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아는 이도윤의 이런 눈빛에 등골이 오싹해졌다. “나 어제 네 사무실에 갔을 때, 청소 아줌마를 보았는데.”이도윤은 소지아가 애교를 부릴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전혀 상관없는 사람을 언급하다니.“소지아, 너 지금 나와 그 아주머니가 바람을 피우고 있다고 의심하는 거야?”이도윤의 목소리는 약간의 분노를 띠고 있었다.“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난 그냥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그래. 너의 사무실처럼 이렇게 중요한 곳에, 그것도 네가 출근할 때 어떻게 청소를 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어?”이도윤은 개의치 않았다.“그 이모는 집이 멀어서 앞당겨 퇴근해야 하는데, 가끔 내가 일할 때 청소하는 거야. 왜? 백채원은 개의치 않고 오히려 그 아주머니가 신경 쓰이는 거야?”“회사가 언제 자선사업을 했다고?”이도윤은 스테이크를 썰면서 담담하게 대답했다.“구연 이모는 다른 사람과 같지 않아. 그녀는 나의 생명을 구해주었으니 특권을 좀 주는 것도 당연하지.”“언제? 난 왜 몰랐지!” 소지아는 칼과 포크를 내려놓았다.“나 관심하는 거야?” 이도윤의 굳은 얼굴에 미소가 나타났다.“몇년 전의 일이었어. 지하 주차장에 겁도 없는 사람들이 매복하여 나를 기다렸어. 누군가가 차로 나를 죽이려 했지만 구연 이모가 나를 밀어냈어.”소지아는 눈살을 찌푸렸다.“넌 날렵해서 피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잖아.”“그날 확실히 다른 일이 좀 있었지.”“무슨 일?”이도윤은 소지아의 얼굴을 응시하며 또박또박 말했다.“그날은 네 생일이었고, 나는 특별히 케이크를 주문했지.”케이크를 언급하자마자 소지아는 바로 깨달았다. 그때의 이도윤은 그녀를 정말 사랑했다.생일 전에 그녀는 한 고급 케이크를 먹겠다고 떼를 썼고, 재료가 매우 비싼 것 외에 케이크 스타일도 유난히 특별했다.케이크 한 개의 값이 무려 수천만 원이었다.케이크라기보다는 예술품이라 해야 할지도.이도윤이 들고 돌아왔을 때, 수정으로 만든 백조 중 한 마리의 머리가 케이크에 떨어졌다.당시 소지아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
소지아는 상황이 틀린 것을 보고 재빨리 해석했다.“난 그 자료들을 보고 문제를 발견했거든. 그 자료들은 우리 아빠가 네 동생을 죽였단 것을 직접 증명할 수 없어. 증거가 없으니 그저 우리 아빠가 범죄동기가 있다고 추측할 수 있을 뿐이야.”펑 하는 소리와 함께 이도윤은 책상 위의 모든 그릇과 접시를 땅바닥에 던졌다.그의 얼굴에는 더 이상 웃음기가 없었고, 그 대신 싸늘한 3개월 전의 이도윤이 다시 나타났다.소지아가 설명하기도 전에 이도윤은 일어나 높은 곳에서 그녀를 바라보았고, 강한 압박감이 밀려왔다.“첫째, 난 이미 그 시체에게 DNA 검사를 시켰어. 그녀는 내 여동생이 맞아. 의심할 여지가 없는 일이지. 둘째, 그녀의 뱃속에 있는 아이의 시체를 소계훈과 대조한 적이 있는데, 두 사람이 친자 관계라는 것을 증명했지.”“그리고, 나는 예린의 생전 활동을 조사한 적이 있어. 그녀의 통화 기록이든 다른 기록이든 가장 많이 연락한 사람도 소계훈이었고.”“마지막으로, 그녀가 생전에 유일하게 본 사람은 역시 소계훈이었어. 그가 아니면 범인은 또 누구일까? 증거? 넌 네 아빠가 기적적으로 일어나길 원하는 거야, 아니면 죽은 사람이 다시 입을 열게 하고 싶은 거야?”소지아는 이도윤의 그 차가운 얼굴을 주시하고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이예린은 여전히 영원히 그의 앞에서 언급할 수 없는 존재였다.소지아는 이도윤와의 관계가 좀 완화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면 그의 마음속에서의 자신의 지위는 백채원보다도 못하며 이예린보다도 못했다.소지아는 묵묵히 말하려고 했던 사실을 삼켰다. 지금은 말해도 고생을 사서 하는 것이었고, 이도윤은 조금도 마음 아파하지 않을 것이다. 그저 자신이 소계훈을 위해 핑계를 대고 있다고 느낄 뿐이다.난장판이 된 바닥을 보며, 소지아는 자신의 예전의 진심과 이도윤과의 산산조각이 난 혼인생활을 떠올렸다.소지아는 고개를 숙이고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았다.“어쨌든 나는 우리 아빠를 믿어.”이 말은 이도윤을 격노시켰다. 그는 험상궂은 얼굴로
소지아는 답답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컴퓨터를 켜고 위치 추적기를 살펴보았는데, 이는 바로 그녀가 그 5명의 비서에게 준 위치 추적기였다.다른 네 사람은 모두 금당 아파트에 있었다. 소지아는 이곳이 고급 직원들에게 배치한 아파트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나지밀은 한 술집에 있었다. 그녀는 낮에는 고급 비서였고 밤에는 파티의 여왕이었다.하지만 오가희의 책상에 놓은 위치 추적기의 행방은 비교적 복잡했다. 이는 거의 전반 구역을 돌아다니다 마지막에는 쓰레기 처리센터에 멈추었다.소지아는 이마를 짚었다.‘역시 오가희란 사람이 좀 수상해.’돈을 싫어하는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자신이 보낸 브로치를 바로 쓰레기통에 버렸다니.전효 쪽에서 조사 결과가 나왔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소지아는 그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고객님의 전화가 꺼져 있어 삐 소리 이후 음성 사서함으로 연결됩니다.”소지아는 좀 불안해졌다. ‘전효에게 사고가 난 건 않겠지?’그의 신분은 신비롭고 특별해서, 소지아는 그동안 전효의 얼굴을 본 적이 없었고, 그 배후의 사람도 그를 알 수 없었다.그리고 전효는 항상 무기를 가지고 있었기에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능력이 있다.비밀을 지키기 위해 전원을 껐을 수도 있다고 소지아는 자신을 설득하며 머릿속의 좋지 않은 생각을 떨쳐버렸다.범위를 확정하고 소지아는 될수록 빨리 오가희의 자료를 얻으려 했다.이날 밤, 그녀는 편안하게 자지 못했고, 눈을 감으면 이도윤이 갑자기 포효하는 얼굴을 볼 수 있었다.마치 쇠사슬에서 필사적으로 벗어난 짐승이 어두운 밤에 격노한 것 같다.소지아의 인상에서 이도윤은 언제나 냉정하고 자제했다. 마치 그때 자신이 본 서류처럼, 아무도 그의 진정한 취향을 몰랐고, 그의 심정을 추측할 수 있는 사람도 없었다.방금 이도윤은 매우 이상했다. 보아하니 이예린의 죽음은 그에게 적지 않은 타격을 준 것 같았다.이 일을 거쳐 소지아는 더는 이도윤 앞에서 이예린의 일을 언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자신에 의지해서라도 반
소지아는 고개를 돌려 그 사람을 보았는데, 짧은 머리에 매우 세련된 여자였다.그 두 사람은 그녀를 보자마자 고개를 숙이고 더는 방자하게 굴지 못했다.“팀장님.”B팀의 팀장 손승옥이었다.손승옥은 차갑게 그들을 훑어보았다.“일은 다 했어? 기획안은 통과되었고?”“아니요.”“그럼 빨리 가서 계속해!”“네, 팀장님.” 두 사람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바로 도망갔다.손승옥의 눈빛은 소지아의 얼굴에 떨어지더니 비꼬며 말했다.“젊은 사람이, 이런 가장 더러운 방식으로 올라갈 필요는 없지. 설령 기어올랐다 하더라도 바로 다른 사람에게 차일 텐데, 그때 난감한 것은 여전히 너뿐이야.”소지아는 정말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어 그저 참을 수밖에 없었다.“알겠어요, 손 팀장님.”그녀는 이 일이 이상하다고 느꼈다. C조가 계약을 얻었다고 해도 어떻게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비난할까?소지아는 오자마자 모든 사람들의 미움을 샀기에 이상하다고 생각해도 아무도 그녀에게 말하지 않았다.소지아는 화장실에 가서 지난번에 만난 청소 아주머니에게 알아보고서야 무슨 일이 생겼는지 알았다.그 핸드크림을 봐서라도 청소 아주머니는 자신의 단톡방에 뜬 사진을 소지아에게 보여주었다.그것은 사진 두 장이었는데, 첫 번째 사진은 소지아가 이은리와 함께 들어간 사진이었다. 당시 그녀는 오피스룩을 입고 있었다.두 번째 사진은 그녀가 호텔을 떠나는 사진인데, 그때 소지아는 이미 옷을 갈아입었다.이 두 장의 사진을 보고 모두들 상상하기 시작했다.“아가씨, 혹시 누구에게 미움을 샀어요? 오늘 아침 이 두 장의 사진이 여러 단톡방에서 퍼졌어요. 우리 청소하는 사람들까지 모두 이 일을 얘기하고 있었고요. 별의별 말을 하는 사람 다 있다니까.”“알려줘서 고마워요.”“나도 아가씨가 마음이 좋아서 이렇게 알려주는 거예요. 직장은 전쟁터와 같지. 아가씨처럼 예쁜 사람은 더더욱 조심해야 해요.”소지아가 몸을 팔아먹고 계약을 따냈다는 소식은 이미 회사에 널리 퍼졌다.소지아는 이은리의 사무실 문을
이은리는 소지아가 만만할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그녀가 이렇게 똑똑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진작에 자신을 대처할 생각을 했다니.“지아야, 내가 잘못 눌러서 그래. 일이 이렇게 될 줄은 정말 몰랐어. 이렇게 하자, 이번 프로젝트 업적에 네 이름 넣어줄게.” 이은리는 즉시 비위를 맞추며 말했다.소지아는 원래 떠보고 싶었다. 이은리보다 그녀는 그 주모자가 이 일을 했다고 의심했다.상대방은 마치 어둠 속에 숨어 있는 눈처럼 시시각각 자신의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내가 그 업적을 원한다고 생각해요?”“그럼 어떻게 하고 싶은데? 일은 이미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했고, 지금 설명해도 너무 늦었어.”“또 뭐 찍었는데요?” 그것보다 소지아는 지금 그녀와 이도윤이 찍혔는지에 대해 더 신경이 쓰였다.“또 뭐가 있겠어? 이 두 장의 사진일 뿐이야, 다른 거 있었다면 나도 진작에 올렸겠지.”이은리는 한숨을 쉬었다.“나는 단지 복수를 하고 싶었을 뿐인데,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 아니면 내가 지금 해명해 줄까?”“해명?” 소지아는 냉소했다.“쓸모가 있나요? 모두들 내가 마음이 찔려 당신과 한통속이 됐다고 생각하겠죠. 지금 당신의 사람더러 그 사진들 모두 나에게 보내라고 해요. 그렇지 않으면 나는 당신이야말로 오 사장의 침대에 올라간 그 사람이라는 것을 폭로할 거예요.”“이건…… 또 무슨 사진이 있다는 거야? 있으면 벌써 올렸지.”소지아는 이은리에게 접근했다.“없는 거예요 아니면 꺼낼 수 없는 거예요?”“지아야, 그게 무슨 뜻이야?”“사진을 준 사람이 누구인지 말해줘요.”이도윤의 곁에 이렇게 오랫동안 있으면서 소지아는 그의 카리스마를 조금 따라배웠다.소지아가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오자 가뜩이나 마음이 찔린 이은리는 더욱 반격할 힘이 없었다.그녀는 분명히 매우 긴장되었는데, 소지아에게 어디서 이런 박력이 났는지 몰랐다.“난…….”“나의 인내심은 한계가 있어요. 이 팀장은 날 망신하게 만들었으니 내가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어요?
소지아에게는 그런 영상이 없었다. 그것은 다만 이은리에게 겁주기 위해서 지어낸 말뿐이었다. 이은리는 겁이 많았고, 바로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이 이른바 증거가 있으면 이은리는 한동안 조용해질 것이다.그리고 그 강진도 분명 그 사람의 도구일 뿐이었다.비록 주모자가 도대체 누구인지 모르지만, 소지아는 적어도 한 가지 일을 확신할 수 있었다. 그녀는 제대로 찾아왔다.그 사람은 분명 회사에 숨어 있었고, 그녀의 일정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방향을 정한 후, 소지아도 조사할 사람이 생겼다.‘그 사람을 끌어내기 위해 상세한 계획을 세워야 할 것 같아.’C팀이 오 사장의 계약을 따냈기 때문에 C팀은 하루 종일 즐거운 분위기에 휩싸였다.그러나 이때, 불청객이 방문했다.“세상에, 정말 사모님이 오셨어.”사모님이란 세 글자를 듣자 소지아는 고개를 번쩍 들었다.사무실의 다른 직원들은 이미 문 쪽으로 달려가 맞이했고, 입으로 계속 중얼거렸다.“사모님은 특별히 케이크를 만들어서 각 부서에 나누어 주었어. 방금 화장실에 갔을 때 멀리서 한 번 봤는데, 정말 부드럽더라.”“당연하지, 대표님은 카리스마가 넘친 사람이었으니 틀림없이 부드럽고 대범한 여자를 찾을 거야.”백채원이 오자 소지아의 첫 반응은 도망가는 것이었다.그녀는 백채원에게 자신이 이도윤을 꼬시러 왔다는 오해를 받고 싶지 않았다. 만약 자신을 회사에서 내쫓는다면, 조사도 물거품이 될 것이다.지금 이 상태로는 소지아도 자신이 얼마나 더 살 수 있을지 몰았기에 기회를 잘 잡아야 했다.소지아는 얼른 일어나 옆문으로 떠났지만 백채원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은 생각지도 못하고 마침 그녀와 부딪쳤다.“아가씨, 잠시만요.”소지아는 그 가식적인 소리를 듣자마자 더 빨리 도망갔다.하지만 박금란은 백채원 앞에서 존재를 과시하기 위해 단번에 소지아를 잡아당겼다.“뭘 그렇게 뛰어? 사모님이 부르는 소리 못 들었어?”소지아는 마음속으로 어이가 없었다. ‘이 여자는 정말 눈치가 없군.’굳이 자신을 백채원 앞으로 끌
백채원이 지금 과시하는 모든 것은 소지아가 갖지 못했던 것이다.이도윤은 소지아에게 모든 사랑을 주었지만 백채원에게는 충분한 체면을 세워주었다.많은 사람들 속에서 소지아는 조용히 물러났다.오후의 햇빛은 약간 따가워서 선물에 쏟아지니 무척 눈부셔 보였다.선물 위의 두 만화 캐릭터는 웨딩드레스를 입고 열 손가락을 꼭 잡고 흩날리는 벚꽃 아래에서 키스를 하며 말할 수 없는 로맨스를 띠고 있었다.사실 소지아도 이런 생각을 했었고, 심지어 자신이 직접 몇 가지 버전의 선물 포장을 설계하기도 했다.그녀가 흥미진진하게 이도윤에게 보여주었을 때, 이도윤은 눈을 드리우며 그다지 즐겁지 않은 모양이었다.이도윤은 소지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미안해 지아야, 나는 결혼식을 할 생각이 없어서, 이것들은…….”“왜?”소지아는 조심스럽게 물었다.“너도 알잖아, 내 신분이 좀 복잡해서.”그 한마디 말은 모든 희망을 날려보냈다.소지아는 자신이 세계일주여행을 하다 바다에 떨어졌을 때, 자신을 구해준 남자를 생각했다. 그의 얼굴에는 가면이 있었고, 피비린내가 나는 군복을 입고 있었다.이도윤에겐 다른 신분이 있었지만, 소지아는 감히 묻지 못했다.그래서 그녀는 조금도 따지지 않았다.“좋아, 하기 싫으면 하지 말자. 어차피 난 너만 있으면 되니까.”“미안해 지아야, 몇 년의 시간을 줘, 내가 완전히 청산하면, 천하의 모든 사람들에게 네가 나의 부인이라는 것을 알게 할 거야.”소지아는 그 L이란 문자를 어루만졌다. 그녀는 끝내 그를 기다리지 못했지만, 백채원은 성공했다.선물을 뜯자 안에는 가지런한 수입 초콜릿이 놓여 있었고, 또 비싼 향수 한 병과 영생화가 들어 있었다.‘백채원은 통이 참 크군.’얼마 지나지 않아 백채원과 이도윤의 약혼식 기념품이 인터넷에 올라왔고, 네티즌들의 부러움을 자아냈으며 분분히 백채원의 대범함을 칭찬했다.실시간 검색어를 보며 소지아는 가볍게 웃었다. 백채원은 정말 조금도 가만히 있지 못했다. 모든 사람들에게 그녀의 신분을
예전 같으면 소지아는 이미 다가가서 이도윤의 상처를 살펴보거나 그의 머리를 주물렀을 것이다.그러나 오늘, 소지아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설사 그들이 헤어진 것이 다른 사람의 음모라 하더라도, 소계훈의 입원은 그와 무관하더라도, 눈앞의 남자는 결국 전남편으로 되었다.소지아는 앞으로 이도윤이 없는 생활에 익숙해져야 한다.소지아는 공손하게 한쪽에 서서 평온한 어조로 말했다.“대표님, 기획안 가져왔어요.”이도윤은 눈을 뜨지 않고 잘생긴 미간을 찌푸렸다.“이리 와.”소지아는 방안을 들고 그의 곁으로 걸어갔다.“만약 대표님이 너무 피곤하시다면 내가 읽어줄게요.”전에 이도윤이 바쁠 때, 소지아는 항상 이랬다. 그가 휴식하면 그녀는 한쪽에서 서류를 읽어주었고, 이도윤은 결정을 소지아에게 알려주며 처리하게 했다.이도윤은 눈을 들어 소지아의 손목을 잡아당기더니 그녀의 부드러운 몸은 그의 품에 안겼다.소지아는 작은 소리로 외쳤다. 어젯밤까지만 해도 화를 내며 그녀더러 꺼지라고 하던 남자가 갑자기 이렇게 나오다니.자료가 바닥에 흩어지자 소지아는 가느다란 손목으로 이도윤의 단단한 가슴을 받쳤다.백채원은 아직 다른 부문에서 사모님의 위엄을 과시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도윤은 사무실에서 전처를 껴안고 있었다.소지아는 이 관계가 너무 혼란스럽다고 느꼈다.“대표님, 지금 뭐 하자는 거죠?”그녀는 어쩔 수 없이 그의 방금 뜬 검은 눈동자를 마주쳤다. 안에는 증오도 사랑도 없었고, 호수처럼 평온해서 그녀는 그의 생각을 꿰뚫어 볼 수 없었다.“듣자니 너 오늘 회사 단톡방에 떴다며.”“그것도 당신이랑 관계가 있지.”그 주모자는 자신과 오 사장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호텔에 들어간 것을 찍었을 뿐, 소지아가 오 사장과 접촉한 사진은 없었다. 이는 소지아가 이 일이 이은리와 무관하다고 추측한 원인이기도 하다.만약 이은리가 찍은 사진이라면, 적어도 식사 자리에서의 사진이어야 하는데 그 사진들은 그저 문 앞에서 찍은 사진일 뿐이었다.만약 이도윤이 자신을 꼭대기층에 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