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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9화

유남우는 그녀한테 쌓인 눈을 털어주려고 하였지만 박민정은 무의식에 몸을 피했다.

“도련님이 여긴 어쩐 일이에요?”

도련님이라는 호칭에 유남우는 손을 뻗은 채로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가 뒤늦게야 거둬들였다.

“뉴스를 보고 아주머니가 돌아가셨다는 걸 알게 됐어. 전에 나한테 아주머니는 네 친어머니만큼 중요하다고 했었잖아. 그런 분이 돌아가셨으니 네가 많이 슬퍼할 거 같아, 걱정돼서 보러 왔어.”

말을 마치고 유남우는 은정숙의 묘비를 향해 절을 했다.

그가 어린 시절의 일을 아직도 그렇게 똑똑히 기억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박민정은 입꼬리를 어색하게 끌어당기며 말했다.

“고마워요... 괜찮아요, 전.”

추위로 얼굴이 퍼레진 박민정은 눈시울이 빨갛지만 애써 아무렇지 않은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내 앞에서는 강한 척, 괜찮은 척 안 해도 돼. 내가 얘기했잖아, 난 언제나 네 곁에 있을 거라고.”

박민정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그한테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라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그렇게 오랜 침묵이 흐른 뒤, 그녀는 끝내 입을 열었다.

“전 이제 돌아가야겠어요.”

“데려다줄게.”

그가 데려다주겠다는 말에 박민정은 바로 거절했다.

“아뇨, 차를 근처에 주차했어요.”

“너 지금 이 상태로 어떻게 운전하려고 그래?”

유남우의 책망하는 말투에는 관심이 듬뿍 담겨있었다.

“내 차로 가.”

더는 거절하기가 어려운 박민정은 그를 따라 차로 향했다.

유남우는 수건을 꺼내 그녀에게 건네주며 여느 때와 같은 자상한 모습을 보였다.

“눈 좀 털어. 아니면 이따 감기 걸릴 수도 있어.”

“고마워요.”

수건을 받아 몸에 있는 눈을 털고 나서 차에 올라타자 유남우가 운전석에서 히터를 켜고 그녀가 어릴 때 가장 좋아하던 노래를 틀었다.

순간 박민정은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떴다.

“이 노래를 여기서 다시 듣게 될 줄 몰랐네요. 저도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해외에서 치료받을 때 자주 들었었어.”

유남우의 말을 듣고 박민정은 저도 모르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해외에서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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