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070화

백씨 저택.

집사는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을 데리고 문 앞에 마중을 나왔고, 차에서 내린 사람을 보자 다소 놀랐다.

바네사처럼 대단한 의사라면 당연히 운전기사와 함께 이동해야 하는데, 차에는 여자 한 명만 타고 있었다.

얼굴은 평범해 보였지만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가 비범했다.

“바네사 씨인가요?”

“왜요, 안 그래 보이나요?”

지아는 차 문을 닫았다.

“아니요, 조금 놀랐을 뿐입니다.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우리 아가씨 병을 봐주신다니 정말 영광입니다.”

지아는 쓸데없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

“환자는 어디 있어요?”

“이쪽으로 오세요.”

백씨 가문은 규모가 컸지만 눈 때문에 유난히 쓸쓸해 보였다.

이제 가문에는 백씨 가문의 친 자식도 아닌 백채원 한 사람만 남았고 어르신은 큰 충격을 받았다.

그래도 홀로 백채원이 자라는 모습을 지켜봤던 어르신은 그녀를 집에서 쫓아내지 않았다.

백채원은 비록 유산을 잃었지만 여전히 백씨 가문에서 예전처럼 먹고 자며 여전히 백씨 가문의 아가씨로 지내고 있었다.

지아가 들어가자 낯선 남자가 그녀를 반갑게 맞이했다.

“바네사 씨, 소문 많이 들었습니다. 저희 동생 잘 부탁드립니다.”

지아는 걸음을 멈추었다. 과거 백씨 가문에 이런 사람은 없었는데 옷차림으로 보아 백씨 가문의 후계자인 백호임이 틀림없었다.

“별말씀을요.”

백호는 갸름한 외모에 피부가 하얗고, 옛날 의상을 차려입으면 선비같이 단정한 얼굴이 전혀 세속적인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백씨 가문에는 방계가 많았고 그중 뛰어난 자질을 보였다는 건 그다지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백씨 가문이 세월이 흐르면서 조금 쇠퇴하긴 했지만 백 어르신은 여전히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어 얕잡아 볼 수 없었다.

오랜 세월이 지나 백채원은 지금 어떤 모습일지 모르겠다.

도윤이 그녀와의 결혼을 취소한 이후 목숨을 구해준 전림의 은혜를 생각해 복수는 하지 않았지만 상대하지도 않고 그대로 자멸하게 내버려두었다.

하지만 지아는 과거 백채원이 자신에게 했던 일을 단 하루도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