 아이에게 무슨 문제라도 생긴다면, 네가 책임질 건가?”강미연은 눈을 크게 떴다.“대표님, 아가씨께서 임신하신 것을 진작에 알고 계셨어요? 근데 아가씨께서 비밀을 지키라고 하셨는데.”미연은 사회에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데다 또 겪어본 일이 얼마 없었기에 바로 넘어왔다.도윤은 마음이 가라앉았다.
강미연은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도윤을 바라보았다. 분명히 요 며칠 동안 도윤은 지아를 무척 세심하게 챙겨 주었다.설사 그가 백채원과 결혼하려 한다 하더라도 지아를 진심으로 대했고, 장원의 사람들 모두 눈여겨보고 있었다.‘그런데 이 전남편이란 사람은 어떻게 아내의 임신 반응도 모르는 것일까?’“아가씨께서는 전에 아무런 경험도 없다고 말씀하셨어요. 3개월이나 입덧을 한데다 태아가 좀 불안정했기에 임신 초기에 매일 주사를 맞아야 했어요. 저희 엄마도 그 주사를 맞은 적이 있는데 엄청 아프다고 하셨어요.”“하지만 아가씨는 그 아이에 대해 엄청난 기대를 가지고 있었어요. 비록 40여 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아기 심장소리가 나타나지 않았고, 의사는 이 아이를 남길 것을 건의하지 않았고, 그녀에게 이 아이를 지우라고 하셨어요. 아가씨는 의사에게 일주일의 시간을 더 달라고 애걸복걸하셨고요. 그때 아가씨는 매우 두려웠지만 다행히 그녀는 끝까지 버텼고, 50 일 후, 마침내 심장소리가 나타났어요.”강미연은 여기까지 말하자 한숨을 내쉬었다.“그러나 아가씨도 아주 재수가 없었어요. 임신 두 개월 될 때, 갑자기 피를 흘렸는데, 아가씨는 몹시 놀라서 병원에서 일주일간 입원하고서야 그 아이를 지켜냈어요.”미연의 말에 도윤은 점차 자신이 애써 홀시하던 그 기간에 대한 기억을 되찾게 했다.도윤은 그렇게 연약한 지아가 매일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는다는 것을 전혀 상상할 수 없었다. 그녀는 당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그때 지아는 첫번째 임신 검사를 할 때, 의사가 아이가 불안정하다고 말했을 때, 울면서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었다.‘그러나 난 뭐라고 대답했지?’그때 도윤은 지아의 목소리만 들으면 짜증이 났고, 아이를 언급하면 조율의 몸 속에 아직 완전히 형성되지 않아 그에 의해 표본으로 된 그 아이를 생각하게 했다.그래서 도윤은 차갑고 얄팍하게 입을 열었다.“아이를 지킬 수 없다고? 그럼 지워버려.”그리고 도윤은 바로 전화를 끊었는데, 전화기 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