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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0화

유남우도 마침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어젯밤 파티와 달리 지금 이 순간은 하늘과 땅 사이에 둘만 있는 것 같았다.

박민정의 동공이 살짝 움츠러들더니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 그녀를 끌어안았다.

“왜 발코니에 서서 양치하고 있어. 밖이 너무 추운데 감기라도 걸리면 어떡해?”

유남준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하자 박민정은 정신을 차리고 곧바로 시선을 거두며 유남준의 품에서 빠져나왔다.

다행히 유남준은 지금 앞이 보이지 않았다.

“괜찮아요, 안 추워요.”

박민정은 곧바로 방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녀는 유남준이 앞을 못 본다는 것만 알았지, 유남준이 사방에 눈이 있다는 것은 몰랐다.

유남우가 다가오는 순간 누군가 유남준에게 이를 보고했고 발코니에 서서 찬바람이 유남준의 얼굴을 스칠 때 전화벨이 울렸다.

전화를 받자 유남우에게서 온 연락이었다.

“엄마 말로는 네가 기억을 잃었다더니 사실인 것 같은데 다시 한번 말할게. 민정이가 좋아하는 사람은 처음부터 끝까지 네가 아니라 나야.”

유남우는 유남준을 보며 또박또박 읊조리고는 전화를 끊고 눈을 밟으며 돌아갔다.

그의 말에 일부러 잊고 있던 기억들이 유남준의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특히 박민정의 목소리가 유난히 크게 울려 퍼졌다.

“남준 씨,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당신이 아니야. 내가 처음부터 잘못 생각했어.”

잘못 생각했다라...

박민정 역시 샤워를 마치고 침착함을 되찾은 후 짐을 다 챙긴 다음 유남준을 바라보았다.

“다 됐어요? 이제 돌아가요.”

“그래.”

박민정은 유남준에게서 아무런 이상함도 느끼지 못했다.

두 사람은 돌아가는 차에 올라탔고 유남준은 가는 내내 침묵을 지켰다.

박민정 역시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밖에서 내리는 눈을 계속 바라보았다.

두 사람 모두 마음이 무거워 보였지만 누구도 먼저 나서서 말을 꺼내지 않았다.

신림으로 돌아와서야 박민정은 윤우가 사라졌고 그의 방 안에는 쪽지만 남겨진 채 텅 비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형, 나 일이 있어서 잠깐 다녀올게. 며칠 뒤에 돌아올 거야.]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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