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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8화

그 두 여학생은 보기에 열여덟 살 정도였는데 작은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박민정은 그 모습이 조금 의외였다. 지금 유남준의 나이는 적어도 그녀들보다 10살은 더 많으니, 그들의 삼촌 뻘 일 텐데.

유남준은 눈살을 약간 찌푸리고 얇은 입술을 열었다.

"꺼져.”

그 두 글자에 두 여자의 얼굴이 더욱 붉게 물들었다.

전에는 부끄러워서였다면 지금은 화나고 놀라서였다.

박민정도 놀랐다. 그는 유남준의 성질이 이렇게 나쁠 줄은 몰랐다.

유남준은 기억을 잃은 이후로 큰소리로 말을 한 적이 없었다. 더욱이 꺼지라는 등의 욕설은 말 할 것도 없었다.

하지만 역시 본성은 바꾸기 어려운 걸까. 그는 역시 부드러운 척은 할 수 없는 사람인가보다.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나서서 어색함을 풀었다.

"다 샀으니 가요.”

유남준은 박민정의 목소리를 듣고 싸늘했던 얼굴이 조금 누그러졌다.

박민정의 예쁜 얼굴을 본 두 소녀의 눈에는 놀라움이 가득했다.

박민정은 그녀들에게 예의 바르게 웃었다.

두 여학생은 더욱 부끄러워하며 서로의 손을 잡아당겼다.

"가자, 가자, 저렇게 잘생긴 남자는 분명 애인이 있을 거라고 했잖아."

그 중 한 여학생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두 사람은 속삭이며 재빨리 자리를 떴다.

그녀들이 가는 것을 보고 박민정은 손에 든 간식을 유남준에게 건넸다.

"자, 방금 다 구운건데. 먹을래요?”

어릴 적, 박민정은 연지석과 꼬치를 파는 아주머니의 밀차 옆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걸 제일 좋아했다.

어떤 때는 아주머니가 다 팔지 못한 꼬치를 공짜로 주기도 했고, 두 사람이 아주머니를 도와서 손수레를 밀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릴 때 먹었던 꼬치튀김이 유난히 맛있었던 것 같았다.

유남준은 예전에 밖에서 산 이런 길거리 음식을 절대 먹지 않았지만, 박민정이 음식을 앞에 내밀자 거절하기 어려워 느릿느릿 먹기 시작했다.

"우리 이따가 윤우 먹을 것 좀 사가요.”

"그래."

유남준은 그녀를 따라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

이따금씩 두 사람 쪽을 쳐다보던 사람들이 유남준이 장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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