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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5화

그 후 며칠 동안 지아는 부남진의 전담 의사가 되었다.

우서진과 윤공훈의 거듭된 확신과 도윤이 추천했다는 사실 때문에 부씨 가문 사람들은 지아를 믿었다.

다만 지아가 의아했던 건 자신을 바라보는 부남진의 눈빛이 마치 자신을 통해 다른 사람을 보는 것 같았다.

“각하, 식사하세요.”

지아가 죽을 들고 들어왔다.

부하와 업무 이야기를 하던 부남진이 지아가 들어오자 다른 사람들은 다 물러가게 하고는 줄곧 동네 할아버지 같은 표정으로 지아를 인자하게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

민연주는 부남진의 두 번째 아내였기에 부장경과 부설아 모두 나이가 어렸다.

이 어르신의 운명은 한 권의 책으로 엮을 수 있을 정도였다.

점점 건강해지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부장경은 지아를 귀빈으로 모시며 지극한 존경과 예우를 다했다.

“바네사, 당신 덕분에 아버지가 많이 회복하셨어요.”

“별말씀을요, 부 선생님.”

지아는 직접 부남진에게 음식을 떠먹여 주었다. 헛짓거리가 아니라 그녀 나름대로 목적이 있었다.

아직 시간 내서 전효를 보러 가지 못했기에 대체 무슨 의도인지 알아내야 했다.

도윤의 추천으로 이곳에 왔고 사람을 죽이는 데는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기에 사람들이 의심하지 않게 하려면 겉으로는 부남진을 섬기는 데 최선을 다해야 했다.

“아가씨, 미셸 말로는 애를 낳았다던데?”

“네.”

지아는 숨지 않았다.

“아이 아빠는 누구지? 그리고 어떻게 그 마을에 가게 된 거지?”

부남진은 계속 물었다.

요 며칠 사람을 시켜 지아에 대해 알아보게 했지만 마치 홀연히 나타난 것처럼 아무런 흔적도 없었다.

지아는 진작 둘러댈 말을 준비하고 있었다.

“사실 모르겠어요. 저도 마을 근처에서 바닷물에 휩쓸렸는데 우연히 마을 사람들이 저를 발견했고 저를 구해줬을 때 임신 중이었대요. 하지만 전 많은 일을 잊어버렸고, 가족이 누구인지, 남편이 누군지도 모르지만 아이의 눈동자가 초록색인 걸 보면 아이 아빠가 외국인이겠죠.”

“그럼 기억을 회복하지 못했나?”

지아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네, 머리에 피멍도 들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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