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미는 전에 공사장에서 떠나자마자 강오그룹으로 돌아가서 고수들을 데리고 대당유원지로 왔다. 그 뺨 맞은 것을 되돌려주는 것을 둘째고 세화라는 좋은 친구를 도와서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 천미가 박용주를 찾는 주요 목적이었다. “천미 누님, 다시는 진 사장님에게 폐를 끼치지 않겠습니다. 다시는…….” 박용구가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진 사장님은 전신의 아내이니까요.’“이번엔 속는 셈 치고 그냥 보내주지.” 천미는 콧방귀를 뀌며 떠나려 했다. 그러자 동혁이 말했다. “박용구, 네 부하들을 데리고 공사장에 가서 벽돌을 날라.” 이렇게 많은 무료 노동력을 그냥 놀릴 수는 없었다. “이 바보. 의외로 허세가 강하네. 오늘 내가 안 왔으면 박용구한테 공사장에서 벽돌을 나르라고 할 수나 있겠어?” 천미가 중얼거렸다. 천미는 원래 동혁을 못마땅하게 여겼는데, 지금은 더더욱 무시했다. 천미는 고개를 돌려 박용구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좋은 생각이야! 네 부하들을 데리고 즉시 향방주택 공사장으로 가서 벽돌을 한 달 동안 날라!” 박용구 같은 악당이 공사장에 있으니, 앞으로 그 깡패들은 감히 다시는 소란을 피우지 못할 것이다. “네, 나르겠습니다. 그럼요!” 동혁이 한 마디만 하면 박용구는 당연히 복종하겠지만, 천미는 자신이 박용구를 이렇게 놀라게 한 줄 알고 흥얼거렸다. 천미는 고개를 돌려 동혁을 조롱하려다가 그가 이미 고개를 돌려 나가는 모습을 보았다. “형님, 제가 저 계집애를 혼내줄까요?” 설전룡이 쫓아와서 말했다. 천미가 신분을 밝히지 않더라도, 그녀는 형수님의 가장 친한 친구였다. 그것만 아니었어도방금 그 천미가 동혁에게 비아냥을 떨었을 때, 설전룡은 이미 천미의 따귀를 후려갈겼을 것이다.“그냥 둬! 잘난 체하는 여자일 뿐이야.” 천미가 사람을 데리고 와서 세화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보니, 동혁은 굳이 그녀와 말다툼하기 귀찮았다. 동혁은 H시로 돌아온 후, 진창하와 류혜진을 제외하고, 심천미처럼 세화에게 무조건 잘해주는
“세화 너, 할아버지의 명령을 귓등으로 듣다니, 아직도 할아버지를 무시하는 거야?” “보아하니 세화는 박용구에게 사과하고 싶지도 않고, 우리 가문을 모두 죽이려고 하는 것 같아요. 즉시 해고해야 해요!” 세화가 또 실수를 하는 것을 보고 진태휘와 진화란 남매는 힘을 다해 진한영의 성질에 불을 질렀다. 요 며칠간 그들은 매우 참기 어려웠다. 아버지 진한강이 해임된 후 세화는 오히려 향방주택 프로젝트를 장악했다. 그룹 직원들은 모두 진한강 가족의 힘이 무너질 것이라고 여겼다. 앞으로 진씨 가문의 일은 세화가 결정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들에 대한 태도 역시 변하기 시작했다. 예전에 진한강 가족에게 아부했었고, 무슨 부탁이든 반드시 들어주던 그룹 임원들이 지금은 뜻밖에도 자신들을 무시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그룹 내에서 점점 힘이 없어진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그들은 세화를 가문에서 몰아내고 자신들의 가족이 다시 권력을 잡는 꿈을 꾸고 있었다. 하지만 장태리의 행방을 찾을 수 없었고, 방씨 가문 쪽에서도 아직 그들의 계획을 실행할 수 없어서 진한강의 가족들은 아무리 분해도 참을 수밖에 없었다. 뜻밖에도 이번에 세화가 또 말썽을 일으켜 자발적으로 그들에게 기회를 줄 줄은 몰랐다. 그들은 당연히 이 기회를 틈타 일을 키우려고 했다. 그들이 생각하는 가장 좋은 결과는 오늘 세화를 쫓아내는 것이었다. 진한영이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진씨 가문에서의 자신의 권위였다. 진한영은 손자 손녀의 말을 듣자 자연스럽게 의심이 들었다. 진한영은 이를 갈며 세화를 노려보았다. “세화 네가 우리 가문을 죽이려고 하는 거야? 그렇게 가문이 싫고 이 할아버지도 싫어?” “할아버지, 아니에요. 제가 어떻게 진씨 가문을 해칠 수 있겠습니까? 저도 진씨 가문의 일부입니다!” 세화는 얼른 변명했다. 진한영의 말에 세화는 계속 억울할 따름이었다. “아직도 인정을 안 하는구나!” 진태휘가 말했다. “우리가 현장에 들어왔을 때 모두 보았는데, 박용구의 부하 50
“두목님, 공사장에 있는 두목님의 50명의 형제들은, 저희가 나중에 섭섭지 않게 대우해서 보내겠습니다. 호아병단이 일을 시킨 겁니다. 저희 가문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요.” 호아군단이 진성 그룹을 도와주었지만, 진한영은 아무런 감사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상대방이 괜한 일을 저지르고, 박용구의 부하들을 공사장에 보내 벽돌을 옮기게 한 것을 원망했다. 진씨 가문의 가주라는 말을 듣고 박용구는 더욱 공손하게 대했다. “어르신, 저희는 정말 벽돌을 나르러 왔습니다. 그러니 문을 열어주세요. 저와 제 형제들이 큰 실수를 했어요. 호아병단이 우리에게 벽돌을 나르라고 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진씨 가문 사람들이 이 말을 듣자 더욱 마음이 오싹해졌다. ‘박용구가 일부러 말을 반대로 하는 거야.’ ‘그가 이렇게 말한다는 것은, 더욱 화가 났다는 말이 틀림없어!’ 진태휘는 얼른 박용구에게 다가가 황송하게 말했다. “두목님, 세화가 이 공사장 책임자입니다. 두목님 형제들이 여기서 벽돌을 옮기는 것은 모두 세화가 동의한 것입니다. 우리 진가의 다른 사람들과는 아무 상관없어요!” ‘상관이 없다고?’ 박용구가 어리둥절해하며 자세히 보며 생각했다. ‘진 사장님은 진씨 가문 사람들과 사이가 좋지 않은 것 같은데.’ 박용구가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자 진태휘는 고개를 돌려 진경을 노려보며 말했다. “아직도 멍하니 서서 뭐 해? 빨리 두목님에게 사과하지 않고! 화를 풀지 않으면 모두 다 네 탓이야!” 짝! 진태휘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세화의 뺨을 때렸다. “개X식, 네가 뭔데 감히 진 사장님을 무릎 꿇게 해?” 박용구는 진태휘를 세게 걷어차서 무릎을 꿇게 한 후, 모두의 놀란 가운데 세화에게 다가가 무릎을 꿇었다. “진 사장님, 사람을 보내 공사장을 막은 것은 모두 제 잘못입니다. 제가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이제 부하 형제들 모두와 함께 사과드리고, 여기 공사장에서 한 달 동안 벽돌을 나르는 것으로 속죄하겠습니다!”와르르르르! 박용구가 데
박용구는 일어서서 먼저 진태휘를 노려보았다. “당장 사장님을 괴롭히는 놈을 쫓아내!” 진태휘는 약삭빠르게 용서를 빌다가 공사장 밖에 버려졌다. 진한영도 놀랐다. 세화가 박용구에게 자신들을 쫓아낼까 두려워, 눈치 있게 자리를 떠났다. 박용구는 200명 이상의 부하들을 데리고 공사장으로 들어갔고, 이전의 최삼식 등 50명과 합류했다. 300명의 불량배들이 공사장에서 열심히 벽돌을 옮겼다. 세화는 이 장면을 보면서 정말 별일이 다 있다고 생각했다. ‘천미 언니가 생각해 준 덕분에 박용구 같은 두목이 공사장에 벽돌을 나르러 왔어.’ ‘하지만 이것이 알려지면 다른 사람들은 내가 암흑가의 여자 주인 줄 알 거야.’ H시 제일병원, 고급 병동. “아버지, 제가 고자가 돼서 이제 평생 여자랑 못 자나요?” 주태진은 두 눈으로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며 마치 죽은 사람처럼 서늘한 말투로 말했다. 절망적인 사실을 알게 되자 그는 사흘 동안 꼼짝도 하지 않고 누워만 있었다. 생기가 하나도 없는, 마치 죽은 사람 같은 아들을 보며 주원풍은 가슴이 아팠다. “아들아, 아버지가 너를 보호하지 못했으니. 걱정 마라. 내가 반드시 복수해 주마!” “복수하겠어! 꼭 복수할 테다!” 주태진은 원한 있는 귀신처럼 미친 듯이 울부짖었다. 갑자기 주태진은 고함을 뚝 그치더니 물었다. “아버지, 벌써 3일이나 지났는데, 왜 아무 소식이 없어요? 지금 저를 속이는 거죠? 아버지는 저를 대신해서 복수를 하고 싶지 않아요!” “아들, 그렇지 않아! 이제 너 대신 복수하는 것이 이 아버지의 소원이야!” 주원풍은 얼른 그를 안심시키려 했고,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네가 사고를 당했을 때 아버지는 김대이를 시켜 복수를 하려 했어. 이동혁의 가족을 강제로 하늘 거울 저택에서 쫓아내 천천히 그들을 괴롭히려고 했는데, 마침 설 대도독이 옆집에 집을 사는 바람에 김대이가 오히려 쫓겨났어.” “하지만 그때 운이 좋았을 뿐이야. 난 이미 이씨 가문의 지원을 받아서 암흑가 두목들을
주원풍은 서경하를 보고 눈에서 차가운 기운이 맴돌았다. 그가 이 여자를 아직 살려둔 것은 아들이 고자가 되기 전에 이 여자와 관계를 맺었기 때문이다. 만약 서경하가 주씨 가문의 씨를 임신했다면, 그는 이 여자를 아이가 태어날 때까지 살려둘 것이다. 하지만 만약 아무것도 없다면, 그녀는 두 달도 못 살 것이다. 이 때문에 주원풍은 서경하를 건축자재협회에 고용하여 그녀를 건축자재협회의 비서실장으로 임명했다. 지금의 서경하는 매우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주태진의 씨만 임신하면 나중에 주씨 가문의 큰 어른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만 된다면 주씨 가문에서 그녀의 지위는 비할 데 없이 확고할 것이다. 서경하는 주원풍의 눈에는 그녀 자신이 이미 죽은 사람과 같다는 것을 몰랐다. “무슨 일이야?” 주원풍은 차가운 눈빛을 거두고 평소와 같이 물었다. “사장님, 박용구가 배신했습니다. 방금 들은 소식에 의하면, 그는 뜻밖에도 모든 부하들을 데리고 세화의 공사장에 벽돌을 나르러 갔다고 합니다!” 서경하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꿈에서도 세화와 동혁을 저주했지만, 박용구처럼 호방하고 횡포한 암흑가 두목이 이렇게 쉽게 승복할 줄은 몰랐다. 주원풍도 지금 마음속으로 분노하고 있었다. “박용구 그 놈도 김대이와 마찬가지로 줏대가 없어요. 정말 놀라워요! 호아병단은 호아병단이고, 진성은 진성이지. 그가 이렇게 쉽게 자기 체면을 버릴 줄이야!” 서경하가 계속 몇 마디 화를 내자 주원풍은 손을 내저었다. “괜찮아, 변절하고 싶음 변절하라고 해. 이동혁과 진세화는 이틀만 더 그대로 편하게 놔두고. 어차피 이틀 후면 새 건축자재협회의 임시총회야. 난 그때 그 놈들을 완전히 절망하게 할 거니까!” 그는 박용구의 반란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박용구 하나로는 대세를 바꿀 수 없다는 것쯤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가 받아들인 다른 십여 명의 암흑가 두목들은 현재 순조롭게 일을 진행하고 있었다. 많은 건설 현장이 고개를 숙이고 굴복
[회장님, 백항남이 죽은 일은 아직 조사 중입니다만, 제가 우연히 그해 학교에서 쫓겨난 일을 알아냈고, 그 배후에 이씨 가문과 주씨 가문이 있었습니다.] 백항남이 해고된 일을 동혁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당시 백항남은 석사 대학원 졸업 직전이었다. 갑자기 그의 논문이 표절로 신고되어 학교에서 바로 제적되었다. 백항남은 원래 과학 연구에 뜻을 두었는데, 이 일로 그의 과학 연구 진로를 완전히 차단당하여 큰 타격을 입었고 오랫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동혁은 백항남의 사람됨을 잘 알고 있었다. 절대 그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니었다. 분명 누명을 쓴 것이 틀림없었다. 그래서 그를 도와 다시 일을 바로잡고 싶었다. 그러나 항남은 이 일을 숨겼고, 동혁에게 상관하지 말라고 한 후, 스스로 남쪽으로 내려갔다. 선우설리는 동혁에게 백항남이 부정행위를 했다고 신고한 사람이 하지혜라는 여학생이라고 말했다. 또한 육해진, 곽상원, 천전, 차신우 등 몇몇 사람들이 위증을 했다고 보고했다. 그들은 모두 당시 이씨 가문의 지시를 받았다. 동혁은 갑자기 항남이 자신의 일과 연루된 것임을 깨달았다. 항남은 천부적인 재능이 있어 앞으로 동혁의 오른팔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그때 이씨 가문은 이미 동혁을 상대할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은밀히 손을 써서 향남의 진로를 망친 것이다. 항남은 배후가 이씨 가문 사람이라는 것을 눈치챘지만, 이씨 가문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했고, 동혁과 이씨 가문의 관계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동혁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았다. [회장님, 하지혜는 현재 한 교육그룹의 책임자이고, 육해진, 곽상원 몇 명도 모두 주원풍에 의해 건축자재협회에 초빙된 상태입니다.][주원풍은 그들을 매우 신임해서, 비서로 고용한 다음 그 깡패들을 감시하게 했습니다.] 선우설리는 동혁에게 자세히 소식을 전했다. “그 몇 사람이 당시에 양심도 없는 일을 했는데, 그럼 그 일에 대한 보복도 받아야겠지?”동혁의 눈에 차가운 기운이 스쳤다.처음에 이 무리들
“맞아요!” 진한강은 고개를 끄덕였다. “성세그룹은 이미 저항할 수 없어요. 건축자재협회가 다시 힘을 찾을 거예요.” “그리고 세화가 원자재 구매를 거부했고, 박용구가 공사장에서 벽돌을 옮긴다는 것도 널리 알려져 건축자재협회의 체면을 구겼으니, 이번 조직임시총회에서 우리 진씨 가문이 도마에 오를 것이 분명해요!” 이 말을 듣고 진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당황했다. 심지어 대가문들도 건축자재협회에 고개를 숙이고 있는데, 그들 가문만 세화가 프로젝트를 맡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버티고 있었다. 이번에 진씨 가문이 조직임시총회에 참석하게 되면, 분명 기세가 오른 주원풍에게 표적이 되어 위협당할 것이다. “아버지, 이건 피할 수 없는 일이에요. 만약 참석하지 않는다면, 주원풍에게 우리를 정리할 핑계를 하나 더 주는 것밖에 안 돼요. 참석을 피하는 것보다, 지금은 누구를 참석시킬 것인가가 문제예요.” 진한강이 말하더니 이내 아들에게 눈짓을 했다. 그러자 진태휘가 말했다. “할아버지, 어차피 저희 가족에는 안 갈 거니까. 대신 향방주택을 책임지는 사람이 가야지요.” “맞아요, 세화를 보내야죠. 어차피 세화는 고집불통이니, 가서 그대로 하게 하면 되겠어요!” 진화란도 말했다. 과거에 이런 큰 행사가 있다면, 그들은 모두 앞을 다투어 참석하려 했다. 하지만 이번 조직임시총회는 분명히 자신들이 위협받는 일이었고, 그래서 그들은 두말없이 세화에게 이 일을 떠넘겼다. 마침 그때 세화의 가족이 도착했다. “세화야, 내일 건축자재협회의 조직임시총회에 네가 우리 가문을 대표해서 참석해.” 진한영은 두말없이 그녀에게 초청장을 주었다. “할아버지, 다른 사람이 가면 안 돼요?” 자신을 조직임시총회에 참석하게 한다는 말을 듣고 세화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요 며칠 동안 그녀는 꿈에서 환관 옷을 입은 고자가 된 주태진이 갑자기 나타나 그녀에게 복수하려는 것을 보았다. ‘내가 어떻게 조직임시총회에 참석하겠어?’ ‘주원풍은 틀림없이 나를 증오하고 있을 거야
휠체어에 앉아 있는 진창하는 진한영의 욕설에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다른 사람들도 듣자마자 진창하에게 화살을 돌렸다.“작은 아버지! 만약 작은 아버지가 그 당시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면, 이 조카도 지금 최고 가문 심지어 상위 1% 명문가의 도련님이었을 겁니다. 삼촌 때문에 정말 저희가 손해가 너무 커요!”진태휘는 어린 시절 가장 존경했던 작은 아버지를 보며 거리낌 없이 속마음을 털어놓았다.진화란도 말했다.“작은 아버지, 지금 작은 아버지 딸도 작은 아버지와 똑같은 성격이고, 거기다 고집불통이에요. 세화가 또 진씨 가문을 해칠 것 같다고요!”“이 가족이 바로 진씨 가문의 화근이야!”진한강의 가족은 온갖 신랄하고 각박한 말을 계속하며 마음속의 답답함을 토로했다.진창하, 류혜진, 세화 모두 창백한 얼굴로 서서 온갖 조롱을 들었다.이것은 진씨 가문의 사람들이 늘 하는 일이었다.“누가 당시에 진씨 가문이 진성그룹을 망치게 했어?”동혁은 아내와 장인 장모가 이를 악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묵묵히 참는 모습을 지켜보았다.동혁의 마음이 아파왔다.그러자 갑자기 동혁이 말했다. “그건 바로 주원그룹 아닙니까? 내일 조직임시총회가 끝나면 주원풍에게 주원그룹을 돌려달라고 하겠습니다!”동혁의 놀라운 이 말의 여운이 가시지 않았다.홀 안이 잠시 조용해지더니 이내 모든 사람들이 시큰둥하게 웃기 시작했다.“바보 주제 그럴 자격이 있어?”“바보야, 너 또 로또 당첨됐어? 그래서 이번에 몇 천억이라도 생겼어? 그래서 그렇게 자신감이 넘치는 거야?”“몇 천억으로는 부족하지, 주씨 가문이 상위 1% 명문가가 되어 재력을 손에 넣었어. 2조 원이 없으면 주원 그룹을 살 수 없다고.”“농담이지? 정말 이 바보 말을 믿는 거야? 2조 원? 만약 이 바보가 꺼낸 다면, 그것은 틀림없이 가짜돈이야!”동혁의 이 한 마디가 또 많은 사람들에게 조롱의 표적이 되었다.진한영은 복권 이야기를 듣고 짜증이 나서 바로 세화의 가족을 쫓아냈다. “세화야, 집으로 가자, 이
양도형은 류성중이 도와주자 세화와 자신의 사이가 틀어질까 봐 전혀 두렵지 않았다. 그래서 방금 사과의 말을 하고 이어서 아까 한 이야기를 반복했다. 그러자 세화는 굳은 표정으로 차갑게 말했다. “양 사장님, 아까도 제가 말했었죠. 이건 제 개인적인 일이에요. 그러니 사장님이 상관할 거 없어요.” 양도형은 세화가 여전히 차갑게 대답할 줄은 몰랐다. ‘그래도 류 부이사장님 앞이라 다를 줄 알았는데.’ 양도형의 안색이 갑자기 안 좋아졌다. “세화야, 말이 너무 지나치는구나.” 류성중의 표정이 갑자기 싸늘해졌다. “도형이의 할아버지는 네 외할아버지와 수십 년 동안 친분이 있는 사이야.” “두 가문이 그만큼 가까운 사이라 도형이가 너를 위해서 한말인데, 그렇게 표정을 구기면 어떻게 해?” 앉아 있던 동혁은 이 말을 듣고 눈빛이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그는 류성중이 양도형의 편을 들며 말하는 것은 그리 신경 쓰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세화를 무안하게 만드는 것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그래서 동혁은 일어나서 한마디 하려고 했다. 하지만 집에서 나오기 전 류혜진의 당부를 떠올린 세화는 재빨리 동혁을 가로막아 제지했다. 세화는 심호흡을 하고 최대한 마음을 가라앉히며 말했다. “외삼촌, 양 사장님의 호의는 감사히 받을게요.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건 제 개인적인 일이에요. 그 사이에 다른 사람이 끼어드는 건 원하지 않아요.” 세화가 이렇게 차분하게 말하는 것을 듣고 류성중 역시 조금 마음이 놓였다. 그는 줄곧 세화를 뚫어지게 바라보는 양도형을 보고 도와주고 싶었다. 류성중은 다시 미소를 지었다. “그래, 알겠어. 그래도 도형이를 이해해라.” “도형이는 가문에 기대지 않고 자수성가하여 성신제약을 세웠어. N도 의약계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로 그 기세가 대단하지. 그러니 동혁이가 별로 눈에 차지 않았을 거야.” 류성중은 말하면서 동혁을 힐끗 쳐다보았다. “그런 도형이에 비하면 네 남편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지
나서서 말하는 사람들은 모두 비교적 젊었다. 그들은 분명 세화의 미모와 재력을 탐냈다. 하지만 그들은 이 마음을 잘 숨기고는 겉으로 보기에는 모두 세화를 위해 말하는 것처럼 했다. 어느새 그들은 서로 호흡이 잘 맞아 같은 편에 섰다. ‘일단 골키퍼인 이동혁을 공격해 쫓아내고 그다음을 노려야지.’ ‘그때 가서 누가 슛을 성공시켜 진 회장을 차지할지는 각자의 능력에 달려 있는 거니까.’ “진 회장님, 들으셨죠? 다들 그렇게 생각합니다. 전 그저 사람들의 속마음을 대신 이야기 했을 뿐이에요.” 양도형은 당연히 자신이 가장 유리한 입장에 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세화는 아까 전 아래층에서부터 이미 화가 잔뜩 났었다. 그런데 지금 동혁이 또다시 많은 사람들의 조롱을 받자 그녀의 안색이 별로 좋지 않았다. “여러분은 아주 한가하시나 봐요. 남의 사적인 일까지 이렇게 신경 써주시고 말이에요.” 세화는 쌀쌀한 말투로 말했다. “제가 누구와 결혼해서 살든 그건 제 일이에요. 다른 사람들이 상관할 일이 아니라고요. H시의 자랑이니, 무슨 대외적인 이미지니 하는 말은 할 필요조차 없어요.” “오늘 제가 이 연회에 저희 남편과 함께 온 것은 단지 가문의 어른 한 분을 뵈러 온 것일 뿐 다른 뜻은 없습니다.” “여러분이 저를 찾아와서 사업에 대해 논의하신다면 기꺼이 환영합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인 일을 언급하실 생각이라면 죄송하지만 대화는 하지 않겠습니다.” 세화는 매우 불쾌한 어투로 말을 했고, 모두 그녀의 말투에서 얼마나 화가 났는지 알 수 있었다. 방금 전 나서서 말한 사람들은 난처해져서 괜히 발을 구르며 무안함을 느꼈다. 그들은 동혁이 진씨 가문 안에서 아무런 지위도 없어서 세화가 그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오늘 동혁을 연회에 데리고 온 것도 어쩌면 마치 남자가 여자 파트너를 데려오는 것처럼 그저 대외적인 이미지를 위한 행동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세화가 이렇게 동혁을 보호할 줄은 몰랐다.그녀가
양도형이 말을 하자 연회장이 조용해졌다. 세화는 외모나 몸매 모두 최상이었고 두 그룹을 경영하고 있는 부자였다. 한마디로 재색을 겸비한 완벽한 여자라고 할 수 있었다. ‘이런 여자가 이동혁처럼 아무것도 없는 쓸모없는 인간과 살기에 정말 아깝기는 하지.’ 현장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들은 단지 생각만 할 뿐 말을 꺼내서 세화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뜻밖에도 양도형이 사람들과 동혁 앞에서 세화에 대한 마음을 드러냈다. 사람들의 재미와 흥미 가득한 눈빛이 일제히 동혁에게 향했다. ‘H시에서 유명한 저 쓸모없는 데릴사위가 어떻게 나올까?’ 그러나 지금 동혁의 얼굴은 모두의 예상과 달리 아주 평온했다. “근데 누구시죠?” 동혁은 양도형을 대충 훑어보고는 담담하게 물었다. 이런 무심한 동혁의 태도를 보고 양도형은 좀 의외라고 생각했다. 그의 예상대로라면 자신의 도발에 동혁의 분노가 폭발해야 정상이었기 때문이다. ‘이동혁이 내 말에 분노해서 자신의 무능함을 드러내는 하는데.’ ‘그래야 내가 한발 더 나가서 이 사람을 완전히 짓밟을 수 있지.’ 양도형은 의아했지만 동혁의 속마음은 지금 보이는 것만큼 평온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때 마침 세화가 주변 사람들에게 몇 마디 인사를 하고 눈살을 찌푸린 채 다가왔다.양도형은 세화를 뜨거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진 회장님, 제 이름은 양도형입니다. 현재 사업을 하고 있는데, N도 성신제약회사의 사장을 맡고 있습니다.” “성신제약이라면 N도에서도 아주 유명한 회사잖아? 지난 2년 동안 빠르게 성장해서 그 규모가 작지 않다고 들었어.” “저 양도형 사장이 2년 만에 이런 성과를 내서 자수성가했으니, 아주 대단한 인물은 맞구만. 절대 얕보면 안 되겠는데?” 즉시 몇몇 사람들이 속삭이기 시작했는데 그들은 모두 성신제약회사에 대해 들은 적이 있었다. 현장의 일부 업계 선배들도 양도형을 대단하게 여기며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 눈빛에서 그들의
“결혼을 했으면 이혼하면 되지.” “저 이동혁이라는 사람은 보기에도 그저 아주 평범해. 거기다 데릴사위이니 평소에는 구박이나 받고 살 거야.” “솔직히 골키퍼라고 말하는 것도 좀 그렇지.” 양도형은 입가에 미소를 띠며 결정한 듯 말했다. “그래, 이제부터 저 진 회장은 내 여자야.” 양도형의 넘치는 자신감을 보고 옆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경악하는 표정을 지었다. ‘이 사람은 또 누구지. 누군데 이리 자신만만해?’ 하지만 모두는 양도형이 단지 말뿐이 아니라 동혁과 세화 쪽으로 곧장 걸어가자 흥미로운 눈빛을 번쩍였다. ‘재미있는 볼거리가 생겼네.’ 한편, 아는 사람들과 모르는 사람들이 모두 세화에게 다가와 인사했다. 비록 사람들이 두 배로 늘었지만 세화는 아래층에서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여유롭게 사람들을 대했다. 동혁은 눈으로 그 모습을 보며 약간 흐뭇해했다. ‘세방그룹과 혜성그룹을 경영하면서 세화가 두 그룹의 회장이 되더니 이제는 사람을 상대하는 것도 아주 익숙해졌어.’ ‘이렇게 계속 성장하면 언젠가 우리 H국 재계 전체에서 세화가 한 자리를 차지할 거야.’ 동혁은 세화의 뒤에서 자리를 잡고 앉아 조용히 그녀를 지켜보며 사람들의 주의를 빼앗을 생각이 없었다. 그는 그저 묵묵히 세화를 지키고 싶을 뿐이었다. 그런데 이때 하필 양도형이 다가와서 문제를 일으키려 했다. “이봐요. 친구. 제가 그쪽과 좀 상의할 게 있는데.” 그는 앉아서 동혁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을 걸었다. 동혁은 멍해져서 갑자기 자신 앞에 나타난 남자를 쳐다보았다. 30살 안팎의 나이, 깔끔한 정장차림에 기세도 좋고, 눈썹에 힘이 있으며 온몸에는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한눈에 봐도 젊고 유능한 의기양양한 젊은 인재였다. “무슨 일이죠?” 동혁은 양도형의 의도를 알지 못해 그저 웃었다. 양도형도 웃더니 천천히 카드 한 장을 꺼내 동혁의 품에 건넸다. “이 카드에는 2억이 들어 있어요. 제가 지금 이걸 드릴 테니, 우리 거래하죠.” 동혁은 조용히 자리에 앉아 있
동혁은 아무런 상관없었지만 사람들의 눈에는 그가 화를 참는 것처럼 보였다. “하하, 진 회장님 너무 기분 나빠하지 마세요. 회장님의 데릴사위 남편이 재주가 없는 건사실이잖아요. 그래도 보아하니 적어도 화를 참는 건 우리보다 낫네요.” “그러게요. 우리 같았으면 이렇게 다른 사람들에게 비웃음을 당하면 못 참았을 텐데요.” “진 회장님 남편은 독립투사 같은 기개가 있어요. 외세의 굴욕을 견디고 마침내 나라의 독립을 이뤄낸 사람들 말이에요. 욕을 잘 참는 건 아주 꼭 닮았어요. 그래서 대단하게 생각해요.” “하하하.” 한 무리의 사람들 사이가 다시 한번 웃음바다가 되었다. 세화는 조금도 숨기지 않고 희고 청순한 얼굴에서 분노를 드러냈다. 류성중은 세화의 명성을 빌려 이번 연회에서 자신을 더 빛내려고 했다. ‘이렇게 세화를 계속 화나게 하다간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을 거야.’ “그만하시죠. 어쨌든 동혁이는 제 조카사위예요. 농담들이 너무 지나치세요.” “다들 이러지 말고, 곧 연회가 곧 시작되니 들어들 가시죠.” “세화야, 너도 동혁이를 데리고 들어가자. 이따가 또 큰 어른들이 오실 거야. 너도 인사해 두면 나중에 좋을 거야.” 류성중은 일부러 정색을 하고 동혁을 감싸듯이 말했다. 그러나 동혁을 비꼬던 사람들은 류성중의 말에 다른 말은 하지 않았을 뿐이지, 류성중이 동혁을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적어도 세화에게 상황을 벗어날 기회는 주었다. 그녀는 화를 참으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위로하듯이 동혁의 손을 잡아 쥐었다. “동혁 씨, 방금 전 일은 신경 쓰지 말고 같이 들어가자.” 동혁은 아무렇지 않게 세화를 따라 호텔로 들어갔고 뒤에 있는 사람들의 조롱 섞인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정말 완벽히 쓸모없는 놈이네.” 류성중도 콧방귀를 뀌며 호텔로 들어갔다. 호텔에 들어서자마자 사람들은 3층의 연회장으로 향했다.그 안에 이미 모인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그들 역시 H시 의료보건시스템의 크고 작
류성중의 설교 같은 말투에 세화는 조금 짜증이 났다. 하지만 이곳에 오기 전 류혜진과 류혜연의 당부로 인해 세화는 류성중의 태도에 대해 어느 정도 각오를 해서 참을 수 있었다. 세화는 공손하게 대답했다. “네. 외삼촌. 제가 외삼촌의 말씀을 잘 명심할게요.” 류성중이 세화를 자신의 아랫사람이라 여겨 대놓고 훈계하는 모습을 보이자 현장의 사람들의 시선에 류성중에 대한 존경이 깊어졌다. 류성중이 원하는 것이 바로 이런 효과였다. 그는 아직 40대 초반으로 조직 안에서 확실히 젊은 편에 속했다. 현장에 있는 사람들, 특히 의료보건시스템과 병원에서 일하는 선배들의 경우 겉으로는 류성중을 존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적으로는 다를 수 있었다.그러나 지금 류성중이 세화를 훈계함으로 바로 이런 사람들의 마음속에 그의 권위를 바로 세우게 됐다. 이때 세화가 고개를 돌려 동혁에게 눈짓을 하자 동혁이 류성중에게 다가갔다. “외삼촌, 안녕하세요.” 류성중의 얼굴에서 미소가 싹 사라졌다. 그는 동혁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그대로 고개를 돌려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세화에게 말했다. “왜 동혁이를 여기로 데려온 거야?” 이 말을 듣고 동혁은 몸을 돌려 그대로 돌아가려고 했다. 세화는 동혁의 성격을 알고서 얼른 그를 잡아당겼다. ‘동혁 씨가 이렇게 그냥 가버리면 외삼촌이 더 화를 낼 거야.’ ‘외삼촌이 화를 내든 말든 상관없지만 나중에 엄마가 알면 큰일이니까, 말려야지.’ 동혁도 세화의 생각과 같아 잠시 참기로 했다. “외삼촌, 저희 어머니께 전화로 동혁 씨를 만나야겠다고 하셨잖아요.” 세화가 공손한 어조로 말했다. 류성중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그건 나중에 개인적으로 보면 되지. 내가 언제 이곳으로 동혁이를 데리고 오라고 했어? 대체 이놈이 이런 자리에 가당키나 해?”류성중은 말속에서 동혁에 대한 경멸과 반감을 숨기지 않았다. 동혁의 참석에 불만을 품은 일부 사람들도 류성중의 태도를 보자마자 따라서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진 회장님, 여기
류성중을 둘러싸고 있던 많은 사람들이 한눈에 그녀를 알아보고 바로 달려들었다. “혜성그룹의 진 회장 아니십니까? 회장님도 오늘 연회에 참석하신 건가요?” “진 회장님, 혜성그룹이 최근 아주 잘 나간다고 들었습니다. 하 선생님까지 태백산장의 홍보대사를 맡기로 하셨다지요?” 세방그룹과 혜성그룹을 경영하는 세화는 H시의 재계에서 이제는 위치가 달라졌다. 현장에 있는 여러 의료보건시스템의 리더들조차도 그녀 앞에서 감히 거만하게 굴지 못했다. 병원의 원장이나 제약회사의 사장은 말할 것도 없었다. 이 사람들은 최근 H시에서 두각을 보이는 세화와 어떻게든 관계를 맺어 협업할 수 있기를 바랐다. “네. 감사합니다.” 세화는 의젓하게 모여든 사람들과 인사를 하며 절도 있게 행동했다. 사실 그녀는 대부분의 사람들 이름도 몰랐다. “쾅!” 사람들이 계속 세화에게 아부를 하려고 할 때 뒤에서 차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정장 차림의 동혁이 차 뒤편에서 돌아 나왔다. 사람들이 그를 보자 소란스러웠던 현장이 곧바로 조용해졌다. 동혁도 분명 H시에서 만큼은 유명인사에 속했다. 그래서 현장에는 동혁을 아는 사람이 적지 않다. 설사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다른 사람이 조금만 귀띔해 주면 동혁이 진씨 가문의 그 소문난 데릴사위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세화가 자신의 남편인 데릴사위를 함께 데려왔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모든 사람들이 머릿속에서 동혁 같은 사람은 근본적으로 오늘 밤과 같은 수준 높은 모임에 참가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세화의 신분 때문에 아무도 나서서 뭐라고 하지는 못했다. 세화가 있음에도 사람들의 얼굴에는 다소 동혁을 혐오스럽게 바라보는 표정이 있었다. 그래서 그녀의 마음이 좀 불편했다. 세화는 사람들을 무시하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서 있는 류성중 앞으로 다가갔다. 그녀는 먼저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 준비해 온 이청백의 서예 작품을 선물로 내밀었다. “외삼촌 안녕하세요. 이건 제가 준비한 작은 선물이에요
“세화야, 지금은 네 외삼촌이 가문에서 힘이 있으니 되도록 좋은 말 많이 하고 기분 좀 맞춰드려.” 이모인 류혜연도 세화와 동혁에게 당부했다. 그녀는 류성중이 류씨 형제자매 중 막내라 해도 가문에서 그의 지위가 자신보다 높다고도 알려주었다. 류씨 가문의 류호천은 옛 사상을 가진 사람으로 막내아들인 류성중을 가장 좋아했다. “이모, 알았어요.” 세화는 류혜진과 류혜연의 말을 듣고는 동혁을 데리고 문을 나섰다. 그녀는 먼저 동혁과 혜성그룹에 가서 류성중에게 줄 선물을 고르려고 했다. 세화의 사무실에는 협업에 대해 이야기하러 온 회사 사장님들이 두고 간 좋은 선물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다지 비싸지도 않았고 성의로 생각해서 세화는 그 선물들을 그냥 받았었다. 세화는 그중 N도 서예의 대가인 이청백의 서예 작품을 골라서 동혁과 함께 명성호텔로 향했다. 류성중은 이번에 H시에 와서 이씨 가문을 대신해 동혁에게 이천성을 돌려보낼 것을 전하려고 했다. 그는 N도 의료공단의 부이사장으로 이번에 H시를 방문한 김에 여러 의료 기관에 대한 감독과 지도를 수행했다. 마치 감찰관과 같은 위치라 아랫사람들은 당연히 깍듯이 그를 대우했다. 그래서 오늘 밤에 H시의 의료 관련 시설에 있는 몇몇 사람들은 그를 명성호텔에 초대해 연회를 열기로 했다. 그중에는 병원의 대표도 있었고 의료 관련 회사 사장들도 많았다. 류성중이 아우디 A6를 타고 명성호텔에 도착하자 호텔 입구에 모여있는 사람들에게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누군가는 자발적으로 와서 차 문을 당겨 열었고 다른 손으로는 그의 정수리를 보호했다. “류 부이사장님, 부딪히지 않게 조심히 내리세요.” “부이사장님은 의료공단에서도 전문적이면서 기술까지 뛰어난 리더 아니십니까? 만약 무슨 문제라도 생긴다면 우리 N도 의료보건 시스템에 큰 손실이지요.” 문을 여는 사람의 말 한마디에 류성중은 기분이 아주 좋았다.류씨 가문은 의학 가문으로 가족들이 대대로 의학을 연구했다. 그도 원래는 의학을 공부했지만 졸
“외삼촌이 H시에 왔는데, 동혁 씨를 만나고 싶다고 한다고요?” 세화가 얼굴을 찡그리며 의아하게 동혁을 바라보았다. 외가 쪽 친척에 대해서 별로 호감이 없는 세화였다. 애초에 류씨 가문에서는 류혜진이 진씨 가문에 시집가는 것을 그다지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두 가문의 왕래가 적었고, 그로 인해 세화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류씨 가문의 친척들을 만난 경우가 그리 많지 않았다. 세화가 동혁과 결혼하기로 하자 류씨 가문은 잠시 진씨 가문과 왕래가 잦아졌다. 그러다 나중에 동혁이 사고를 당했고, 류혜진은 의료사고로 해고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때세화의 외할아버지인 류호천은 류혜진이 류씨 가문의 명성을 망쳤다는 이유로 그녀를 다시는 류씨 가문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했다. 사실상 가문에 류혜진을 쫓아낸 셈이었다. 그 일은 류혜진의 가슴에 영원한 상처로 남았다. 이후 세화의 가족과 류씨 가문 사이의 왕래는 완전히 끊어졌다. 오로지 막내 이모인 류혜연의 가족과 몰래 연락을 주고받는 게 다였다. 세화의 외삼촌 이름은 류성중이다. 세화는 류성중이 N도 의료보건시스템의 리더라는 것만 알고 그 외 나머지는 잘 몰랐다. “여보, 그렇게 쳐다보지 마. 나도 무슨 이유인지 모르니까.” 동혁 역시 의아하게 생각하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류혜진이 바로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모른 척하지 마. 이것도 다 너 때문에 생긴 일이니까.” “세화야, 외삼촌이 그러는데 자기는 N도 이씨 가문의 부탁을 받고 밤새 H시에 와서 사람을 치료했다고 하더라고.” “네 외삼촌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더라면 너도 동혁이가 몰래 뒤에다 얼마나 많은 일을 숨겼는지 몰랐을 거야.” 류혜진이 화를 내며 동혁을 가리켰다. “지난번에 이 놈이 도지사 어른께 선물을 보내 드렸었잖아. 그래서 사람들이 이놈을 따라 했는데 그때 이씨 가문에 이천성이 붙잡혔어.” “이씨 가문이 하세량 시장에게 가서 이천성을 풀어달라고 요청했는데, 글쎄 이놈이 시장에게 무슨 말을 어떻게 했는지, 동혁이가 풀어주라고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