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뜨거운 온도는 마치 소지아의 손등에서 몸으로 점차 번지는 것 같았고, 그녀는 간담이 서늘해질 뿐이었다.“이도윤, 이 섬의 모든 사람들은 아주 착한 사람들이야. 그들은 나를 아주 잘 보살펴 주었고, 지윤조차도 다치게 한 적이 없어. 지윤은 이곳을 매우 좋아해. 납치에 관한 일은 오해야. 내가 다 설명할게.”그녀는 그의 손아귀에서 발버둥 치지 않았고 간청하는 말투로 말했다.“당신과 함께 돌아갈 테니 그들을 다치게 하지마, 응?”이도윤은 담배를 끼고 있는 손가락으로 소지아의 머리를 가볍게 어루만졌고, 그의 목소리는 차가웠다.“지아야, 왜 자꾸 나를 화나게 하는 거지? 진작에 말을 이렇게 잘 들었으면, 일이 어떻게 오늘 이 지경으로 됐겠어?”소지아는 굴욕을 참으며 창백한 작은 얼굴로 억지로 미소를 지었고 눈물은 그녀의 눈가에서 맴돌았다.“알겠어, 앞으로 도망가지 않을게, 다시는 도망가지 않을 거야.”“이건 네가 말한 거야. 또 도망가면 어떡할까?”소지아는 그를 바라보며 말을 하지 않았고, 눈물이 고인 눈은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이도윤은 검지와 중지로 담배를 끼며 소지아의 턱을 쥐었고, 타오르는 담배꽁초는 그녀의 피부와 불과 몇 센티미터밖에 안 떨어져 있었다.그녀는 담배꽁초의 온도를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는데, 그녀가 움직이기만 하면 뜨거운 담배꽁초에 데일 것이다.소지아는 이 동작을 유지할 수밖에 없었고, 이도윤이 한 글자 한 글자 그녀의 귓가에 말하도록 내버려 두었다.“지아야, 만약 다시 내 곁에서 도망간다면, 나는 이 작은 섬을 사라지게 할 거야. 난 한다면 하는 사람이야.”소지아는 굴욕 속에서 두 눈을 감았고 두 줄기의 맑은 눈물이 흘러내렸다.“응, 알겠어.”말이 떨어지자, 그녀의 붉은 입술은 약탈당했고, 그의 강한 기세는 강렬하게 그녀의 모든 숨결을 빼앗았다.소지아는 원하지 않았고, 주위에는 적어도 백 명이 넘는 사람들이 있었다.바닷바람이 세차게 불어오자, 이도윤은 손을 뻗어 그녀를 철저히 자신의 품속으로 끌어들였다
소지아는 자신이 도망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더는 전처럼 조심스럽게 행동하지 않았다. 그녀는 이도윤의 눈빛을 마주하며 힘있게 말했다.“난 제멋대로 구는 네가 싫고, 네 변덕스러운 성격이 싫어. 분명히 나를 버린 사람은 너지만, 지금 나에게 끈질기게 매달리는 사람도 역시 너야. 넌 우리 아빠가 네 여동생을 죽였다고 했지. 이로 인해 소씨 집안은 파산한 데다 우리 아빠는 줄곧 위독한 상태에 처해 있었어. 그리고 난 나의 혼인, 나의 아이까지 잃었고. 근데 아직도 부족한 거야? 부족하면 차라리 내 목숨을 가져가.”아이를 언급하자, 이도윤의 눈빛은 갈수록 차가워졌다. 소지아도 속으로 두려워하고 있었고, 심장은 줄곧 재빨리 뛰고 있었다.“기분 좋을 때, 나에게 2000억을 주며 떠나라고 하고, 기분 나쁘면 또 다시 나를 찾아오다니. 이도윤, 난 사람이지 네 장난감이 아니야. 내가 왜 무인도에 있을지언정 번화한 도시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지 알아? 여기의 모든 사람들은 나를 한 사람으로 보기 때문이야! 그들은 나를 존중했고, 나로 하여금 삶의 의미를 느끼게 했어.”이도윤은 손가락에 더욱 힘을 주었다. 그가 보기에 소지아는 이미 다른 사람에게 마음이 움직인 것 같았다.“다른 사람이 너에게 좀 잘해 주었기 때문에, 너는 모든 것을 뒤로 하고 그를 위해 나를 배신하고, 내 명령을 거역하고, 우리의 계약을 깨끗이 잊어버렸다니. 넌 여전히 변함없이 순진하군.”소지아는 미간을 찌푸렸다.‘이 남자는 지금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한 거야?’“난 그런…….”“넌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는 거야? 그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는? 이 세상에 공짜는 없어. 계속 내 곁에서 도망가려고 한다면, 어떤 결말인지 너도 잘 알 텐데.”소지아는 이도윤이 전효를 모욕하는 것을 듣고 매우 불만스러워했다.“그래, 나는 그의 과거에 대해 모를 뿐만 아니라 그가 어떤 사람인지도 몰라. 하지만 적어도 그는 당신처럼 나를 다치게 하지 않았어!”그녀가 필사적으로 다른 남자를 옹호하는 것을 보고
전효는 이도윤과 같은 미친놈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지금 그가 소지아에게 지나친 관심을 갖는다면, 소지아를 해치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방문이 열렸고, 그는 이도윤이 소지아를 끌고 나오는 것을 보았다. 소지아의 몸은 그렇게 허약했지만 남자는 조금도 봐주지 않았다.전효가 바로 앞으로 나아가려 하자 진환은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움직이지 마.”전효는 걱정스럽게 소지아를 바라보며 입을 벌렸지만 말을 하지 못했다.이도윤은 이미 손에 차가운 권총을 들고 있었다. 그는 마치 다른 사람의 생사를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신처럼 거기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지아야, 잘 봐. 그는 너 때문에 죽는 거야.”소지아는 너무나도 두려웠고, 자신이 지금 무엇을 해야 이도윤을 멈추게 할 수 있는지 몰랐다.그녀가 애걸할수록 이도윤의 분노를 더욱 불러일으킬 것이고, 또 그에게 빌지 않으면, 그는 이대로 손을 쓸 것이다.‘어떡하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지?’바로 이때, 맑은 목소리가 울렸다.“죽어라, 이 나쁜 놈아.”철이의 목소리였다. 그는 얼마나 오래 숨어있었는지, 줄곧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그는 전효에게 총술을 배웠는데, 총기가 위험하기 때문에 전효는 평소에 그가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다.철이는 순진하게 이도윤을 죽이기만 하면 위기가 해소될 것이고, 소지아도 이제 자유를 얻게 될 것이라 생각했다.펑하는 총소리가 났지만, 그 총알은 이도윤이 쏜 것이 아니라 아무도 주의하지 않은 구석에 있는 철이가 쏜 것이었다.비록 총을 이도윤에게 겨누었지만, 철이는 기술이 좋지 않았고, 또 너무 조급한 나머지 총알은 그대로 빗나갔다.총알은 바람 소리를 뚫고 소지아의 가슴을 향해 날아왔다.이 갑작스러운 변고에 모든 사람들은 깜짝 놀랐고, 아무도 그 아이가 뜻밖에도 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소지아가 총알을 본 순간, 그녀는 이미 누군가의 품에 안겼다.숨결 사이에 익숙한 나무 향기가 나타났고, 이도윤의 성격처럼 침착하고 싸늘했다.그의 커다란
소지아는 고개를 저으며 계속 애원했다.“도윤아, 나…….”이도윤은 한손으로는 아이를 안으며 다른 한손으로는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고, 동신에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지아야, 네가 그를 위해 한 글자만 더 하면, 나는 그의 몸에 구멍을 하나 더 뚫을 거야. 이래도 계속 말할 거야?”소지아는 즉시 입을 다물었다. 이 남자는 정말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었다.그녀는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고, 이도윤은 가볍게 말했다.“네가 그를 위해 흘린 모든 눈물은 그의 피가 될 거야.”소지아의 마음속에는 마치 거대한 돌멩이가 막혀 있는 것 같았고, 수만 마디의 말을 하고 싶었지만, 지금은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그녀는 끊임없이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고, 이도윤은 손을 들어 그녀의 눈을 어루만졌다.“말 들어, 보지 마. 오늘이 지나면, 우리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어.”남에게 제압당한 철이는 욕설을 퍼부었고, 민이도 어디선가 나타났다.“죽일 거면 날 죽여요. 형님 죽이지 말란 말이에요. 그는 단지 우리의 생활을 개선하고 싶은 좋은 사람이에요. 우리가 당신 아들을 납치했지만, 그 아이를 조금도 다치게 한 적이 없었고, 심지어 우리가 마시기 아까운 우유를 먹여주었어요.”이 소년도 소지아의 그림에 나타난 것을 보고, 이도윤은 얇은 입술로 두 글자만 내뱉었다.“꺼져.”줄곧 겁이 많던 남자아이는 지금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정말 지아 누나를 사랑한다면 그녀의 친구를 다치게 하지 마요. 이건 사랑이 아니라 누나에게 상처를 주는 거예요.”이도윤은 그제야 고개를 돌려 민이를 바라보았는데, 입가에 악마 같은 미소가 떠올랐다.“누가 너에게 내가 그녀를 사랑한다고 말했지? 그녀가 고통스러울수록 나는 기분이 더 좋은걸. 만약 너희들을 모두 죽여서 그녀의 마음을 찢어지게 할 수만 있다면, 이는 나에게 있어 더할 나위 없이 통쾌한 일이지.”민이는 사람인 이도윤이 어떻게 이런 각박한 말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남자가 발산하는 이 질식한
모든 사람들은 긴장해서 숨도 쉬지 못했지만, 그것은 단지 이도윤의 입에서 나는 소리에 지나지 않았다. 소년은 눈살을 찌푸렸다.이도윤은 총을 내려놓으며 무척 흐뭇했다.“그래, 사나이답군. 다만 아무도 그의 목숨을 대신할 순 없어.”그는 전효에게 다가갔고, 바로 이 순간 전효는 재빨리 총을 뽑아 그의 이마를 겨누었다.“움직이지 마!” 순간, 주위의 저격수들은 총을 전효에게 겨누었다. 알고 보니 이 남자는 줄곧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나야 목숨이 천한 사람일 뿐, 만약 이 대표의 목숨을 바꿀 수 있다면 결코 손해를 보는 일이 아닐 텐데.” 전효의 가면 아래의 얼굴은 보기 드물게 웃고 있었다.그는 소지아를 그윽하게 바라보았는데, 마치 지금부터 그녀는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전효는 자신이 총을 쏘는 순간, 총알이 사방팔방에서 그를 향해 발사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이미 도망갈 수 없었다.소지아는 어리둥절해졌고, 그 누구도 이 갑작스러운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다.그녀와 전효는 함께 지낸 지 두 주일도 채 안 되었는데, 그녀는 또 어떻게 그가 죽는 것을 지켜볼 수 있겠는가?“안 돼, 총 쏘지 마!” 소지아는 미친 듯이 두 사람을 향해 달려갔다.전효가 자신의 이마를 겨누자, 이도윤은 조금도 겁을 먹지 않고 도리어 흥분한 기색이 역력했다.“살아남는 사람이 누구인지 내기 할까?”소지아는 큰 소리로 말했다.“전효 씨, 총 쏘지 마요, 절대 쏘면 안 돼요!”일단 총을 쏘면 아무도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모른다. 유일하게 확신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그것이 비극이라는 것이다.전효가 총을 쏘기도 전에 소지아는 이미 두 사람 중간에 서서 그들을 가로막았다.“총을 쏘려면 먼저 나를 죽여.”이도윤은 눈살을 찌푸렸고, 소지아가 갑자기 끼어든 이 행위에 대해 매우 불만스러워했다.“그녀를 끌어내.”소지아는 얼른 달려들어 이도윤을 껴안았고, 따뜻한 눈물은 그의 목을 따라 흘러내렸다.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그만해, 제발.
철이와 민이의 곁을 지날 때, 두 아이는 아쉬움을 금치 못하고 소지아를 바라보았다.소지아는 그들을 향해 살짝 웃으며 위로를 표시했다.전효는 말을 하지 않고 줄곧 그녀가 헬리콥터에 오르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는 지금이 기회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도윤은 여기서 죽을 수 없었고, 그는 이 섬을 끌어들일 수 없었다.‘하지만 이 섬을 벗어난다면…….’전효의 눈빛에는 흉악함이 가득했고, 이도윤은 마치 이를 감지한 것처럼 고개를 돌렸다.두 사람은 마치 사자와 호랑이처럼 시선이 공중에서 부딪쳤고, 위험한 기운을 발산하고 있었다.그들은 모두 이것이 끝이 아니란 것을 잘 알고 있었다.소지아는 작별인사를 할 겨를도 없이 작은 섬을 떠났다. 그녀는 그 오두막집, 거대한 벚꽃나무, 문앞에 선 아주머니와 이웃집의 이모, 그리고 아이들이 모두 그녀가 떠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그리고 언제 사라졌는지 모르는 전효. 햇빛은 그의 뒷모습만 포착했고, 그는 마치 한 마리의 늑대처럼 숲속에서 점차 사라졌다.‘안녕, 작은 섬.’소지아는 눈을 감았다. 아쉽게도 그녀는 여전히 벚꽃이 피는 것을 보지 못했다.그리고 이도윤이 그녀를 데리고 돌아가는 것은 이미 비밀이 아니었고, 그 사람들에게 이미 발각될 수도 있었으니 그녀의 계획도 망한 셈이었다.“왜? 아쉬워?” 이도윤의 묵직한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울렸다.소지아는 지금 자신의 언사에 엄청난 주의를 돌리고 있었는데, 행여나 말을 잘못하여 이도윤을 화나게 할까 봐 두려웠다.그녀는 고개를 저었고,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솔직하게 말하면, 이도윤을 화나게 할 것이고, 거짓말을 하면, 그는 또 단번에 간파할 수 있었다.이도윤에 대한 두려움은 이미 소지아의 뼛속까지 스며들었고, 그녀는 심지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이도윤도 이것을 의식한 듯 몸을 기울여 그녀에게 다가갔고, 소지아는 마치 놀란 고양이처럼 몸을 떨며 경계하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이렇게 깜짝 놀란 여자를 보며, 이도윤은 손을
소지아는 눈을 휘둥그레 떴다.요 며칠 그녀는 이도윤이 자신을 잡으면 어떤 짓을 할 지에 대해 수많은 생각을 했다.유독…….이런 상황을 상상하지 못했다.이도윤은 마치 사막에서 수원을 갈구하는 나그네가 가까스로 맑은 샘물을 찾은 것처럼 다시 잃어버릴까 봐 조심스럽게 키스를 하며 그녀의 입술을 맛보았다.소지아의 심장은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그녀는 햇빛 속에서 남자의 가벼이 떨리는 긴 속눈썹을 바라보았고, 그의 눈 밑의 감정은 그 뒤에 숨어 그녀는 그의 생각을 알아차리지 못했다.오랜만에 드러내지 않았던 부드러움이 지금 이 순간, 이도윤에게 나타났다니.소지아가 멍해진 사이, 이도윤은 갑자기 그녀의 입술을 세게 깨물었고, 따끔한 통증이 전해왔다.이도윤의 목소리는 차갑고 잠겼다.“또 그 남자 생각하고 있는 거야?”가슴에 손을 얹고 말하자면, 그녀의 머릿속은 온통 그뿐인데, 또 어찌 다른 생각을 할 시간이 있겠는가.소지아는 굳은 얼굴로 냉담하게 말했다.“아니, 내가 몇 번이나 말했는데, 우리는 단지 친구일 뿐이라고.”“허.” 그는 냉소를 지었다.그에게 있어 소지아는 바람을 피운 아내와 다름없었고, 그녀의 어떤 말도 그는 믿고 싶지 않았다.믿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도윤의 감정은 더욱 격해지더니, 손끝으로 소지아의 얼굴을 쓰다듬으면서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그 남자 네 몸 만졌지?”소지아는 두 눈을 부릅떴고, 그가 이런 말을 할 줄은 생각지도 못한 듯 목소리는 더욱 차가워졌다.“아니, 제발 적당히 좀 해!”그의 모든 말은 칼처럼 그녀의 심장을 쪼갰고 심지어 그 위에 소금까지 뿌린 것 같았다. 몸의 상처는 마음속의 고통과 전혀 비교할 수가 없었다.“네 손 만졌잖아.” 이도윤은 떼를 쓰는 아이처럼 손가락이 미끄러지더니 소지아의 손가락을 꽉 잡았다.소지아는 입을 벌렸으나 한 글자도 말하지 못했다.그녀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그래서 소지아는 자신의 감정을 꾹 참고 이도윤이 화나지 못하게 할 수밖에 없었다.그녀의 타협하는 태도도
이도윤은 걸음을 멈추고 눈을 드리우며 소지아를 바라보았고 말을 하지 않았다. 물소리 외에 욕실은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그의 손목을 잡은 손은 지금 두 사람의 사이처럼 따뜻하면서도 촉촉했다.소지아는 그저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가지 마.”이도윤은 그녀의 턱을 잡으며 냉담하게 말했다.“지금까지도 넌 여전히 그를 위해 사정하고 있군.”소지아는 자신이 소 귀에 경을 읽고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 그녀가 무슨 말을 하든 남자의 마음속에는 오직 자신이 바람을 피웠고 그를 배신했다는 생각뿐이었다.‘하지만 배신한 사람은 분명히 당신인데!’소지아는 또다시 초조해졌고, 철이와 민이의 젊은 얼굴을 생각하자 그녀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그리고 그녀는 욕조에서 일어나 자신의 몸이 젖었다는 것을 무시하고 이도윤을 껴안았다.그의 흰색 셔츠에 물기가 조금씩 번졌지만, 이도윤은 그녀를 떼어내지 않았다.소지아는 조심스럽게 그를 안았고, 붉은 입술은 그의 목젖에 살짝 닿았다. 순간, 그녀는 이도윤의 몸이 경직해진 것을 느꼈다.“이도윤, 난 널 배신하지 않았어.” 그녀의 목소리는 가벼웠고 자기도 모르게 떨렸다. 그리고 말투 속에는 처량함과 억울함이 묻어났다.남자는 옆에 늘어진 손으로 그녀를 세게 감싸더니 뜨거운 입맞춤이 떨어졌다.소지아는 눈살을 찌푸리다.이것은 두 사람이 2년만에 관계를 가지려는 것이었다. 예전에 그렇게 그리워하고 의지했던 가슴을 보며, 이도윤이 백채원과도 이런 일을 했다는 생각에 소지아는 구역질이 났다.그녀가 손을 뻗어 그를 밀어내려고 할 때, 이도윤의 전화가 울렸다.백채원을 위해 설정한 벨소리였다.소지아는 한숨을 돌렸고, 백채원이 이렇게 사랑스럽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이도윤은 여전히 계속하려 했지만, 그 벨소리는 줄곧 욕실에서 울리며 메아리쳤다.이도윤은 시끄러워서 어쩔 수 없이 그녀를 놓아주었다.그는 짜증을 내며 전화를 받았고, 백채원이 무슨 말을 했는지, 그의 미간은 갈수록 세게 찌푸려졌다. 그리고 마지막에 불쾌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