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아는 고개를 돌려 그 사람을 보았는데, 짧은 머리에 매우 세련된 여자였다.그 두 사람은 그녀를 보자마자 고개를 숙이고 더는 방자하게 굴지 못했다.“팀장님.”B팀의 팀장 손승옥이었다.손승옥은 차갑게 그들을 훑어보았다.“일은 다 했어? 기획안은 통과되었고?”“아니요.”“그럼 빨리 가서 계속해!”“네, 팀장님.” 두 사람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바로 도망갔다.손승옥의 눈빛은 소지아의 얼굴에 떨어지더니 비꼬며 말했다.“젊은 사람이, 이런 가장 더러운 방식으로 올라갈 필요는 없지. 설령 기어올랐다 하더라도 바로 다른 사람에게 차일 텐데, 그때 난감한 것은 여전히 너뿐이야.”소지아는 정말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어 그저 참을 수밖에 없었다.“알겠어요, 손 팀장님.”그녀는 이 일이 이상하다고 느꼈다. C조가 계약을 얻었다고 해도 어떻게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비난할까?소지아는 오자마자 모든 사람들의 미움을 샀기에 이상하다고 생각해도 아무도 그녀에게 말하지 않았다.소지아는 화장실에 가서 지난번에 만난 청소 아주머니에게 알아보고서야 무슨 일이 생겼는지 알았다.그 핸드크림을 봐서라도 청소 아주머니는 자신의 단톡방에 뜬 사진을 소지아에게 보여주었다.그것은 사진 두 장이었는데, 첫 번째 사진은 소지아가 이은리와 함께 들어간 사진이었다. 당시 그녀는 오피스룩을 입고 있었다.두 번째 사진은 그녀가 호텔을 떠나는 사진인데, 그때 소지아는 이미 옷을 갈아입었다.이 두 장의 사진을 보고 모두들 상상하기 시작했다.“아가씨, 혹시 누구에게 미움을 샀어요? 오늘 아침 이 두 장의 사진이 여러 단톡방에서 퍼졌어요. 우리 청소하는 사람들까지 모두 이 일을 얘기하고 있었고요. 별의별 말을 하는 사람 다 있다니까.”“알려줘서 고마워요.”“나도 아가씨가 마음이 좋아서 이렇게 알려주는 거예요. 직장은 전쟁터와 같지. 아가씨처럼 예쁜 사람은 더더욱 조심해야 해요.”소지아가 몸을 팔아먹고 계약을 따냈다는 소식은 이미 회사에 널리 퍼졌다.소지아는 이은리의 사무실 문을
이은리는 소지아가 만만할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그녀가 이렇게 똑똑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진작에 자신을 대처할 생각을 했다니.“지아야, 내가 잘못 눌러서 그래. 일이 이렇게 될 줄은 정말 몰랐어. 이렇게 하자, 이번 프로젝트 업적에 네 이름 넣어줄게.” 이은리는 즉시 비위를 맞추며 말했다.소지아는 원래 떠보고 싶었다. 이은리보다 그녀는 그 주모자가 이 일을 했다고 의심했다.상대방은 마치 어둠 속에 숨어 있는 눈처럼 시시각각 자신의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내가 그 업적을 원한다고 생각해요?”“그럼 어떻게 하고 싶은데? 일은 이미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했고, 지금 설명해도 너무 늦었어.”“또 뭐 찍었는데요?” 그것보다 소지아는 지금 그녀와 이도윤이 찍혔는지에 대해 더 신경이 쓰였다.“또 뭐가 있겠어? 이 두 장의 사진일 뿐이야, 다른 거 있었다면 나도 진작에 올렸겠지.”이은리는 한숨을 쉬었다.“나는 단지 복수를 하고 싶었을 뿐인데,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 아니면 내가 지금 해명해 줄까?”“해명?” 소지아는 냉소했다.“쓸모가 있나요? 모두들 내가 마음이 찔려 당신과 한통속이 됐다고 생각하겠죠. 지금 당신의 사람더러 그 사진들 모두 나에게 보내라고 해요. 그렇지 않으면 나는 당신이야말로 오 사장의 침대에 올라간 그 사람이라는 것을 폭로할 거예요.”“이건…… 또 무슨 사진이 있다는 거야? 있으면 벌써 올렸지.”소지아는 이은리에게 접근했다.“없는 거예요 아니면 꺼낼 수 없는 거예요?”“지아야, 그게 무슨 뜻이야?”“사진을 준 사람이 누구인지 말해줘요.”이도윤의 곁에 이렇게 오랫동안 있으면서 소지아는 그의 카리스마를 조금 따라배웠다.소지아가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오자 가뜩이나 마음이 찔린 이은리는 더욱 반격할 힘이 없었다.그녀는 분명히 매우 긴장되었는데, 소지아에게 어디서 이런 박력이 났는지 몰랐다.“난…….”“나의 인내심은 한계가 있어요. 이 팀장은 날 망신하게 만들었으니 내가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어요?
소지아에게는 그런 영상이 없었다. 그것은 다만 이은리에게 겁주기 위해서 지어낸 말뿐이었다. 이은리는 겁이 많았고, 바로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이 이른바 증거가 있으면 이은리는 한동안 조용해질 것이다.그리고 그 강진도 분명 그 사람의 도구일 뿐이었다.비록 주모자가 도대체 누구인지 모르지만, 소지아는 적어도 한 가지 일을 확신할 수 있었다. 그녀는 제대로 찾아왔다.그 사람은 분명 회사에 숨어 있었고, 그녀의 일정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방향을 정한 후, 소지아도 조사할 사람이 생겼다.‘그 사람을 끌어내기 위해 상세한 계획을 세워야 할 것 같아.’C팀이 오 사장의 계약을 따냈기 때문에 C팀은 하루 종일 즐거운 분위기에 휩싸였다.그러나 이때, 불청객이 방문했다.“세상에, 정말 사모님이 오셨어.”사모님이란 세 글자를 듣자 소지아는 고개를 번쩍 들었다.사무실의 다른 직원들은 이미 문 쪽으로 달려가 맞이했고, 입으로 계속 중얼거렸다.“사모님은 특별히 케이크를 만들어서 각 부서에 나누어 주었어. 방금 화장실에 갔을 때 멀리서 한 번 봤는데, 정말 부드럽더라.”“당연하지, 대표님은 카리스마가 넘친 사람이었으니 틀림없이 부드럽고 대범한 여자를 찾을 거야.”백채원이 오자 소지아의 첫 반응은 도망가는 것이었다.그녀는 백채원에게 자신이 이도윤을 꼬시러 왔다는 오해를 받고 싶지 않았다. 만약 자신을 회사에서 내쫓는다면, 조사도 물거품이 될 것이다.지금 이 상태로는 소지아도 자신이 얼마나 더 살 수 있을지 몰았기에 기회를 잘 잡아야 했다.소지아는 얼른 일어나 옆문으로 떠났지만 백채원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은 생각지도 못하고 마침 그녀와 부딪쳤다.“아가씨, 잠시만요.”소지아는 그 가식적인 소리를 듣자마자 더 빨리 도망갔다.하지만 박금란은 백채원 앞에서 존재를 과시하기 위해 단번에 소지아를 잡아당겼다.“뭘 그렇게 뛰어? 사모님이 부르는 소리 못 들었어?”소지아는 마음속으로 어이가 없었다. ‘이 여자는 정말 눈치가 없군.’굳이 자신을 백채원 앞으로 끌
백채원이 지금 과시하는 모든 것은 소지아가 갖지 못했던 것이다.이도윤은 소지아에게 모든 사랑을 주었지만 백채원에게는 충분한 체면을 세워주었다.많은 사람들 속에서 소지아는 조용히 물러났다.오후의 햇빛은 약간 따가워서 선물에 쏟아지니 무척 눈부셔 보였다.선물 위의 두 만화 캐릭터는 웨딩드레스를 입고 열 손가락을 꼭 잡고 흩날리는 벚꽃 아래에서 키스를 하며 말할 수 없는 로맨스를 띠고 있었다.사실 소지아도 이런 생각을 했었고, 심지어 자신이 직접 몇 가지 버전의 선물 포장을 설계하기도 했다.그녀가 흥미진진하게 이도윤에게 보여주었을 때, 이도윤은 눈을 드리우며 그다지 즐겁지 않은 모양이었다.이도윤은 소지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미안해 지아야, 나는 결혼식을 할 생각이 없어서, 이것들은…….”“왜?”소지아는 조심스럽게 물었다.“너도 알잖아, 내 신분이 좀 복잡해서.”그 한마디 말은 모든 희망을 날려보냈다.소지아는 자신이 세계일주여행을 하다 바다에 떨어졌을 때, 자신을 구해준 남자를 생각했다. 그의 얼굴에는 가면이 있었고, 피비린내가 나는 군복을 입고 있었다.이도윤에겐 다른 신분이 있었지만, 소지아는 감히 묻지 못했다.그래서 그녀는 조금도 따지지 않았다.“좋아, 하기 싫으면 하지 말자. 어차피 난 너만 있으면 되니까.”“미안해 지아야, 몇 년의 시간을 줘, 내가 완전히 청산하면, 천하의 모든 사람들에게 네가 나의 부인이라는 것을 알게 할 거야.”소지아는 그 L이란 문자를 어루만졌다. 그녀는 끝내 그를 기다리지 못했지만, 백채원은 성공했다.선물을 뜯자 안에는 가지런한 수입 초콜릿이 놓여 있었고, 또 비싼 향수 한 병과 영생화가 들어 있었다.‘백채원은 통이 참 크군.’얼마 지나지 않아 백채원과 이도윤의 약혼식 기념품이 인터넷에 올라왔고, 네티즌들의 부러움을 자아냈으며 분분히 백채원의 대범함을 칭찬했다.실시간 검색어를 보며 소지아는 가볍게 웃었다. 백채원은 정말 조금도 가만히 있지 못했다. 모든 사람들에게 그녀의 신분을
예전 같으면 소지아는 이미 다가가서 이도윤의 상처를 살펴보거나 그의 머리를 주물렀을 것이다.그러나 오늘, 소지아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설사 그들이 헤어진 것이 다른 사람의 음모라 하더라도, 소계훈의 입원은 그와 무관하더라도, 눈앞의 남자는 결국 전남편으로 되었다.소지아는 앞으로 이도윤이 없는 생활에 익숙해져야 한다.소지아는 공손하게 한쪽에 서서 평온한 어조로 말했다.“대표님, 기획안 가져왔어요.”이도윤은 눈을 뜨지 않고 잘생긴 미간을 찌푸렸다.“이리 와.”소지아는 방안을 들고 그의 곁으로 걸어갔다.“만약 대표님이 너무 피곤하시다면 내가 읽어줄게요.”전에 이도윤이 바쁠 때, 소지아는 항상 이랬다. 그가 휴식하면 그녀는 한쪽에서 서류를 읽어주었고, 이도윤은 결정을 소지아에게 알려주며 처리하게 했다.이도윤은 눈을 들어 소지아의 손목을 잡아당기더니 그녀의 부드러운 몸은 그의 품에 안겼다.소지아는 작은 소리로 외쳤다. 어젯밤까지만 해도 화를 내며 그녀더러 꺼지라고 하던 남자가 갑자기 이렇게 나오다니.자료가 바닥에 흩어지자 소지아는 가느다란 손목으로 이도윤의 단단한 가슴을 받쳤다.백채원은 아직 다른 부문에서 사모님의 위엄을 과시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도윤은 사무실에서 전처를 껴안고 있었다.소지아는 이 관계가 너무 혼란스럽다고 느꼈다.“대표님, 지금 뭐 하자는 거죠?”그녀는 어쩔 수 없이 그의 방금 뜬 검은 눈동자를 마주쳤다. 안에는 증오도 사랑도 없었고, 호수처럼 평온해서 그녀는 그의 생각을 꿰뚫어 볼 수 없었다.“듣자니 너 오늘 회사 단톡방에 떴다며.”“그것도 당신이랑 관계가 있지.”그 주모자는 자신과 오 사장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호텔에 들어간 것을 찍었을 뿐, 소지아가 오 사장과 접촉한 사진은 없었다. 이는 소지아가 이 일이 이은리와 무관하다고 추측한 원인이기도 하다.만약 이은리가 찍은 사진이라면, 적어도 식사 자리에서의 사진이어야 하는데 그 사진들은 그저 문 앞에서 찍은 사진일 뿐이었다.만약 이도윤이 자신을 꼭대기층에 데
소지아와 이도윤의 관계는 전보다 더욱 복잡해졌다. 이도윤은 그녀에게 어떤 마음을 품었는지 때로는 그녀를 귀찮게 하고 또 때로는 그녀더러 꺼지게 했다.하지만 소지아는 아직 이도윤과 싸울 수 없었다.소지아는 주모자가 일을 이렇게 크게 벌린 이유가 바로 자신을 회사에서 쫓아내기 위해서라는 것을 느꼈다.결국 그 두 장의 사진은 아무런 내용이 없었고, 기껏해야 자신의 명예에 먹칠을 하는 것이었지만, 백채원의 주의를 끌기에 충분했다.만약 소지아의 예상이 맞는다면 백채원은 이 사진 때문에 찾아왔고, 그녀가 입을 열기만 하면 이도윤은 자신을 회사에서 내쫓을 것이다.주모자도 소지아가 이 일을 조사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백채원의 손을 빌어 그녀를 쫓아내려 한 것일지도 모른다.이도윤은 소지아가 잡을 수 있는 유일한 지푸라기였다.소지아는 손가락으로 이도윤의 가슴에 살짝 기대어 표정은 좀 더 우울해졌다.“내가 원하면 뭐가 달라지겠어? 일이 이렇게 된 이상, 백채원이 말 한 마디만 하면 너도 버릴 수 있는 거잖아?”이도윤은 소지아의 아름답고 정교한 작은 얼굴을 응시했다. 전에 흔히 볼 수 있던 웃음이 적어졌을 뿐만 아니라 혈색도 사라졌다.소지아의 안색은 지금처럼 줄곧 창백했고, 바람이 불면 쓰러질 것 같았다.긴 속눈썹을 드리우자, 은은한 그림자가 나타났다.왠지 모르지만 이도윤은 소지아가 코피를 흘리던 그날을 생각했다.“네 몸에 도대체 무슨 문제가 있는 거지?”3개월 전, 소지아가 감기에 걸렸다고 말했을 때부터 오늘까지 이도윤은 그녀를 만날 때마다 소지아의 안색이 좋은 것을 보지 못했다.소지아는 깜짝 놀랐다.‘그는 무엇을 눈치 챘을까?’“내 건강검진 보고서 봤잖아? 나한테 무슨 문제가 있겠어?”이도윤은 이마를 짚었다.“정말 없어?”“만약 내가 아파서 곧 죽는다면, 넌 전에 나에게 한 짓을 후회할 거야?” 소지아는 흥미진진하게 이도윤을 바라보았다.이도윤은 심장이 무거워졌지만, 소지아가 은근히 웃고 있는 것을 보고, 그녀가 단지 농담을 하고 있단
소지아는 백채원을 화나게 하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어떻게 이렇게 빨리 돌아왔지?’백채원은 원래 자신을 뼈에 사무치게 증오했으니, 만약 자신이 대표님 사무실에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면, 아예 회사를 뒤집어 버리지 않겠는가?소지아는 여기에 온 주요 목적을 생각했고, 절대로 백채원이 자신의 계획을 파괴하게 해서는 안 된다.소지아는 이도윤의 가슴을 밀치면서 미간에 짜증을 드러냈다.그러나 이도윤은 본체만체했다. 이 순간을 그는 마치 오랫동안 갈망한 것 같았다. 마치 길을 잃은 여행자가 마침내 그 유일한 감천을 찾은 것처럼, 그는 죽어도 손을 놓으려 하지 않았다.소지아는 이미 당황하기 시작했다. 백채원이 곧 쳐들어오려 할 것 같았지만 이도윤은 아직 손을 놓을 의사가 없었다.백채원은 더욱 짜증이 났다. 분명히 그녀는 이미 이도윤의 약혼녀였지만 진환은 그녀를 보면 마치 도둑을 보는 것 같았다.“왜, 내가 내 약혼자를 만나겠다는데, 예약이 필요한 거야? 비켜.”소지아는 심장이 곧 튀어나올 것 같았고, 힘껏 이도윤의 품에서 벗어났다.‘이 미친 놈은 한 편으로는 날 가만두려 하지 않고, 한 편으로는 또 백씨 집안의 혼사에 동의하다니, 대체 무엇을 궁리하고 있는지 모르겠네.’‘백채원을 정말 좋아한다며 또 어떻게 이럴 때 날 놓지 않을 수 있겠냐고.’소지아의 큰 눈에는 노기가 가득했다. 그녀는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이도윤, 너 미친 거 아니야?”이도윤은 웃음을 머금고 흥미진진하게 그녀를 살펴보았다.이것이야말로 소지아의 진실한 모습이었다.소지아는 이렇게 큰 방을 헤매면서 책꽂이의 궤짝을 열었다가 또 땅바닥에 엎드려 소파 아래에 숨으려 했다.한 바퀴 찾아보았지만, 이도윤의 사무실은 뜻밖에도 숨을 곳이 없었고, 소지아는 자기도 모르게 작은 소리로 불평하기 시작했다.“여기에 스위트룸 같은 거 없어?”“응?”“나는 결국 네 전처일 뿐, 만약 백채원에게 들키면 아주 소란을 피울 거야.”그녀의 말은 이도윤의 마음을 매우 불쾌하게 했다. 마치 두 사람이 무
백채원은 바로 그 사람이 소지아냐고 묻고 싶었는데 묻지 못하고 말을 그대로 삼켰다.두 사람의 약혼이 임박한 것을 보고 백채원은 더 이상 이도윤에게 약혼 시간을 미룰 핑계를 주고 싶지 않았다.이도윤이 자기가 물었다고 말한 이상, 그렇게 믿으면 됐다.설사 소지아와 관계가 있다 하더라도 백채원은 이도윤 앞에서 이 여자를 언급하려 하지 않았다.최근의 이도윤은 아주 이상했다. 전에 소지아를 언급하면, 그의 눈에는 조금도 숨기지 않는 증오가 있었다.그러나 이 몇 달 동안 이도윤은 소지아에 대한 감정이 또 변했고, 그는 또 그 여자에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두 사람은 좀처럼 혼인 신고를 하지 않았으니, 백채원은 이런 일에서 이도윤과 말다툼하고 싶지 않았다.“내가 쓸데없는 말을 했어요, 참. 이건 내가 직접 만든 떡인데, 맛있는지 먹어봐요.”백채원은 도시락통에서 떡을 하나하나 내놓았고 이도윤은 한 번 보았는데 그것은 모두 지난날 소지아가 습관적으로 그에게 해준 것이었다.백채원은 어디서 자신의 취향을 알아냈는지,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소지아가 한 것과 똑같았다.이도윤이 케이크를 훑어보는 것을 보고 백채원은 마음속으로 즐거움을 느끼며 얼른 말했다.“내가 가서 커피 끓여 줄게요.”소지아는 틈새를 통해 밖을 내다보았고, 두 사람의 대화를 전부 들었다.그녀는 좀 이상하다고 느꼈다. 이 두 사람은 전혀 커플 같지가 않았다.백채원이 바쁘게 들락날락하는 모습을 보니 오히려 이도윤의 비위를 맞추려고 애쓰는 궁녀 같았다.그리고 이도윤은 케이크 한 조각을 들고, 머릿속으로 소지아를 생각했다. 그는 이미 오랫동안 그녀가 만든 음식을 먹지 못했다.가볍게 한 입 베어 물었는데, 결국 소지아가 만든 그 맛이 아니었고, 이도윤은 다시 내려놓았다.백채원은 커피를 들고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맛이 없는 거예요?”“음, 배고프지 않아서.”백채원은 커피를 내려놓고 더는 강요하지 않았다.“난 여기서 당신 퇴근할 때까지 기다릴게요.”소지아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