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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5화

장민호는 테이블 위에 있던 술병을 들어 그들의 머리를 향해 내리쳤고 바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이 모든 일의 원인인 지아는 무관심하게 지켜보았다. 이렇게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장민호를 ‘사랑'해야 할 정당한 이유를 부여할 수 있을까.

여자를 구하는 영웅의 트릭은 결코 유행을 타지 않는다.

상황을 수습한 장민호는 서둘러 지아를 끌고 나갔다.

장민호 같은 사람들은 자신의 신분이 노출되어 경찰과 마주치는 것이 가장 두려운 법이다.

두 사람은 한밤중 골목을 미친 듯이 뛰었고 지아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그의 손을 뿌리쳤다.

“더는 못 뛰겠어요.”

장민호도 진작 사라진 사람들을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앞으로는 이런 곳에 오지 마요. 너무 예쁜 것도 벌레가 많이 꼬여서 좋지 않아요.”

지아의 얼굴이 가로등 불빛 아래서 더욱 환하게 빛났다.

“그럼 그쪽은요?”

“저요?”

지아가 앞으로 다가오는 순간 장민호는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나 몸을 벽에 밀착시켰고, 지아는 손을 뻗어 그의 볼에 대고 꽃처럼 웃었다.

“당신한테도 그런지 궁금한데요?”

두 사람은 너무 가까워서 지아의 몸에서 나는 은은한 꽃향기와 섞인 약 냄새까지 맡을 수 있었다.

다른 사람한테서 맡아본 적 없는 아주 특별한 냄새였다.

장민호는 조금 당황스러웠다. 이런 지아를 감당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 같은 사람이 감히 어떻게 사랑에 빠질 수 있겠는가?

그의 대답을 기다릴 새도 없이 지아는 이미 그의 몸에서 한 발짝 물러선 뒤였다.

“미안해요, 머리가 좀 멍해서 이런 말을 하면 안 되는데.”

“집이 어디예요? 내가 집에 데려다줄게요.”

지아가 장소 이름을 말하자 두 사람 사이에는 어색한 기류가 감돌았다.

지아가 차를 몰고 왔고 두 사람 모두 술을 마신 상태였기 때문에 대리운전을 불러야 했다.

두 사람은 나란히 뒷자리에 앉았고 지아는 차에 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잠이 들었다. 장민호는 토끼처럼 얌전하고 순한 그녀의 잠든 얼굴을 들여다봤다.

자신을 죽이고 싶어 했던 사람 앞에서 이렇게 평온하다고?

그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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