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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9화

작가: 윤지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2-29 19:00:00
왜인지는 몰라도 유남준에게 이런 식으로 한바탕 굴려지고 나니 박민정도 더는 조급해지지 않았고 오히려 차분해지기 시작했다.

회사에 도착한 후로도 난장판 속에서 침착하게 모든 것을 차근차근 처리해 나가기 시작했다.

곧이어 진서연과 민수아도 회사에 도착했다.

진서연은 곧장 설인하와 함께 조사를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한껏 화난 표정으로 돌아왔다.

“조사 해봤는데 회사 직원이 한 짓이랍니다. 기밀문서를 팔아서 돈을 벌려고 했대요.”

“단순히 돈을 버는 게 목적이었다면서 왜 회사까지 이렇게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은 걸까요?”

박민정이 물었다.

회사까지 오는 도중에도 박민정은 회사 내부 직원을 의심해 왔었다. 보안도 철저한 데다 감시카메라까지 있는 회사에 외부인이 침입하긴 어려울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화풀이를 하고 싶었대요. 회사에서 매일 힘들게 출근하고 근무하는 게 너무 짜증 나서 그런 짓을 했다고 하던데요.”

하지만 진서연은 그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우리 회사는 다른 회사보다 사내 복지가 훨씬 좋은 곳이에요 그런데 힘들다고 이런 짓을 한다고요? 분명 누군가의 사주를 받은 게 분명해요.”

진서연도 다 눈치챌 정도였으니 박민정이 눈치채는 것쯤은 시간문제였다.

“우선 진정하고, 사라진 기밀문서들이 어떤 건지부터 확인해 보자.”

“알겠어요.”

진서연은 박민정과 유남준을 데리고 대표실로 향했다.

사무실 안으로 들어선 순간,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박민정의 머리가 지끈거렸다. 조금이라도 중요하다 싶은 문서들은 전부 사라진 상태이었다.

도대체 누가 그녀를 이 지경으로 만들려 한 걸까?

박민정의 심장 박동이 빨라졌다. 그리고 하필 지금, XS 그룹의 기밀문서가 사라졌다는 기사가 외부로 알려지고 있었다.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관련 업체에서 전화가 걸려오더니 박민정에게 책임을 물으며 계약 파기를 요구했다.

유남준은 그런 박민정이 순간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 걱정되어 직접 사태 수습에 나섰다.

그리고 진서연은 이 모든 것을 그저 안타깝게 지켜봐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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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XS 그룹의 모든 업무는 중단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협력사들이 계속해서 박민정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준다고 하더군요. 일주일 내로 문제를 해결하기만 한다면 계속해서 거래를 이어나가겠다고 한 모양입니다.”정수미가 태연하게 물었다.“일주일 안에?”뒤이어 그녀가 서늘한 냉소를 흘렸다.“만약 정말 일주일 내로 해결한다면, 내가 직접 박민정을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네.”정수미가 휴식을 취하려던 그때, 그녀의 전화벨 소리가 들려왔다. 확인해 보니 박민정에게서 전화가 걸려와 있었다.정수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 여자가 감히 자신에게 전화를 걸 수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수신 버튼을 눌러 전화를 받은 정수미가 물었다.“민정이가 나한테 전화를 다 하다니, 무슨 일이지?”뒤이어 수화기 너머에서는 박민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정 대표님, 사업 경쟁을 하고 싶으면 정당한 수단으로 하셔야 하지 않겠어요? 제 기밀문서를 빼돌리시고, 제 회사 건물까지 침입하신 건 선을 넘은 것 같습니다만.”박민정은 이미 회사 직원에게서 모든 사실을 전해 듣게 되었다.정수미 역시 박민정이 이렇게나 빨리 배후를 알아차릴 줄 몰랐지만 굳이 놀란 티를 내지는 않았다.“그 선이 도대체 뭘까? 민정이 네가 함미현, 염혜란이랑 짜고 날 속일 때는 그 선이라는 걸 생각해봤니?”“아, 그 일 말씀이신가요?”박민정은 그제야 정수미가 왜 자신에게 이런 일을 벌였는지 알았다는 듯 말했다.“확실하게 말해드릴 수 있는 건, 저는 단 한 번도 정 대표님을 속인 적 없다는 겁니다. 정 대표님께서 사람을 똑바로 못 알아보신 건, 대표님 탓 아닌가요?”한편, 옆에서 모든 대화를 다 듣고 있던 비서의 손에는 벌써 식은땀이 흥건했다.정수미가 정씨 가문을 이끌어가기 시작한 후로 그 아무도 이런 식으로 그녀를 대한 적이 없었다.박민정은 정말 다른 의미로 용기가 대단한 사람이었다.정수미의 차분하던 표정이 조금 일그러지기 시작했다.“굳이 네가 인정하길 바라진 않아. 그래봤자 너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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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수미는 컴퓨터에 적힌 자신을 저주하는 말을 보며 혀를 찼다. 역시 세상의 모든 부모가 자기 자식을 사랑하는 건 아니었다.만약 딸을 찾는다면, 반드시 잘 대해주고 절대로 딸이 어떤 서러움도 겪지 않게 할 것이다....이지원과 윤소현이 함께 방으로 돌아왔다.윤소현은 꽁꽁 싸맨 자신의 손을 보며 눈빛이 차가워졌다. “그 못된 녀석, 감히 나를 물어?!”“소현 씨, 화내지 마요. 제가 보기에 그들도 얼마 못 갈 거예요.” 이지원이 달랬다.“지원 씨가 박민정이랑 그 두 못된 녀석들을 함께 없애버린다면, 제가 반드시 후하게 보답하겠어요.”“저도 그렇게 할 생각이었어요. 저는 박민정을 소현 씨보다 더 증오하니까요!” 이지원이 한 글자 한 글자 힘주어 말했다. 그러고는 아까 서재에서 있었던 일이 마음에 걸린다는 듯이 덧붙였다. “그런데, 왜 정 대표님께서 저를 싫어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까요?”“그럴 리가요. 엄마 눈에는 지원 씨가 친딸이에요. 저보다도 더 가까운 사이죠. 그저 기분이 안 좋아서 그런 거니 너무 신경 쓰지 마요.” 윤소현이 설명했다.이지원은 마음속으로는 걱정되었지만, 겉으로는 멀쩡한 척했다.“그랬으면 좋겠네요.”두 사람의 대화가 정수미의 귀에 선명하게 들려왔다.이제 와서 뭘 더 의심할 게 있단 말인가?그녀의 양녀가 외부인과 손잡고 자신을 속이고 있었다니!“소현이가 대체 왜 이런 짓을 하는 거지?” 정수미는 마치 비서에게 묻는 것처럼, 또 자신에게 묻는 것처럼 말했다.비서도 이해할 수 없다는 듯했다. “아가씨의 입장에서는 대표님이 친딸을 못 찾으시는 게 가장 좋을 텐데, 어떻게 누군가를 내세워 대표님의 딸 행세를 하게 하는 걸까요? 그 사람이 정말로 아가씨의 지위를 빼앗는다면 곤란하실 텐데요.”정수미가 쓴웃음을 지었다.“그 아이는 자기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사람을 내세워서, 내가 친딸을 찾는 걸 방해하려는 거야. 소현이의 행동 패턴을 보면 이미 이지원의 약점도 쥐고 있을 텐데, 과연 정씨 가문에서 위치가 흔들릴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372화

    박예찬은 그렇게 위로를 받았지만, 여전히 동생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자책하고 있었다.일행은 수술실 밖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었고, 박윤우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두려웠다.한편, 정씨 가문도 조용하지 않았다.정수미는 곧 누군가 자신의 서재를 뒤졌다는 것을 발견했다. 모든 문서가 사라져 버렸으니까.“어떻게 된 거지?”비서는 엉망이 된 서재를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혹시 그 두 아이가 한 짓일까요?”정수미는 틀림없이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그녀는 컴퓨터를 확인했다. 중요한 자료 파일들이 많이 있었으니까.다행히도 노트북은 손상되지 않은 것 같았다. 아무리 그래도 그 꼬마들은 그저 아이들일 뿐이니, 종이만 찢을 줄 알지 컴퓨터를 망가뜨릴 줄은 모를 것이다.정수미가 이렇게 안도하며 컴퓨터를 켰다.평소에는 빨리 켜지던 컴퓨터가 이번에는 한참이 지나서야 화면이 나타났다.하지만 화면은 정상적이지 않았다. 곧이어 정수미의 흑백 사진이 조롱하듯 화면에 나타났다.거기에는 ‘죽어버려!’라는 글씨도 쓰여 있었다.정수미의 눈썹이 순간 찌푸려졌다.비서도 그 흑백 사진을 보고 분노했다. “이 괘씸한 녀석들!”“겨우 다섯 살 정도로 보이는데, 이런 걸 어떻게 했지?” 정수미가 말하면서 파일들을 찾으려 했다.하지만 찾아보니 컴퓨터의 모든 파일이 자신의 흑백 사진으로 변해있었다!정수미는 이 상황을 보고 현기증이 났다.“빨리 전문 기술자를 불러와.”“네, 네.”비서가 서둘러 나갔다.윤소현과 이지원이 밖에서 기다리다가 안의 소리를 듣고 참지 못하고 들어왔다. “엄마, 무슨 일이에요?”“컴퓨터가 해킹당해서 회사의 기밀 문서가 전부 사라졌어.” 정수미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어떻게 이런 일이...” 이지원이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엄마, 제가 한번 봐 드릴까요? 저 대학 다닐 때 컴퓨터 관련 지식을 배웠거든요.”이지원이 말하면서 컴퓨터에 손을 뻗었다.하지만 정수미는 그녀의 손을 바로 쳐냈다. “필요 없어.”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371화

    박윤우와 박예찬이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박예찬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엄마, 저희가 뉴스를 봤어요. 정씨 가문이 엄마를 괴롭혔다는 걸 알고, 엄마를 위해 분풀이를 하고 싶었어요.”박민정은 마음이 아팠다. 두 아이는 또래보다 철이 들었기에 이유 없이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얼마나 컸다고 나를 위해 분풀이를 하려고 해.”박윤우가 서둘러 말했다. “엄마, 저랑 형은 이제 세 살배기 어린애가 아니에요. 그리고 오늘 엄청난 비밀을 알게 됐어요.”박민정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무슨 비밀인데?”“이지원이 정수미 아줌마 친딸이 아니래요.” 박윤우가 한 자 한 자 또렷하게 말했다. “게다가 아줌마도 이미 알고 있대요.”이 소식은 정말 믿기 힘든 것이었다.박민정은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어떻게 그걸 알게 된 거니?”“제가 책상 뒤에 숨어서 들었어요.” 박윤우가 말을 마치고, 당시 상황을 박민정에게 자세히 설명했다.박민정은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만약 그렇다면 이지원이 어떻게 멀쩡하게 정씨 가문에 있을 수 있었을까.박윤우는 뭔가 빠뜨린 게 있을까 봐 열심히 기억을 더듬었다. “맞다, 또 일을 키우지 말라고 했어요.”“일을 키우지 말라고?” 박민정이 물었다.“네!”박윤우가 흥분해서 말하는 순간, 그의 코에서 핏방울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박민정은 아이가 코피를 흘리는 것을 보고 순간 당황했다. “윤우야...”“기사님, 빨리 병원으로 가요!”그녀는 즉시 기사에게 병원으로 방향을 돌리라고 외쳤다.박예찬은 그제야 아까 윤소현이 동생을 꽤 세게 때렸다는 걸 떠올렸다.“윤우야...”박윤우는 극심한 고통 속에서 박민정과 걱정스러운 눈빛을 하고 있는 유남준을 번갈아 보며 말했다. “엄마, 아빠, 앞으로 두 분 잘 지내세요...”“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야!” 박민정의 눈가가 붉어졌다.유남준은 오히려 침착했다. 병원이 보이자 박윤우를 한 팔에 안아 들며 박민정에게 말했다. “걱정하지 마. 내가 윤우를 데리고 갈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370화

    정수미는 소란스러운 소리에 감고 있던 눈을 떴다. 밖으로 나가보니 보안 요원들이 두 아이를 제압하고 있었다.그리고 윤소현의 손은 이미 박윤우의 얼굴에 내려앉아 있었다.박윤우는 윤소현에게 맞는 순간 머리가 멍해지기 시작하더니 귀까지 울려댔다.“윤우야!”마음이 급해진 박예찬이 어떻게든 박윤우를 막으려 했지만 보안 요원들을 상대할 수 있을 리 없었다.“나한테 하라고! 내 동생한테 손대지 마!”박윤우를 때리면서 모든 힘을 쏟아부은 윤소현의 손바닥은 아직도 얼얼했다.그녀는 자신을 도발하는 박예찬을 발견하자마자 곧장 손을 들어 박예찬에게도 폭력을 행사하려 했다.그 순간, 밖에서 소란스러운 대화 소리가 들려왔다.윤소현이 그 소리에 멍하니 서 있는 동안, 박민정만 유남준이 사람들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섰다.“예찬아, 윤우야!”박민정은 집안의 보안 요원들에게 제압당한 두 아이들을 발견하자마자 임신 중이라는 사실도 입은 채 다급히 두 아이에게 달려갔다.하지만 보안 요원들은 아이를 단단히 포박한 채 놓아줄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 모습에 유남준의 표정도 눈에 띄게 굳었다. 그는 자신이 데려온 경호원들에게 즉시 움직일 것을 요구했고 박예찬과 박윤우를 제압 중이던 보안 요원 두 명은 순식간에 나가떨어졌다.박민정은 다급히 달려가 두 아이를 꼭 끌어안았다.“괜찮아?”그녀의 눈빛에는 온통 걱정뿐이었다.박윤우는 아픔을 꾹 참은 채 박민정을 걱정시키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괜찮아요, 엄마.”박윤우는 어딘가 힘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박예찬 역시 박민정을 안심시키며 말했다.“맞아요, 우리 괜찮아요.”두 아이의 입에서 괜찮다는 말이 나오자 박민정은 그제야 마음을 놓으며 정수미와 윤소현에게 시선을 돌렸다.“정 대표님, 아이들한테까지 손을 대시다니, 너무 하신 거 아닙니까?”정수미는 그 말에 차가운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민정아. 네 아이들이 어떻게 우리 집에 들어왔는지 물어보는 게 먼저 아니니?”그 말에 박민정은 두 아이들에게 시선을 돌렸다.아이들은 고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369화

    정수미는 심상치 않은 윤소현과 이지원의 눈빛을 보며 말했다.“나도 모르겠구나. 아이들이 길을 잃고 실수로 들어왔다고 하는데.”“길을 잃었다고요? 여긴 얘네 유치원에서 최소 십 킬로미터는 떨어져 있는 데다가 박민정 집이랑은 더 먼데 어떻게 단순히 길을 잃어서 여기까지 왔다는 거예요?”윤소현은 점점 더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두 아이에게 천천히 다가가며 물었다.“솔직히 말해. 너희 엄마가 우릴 해치려는 거지?”그 말에 박예찬은 그만 참지 못하고 윤소현의 얼굴에 침을 뱉었다.“아!”윤소현은 곧장 비명을 지르며 박예찬에게 폭력을 행사하기 위해 손을 높이 들었다.하지만 윤소현의 손이 박예찬의 얼굴에 닿기 직전, 박예찬이 달려들어 그녀의 손등을 힘껏 물었다.“아!”윤소현은 또다시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외쳤다.“이 꼬맹이가, 얼른 이거 안 놔?”옆에서 그 상황을 지켜보던 박윤우가 입을 열었다.“우리 형한테 사과하면, 놔줄지도 모르지.”그렇다고 윤소현이 아이에게 사과할 리 없었다. 이내 반대쪽 손을 든 윤소현은 아이를 떼어놓기 위해 또다시 폭력을 행사하려 했다.그리고 박윤우가 곧장 그녀에게 달려들었다.“그냥 보고만 있을 거야?”정수미는 그 모습을 지켜만 보던 사람들을 향해 외쳤다.당황스러운 얼굴로 그 모습을 지켜보던 보안 요원들이 급히 박예찬과 박윤우를 떼어놓았다.윤소현의 손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박예찬이 있는 힘껏 그녀의 손을 물었던 것이다.“이 꼬맹이들 당장 잡아들여!”윤소현은 당장이라도 이 두 아이에게 본때를 보여주고 싶었다.그녀의 명령에 두 보안 요원들은 두 아이에게 달려들기 시작했지만 이내 정수미에 의해 제지당했다.“됐어, 소현아. 그냥 아이들이잖니. 너무 화내지 마, 네 배 속에 애도 있는데.”정수미는 윤소현을 사랑했지만 어른이 아이들을 때리는 모습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엄마! 제 손 좀 보세요.”윤소현은 그 어느 때보다 억울했다.그녀는 살벌한 눈빛으로 박예찬과 박윤우를 당장이라도 찢어버릴 듯 노려보았다.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368화

    박윤우가 막 도망치려던 순간, 정수미의 집에서 일하고 있던 한 가정부가 아이를 발견하고는 다가왔다.“너는 누구니? 여기서 뭐 하는 거야?”가정부가 물었다.그 목소리에 정수미와 비서가 동시에 그쪽을 쳐다보았다. 박윤우가 가정부에게 가로막힌 채 문 앞에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이 아이, 어디서 많이 본 아이인데?”정수미가 말했다.박윤우는 억지로라도 도망쳐보려 했지만 그의 작은 체구로 도망칠 수 있을 리 만무했다.결국, 아이는 가정부에게 붙잡혀 정수미의 앞으로 가게 되었다.“놔줘, 이 나쁜 사람들. 마귀할멈!”박윤우가 작은 몸을 힘껏 몸부림치며 외쳤다.하지만 아이의 몸부림과 외침이 하인과 정수미에게 큰 타격을 줄 수는 없었다.정수미는 이내 박윤우를 알아보았다.“너, 박윤우 아니니?”정수미는 박윤우와 박예찬을 기억하고 있었다.박윤우는 서늘한 눈빛으로 정수미를 바라보며 애써 침착한 얼굴로 말했다.“그래, 나야. 얼른 날 놔 주는 게 좋을걸. 안 그러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가만두지 않는다고?정수미의 답답했던 가슴이 사르르 녹아 웃음이 터져 나왔다.“너 같은 꼬마가 날 어떻게 가만 안 둘 건데?”그 질문에 박윤우는 그만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지금 날 놔주면 내가 18년 뒤에 찾아와서 복수할 거야!”“그렇다면, 더더욱 널 놔줄 이유가 없는데?”그 말에 정수미는 일부러 아이를 더 놀리기 시작했다.그런 말을 하는 박윤우의 마음도 편치만은 못했다. 이렇게 어린 나이에 벌써 이런 곳에 갇히게 될 줄은 미처 몰랐다.하지만 다행히도 아직 엄마에게는 형이 있었고, 아직 태어나지 못한 동생이 있었던 덕에 마음이 조금은 놓였다.“말해 봐, 우리 집엔 왜 온 거야?“정수미가 다시 물었다.이렇게 어린아이가 자신의 집에 잠입했다는 것은 분명 무언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박윤우는 이내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우연히 실수로 길을 잘못 들었을 뿐이야. 여기가 아줌마 집일 줄은 몰랐어.”이것은 명백한 거짓말이었다. 정씨 가문처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367화

    다른 병원들에서 온 감정서들을 바라보던 최민환은 더더욱 혼란스러워졌다.그는 이런 일이 벌어질 거라고는 미처 상상하지도 못했다.“정 대표님, 이건 분명 무슨 오해가 있었던 겁니다.”최민환이 서둘러 말했다.그와 오랜 세월 동안 접촉해왔던 정수미는 어느 정도 최민환을 신뢰하고 있었다.“그럼 그 오해가 뭔지 얘기해보세요. 왜 이지원은 내 친딸이 아닌데도, 친자 감정서에는 친자라고 나와 있었는지.”잠시 생각에 빠져있던 최민환은 뭔가 떠오른 듯 그날 친자 감정서를 진행했던 모든 상황을 세세하게 설명해 주었다.“그날 친자 감정을 진행할 때, 큰 아가씨께서 갑자기 샘플을 잘못 챙겼다며 찾아오셨습니다. 그래서 새로 가져오신 그 샘플로 교체해서 진행했죠. 그리고 남은 절차는 다 제 직원들에게 맡겼습니다. 맹세컨데 제 직원들이 그런 날조를 하지는 않았을 겁니다.”그 답변에 더 멍해진 쪽은 정수미였다.샘플을 교체했다니?“확실해요?”“확실합니다!”잠시 망설이던 최민환이 다시 입을 열었다.“사실 큰 아가씨께서 저에게 몰래 찾아와 만약 감정서에 무슨 문제가 생긴다면 그 결과를 수정해 달라고 하셨습니다만, 저는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그 말을 하는 최민환의 눈빛에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저는 절대 정 대표님께서 제게 주셨던 기회와, 오랜 세월 동안 쌓여온 믿음을 저버릴 생각이 없습니다. 제가 대표님을 왜 배신하겠습니까?”그 말에 정수미가 깊은 생각에 잠겼다.“그럼 최 선생 말은, 소현이가 최 선생에게 감정 결과를 혈연관계가 아닌 거로 바꿔 달라고 했다는 건가요?”최민환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그냥 결과를 바꾸라는 말만 했습니다. 제가 거절했더니 결과가 나온 이후에도 더는 아무 얘기 하지 않더군요. 저도 이때까지 대표님과 아가씨 사이에 불화가 생길까 두려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겁니다.”그 말에 정수미는 다시 한번 생각에 잠겼다. 윤소현의 성격대로라면 자신이 친딸을 찾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게 분명했다.하지만 샘플은 왜 바꿔치기했던 걸까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366화

    정씨 가문 본가.정수미는 새로운 친자 확인 결과지를 받아들었다.그녀의 눈빛에는 냉기만 감돌았다.그리고 옆에 있던 비서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이지원 정말 겁도 없네요, 감히 이런 친자 확인 공문서까지 위조할 생각을 하다니.”정수미는 모녀 관계가 아니라는 친자 확인 감정서를 들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함미현이 자신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의 충격은 받지 않은 듯 평온해 보였다.“난 항상 최 선생을 믿어왔는데, 왜 그 사람이 이지원을 도와주는 거지?”최 선생이라면 정수미의 개인 주치의로서 그의 여러 유전자 감정을 도왔던 인물이다.며칠 전, 그는 아주 자신 있는 표정으로 감정서를 들고 정수미를 찾아와 그녀와 이지원은 모녀가 맞다는 말을 해주었지만 지금은 모든 게 달라져 있었다.항상 자신의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큰 신뢰를 가지고 있었던 정수미는 최 선생이 이지원에게 매수되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지금 당장 전화해서 최 선생 부르겠습니다.”비서가 입을 열었다.“그래, 우선 무슨 일인지는 알려주지 마. 그냥 내 몸이 좀 안 좋다고만 전해.”정수미는 자신의 계획이 들킬 것을 염려해 비서에게 재차 당부했다.“알겠습니다.”비서는 곧장 최민환에게 전화를 걸기 위해 자리를 떴다.그 탓에 저택 안으로 몰래 숨어드는 두 아이를 발견하지 못했다.“여기야?”박윤우가 두 눈을 커다랗게 뜬 채 주위를 살폈다.“응, 조심해.”이미 이곳의 시스템을 완전히 파악한 박예찬은 일시적으로 모든 보안 시스템을 종료시켰다.빠르게 정수미가 지내는 곳을 발견한 두 아이는 멀리서 그녀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소파에 앉아 한숨을 푹푹 내쉬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었다.“넌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니? 엄마가 어디가 그렇게 미워서 날 만나려고 하지도 않는 거야?”정수미는 자신의 딸이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것 같은 기분에 혼잣말로 중얼거렸다.박윤우는 그런 정수미의 모습을 관찰하며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물었다.“뭐라고 저렇게 중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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