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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3화

지아는 집사를 올려다보았다.

“부씨 저택이 이렇게 큰데 다른 방이 있지 않나요?”

“부씨 가문에 손님이 온 적은 드물고 게다가 다른 방도 다 이래요. 오랜 시간 사람이 없어서 다 난방 설비가 고장 났죠. 하룻밤이니까 사람 시켜서 따뜻한 핫팩 가져오라고 할게요. 주무시는데 별로 춥지 않을 거예요.”

지아는 오 집사를 향해 담담하게 웃었다.

“그래요.”

“전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가볼게요.”

“서두를 것 없어요. 하나만 더 물어볼게요, 오 집사님 방은 어디죠?”

“안마당요, 왜요?”

“오늘 밤에 방을 바꾸죠, 그쪽이 여기서 자요.”

오 집사는 얼굴을 붉혔다.

“어떻게 그래요, 그건 너무 불편할 것 같은데요.”

“뭐가 불편해요? 내가 그쪽 물건 건드리는 것도 아니고 그냥 잠만 자는 건데 저도 상관없어요. 핫팩은 그쪽이 쓰면 되겠네요. 그러면 별로 춥지 않을 거예요.”

지아는 집사의 말을 한 마디 한 마디 되받아쳤다.

“저와 아내가 제 아내가 한방을 쓰니까 불편할 것 같네요.”

“그러면 더 편하죠. 아주머니와 전 다 여자니까요. 집사님께서 여기 있는 제 짐 방으로 옮겨주세요.”

오 집사는 말문이 막혔다. 만만한 상대인 줄 알았는데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갔다.

지아는 캐리어를 끌고 문 앞까지 걸어가다가 걸음을 멈추고 갑자기 말했다.

“집사님처럼 착하신 분이 빈방이 없다고 거짓말을 하시진 않으시겠죠?”

“물, 물론이죠!”

지아는 오 집사를 향해 달콤한 미소를 드러냈다.

“집사님께서 거짓말한 거면 저 어르신한테 절 못되게 대한다고 말씀드릴 거예요.”

오 집사는 손등에 핏줄이 툭 튀어나올 정도로 화가 나는 것을 참으며 억지로 말을 이었다.

“아가씨께선 각하를 모시러 왔는데 설마 자기를 손님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죠? 그쪽도 우리와 다를 바 없이 남 시중이나 드는 처지 아닌가요?”

“오 집사님은 자신의 주제에 대한 인식이 정말 부족한 것 같네요.”

지아의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첫째, 나는 이 댁 도련님께서 직접 찾아와 달라고 애원했던 전속 주치의로서 어르신 건강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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