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강호 외 몇 사람들은 서로 바라보며 바로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천강호와 그 사람들은 이전 향방주택 공사장의 송대강 등의 세 사람처럼, 이전에 모두 진한강의 심복이었다. 진한강은 능력이 없어서 천강호 등을 잘 통제할 수 없었고, 천강호 등은 위아래로 손을 써서 사적으로 많은 돈을 챙겼다. “진 사장님,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저희를 잡아가게 그냥 두지 마세요. 아무리 그래도 저희는 진성그룹의 원로이고, 진성그룹에 공헌을 많이 한 사람들입니다.” 천강호 등 몇 명은 주저앉아 경제수사팀 사람들의 허벅지를 붙잡고, 세화를 돌아보며 애원하기 시작했다. “이제 와서 그런 말을 해도 이미 너무 늦었어.” 동혁이 손짓을 했고, 이 천강호 등 몇 명은 바로 끌려나갔다. 천강호 등 몇 명이 체포되자, 그들을 따라온 전에 사직한 일반 직원들도 힘을 잃고 흩어졌고, 바로 진성그룹을 떠났다. ‘직원 중에도 일부가 당황하는 것을 보니, 저 사람들도 그리 깨끗하지 않나 보군.’하지만 동혁은 저 일반 직원들을 잡을 생각이 없었다. ‘저렇게 많은 사람을 일일이 어떻게 다 잡겠어?’ ‘다 잡더라도 모두가 사건 접수 기준에 맞거나, 형을 선고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니.’ ‘천강호 등을 잡아 일벌백계한 것으로 충분해.’ 동혁은 진한영을 보며 말했다. “회장님, 이제 제 아내가 사장이 될 수 있겠죠?” “이동혁, 네놈을 죽이지 못해 한스럽구나.” 진한영은 이를 악물고 동혁을 노려보더니, 소매를 뿌리치며 돌아갔다. 진성그룹의 직원들은 세화만을 따랐고, 거기에 천강호 등은 이미 잡혀갔기에, 진한영도 세화를 어찌할 수 없었다. ‘세화를 계속 사장으로 둘 수밖에. 만일 세화가 홧김에 모든 직원을 데려가서 자립이라도 하면 큰일이니.’ “이동혁, 네 이 천벌을 받을 놈, 너는 조만간 네가 한 일을 후회하게 될 거야!” 진씨 가문의 다른 사람들도 동혁에게 몇 마디 욕을 하고 화를 내며 떠났다. ‘이 쓸모없는 놈이 남의 세력을 믿고 감히 사람들 앞에서 우리를 모욕해?’
“동혁 씨, 아직도 부족해?” 잠시 후, 세화는 얼굴이 빨개져 동혁을 힐끗 흘겨보았다. 동혁이 세화를 꼭 안고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손이 근질거리기 시작했다. “평생 끌어안아도 부족하지, 하하…….” 동혁은 마침내 세화를 놓아주었다. 동혁은 세화에게서 풍기는 은은한 향기를 들이마시고는, 약간의 아쉬움을 느꼈다. 동혁도 너무 지나치면 안 된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적어도 동혁이 오늘 세화와 이런 스킨십을 한 것은 그들 사이의 좋은 시작이었다. 이어서, 세화는 책상에 앉아 쌓인 업무를 처리하고, 수시로 새로 발탁된 임원들을 불러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제 세화는 진성그룹의 사장이 되었고, 그룹 전체의 일을 책임져야 했다. 이전보다 더 바쁘고 힘들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세화는 이 상황을 매우 즐겼다. 세화는 이렇게 전심전력으로 일을 할 수 있고, 자신의 발목을 잡는 사람도 없으니 매우 기분이 좋았다. 동혁은 세화를 방해하지 않고 옆 휴게실에서 휴대폰 게임을 하며 퇴근을 기다렸다. “퇴근했으니 가자.” 어느새 세화는 휴게실 문을 열고 동혁을 불렀다. 동혁은 서둘러 차를 몰아 세화를 태우고 하늘 거울 저택으로 돌아왔다. “누나, 매형 다녀왔어요?” 천화는 지루하게 문 밖에 앉아있다가 동혁과 세화를 보고 즉시 기뻐하며 일어섰다. “뉴스를 이미 가족 모두 봤어요. 매형은 역시 너무 대단해요. 저는 매형이 해결할 수 없는 일이 없다는 것을 진작에 알았다고요!” “천화야, 매형한테 아부하지 마! 그러다 네 매형의 거만이 하늘 높아질 거야.” 세화는 천화를 노려보았지만 마음은 여전히 기뻤다. 전에 세화는 천화가 돌아온 후 동혁을 무시해서 집안이 더 난장판이 될까 봐 걱정했다. 그리고 동혁이 외부인에게 무시당하는 것도 모자라, 천화에게까지 무시당하면 세화 자신의 마음도 편치 않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보니 이제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었다. “누가 아부를 했다고 그래? 내 말은 다 진심이야!” 천화는 동혁을 존경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
동혁은 당연히 칼로 자신의 목을 칠 수 없었다. 동혁의 눈빛이 차가워지며 손을 들어 라세영을 혼내주려고 했다. 그러나 동혁은 이내 눈살을 찌푸렸다. 동혁은 라세영이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말해서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게 무슨 뜻이지?” 동혁은 나지막이 물었다. ‘설마 우리 가족이 저 놈의 가족에게 목숨을 빚진 건 아니겠지?’ 라세영이 기가 막힌다는 듯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못 알아듣는 척하지 마! 네 목숨을 줄 수 없다면 나에게 덤비지 말란 말이야. 그냥 순순히 이 어른이 요구하는 데로 주기만 하면 돼!” 라세영은 말을 마치고 다시 담배에 불을 붙이더니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집으로 걸어 들어갔다. “혜진 이모, 차 한 잔 줘요.” 방 안에서 마치 하늘 거울 저택이 자기 집인 마냥 당당한 라세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동혁은 의아함에 고개를 돌려 세화 남매를 바라보았다. “우리 가족이 대체 라세영 식구에게 무슨 빚을 진거야?” 세화는 한숨을 쉬며, 자신의 가족과 라세영 가족의 지난 일을 말했다. “5년 전 엄마가 현대병원 내과 부과장으로 일하던 중 의료사고가 나서 환자 한 명이 세상을 떠났어. 그래서…….” 그때 죽은 환자가 바로 라세영의 누나인 라세진이었다. 이로 인해 류혜진은 의료 자격을 취소당하고 현대병원에서 제명되었다. 책임자인 류혜진이 처벌을 받은 것뿐만 아니라, 라세영의 가족들도 현대병원에서 보상을 받았다.하지만 세화와 같은 또래의 꽃다운 소녀의 죽음은 영원히 류혜진과 가족의 가슴에 흉터로 남게 되었고, 늘 라세영 가족들에게 죄책감을 느끼게 했다. 이후로 요 몇 년 동안 라세영 가족들은 세화의 가족을 찾아와, 의료사고 일을 빌미로 이것저것 달라고 요구했다. 세화 가족은 아무리 힘들고 어렵게 살더라도, 굽신거리며 남에게 빌려서 라세영 가족의 요구를 들어주었다. “그런데 그동안 우리 가족이 그 집에 보상한 게 적었어?” 천화는 분해하며 말했다. “아직도 기억해요. 고등학교 2학년 때, 라세영 가족이 우리
“언니, 무슨 그런 농담을. 우리가 몇 년을 안 사이인데, 어떻게 언니에게 말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류혜진은 웃으며 말했다. “이사 온 지 며칠 안 돼서 아직 다 정리되지 않아서 그랬어요. 원래 정리 다하고 알리려고 했어요” 사실 하늘 거울 저택으로 이사 왔을 때, 류혜진은 가능한 한 라세영 가족에게 알리지 않으려고 했다. 그런데 라세영 가족이 이렇게 찾아올 거라고 생각도 못했다. 라세영 가족이 하늘 거울 저택 입구에서 쭈그리고 앉아있었는데, 류혜진이 장 보러 갔다 오다가 딱 마주쳤다. 서수현은 불만스러워하며 콧방귀를 뀌었다. “류혜진, 지금 누굴 속이려고? 전에 전화로 이사 갔냐고 물었을 때, 그냥 우물쭈물했었잖아?”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내가 모를 거 같아? 네가 큰 집을 샀다는 걸 우리한테 알리면 돈을 달라고 올까 봐 그런 거잖아?” “네가 말 안 하면 우리가 모를 거라 생각했어? 숨겨봤자 이렇게 다 알게 될 텐데.”“내 딸이 너 때문에 죽었다는 것을 잊지 마. 네가 우리 집에 빚진 것은 평생가도 갚을 수 없어!” 서수현이 갑자기 탁자를 세게 치자 류혜진은 깜짝 놀랐다. 그리고 서수현의 말은 류혜진으로 하여금 마음속 상처를 다시금 생각나하게 했다. “네, 네, 그럼요, 언니, 세진한테 너무 미안하고, 또 언니 집에도 죄송하고…….” 류혜진은 눈시울을 붉히고 굽실거리며 계속 서수현에게 사과했다.세화 남매는 류혜진의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 5년 동안, 이 같은 상황이 몇 번이나 있었다. 세화 남매조차도 류혜진의 일로 라세영 가족에게 사과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지, 애초 잘못을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엄마, 쓸데없는 말은 그만해요. 지금 사과를 받아서 될 일이었으면 내 동생은 진작에 살아났을 거예요.” 라세영은 다리를 들어 차를 놓은 탁자 위에 올려놓고 세화 가족을 바라보며 말했다. “솔직히 말해서, 최근에 사업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돈이 좀 필요해서 왔어요.” “세영아, 얼마나 필요한데?
“이동혁 안 그래? 그러니 넌 당장 꺼져!” 라세영이 손을 뻗어 문밖을 가리켰다. 라세영은 태연하게 마치 하늘 거울 저택이 자신의 집인 것처럼 여겼다. 동혁의 눈빛이 차가워지며 말했다. “여기은 내 집이야. 꺼져할 것은 너고!” 라세영 가족이 동혁의 집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서, 동혁은 이미 마음이 좋지 않았다.전에 세화 가족이 라세영 가족에게 빚진 것이 있다고 생각하고 급하게 사람을 쫓아내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주인인 동혁을 오히려 쫓아내려고 했다. ‘정말 웃기는군!’ 라세영이 냉소하며 말했다. “멍청한 놈, 지금 농담하냐? 여기가 네 집이라고? 데릴사위로 바로 남의 집에 얹혀살면서 밥이나 축내는 주제에!” 라세영은 말을 하며 눈빛이 매섭게 변하더니 소매를 걷어붙이고 동혁 앞으로 다가갔다. “네가 안 꺼지겠다고 하니, 이 몸이 꺼지게 해 주지!” 라세영은 갑자기 발을 들어 동혁을 향해 세게 걷어찼다. 이미 눈에 화가 가득한 동혁은 본능적으로 발을 들어 막았다. 라세영의 종아리가 동혁의 다리 등에 부딪혔다. 라세영은 자신의 다리가 마치 갑자기 강철판에 부딪힌 것 같았다. “아!” 라세영은 비명을 지르며 고통스러워했고, 까무잡잡한 얼굴이 순식간에 붉게 변하며 일그러졌다. “젠장, 네가 감히 반격을 해?” 라세영은 이번에 손바닥을 들어 동혁을 향해 휘둘렀다. 동혁은 콧방귀를 뀌며 가볍게 라세영의 손을 잡았고, 동혁의 눈에서 독기가 돌더니 잠시 힘을 주어 비틀자 라세영은 다시 한번 비명을 질렀다. “동혁 씨, 그러지 마!” 그때 세화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급히 달려왔다.세화는 동혁이 사람을 때리기 시작하면 매우 잔인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만약 막지 않으면, 라세영의 팔은 틀림없이 동혁에 의해 비틀려 아작이 날것이다. 동혁은 눈살을 찌푸리고 손을 놓았다. 세화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동혁의 팔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세영이를 그냥 놔둬. 세영이는 전의 동혁 씨가 만난 사람들과는 달라.” “뭐가 다른데? 다 세상
“정말 2억 원 들어있는 거 맞아? 지금 우리 속이는 거 아니지?” 카드에 2억 원이 들어있다고 하자, 라세영은 갑자기 두 눈이 번쩍 빛났다. 라세영은 즉시 손을 뻗어 은행 카드를 낚아챘고, 흐뭇하게 손에 쥐며, 바로 비밀번호가 무엇인지 물었다. 카드는 세화가 만들었고 비밀번호는 세화의 생일이었다. 류혜진이 라세영에게 비밀번호를 알려주었다. 이제야 만족한 라세영 가족은 일어나서 몸 위의 담뱃재와 땅콩 껍질을 아무렇게나 털고 떠날 준비를 했다. 세화 가족은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서수현이 말했다. “누가 우리 좀 차로 태워다 줘. 동네가 너무 커서 걸어 나가기엔 너무 멀어.” “동혁아, 차로 세영이 가족을 집에 데려다줘. 예의 바르게!” 사실 류혜진은 저택 앞의 고급주택단지가 모두 류혜진의 집이라는 걸 라세영 가족이 알게 돼서 또다시 말썽을 일으킬까 봐 걱정했다. 라세영은 동혁의 두 눈을 흘겨보았고, 득의양양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 쓸모없는 놈, 우리 운전기사라도 해라!” 라세영은 아까부터 이미 동혁을 증오하기 시작했다. 라세영은 돌아가는 길에 동혁을 심하게 모욕할 작정이다. 동혁은 차갑게 라세영을 힐끗 보고는 몸을 돌려 차를 몰러 나가려 했다. 이때 천화가 따라와 동혁의 손에서 차 열쇠를 가져갔다. “매형, 제가 차로 데려다 줄게요. 저 운전면허증은 가지고 있어요!” 천화의 마음속에서 동혁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거물이자 존경의 대상이었다. ‘라세영 저놈이 감히 우리 매형에게 운전기사를 하라고 하다니, 네 놈이 그럴 자격이 있어?’ “그냥 천화에게 배웅하라고 해.” 세화는 동혁이 또 라세영 가족과 충돌할까 봐 손을 들어 동혁을 잡으며 말했다. 류혜진도 더 이상 사고를 일으키고 싶지 않아 동의했다. 류혜진은 단지 빨리 라세영 가족을 보내고 싶을 뿐이다. 곧 천화가 차를 몰고 와서 라세영 가족을 태우고 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천화가 화를 내며 달려왔다. “천화야, 차는?” 세화가 눈살을 찌푸리며
“언니, 무슨 일이에요? 제가 어떻게 세영이를 죽여요?” 류혜진이 석연치 않은 듯 질문을 했고, 세화와 동혁 등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몰랐다. ‘저 가족은 오후에 갑자기 찾아와서 2억 원과, 우리 가족의 유일한 차까지 가져가 놓고.’ ‘눈 깜짝할 사이에 다시 찾아와서는, 이번엔 우리가 세영이를 해쳤다고?” ‘정말 뜬금없네!’ 서수현은 류혜진을 가리키며 화를 냈다. “바로 너 때문이야. 네가 2억 원을 주지 않았다면 세영이가 도박장에 가지 않았을 거 아니야?” “그 2억 원을 다 잃었을 뿐만 아니라, 도박장의 염동완에게 4억 원까지 빚졌어. 지금 세영이와 차가 모두 그곳에 붙잡혀 있으니 빨리 돈 가지고 가서 세영이를 구해오자!” 그 말을 듣고 세화 가족들은 놀라 서로 얼굴을 마주 쳐다보았다. ‘라세영이 돈을 가지고 가서 사업을 시작한다고 하지 않았어? 그런데 그 돈으로 도박을 하디니?’ ‘겨우 몇 시간 만에 2억 원을 모두 탕진했다고?’ 류혜진은 너무 아까워 살이 다 떨렸다. ‘그 2억 원을 쓰지도 못하고 그렇게 다 날리다니.’ 이때 라원문도 악을 쓰며 소리쳤다. “빨리, 일단 4억 원을 가지고 가서 우리 세영이부터 구해와. 도박장 염동완이, 오늘 밤이 지나도 돈을 갚지 못하면, 먼저 세영이의 손가락을 잘라버리겠다고 했단 말이야!” “그래, 빨리 돈 가져와.” 서수현은 말을 하며 재촉하려고 류혜진에게 다가갔다. 세화는 먼저 류혜진의 앞을 가로막으며 차갑고 매서운 얼굴을 하고서 말했다. “그럼 할 수 없이 손가락을 내놔야죠. 세영이가 도박을 해서 일어난 일이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어요?” 세화는 이 뻔뻔스러운 라세영 가족을 정말 참을 만큼 참았다. 그러자 서수현은 벌컥 화를 냈다. “세화 이 더러운 년이, 넌 지금 내 아들이 죽는 것을 그냥 보겠다고?” 서수현은 손바닥을 들어 세화의 연약한 뺨을 향해 힘껏 휘둘렀다.거친 손바닥이 세화의 뺨에 닿으려 할 때, 갑자기 큰 손이 다가와 서수현의 손목을 잡았다. “아!”
“정말 우리 세영이를 데려올 수 있어?” 라원문 부부는 모두 의심의 눈초리로 동혁을 쳐다보았다. 동혁이 진씨 가문의 데릴사위였기 때문에 라원문 부부는 동혁을 아예 아무 능력이 없는 사람으로 생각해 마음속으로 무시했다. 설령 자신들의 아들 라세영이 학벌도 없고 직업이 없다 해도, 동혁처럼 어떤 집에 데릴사위로 보낼 만큼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동혁은 굳이 이 라원문 부부를 상대하지 않았다. 동혁은 라세영이 차까지 끌고 갔다가 붙잡혀 있다는 소리를 듣고 세화의 차를 다시 찾아오는 김에 겸사겸사 라세영을 데려오려 했다. 그렇지 않으면 동혁은 라세영이 죽든 말든 상관하지 않았을 것이다. 세화도 고개를 가로저었다. “동혁 씨, 괜히 소란 피워서 좋을 것이 없어. 도박장의 사람들이 얼마나 질이 나쁜데. 거기다 분명히 많은 싸움꾼도 데리고 있을 거야. 너무 위험해. 난 동혁 씨가 그곳에 가면 불안해서 안 되겠어.” 세화는 여전히 휴대폰을 꺼내 천미에게 전화를 걸겠다고 고집했다. 동혁은 세화의 말로 마음에 감동을 느끼고 말했다. “여보 안심해. 일단 도박장 사장에게 가서 먼저 잘 이야기해서 교섭을 해 볼게. 어쩌면 여보 차를 돌려받을 수 있을지도 몰라. 만약 그래도 합의가 잘 안 되면 그때 다시 얘기하자고.” 세화는 동혁을 바라보며 잠시 망설이다가 승낙했다. “그럼, 가서 흥분하지 말고, 이야기가 안 되면 바로 돌아와야 해.” 동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라원문 부부를 바라보았다. “길을 안내해요.” 동혁이 라원문 부부를 따라 집을 나서는 것을 보고 있는 세화의 미간에 약간의 근심이 담겨있었다. [세화야, 이 시간에 전화를 왜 했어? 여보세요? 말하라고! ] 그때 수화기에서 천미의 나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세화는 방금 천미에게 전화한 것이 생각났다. 세화는 망설이지 않고 바로 라세영이 도박장에 붙잡혀 동혁이 도박장에 간 것에 대해 말했고, 천미에게 4억 원을 빌리려 했다고 말했다. 그래야 만약 동혁이 도박장에서 합의가 잘 안 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