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광 하종운. 검치 선도일. 도광과 검치. 바로 20년 전 N도의 암흑가를 뒤흔든 두 명의 고수였다. 한 명은 N도 암흑가에서 제일의 킬러. 다른 한 명은 제일의 행동 대원이었다. 지난 20년 동안 이 두 사람은 은거하여 종적을 감췄다. 하지만 암흑가 안에서는 그 둘의 전설이 계속 전해 내려오고 있었다. 도광 하종운을 강오그룹 원로가 알아보자 사람들 사이에서 큰 파문이 일었다. 모두의 시선이 이 무표정한 거한에게 쏠렸다. 몸집이 크고 얼굴에 바늘 같이 날카로운 수염이 있는 것이 마치 전설 속에 사대천왕처럼 보였다. 동시에 그 배드민턴 라켓 주머니에는 배드민턴 라켓이 아닌 넓은 날의 중도가 들어 있다는 것도 알았다. 선도일은 단검을 늘 소지했다. 하종운 역시 자신의 몸에 꼭 맞는 무기인 중도를 늘 소지하고 다녔다. 무게가 수십 킬로그램이나 나가는 물건을 늘 몸에 지니고 다니는 것 자체가 이미 보통 사람은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혹자는 말하길 중도에는 칼날이 없다고 했다. 칼날이 없으니 칼끝도 없다. 중도는 마치 하나의 쇳덩이에 가깝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하종운이 단번에 강오맹의 고수를 날려버린 것을 본 사람들은 감히 이 중도의 위력을 무시할 수 없었다. “나천일, 선도일은 죽었어.” “하지만 우리 동철 형님에게는 도광 종운 형님이 있지. 이제 너희 강오그룹은 무엇으로 우리 동철 형님과 싸울 거지?” 쥐 죽은 듯이 조용한 홀 안에 거만하고 득의만만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강오그룹의 사람들과 천미의 안색이 눈에 띄게 안 좋아졌다. 그리고 나천일 본인은 더 당황해 손 발까지 차가워졌다. “백세종, 네 놈이 감히 날 가지고 놀아?”나천일의 표정이 일그러지며 흉하게 변했다. ‘백세종, 저 늙은이를 산 채로 씹지 못하는 것이 한스럽구나.’ 백세종은 측은하게 웃으며 말했다. “네놈은 야박하고 은혜도 모르는 데다 마음이 독하고 수단이 잔인하기까지 하지. 하지만 너무 물러서 속이기가 편해.” 사람들은 마치 벙어리처럼 아
“진씨 가문의 저 바보 사위가 지금 뭐라는 거야?” “이 정신 나간 놈이 병이 또 도졌나? 설마 장 회장님이 살아서 자기를 구해 주기라도 할 줄 아는 거야?” 예상을 깬 동혁의 행동은 모두의 비웃음을 샀다. 모두 동혁이 이미 겁에 질려, 죽은 사람인 장해조에게까지 희망을 걸고 있다고 생각했다. 다들 진씨 가문의 데릴사위인 동혁이 정신병원에서 나왔다고 알고 있었다. 그래서 동혁이 어떤 행동을 해도 모두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 “동혁아, 넌 그게 무슨 미친 소리야?” 천미도 동혁이 장해조에게 실례가 되는 질문을 던지는 것을 보고 표정을 굳혔다. “이동혁, 그런 쓸데없는 기대는 하지 마. 장해조는 이미 죽었어. 완전히 죽었다고.” 백세종도 비웃었다. ‘우리 형님의 천기독에 중독되어 죽은 사람은 설사 화타가 살아온다 해도 살릴 수 없어.’ 동혁은 상대방이 뭐라 하든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을 에워싸고 있던 강오그룹의 고수 중 한 명을 다짜고짜 붙잡아 왔다. “지금 뭐 하는 거야?” 붙잡힌 고수는 놀라고 화가 났지만 동혁의 손에 아무런 반항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동혁은 그의 허리춤에 있는 편도를 빼서 손을 휘둘러 던졌다. 휙! 편도는 허공을 가르며 길을 따라 늘어선 많은 사람들 사이로 날아갔다. 그러더니 마지막에 칼끝이 장해조의 시신이 담긴 관 뚜껑 틈에 박혔다. 순간 “쾅” 하는 굉음이 들렸다. 뜻밖에도 무거운 관 뚜껑이 바로 관에서 땅바닥으로 미끄러져 내려 산산조각이 났다. 편도도 땅바닥에 떨어지며 날카롭게 부딪치는 소리를 냈다. 좋은 편도가 이 거대한 충돌과 함께 소용돌이 모양으로 말려 고철 더미로 변했다. 백세종의 뒤에 무표정하게 있던 도광 하종운도 이 모습을 지켜봤다.그는 갑자기 고개를 돌려 동혁을 바라보았는데 뜻밖에도 얼굴에 약간 놀랍다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십여 미터 떨어진 거리에서 편도 한 자루로 봉인된 관을 부수다니.’ ‘힘도 힘이지만, 그것을 컨트롤하고 운용하는 것이 보통이 아니군.’ 그러나.
“아버지? 이게 대체?” 천미가 먼저 달려들어 원로 몇 명과 함께 장해조를 관에서 나오게 부축했다. “자세한 건 나중에 얘기하자.” 장해조는 고개를 돌려 동혁을 향해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나오고 싶지 않아서 그런 게 아니라, 관 뚜껑이 너무 꽉 닫혀 있어서 미처 열지 못한 겁니다.” “이왕 나오셨으니 이제 앞에 닥친 일은 스스로 처리하세요. 저는 단지 대신 관을 열어드린 거뿐입니다.” 동혁이 담담하게 말했다. 천미 등의 의심스러운 시선들이 모두 동혁에게 향했다. 각자의 마음속에 여러 가지 많은 의혹들이 생겼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모두가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방금 동혁의 행동은 관을 부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장해조를 풀어주기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장해조, 너, 네가 어떻게...” 백세종은 장해조를 가리켜며 귀신을 본 듯 놀랐다. 장해조는 담담하게 말했다. “이상하지? 내가 천기독에 중독되었으니 분명 죽어야 하는데, 왜 다시 살아났는지?” 백세종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그저 의아한 듯 얼굴빛이 어두워졌다. 그는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아직 확실히 이해하지 못했다. “안구정 선생님 어디에 계신가요?” 그때 갑자기 장해조가 큰 소리로 외쳤다. 사람들 사이에서 갑자기 두루마기를 입은 귀밑머리가 희끗희끗해진 한 노인이 걸어 나왔다. “N도 최고의 의사, 신의 안구정!” 홀에서 사람들이 놀라는 소리가 간간이 울려 퍼졌다. 많은 사람들이 이 노인의 정체를 알아챘다.장해조는 땅바닥에 누워 죽은 지 오래인 선도일을 가리키며 주먹을 불끈 쥐고는 공손히 부탁했다. “안 선생님, 죄송하지만 제 늙은 형제도 다시 한번 치료 부탁드립니다.” “알겠습니다.” 안구정은 곧장 선도일에게 와서 잠시 들여다보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검치 선생도 장 회장님과 마찬가지로 천기독에 중독되었군요.” “그럼 우선 중독이 된 경로를 찾고 다음 방법을 강구해야 합니다.” 그는 이전에 장해조가 독성이 작용해 혼절하는 과
“안 선생의 제안에 따라 저도 모험을 걸 수밖에 없었습니다.” 장해조는 여기까지 말하고, 얼굴이 이미 종잇장처럼 하얗게 질린 나천일을 바라보며 다시 차갑게 입을 열었다. “먼저 계획을 세워 내부자가 제게 약을 쓰게 해 독이 작용하게 한 다음 가사 상태에 들어간 겁니다.” “역시 안 선생은 N도 최고 의사답게 독이 작용하는 매개의 출처를 알아낸 뒤 재빨리 치료법을 찾으셨습니다.” “그리고 저는 계속 관에 누워 이틀 동안 몸속의 독소를 제거해 왔고.” “오늘 새벽에야 의식을 되찾았습니다.” 장해조가 전체 일의 경과를 짧게 설명하자 사람들 사이에서 벌써 말들이 분분했다. 안구정은 역시 N도 최고 의사다웠다. 바로 이 짧은 순간에 그는 이미 선도일을 위한 치료를 마쳤다. 방금까지 의식을 잃고 누워있던 선도일이 갑자기 바닥에 일어나 앉았다. 가슴이 심하게 출렁이더니 목구멍에서 꿀렁하며 무언가 거꾸로 나오려는 소리가 들렸다. “푸우!” 검은 피가 순간 그의 입에서 뿜어져 나와 바닥 타일을 적셨는데 그곳에서 사르르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이 마치 귀신과 같았다. 뿜어져 나온 혈액 속에는 천기독의 독소가 들어 있었다. 그것은 안구정의 뛰어난 침술로 선도일의 신체에서 완전히 빠져나오게 되었다. 이때 원래 윤기가 흘렀던 선도일의 얼굴이 병든 붉은색으로 변했다. 선도일은 무술을 익힌 사람이었기 때문에 정신을 차리고 어렵지 않게 자신이 죽을 고비를 넘겼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는 일어나 공손히 안구정을 향해 인사했다. “살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검치 선생, 감사 인사는 저기 저 젊은이에게 하시지요.” 안구정은 명망 있는 인사답게 겸손하게 대답하며 동혁을 가리켰다. “이 젊은이가 선생이 중독된 천기독의 출처를 밝히지 않았다면, 저는 이렇게 빨리 선생을 해독할 수 없었을 겁니다.”그러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놀라 동혁을 쳐다보았다. ‘이 진씨 가문의 바보 사위가 N도 최고 의사 안구정의 입을 통해 칭찬을 듣다니!’ ‘설마 이 바
“설마 저 광도 하종운이 선도일이 무서워 핑계를 대고 사생결판을 피한다고?” 망원각 현장이 발칵 뒤집혔다. 지금 선도일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존경으로 가득 차 있었다. ‘20년 동안 암흑가에서 물러났던 검치가 다시 산에서 나온 후, 염동철의 수하 중 제일 강한 고수를 단숨에 죽였어.’ ‘거기에 함께 암흑가를 주름잡던 그 유명한 도광 하종운도 승부를 피하다니.’ 그러나 사람들의 시선과는 달리 선도일은 동혁을 쳐다보았다. ‘하종운은 떠나기 전 내 눈을 피하지 않았어.’ ‘그렇다는 건, 하종운은 사실 저 이동혁이 두려워서 떠난 거야!’ 하종운이 떠나자 남겨진 백세종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그는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틈을 타 조용히 현장을 빠져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강오그룹의 모든 사람들이 그를 주시하고 있었고, 그에게 몰래 도망칠 방법은 아무것도 없었다. “백세종, 거기 서!” 백세종이 몸을 돌려 나가려고 하자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온몸을 부르르 떨며 다시 몸을 돌려 빈소 앞 장해조를 바라보았다. “장 회장님께서 죽었다 다시 살아오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이 추모제는 의미 없게 되었으니 저는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파렴치 한 놈! 바로 네놈들이 독을 써서 장 회장님을 이렇게 만들었는데 그냥 이렇게 가겠다고?” 강오그룹의 사람들뿐만 아니라 각지에서 온 암흑가의 거물들도 잇달아 욕설을 퍼부었다. 암흑가는 본래 음모와 계략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사람을 독살하는 일은 암흑가에서도 여전히 용납할 수 없는 큰 금기 중 하나이다. 그런데 장해조가 어느 날 갑자기 이유 없이 아무도 쓰길 원하지 않는 방법인 독살을 당했다. “장 회장님, 덕망이 높은 암흑가 선배로서 이번 일은 회장님뿐만 아니라 저희 암흑가의 형제들을 위해 염동철에게 본보기를 보여야 합니다.”많은 사람들이 잇달아 장해조에게 제안했다. 장해조는 고개를 끄덕이며 차가운 눈으로 백세종을 바라보았다. “백세종, 자결해!” 담담하게 내뱉은 말 한마디에 백세종의 얼
강오그룹의 원로들 눈에 나천일은 그들의 가족이었다. 하지만 천미는 그들에게 정체불명의 남이나 마찬가지였다. ‘만약 장 회장님이 심천미에게 후계자 자리를 물려주고 싶어 하셨다면.’ ‘내가 나천일이라도 똑같이 불복했을 거야.’ ‘단지 나천일이 이번에 조금 극단적이었을 뿐.’ 몇 명의 원로들이 나서서 나천일의 목숨을 구하려 했다. “형님, 천일이 말이 맞아요. 천일이는 우리 형제들이 보살펴 자란 아이입니다. 이번에 남에게 속아서 잠시 어리석게 큰 잘못을 저지른 거뿐이에요.” “맞아요, 형님. 염동철의 그 천기독에 형님도 감쪽같이 중독되었는데, 하물며 천일이는 어떻겠습니까? 다른 사람에 의해 약을 먹어 판단력이 잠깐 혼미해졌을지도 몰라요.” “저희가 어른들이니, 천일이에게 잘못을 만회할 기회를 줘야죠.” 장해조는 이런 원로들의 말을 듣자 망설여졌다. 나천일의 생부 나현 도는 장해조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죽었다. 그래서 장해조는 나천일을 양아들로 거두어 자신의 친아들처럼 키웠다. “그럼 네 생부의 얼굴을 봐서라도 이번엔 살려주마.” 장해조가 차가운 표정으로 손을 흔들었다. “감사합니다. 아버지!” 장해조의 말을 들은 나천일은 자신이 죽을죄를 면하게 되어서 미친 듯이 기뻤다. ‘됐어. 목숨은 건졌어!’ 나천일이 죽음을 피했다고 생각했을 때였다. ‘쾅’하는 소리와 함께 칼 한 자루가 갑자기 그의 발밑으로 날아와 박혔다. 나천일은 순간 얼떨떨했다. 그는 눈앞의 칼을 알아봤는데 바로 아까 전에 자결하라며 동혁의 발밑에 던진 칼이었다. “장 회장님, 누가 회장님에게 그놈의 목숨을 살려줄 권한을 준 건가요?” “오늘, 저는 저 놈이 자결하는 걸 지켜봐야겠습니다!” 동혁의 냉혹한 목소리가 홀 전체에 갑자기 울려 퍼졌다. “이동혁, 쓸모없는 데릴사위 주제에 네놈이 감히 나를 자결하게 하겠다고?” 나천일은 고개를 돌려 동혁을 노려보며 미친 듯이 외쳤다. “진씨 가문 같은 이류 가문의 데릴사위가 장 회장님께 발언을 하다니? 네 주제에 감히
수많은 빈정거림과 무시가 동혁에게 쏟아졌다. 아무도 동혁을 안중에 두지 않고, 쓸모없는 사람의 요구라고 치부하며 신경 쓰지 않았다. 이 강오그룹 사람들의 눈에 동혁은 그저 하찮은 사람일 뿐이다. ‘우리 강오그룹이 전에 누명을 씌워 억울하다고?’ ‘하지만 이제 결백을 증명했고, 운 좋게 목숨도 건졌잖아.’ ‘그럼 우리에게 감사해야지.’ ‘어딜 감히 누구의 사과를 요구해?’ 동혁은 강오그룹의 원로들을 상대하지 않고 장해조를 보았다. 그리고 그는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더 과도하고 더욱 미쳐 죽음 자초하는 요구를 했다. “장 회장님. 당신의 그 계획 때문에 죄 없는 사람인 내가 구치소에 끌려들어 갔고 당신이 이용하는 바둑알이 되었습니다.” 동혁의 말투가 차가웠다. “장 회장님, 본인도 나에게 사과를 빚진 게 아닙니까?” 장해조가 방금 전 사람들에게 설명한 데로 그는 이틀 동안 가사 상태로 있다가 오늘 아침에야 의식을 회복했다. 그러나 동혁은 장해조가 안구정과 계획을 세우고 가사 상태에 있기 전에 나천일의 음모를 밝혀낼 방법을 찾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분명 장해조는 자신이 가짜로 죽은 후에 내가 범인으로 몰릴 것을 알고 있었어.’ ‘하지만 그것을 막을 아무런 조처를 취하지 않았지.’ ‘아무리 누명을 쓴 것이 일시적이고, 장 회장이 깨어나 내 결백이 증명되었다 하더라도.’ ‘내 입장에서는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야.’ ‘장 회장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나를 이용한 거나 다름없으니까.’ ‘거기다 이번 일로 나와 세화, 우리 가족에게 적지 않은 폐를 끼쳤어.’ ‘심지어 세화와의 결혼까지 위태롭게 했지. 그러니 그냥 넘어갈 수 없어.’ “머리가 정말 어떻게 된 거야? 저 데릴사위 놈이 완전 미쳤는데?” “저놈은 자신이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까? 장 회장님께 직접 사과하라고 하다니!” “장 회장님이 20년 전에 암흑가를 주름잡던 시절에 저 바보는 아직 어려 이불에 오줌이나 싸고 진흙놀이나 하고 있었을 텐데. 그런 햇병
“그럴 리가요. 전 이 선생의 말을 가벼이 여긴 적 없습니다. 그러니 나중에 제가 사무실에서 따로 차를 대접하고, 직접 선물로 그간의 일을 보상하겠습니다.” 장해조는 예의 있게 말했다. “제게 선물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동혁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주변 사람들은 이 모습을 보고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이동혁, 장 회장님은 암흑가 은둔고수이자 대부로서 신분이 아주 높아.” “하지만 넌 이류 진씨 가문에서도 지위가 가장 낮은 데릴사위일 뿐이야.” “장 회장님이 너와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널 존중해 주는 거라고. 그러니 자꾸 뻔뻔스럽게 굴지 마!” 동혁이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자 천미가 빠르게 동혁의 곁으로 와서 작은 소리로 훈계했다. “동혁아, 우리 아버지가 이미 네게 사과하기로 약속했잖아. 네게 좋은 일인데 그냥 받으면 돼지.” “네가 이렇게 우리 아버지를 계속 난처하게 한다면, 아버지는 관대하게 그냥 넘어간다 치더라도 다른 사람들은 가만있지 않을 거야.” “누군가는 아버지에게 잘 보이려고 네게 보복을 하거나 세화 가족에게까지 보복할 수 있어!” “네가 세화를 생각한다면, 세화 마음고생 좀 덜 시켜. 그래야 이모도 이혼하라고 계속 강요하지 않을 거 아니겠어?” 천미는 방금 전 동혁의 경고로 장해조가 일찍 대비해 죽음을 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녀는 예전처럼 동혁이 싫지 않고 오히려 매우 고마워했다. 그러나 동혁이 고집을 부리고, 욕심이 끝이 없다고 생각하자 천미는 조금 화가 났다. 동혁은 천미를 흘끗 쳐다보고는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천미 씨, 제가 욕심을 부린다고 생각하나요?” “그럼 조기천이 전에 하늘 거울 저택에 킬러들을 보내 보복하려 했을 때, 호아병단이 막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생각해 보셨습니까?” “세화는 천미 씨와 R시에 갔다가 백효성에게 붙잡혔어요. 만약 제가 강철장갑 제1병단을 부르지 않았다면 또 어떻게 되었을까요?” 천미는 동혁의 반문에 말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