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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2화

푹 잔 도윤은 어젯밤 늦은 시간까지 뒤척이다가 새벽에 잠들었고 점심이 지나서야 일어났다.

일어날 때 두 사람은 서로 꼭 껴안고 있었다.

지아는 멍한 상태에서 눈을 떴고, 몸은 부서지기 직전이었다. 나쁜 자식, 예전엔 3번을 안 넘기더니.

당시 극도로 절제하던 도윤은 한 달에 몇 번을 할지조차 정하곤 했다.

지아는 이제야 과거 도윤이의 의지력이 얼마나 강했는지 깨달았다. 그대로 내버려두니 자신은 침대에서 내려올 힘도 없었다.

둘이서 하도 뒹군 탓에 온몸이 끈적끈적해서 무척 괴로웠다.

“날이 밝... 읍...”

지아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목소리가 도윤에 의해 삼켜졌다.

또 한 번의 격정적인 키스를 하고 나서야 도윤은 지아를 놓아주었다.

“지아야, 좋은 아침이야.”

하룻밤 사이에 몇 살은 더 젊어진 것 같은 남자의 모습에 정말 요물이 아닌지 의심되었다.

“날도 밝았고 씻고 싶어.”

땀만 흘렸다면 참을 수 있었겠지만 몸 안팎에서 온통 도윤의 체향이 느껴졌다.

“내가 길을 알아, 데려다줄게.”

말하며 도윤은 자리에서 일어나 바지를 입었고 지아에게 자신의 큰 셔츠를 입혀주었다.

근처에는 사람이 없고 동물들만 있었기 때문에 훨씬 더 집처럼 편안하게 느껴졌다.

“나 혼자 걸을 수 있어, 내려줘.”

“하지만 안아주고 싶어.”

비바람이 몰아친 밤이 지나고 나니 풀과 나무가 모두 새것처럼 보였다.

울창한 숲 사이로 비치는 찬란한 햇빛이 두 사람에게 얼룩덜룩한 빛을 드리웠고, 지아는 그의 목을 두 팔로 감싸 안으며 현실이 아닌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녀는 결혼 후 매일 집에 머물며 새색시처럼 도윤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도윤은 자신의 신분을 알리지 않았고 어떠한 행사에 지아를 데려간 적도 없었으며, 가끔 지아를 데리고 외출할 때도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갔다.

영화 관람도 미리 대관하고 한 번도 사람들 앞에서 지아와 함께 나타나지 않았으며 다정한 모습은 더더욱 보이지 않았다.

도윤이 지아를 사랑하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그 사랑을 드러낼 수 없는 사슬에 묶여 있었는데 이제 도윤은 마음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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