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임건우가 더 빨랐다.그는 민첩하게 임원중의 손목을 낚아채고 서슬퍼런 눈빛을 빛내며 으름장을 놓았다.“영감,앞으로 남은 날을 소중하게 여겨.어차피 편할 날도 얼마 안 남았으니까.”가까이서 보니 보였다.임원중의 뇌혈관은 심각하게 좁아져 있었다.아마 얼마 지나지 않아 뇌출혈을 일으키고 온몸이 마비된 채 침대에 누워 생을 마무리하게 될 것이다.임원중은 온갖 욕설을 내뱉으며 밖으로 나가 버렸다.진근수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저 인간이 요새 화가 많아졌네.그래도 가족인데 원수처럼 대하다니.나영아 너무 상심하지 마.내가 기회 되면 잘 설득해 볼게.”우나영은 그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이번 만남의 주요 목적은 임원중의 태도를 보고 싶어서였다.그리고 답은 그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씁쓸했다.임원중은 세상을 떠난 임우진을 아들로 생각하지도 않았다.그래서 그의 가족인 우나영과 임건우에게 이렇듯 막대할 수 있었던 것이다.그들이 원하는 건 진실이 아니라 우나영과 임건우를 임씨 가문에서 완전히 내치는 것이었다.진근수의 저택을 나오자 보슬비가 내리고 있었다.가을이 가까워져서 그런지,공기가 꽤 찼다.차에 오른 임건우가 물었다.“어머니,임봉이 거액을 횡령했다는 증거 정말 있어요?”우나영은 고개를 저었다.“이미 반년이나 지났어.그때는 단서를 남겼다고 해도 아마 지금쯤은 깨끗이 사라졌겠지.게다가 임봉은 지금 임씨 그룹을 장악하고 있으니 곳곳에 인맥을 넓혔을 거야.사람들은 결국 아무것도 없는 우리보다는임봉의 손을 들어주겠지.지금 부딪쳐 봐야 계란으로 바위치기야. 승산이 없어.우리가 해야 할 건 몰래 실력을 키워서 임씨 그룹을 무너뜨리는 거야.”임건우는 약간 떨떠름한 표정으로 물었다.“꼭 그렇게 복잡하게 해야 해요?”그에게는 만리상맹이 있었다.그가 말 한마디 하면 며칠 안에 임씨 그룹을 무너뜨리거나 빼앗아 올 수 있었다.굳이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만리상맹에서 사람을 보내 임씨 가문 사람들을 옴짝달싹 못하게 할 수도 있었다.하지만 그렇게 되면 그와 만리상
임봉은 속으로 깜짝 놀랐다. 그러나 이내 침착하게 말했다. "깨어나면 뭐 해? 이미 가진 것도 없고, 명성도 바닥까지 떨어졌는데, 뭘 가지고 우리 임씨 가문과 맞서?"임원중이 옆에서 작은 소리로 물었다. "봉아, 우나영 그 죽을 년이 네가 가짜 장부를 조작하고, 거금을 횡령하였다는 증거를 손에 쥐고 있다고 하는데 괜찮겠느냐?""아버지, 이미 반년이 지났는데 증거를 쥐고 하였다고 하여도 아무런 영향이 없어요, 반년 동안 운영하면서 모든 걸 다 지워버렸어요. 설사 가짜 장부 항목을 가지고 있다고 하여도 저랑은 상관없는 일이에요.""그럼 다행이야, 임 씨 집단은 절대로 건우 그 얻어 온 자식 손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임건우가 이 말을 들었다면 깜짝 놀랄 것이다."걱정하지 마세요, 넘어갈 리가 없어요. 우진이 그 바보 녀석은 죽을 때까지도 자기 신세를 몰랐잖아요, 그 녀석은 평생 남을 위해 일한 셈이죠.".......다음 날, 점심. 유 씨네 별장에서.....캐리어를 끌고 집으로 들어오는 유가연은 피곤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때, 문을 들어서자마자 심수옥과 유지연의 말소리가 들려왔다."엄마, 그 못된 녀석이 낡은 차 하나 사면서 나더러 오빠라고 불러라지 뭐예요? “"오빠? 그런 거지 같은 녀석에게 오빠라고?""미친 게 분명해요. 자기 주제도 모르고 말이에요.”"몹쓸 녀석 같으니라고, 지금 그 이 씨 년이랑 동거하고 있대, 어디 며칠이나 좋아하나 봐봐! 가연이는 왜 아직도 안 돌아오는 거야? 돌아오면 당장 이혼하라고 해야겠어! 이 이혼 하기 전에는 잠도 제대로 못 자겠다."유가연은 이 말을 듣고 어리둥절했다. 자기 남편이 다른 여자와 동거하고 있다고? 그녀는 급히 뛰어 들어오며 물었다."엄마, 그게 무슨 소리예요?""아가씨, 오셨습니까?"의외로 먼저 마중 나온 사람은 마흔 살 안팎의 웃는 얼굴을 하고 있는 아낙네였다."아니... 누구세요?"이때 심소옥과 유지연이 다가왔다."새로 온 도움이 아
이때, 다른 한편에서는.....우나영은 반년 넘게 무의식인 상태로 침대에 누워 있었고, 이 기간에 영양수액을 통해서만 생명을 유지했다. 아직 완전히 회복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임건우는 그녀의 건강 상태에 따라 처방을 썼다. 하지만 그는 의사증도 없고, 자신이 내린 처방을 가지고 스스로 약국에 가서 약재를 살 수도 없었다, 그는 하는 수 없이 이청하에게 전화로 도움을 청했다. 마침 병원에 있었던 이청하는 흔쾌히 응했다. 그녀는 임건우의 처방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임건우는 운전하여 제일 병원에 도착했다. 이청하는 마침 환자 가족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데, 부드러운 말투에 미소까지 짓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 늘 상쾌한 기분이 든다.반면, 임건우는 오랫동안 유가연에게서 따뜻함을 느끼지 못했고, 그녀는 그를 공기라고 생각할 정도로 차가운 태도로 대할 때가 많았으며, 평소 심수옥과 유지연의 비웃음을 받을 때가 대부분이었기에 임건우는 집보다 병원에 있는 것이 더 좋았다. 물론 유가연을 원망하는 것은 아니었다, 여기에는 자신에게도 큰 책임이 있다고 임건우는 생각했다.어느샌가 환자의 가족이 떠나고 이청하가 눈앞에서 손을 휙휙 흔들고 있었다."하하, 무슨 생각을 이렇게 하시는 거예요? 불러도 반응이 없네....."임건우는 정신을 차리고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다."아, 별거 아니에요, 청하 씨 오늘 너무 예뻐요, 저 완전 반해버렸지 뭐예요?"이청하는 이 말에 멍하니 있다가 그를 한 대 걷어차며 화를 냈다."그 입 좀!!! 휴... 처방은요? 어디 이리 줘봐요!”임건우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얼른 처방을 꺼내 청하에게 보여주었다. 이청하의 한의학 수준은 흥방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보통 수준은 훨씬 넘는 편이다. 이청하는 처방을 한번 쭉 훑어보더니 의심스러운 눈길로 임건우를 쳐다보며 말했다."이 처방 말이에요, 대부분이 강한 보신 효능을 가진 약재들인데, 이렇게 중화시켜주는 역할의 약재들을 사용하지 않으면 혹시라도
임건우는 한대 단단히 얻어맞았다. 그는 고개를 돌려 의아한 눈길로 유가연을 바라보았다.이청하도 옆에서 놀라 소리쳤다."아! 왜 때리세요?”이에 유가연은 이청하를 차갑게 쏘아보며 말했다. "내가 내 남편한테 손대는데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죠? 우리는 아직 이혼하지 않았고, 당신은 기껏해야 제삼자일 뿐이에요."이때 마침 한 간호사가 이청하를 찾으러 왔다가 들려오는 말에 깜짝 놀랐다. 그 간호사의 머릿속에는 오직 한 가지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빅 뉴스! 강주 신의의 손녀, 제일 병원의 여신이 제삼자가 되다니!!!’임건우는 그 간호사를 보자마자 미간을 찌푸리며 급히 유가연을 끌어당겼다. "헛소리하지 마, 나는 이 선생님과 아무런 관계도 없어!”"이거 놔! 그럼 방금 뭐 하고 있었어? 내가 뭐 헛것이라도 보았다는 거야?”이쪽의 소란에 다른 간호사 몇 명이 찾아왔다. 임건우는 일이 더욱 커지기 전에 빨지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유가연을 끌고 밖으로 나가며 한편으로 이청하 쪽으로 말을 남겼다. "이 선생님, 정말 죄송해요. 그럼, 저의 엄마 좀 잘 부탁드릴게요! 우리 집 가연이가 정신 나간 장모님의 말에 속은 게 분명해요, 제가 바로 데려갈게요. 정말 죄송합니다, 이 선생님.”그는 이청하에게 나쁜 소문이 돌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며 거의 강제적으로 유가연을 끌고 떠났다. 그러고는 아무도 없는 계단 입구에 도착했다.임건우가 유가연을 놓아주기도 전에, 그녀는 그의 팔을 한입 힘주어 깨물었다. 그러면서 눈을 붉혔다. 임건우는 그녀의 이런 모습에 웃음을 터뜨렸다. "이렇게 질투심이 가득한 걸 보면, 여전히 날 마음속에 두고 있구나? 장모님께서 또 뭐라고 하셨어? 뭐 내가 이 선생과 사귀기라도 한다? 지금 동거하고 있다? 지연이도 옆에서 같이 뭐라고 했지? 가연이 넌 이 말들을 다 믿어?""아니.....""그럼 됐어, 장모님께서 한 두번 그러시는 것도 아니고....""그런데 방금 내 두 눈으로 직접 봤어."임건우
임건우는 차 밖에 나가서 전화를 받고 싶었지만, 그게 더 이상할 것 같았다."이 선생의 전화야, 전에 약을 처방을 내려달라고 부탁했거든.""스피커폰 켤 수 있어?""못할 게 뭐가 있어?"임건우는 스피커폰을 켜고 먼저 말을 건넸다.“이 선생님, 안녕하세요.”"왜 자꾸 이 선생이라고 불러요? 병원 밖에선 그냥 제 이름 불러요."이청하의 애교 부리는 듯한 말이 전해왔다. 임건우는 이 말에 가슴이 철컹 내려앉았다. 유가연의 얼굴을 보니 이미 살기가 감돌고 있었다."아... 그러니까... 저기, 무슨 일 있어요?""그냥 물어보고 싶어서요, 혹시 괜찮아요?" "네, 저한테 무슨 일이 있겠어요? 걱정하지 마세요.""전처분이 매우 사나우시던데, 방금 깜짝 놀랐어요.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에요? 이미 이혼한 거 아닌가요?"이 말에 유가연은 더는 화를 참지 못하며 휴대폰을 빼앗았다."아니 전처라니? 누가 전처라는 거예요? 우리는 이혼한 적도 없고, 이혼할 생각도 없으니 그만 단념하세요! 의사로서, 남의 가정을 파괴하는 게 부끄럽지도 않으세요?"임건우는 심장이 떨리며 안 좋은 느낌이 들었다. 강주 신의의 손녀인 이청하는 어려서부터 곱게 자라며 부드럽고 온화한 성격이었지만, 그녀도 유가연의 말에 더는 참지 못하고 반박하듯 말했다. "건우 씨가 당신 집에서 어떤 날들을 보내왔는지, 정말로 모르시는 거예요? 아내의 의무를 하지 못할지언정, 아직도 건우 씨를 붙잡고 이것저것 시켜 먹는 건 정말 이기적인 거예요! 당신은 건우 씨에게 어울리지 않아요!""내가 어울리지 않으면? 네가 어울려?"유가연은 정말 미치는 것 같았다. 이청하는 유가연의 말이 끝나자 일부러 콧방귀를 뀌었다.옆에서 듣고 있던 임건우는 식은땀이 났다. 그는 속으로 고통스럽게 외쳤다.‘아이고 이 선생님! 이 마마님! 제발 그만 말하세요, 지금 제 발밑에 지뢰를 묻는 것과 뭐가 다를 게 있어요?!!’"너 정말 뻔뻔하구나!"유가연은 화가 나서 이렇게 소리치
심수옥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돌아온는 유가연의 모습에 속으로 은근히 기뻤다."어때? 이제 증명됐지? 엄마 말을 안 믿더니... 이제 됐어, 내일 바로 이혼 절차 밟아.”"누가 이혼한대요? 절대 안 헤어져요!""아이고, 우리 딸 귀신에 홀린 거 아냐? 이런 상황에 이혼하지 않겠다니, 그 녀석이 뭐가 좋다고 그래? 이 세상 남자들 다 죽었어? 엄마가 보기엔 호진이가 널 정말 좋아하는 것 같아, 엄마가 내일 호진이한테 찾아갈게.”"엄마! 제발 좀! 그 자식이 나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잊었어?""그래도 건우 그 쓸모없는 자식보단 낫지 않겠어? 어디서 바람이나 피우고 다니면서!"유가연은 화를 가까스로 참으며 밥도 먹지 않은 채 말없이 계단을 올라갔다.저녁 일곱 시,유가연은 비서인 진소미의 전화를 받았다. "대표님, 방금 본사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내일 오전 9시에 우리 지사에서 중요한 회의가 있다고 합니다. 세 명의 이사님도 참석하신다는데, 모든 지사장급 이상은 회의에 참석해야 한다고 합니다. 회의 장소는 2동 3호 회의실입니다.”"그래, 알았어."유가연은 전화를 끊고 머리를 문지르며 강한 피로감을 느꼈다.’할머니께서 화나셔서 무슨 처벌이라도 주시려는 게 분명해, 내일 어떻게 될지....’9시, 임건우는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11시, 임건우는 전화도 하지 않은 채 아직도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이 자식, 설마 진짜 그 여의사랑 같이 있는 건 아니겠지? 아까 차에서 쫒아내는 게 아니었나?’유가연은 도저히 참다못해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어디 있어?”"당연히 집이지!""집 같은 소리는, 너 혹시 그 여의사 집에 있는 거 아니지?""그럴 리가, 내가 말했잖아, 난 그 의사 선생님이랑 아무런 관계도 없다고. 지금 집에서 엄마 돌보는 중이야.""어? 어머님이 퇴원하였어?""응, 잠에서 깨셨어, 상태고 괜찮으시고 해서 그냥 퇴원했어.""어머님이 깨셨는데 왜 아무 말도 안 한 거야?" "쫓겨나
’진소미가 날 배신하다니.....’유가연은 화가 났다. 진소미는 그녀가 직접 고용하여 매니저급 대우를 줬을 뿐만 아니라, 생활에서도 큰 도움을 줬고, 인터넷 대출까지 대신 갚아주었다.하지만 그녀는 유여정 편에 섰을 뿐만 아니라 이런 치졸한 수단을 써서 지신을 중요한 회의에서 망신당하게 했다. 이것이야말로 늑대 새끼를 키운 격이었다.유여정은 바로 회의를 진행하는 유창민의 딸이자 유가연을 대신하여 지사장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는 후보자이다. 그녀는 유가연을 보며 비웃는 듯 입을 열었다."비서가 잘못 전달했을 리가, 틀림없이 늦잠을 잔 거겠지. 아이고, 그날 임건우 씨가 천억 원짜리 계약을 가져왔다가 결국 너 때문에 다 무효가 됐잖아! 혹시 그게 미안해서 매일이다시피 너희 집 그 쓰레기랑 같이 있는 건… ? 그래도 너무 좋아하지 마, 회사 일도 중요하지, 안 그래? "“입 함부로 놀리지 마. 게다가 넌 회사 이사장도 아니고 우리 지사 사람도 아니잖아? 여기 앉아 있을 자격 없어. 그러니 그만 나가줘."유가연이 싸늘한 표정을 지었다.탁탁!이때 유창민이 테이블을 두드리며 유가연을 가리키며 소리 질렀다."나가야 할 사람은 너다. 이제부터 넌 지사장이 아니야. 네 자리는 여정이가 대신할 거야!"그러자 유여정이 곧 일어서더니 주위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웃으며 말했다."유여정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그녀는 말을 마치자 웃는 표정으로 유가연을 바라보았다. 이때 유창민이 먼저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그러자 몇몇 이사들도 따라서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회의에 참석한 다른 지사 사람도 서로를 쳐다보더니 따라서 하나둘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둘째 큰아버지, 저는 지사의 지사장이에요. 사장 자리는 큰아버지 말 한마디로 바뀔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은데요?"유가연이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네가 이렇게 막무가내로 나올 줄 알았다. 이건 본사에서 내려온 지시다. 여기, 모든 이사장의 서명이 다 적혀있다. 어디 두 눈 똑똑이 뜨
말을 마친 유가연은 곧 돌아서서 회의실을 떠났다.곧 '유가연을 대신 유여정이 사장으로 임명되었습니다.'라는 제목의 단체 메일이 사원 한 명 한 명의 우편함으로 전해졌다. 많은 사람은 이 임명이 유가연에게 불공평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유가연을 따라 처음부터 지금까지 일해온 사원들은 회사를 차근차근 키워나가며 심혈을 기울인 유가연이 얼마나 고생했는지 잘 알고 있다.그러나….유가연이 물건을 정리하여 떠나는 동안 배웅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모두 마치 그녀를 보지 못한 것처럼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사무실 밖으로 걸어 나오는 찰나, 유가연의 눈시울이 마침내 붉어졌다.그녀는 입구에서 진소미와 마주쳤다."내가 널 그렇게 잘해줬는데, 왜 날 배신한 거야?""좋은 새는 나뭇가지를 골라 앉는 법입니다. 저를 탓하지 마세요. 당신이 유씨 가문에서 처한 위치가 너무 낮은 걸 탓해요."유가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이후에 네가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당연히 후회 안 해요. 그럼 잘 가세요!"말을 마친 진소미는 치마 아래 작은 엉덩이를 흔들면서 하얀 하이힐을 밟으며 거만한 태도로 떠났다......한편, 유씨 건자재 본사에서.....예쁘장하게 생긴 비서 한 명이 급급히 사무실 문을 두드리며 안에 앉아 있던 유홍민에게 말했다."사장님, 이슈가 생겼어요. 방금 마케팅팀 쪽에서 소식 전해 받았는데 문성부동산이 우리 유씨 건자재와의 재계약을 취소했답니다.""뭐라고?"홍민은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문성부동산은 강주에서 가장 큰 부동산 회사로서 최근 성북의 4군데의 땅을 연달아 사들였는데 그 면적이 30만 평을 넘는다. 성북을 주택, 상업, 음식, 복합 단지 등을 포함한 강주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 중 수요되는 건축 자재는 천문학적인 숫자이다. 문성부동산의 건자재 공급계약은 강주의 모든 건자재 업체가 꿈꿔왔던 거라 할 수 있다, 하지반 유 씨 그룹이 이미 문성부동산과 손을 잡고 있어 그들은 침만 삼키고 있는
“딸아, 이 낯선 곳에서 내가 어디서 젖을 먹일 사람을 찾겠어?”임건우는 딸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주변은 끝없이 황량한 땅뿐이었고 그 광경을 보며 마음이 복잡해졌다.하지만 곧 임건우는 뒤에서 다가오는 소리를 들었다.불사족이 쫓아오는 게 확실했다.대지가 흔들리며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젠장, 이렇게 멀리 도망쳤는데 또 쫓아오다니?”“정말 끈질기게 따라붙네.”임건우는 어쩔 수 없이 딸을 안고 다른 방향으로 전력 질주했다.가던 길을 계속 바꾸며 피했지만, 너무나 답답했다.분명히 한 번은 떨쳐냈는데 곧 불사족이 다시 나타났다.이런 상황이 몇 번이고 반복되었다.임건우는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곰곰이 생각해보니...“젠장!”이곳은 영기조차 없고 공기 속엔 죽음의 기운만이 가득했다.그 죽음의 기운을 막기 위해 자신의 금단이 계속 돌아가며 대위신력의 에너지도 끊임없이 빠져나갔다.그 외에도 딸의 자연신격이 자동으로 그녀를 보호하며 희미한 녹색의 빛을 발하고 있었다.그들은 이 불사의 땅에서 마치 바다 위의 등대와도 같았다.“어떻게 해야 하지?”하지만 방법은 없었다.이곳에서 살아남으려면 대위신력과 자연신격 없이는 정말 힘들었다.그리고 더 큰 문제는 가나절의 통로 문을 원래 자리에 두고 나온 것이다.예전에 전소은을 쫓아가기 위해 가나절의 전송문을 통해 만요곡으로 갔는데 그 문을 그대로 두고 온 것이다.만약 그 문이 함께 왔다면 지금처럼 이렇게 힘겹게 도망치진 않았을 것이다.딸의 울음소리는 임건우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그러던 중, 문득 임건우의 머리에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아, 그렇지! 생명의 신천이 있었지!”“젖을 먹일 사람은 없지만, 물이라도 마시며 좀 진정시켜야겠다.”임건우는 예전에 생명의 우물에서 모은 신천을 떠올렸다.이제 그 신천이 딸에게 필요한 순간이었다.딸은 자연의 여신이 될 존재이기에 생명의 신천은 거부할 리 없을 것이다.임건우는 그녀에게 조금만 마시게 해줬다.그러자, 딸은 울음을 멈추고 행복한
거의 동시에 임건우의 몸속에 있는 진혼종이 슬픈 울음을 토해내며 그의 자복궁으로 쑥 들어가 버렸다.이 불교의 법보이자 지장왕이 준 신기는 차원의 붕괴한 공간 속에서 큰 타격을 입었고, 앞으로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사용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다.“휴...”임건우가 눈을 뜨자마자 보인 첫 장면은 엄청나게 커다란 붉은빛 달이었다.주위 모든 것이 어두운 붉은빛으로 물들어 있는 기묘한 풍경이었다.그제야 임건우는 자신이 높은 하늘에서 직선으로 추락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속도가 엄청나게 빨랐다.“이런 젠장!”임건우가 옆을 돌아보자마자 깜짝 놀랐다.“여기가 대체 어디야?”임건우가 떨어지고 있는 아래쪽을 바라보니 수없이 많은 해골 병사와 불사족의 괴물들이 빽빽하게 모여 있었다.“아이코, 맙소사!”“차원 통로가 붕괴하면서 내가 불사의 땅으로 빨려 들어온 건가? 여기 아마도 불사의 문을 통과하려는 불사 대군들이 모여 있는 곳일 거야! 그런데 나랑 딸아이가 이런 곳에 떨어지다니 그야말로 호랑이 굴에 들어온 꼴 아니야?”임건우는 급히 견곤검을 소환해 검에 올라타고 비행하며 이곳을 벗어나려 했다.하지만 곧바로 깨달았다.이 괴이한 장소는 비행이 금지된 지역이라는 것을.견곤검 위에 서 있어도 움직일 수 없었고 발밑으로는 엄청난 중력이 임건우를 끌어당기고 있었다.강력한 인력이 임건우와 그의 딸을 땅으로 내리쳤다.쾅!엄청난 굉음과 함께 임건우는 딸을 꼭 안은 채로 땅에 세차게 떨어졌다.그 충격으로 수많은 불사 대군을 깔아뭉개며 커다란 구덩이가 생겼다.갑작스러운 사태는 이곳에 있던 불사 대군도 예상치 못한 듯했다.주위에 있던 적어도 수만 개의 눈이 일제히 임건우를 주시했다.“아이고, 이거 큰일 났네.”임건우의 마음이 순식간에 무거워졌다.그다음 순간, 굉음과 함께 거대한 포효 소리가 울려 퍼졌다.앞쪽에 있는 거대한 불사의 존재가 모습을 드러냈다.아마도 장군급의 존재인 듯했으며 해골 형태의 그것은 입을 벌려 알 수 없는 언어로 무언가를
임건우는 딸을 꼭 안고 당자현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불과 1미터의 거리였지만, 마치 천지의 깊은 절벽처럼 느껴졌다.아무리 애써도 한 발자국도 더 나아갈 수 없었다.“남편!”당자현은 손을 뻗었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닿을 수 없었다.눈물이 터져 나오며 절망적인 표정으로 임건우를 바라보았다.“빨리 가! 빨리!”“생명의 우물 공간이 무너지려고 해. 나는... 나는 너와 딸을 지킬 거야. 반드시 지킬 거라니까!”임건우는 절박하게 외쳤고 금단의 신력이 몸을 휘감으며 혼돈의 기운이 그들을 감싸 안았다.그 순간, 차원의 통로는 강력한 힘으로 삼켜져 모든 공간이 거대한 불사의 문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눈 깜짝할 사이에 모든 것이 사라졌다.“아아!”당자현은 울부짖으며 애절하게 소리쳤지만, 그 순간, 그 연결은 끊어졌다.“주인님, 빨리 가셔야 합니다. 이 차원의 통로도 곧 사라질 겁니다.”박철호는 한 마디로 재촉하며 백옥은 당자현을 안고 급히 말했다.“가자!”모두가 생명의 우물의 좁은 통로로 빠르게 뒤돌아갔다.그들은 필사적으로 위로 올라갔다.그때 뒤에서 거대한 에너지 소리가 울려 퍼지며 거대한 힘이 우물 속으로 밀려 들어와 모두를 위로 밀어냈다.쿵! 하는 소리와 함께 생명의 우물이 폭발하듯 쏟아져 나왔다.그 속의 수많은 생명의 샘물이 쏟아지며 사람들은 우물 밖으로 튕겨 나갔다.바닥에는 물이 고여 웅덩이가 되었다.웅!차원 통로 속에서 임건우는 딸을 꼭 안고 조금도 방심하지 않았다.에너지가 갑자기 되돌아가며 모든 물질은 압축되어 한 덩어리가 되었다.그 힘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했다.단 한 순간, 임건우는 온몸이 터져 나가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그의 강력한 뼈마저도 끊어지는 소리를 내며 부서졌다.그 고통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하지만 임건우는 자신의 사명을 잊지 않았다.반드시 딸을 지켜야 했다.“진혼종!”임건우는 서둘러 진혼종을 소환하고 딸을 종 안으로 감쌌다.둥둥둥! 둥둥둥!진혼종은 깊고 울리는 소
안쪽은 칠흑 같은 어둠이 드리워져 있었고, 그 속에는 마치 무수한 원혼이 울부짖는 듯한 환청이 퍼져 나왔다.하지만 그것은 소리가 아니라 정신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어떤 파장이었다.게다가 몸 또한 보이지 않는 힘으로 만져지고 짓눌리며 마치 수많은 손이 그의 몸을 더듬어 뜯어내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임건우는 자신이야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갓 돌이 지난 딸이 이런 상황을 견딜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다.그러던 찰나, 어둠 속에서 갑작스럽게 어떤 힘이 딸을 덥석 잡아채 임건우의 품에서 떼어내려고 했다.그 힘은 적고 연약한 딸을 감싸 안으며 강한 압력을 가해왔다.임건우의 금단이 미친 듯이 회전하며 대위신력을 폭발적으로 방출했다.임건우는 딸을 단단히 품에 안고 버텼다.하지만 불사의 왕좌가 가진 힘은 상상 이상으로 강력했다.“으악!”임건우는 고함을 지르며 외쳤다.“저승 다리! 당장 와서 도와라!”임건우는 자신의 자복궁에 남은 대위신력을 한꺼번에 쏟아부었다.이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비록 저승 다리의 소환은 값비싸고 매번 신력을 소모했지만, 지금은 대위신력을 아낄 때가 아니었다.‘천만이면 어때! 줘버리자!’슛!붉은 옷을 입은 어린 소녀가 튀어나왔다.그리고 이전보다 조금 자란 듯한 모습이었다.“어? 여긴 어디야?”소녀는 태연하게 주위를 둘러보더니 이내 얼굴을 구기며 발을 동동 굴렀다.“이 멍청아! 네가 지금 무슨 짓을 하는 거야? 겨우 그따위 실력으로 불사의 왕좌의 뱃속에 들어오다니 죽으려고 작정한 거야?”“공주님, 내가 원해서 들어온 줄 알아? 끌려온 거라고!”임건우는 분통을 터뜨리며 말했다.“빨리 시작해. 안 그러면 나 죽고 너도 대위신력을 못 받을 거라고!”소녀는 콧방귀를 뀌며 대꾸했다.“네가 죽으면 새로운 계승자가 나타날 뿐이야.”임건우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계승자는 무슨! 너도 알잖아? 지장왕이 3천 년을 기다려 나를 찾은 거라고. 네가 그 불사의 왕좌 뱃속에서 3만 년을 기다릴 자신 있으면 말이야.”소녀는 이를 꽉
“큰일 났어!”임건우는 겨우 딸을 안아 들고 있을 때 갑자기 100미터 높이의 불사의 왕좌가 나타나는 것을 보았다.그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임건우는 몸을 돌려 재빨리 도망치기 시작했다.하지만 불사의 왕좌가 임건우를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하나의 임건우는 물론 그럴 수도 있겠지만, 신격이 담겨 있는 작은 소녀는 절대로 놓칠 수 없었다.만약 소녀를 놓친다면 이 통로는 즉시 사라지고, 불사군단은 통로를 통해 다시 인간 세계로 침입할 수 없게 된다.“크앙!”“도망가려고? 그렇게 쉽게는 안 된다!”슥!불사의 왕좌는 입을 벌려 포효하며, 입속에서 몇 개의 검은 기운을 내뿜었다.그것들이 순식간에 임건우의 앞을 가로막았다.그 검은 기운은 꿈틀거리며 변형되었고, 그 속에는 신비한 문자가 흐르고 있었다.바로 그 순간, 이차원 통로의 벽과 합쳐지며 방금까지 칠흑 같던 통로의 양측이 갑자기 안정되기 시작했다.빛이 반짝이며 문자가 그 위에서 떨고 있었다.“이게 무슨 상황이지?”“일단 도망가자!”임건우는 더는 고민할 여유가 없었다.딸을 안고 혼자 도망칠 수는 없다.싸워야 한다면 외부의 동료들과 힘을 합쳐야 했다.임건우는 한 걸음 내딛으며 급히 통로 입구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하지만 이차원 통로에서 순간이동은 불가능했다.그렇지 않았다면 금방이라도 도달할 수 있었을 텐데.몇 천 미터의 거리도 몇 번의 눈 깜짝할 사이에 해결될 거리였다.통로 입구 밖에 있던 백옥과 당자현은 여전히 걱정하며 급히 소리쳤다.“빨리! 서둘러!”당자현은 다시 한번 통로 안으로 들어가서 지원하려 했지만, 그 순간, 당자현의 머리가 통로 입구의 무언가에 부딪히며 이마에 혹이 생겼다.쿵!“아!”“뭐야? 입구가 막혔어?”“뭐라고? 어떻게 된 거지?”백옥은 급히 손을 내밀어 입구를 탐지했으나, 그곳에 벽처럼 딱딱한 무언가가 있었다. 백옥은 즉시 진원을 모아 주먹을 한 대 세게 날렸다.쿵!거대한 폭음이 울렸다.입구의 공간 벽에는 수많은 검은 문자가 빛을 내며
“이건 죽음의 기운이야! 이곳의 죽음의 기운은 독성을 띠고 있어!”임건우가 재빨리 약병을 꺼내 들어 모두에게 나눠주었다.하지만 약을 삼킨 후에도 이상한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당자현이 급히 말했다.“이건 독이 아니야. 죽음의 기운이 우리의 영력을 억누르고 있는 거야. 우리가 죽음의 기운을 들이마실수록 체내 진원이 더 강하게 억압받는 거지.”박철호가 말했다.“그럼 어쩌죠? 전투력이 점점 약해지는 게 느껴져요. 이러다간 버틸 수 없을지도 몰라요.”“크앙!”금강마원이 분노의 포효를 내질렀다.그 거대한 몸 위로 벌레들이 달려들어 미친 듯이 물어뜯고 있었다.이 벌레들은 진원 방어막조차 뚫고 들어올 수 있었고 물어뜯지 못하는 것이 없었다.거대한 금강마원의 살과 피는 이들에게 한층 더 쉽게 씹히는 먹잇감이었다.금강마원의 하얀 털은 순식간에 붉게 물들었고, 몸 여기저기에 커다란 상처가 생겼다.사람들이 재빨리 달려가 벌레를 제거했지만, 금강마원의 상처는 이미 깊어져 있었다.그 와중에 임건우의 시선은 아직 천 미터나 떨어진 딸에게 고정돼 있었다.임건우의 눈빛은 단호했다.“여러분은 물러나세요. 이곳은 제가 해결하겠습니다.”백옥이 말했다.“우리가 모두 힘을 합쳐도 이렇게 버거운데 혼자서 어떻게 하겠다는 거지? 벌레들에 금방 잠식당할 거야!”임건우는 단호히 말했다.“괜찮아요. 전 죽음의 기운을 두려워하지 않으니까요.”다른 이들의 전투력이 점점 약해지는 가운데 임건우의 힘은 약화되지 않았다.임건우의 체내에는 혼돈 나무와 혼돈 구슬이 있었고, 대위신력이 임건우를 지탱하고 있었다.이 모든 것은 죽음의 기운을 억제하고 상쇄할 수 있었다.그때 당자현이 외쳤다.“저 앞을 봐! 저건 뭐지?”모두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보았다.회색빛이 짙은 안개가 물결처럼 밀려오고 있었다.“저건... 죽음의 기운이야! 그것도 엄청난 양의 죽음의 기운!”“불사족의 문이 점점 더 열리고 있어! 불사족이 나오려고 하고 있잖아!”임건우는 망설임 없이 결정을 내렸다.“
풍덩!임건우는 바로 그 자리에 뛰어내렸다.당자현도 뒤를 따르며 빠르게 내려갔다.백옥은 추하게 변한 전소은을 한 번 쳐다보고 깊은 한숨을 내쉬며 그녀의 모든 경맥을 봉인한 뒤, 그제야 우물 안으로 뛰어들었다.“이 우물은 정말 특이하군, 생명의 기운이 이렇게 진하다니?”임건우가 말했다.“맞아, 이게 바로 내가 말한 생명의 천수야. 이 물이 강아연의 영맥을 회복시키는 데 도움이 될 거야.”당자현이 대답했다.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우물의 깊은 곳으로 빠르게 나아가면서 여러 번 생명의 우물을 모았다.“그렇다면 그들이 딸의 신격과 이 천수를 이용해 통로를 열려는 거라면 우리가 이 물을 모두 빼내면 그 문이 열리지 않을까?”당자현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그건 소용없어. 그들은 생명의 우물을 이용한 거지, 생명의 천수는 아니야.”임건우는 그 말을 듣고는 그만 그 생각을 접었다.지금은 딸을 구하는 게 우선이다.하지만 생명의 우물의 깊은 곳으로 내려갈수록 점점 더 음침하고 끝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정말 계속 가면 저기 끝에 통로의 입구가 있을까?”백옥이 뒤에서 물었다.“점점 더 멀어지는 느낌인데?”백옥이 말했다.백옥 뒤로 여러 명의 요족도 우물 안으로 들어왔고 나머지 요족들은 안전을 위해 바깥에 남았다.그때 앞서 달려가던 임건우가 갑자기 넓어진 공간을 느꼈다.그 느낌은 마치 지하수로에서 기어가던 사람이 갑자기 넓은 바다에 들어선 듯한 느낌이었다.눈앞은 황망하게 펼쳐져 있었고 먼 곳까지 흐릿하게만 보였다.“여기가... 어딘가?”뒤에서 박철호가 물었다.“이곳은 이차원 공간이야!”당자현이 대답했다.“빨리, 통로의 결점을 찾아봐. 보통 이런 곳에는 에너지 소용돌이가 있는 결점이 있어.”모두들 급히 그 결점을 찾기 시작했다.“여기 있어!”백옥이 외쳤다.입구 결점에 있는 소용돌이를 자세히 살펴보니 거기서 임건우의 딸이 떠 있는 모습이 보였다.빛이 흔들리며 그 모습이 흐릿하게 비췄지만, 분명 그녀였다.“들어가자!”모두가
“크앙!”검은 그림자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그 그림자들 아래에는 해골용이 한 마리씩 있었다.하지만 이 해골용들은 남은 의지만으로 움직이는 듯했으며 공격력은 그리 강하지 않았다.각 해골용은 단 한 번의 죽음의 독안개를 내뿜을 수 있었고 그것만 피하면 문제가 없었다.그러나 방심하면 큰일이었다.천붕의 커다란 날개가 독안개에 맞아 반쪽이 떨어져 나가자, 천붕은 고통에 몸부림치며 바닥을 구르기 시작했다.쿵! 쿵! 쿵!해골용들이 차례로 쓰러질 때마다 공간의 장벽이 조금씩 약해졌다.그러나 장벽 안쪽의 전소은은 상황이 불리해지자 점점 더 독해졌다.전소은에게 빙의했던 불사족이 갑자기 본 모습을 드러내며 괴물로 변했다.그 괴물은 전소은을 완전히 감싸 비인간적인 모습으로 변했고 온몸에서 생명의 정수를 불태우며 그 에너지를 임건우의 딸에게 쏟아붓기 시작했다.“와아아아앙!”아이가 더 크게 울음을 터뜨렸고 초록빛은 더욱 강렬해졌다.그 순간, 고대의 우물에서 거대한 빛 기둥이 하늘로 솟아올랐다.빛 기둥은 제단 위의 거대한 문을 향해 뻗어나갔고 생명체들의 아우성과 통곡이 온 세상에 울려 퍼졌다.검은빛으로 빛나는 고대의 문이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으며 문 안쪽에서는 굉음 같은 분노의 포효가 울려 나왔다.“불사족의 문이 열렸다!”“어서 막아야 해!”“공격하라!”마지막 해골용은 임건우와 백옥이 각각의 신검으로 힘을 합쳐 처치했다.그와 동시에 공간의 장벽이 산산이 부서졌다.쉭!가장 빠르게 움직인 사람은 바로 당자현이었다.당자현은 번개같이 달려가 아이를 붙잡으려 했다.하지만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당자현의 손이 아이의 몸을 스치며 통과해버린 것이다.손끝에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지?”“왜 내 딸을 만질 수 없는 거야?”임건우와 백옥도 같은 시도를 해보았지만 결과는 같았다.아이의 모습은 공중에 떠 있는 허상처럼 보였고 진짜 몸은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듯했다.그때 전소은이 큰소리로 웃기 시작했다.지금의 전
쿵!모든 힘을 한 점에 집중시켜 강하게 내려쳤다.진혼종에서 울려 퍼진 소리에 그 공간 장벽이 거세게 떨림을 일으켰지만, 결국 깨지지 않았다.그 큰 소리에 안에서 주문을 외우고 있던 전소은이 뒤를 돌아보며 임건우 쪽을 바라봤다.얼굴은 차갑고 다급한 기색이 역력했다.주문을 외는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웅웅...”그것은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언어로 죽음의 기운이 담겨 있었다.허상 같은 제단이 점점 더 뚜렷해지고 고대의 거대한 문이 마치 먼 저편의 공간을 넘어서 다가오는 듯 점점 가까워졌다.신격의 힘이 풀리면서 아기가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임건우는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진혼종을 더 강하게 휘둘러 다시 내리쳤다.쿵쿵, 쿵쿵!일련의 강한 타격에도 공간 장벽은 여전히 깨지지 않았다.하지만 임건우는 곧 장벽 주변에서 이상한 검은 그림자들이 하나씩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다.일정 간격마다 나타나는 그 그림자들.“이 그림자들... 이게 바로 공간 장벽의 근원이야!”“이 검은 그림자들을 없애면 장벽이 깨진다!”임건우는 급히 달려가서 땅에 나타난 검은 그림자들을 향해 진혼종을 내리쳤다.그렇게 찾은 발판이었다.타격을 가하자, 그림자가 움직였고 그 안에서 날카로운 비명이 들려왔다.그것은 살아있는 존재였다!“으악!”진혼종이 뒤엉켜 타격을 가할 때 땅이 갈라지며, 검은 그림자는 더는 버티지 못하고 큰 울음소리를 내며 땅속에서 튕겨 나왔다.쿵!그 순간, 임건우는 조금 충격을 받았다.그것은 용... 아니, 해골용이었다.온몸에 살점은 없고 뼈만 남은 채, 죽음의 기운을 가득 품고 있었다.그 크기는 약 20미터에 달하며 길이도 어마어마했다.갑자기 임건우를 향해 검은 안개를 뿜어냈다.“죽음의 독 안개!”임건우는 깜짝 놀라며 피했다.이것은 보통의 존재가 아니다.그는 천의도법에서 이 독 안개를 본 적이 있었다.그런 독을 뿜어낼 수 있는 존재는 명백히 명계의 상위 존재였다.이 해골용이 명계에 있다면 그곳에서 왕이나 조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