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57화

Author: 김나비
last update Last Updated: 2023-10-29 19:00:00
소지아는 고개를 들어 이도윤을 바라보았는데, 햇빛이 그의 몸에 떨어졌지만, 그의 눈빛에는 조금의 온도도 없었다.

분노, 조롱, 그리고 멸시가 담겨 있었다.

“이도윤, 도대체 나보고 어쩌라는 거야? 설마 나는 나만의 생활도 가질 자격이 없단 말이야?”

그들은 분명히 이미 이혼했는데, 이 남자는 그녀에 대한 소유욕이 이혼 전보다 더 많았고, 심지어 이미 무서울 정도에 이르렀다.

이도윤의 눈빛은 소지아의 손목을 꽉 잡은 그 큰 손 위에 떨어졌고, 전효는 그의 눈빛을 접하자 바로 소지아를 뒤로 감쌌다.

두 사람의 눈빛은 공기 속에서 부딪쳤고, 전효는 그와 눈을 마주치며 조금도 겁을 먹지 않았다.

“당신들은 이미 이혼했고, 그녀는 당신과 떠나고 싶지 않아.”

이 동작과 이 말은 이도윤의 분노를 철저히 격화시켰다.

전효를 바라보는 이도윤의 눈빛은 깊었고, 짙은 불쾌함이 얼굴에 나타났다.

심지어 주위의 공기조차도 답답했고, 바닷바람은 제멋대로 고동치며 소지아의 약간 길어진 머리카락을 흔들었다.

그녀는 창백한 얼굴로 그 남자 뒤에 숨어 있었다. 남자의 몸매는 괜찮았지만, 입고 있는 낡은 검은색 재킷은 이미 너덜너덜해졌다.

이도윤은 갑자기 매우 불쾌해졌다. 이 남자는 자신과 비교하면 정말 너무 비참한데, 소지아는 왜 이런 남자를 위해 계속 도망치려 하는 것일까?

이도윤은 습관적으로 담배 한대를 꺼내 불을 붙였다. 그의 서있는 자세는 나태했지만 모든 사람을 능가하는 도도함을 드러내고 있었다.

“당신은 그녀의 무슨 사람이지? 우리 사이에 당신이 끼어들 자격이 있을까?”

전효는 말이 막혔지만 즉시 대답했다.

“우리는 친구야.”

“친구?”

이도윤은 싸늘하게 웃었다.

“소지아, 유괴범과 친구가 되다니, 정말 대단하군.”

유괴범이라는 세 글자가 그의 입에서 나오자, 유난히 각박했다.

“이도윤, 그 일은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야. 내가 다 설명할게.”

이도윤은 눈을 가늘게 떴고, 좁고 긴 눈은 차갑기만 했다.

“올라와.”

이 게임은 이미 끝났다.

그가 천지를 뒤덮고 내린 그물은 이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58화

    그렇게 뜨거운 온도는 마치 소지아의 손등에서 몸으로 점차 번지는 것 같았고, 그녀는 간담이 서늘해질 뿐이었다.“이도윤, 이 섬의 모든 사람들은 아주 착한 사람들이야. 그들은 나를 아주 잘 보살펴 주었고, 지윤조차도 다치게 한 적이 없어. 지윤은 이곳을 매우 좋아해. 납치에 관한 일은 오해야. 내가 다 설명할게.”그녀는 그의 손아귀에서 발버둥 치지 않았고 간청하는 말투로 말했다.“당신과 함께 돌아갈 테니 그들을 다치게 하지마, 응?”이도윤은 담배를 끼고 있는 손가락으로 소지아의 머리를 가볍게 어루만졌고, 그의 목소리는 차가웠다.“지아야, 왜 자꾸 나를 화나게 하는 거지? 진작에 말을 이렇게 잘 들었으면, 일이 어떻게 오늘 이 지경으로 됐겠어?”소지아는 굴욕을 참으며 창백한 작은 얼굴로 억지로 미소를 지었고 눈물은 그녀의 눈가에서 맴돌았다.“알겠어, 앞으로 도망가지 않을게, 다시는 도망가지 않을 거야.”“이건 네가 말한 거야. 또 도망가면 어떡할까?”소지아는 그를 바라보며 말을 하지 않았고, 눈물이 고인 눈은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이도윤은 검지와 중지로 담배를 끼며 소지아의 턱을 쥐었고, 타오르는 담배꽁초는 그녀의 피부와 불과 몇 센티미터밖에 안 떨어져 있었다.그녀는 담배꽁초의 온도를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는데, 그녀가 움직이기만 하면 뜨거운 담배꽁초에 데일 것이다.소지아는 이 동작을 유지할 수밖에 없었고, 이도윤이 한 글자 한 글자 그녀의 귓가에 말하도록 내버려 두었다.“지아야, 만약 다시 내 곁에서 도망간다면, 나는 이 작은 섬을 사라지게 할 거야. 난 한다면 하는 사람이야.”소지아는 굴욕 속에서 두 눈을 감았고 두 줄기의 맑은 눈물이 흘러내렸다.“응, 알겠어.”말이 떨어지자, 그녀의 붉은 입술은 약탈당했고, 그의 강한 기세는 강렬하게 그녀의 모든 숨결을 빼앗았다.소지아는 원하지 않았고, 주위에는 적어도 백 명이 넘는 사람들이 있었다.바닷바람이 세차게 불어오자, 이도윤은 손을 뻗어 그녀를 철저히 자신의 품속으로 끌어들였다

    Last Updated : 2023-10-29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59화

    소지아는 자신이 도망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더는 전처럼 조심스럽게 행동하지 않았다. 그녀는 이도윤의 눈빛을 마주하며 힘있게 말했다.“난 제멋대로 구는 네가 싫고, 네 변덕스러운 성격이 싫어. 분명히 나를 버린 사람은 너지만, 지금 나에게 끈질기게 매달리는 사람도 역시 너야. 넌 우리 아빠가 네 여동생을 죽였다고 했지. 이로 인해 소씨 집안은 파산한 데다 우리 아빠는 줄곧 위독한 상태에 처해 있었어. 그리고 난 나의 혼인, 나의 아이까지 잃었고. 근데 아직도 부족한 거야? 부족하면 차라리 내 목숨을 가져가.”아이를 언급하자, 이도윤의 눈빛은 갈수록 차가워졌다. 소지아도 속으로 두려워하고 있었고, 심장은 줄곧 재빨리 뛰고 있었다.“기분 좋을 때, 나에게 2000억을 주며 떠나라고 하고, 기분 나쁘면 또 다시 나를 찾아오다니. 이도윤, 난 사람이지 네 장난감이 아니야. 내가 왜 무인도에 있을지언정 번화한 도시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지 알아? 여기의 모든 사람들은 나를 한 사람으로 보기 때문이야! 그들은 나를 존중했고, 나로 하여금 삶의 의미를 느끼게 했어.”이도윤은 손가락에 더욱 힘을 주었다. 그가 보기에 소지아는 이미 다른 사람에게 마음이 움직인 것 같았다.“다른 사람이 너에게 좀 잘해 주었기 때문에, 너는 모든 것을 뒤로 하고 그를 위해 나를 배신하고, 내 명령을 거역하고, 우리의 계약을 깨끗이 잊어버렸다니. 넌 여전히 변함없이 순진하군.”소지아는 미간을 찌푸렸다.‘이 남자는 지금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한 거야?’“난 그런…….”“넌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는 거야? 그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는? 이 세상에 공짜는 없어. 계속 내 곁에서 도망가려고 한다면, 어떤 결말인지 너도 잘 알 텐데.”소지아는 이도윤이 전효를 모욕하는 것을 듣고 매우 불만스러워했다.“그래, 나는 그의 과거에 대해 모를 뿐만 아니라 그가 어떤 사람인지도 몰라. 하지만 적어도 그는 당신처럼 나를 다치게 하지 않았어!”그녀가 필사적으로 다른 남자를 옹호하는 것을 보고

    Last Updated : 2023-10-30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60화

    전효는 이도윤과 같은 미친놈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지금 그가 소지아에게 지나친 관심을 갖는다면, 소지아를 해치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방문이 열렸고, 그는 이도윤이 소지아를 끌고 나오는 것을 보았다. 소지아의 몸은 그렇게 허약했지만 남자는 조금도 봐주지 않았다.전효가 바로 앞으로 나아가려 하자 진환은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움직이지 마.”전효는 걱정스럽게 소지아를 바라보며 입을 벌렸지만 말을 하지 못했다.이도윤은 이미 손에 차가운 권총을 들고 있었다. 그는 마치 다른 사람의 생사를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신처럼 거기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지아야, 잘 봐. 그는 너 때문에 죽는 거야.”소지아는 너무나도 두려웠고, 자신이 지금 무엇을 해야 이도윤을 멈추게 할 수 있는지 몰랐다.그녀가 애걸할수록 이도윤의 분노를 더욱 불러일으킬 것이고, 또 그에게 빌지 않으면, 그는 이대로 손을 쓸 것이다.‘어떡하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지?’바로 이때, 맑은 목소리가 울렸다.“죽어라, 이 나쁜 놈아.”철이의 목소리였다. 그는 얼마나 오래 숨어있었는지, 줄곧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그는 전효에게 총술을 배웠는데, 총기가 위험하기 때문에 전효는 평소에 그가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다.철이는 순진하게 이도윤을 죽이기만 하면 위기가 해소될 것이고, 소지아도 이제 자유를 얻게 될 것이라 생각했다.펑하는 총소리가 났지만, 그 총알은 이도윤이 쏜 것이 아니라 아무도 주의하지 않은 구석에 있는 철이가 쏜 것이었다.비록 총을 이도윤에게 겨누었지만, 철이는 기술이 좋지 않았고, 또 너무 조급한 나머지 총알은 그대로 빗나갔다.총알은 바람 소리를 뚫고 소지아의 가슴을 향해 날아왔다.이 갑작스러운 변고에 모든 사람들은 깜짝 놀랐고, 아무도 그 아이가 뜻밖에도 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소지아가 총알을 본 순간, 그녀는 이미 누군가의 품에 안겼다.숨결 사이에 익숙한 나무 향기가 나타났고, 이도윤의 성격처럼 침착하고 싸늘했다.그의 커다란

    Last Updated : 2023-10-30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61화

    소지아는 고개를 저으며 계속 애원했다.“도윤아, 나…….”이도윤은 한손으로는 아이를 안으며 다른 한손으로는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고, 동신에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지아야, 네가 그를 위해 한 글자만 더 하면, 나는 그의 몸에 구멍을 하나 더 뚫을 거야. 이래도 계속 말할 거야?”소지아는 즉시 입을 다물었다. 이 남자는 정말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었다.그녀는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고, 이도윤은 가볍게 말했다.“네가 그를 위해 흘린 모든 눈물은 그의 피가 될 거야.”소지아의 마음속에는 마치 거대한 돌멩이가 막혀 있는 것 같았고, 수만 마디의 말을 하고 싶었지만, 지금은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그녀는 끊임없이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고, 이도윤은 손을 들어 그녀의 눈을 어루만졌다.“말 들어, 보지 마. 오늘이 지나면, 우리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어.”남에게 제압당한 철이는 욕설을 퍼부었고, 민이도 어디선가 나타났다.“죽일 거면 날 죽여요. 형님 죽이지 말란 말이에요. 그는 단지 우리의 생활을 개선하고 싶은 좋은 사람이에요. 우리가 당신 아들을 납치했지만, 그 아이를 조금도 다치게 한 적이 없었고, 심지어 우리가 마시기 아까운 우유를 먹여주었어요.”이 소년도 소지아의 그림에 나타난 것을 보고, 이도윤은 얇은 입술로 두 글자만 내뱉었다.“꺼져.”줄곧 겁이 많던 남자아이는 지금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정말 지아 누나를 사랑한다면 그녀의 친구를 다치게 하지 마요. 이건 사랑이 아니라 누나에게 상처를 주는 거예요.”이도윤은 그제야 고개를 돌려 민이를 바라보았는데, 입가에 악마 같은 미소가 떠올랐다.“누가 너에게 내가 그녀를 사랑한다고 말했지? 그녀가 고통스러울수록 나는 기분이 더 좋은걸. 만약 너희들을 모두 죽여서 그녀의 마음을 찢어지게 할 수만 있다면, 이는 나에게 있어 더할 나위 없이 통쾌한 일이지.”민이는 사람인 이도윤이 어떻게 이런 각박한 말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남자가 발산하는 이 질식한

    Last Updated : 2023-10-30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62화

    모든 사람들은 긴장해서 숨도 쉬지 못했지만, 그것은 단지 이도윤의 입에서 나는 소리에 지나지 않았다. 소년은 눈살을 찌푸렸다.이도윤은 총을 내려놓으며 무척 흐뭇했다.“그래, 사나이답군. 다만 아무도 그의 목숨을 대신할 순 없어.”그는 전효에게 다가갔고, 바로 이 순간 전효는 재빨리 총을 뽑아 그의 이마를 겨누었다.“움직이지 마!” 순간, 주위의 저격수들은 총을 전효에게 겨누었다. 알고 보니 이 남자는 줄곧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나야 목숨이 천한 사람일 뿐, 만약 이 대표의 목숨을 바꿀 수 있다면 결코 손해를 보는 일이 아닐 텐데.” 전효의 가면 아래의 얼굴은 보기 드물게 웃고 있었다.그는 소지아를 그윽하게 바라보았는데, 마치 지금부터 그녀는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전효는 자신이 총을 쏘는 순간, 총알이 사방팔방에서 그를 향해 발사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이미 도망갈 수 없었다.소지아는 어리둥절해졌고, 그 누구도 이 갑작스러운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다.그녀와 전효는 함께 지낸 지 두 주일도 채 안 되었는데, 그녀는 또 어떻게 그가 죽는 것을 지켜볼 수 있겠는가?“안 돼, 총 쏘지 마!” 소지아는 미친 듯이 두 사람을 향해 달려갔다.전효가 자신의 이마를 겨누자, 이도윤은 조금도 겁을 먹지 않고 도리어 흥분한 기색이 역력했다.“살아남는 사람이 누구인지 내기 할까?”소지아는 큰 소리로 말했다.“전효 씨, 총 쏘지 마요, 절대 쏘면 안 돼요!”일단 총을 쏘면 아무도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모른다. 유일하게 확신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그것이 비극이라는 것이다.전효가 총을 쏘기도 전에 소지아는 이미 두 사람 중간에 서서 그들을 가로막았다.“총을 쏘려면 먼저 나를 죽여.”이도윤은 눈살을 찌푸렸고, 소지아가 갑자기 끼어든 이 행위에 대해 매우 불만스러워했다.“그녀를 끌어내.”소지아는 얼른 달려들어 이도윤을 껴안았고, 따뜻한 눈물은 그의 목을 따라 흘러내렸다.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그만해, 제발.

    Last Updated : 2023-10-30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63화

    철이와 민이의 곁을 지날 때, 두 아이는 아쉬움을 금치 못하고 소지아를 바라보았다.소지아는 그들을 향해 살짝 웃으며 위로를 표시했다.전효는 말을 하지 않고 줄곧 그녀가 헬리콥터에 오르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는 지금이 기회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도윤은 여기서 죽을 수 없었고, 그는 이 섬을 끌어들일 수 없었다.‘하지만 이 섬을 벗어난다면…….’전효의 눈빛에는 흉악함이 가득했고, 이도윤은 마치 이를 감지한 것처럼 고개를 돌렸다.두 사람은 마치 사자와 호랑이처럼 시선이 공중에서 부딪쳤고, 위험한 기운을 발산하고 있었다.그들은 모두 이것이 끝이 아니란 것을 잘 알고 있었다.소지아는 작별인사를 할 겨를도 없이 작은 섬을 떠났다. 그녀는 그 오두막집, 거대한 벚꽃나무, 문앞에 선 아주머니와 이웃집의 이모, 그리고 아이들이 모두 그녀가 떠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그리고 언제 사라졌는지 모르는 전효. 햇빛은 그의 뒷모습만 포착했고, 그는 마치 한 마리의 늑대처럼 숲속에서 점차 사라졌다.‘안녕, 작은 섬.’소지아는 눈을 감았다. 아쉽게도 그녀는 여전히 벚꽃이 피는 것을 보지 못했다.그리고 이도윤이 그녀를 데리고 돌아가는 것은 이미 비밀이 아니었고, 그 사람들에게 이미 발각될 수도 있었으니 그녀의 계획도 망한 셈이었다.“왜? 아쉬워?” 이도윤의 묵직한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울렸다.소지아는 지금 자신의 언사에 엄청난 주의를 돌리고 있었는데, 행여나 말을 잘못하여 이도윤을 화나게 할까 봐 두려웠다.그녀는 고개를 저었고,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솔직하게 말하면, 이도윤을 화나게 할 것이고, 거짓말을 하면, 그는 또 단번에 간파할 수 있었다.이도윤에 대한 두려움은 이미 소지아의 뼛속까지 스며들었고, 그녀는 심지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이도윤도 이것을 의식한 듯 몸을 기울여 그녀에게 다가갔고, 소지아는 마치 놀란 고양이처럼 몸을 떨며 경계하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이렇게 깜짝 놀란 여자를 보며, 이도윤은 손을

    Last Updated : 2023-10-31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64화

    소지아는 눈을 휘둥그레 떴다.요 며칠 그녀는 이도윤이 자신을 잡으면 어떤 짓을 할 지에 대해 수많은 생각을 했다.유독…….이런 상황을 상상하지 못했다.이도윤은 마치 사막에서 수원을 갈구하는 나그네가 가까스로 맑은 샘물을 찾은 것처럼 다시 잃어버릴까 봐 조심스럽게 키스를 하며 그녀의 입술을 맛보았다.소지아의 심장은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그녀는 햇빛 속에서 남자의 가벼이 떨리는 긴 속눈썹을 바라보았고, 그의 눈 밑의 감정은 그 뒤에 숨어 그녀는 그의 생각을 알아차리지 못했다.오랜만에 드러내지 않았던 부드러움이 지금 이 순간, 이도윤에게 나타났다니.소지아가 멍해진 사이, 이도윤은 갑자기 그녀의 입술을 세게 깨물었고, 따끔한 통증이 전해왔다.이도윤의 목소리는 차갑고 잠겼다.“또 그 남자 생각하고 있는 거야?”가슴에 손을 얹고 말하자면, 그녀의 머릿속은 온통 그뿐인데, 또 어찌 다른 생각을 할 시간이 있겠는가.소지아는 굳은 얼굴로 냉담하게 말했다.“아니, 내가 몇 번이나 말했는데, 우리는 단지 친구일 뿐이라고.”“허.” 그는 냉소를 지었다.그에게 있어 소지아는 바람을 피운 아내와 다름없었고, 그녀의 어떤 말도 그는 믿고 싶지 않았다.믿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도윤의 감정은 더욱 격해지더니, 손끝으로 소지아의 얼굴을 쓰다듬으면서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그 남자 네 몸 만졌지?”소지아는 두 눈을 부릅떴고, 그가 이런 말을 할 줄은 생각지도 못한 듯 목소리는 더욱 차가워졌다.“아니, 제발 적당히 좀 해!”그의 모든 말은 칼처럼 그녀의 심장을 쪼갰고 심지어 그 위에 소금까지 뿌린 것 같았다. 몸의 상처는 마음속의 고통과 전혀 비교할 수가 없었다.“네 손 만졌잖아.” 이도윤은 떼를 쓰는 아이처럼 손가락이 미끄러지더니 소지아의 손가락을 꽉 잡았다.소지아는 입을 벌렸으나 한 글자도 말하지 못했다.그녀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그래서 소지아는 자신의 감정을 꾹 참고 이도윤이 화나지 못하게 할 수밖에 없었다.그녀의 타협하는 태도도

    Last Updated : 2023-10-31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65화

    이도윤은 걸음을 멈추고 눈을 드리우며 소지아를 바라보았고 말을 하지 않았다. 물소리 외에 욕실은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그의 손목을 잡은 손은 지금 두 사람의 사이처럼 따뜻하면서도 촉촉했다.소지아는 그저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가지 마.”이도윤은 그녀의 턱을 잡으며 냉담하게 말했다.“지금까지도 넌 여전히 그를 위해 사정하고 있군.”소지아는 자신이 소 귀에 경을 읽고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 그녀가 무슨 말을 하든 남자의 마음속에는 오직 자신이 바람을 피웠고 그를 배신했다는 생각뿐이었다.‘하지만 배신한 사람은 분명히 당신인데!’소지아는 또다시 초조해졌고, 철이와 민이의 젊은 얼굴을 생각하자 그녀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그리고 그녀는 욕조에서 일어나 자신의 몸이 젖었다는 것을 무시하고 이도윤을 껴안았다.그의 흰색 셔츠에 물기가 조금씩 번졌지만, 이도윤은 그녀를 떼어내지 않았다.소지아는 조심스럽게 그를 안았고, 붉은 입술은 그의 목젖에 살짝 닿았다. 순간, 그녀는 이도윤의 몸이 경직해진 것을 느꼈다.“이도윤, 난 널 배신하지 않았어.” 그녀의 목소리는 가벼웠고 자기도 모르게 떨렸다. 그리고 말투 속에는 처량함과 억울함이 묻어났다.남자는 옆에 늘어진 손으로 그녀를 세게 감싸더니 뜨거운 입맞춤이 떨어졌다.소지아는 눈살을 찌푸리다.이것은 두 사람이 2년만에 관계를 가지려는 것이었다. 예전에 그렇게 그리워하고 의지했던 가슴을 보며, 이도윤이 백채원과도 이런 일을 했다는 생각에 소지아는 구역질이 났다.그녀가 손을 뻗어 그를 밀어내려고 할 때, 이도윤의 전화가 울렸다.백채원을 위해 설정한 벨소리였다.소지아는 한숨을 돌렸고, 백채원이 이렇게 사랑스럽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이도윤은 여전히 계속하려 했지만, 그 벨소리는 줄곧 욕실에서 울리며 메아리쳤다.이도윤은 시끄러워서 어쩔 수 없이 그녀를 놓아주었다.그는 짜증을 내며 전화를 받았고, 백채원이 무슨 말을 했는지, 그의 미간은 갈수록 세게 찌푸려졌다. 그리고 마지막에 불쾌하게

    Last Updated : 2023-10-31

Latest chapter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567화

    시월도 소영수의 침상에 엎드린 채 흐느꼈다.“할아버지, 조금만 더 기다려주지 그러셨어요... 저희가 마지막 모습을 뵐 수 있었을 텐데요...” “아가씨,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어르신께서는 너무 갑작스럽게 가셨고,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아무도 몰랐습니다. 아마 마음의 상처를 받으신 게 큰 원인이었던 것 같습니다.”시하가 억지로 눈물을 삼키며 이를 악물었다.“집사님, 소식을 철저히 숨겼는데, 어떻게 할아버지께서 알게 되신 거죠? 대체 누굽니까? 누가 전화를 한 겁니까?”“이미 번호를 추적해 봤는데, 해외에서 걸려 온 가상번호였습니다. 발신자의 신원은커녕 구체적인 IP 주소조차 찾을 수 없었어요. 아무래도 처음부터 철저히 준비한 모양입니다.” 양준철의 두 주먹은 떨리듯 꽉 쥐어졌고, 붉게 충혈된 눈에는 분노가 가득했다.“그 전화를 건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내기만 하면, 그놈을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 뼈까지 갈아버려서 죽어서도 편히 잠들지 못하게 할 거라고요!” 40년 전만 해도 양준철의 수법은 세상을 공포에 떨게 했다. 양준철은 어릴 때부터 거리에서 생계를 이어갔고, 살아남기 위해 무슨 짓이든 저질렀다. 소영수가 양준철을 부하로 삼은 것도 그의 잔혹함을 높이 샀기 때문이었는데, 사람들은 양준철의 이름만 들어도 겁에 질릴 정도였다.하지만 그런 양준철이 지켜야 할 은인이 눈앞에서 허망하게 떠나버렸다. 이는 양준철에게 있어서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이었다. “오빠, 지금은 큰 오빠가 없으니까 오빠가 결단을 내려야 해. 할아버지 장례는 어떻게 할 거야?” 시하는 피눈물을 머금은 듯 입술을 깨물며 입을 열었다.“입관하고 조용히 묻어 드리자. 최소한... 할아버지께서 편히 잠들도록 해드려야지. 양 집사님, 장례를 준비해 주세요.” “알겠습니다.”시하는 소영수의 시신을 바라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속삭였다.“할아버지, 평생을 할머니 곁에 가고 싶다고 하셨잖아요. 이제야 소원을 이루셨네요.”“하지만 이렇게 급히 떠나시다니... 다 제 잘못입니다.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566화

    시월이 방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놀라 황급히 뛰어 들어왔다. “오빠, 괜찮아?” 멀찍이 떨어져 있던 지아가 차분하게 말했다.“아가씨, 멀리 떨어지세요. 감정 상태가 아주 불안정한 것 같아요. 아가씨까지 다칠 수도 있어요.”“우리 오빠가 왜 이렇게까지 된 거예요?” 장덕수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방금 어르신의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대표님께서는 아직 비행기 사고로 연락이 안 되고, 시언 도련님은 이제 막 수술을 마친 터라, 지금 집안을 돌볼 수 있는 사람은 시하 도련님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소식을 전할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할아버지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예요?”시월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할아버지가 왜요?” “집안에 닥친 변고를 들으신 순간 심장 발작으로...” “거짓말! 그 따위 말도 안 되는 소리는 집어치우라고!!” 시하는 옆에 있던 신발을 장덕수에게 집어 던졌고, 깜짝 놀란 장덕수는 급히 몸을 움직였다. “다 끝났어요, 시하 도련님도 미쳐버리셨다고요!” 지아가 침착하게 말했다.“두 분은 나가 있으세요. 시하 오빠는 제가 돌볼게요. 지금은 큰 충격을 받아서 안정할 시간이 필요해요.”“안 됩니다, 소 선생님, 그건 너무 위험해요. 도련님이 정신을 잃고 선생님을 다치게 할지도 모릅니다.”“괜찮아요. 시하 오빠의 다리 상태를 모르시는 것도 아니잖아요. 저를 해칠 수 없을 거예요.” 지아가 무무를 불러 문을 잠그자, 방 안에는 차가운 공기만이 남았고, 피리 소리가 은은하게 퍼지기 시작했다. 문밖에서는 장덕수가 안절부절못하며 한숨을 내쉬었다.“이걸 어쩌죠... 도련님께선 원래도 심신이 불안정하셨는데, 이번 일로 완전히 무너지신 모양입니다. 이 와중에 어르신까지...”“본가로 갑시다!”목소리의 주인공은 시언이었다. 모두 고개를 돌리자, 휠체어에 앉은 그의 모습이 보였다.흉터를 감싼 붕대가 여기저기 엉성하게 드러났지만, 시언의 표정만큼은 이전과 다르게 단단하고 결의에 차 있었다. “오빠...”시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565화

    그 순간, 지아의 말에 시하의 눈빛이 굳어졌다.“그러니까... 아직 우리 가문에 스파이가 있다는 거야?”“잘 생각해 보세요. 소명담의 부검 결과가 나왔잖아요. 그 사람이 죽은 건 불과 몇 년 전이에요. 즉, 심세호가 그 사람의 신분을 사용한 것도 몇 년 안 되는 일이라는 뜻이죠.”“하지만 소씨 가문의 불행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잖아요. 족히 십여 년은 되었다고요! 내부에서 도와주는 자가 없었다면, 그 사람이 이렇게 순조롭게 일을 진행할 수 있었겠어요?”지아의 지적에 시하는 마침내 깨달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지아야, 네 덕분에 정신이 번쩍 들었어.” “물론 오빠를 탓할 수는 없어요. 소씨 가문에 끊임없이 일어나는 일들 때문에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원래 당사자는 상황을 제대로 살필 수 없는 법이잖아요.”“상대는 십 년, 아니 그 이상의 시간을 들여 판을 짰을 거예요. 혼자만의 힘으로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었을 거란 뜻이죠.” 시하의 얼굴에 깊은 걱정이 스쳤다.“그럼 큰형이 더 위험하다는 말이잖아?”조경숙이 끌려간 것도 끝이 아닐 수 있었으며, 어쩌면 그게 시작일 지도 모를 일이었다. “안 돼, 큰형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야 해. 지금 저렇게 나서는 건 누군가의 함정에 빠져드는 것일 뿐이라고!” 시하는 안절부절못하며 목소리를 높였다.“형한테 당장 알려야겠어. 그리고 이 일은 할아버지께 비밀로 해야 해. 요즘 들어 할아버지의 건강이 많이 나빠지셨어. 이 사실을 알게 되시면 그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실 거야.” 지아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시하를 달래려 했다. 그러나 그 순간, 문밖에서 갑자기 노크 소리가 울렸다. “누구야?!”시하의 얼굴에는 불안이 그대로 드러났는데, 극도의 긴장 속에서 작은 소리조차 불길하게 들리는 듯했다.“도련님, 큰일 났습니다!”또 장덕수의 목소리가 들리자, 시하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설마가 사람을 잡는다더니...” “너무 조급해하지 마세요. 제가 먼저 나가 볼게요.”지아가 시하의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564화

    시월이 고개를 끄덕였다.“오빠, 절대 오빠를 실망하게 하지 않을게요. 그러니까 오빠도 건강을 잘 챙겨야 해요.” “그래.”시후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나는 아버지 일부터 정리할게. 월아, 집안을 부탁해.” “오빠, 걱정하지 마세요. 집안일은 제가 알아서 할게요.” 떠나기 전, 시후는 문득 걸음을 멈추고 덧붙였다.“그리고 월아, 소 선생님도 우리 사람이야. 무슨 일이든 소 선생님께 털어놓고 도움을 받도록 해.” “네, 알겠어요.”사람들 앞에서의 시월은 언제나 순종적이고 단아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문이 닫히는 순간, 그녀의 표정은 순식간에 바뀌었다. 시월의 얼굴은 감출 수 없는 분노로 가득해졌다. “죽일 X! 그 X이 뭔데 나랑 같이 소씨 가문을 관리한다는 거야?” 심장후는 그런 시월의 손을 잡으며 위로했다.“됐어, 우리 계획은 이미 반이나 성공했잖아. 이제 소씨 가문은 더 이상 힘을 쓰지 못할 거야. 이미 도마 위에 올라간 생선이나 다름없으니, 더 이상 발버둥칠 여력도 없을 거라고.” “그래도 분하단 말이야. 지금이야말로 소씨 가문을 접수하기 가장 좋은 기회인데...” “소시후도 너를 걱정해서 그러는 걸 거야. 네가 혼란에 휩싸일까 봐 두려운 거지. 여태 기다렸는데, 이제 와서 조급해할 거 없어. 조금만 진정해 봐.” 시월은 소파에 털썩 주저앉아 다리를 꼬며 담배를 꺼내 들었는데, 심장후는 서둘러 그녀에게 불을 붙여 주었다. 빨간 입술 사이로 한 줄기 연기가 피어오르고, 시월의 얼굴은 어느새 차분함을 되찾았다. “소씨 가문의 인간들 따위는 두렵지 않아. 이제 남은 건 그 노친네 하나뿐이야. 그 인간만 죽으면 소씨 가문은 완전히 끝장날 거라고. 한 명은 팔 하나를 잃었고, 하나는 절름발이가 됐잖아? 이제 별거 아닌 잡것들만 남았어.”“하지만 그 노친네는 만만치 않은 상대잖아.” “그래봤자 그 노친네의 시대는 가고, 우리의 시대가 왔어. 늙은 데다가 병까지 든 노친네가 무슨 힘을 쓰겠어? 내가 불쏘시개 하나만 더 던지면, 불길은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563화

    시후도 맞장구쳤다.“역시 우리 월이가 생각이 깊구나. 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야.” “왜요, 오빠?”“상대의 목표는 우리 부모님뿐만이 아니야. 우리는 연이어 위기에 처했고, 이제 남은 건 너 하나뿐이야. 그 사람은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 월아, 앞으로는 외출할 때 늘 경호원을 대동하고, 출발 전에 차량도 철저히 점거해야 해. 그리고 당분간은 모든 공개 활동을 중단하도록 해.” 시월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큰오빠, 저는 우리 소씨 가문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아무것도 두렵지 않아요. 우리 가문은 대대로 이어져 왔고, 아빠도 많은 걸 바치셨잖아요. 아빠가 심혈을 기울인 모든 게 물거품이 되는 건 싫어요. 지금은 저만이 가문을 책임질 수 있는데, 저는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이 복잡해질까 봐 걱정된다고요!”“네 마음은 잘 알겠어. 하지만 지금 상황은 결코 낙관적이지 않아. 월아, 넌 우리 가문의 마지막 희망이야. 오빠들이 너를 위험에 빠뜨릴 수는 없잖아. 게다가 아버지도 떠나시기 전에 시간을 벌 수 있는 준비를 해두셨을 테니까, 당분간은 집에만 있는 게 좋을 것 같아. 어디든 나가면 안 돼, 알겠지?” 시후가 시월의 어깨를 두드리며 다정하게 말했다.“너 자신을 꼭 돌봐야 해. 오빠들은 너까지 잃고 싶지 않아.” “형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월이를 꼭 지킬 겁니다.” “그래.”시후가 고개를 돌려 심장후를 바라보았다.“장후야, 우리가 이 사건과 연관 있는 심세호라는 사람을 찾아냈는데, 혹시 심씨 가문의 사람일까?” 심장후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형님께서 말씀하시는 심세호가 저희 할아버지의 사생아인지는 모르겠네요. 저희 아버지에게 큰아버지 이전에 사생아가 있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그 사람은 할아버지를 무대에서나 볼 수 있는 하찮은 술집 여자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이었어요.”“하지만 그 술집 여자와 사생아 모두 우리 심씨 가문에서는 인정받지 못했죠. 제 아버지조차 그 사람과 왕래가 거의 없었으니, 우리 같은 후손들은 더 말할 것도 없죠.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562화

    지아는 새로 등장한 인물이 너무도 당황스러웠다. 낯선 얼굴이었지만, 소시월과의 관계는 아주 가까워 보였다. 지아의 의문을 눈치챘는지, 시후가 차분히 설명했다.“심씨 가문의 장남, 심장후예요. 월이의 약혼자이기도 하죠.” ‘심씨 가문?’지아는 순간 이 세상이 참 좁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돌고 돌아 같은 곳으로 되돌아온 셈이었으니 말이다. 도윤의 어머니인 심예지 역시 심씨 가문의 사람이었으나, 과거의 그녀는 사랑을 택하며 심씨 가문과의 인연을 끊었다. 그런 심씨 가문의 후계자가 소시월의 약혼녀라니, 참 아이러니한 일이었다.두 사람의 대화가 이어지자, 심장후가 자연스럽게 지아를 바라보았다. “이분은...?”시월이 눈물을 훔치며 소개했다.“내가 얘기했던 뛰어난 의술을 갖춘 소 선생님이셔. 우리 시하 오빠가 마음에 두고 있는 분이기도 하지.” 지아가 심장후의 손을 잡아끌며 지아 쪽으로 향했다.“소 선생님, 제 약혼자예요.” “안녕하세요.”지아가 무심한 듯 담담하게 인사했다. “소 선생님, 반갑습니다. 젊은 나이에 그렇게 뛰어난 의술을 가졌다니, 정말 존경스럽습니다.”지아는 고개를 끄덕일 뿐, 더는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심장후 역시 지아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시후에게 걱정스러운 눈길을 돌렸다.“소 대표님께서는...” 지아의 눈빛이 경계심으로 살짝 굳어지자, 시월이 급히 설명했다.“미안해, 오빠, 내가 이야기했어. 장후 오빠랑 전화하면서 울음을 참지 못하는 바람에...” 시후는 이런 일을 외부에 알리고 싶지 않았지만, 시월과 장후의 사이를 알기에 더 이상 따지지 않았다.원래 올해 두 가문이 결혼 문제를 상의할 계획이었으나, 지금 같은 상황에선 모든 것이 미뤄질 수밖에 없었다. “괜찮아, 장후도 우리 소씨 가문의 사람인 셈이니까.” 이미 온 사람을 돌려보낼 수도 없었으니, 시후는 애써 평정심을 유지했다.하지만 미세하게 떨리는 그의 손끝은 마음속의 혼란을 드러내고 있었다. “우리 아버지께서 타신 비행기가 폭발했어. 아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561화

    시하는 시언이 하고 싶었던 말을 대신했다.“나도 잘못이 있어. 그동안 책임은커녕 모두에게 짐이 되었으니까.” “그만 좀 하세요!”지아가 탁자를 치며 모두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지금은 서로에게 사과할 때가 아니에요. 여러분이 이럴수록 심세호를 기쁘게 할 뿐이라고요. 아직 비행기 사고로 대표님의 사망을 확정할 수는 없어요. 섣불리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요.” 지아는 곧은 자세로 서 있었다.‘내가 소씨 가문에서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어.’“여러분은 최악의 상황도 대비해야 해요. 만약 대표님께서 정말 돌아가셨다면, 여러분이 아들로서 소씨 가문을 지켜내야 한다고요. 가족을 슬프게 하고, 원수를 기쁘게 만드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해요.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사모님께서 어디에 계시는지 찾아내는 일이에요. 사모님은 최대한 빨리 눈을 치료해야 한다고요. 그렇지 않으면 회복이 불가능해질 거예요!” “게다가 소 대표님은 해외 사업을 접고 귀국한 상태이기 때문에 그 일을 이어받을 사람이 필요해요. 나라에는 왕이 하루도 없어선 안 되는 법이잖아요. 이런 상태라면, 소씨 가문은 곧 무너지고 말 거라고요!” 이어서 지아는 시언에게 조언했다.“건강을 반드시 회복하셔야 합니다. 하루라도 빨리 나아지셔야 가족 모두가 안정을 찾고 희망을 가질 수 있을 테니까요.”지아는 몇 마디로 어지러운 상황을 안정시켰다. 함께한 시간이 길지 않았고, 나이도 그들보다 어렸지만, 그녀의 말에는 이상할 정도의 신뢰감이 묻어나고 있었다. “맞습니다. 우리는 절대 무너지면 안 돼요. 소 선생님이 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지아가 시후를 부축해 앉혔는데, 사실 지아가 가장 걱정하는 사람은 바로 소시후였다. 시후는 지아 다음으로 성공한 실험체였지만, 신장병은 여전히 완치되지 않은 상태였고, 예전보다 살아남을 확률이 조금 더 높아졌을 뿐이었다. 시후의 몸과 마음은 이미 지쳐 있었기에, 지아는 그가 버티지 못할까 봐 걱정되었다. 지아는 이런 걱정을 안고 시후를 부드럽게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560화

    지금 소씨 가문 사람들이 가장 듣기 싫은 소식이 바로 이런 것이었다.그 말이 전해지자 모두의 눈가가 떨리고,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것 같았다. “장 집사님, 장 집사님은 집안의 어른이시잖아요. 어쩜 그렇게 경솔할 수 있으세요?” 지아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지아는 처음 소씨 가문에 왔을 때 자신을 맞이하던 장덕수의 침착함과 신중함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 지금 이토록 당황하며 문턱에서 넘어질 정도로 급하게 들어왔다는 갓은, 사건이 간단하지 않다는 뜻이었다. “장 집사님, 대체 무슨 일이에요?”시월이 다급히 그를 부축하며 물었다. 장덕수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대표님께서 탑승하신 개인 비행기가... 비행 중에 화염에 휩싸였습니다. 비행기가... 폭발했다고요!” “뭐, 뭐라고요?!”시월은 그 자리에서 바로 기절하고 말았다. “월아!”시후는 곧장 시월을 안아 들었는데, 이는 혼란스러운 소씨 가문이 더욱 큰 혼란에 빠져드는 순간이었다. 지아는 빠르게 다가가 시월의 상태를 살폈다.“걱정하지 마세요. 아가씨는 단지 충격으로 실시하신 것뿐이에요. 잠시 쉬면 곧 깨어나실 거예요.” “누가 월이 좀 방으로 옮겨주세요! 휴식이 필요합니다!” “예, 도련님!”고용인이 시월을 방으로 데려가자, 거실에 남은 사람들의 표정은 말 그대로 참혹해졌다. 시후는 아직 치료받지 않아 병약한 얼굴로 서 있었고, 시언은 수술을 막 끝낸 상태에서 시하와 마찬가지로 휠체어에 앉아 있었다. 게다가 시월은 너무 놀라 혼절하기까지.“형, 아버지는...”가장 강인하던 시언의 눈시울조차 붉어져 있었다. 하지만 가장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것은 장남인 시후였다. 그는 집안의 가장으로서, 누구보다 힘들었지만 지금은 더욱 강한 척해야만 했다. “괜찮을 거야. 단지 비행기 사고일 뿐이야. 기적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시하는 두 주먹을 꽉 쥔 채 휠체어를 세게 내리쳤는데, 그의 눈가도 붉게 물들어 있었다. “분명 심세호가 한 짓이야! 사랑이 증오로 변한

  •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제1559화

    다행히 지금은 60년 전처럼 정보가 부족한 시대가 아니어서, 원하기만 하면 충분히 알아낼 수 있을 것이었다. 게다가 조경숙은 조씨 가문 출신으로, 이름 높은 명문가 자제였다.집안에는 여섯 명의 오빠가 있었고, 조경숙은 유일한 딸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온 가족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자랐다. 즉, 집안의 보석 같은 존재로, 아름다운 외모와 온화한 성품을 겸비한 인물이 된 것이었다.조경숙은 성인이 되기 전부터 이미 여러 집안에서 혼인을 청했고, 심지어 해외의 명문가들도 그녀를 아내로 맞이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조경숙의 수많은 구혼자 중에서도 한 사람만이 유독 특별했다.그 시절 조경숙을 쫓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부호들이었기에, 단순히 재산만으로는 그들의 우열을 가릴 수 없었다.하지만 그중 한 명은 천재 발명가로 불리며, 동시에 뛰어난 의술로 이름을 떨쳤던 인물이었다. 그의 사랑은 그야말로 뜨겁고 격렬했으며, 조경숙을 얻기 위해 극단적인 행동까지 서슴지 않았다.조경숙이 소임호에게 마음을 두고 있었음에도, 그는 결코 그녀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소임호가 무슨 방법을 썼는지, 그 천재 발명가는 갑작스레 세상에서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그 의학 미치광이의 소개서를 읽은 지아는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역시 지아의 직감은 틀리지 않았다. 그 천하의 악당 같은 의학 천재는 루이스가 길러낸 첫 번째 제자였는데, 이미 사제 관계가 파탄 나긴 했으나, 지아는 그를 ‘선배’라고 불러야 했다. ‘이미 파문되었다던 그 사람이 사모님과 그렇게 깊은 연관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어.’ ‘그래서 그 사람이 어딘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피부에서 별다른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던 거구나.’그의 나이를 추정하면 이미 50세가 되었을 것이었다.얼굴은 가면으로 감출 수 있겠지만, 몸은 속일 수 없지 않겠는가?그 사람의 피부는 마치 20대나 30대처럼 매끄럽고 탱탱해, 지아는 그가 소명담이 아닐 거라고 의심하지 못했다. 루이스 역시 젊음을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