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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5화

지아는 일이 이미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한대경이 막무가내로 나가게 둘 지아도 아니었다.

한대경의 손길이 피부에 닿기 직전, 지아는 무릎으로 남자의 아랫배를 내리쳤다.

이윽고 지아는 그가 아등바등하는 동안 바로 차버리고서 침대에서 도망쳐 내려왔다.

급한 대로 와인 한 병을 집어 들었다.

지금 지아는 이 와인이 언제 생산되는지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

즉시 와인을 탁자에 세게 두드렸고 와인은 땅에 흘러내렸고 지아는 유리 파편을 손에 들고서 자기 목에 겨누었다.

“오지 마!”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지아의 성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던 한대경이다.

“진정해.”

“다가가지 않을 테니 그거 내려놔.”

지아는 열이 잔뜩 오른 남자가 하는 말을 믿지 않았다.

차가운 목소리로 지아가 경고했다.

“나한테 손끝 하나라도 댄다면 네 앞에서 죽어버릴 거야!”

“너한테 아이가 있는데, 나 때문에 죽기야 하겠어?”

“그런다고 한들 난 절대 너한테 이렇게 당해도 되는 사람이 아니야. 난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앞으로 나 자극하지 마. 이보다 더한 것도 얼마든지 할 수 있으니까!” 지아는 말을 뱉고 난 뒤 미친 듯이 방에서 뛰어나왔다.

그때 마침 정면으로 오고 있던 배신혁을 마주치게 되었다.

배신혁은 지아가 손에 유리 파편을 들고서 미친 듯이 달려 나오는 것을 보게 되었다.

지아에 대한 배신혁의 태도는 그럭저럭 공손한 편이었다.

“선생님, 괜찮으세요?”

지아는 그를 매섭게 째려보았다.

“보스 좀 잘 챙기시죠!”

말을 마치고서 지아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가버렸다.

어리둥절한 채로 배이혁에게 물었다.

“형, 선생님 왜 저러셔?”

그때 침실 입구에 상반신을 드러내고 머리에 침을 꽂은 남자가 나타났다.

“억지로 하려다가 뒤죽박죽됐나 보네.”

“설마...”

지퍼가 잔뜩 내려간 채로 도망 나온 지아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두 사람은 서서히 확신하게 되었다.

“보스, 대체 뭘 하신 겁니까? 지나가던 개까지 죽일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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