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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화 공사장에서 벽돌을 나르라고?

박용구는 동혁이 안중에도 없었다.

그는 동혁이 단지 H시 제일인 이씨 가문의 버려진 자식일 뿐이며 정신병원에 몇 년 동안 갇혀 있었다는 것을 주원풍으로부터 들어 알고 있었다.

‘예전의 친분에 기대서, 뻔뻔스럽게도 황지강에게 아부나 떨다니.’

‘본질적으로, 이 놈은 쓸모없는 쓰레기야!’

“야 바보, 네 아내가 내 미움을 샀으니 아내 대신 사정이라도 하러 온 거냐?”

박용구가 물었다.

그는 이 바보 같은 놈에게 모욕을 줘서, 호아병단이 그에게 가져다준 화를 풀기로 결정했다.동혁은 건방진 얼굴을 한 당용주를 보고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

“아니! 난 네게 향방주택 공사장에 출근을 부탁하려고 왔어.”

“출근을 부탁한다고?”

박용구는 자신의 예상을 빗나간 동혁의 대답에 미간을 찌푸렸다.

허!

그는 양철로 된 라이터로 담배에 불을 붙이고 느릿느릿 한 모금 들이마신 후 물었다.

“아, 그럼 내게 무슨 일을 시킬 생각이지?”

“공사장에서 벽돌을 나르는 일 외에 무슨 일이 또 있겠어?”

동혁은 담담하게 말했다.

콜록!

박용구는 동혁의 말에 놀라서 사레가 들었다.

담배 한 모금이 폐에 막히자 참기 힘든 기침이 났다.

그는 가슴을 움켜쥐고 거칠게 말했다.

“암흑가의 두목 나이 박용구가, 뭐? 공사장에서 벽돌을 나르라고? 지금 그게 무슨 말인지 알고 말하는 거냐?”

박용구는 악랄하기로 소문난 사람이었다.

지금 그의 독기가 발동되면 정말 흉악한 그 기세가 하늘을 찌를 것이다.

그러나 동혁과 설전룡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심지어 설전룡은 웃음을 터뜨렸다.

“형님, 형수님 공사장에 개 아직 안 기르시죠? 그렇게 비싼 물건이 많은 곳에 흉악한 개를 키우지 않고 어떻게 도둑을 지킬까요?”

설전룡은 박용구를 가리켰다.

“이놈의 흉악한 모습이 형수님 공사장에 가서 문지기 노릇을 하기에 딱 적합합니다.”

동혁도 이 아이디어가 좋다고 생각하는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벽돌을 나르기 싫으면 공사장에 가서 문지기 노릇을 하는 것도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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