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위의 검은 구름이 여러 마리의 뱀이 뒤틀리듯 뒤섞여 있다.찌지직!공기 속에는 번개가 여전히 남아 있는지 찌릿찌릿한 소리를 냈다.구름 사이에 숨겨져 있는 번개가 번쩍이며 존재감을 나타냈다.“비가 오려나?”임건우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옆에 죽은 듯 누워있는 이월의 코에 손가락을 갖다 대며 그녀가 살아있는지 확인했다.임건우의 손이 가까이 다가갔을 때, 이월의 기력이 다한 듯한 목소리가 전해왔다.“아직 안 죽었어!”진심으로 이월을 원망했던 임건우는 정말 그녀를 죽일 뻔했다.하지만 두 시간 가까이 마음속에 묵혔던 화를 풀어내니 더 이상 그녀를 원망하지 않게 되었다.가장 중요한 건, 소중한 걸 잃지도 않았고 이월과 잤으니, 기분은 완전히 달라진 상태였다.임건우는 한참이나 생각하다 입을 열었다.“내 탓은 아니지. 당신이 원해서 한 거잖아.”이월은 충혈된 눈으로 임건우를 노려보며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한숨을 푹 쉬던 임건우는 하늘을 바라보며 화제를 바꾸었다.“비가 오려나 봐. 산 굴속으로 들어가는 게 좋을 거 같아. 걸을 수 있겠어?”그의 말에 이월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난 상관하지 마!”임건우는 입을 삐죽이다 강제로 이월을 안아들고 산 굴속으로 들어가려 했다.그 순간, 하늘에서 갑자기 번개가 내리쳤다.쿠릉!귀가 터질듯한 우렛소리에 임건우와 이월은 깜짝 놀랐다.더욱 소름이 돋는 건, 옆의 나무에 떨어지지 않고 번개가 임건우의 머리에 떨어졌다는 것이다.그 모습을 목격한 이월은 그 자리에서 멍해졌다.두 눈으로 직접 임건우가 벼락에 맞는 모습을 보았다.그렇게 큰 번개는 천벌과 다름이 없었다. 그걸 맞고도 살아남을 사람은 거의 없다.‘설마 죽었나?’이월은 지금 느끼는 기분을 뭐로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 조금 전까지 임건우와 그런 일을 하고 겨우 일어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임건우가 벼락에 맞는 모습을 목격했다.그녀는 임건우가 너무 빨리 천벌을 받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벌을 받은 것에 대해 기분이 좋아야 하지
천의도법을 전승받았을 때, 임건우는 뇌겁이 있을 거란 걸 진작 알고 있었다.이건 수신자가 꼭 겪어야만 하는 길이다.신동급을 넘어 금단의 경지에 이르려는 사람은 꼭 한번 뇌겁을 겪게 된다. 이건 하늘이 정한 이치이자 수신자에 대한 시험이기도 하다.뇌겁을 견뎌내지 못하면 그동안의 수련은 모두 물거품이 된다.뇌겁을 받고도 살아남게 된다면 뇌겁금광이 내려오게 된다. 그것은 몸에 난 상처를 치료해 줄 뿐만 아니라 수위에도 크나큰 도움을 준다.사실, 임건우는 좀 더 시간이 지나고 도겁을 준비하려 했다. 도겁을 도울 방어형 법보를 찾아볼 생각이었다.하지만, 계획은 언제나 변화보다 빠를 수 없다. 아무것도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월과 한번 잤다는 이유로 수위가 단계를 뛰어넘을 거란 건 그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높아진 수위를 누르지 못하고 결국 뇌겁을 불러왔다.‘근데, 뭔가 이상한데?’“금단의 뇌겁은 아홉 번의 뇌겁이 있어야 하는데 왜 한 번뿐이지?”“커닝도 이런 커닝이 없잖아!”“설마... 혼돈 구슬의 힘인가?”임건우는 부영록이 전에 혼돈 구슬의 기능에 대해 말해 줬던 게 떠올랐다.혼돈 구슬은 천기를 막는 효과가 있다. 뇌겁도 천기의 일종이니 나머지 여덟 번의 뇌겁은 혼돈 구슬로 인해 모두 피해 간 것일지도 모른다.이월은 뇌겁에 대해 낯설지 않은 모양이다.그녀는 임건우를 보며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임건우는 혼돈 구슬에 대해 이월에게 알려주지 않을 생각이다.두 사람이 부부의 실이 있었다 해도 마녀 이월의 본성을 잘 알았다. 이월은 뇌겁이 줄어든 것에 대한 궁금함보다 임건우를 죽이겠다는 생각이 더 할 것이다.“어쩌면, 네가 마도자여서 내 뇌겁에 영향을 줬는지도 몰라.”그의 말을 듣고 이월은 미간을 찌푸렸다.마도자인 이월도 뇌겁이 있다. 마도자의 뇌겁은 보통 수신자보다 더 무섭다.임건우가 말한 대로라면 임건우의 뇌겁은 자기의 영향을 받았으니 더욱 거세야 하는 게 도리에 맞다.하지만, 달랑 한 번뿐인 뇌겁은 이월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먹을래?”임건우가 생선구이를 흔들며 이월에게 물었다.“그걸 말이라고 해? 배고파 죽겠어. 두 개 다 먹을 거야!”이월의 공력이 다 회복되어 순식간에 임건우 손에 들었던 생선을 빼앗아 갔다.“먹을 거면 더 굽던가!”말을 마치고 이월은 생선구이를 가지고 산 굴속으로 걸어 들어갔다.임건우는 머리를 '탁' 치며 속으로 욕했지만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늦은 밤, 임건우는 산굴의 앞쪽 부분에 자리를 잡았다. 뒤에는 이월이 당분간 쉴 공간이다.그는 이대로 잠을 자지 않을 생각이었다. 자기가 잠든 사이, 이월이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 경계해야 했다.새벽이 될 무렵, 이월이 임건우를 불렀다.임건우는 모닥불에 장작을 보태고 이월에게 물었다.“이 늦은 시간에 안 자고 날 왜 부르는 거지?”이월은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있었다.“잠이 오지 않아서. 어차피 너도 잠이 오지 않잖아. 어떻게 용혈등을 가져와야 할지 얘기나 해 보자고.”그녀의 말에 임건우는 대답 대신 되물었다.“안 피곤해?”“그런 일에 피곤한 건 남자라는 거 몰라?”“아, 누워서 느끼기만 해서 피곤하지 않나 봐?”“퍽!”이월은 옆에 있던 돌을 집어 임건우에게 세게 내던졌다.그런 말을 하면 이월이 화를 낼 줄 알았던 건지, 임건우는 단번에 돌을 잡았다.“여호신은 원영고수야. 낮에 널 공격했을 때 정말 널 죽이려는 거였어. 만일 몸을 지키는 부적이 없었다면 죽었을 거야.”“그럼에도 넌 크게 상처를 입었고 내가 힘들게 널 죽음에서 다시 살려냈지.”임건우는 이월이 앉은 자리에서 10미터나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말했다.“그건 나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야. 여호신이 어떻게 원영고수가 된 거지?”이월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윽고 그 표정이 짜증으로 변하며 임건우에게 쏘아붙였다.“내가 큰 상처를 입었다는 걸 알면서도 양심 없이 조금도 봐주지 않았던 거야?”임건우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그건 네 마기에 영향을 받아서라니까! 만약 네가 날 공격하지 않았다면 그렇게
이때, 임건우와 이월은 약신곡의 주변에서 지형을 탐사하고 있었다.약신곡 외곽의 진법을 파할 방법을 찾으려 했다.진법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이월은 임건우 홀로 노력하게 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옆에서 경계를 서며 임건우를 호위했다.하룻밤을 함께 한두 사람이지만 오히려 관계가 서먹해진 듯했다.사실, 임건우는 마음속으로 몇 번이고 제길을 외쳤다. 어떻게 하다 이 마녀와 자게 되었는지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았다.서로 이익을 얻었지만, 이 일은 마음속의 응어리로 남았다. 만일 유가연이 알게 된다면 집에 돌아가서 무릎 꿇고 빌어도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애초에 이 여자와 나오는 게 아니었어!’‘마정희가 알게 된다면 날 죽일지도 몰라!’이때, 두 사람은 항구에서 전해오는 소리를 들었다.“무슨 상황이지? 백화곡에서 왔다고?”“내가 어떻게 알아.”이월은 입을 삐죽이며 대답했다.“가서 확인해 봐.”임건우가 지시하는 듯한 말에 이월은 미간을 찌푸렸다. 임건우와 서로 협력하는 사이로 이런 일은 자기가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딴청 피우지 말고 계속 연구해 봐. 금방 다녀올게.”이 말을 뒤로하고 이월은 훌쩍 항구 쪽으로 사라졌다.남자의 널널한 옷을 입고 엉거주춤하는 이월의 모습을 보며 임건우는 피식 웃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상황을 살피러 갔던 이월이 돌아왔다.“항구 쪽에 배가 두 척 도착했어. 백여 명의 여자가 내려온 거 같아. 백화곡이라는 곳에서 왔다는데 약신곡과 단약제조를 시합하려나 봐.”임건우는 멈칫했다.“남자는 하나도 없고 여자만 왔다고?”“응.”“정말 이름대로 백화곡이네.”“흥, 거기에 가서 유일한 남자 제자가 되고 싶은 거야? 그러면서 밤마다 다른 여자와 놀려고?”임건우는 말마다 어제 일을 물고 늘어지는 이월이 조금 짜증이 났다.“넌 이만 가. 이제 네 도움 필요 없어. 내가 용혈등을 찾으면 바로 마한영에게 연락할게.”그 말에 이월은 화를 내며 물었다.“무슨 말이야? 내가 귀찮아진 거야?”임건우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임건우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이월에게 말했다.“마음대로 해. 난 아무 잘못도 없어. 내 와이프도 날 믿을 거야.”“그렇게 빨리 거절하지 말고 일단 내 말 들어봐. 공공장소에서 그렇게 날 부르는 건 나도 싫어. 나와 단둘이 있을 때만 그렇게 불러줘.”“참, 잊고 말하지 못한 게 있는데 내 엄마는 마존이야. 어제의 일을 엄마가 알게 된다면 네 온 가족을 죽여버릴지도 몰라.”그녀의 말을 듣고 임건우는 그대로 눈을 뒤집으며 쓰러질 뻔했다.그는 마음속으로 결심했다.‘강하게 밀어붙여서 안 되면 약하게 나가야지.’‘내 몸으로, 아니, 내 부드러움으로, 이 마녀를 굴복시킬 거야!’‘연기를 해야겠어!’이윽고 임건우는 이월의 앞에서 무릎을 꿇으며 그녀의 다리를 덥석 붙어 잡았다.“사랑하는 여왕님!”“너무 가식적이잖아. 다시!”“여왕님!”“다시!”“여왕님, 안녕하세요.”“다시...”“여왕님 다리가 참 매끄럽고 이쁘네요.”이번에야 이월은 마음에 들었는지 그의 턱을 살짝 들어 올렸다.“아주 똑똑한 결정이야. 걱정하지 마. 내 밑에 들어온 걸 후회하지 않게 하지. 가끔은 달콤한 상도 떨어질 거야.”말을 마치고 이월의 입술이 임건우의 입술에 살짝 닿았다.임건우가 연기를 하는 건 이월도 진작에 눈치를 챘다. 다만, 연기든 진심이든 이월은 중요하지 않았다. 심지어 임건우가 모르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었다.“백화곡이 이 시간에 찾아온 건 좋은 일이라고 봐. 약신곡의 사람이 백화곡을 상대할 때 몰래 잠입해 용혈등을 훔쳐 오는 거지!”이월은 웃으며 말했다.“우리 건우 열심히 해! 용혈등을 얻어낸다면 내가 상을 내리지.”“여왕님, 무슨 상이요?”“상으로 네 아이를 낳아줄게.”“풉!”이월의 말에 임건우는 피를 토할 뻔했다.이제 생각해 보니 어제 정신이 하나도 없어서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만약 이월이 가임기라면 정말 아이가 생길지도 모른다.자기에게 자신이 넘쳤던 임건우는 뒤늦게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정말 아이가 생기기라도 한다면 입이 열 개라
임건우와 이월은 모두 멍하니 넋을 잃고 있었다.맞은편의 사람은 그들보다 더욱 어리둥절해져서는 온몸이 경직된 채 연신 뒤로 물러섰다. 소리는 여성의 목소리로 판단되었다. 임건우는 잠시 어리둥절해 있다가 곧바로 달려가 여성이 도망가기 전에 그녀를 붙잡고 입을 틀어막았다.“소리 내지 마!”임건우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이곳은 약신곡의 내부다. 그들 전방에는 일렬로 늘어선 집이 있어 사람이 드나드는 것을 볼 수 있다. 자칫하면 다른 사람에게 발각될 수 있다.얼마 안 있어 세 사람은 쥐 죽은 듯이 조용하게 작은 숲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대낮에 그것도 얼굴을 가리고 몰래몰래 다니는 꼴에 임건우는 어이가 없었다. 누가 봐도 약신곡의 사람이 아니었다. 하지만 자신도 똑같은 입장인지라 마땅한 해결 방책이 없었다. 도둑이 드나들기 참으로 쉬운 약신곡인 듯하다.쏴—이월은 부러진 나뭇가지를 쥐고 곧장 여성의 목에 댔다.그리고 얼굴을 감싼 베일을 벗겼다.베일에 가려진 아름답고 젊은 여성이 모습을 나타냈다.꽤 몸매도 좋은 축이다.“누구세요?”임건우가 물었다.여성은 긴장했는지 고개만 흔들 뿐 대답하지 않았다.이월이 대신 대답했다.“물어볼 필요 없어. 백화곡 사람이야.”임건우는 이상하다는 듯이 이월에게 물었다.“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조금 전 부두에서 봤거든.”이월의 말에 임건우는 피식 웃었다. 그런 후 여성의 행동을 곰곰이 생각해 본 후 뭐에 놀란 듯이 물었다.“백화곡 사람이 어떻게 몰래 약신곡에 들어올 수 있는 거죠? 설마 당신이 약신곡이 백화곡으로 보낸 스파이인 건가요?”여성은 여전히 묵묵부답이었다.“...”“혹은 약신곡에 숨겨둔 잘생긴 애인이 있는 건가요? 오늘 이 기회를 틈타 몰래 정이라도 나누려고요?”임건우의 말에 여성의 눈이 휘둥그레지고 말았다. 순간 자연스럽게 나온 반응은 임건우의 불안을 피해 가지 못했다. 그의 추측은 틀린 것이 분명했다.이월은 곧바로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었다.“세상 사람이 다 너 같은 줄 아니? 가는 곳
비밀의 경지?임건우와 이월은 모두 깜짝 놀랐다.임건우가 급하게 물었다.“자세히 말해보세요!”이월도 위협하는 듯한 태도로 재차 물었다.“얼른 대답해! 그렇지 않으면 벗길 거니까.”여성은 적잖게 겁에 질렸다. 이월의 말처럼 처참하고 역겨운 처지와 심정을 상상하기 싫은 그녀는 곧바로 사건의 자초지종을 설명하였다.백화곡은 약신곡과 마찬가지로 무산산맥에 위치하였다. 백화곡과 약신곡의 고위층들은 몇십년 전부터 무산 깊숙한 곳에 있는 비밀의 경지를 발견하였는데 그곳에는 진귀한 약초들이 널렸고 영기도 짙었다.그들은 그곳을 영산 비밀의 경지라고 부르기 시작했다.그러나 영산 비밀의 경지 출입은 매우 위험하여 영산령이라는 영패를 사용해야 한다.영패만 있으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하지만 영산령의 수량은 20매로 한정돼 있다.약신곡과 백화곡의 사람은 모두 영산령을 가지고 싶어 한다. 그리하여 연단 수법을 비겨 이기는 자만이 영산령의 귀속권을 거머쥐게 된다.여성은 바로 그 영산령을 훔치러 온 것이다.여성의 말을 들은 이월은 눈이 반짝거리며 격동되어서 물었다.“그곳에 가봤어?”여성은 고개를 끄덕였다.“딱 한 번 들어가 봤는데 정말 위험해요. 사나운 짐승도 득실대는데 웬만한 바깥 짐승보다 더 강해 보였어요.”“그럼 그건 짐승이 아니라 요괴네.”이월이 대답했다.“두 문파가 같이 비밀의 경지를 발견했으면 사이좋게 20매의 영패를 나눠 가지면 되는 거 아닌가요? 20명이 들어가도 부족해요?”이월은 이 일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 같다.“사람은 누구도 욕심이 있지. 비밀의 경지의 자원이 그렇게 풍부한데 누가 혼자 독식하고 싶지 않겠어? 게다가 약신곡과 백화곡은 모두 무산에 자리 잡고 있고 연단도 할 수 있어서 서로를 경쟁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을까?”여성은 이월의 말에 대답해 주었다.“저희 백화곡과 약신곡은 같은 맥을 하고 있습니다. 200년 전 저희 백화곡이 먼저 생겨났고 그 후에 약신곡의 선조가 백화곡을 배신한 후 다른 문파를 세웠는데 그것이 바로
툭툭!임건우는 여성의 목을 두 번 치자 알약은 즉시 목젖을 따라 식도로 넘어갔다.“당신, 나한테 뭘 먹인 거예요?”여성은 넋을 잃었다. 그녀는 자신의 독 사용 수단에 매우 자신감이 넘쳤다. 게다가 그들에게 쓴 독은 냄새도 맛도 없는 독극물로써 정상인은 물론 약신곡의 장문도 독에 중독됐다는 걸 알기 전까지 절대로 눈치챌 수 없는 독이다.그러니 백화곡도 그녀를 약신곡에 투입한 것이다.‘근데 왜 아무 일도 없는 거지?’여성 또한 임건우에 의해 알약 하나를 삼켰다. 그 알약은 목구멍에 들어가자마자 녹아내리더니 끈적끈적한 생명체가 느껴졌다. 그 생명체는 위로 들어가지 않고 식도와 기관지 사이에 끼어있었다.아니, 정확히 말하면 기어가는 느낌이다.“웁,웁....”여성은 있는 힘껏 목에 힘을 주어 뱉으려고 했지만 그 생명체는 마치 살에 붙은 것처럼 착 달라붙어 나올 생각이 없어 보였다.생명체는 그녀의 동작에 따라 오히려 살을 빨아들이더니 통증을 유발했다. 마치 그녀의 구강 조직세포 안까지 들어가려는 것처럼.“저도 몰라요. 아마도 묘강독? 해독할 수 있습니까?”임건우가 낮은 소리로 묻는 동시에 이월을 안아든 후 맥박을 재보았다. 여성의 말이 말대로 그녀가 준 독은 목숨에는 전혀 지장이 없고 3날 동안 수면에 빠지는 것뿐이다.“묘강독?”여성은 비명을 지르며 얼굴이 창백해졌다.묘강독의 위력은 어마어마했다. 백화곡의 사람도 묘강독이라면 혀를 찼다.“해독약부터 가져오세요!”임건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교환하죠!”여성도 즉각 대답했다.임건우는 미소를 지었다.“당신 독은 목숨을 해치지 않지만 내가 준 독은 목숨을 잃게 만들어. 그리고 죽은 후에도 벌레가 시체를 갉아 먹어 수많은 구멍을 만들죠. 밀집 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쳐다도 못 볼 수준입니다.”“아악.”여성은 더 이상 못 참겠는지 비명을 질렀다. 듣기만 해도 온몸에 소름이 끼칠 정도다.“어떻게 하면 해독제를 줄 수 있어요?”여성은 어쩔 수 없이 순순히 이월의 독을 해독시킬 해독제를 꺼내주었
임건우는 그 문서를 살펴보며 월야파의 수련법인 청련귀수결을 발견했다.이 법문은 분명히 여성들이 수련하는 법문처럼 보였다.그 뒤에는 전송문에 대한 정보가 적혀 있었다.문서에는 오직 청련귀수결을 수련한 사람만이 그 전송문을 찾고 열 수 있다고 쓰여 있었다.이와 더불어, 하나의 열쇠도 필요하다고 명시되어 있었다.마지막으로 임건우는 황파의 문양을 봤다.불사조의 문양이 그려져 있었는데 그것은 불사조의 절반 형태와는 조금 달랐다.그 문양을 본 순간, 임건우는 깜짝 놀랐다.이 문양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곰곰이 생각해보니 바로 월야파의 오장로의 반지에서 본 적이 있었다.그 반지 안에 들어 있는 옥패에 똑같은 문양이 새겨져 있었던 것이다.임건우는 반지를 꺼내 들었다.“맞아, 내가 그 오장로의 반지와 소유한 본명법보인 조롱박도 가져왔었지.”그 조롱박을 빼앗았기 때문에 월야파 사람들은 그를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이걸 보세요!”임건우는 그 옥패를 꺼내며 말했다.백의설도 그 문양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이... 이게 바로 그 열쇠가 아닐까?”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하진 않지만, 가능성이 있어요.”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자, 누나가 청련귀수결을 빨리 수련해야 해요. 그 후에 전송문을 찾아보죠. 고대 황파에 들어가면 반드시 큰 성과가 있을 거예요.”“알았어!”백의설은 대답하며 바로 수련법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몇 분이 지나자, 임건우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백의설의 뒤에서 혈통의 이상한 모습이 떠오르더니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는 아홉 개의 꼬리를 가진 여우 형상이 떠올랐다.백의설이 수련할 때마다 그 형상도 함께 떠오르며 점점 강해져 갔다.“이 혈통의 힘이 점점 강해지고 있어!”“이상하네, 청련귀수결이 아홉 꼬리 혈통에 맞춰져 있는 건가?”임건우는 놀라워하며 생각했다.그가 몰랐던 사실은 바로 그가 추측한 대로였다.월야파의 첫 종주인 송초한은 신수인 아홉 꼬리 여우 혈통을 가진 왕족이었다.그녀
“황파는 고대의 문파야. 나도 옛날에 어떤 노인을 통해 들은 적이 있는데 이 문파의 창설 배경은 한 절세의 여인 때문이라고 하더군. 그 여인의 이름은 바로 황이야.”“사실 이건 하나의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 있지.”“전설에 따르면 황은 고대 신황족 출신으로 신황의 지위를 가진 여성이었어. 하지만 원수의 계략 때문에 육체는 소멸하고, 신혼은 일곱 빛깔의 여와석에 봉인되어 인간 세상에 떠돌게 되었지. 그러던 중 한 소년에게 발견되었어. 그때부터 소년과 황은 뗄 수 없는 인연으로 묶였다고 해.”“황의 도움을 받은 소년은 점차 성장하여 마침내 대제의 자리에 올랐고 황을 위해 문파를 창설했지. 그 문파가 바로 황파야... 그리고 내가 들은 이야기로는 그 대제는 이후 삼천세계의 공주이자 연호의 왕이 되었다고 해.”임건우는 백의설이 말하는 전설 같은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이 두근거렸다.갑자기 머릿속에 떠오른 몇 가지가 있었다.그는 뚱냥이를 떠올렸다.그리고 영산 비밀의 경지에서 만났던 그 신녀, 정미현.또 지장왕에 대한 기억도 스쳤다.그들이 남긴 역사 속에는 지울 수 없고, 동시에 아주 중요한 한 인물이 항상 등장했다.바로 연호의 주재자이자 인간 연맹의 맹주였다.여러 증거를 종합해 보면 백의설이 들었던 이야기 속의 대제는 바로 정미현이 애타게 그리워하던 그 맹주라는 사실이 확실해졌다.“고대에서 전해 내려오는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라니!”“고대 시절로 돌아가서 그 대제와 황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지만 그는 알았다.그건 불가능한 일이다.그들은 이제 아마 오래전에 사라졌을 것이다.불사족의 침략으로 수많은 영웅과 호걸들이 목숨을 잃었고 성산과 성지 또한 파괴되었다.심지어 불문의 마지막 정토조차 지켜내지 못했던 것이다.백의설은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다.“건우야, 월야파 종주가 석벽에 남긴 유서에 따르면 월야파의 가장 큰 비밀은 바로 황파와 관련되어 있다고 해.”“뭐라고요?”임건우는 깜짝 놀라며 두 눈을 크게 떴다.이건 너무도
각각의 혈구 안에서 이상현상이 발생했다.금빛 대호수, 금술 부문, 혼돈 원기가 마치 하나의 새로운 세상을 구성하듯이 펼쳐졌다.그러나 일곱 번째 혈구에 도달했을 때 에너지가 고갈되며 문자의 연쇄적 촉진을 위한 에너지가 부족해졌고 자연히 과정이 멈추었다.임건우는 눈을 뜨며 마주한 백의설의 걱정 어린 눈빛을 보았다.“건우야...”“건우야, 깨어났네. 어때? 단계는 안정됐어?”눈이 마주치자마자 백의설은 다급히 물었다.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아마도 안정된 것 같아요.”“건우야, 지금 단계가 어떻게 되는 거야?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태네. 수련법도 너무 기묘해 보이고.”“결국 돌고 돌아 여전히 금단 같아요.”“금단...”백의설은 그를 유심히 보더니 갑자기 그를 안으며 부드럽게 위로했다.“괜찮아. 그날의 도전 자체가 기이했잖아. 실패했는데도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엄청난 행운이야. 너무 낙담하지 마. 다음번엔 좀 더 철저히 준비하면 기회가 더 클 거야.”임건우는 매혹적인 미모를 가진 그녀가 자신을 안는 바람에 잠시 마음이 흔들렸다.오랜만에 여성과의 신체 접촉이 주는 묘한 감각에 마음이 요동쳤지만, 그는 태연한 척 그녀의 품에서 벗어나며 주변을 살폈다.그는 한쪽에 깔린 모포 위에서 깊이 잠들어 있는 임하나를 보며 물었다.“내가 얼마나 수련했어요?”“별로 길지 않았어. 이틀 정도?”“이틀이라니!”임건우는 백리 가문의 사람들이 떠올랐다.“어르신이랑 가족들은 괜찮겠죠?”“걱정하지 마. 우리 아버지는 노련한 분이라 잘 대처하실 거야. 이 안개 늪지 같은 곳에서 깊이 들어가진 않으실 거야. 조금만 버티면 월야파 사람들이 떠날 거고 우린 늪지를 빠져나가 다른 길을 찾으면 돼.”백의설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이어갔다.“천성성은 월야파의 땅이라 돌아갈 수 없겠지만, 다른 문파의 보호 아래 있는 도시로 가면 돼.”“그나저나 대박인 걸 발견했어!”백의설은 그를 이끌고 동굴의 반대편으로 데려갔다.벽을 가리키며 말했다.“여기 글자들
월야파의 종주와 윤보라, 대장로 등이 황금 비행차 타고 거대한 비행 요수와 함께 안개 늪지를 향해 임건우를 찾으러 가는 동안, 임건우는 한 언덕에 있는 돌동굴에서 전념해 수련에 몰두하며 자신의 단계를 안정시키고 있었다.그는 자신의 몸속에서 도도히 흘러나오는 찬란한 빛줄기들을 느낄 수 있었다.이 빛줄기들은 금단이 깨진 후 내부에서 흘러나온 진원들이었다.그 안에는 지장왕에게서 이어받은 대위신력이 있었고 천의도법으로 생성된 뇌지의 에너지, 혼돈 나무와 혼돈 구슬로부터 흘러나온 원기의 이상현상, 그리고 고대의 12문자 금술의 조화까지 존재했다.이 모든 것들이 지금 그의 몸속을 돌며 피부와 뼈 사이를 넘나들며 흐르고 있었고, 이 때문에 그의 몸은 내부에서 빛나는 듯 환하게 빛났다.심지어 백의설조차 그의 몸에서 흐르는 무수한 빛줄기의 이상 현상을 뚜렷하게 볼 수 있었다.“건우는 도대체 어떤 수련법을 익힌 거야? 어떻게 몸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지?”“마치 몸 안에 등이 켜진 것 같아.”그렇게 생각은 했지만, 그녀는 감히 손을 뻗어 임건우를 건드리지 못했다.이 순간은 아주 중요한 때였고, 그녀가 부주의하게 손을 댔다가 그가 주화입마에 빠지기라도 하면 모든 것이 끝장이었기 때문이다.후우... 후우...에너지가 들끓으며 진원이 변모하고 있었다.도도히 흐르는 황금빛 아래, 고대의 수많은 문자가 빼곡히 나타났다.이것이 바로 고대 12문자 금술의 변화였다.원래 금단 내부에 12개의 문자만이 새겨져 있었고, 금단을 둘러싸고 있던 문자들이 지금은 금단이 깨지면서 복제되듯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었다.문자들은 경락을 흐르며 새로운 혈구를 열어갔다.혈구 안에서 문자들이 생성되고 금술이 생성되며 그 안에서 나비가 고치를 뚫고 나오는 듯한 변화가 일어나 완성을 향해 나아갔다.즉, 지금 임건우의 몸속은 혈구를 금단처럼 사용하고 있는 셈이었다.그리고 몸속의 모든 혈구가 각각 하나의 금단이 된 것이었다.‘몸 안에 혈구가 몇 개나 있다고?’그는 이 숫자를 생각
“오장로라고?”소주민은 눈앞의 시신을 보며 잠시 멍해졌다.형체가 망가져 있어 누군지 알아볼 수 없었다.“네, 맞습니다.”윤보라는 오장로의 제자로서 스승의 모습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금방 시신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그러나 그녀는 스승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앞두고도 별다른 슬픔을 보이지 않았다.사실 그녀는 방금 자신의 집안, 즉 윤씨 가문의 사람들이 뇌겁에 휩쓸려 사망한 모습을 봤다.그들 중에는 그녀의 할아버지, 부모님, 여동생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하지만 윤보라는 단 한 방울의 눈물조차 흘리지 않았다.마치 그들이 그녀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는 존재인 것처럼 보였다.실제로도 그랬다.윤보라는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재능을 타고났고, 보잘것없는 한 권의 초라한 무공서로도 보통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를 수 있었다.그 때문에 월야파의 눈에 들어 문파에 입문하게 되었고, 그 후 그녀의 성격도 변화하기 시작했다.자신을 고귀하다고 느끼며 남들 위에 군림하려는 태도가 생겼고 가문을 향한 불만도 커졌다.윤씨 가문의 낮은 출신과 보잘것없는 배경은 그녀를 부끄럽게 만들었고, 다른 명문가 출신 제자들 앞에서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이번에 신녀의 전승을 얻게 된 이후, 그녀의 성격은 더욱 변화했다.이제 그녀에게 월야파 종주조차 비위를 맞추려 했으니 월야파 최고 자리에 오른 것이나 다름없었다.윤씨 가문의 가족들은 더더욱 그녀의 수준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겨졌다.“죽었으면 죽은 거지.”“하지만 감히 우리 윤씨 가문을 멸문하다니 이 빚은 반드시 갚아야 한다.”이때, 월야파 종주 소주민은 체면도 없이 오장로의 시신을 뒤지기 시작했다.그가 찾는 것은 장검박과 저장 반지였다.특히 저장 반지였다.방금 윤보라에게 들은 바로는 신녀가 그녀에게 전승을 줄 때 하나의 옥패도 함께 건네주었다고 했다.그 옥패는 오래된 문파의 거대한 비밀과 관련되어 있었으며 윤보라는 페관 수련에 들어가면서 임시로 스승에게 그 옥패를 맡겼다고 했다.하지만 이제 오장로가 갑
임건우는 주변 상황에 개의치 않았다.그는 자신의 상태가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몸속의 진원이 사방으로 흩어져 전신에 퍼져있었고 하나로 모아지 않았다.금단은 아주 커다란 호수처럼 변해 있었다.사실, 뇌겁을 넘을 때 이미 그의 금단은 산산이 부서졌다.그는 천의도법에 기록된 내용을 떠올렸다.금단을 깬 뒤에는 원영이여야 하며 뇌겁을 넘는 과정이 바로 금단이 깨지고 원영으로 변화하는 과정이라고 적혀 있었다.하지만 그는 금단이 깨졌을 때 원영이 형성되지 않았고, 정말로 금단이 깨진 달걀처럼 내부 내용물이 흘러나와 호수처럼 퍼져버린 것이다.그래서 진원을 모아낼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었다.“누나, 이걸 드릴게요.”임건우는 당장이라도 페관 수련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사실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그는 반드시 페관 수련에 들어가야만 했다.아이를 돌볼 수 없는 상황에서 백의설에게 임하나를 맡길 수밖에 없었다.백의설은 젖이 나지 않았기에 임건우는 생명 원천을 꺼내 임하나의 일상적인 젖으로 사용하게 했다.그리고 그를 끝까지 따라와 준 백의설에게 오히려 감사해야 할 일이었다.그녀의 헌신이 없었다면 임건우가 페관 수련을 오래 해야 할 경우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게 되어 큰 문제가 되었을 것이다.모든 것을 정리하고 맡긴 뒤, 임건우는 곧바로 다리를 교차시키고 앉아 진원을 운용하기 시작했다.천성성 안에서 황금 비행차가 백리 가문의 옛 저택에 착륙했다.월야파 제자들은 안에서 마구잡이로 재산을 약탈하고 있었다.천성성 최고 명문가로 손꼽히는 백리 가문은 그야말로 엄청난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다.내부에서 대형 상자째로 옮겨지는 영석과 희귀 약재들은 대장로를 흡족하게 만들었다.그는 태사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이번에 온 보람이 있군!”“천성성의 작은 세가문 정도로 이렇게 어마어마한 재산을 쌓을 줄이야.”“그런데...”“잠깐!”대장로는 갑자기 몸을 곧추세우며 눈빛을 번뜩였다.백리 가문 집안에 이렇게 많은 보물이
백의설은 복수심에 불타오르며 나서는 가문 사람들에게 깊은 실망감을 느꼈다.그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감정적으로 용서하기 어려웠다.앞으로 나아갈수록 안개는 점점 짙어졌다.백의설은 수련 경지가 임건우보다 높았지만, 길을 찾는 데는 아주 무작정 헤매는 수준이었다.그녀는 늪지의 지형을 따라 아무렇게나 걷다가 곧 방향감각을 잃어버렸다.그리고 10분도 지나지 않아 자신이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독에 중독된 것이다.반면 임건우는 아무 일도 없었다.심지어 그의 딸 임하나도 활기차게 뛰어다니며 중독의 흔적조차 없었다.이는 임건우가 본래 천의도법의 계승자로서 몸에 고대 금술인 12 부적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혼돈 나무라는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였기 때문이었다.일반적인 독소는 그를 전혀 해칠 수 없었다.게다가 임하나는 자연 신격으로 보호받고 있었기에 더욱 안전했다.“건우야, 나 독에 중독된 것 같아!”“누나는 아기만 데리고 뒤로 물러나세요. 저는 신경 쓰지 말고요.”백의설은 진원을 돌리며 독소에 맞섰지만, 진원을 돌릴수록 중독 증상이 점점 더 심해졌다.곧 그녀는 머리가 어지럽고 흐릿해져 걸음조차 제대로 뗄 수 없었다.임건우는 서둘러 대해장단 한 알을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백의설은 대해장단을 보자 깜짝 놀라며 말했다.“이... 이게 대해장단이야? 건우야, 네가 이런 고급 단약을 어디서 구했어? 이거 하나 얻으려고 우리 백리 가문이 한때 재산 절반을 쏟아부었었는데.”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들어본 적은 있어요. 하지만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사실 이 단약은 그렇게 어렵게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아마 약신궁에서 바가지를 씌운 거겠죠. 제게는 아직 많이 남아 있어요. 전부 제가 직접 만든 겁니다.”“네가 직접 만들었다고? 너, 설마 연단사야?”백의설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임건우는 단약을 그녀의 입에 직접 넣어주었다.그 순간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에 닿았지만, 임건우는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
“들어가자고?”“지선도 들어갔다가 미쳐서 나온 곳인데 네가 들어간다고?”대장로는 그 제자를 향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이 안에선 기본 실력도 없는 사람이 들어가면 죽으러 가는 거야. 어차피 백리 가문 사람들은 죽든 살든 별로 중요하지 않아. 돌아가서 윤씨 가문 사람들의 시신을 수습하고 성대하게 장례를 치러라. 그리고 백리 가문의 재산은 몰수하도록 해라.”월야파 제자들은 이 지옥 같은 곳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대장로의 말에 모두 안도의 한숨을 쉬며 기뻐하는 얼굴로 떠나갔다.다만 대장로는 몇몇 제자들을 길목에 남겨 일주일간 이곳을 지키도록 명령했다.“월야파 사람들이 따라오지 않았어.”백의설은 뒤쪽을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그 황금 비행차가 멀리 날아가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이번 월야파가 데리고 온 사람들의 실력은 너무 강대했다.백리 가문으로서는 도저히 상대할 수 없었다.짧은 충돌에도 백리 가문은 이미 10여 명의 목숨을 잃었고 부상자는 훨씬 많았다.“여보, 여보, 제발 버텨요. 당신 없으면 나랑 아이는 어떡하라고요...”“엄마, 정신 차려요. 가주님, 제발 우리 엄마를 살려주세요. 뭐든 다 바치겠습니다!”“아기 아빠, 다리 상태가 너무 심각해요. 이대로는 다리를 못 쓰게 될지도 몰라요!”주변에서 울부짖고 신음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백리 가문은 이번 전투로 심각한 피해를 보았고 직계 가족 중에서도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특히 암위는 가장 먼저 희생당했다.원래 3000명이 넘었던 암위는 이제 300명도 채 남지 않았다.잃어버린 백리 가문의 재산은 그야말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임건우는 이 광경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그는 자신의 공간 반지에서 몇 병의 치유 성약을 꺼내 백의설에게 건넸다.“누나, 이건 대회춘단입니다. 상처 입은 가족들에게 이걸 먹이세요. 아직 숨이 붙어 있다면 모두 살릴 수 있을 겁니다.”그러나 곧 불협화음이 들려왔다.한 사람이 대회춘단을 받자마자 그것을 늪지대에
월야파의 대장로는 단연 선봉에서 백리 가문의 사람들을 학살했다.그들은 백리 가문에게 말 한마디 나눌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엄청난 힘이야!”“이 자, 천성성의 대공양보다 더 강하군!”임건우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하지만 그는 지금 나설 수 없었다.방금 뇌겁을 넘긴 그는 혼돈 나무가 천기를 차단한 덕분에 뇌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그 결과, 그는 뇌겁을 통과했다고는 하나, 뇌겁 금광의 축복을 받지 못했다.현재 그의 수련 상태는 원래의 원영 단계에 도달하지 못하고 아주 기묘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지금 당장 그는 자신의 수련 상태를 안정시키는 시간이 절실했다.그렇지 않으면 단계가 오르기는커녕 다시 금단 단계로 퇴보할 위험이 있었다.그는 임하나를 안고 있었다.움직이지 않는 그의 모습에 백리 가문의 사람들은 더욱 참을 수 없었다.그들은 이미 마음속에 쌓여 있던 원망을 터뜨리기 시작했다.“뭐 하는 거야? 임 도련님! 당신 그렇게 강하다고 하지 않았어? 천성성의 대공양까지 죽일 정도의 절세 고수라면서! 그런데 지금 멍하니 서 있기만 하고 뭐 하는 거야? 빨리 움직이지 않고!”임건우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백의설마저도 조급해졌다.“건우야! 무슨 일이지?”임건우는 무력하게 대답했다.“방금 뇌겁을 치르며 약간의 상처를 입었어요. 지금 진원이 흩어져 움직일 수 없어요.”“아...”백의설은 그제야 깨달았다.임건우가 뇌겁을 치른 후 뇌겁 금광 속에서 상처를 회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그리고 뇌겁 금광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뇌겁이 성공적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하지만 더 이상한 점은 뇌겁이 실패하면 보통 즉시 재가 되어 사라져야 하는데 임건우는 어떻게 여전히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걸까?백의설은 더욱 초조해졌다.그녀는 이전에 임건우가 대공양을 쉽게 죽인 모습을 보고 월야파의 사람들과 어느 정도 싸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안개 늪지로 들어가요! 빨리!”임건우가 크게 외쳤다.“안개 늪지로 들어가라고? 거기 들어가 죽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