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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7화

박민정은 어리둥절해하며 그를 올려다보고는 말했다.

"모르겠어요, 지금 당장은 그냥 두 아이를 잘 돌보고 싶어요.”

그리고 박씨 집안의 물건을 원래 자리로 돌려놓고, 뱃속에 있는 두 아이가 태어나면 박윤우에게 수술을 시켜야 했다.

유남준의 마음이 가라앉았다.

"당신이 안 괜찮다면, 우리 그냥..."

박민정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유남준이 말을 끊었다.

“괜찮아.”

괜찮냐고?

어떻게 괜찮을 수 있을까.

하지만 괜찮지 않다고 하면 그녀는 또 떠날 것이다.

유남준은 이제껏 지금과 같은 약자의 기분을 느끼지 못했다.

그의 뜨거운 호흡이 박민정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밖이 추우니 내가 방까지 안아줄게."

그의 목소리가 약간 허스키했다.

박민정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혼자 갈 수 있어요.”

그의 품에서 벗어나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유남준이 느릿느릿 그녀의 뒤를 따랐다.

분명히 눈이 내리고 있는데도 박민정은 전혀 춥지 않았다. 오늘 유남준은 줄곧 그녀의 곁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렸다.

그가 지금 사용하는 모든 도구는 시각장애인 전용이었다.

박민정이 책을 들고 소파에 앉아서 보고 있으면, 그는 시도 때도 없이 다가왔다.

분명히 큰 소파인데 그가 억지로 자기 옆으로 붙어 앉아 있으니 공간이 매우 비좁은 것 같기도 했다.

"저 좀 밖에 나갔다 올게요.”

박민정이 일어나자 유남준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같이 가.”

“일 안 해요?”

"설이라 일 안 해도 돼.”

"그래요."

옷을 갈아입으러 갔다가 내려온 박민정은, 유남준이 저번에 자기가 사준 밝은 색의 패딩을 입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 옷을 입으니 사람도 부드러워 보였다.

그녀는 한동안 멍해 있었다.

유남준은 박민정이 골라준 옷이 어떤 모습인지 볼 수 없었다.

"어때?”

"좋아요."

그녀가 사실대로 말했다.

말을 마친 후, 그녀는 박윤우에게 두 시간 후에 돌아올 것이라는 쪽지를 남겼다.

박윤우는 보통 낮잠에 들면 세 시간 정도 잔다.

정민기도 요즘 일이 없어서 차로 두 사람을 데리고 나갔다.

"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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