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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8화 운전기사

작가: 우주멍
“싫은데요.”

동혁은 류혜연의 태도를 보고 너무 기가 막혔다.

‘우리 집에 눌러사는 손님이면서 뭐 이리 당당하지?’

‘이리저리 내 트집이나 잡고, 마치 내가 무슨 자기 하인인 줄 알아?’

“동혁이, 너 그게 무슨 태도야?”

그러자 류혜연이 눈을 부릅뜨고 소리쳤다.

“아직 투자회사 사장도 안 됐는데 벌써부터 위세 부리는 거야?”

“능력이 없으면 성격이라도 좋아야지?”

“세화의 절친이 아니었다면 넌 여전히 항난그룹에서 운전기사로 일했을 거야.”

동혁은 정말 어이가 없었다.

자신은 한마디만 말했는데 류혜연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비아냥거렸다.

동혁이 류혜연을 보고 말했다.

“이모님, 항난그룹에서 운전을 하면 월급이라도 있죠. 가족들에게 운전을 해준다고 저에게 무슨 이득이 있죠? 아무래도 안 되겠어요. 죄송해요.”

동혁은 자신이 항난그룹의 회장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사람의 선입견은 무서운 법이다.

‘어차피 내가 말해도 믿지 않을 테니까.’

류혜연은 화가 나서 표정을 찡그리며 동혁에게 손가락질을 했다.

“그럼 동혁이, 너 지금 가족을 위해 운전을 해줄 때에도 돈을 달라는 거야? 아주 돈귀신이 들었구나!”

“친형제라도 계산은 분명히 해야죠. 이모님 가족들이 우리 집에 살면서 집세는 말할 것도 없고, 전기, 가스, 식비도 내지 않잖아요.”

동혁은 류혜연이 어떻게 생각하던지 전혀 개의치 않는다고 직접적으로 말했다.

류혜연은 화가 나서 부들부들 떨며 발을 구르더니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언니, 언니가 아주 훌륭한 사위를 뒀네. 우리한테 전기, 가스 값을 달래. 좀 있으면 우리를 쫓아내겠어!”

류혜진은 자초지종을 듣자마자 동혁을 가리키며 욕설을 퍼부었다.

“동혁이 너 아주 간이 부었구나? 네가 집에서 놀고먹을 때 내가 언제 너한테 돈 달라고 한 적 있어? 감히 내 여동생 가족에게 생활비를 요구하는 게 부끄럽지도 않아? 너 아주 길바닥에 쫓겨나봐야 정신을 차릴래?”

류혜진이 동혁에게 욕설을 퍼붓자 류혜연은 득의양양하게 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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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서서 말하는 사람들은 모두 비교적 젊었다. 그들은 분명 세화의 미모와 재력을 탐냈다. 하지만 그들은 이 마음을 잘 숨기고는 겉으로 보기에는 모두 세화를 위해 말하는 것처럼 했다. 어느새 그들은 서로 호흡이 잘 맞아 같은 편에 섰다. ‘일단 골키퍼인 이동혁을 공격해 쫓아내고 그다음을 노려야지.’ ‘그때 가서 누가 슛을 성공시켜 진 회장을 차지할지는 각자의 능력에 달려 있는 거니까.’ “진 회장님, 들으셨죠? 다들 그렇게 생각합니다. 전 그저 사람들의 속마음을 대신 이야기 했을 뿐이에요.” 양도형은 당연히 자신이 가장 유리한 입장에 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세화는 아까 전 아래층에서부터 이미 화가 잔뜩 났었다. 그런데 지금 동혁이 또다시 많은 사람들의 조롱을 받자 그녀의 안색이 별로 좋지 않았다. “여러분은 아주 한가하시나 봐요. 남의 사적인 일까지 이렇게 신경 써주시고 말이에요.” 세화는 쌀쌀한 말투로 말했다. “제가 누구와 결혼해서 살든 그건 제 일이에요. 다른 사람들이 상관할 일이 아니라고요. H시의 자랑이니, 무슨 대외적인 이미지니 하는 말은 할 필요조차 없어요.” “오늘 제가 이 연회에 저희 남편과 함께 온 것은 단지 가문의 어른 한 분을 뵈러 온 것일 뿐 다른 뜻은 없습니다.” “여러분이 저를 찾아와서 사업에 대해 논의하신다면 기꺼이 환영합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인 일을 언급하실 생각이라면 죄송하지만 대화는 하지 않겠습니다.” 세화는 매우 불쾌한 어투로 말을 했고, 모두 그녀의 말투에서 얼마나 화가 났는지 알 수 있었다. 방금 전 나서서 말한 사람들은 난처해져서 괜히 발을 구르며 무안함을 느꼈다. 그들은 동혁이 진씨 가문 안에서 아무런 지위도 없어서 세화가 그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오늘 동혁을 연회에 데리고 온 것도 어쩌면 마치 남자가 여자 파트너를 데려오는 것처럼 그저 대외적인 이미지를 위한 행동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세화가 이렇게 동혁을 보호할 줄은 몰랐다.그녀가

  • 전신이 깨어났다   제976화 성신제약

    양도형이 말을 하자 연회장이 조용해졌다. 세화는 외모나 몸매 모두 최상이었고 두 그룹을 경영하고 있는 부자였다. 한마디로 재색을 겸비한 완벽한 여자라고 할 수 있었다. ‘이런 여자가 이동혁처럼 아무것도 없는 쓸모없는 인간과 살기에 정말 아깝기는 하지.’ 현장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들은 단지 생각만 할 뿐 말을 꺼내서 세화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뜻밖에도 양도형이 사람들과 동혁 앞에서 세화에 대한 마음을 드러냈다. 사람들의 재미와 흥미 가득한 눈빛이 일제히 동혁에게 향했다. ‘H시에서 유명한 저 쓸모없는 데릴사위가 어떻게 나올까?’ 그러나 지금 동혁의 얼굴은 모두의 예상과 달리 아주 평온했다. “근데 누구시죠?” 동혁은 양도형을 대충 훑어보고는 담담하게 물었다. 이런 무심한 동혁의 태도를 보고 양도형은 좀 의외라고 생각했다. 그의 예상대로라면 자신의 도발에 동혁의 분노가 폭발해야 정상이었기 때문이다. ‘이동혁이 내 말에 분노해서 자신의 무능함을 드러내는 하는데.’ ‘그래야 내가 한발 더 나가서 이 사람을 완전히 짓밟을 수 있지.’ 양도형은 의아했지만 동혁의 속마음은 지금 보이는 것만큼 평온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때 마침 세화가 주변 사람들에게 몇 마디 인사를 하고 눈살을 찌푸린 채 다가왔다.양도형은 세화를 뜨거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진 회장님, 제 이름은 양도형입니다. 현재 사업을 하고 있는데, N도 성신제약회사의 사장을 맡고 있습니다.” “성신제약이라면 N도에서도 아주 유명한 회사잖아? 지난 2년 동안 빠르게 성장해서 그 규모가 작지 않다고 들었어.” “저 양도형 사장이 2년 만에 이런 성과를 내서 자수성가했으니, 아주 대단한 인물은 맞구만. 절대 얕보면 안 되겠는데?” 즉시 몇몇 사람들이 속삭이기 시작했는데 그들은 모두 성신제약회사에 대해 들은 적이 있었다. 현장의 일부 업계 선배들도 양도형을 대단하게 여기며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 눈빛에서 그들의

  • 전신이 깨어났다   제975화 이혼의 가격

    “결혼을 했으면 이혼하면 되지.” “저 이동혁이라는 사람은 보기에도 그저 아주 평범해. 거기다 데릴사위이니 평소에는 구박이나 받고 살 거야.” “솔직히 골키퍼라고 말하는 것도 좀 그렇지.” 양도형은 입가에 미소를 띠며 결정한 듯 말했다. “그래, 이제부터 저 진 회장은 내 여자야.” 양도형의 넘치는 자신감을 보고 옆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경악하는 표정을 지었다. ‘이 사람은 또 누구지. 누군데 이리 자신만만해?’ 하지만 모두는 양도형이 단지 말뿐이 아니라 동혁과 세화 쪽으로 곧장 걸어가자 흥미로운 눈빛을 번쩍였다. ‘재미있는 볼거리가 생겼네.’ 한편, 아는 사람들과 모르는 사람들이 모두 세화에게 다가와 인사했다. 비록 사람들이 두 배로 늘었지만 세화는 아래층에서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여유롭게 사람들을 대했다. 동혁은 눈으로 그 모습을 보며 약간 흐뭇해했다. ‘세방그룹과 혜성그룹을 경영하면서 세화가 두 그룹의 회장이 되더니 이제는 사람을 상대하는 것도 아주 익숙해졌어.’ ‘이렇게 계속 성장하면 언젠가 우리 H국 재계 전체에서 세화가 한 자리를 차지할 거야.’ 동혁은 세화의 뒤에서 자리를 잡고 앉아 조용히 그녀를 지켜보며 사람들의 주의를 빼앗을 생각이 없었다. 그는 그저 묵묵히 세화를 지키고 싶을 뿐이었다. 그런데 이때 하필 양도형이 다가와서 문제를 일으키려 했다. “이봐요. 친구. 제가 그쪽과 좀 상의할 게 있는데.” 그는 앉아서 동혁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을 걸었다. 동혁은 멍해져서 갑자기 자신 앞에 나타난 남자를 쳐다보았다. 30살 안팎의 나이, 깔끔한 정장차림에 기세도 좋고, 눈썹에 힘이 있으며 온몸에는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한눈에 봐도 젊고 유능한 의기양양한 젊은 인재였다. “무슨 일이죠?” 동혁은 양도형의 의도를 알지 못해 그저 웃었다. 양도형도 웃더니 천천히 카드 한 장을 꺼내 동혁의 품에 건넸다. “이 카드에는 2억이 들어 있어요. 제가 지금 이걸 드릴 테니, 우리 거래하죠.” 동혁은 조용히 자리에 앉아 있

  • 전신이 깨어났다   제974화 골키퍼 이동혁

    동혁은 아무런 상관없었지만 사람들의 눈에는 그가 화를 참는 것처럼 보였다. “하하, 진 회장님 너무 기분 나빠하지 마세요. 회장님의 데릴사위 남편이 재주가 없는 건사실이잖아요. 그래도 보아하니 적어도 화를 참는 건 우리보다 낫네요.” “그러게요. 우리 같았으면 이렇게 다른 사람들에게 비웃음을 당하면 못 참았을 텐데요.” “진 회장님 남편은 독립투사 같은 기개가 있어요. 외세의 굴욕을 견디고 마침내 나라의 독립을 이뤄낸 사람들 말이에요. 욕을 잘 참는 건 아주 꼭 닮았어요. 그래서 대단하게 생각해요.” “하하하.” 한 무리의 사람들 사이가 다시 한번 웃음바다가 되었다. 세화는 조금도 숨기지 않고 희고 청순한 얼굴에서 분노를 드러냈다. 류성중은 세화의 명성을 빌려 이번 연회에서 자신을 더 빛내려고 했다. ‘이렇게 세화를 계속 화나게 하다간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을 거야.’ “그만하시죠. 어쨌든 동혁이는 제 조카사위예요. 농담들이 너무 지나치세요.” “다들 이러지 말고, 곧 연회가 곧 시작되니 들어들 가시죠.” “세화야, 너도 동혁이를 데리고 들어가자. 이따가 또 큰 어른들이 오실 거야. 너도 인사해 두면 나중에 좋을 거야.” 류성중은 일부러 정색을 하고 동혁을 감싸듯이 말했다. 그러나 동혁을 비꼬던 사람들은 류성중의 말에 다른 말은 하지 않았을 뿐이지, 류성중이 동혁을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적어도 세화에게 상황을 벗어날 기회는 주었다. 그녀는 화를 참으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위로하듯이 동혁의 손을 잡아 쥐었다. “동혁 씨, 방금 전 일은 신경 쓰지 말고 같이 들어가자.” 동혁은 아무렇지 않게 세화를 따라 호텔로 들어갔고 뒤에 있는 사람들의 조롱 섞인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정말 완벽히 쓸모없는 놈이네.” 류성중도 콧방귀를 뀌며 호텔로 들어갔다. 호텔에 들어서자마자 사람들은 3층의 연회장으로 향했다.그 안에 이미 모인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그들 역시 H시 의료보건시스템의 크고 작

  • 전신이 깨어났다   제973화 류성중의 태도

    류성중의 설교 같은 말투에 세화는 조금 짜증이 났다. 하지만 이곳에 오기 전 류혜진과 류혜연의 당부로 인해 세화는 류성중의 태도에 대해 어느 정도 각오를 해서 참을 수 있었다. 세화는 공손하게 대답했다. “네. 외삼촌. 제가 외삼촌의 말씀을 잘 명심할게요.” 류성중이 세화를 자신의 아랫사람이라 여겨 대놓고 훈계하는 모습을 보이자 현장의 사람들의 시선에 류성중에 대한 존경이 깊어졌다. 류성중이 원하는 것이 바로 이런 효과였다. 그는 아직 40대 초반으로 조직 안에서 확실히 젊은 편에 속했다. 현장에 있는 사람들, 특히 의료보건시스템과 병원에서 일하는 선배들의 경우 겉으로는 류성중을 존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적으로는 다를 수 있었다.그러나 지금 류성중이 세화를 훈계함으로 바로 이런 사람들의 마음속에 그의 권위를 바로 세우게 됐다. 이때 세화가 고개를 돌려 동혁에게 눈짓을 하자 동혁이 류성중에게 다가갔다. “외삼촌, 안녕하세요.” 류성중의 얼굴에서 미소가 싹 사라졌다. 그는 동혁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그대로 고개를 돌려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세화에게 말했다. “왜 동혁이를 여기로 데려온 거야?” 이 말을 듣고 동혁은 몸을 돌려 그대로 돌아가려고 했다. 세화는 동혁의 성격을 알고서 얼른 그를 잡아당겼다. ‘동혁 씨가 이렇게 그냥 가버리면 외삼촌이 더 화를 낼 거야.’ ‘외삼촌이 화를 내든 말든 상관없지만 나중에 엄마가 알면 큰일이니까, 말려야지.’ 동혁도 세화의 생각과 같아 잠시 참기로 했다. “외삼촌, 저희 어머니께 전화로 동혁 씨를 만나야겠다고 하셨잖아요.” 세화가 공손한 어조로 말했다. 류성중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그건 나중에 개인적으로 보면 되지. 내가 언제 이곳으로 동혁이를 데리고 오라고 했어? 대체 이놈이 이런 자리에 가당키나 해?”류성중은 말속에서 동혁에 대한 경멸과 반감을 숨기지 않았다. 동혁의 참석에 불만을 품은 일부 사람들도 류성중의 태도를 보자마자 따라서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진 회장님, 여기

  • 전신이 깨어났다   제972화 한가족

    류성중을 둘러싸고 있던 많은 사람들이 한눈에 그녀를 알아보고 바로 달려들었다. “혜성그룹의 진 회장 아니십니까? 회장님도 오늘 연회에 참석하신 건가요?” “진 회장님, 혜성그룹이 최근 아주 잘 나간다고 들었습니다. 하 선생님까지 태백산장의 홍보대사를 맡기로 하셨다지요?” 세방그룹과 혜성그룹을 경영하는 세화는 H시의 재계에서 이제는 위치가 달라졌다. 현장에 있는 여러 의료보건시스템의 리더들조차도 그녀 앞에서 감히 거만하게 굴지 못했다. 병원의 원장이나 제약회사의 사장은 말할 것도 없었다. 이 사람들은 최근 H시에서 두각을 보이는 세화와 어떻게든 관계를 맺어 협업할 수 있기를 바랐다. “네. 감사합니다.” 세화는 의젓하게 모여든 사람들과 인사를 하며 절도 있게 행동했다. 사실 그녀는 대부분의 사람들 이름도 몰랐다. “쾅!” 사람들이 계속 세화에게 아부를 하려고 할 때 뒤에서 차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정장 차림의 동혁이 차 뒤편에서 돌아 나왔다. 사람들이 그를 보자 소란스러웠던 현장이 곧바로 조용해졌다. 동혁도 분명 H시에서 만큼은 유명인사에 속했다. 그래서 현장에는 동혁을 아는 사람이 적지 않다. 설사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다른 사람이 조금만 귀띔해 주면 동혁이 진씨 가문의 그 소문난 데릴사위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세화가 자신의 남편인 데릴사위를 함께 데려왔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모든 사람들이 머릿속에서 동혁 같은 사람은 근본적으로 오늘 밤과 같은 수준 높은 모임에 참가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세화의 신분 때문에 아무도 나서서 뭐라고 하지는 못했다. 세화가 있음에도 사람들의 얼굴에는 다소 동혁을 혐오스럽게 바라보는 표정이 있었다. 그래서 그녀의 마음이 좀 불편했다. 세화는 사람들을 무시하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서 있는 류성중 앞으로 다가갔다. 그녀는 먼저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 준비해 온 이청백의 서예 작품을 선물로 내밀었다. “외삼촌 안녕하세요. 이건 제가 준비한 작은 선물이에요

  • 전신이 깨어났다   제971화 하원종의 참석

    “세화야, 지금은 네 외삼촌이 가문에서 힘이 있으니 되도록 좋은 말 많이 하고 기분 좀 맞춰드려.” 이모인 류혜연도 세화와 동혁에게 당부했다. 그녀는 류성중이 류씨 형제자매 중 막내라 해도 가문에서 그의 지위가 자신보다 높다고도 알려주었다. 류씨 가문의 류호천은 옛 사상을 가진 사람으로 막내아들인 류성중을 가장 좋아했다. “이모, 알았어요.” 세화는 류혜진과 류혜연의 말을 듣고는 동혁을 데리고 문을 나섰다. 그녀는 먼저 동혁과 혜성그룹에 가서 류성중에게 줄 선물을 고르려고 했다. 세화의 사무실에는 협업에 대해 이야기하러 온 회사 사장님들이 두고 간 좋은 선물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다지 비싸지도 않았고 성의로 생각해서 세화는 그 선물들을 그냥 받았었다. 세화는 그중 N도 서예의 대가인 이청백의 서예 작품을 골라서 동혁과 함께 명성호텔로 향했다. 류성중은 이번에 H시에 와서 이씨 가문을 대신해 동혁에게 이천성을 돌려보낼 것을 전하려고 했다. 그는 N도 의료공단의 부이사장으로 이번에 H시를 방문한 김에 여러 의료 기관에 대한 감독과 지도를 수행했다. 마치 감찰관과 같은 위치라 아랫사람들은 당연히 깍듯이 그를 대우했다. 그래서 오늘 밤에 H시의 의료 관련 시설에 있는 몇몇 사람들은 그를 명성호텔에 초대해 연회를 열기로 했다. 그중에는 병원의 대표도 있었고 의료 관련 회사 사장들도 많았다. 류성중이 아우디 A6를 타고 명성호텔에 도착하자 호텔 입구에 모여있는 사람들에게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누군가는 자발적으로 와서 차 문을 당겨 열었고 다른 손으로는 그의 정수리를 보호했다. “류 부이사장님, 부딪히지 않게 조심히 내리세요.” “부이사장님은 의료공단에서도 전문적이면서 기술까지 뛰어난 리더 아니십니까? 만약 무슨 문제라도 생긴다면 우리 N도 의료보건 시스템에 큰 손실이지요.” 문을 여는 사람의 말 한마디에 류성중은 기분이 아주 좋았다.류씨 가문은 의학 가문으로 가족들이 대대로 의학을 연구했다. 그도 원래는 의학을 공부했지만 졸

  • 전신이 깨어났다   제970화 외삼촌 류성중

    “외삼촌이 H시에 왔는데, 동혁 씨를 만나고 싶다고 한다고요?” 세화가 얼굴을 찡그리며 의아하게 동혁을 바라보았다. 외가 쪽 친척에 대해서 별로 호감이 없는 세화였다. 애초에 류씨 가문에서는 류혜진이 진씨 가문에 시집가는 것을 그다지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두 가문의 왕래가 적었고, 그로 인해 세화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류씨 가문의 친척들을 만난 경우가 그리 많지 않았다. 세화가 동혁과 결혼하기로 하자 류씨 가문은 잠시 진씨 가문과 왕래가 잦아졌다. 그러다 나중에 동혁이 사고를 당했고, 류혜진은 의료사고로 해고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때세화의 외할아버지인 류호천은 류혜진이 류씨 가문의 명성을 망쳤다는 이유로 그녀를 다시는 류씨 가문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했다. 사실상 가문에 류혜진을 쫓아낸 셈이었다. 그 일은 류혜진의 가슴에 영원한 상처로 남았다. 이후 세화의 가족과 류씨 가문 사이의 왕래는 완전히 끊어졌다. 오로지 막내 이모인 류혜연의 가족과 몰래 연락을 주고받는 게 다였다. 세화의 외삼촌 이름은 류성중이다. 세화는 류성중이 N도 의료보건시스템의 리더라는 것만 알고 그 외 나머지는 잘 몰랐다. “여보, 그렇게 쳐다보지 마. 나도 무슨 이유인지 모르니까.” 동혁 역시 의아하게 생각하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류혜진이 바로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모른 척하지 마. 이것도 다 너 때문에 생긴 일이니까.” “세화야, 외삼촌이 그러는데 자기는 N도 이씨 가문의 부탁을 받고 밤새 H시에 와서 사람을 치료했다고 하더라고.” “네 외삼촌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더라면 너도 동혁이가 몰래 뒤에다 얼마나 많은 일을 숨겼는지 몰랐을 거야.” 류혜진이 화를 내며 동혁을 가리켰다. “지난번에 이 놈이 도지사 어른께 선물을 보내 드렸었잖아. 그래서 사람들이 이놈을 따라 했는데 그때 이씨 가문에 이천성이 붙잡혔어.” “이씨 가문이 하세량 시장에게 가서 이천성을 풀어달라고 요청했는데, 글쎄 이놈이 시장에게 무슨 말을 어떻게 했는지, 동혁이가 풀어주라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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