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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8화

하용은 민연주의 모든 계획을 망쳤고 이에 그녀는 하용이 뼛속 깊이 아주 증오스러웠다.

그런데 지금 여기서 그들의 뻔히 보이는 연기에 맞장구를 치자니 정말 역겨울 따름이었다.

“하씨 부인, 그런 말씀 마세요. 이번 일은 부인과는 상관없어요. 이건 자식들 간의 일이니 일단 앉아서 어떻게 할 지 잘 이야기해봐요.”

“부인 말씀이 도리가 있네요. 여보 그만 때려.”

하씨 부인은 민연주의 만류를 덥석 낚아챘고 계속 눈물을 흘리는 척하며 말했다.

“아버님, 이 일은 도대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하씨 가문 큰 어른은 아직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는 하용을 보더니 냉랭하게 말했다.

“이 망할 놈이 아주 큰 죄를 저질렀습니다. 감히 겁도 없이 부씨 가문의 귀한 따님을 건드렸으니 말입니다. 그러니 이 놈이 이번 일에 대한 책임을 지는 방법은 부설아 아가씨와 결혼하는 것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각하, 비록 우리 손자가 아직 철이 덜 들긴 했지만 그래도 비교적 성숙하고 진중한 편입니다. 부씨 가문 아가씨를 짝사랑해온 지도 오래니 아마 결혼을 하게 되면 아주 아껴줄 겁니다.”

“맞습니다, 각하. 이 아이에게 잘못을 만회할 기회를 주십시오. 평생을 들여 갚도록 하겠습니다.”

이때 부남진은 민연주를 힐끔 쳐다보았고 그녀의 눈빛은 부남진이 알아서 제대로 처리하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어 민연주는 순간 눈빛이 변하더니 아주 너그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하씨 어르신도 너무 하용이를 탓하지 마세요. 이번 일은 우리 설아도 잘못이 있으니까요. 어젯밤 술을 좀 많이 마시는 것 같더니 이런 일이 발생했네요.”

“저도 하용이가 크는 걸 봐온 사람으로서 이 아이가 착한 아이라는 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요.”

그러자 하씨 부인이 재빨리 말했다.

“그럼?”

“저희도 당연히 하용이가 마음에 들죠. 하지만 이제 세대가 달라져 우리 부모님 때의 그 수가 먹히지 않더라고요.”

“게다가 우리 딸도 어릴 때부터 너무 애지중지 키웠던 지라 이 결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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