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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8화

은정숙은 박민정에게 요즘 몸이 많이 좋아졌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

박민정은 이번엔 윤우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곳에 있던 간호사는 아이가 잠들었다고 말했다.

박예찬에게 전화를 걸자 막 연결된 화면 너머 박민정은 화려하게 꾸며진 아이 방을 보았다.

“예찬아?”

박예찬은 꼬마 어른처럼 반듯한 정장을 입고 카메라 앞에 나타났다.

“엄마, 미안해요. 아까 너무 바빴어요.”

“지금 하랑 이모 집에 있어?”

박민정이 묻자 박예찬은 고개를 끄덕인 뒤 이렇게 덧붙였다.

“정확히 말하면 하랑 이모 아빠가 저한테 집을 선물해 줬어요.”

조석천은 예찬이를 유난히 좋아해서 하늘의 별이라도 따주고 싶어 안달이 났다.

이제는 아이와 체스를 두는 재미에 푹 빠진 터라 예찬이가 박민정과 통화를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조석천이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예찬아, 누구랑 통화하는 거니? 얼른 와서 할아버지랑 체스 두자.”

솔직히 요즘 너무 바빴다.

조석천은 그와 체스를 두고 책을 보는 것도 모자라 다른 어르신, 사모님들이 모인 곳에 데려가서 자랑을 하곤 했다.

박예찬은 컴퓨터를 닫고 거실로 갔다.

조석천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턱을 치켜들고 이미 지고 있는 장기를 바라보았다.

“예찬아, 너 할아버지한테 거짓말한 거 아니지? 듣기로 요즘 휴대폰으로 체스를 둘 수 있다고 들었는데, 휴대폰으로 나와 체스를 둔 거니?”

박예찬과 벌써 열 판을 두었지만 그는 한 번도 이긴 적이 없었다.

네 살도 안 된 어린아이에게 졌다는 것은 정말 창피한 일이었다.

“할아버지, 그래도 납득이 안 되시면 다시 한번 해요. 제 몸을 수색하셔도 됩니다.”

박예찬은 사실 할아버지에게 양보하고 싶었지만 할아버지가 워낙 예리해서 자신이 일부러 봐주고 있다는 걸 단번에 알아차릴 것이다.

체스를 두는 기사는 그래도 어느 정도 경기 정신이 있어야 했다.

조석천은 손자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자기가 사준 옷을 입고 있는 것을 보았다. 휴대폰 하나 들어갈 자리 없었고 체스를 빨리 두는 탓에 커닝을 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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