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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화

“얼마나 많은 유언비어에 시달릴 걸 모르고 연예인의 길을 선택했어?”

유남준이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 얘기를 들은 이지원은 마음이 차갑게 식었다. 돌처럼 무정한 마음을 가진 유남준이 원망스러웠다.

“오빠, 내 곁에 있어주면 안 돼요? 제발요, 이렇게 부탁할게요.”

그녀의 거짓말을 간파한 유남준이 무자비하게 말했다.

“어머니는 네가 내 아이를 낳길 바라고 계신다는 걸 알고 있어. 하지만 그 생각은 접는 게 좋을 거야.”

이지원이 당황했다.

“분수를 잘 지키는 게 좋을 거라고.”

유남준이 또 말하고는 빠르게 자리를 떴다.

이지원은 멀어져가는 유남준의 뒷모습을 보면서 무정하게 구는 그가 원망스러웠다.

분명 유남준의 아버지는 여색을 탐하는 분이셨는데 왜 유남준은 전혀 이성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 걸까?

고영란도 손주를 바라고 있었지만 이지원은 유남준의 아이를 가질 기회조차 없었다.

이지원은 전화로 의사를 불러 손목 상처를 처리했고 부천 팰리스에서 나온 유남준은 비서 서다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떻게 됐어?”

“출동한 인원들은 모두 도착해서 대기 중입니다. 일부 불법적인 수단을 활용해 진행하고 있으니 대표님께서 직접 나설 필요도 없습니다. 아마 아이를 순조롭게 데려올 수 있을 겁니다.”

“아마라니?”

유남준의 불쾌한 목소리가 들리자 서다희가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연지석 쪽에서 뭔가를 눈치챘는지 현지 병원 주변에는 평소보다 더 많은 사람이 지키고 있습니다. 그 사람들 처리하는 데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 사이 연지석에게 들키지 않을 것을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그 얘기를 들은 유남준은 한참 동안 고민하더니 말했다.

“에스토니아로 가는 전용기를 지금 당장 준비해. 내가 직접 가서 아이를 데려와야겠어.”

“네,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후 유남준은 즉시 공항으로 향했다.

이지원의 자작극이 아니었더라면 그는 진작 비행기를 탔을 것이다.

아이를 데려오면 박민정에게는 더 떠날 이유가 없을 것이고, 고영란도 더는 손주 타령을 하지 않을 것이다.

깊은 밤.

에스토니아의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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