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혁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오늘 난정호텔이 유난히 성대하게 꾸며져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마치 무슨 축제를 벌이려는 듯 불그스름한 카펫이 입구에서부터 길가까지 깔려 있었다. 동혁도 개의치 않고 그냥 그 위를 걸어갔다. 그 뒤로 천미가 긴 다리로 따라왔다. 호텔 지배인인 유진태는 문 앞에 서서 동혁을 등지고 직원들에게 무언가를 설명하고 있었다.“유 지배인님, 사장님이 오셨습니다, 강오그룹의 심천미 사장님도 함께 오신 것 같습니다.” 이때 한 직원이 동혁을 보고 재빨리 유진태에게 알려 주었다. 천미는 자주 난정호텔에 와서 밥을 먹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동혁을 여기로 데리고 오지 않았을 것이다. 직원들은 모두 이 예쁘고 돈 많은 여자인 천미를 기억하고 있었다. 유지태는 동혁이 왔다는 말을 듣고 바로 몸을 돌려 직원들과 함께 인사를 했다. “환영합니다, 이 선생님! 환영합니다, 심 사장님!” 천미는 당황했다. 천미가 난정호텔에 와서 그렇게 여러 번 식사를 했지만, 모든 직원이 이렇게 대대적으로 환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단지 천미는 한 가지 사실을 간과했는데, 직원들은 그녀를 알 뿐만 아니라 그녀가 이런 곳에 와서 밥을 사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동혁도 알고 있다는 것이다. “두 분이 식사하러 오셨나요, 아니면 숙박이십니까?” 유진태가 동혁을 쳐다보았다. ‘사장님이 심 사장님 같은 미녀를 데리고 온 것은 분명 우리 일을 시찰하러 온 것은 아닐 거야.’ ‘사실 지금 시찰하러 오는 것도 너무 이상하지.’ 유진태의 물음이 오히려 천미를 화나게 해서, 그녀는 유진태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말을 좀 가려서 해! 누가 이 사람과 숙박을 해? 나와 어울려 보여?” 유진태는 재빨리 사과했다. ‘사장님이 아직 심 사장님의 얻지 못한 것 같네.’ 그리고 유진태는 천미의 마지막 말은 바로 무시했다. ‘심 사장님이 비록 돈이 많지만, 우리 사장님도 나쁘지 않아. 심지어 더 부자인데!’ ‘정경래 도련님이 사장님에게 잘못을 범했지.’ ‘나
천미는 시큰둥하게 콧방귀를 뀌며 흥얼거렸다. 주차하는 직원에게 차 열쇠를 던져주고 바로 호텔로 들어갔다. 동혁은 천미의 무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웃으며 따라갔다. 1층 로비로 들어가 왼편에 레스토랑이 있었는데 두 사람은 조용한 자리를 찾아 앉았다. 천미는 메뉴판을 집어 들고 주문했다. 2천만 원 이상의 고급 레드와인이 먼저 도착했고, 북유럽에서 공수해 온 캐비어 두 접시와 다른 여러 음식도 주문했다. 딱 봐도 4천만 원은 넘게 주문한 것 같았다. “이 정도로 하지.” 천미는 메뉴판을 덮으며 동혁의 불만스러운 표정을 보았다. “왜, 너무 비싸서 놀랐어?” 천미는 동혁이 고급 와인과 캐비어의 가격을 알고서 놀랐다고 생각했다. 천미는 마음속에서 환호성을 질렀다. “천미 씨, 너무 저에 대한 예의가 없는 거 아니에요? 그까짓 것 가지고 제가 배불리 먹을 수 있겠어요?” 동혁이 불만인 것은 이것 때문이었다. 그는 말하면서 메뉴판을 다시 펼쳐보았다. “그 무슨 캐비어인가 하는 음식 몇 접시 더 주세요, 그리고 이거, 이거, 이거 두 개 다…….” 동혁은 이런 양식이 사람들의 분위기에 맞추기 위해 정교해 보이지만 양은 적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동혁처럼 전쟁터에서 생활했던 사람에게는 어울리지 않았다. 적은 음식으로 분위기를 낸다는 것은 동혁에게 다 헛소리일 뿐이었다. ‘밥 먹는 목적은 오직 하나, 배불리 먹는 것.’ ‘배불리 먹어야 힘이 나서 전쟁을 하지!’ 동혁은 이 요리가 얼마인지는 상관하지 않고 사진에 양이 많아 보이는 요리들과 몇 천만 원의 고급 와인을 더 주문했다. ‘방금 4천만 원의 주문이 단숨에 거의 2억이 되었어.’ 천미는 처음에는 놀랐지만, 그다음에는 속으로 동혁을 비웃었다. 천미는 동혁이 자기 앞에서 부자 행세를 하고 싶어 한다고 생각했다. ‘이 바보는 이 술과 요리가 얼마인지도 모르겠지?’ ‘이 촌뜨기, 이따가 계산할 때, 울지나 마라!’ 곧 음식이 나오자 두 사람은 먹기 시작했다. “동혁아, 정말 세화와
동혁은 자신의 호텔에서 밥을 먹는데 쫓겨날 줄은 몰랐다. “밥 먹고 있는 거 안 보이십니까? 제가 왜 나가야 되죠?” 동혁은 여전히 자리에 조용히 앉아 대답했다. 심지어 고개도 들지 않았다. “흥, 당신이 진짜 밥을 먹는지 가짜 밥을 먹는지 상관없어요!” 박동철은 동혁을 죽일 듯 노려보며 거만한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전문 보안 회사 출신으로 평소 스타의 안전을 보호하는 임무를 많이 맡았다. 특히 김전이나 소진용 같은 최고의 인기 스타들은 사람들의 더 많은 환영을 받았다. 일부 사생팬은 자신의 스타의 비행기 스케줄, 호텔 투숙 정보 등을 미리 입수하기도 했다. 그리고 아주 오래전에 비행기 표를 사거나 호텔을 예약했는데, 단지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와 가까이 있기 위해서였다. 심지어 스타들의 정상적인 일상생활까지 방해했다. 이런 열광적인 팬이 있다면, 당연히 스타를 싫어하는 극단적인 안티팬도 있어서 스타의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었다. 이곳에서 혼자 양식을 먹는 동혁이 일순간 경호원의 핵심 의심 대상이 되었다. “이해가 안 돼? 당장 나가라고! 곧 톱스타가 이 호텔에 투숙해야 해서 자리를 비워야 해.” 동혁이 여전히 가만히 앉아 있지 않자, 박동철은 약간 화가 났고 말도 무례하게 하기 시작했다. 동혁의 표정이 점점 차가워졌다. “지금 제가 여기서 밥 먹는다고, 그 톱스타에게 무슨 일이 생깁니까? 톱스타에게는 무슨 특별한 대우를 받을 권리라도 있나? 호텔에 묵는다고 다른 손님을 내쫓게?” 방금 유진태가 동혁을 위해 레스토랑의 손님을 정리하려고 했지만, 동혁은 거절했었다. 호텔 주인인 동혁 자신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톱스타가 무슨!’ “톱스타는 바로 그런 특별한 대우를 받을 수 있어. 오늘 그 두 톱스타는, 각각 수천만 명의 팬이 있지. 한번 활동을 하면, 당신이 10년 동안 벌어들인 돈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어. 그러니 특별한 대우를 누려야 되는 거 아니겠어?” 박동철이 콧방귀를 뀌었다. 박동철은 이렇게 이야기했는데 동혁
“당신이 들어본 적이 없다고 없는 건 아닙니다.” 동혁은 박동철의 말에 웃을 가치도 없었다. 특수부대는 정규부대보다 보안 수준이 높아 내부 문건에서도 숫자 번호로만 불린다. 이 사람들이 백야특수부대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는 것은 너무 정상적인 일이었다. 바로 이때, 한 무리의 사람들이 바쁘게 뛰어 들어왔다. 그 선두에는 마른 체구에 안경을 쓴 여자가 있었다. 그녀는 매우 엄격해 보였고 사람들이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몇 명의 경호원이 동혁을 둘러싸고 있는 것을 보고, 망설이지 않고 즉시 꾸짖기 시작했다. “왜? 왜 여기는 아직 정리가 끝나지 않았죠? 밖에 팬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요.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당신들이 책임을 질 수 있습니까?” “양 매니저님, 이 사람이 자꾸 나가길 거부하고, 특수부대를 보내 우리 호텔을 봉쇄하겠다고 합니다.” 박동철은 얼른 비위를 맞추며 말했다. 그러면서 화살을 동혁에게 돌리며 자신과 상관없다고 말했다. 경호원들은 얼른 고개를 끄덕였고, 자신들의 체구에 비해 3분의 1밖에 안 되는 이 여자에게 쩔쩔맸다. 그 모습이 마치 쥐가 고양이를 보는 것 같았다. 이 여자의 이름은 양지선이고 베테랑 매니저이다. 수완이 뛰어나고 인맥이 두터워 많은 톱스타들을 만들었다. 지금 차 안에서 기다리고 있는 최고의 톱스타 김전은 그녀가 만든 스타 중 하나였다. 이런 엔터업계의 거물들은, 심지어 보안 회사의 사장도 받들고 대우하는데, 하물며 이런 일반 경호원들이야 말할 것도 없었다. 양지선은 동혁을 흘끗 쳐다보고는 그를 무시했다. 과거에는 자신들의 활동 범위가 주로 대도시였다. 이번에 건축자재협회에서 큰돈을 쓰지 않았다면, 그들은 H시 같은 작은 곳에 와서 행사에 참가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양지선은 H시 같은 작은 곳에 이렇게 큰 힘을 가진 인물이 있다는 것을 전혀 믿지 않았다. “너희들이 지금 생각이 있어?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다 믿고?” 양지선은 경호원들을 째려보고는 동혁에게
동혁은 자신이 호텔 사장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후에도 양지선이 이렇게 계속 건방질 줄은 몰랐다. 동혁은 호텔의 사장으로서 누구를 투숙객으로 받을지 말지 결정할 권리가 있었다. 그것은 당연한 이치였다. ‘그런데 지금, 이 여자의 말투는 뭐지?’ ‘두 톱스타가 우리 호텔에 투숙하는 것이, 나에게 영광이라고?’ ‘그게 무슨 헛소리지?’ 이때 유진태가 작은 소리로 이동혁에게 말했다. “사장님, 이 톱스타들의 영향력이 매우 큽니다. 만약 그들이 저희 호텔에 대해 안 좋은 발언을 한다면 호텔 사업에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까? 영향력이 그렇게 커요?” 동혁이 비웃었다. ‘대체 영향력이 크면 얼마나 크다고?’ 양지선은 동혁이 자신의 말을 믿지 않자 갑자기 크게 화를 냈다. 바로 그때, 밖에 스타를 태운 두 대의 승합차가 곧장 호텔 입구 쪽으로 들어왔다. 두 톱스타는 경호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차에서 내려 팬들의 장벽을 간신히 뚫고 호텔로 들어섰다. 양지선은 그들이 도착한 것을 알고 불렀다. “누나, 무슨 일이에요?” 김전과 소진용이 다가왔다. 동혁은 이 두 스타를 몇 번을 훑어보았다. 확실히 좋은 가죽 옷을 입고 있었고, 얼굴에는 화려하게 화장을 했다. 양지선은 차갑게 동혁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거만하게 말했다. “김전, 이 호텔의 사장님이 감히 우리를 쫓아낸단다! 내가 즉시 사과하라고 했어. 그리고 당장 호텔을 모두 비우고 우리 팀만 사용하게 하라고. 만약 동의하지 않으면, 네가 즉시 인스타에 올려라!” 김전이라는 톱스타는 그녀가 만들어 낸 것이다. 양지선은 자기 연예인의 대중에 대한 영향력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평소에도 마음대로 인스타를 올리면 수십만 건의 댓글과 수백만 건의 ‘좋아요’가 올라온다.방귀라도 귀는 것처럼 사소한 일도 그의 팬들이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게 할 수 있었다.김전이 입고 있는 옷과 신고 있는 신발, 사용하는 휴대폰은 팬들의 폭발적인 구매로 이어진다.김전이 머물렀던 호텔은 팬들이 투숙을
동혁의 말을 듣고 설전룡은 깜짝 놀랐다. ‘말투 보니까 형님이 지금 화가 많이 나셨는데!’ 설전룡은 재빨리 대답했다. [형님, 동성이 방금 저에게 보고했는데, 이미 근처에 있답니다. 난정호텔 주변을 살피며 행동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요. 왜냐하면 형님의 안전도 보장해야 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내 안전은 동성이 걱정 안 해도 된다고 해. 그저 난정호텔을 봉쇄하라고! 딱 1분만 시간을 주겠어!” 동혁은 화가 나있어서 퉁명스럽게 전화를 끊었다. 동혁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존재가 있다면 아무리 백야특수부대가 와도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다. 풋! 양지선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그런 장난을 치는 거야? 설마 네가 정말 군대의 무슨 거물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말 한마디로 부대를 이동시키다니!” 김전과 소진용도 덩달아 웃었다. 그들은 이미 동혁이 부대를 동원하여 호텔을 봉쇄하겠다고 공언한 것을 듣고, 이 사람이 정말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들의 웃음이 끝나기도 전에 호텔 밖에서 갑자기 비명소리가 점점 크게 들려왔다. 호텔 주변을 에워싸고 있던 팬들이 모두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고 있었다. 갑자기 하늘에서 무장 헬리콥터 십여 대가 날아왔다. 프로펠러가 빠르게 움직이는 소리가 주변을 가득 채웠고, 이 헬기들은 난정호텔 상공까지 와서 갑자기 멈추어 섰다. 완전무장과 장비를 갖춘 특전사들이 하나둘씩 헬리콥터에서 밧줄을 타고 빠르게 낙하하기 시작했다. 그중 일부는 난정호텔과 주변 고층 건물 옥상으로 직접 하강하여 각 고지대를 신속하게 통제하고 확보했다. 난정호텔로 내려간 특전사들은 건물 옥상을 통제한 뒤 아래층으로 빠르게 침투했다. 각 층을 통제하면서 숨겨진 위험을 조사하고, 안전을 확인했다. 그리고 일부 특전사들은 난정호텔 외곽으로 직접 내려가 각 호텔의 입구를 통제했다. 밖에서 팬들의 목소리가 너무 커서 무장 헬리콥터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그래서 레스토랑의 양지선과 김전 등은
이 특전사들은 톱스타가 누구인지도 모른다.다만 그들의 임무는 난정호텔을 봉쇄하고 동혁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다.“보고합니다 대장님, 난정 호텔 내부 통제에 성공했습니다. VIP의 안전을 확보했습니다!”중대장이 귀에 걸린 무전 헤드셋을 눌러 고동성에게 보고했다.그는 이미 동혁을 보았고, 저 사람이 바로 그 VIP임을 알고 있었다.“좋아, 그럼 난 곧 VIP를 뵈러 가겠다.”맞은편에서 놀라는 소리가 들려왔다.“VIP? 누가 VIP인데? 호텔에 VIP가 더 있었어?”양지선과 김전 등은 이미 놀라서 멍하니 서있었다.곧, 군복을 입은 남자가 문 앞에 나타나더니 황급히 들어왔다.이 남자를 보고 양지선 등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습니다.‘대령!’‘대령이라니!’‘이런 급의 거물은 우린 만날 수 조차 없어.’그리고 곧 그들은 얼굴이 창백해졌다.‘호텔의 그 VIP는 대체 어떤 거물이지?’더 중요한 것은 양지선 등은 아직도 그 VIP가 누구인지 모른다는 것이다.그들은 즉시 사과하고 VIP의 용서를 빌고 싶어도 그 사람을 찾을 수 없었다.바로 그때, 그 대령 고동성이 갑자기 동혁 앞으로 다가왔다.그는 흥분한 표정으로 오른손을 들어 정식으로 경례를 했다.“교관님께 보고합니다. H시 군부 백야특수부대 대장 고동성, 명령을 받고 출동해 신고합니다!”쓱!주위의 모든 백야특전사들은 모두 동혁에게 경례를 하며 존경을 표했다.그들은 동혁의 정체를 모른다.그러나 대장 고동성의 한마디만으로 동혁에게 최고의 경의를 표하기에 충분했다.고동성은 H시 군부 전체가 인정하는 기밀 작전의 최고이기 때문이다.이 VIP가 바로 기밀 작전의 최고인 고동성을 가르쳤던 교관이라니, 얼마나 대단한가.콰광! 양지선 등은 머릿속에 벼락을 맞은 듯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동혁을 쳐다보았다. 이미 통제된 경호원들 모두도 어리둥절해했다. ‘이런!’ ‘모두의 안중에도 없었던 이 젊은이가?’ ‘난정호텔 사장님뿐 아니라, 직급이 어마어마하게 높은 VIP라고?’ 김전과 소진용이라는
동혁의 말을 듣고 양지선 등은 큰일 났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방금 전에 동혁에게 사과하게 하고 호텔을 파산시키겠다고 큰소리쳤었다. ‘우린 정말 죽었다!’ “이, 사장님, 이렇게 신분이 높으신 분에게 저희가 어찌 감히 사과를 드려야 할지…….” 양지선은 잠긴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신분이 높다고?” 동혁은 표정을 가라앉히고 비꼬았다. “오늘 만약 내가 신분이 높지 않다면, 당신들이 내게 사과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당신들에게 사과해야 하고, 그리고 인스타에 글을 올려 나의 호텔을 파산시키겠군!” 김전과 소진용 두 사람은 놀라 기절할 뻔했다. 동혁이 한 말은 그들이 방금 동혁을 위협할 때 한 말이다. ‘사장님이 모두 마음에 담아두고 있어!’ 양지선 등은 마음속 가득한 걱정과 긴장감을 느꼈다 ‘오늘 사장님의 미움을 제대로 샀으니 이번엔 어찌할 방법이 없어!’ 양지선은 다시 두려움에 온몸을 떨었다. “사장님,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사장님을 쫓아내지 말았어야 했고, 협박하지도 말았어야 했습니다…….” 양지선은 말을 하며 주위의 그 특전사들을 힐끗힐끗 쳐다보았다. 시커먼 총구가 그들을 가리키고 있었고, 손가락은 방아쇠에 놓여 있었다. 양지선은 동혁이 명령을 내리면 그 특전사들이 주저하지 않고 바로 발포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자신들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인물 앞에서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 아무런 변명도 못하고 사과만 늘어놓았다. “그럼 호텔의 다른 손님들을 쫓아내고, 호텔 전체를 봉쇄하고, 정상적인 영업을 못하게 할 수 있다. 신분이 높으면 이런 특권이 있는 겁니까?” 동혁은 계속 말했다. “누가 당신들에게 이런 특권을 주었습니까?” “어흑, 사장님, 다시는…….” 김전과 소진용이라는 평소 최고의 스타는 지금 너무 놀라서 펑펑 울기 시작했다. “닥쳐!” 동혁은 그들의 우는 소리에 짜증이 나서 또 고함을 질렀다. 두 사람은 서둘러 입을 막았고, 다시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 “다행히 우리나라 대부분의 남자들이 당신들
“데릴사위라고?” 현수의 말을 들은 현수린 등 몇 명은 믿을 수 없었다. “현수야, 지금 농담하는 거야? 네 매형 옷은 싼 게 아니야. 딱 봐도 수제작 한 옷이라고.” “그리고 그 파텍필립 시계는 최소 2000만 원짜리야. 가짜 같지도 않은데?” “데릴사위이면 어떻게 이런 대접을 받아?” “게다가 네 매형은 딱 봐도 분위기가 못난 데릴사위 같지 않잖아.” 현수린 등은 서로 주절주절 한 마디씩 말했다. 그녀들 생각에 데릴사위는 잘 먹지도 입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여자 집에서 기도 못 펴고 설설 기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라면 그녀들은 눈길조차 주지도 않았다. 동혁은 말들을 듣고 살짝 미소를 지었다. ‘현수 말이 맞는데 이 여자들이 믿지를 않네.’ 동혁이 웃으며 말했다. “현수 말은 사실이고 저는 데릴사위가 맞습니다.” “그리고 당신들 생각도 틀렸어요. 데릴사위라고 해서 여자 집에서의 대우가 다 나쁜 것은 아니에요. 내가 지금 입고 있는 것도 아내가 특별히 날 위해 맞춤 제작한 거예요.” “제 손목시계도 내 아내의 절친이 선물해 준 거고요.” 동혁은 사람들의 인식을 바로잡아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세화는 내게 늘 잘해주는데, 절대 다른 사람들이 안 좋게 생각하게 해서는 안 되지.’ “진짜 데릴사위 맞아요?” 동혁의 말에 현수린 등은 경악했다. 그리고는 동혁에 대한 그들의 태도에서 방금 전 느꼈던 적극성과 호감이 사라졌다. 현수린이 바로 눈을 부릅뜨고 불만을 터뜨렸다. “현수, 너 도대체 이게 뭐 하는 짓이야?” “왜 네 맘대로 아무나 우리 모임에 데려온 건데?” “그래, 네 누나는 예쁘니까, 분위기를 띄우고 범현 오빠를 기분 좋게 할 수 있겠지.” “하지만 데릴사위인 네 사촌 매형이 우리와 함께 놀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현수린의 표정에는 동혁에 대한 경멸의 기색이 역력했고 말투가 거침없으면서 귀에 거슬렸다. “현수, 넌 정말 아직 철이 없어.” 배경문이 선배 티를 내면서 말했다. “너 범현이 형에게 온
“누나, 소개할게. 이쪽은 모두 내 선배님들이야.” “여기는 배경문 형, 이쪽은 현수린 누나...” 현수는 이 젊은 남녀들 앞에서 매우 공손한 태도로 현소에게 차례로 그들을 소개했다. 그러나 이 사람들은 현수의 공손함에도 모두 건성으로 대답했고 심지어 현소가 누군지 알게 되자 태도에서 약간의 불쾌함이 느껴졌다. 특히 빨간 가죽 재킷을 입고 가느다란 허리를 드러낸 미녀인 현수린이 현소를 바라보는 시선이 곧바로 냉랭하게 바뀌더니 조금 더 자세하게 현소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다른 두 여학생 역시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현소야, 네 누나가 정말 예쁘네. 아마 오늘이 지나면 범현 오빠가 너를 수제자로 삼고 중점적으로 키워줄 거 같은데?” 현수린이 약간의 미소와 함께 말했다. 현소는 그 말을 듣고 작고 예쁜 코를 찡그렸는데 왠지 모르게 불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예쁜 게 그 범현이라는 사람이 내 동생을 수제자로 삼는 것과 무슨 상관이 있지?’ 여자는 본래 선천적으로 예민하다. 현수린의 표정이 분명하지는 않았지만 상대방이 드러낸 약간의 적개심을 현소는 예리하게 눈치챘다. 그녀는 현수린이 좋은 뜻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고 느꼈다. 동혁은 현수린을 힐끗 쳐다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방금까지 적극적이었던 세 남자는 현소의 정체를 알게 되자 그녀를 뜨겁게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했지만 태도는 그리 반가워하지는 않았다. 심지어 눈빛도 아까보다는 좀 더 수그러들었다. “정말 생기발랄하게 생겼네. 아쉽게도 범현이 형이 마음에 들어 하는 스타일이야. 우리에게 기회는 없을 거 같은데?” “그러게, 괜히 우리가 저 여자를 노렸다가 범현이 형한테 들키기라도 하면 죽을 수 도 있어.” 두 남자가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방금 전 두 사람의 입에서 나온 범현이라는 사람은 그 사람들이 모시는 스승님이었다. 이름은 왕범현이다.둘의 대화를 들어보면 이 왕범현의 성품이 어떤지는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현수가 모르는 것이 있었다. 그의 선배들은 명목
동혁은 현수가 눈을 가느다랗게 뜨며 자신을 보자 현수가 여전히 자신을 믿지 못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동혁은 태연하게 대답했다. “그래.” “하하, 그러다 정말로 죽을 수 도 있어요.” 현수는 시큰둥하게 입을 삐죽거리며 거들먹거렸다. “우리 스승님이 어떤 분인지 알아요? 그분은 그냥 깡패가 아니에요. H시 전체에서도 적수를 몇 명 찾을 수 없다고요.” “내가 장담하는데 가면 얻어맞을 수 도 있어요. 그런데도 정말 갈 거예요?” 현수는 도발하는 눈빛으로 동혁을 보며 다시 한번 물었다. 동혁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가 그렇게 말하니까 내가 더더욱 그 고수님의 실력을 보고 싶네.” “좋아요. 그럼 같이 가요.” 현수는 이를 갈며 독기 가늑한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스승님께 수업을 받게 해 드리죠. 그러면 어른을 공경하는 게 어떤 건지 잘 알게 될 거예요.” 동혁은 여러 차례 현수의 아버지인 장영도를 벌주게 했고, 며칠 전 태백산장에 갈 때에는 운전기사로 삼았다. 그 일로 현수는 마음속에서 동혁에 대한 원한을 품고 있었고 줄곧 그를 혼내주고 싶어 했다. 현소는 현수가 나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알고 다시 한번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 “현수, 너 내가 경고하는데, 네가 감히 형부를 함부로 대하면, 그때 가서도 내가 너를 가만히 두는지 잘 봐.” 현수가 자기 스승을 고수라고 말하는 것에 대해 현소는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다. 그녀는 동혁의 실력을 믿었고 동생인 현수가 허풍을 떨고 있다고 느꼈다. ‘아직 어린 녀석이니 다 고수처럼 보이겠지.’ “난 그저 가지 말라고 주의를 준거야. 그리고 내가 아빠 대신 화풀이를 하려는 게 뭐가 잘못됐어?” 현수가 중얼거렸다. “내가 며칠 열심히 수련해서 직접 천화를 흠씬 두들겨 팰 거야. 그리고서 그놈이 내게 용서를 구하게 만들 거야.” 천화가 설전룡을 따라 무술을 익힌 후로 현수는 매번 말다툼이 있을 때마다 천화를 어찌할 수 없었다. 그래서 요즘은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 스승을 모
천미는 이미 서진만이 직원을 시켜 수십억을 빼돌리도록 지시한 일을 알게 되었다. 특히 그녀를 더욱 화나게 한 것은 이런 큰 일을 강오그룹이 있는 직원을 통해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원화투자회사는 지금껏 천미에게 아무것도 보고한 적이 없었다. 다른 사람이 사장이고 이런 일을 스스로 처리할 수 없다면 일찌감치 해고하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지금 사장은 천미가 조금도 마음에 들지 않지만 해고할 수 도 없는 동혁이었다. ‘처음부터 일을 잘 처리할 능력이 있다고 믿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일을 숨기고 내게 보고조차 하지 않다니.’ 천미는 너무나 화가 났다. “심 사장님 오셨어요? 이 사장님께서는 나가신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소식을 듣고 달려온 송소빈이 말했다. “회사 일을 처리하러 갔나요?” 천미의 말투가 좋지 않아 송소빈은 이상하게 여겼지만 차분히 대답했다. “사장님께서 개인적인 일을 처리하러 간다고 하셨어요.” “이런!” 예쁜 천미의 얼굴이 분노로 순식간에 검붉게 변했다. “이런 놈에게 어떻게 회사를 맡겨서 경영을 해? 첫 출근 날부터 큰일이 생겼는데 개인일을 보러 나갔다고? 그러고도 회사 사장을 맡을 면목이 있어?” ... 동혁은 이미 회사를 떠나서 회사 내의 일은 모르고 있었다. 그는 회사를 떠나 바로 하늘 거울 저택으로 돌아왔다. “형부, 빨리 오셨네요.” 현소가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동혁을 발견하고 반가워하며 뛰어왔다. 동혁은 현소의 생기발랄한 모습이 좋아 보였다. 동혁이 물었다. “나를 어디로 데려가려고?” “저도 몰라요. 현수가 저하고 어디 좀 같이 가자고 했거든요.” 현소가 앙증맞은 작은 코를 찡그리며 말했다. “그 녀석이 요즘 뭘 하고 다니는지 모르겠어요. 갑자기 천화를 이기겠다고 난리법석을 떨지 모예요.” “밖에서 대단한 스승을 만나 하루 종일 무술을 수련한다나?” “부모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괜히 나쁜 사람이라도 만나서 이상한 걸 잘못 배웠을까 봐요. 마침 현수의 그 스승이 저를 보고
“알겠어요. 아빠. 좋은 소식 들려드릴게요.” 오반석은 천진난만하게 대답했다. 사무실에서 나가려다 그는 다시 고개를 돌려 말했다. “참, 아빠, 그 천용훈도 제 친한 형이에요. 일전에 이동혁과 부딪혔을 때 잘만됐어도 그놈을 제대로 처리할 수 있었어요.” “그때 갑자기 하 선생이라는 인간이 튀어나오지만 않았어도 성공했을 거예요.” “나중에 형 소속사가 혜성그룹과 화해하려고 형을 쫓아냈는데 아빠가 절 봐서 형 좀 도와주세요.” 오한민은 이번 실패가 여간 달갑지 않았다. 아까부터 어떻게 원화투자회사의 그 2조 자금을 자기 소유로 삼을지 계속 궁리하고 있었다. 오반석의 말을 들은 그는 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최근 한 연예기획사에 투자했는데 연예인이 부족하니 그 사람 보고 계약하라고 해.” ... 서진만을 감옥에 보내 동혁은 단번에 원화투자회사에서 자신의 최고 입지를 굳혔다. “송 이사, 직원들과 잘 살펴보고 투자할 만한 좋은 프로젝트를 알아봐요.” 사장실에서 동혁이 송소빈을 불러 분부했다. ‘투자회사에 이렇게 많은 자금이 있는데 그냥 썩게 둘 수 없지.’ 동혁은 좋은 프로젝트를 골라 투자해 성과를 내서 나름 세화의 기대에 부응할 계획이었다. 이어서 일부 회사 임원들이 와서 업무 보고를 했다. 동혁은 회사 업무의 방향성만 신경 쓰고 임원들이 보고하는 사소한 것에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동혁이 임원에게 요구하는 건 간단했다. “제 밑에서 일하면서 두 가지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첫째, 전 당신들의 일에 관여하지 않고 결과만 볼 겁니다.” “둘째, 절대 서진만처럼 자신이 똑똑하다고 자만하지 마세요.” 임원들을 가볍게 격려한 후 동혁은 그들을 돌려보냈다. 바로 그때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그는 휴대폰 화면에서 뜻밖에도 현소의 이름을 보고는 웃으며 전화를 받았다. “그래 현소야, 무슨 일이야?” [형부, 저하고 함께 어디 좀 같이 가주시겠어요?] 맞은편에서 들려오는 현소의 부드럽고 애교 가득한 목소리가 동혁의 마음에
전에 다른 H국 사람들 앞에서 오만방자하게 날뛰던 대니얼이 오한민에게 꾸중을 듣더니 뜻밖에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니얼은 정말로 가만히 입을 닫았다. 그가 골스 가문의 구성원이기는 했지만 가문의 핵심 구성원은 아니었다. 게다가 H국에 오기 전에 잘못을 저질러 가문에서 쫓겨나 Y국에서는 더 이상 지낼 수 없었다. 때문에 골스 가문 사람이라는 신분은 그에게 많은 이득을 가져다주지 못했다. 그가 영사관 사람들과 친하게 지낼 수 있고 스탠슨 같은 사람에게 자신을 도와달라고 할 수 있는 건 사실 모두 오한민의 지원 덕분이었다. N도 이씨 가문의 돈세탁 조력자로서 오한민은 N도에서 상류층에 속했다. 그래서 H국 사람이든 외국인이든 모두 그에게 잘 보이려고 했다. “부사장님, 그 이동혁이 골스 재단을 무시한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할 겁니다. 그러니 내게 시간을 줘요.” 대니얼은 오한민의 지원이 없다면 아무도 자신을 상대하려 하지 않을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서둘러 오한민의 비위를 맞추며 약속했다. “나중에 얘기해요.” 오한민은 어두운 표정으로 손을 내저었다. ‘일이 이렇게 된 이상 대니얼에게 계속 뭐라 하는 건 무의미해.’ 오한민은 가죽 소파에 다시 앉아 골치 아픈 표정으로 자신의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N도 이씨 가문은 오한민을 통해 동혁에게 3일 이내에 이천성을 돌려보내라고 경고했었다. 오한민은 원래 이 3일의 시간을 활용해 원화투자회사의 2조 자금을 손에 넣고 그것을 이씨 가문 몰래 챙기려고 했다. 그는 대니얼이라는 이름을 빌려 자금이 들어오면 해외에서 돌리다가 감쪽같이 자신의 해외 계좌로 입금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면서 겸사겸사 동혁도 붙잡아서 순순히 이천성을 N도로 돌려보내게 하려 했다.. ‘계획대로라면 모두 만족할 수 있었는데.’ ‘계획은 이제 물 건너갔고 이씨 가문에서 준 3일의 시간도 곧 끝나.’ 오한민은 자신이 동혁을 너무 우습게 봤다는 걸 인정했다. ‘아무래도 이씨 가문에 뭔가 상황 설명을 해야 할
“이런 쳐 죽일 H국 인간 놈, 네놈이 감히 우리 골스 가문을 모욕하다니.” 대니얼은 동혁의 말에 완전히 격노하여 얼굴이 울그락붉으락 했다. “골스재단은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는 Y국 10대 재단 중 하나야.” “2조의 자금을 가지고 있다고 그렇게 거만 떨 수 있을 거 같아?” “네놈 같은 졸부는 우리 골스재단의 말단 직원보다도 못해.” 대니얼은 마치 꼬리를 밟힌 강아지처럼 동혁을 향해 발을 동동 구르며 소리쳤다. 그러나 그의 과민반응은 동혁에게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 “그래 봤자 무릎을 꿇고 투자해 달라고 빌어야 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겁니다.” 동혁이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자 대니얼은 안색이 변하며 다시 뭔가 말하려고 했다. 하지만 동혁은 더 이상 말할 틈을 주지 않고 표정을 굳히며 말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하죠.” “당신 때문에 내 인내심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당장 내 회사에서 나가요.” 대니얼은 분노로 몸을 떨었다. 그는 H국에 온 이후로 지금까지 이런 대우를 받은 적이 없었다. 오늘까지 동혁에게 체면을 구기는 수모를 당한 게 두 번이었다. 대니얼이 펄쩍 뛰며 소리쳤다. “H국 인간 놈, 골스재단과의 계약은 서 이사님이 너희 회사를 대표해 우리와 협의한 거야. 그런데 지금 와서 너 때문에 번복된다면 재계에서 회사 신용이 영향을 받을까 두렵지 않나 보...” 짝! 대니얼이 뺨을 세게 한 대 맞았다. 그는 소리를 질렀고 뺨을 가린 채 동혁을 노려보았다. “개X식, 감히 나를 때려?” “뭐, 이게 처음도 아니잖아요.” 동혁은 가볍게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회사 신용, 내가 그런 걸 신경 쓸 것 같나요?” ‘돈 있는 사람이 갑이야.’ ‘내가 2조의 자금을 쥐고 있는 만큼 프로젝트가 있는 기업들에서 찾아와 내게 투자를 청할 수밖에 없지.’ ‘서진만처럼 무릎을 꿇고 투자해 달라고 하는 비굴한 무리는 어떻게 해도 결국 비굴하게 나올 수밖에 없어.’ 동혁은 달려오는 회사 경호원을 힐끗 쳐다보더니 담담히 말했다
“참회는 감옥에 가서 천천히 하세요.” 동혁은 서진만을 발로 걷어차며 경찰서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 “이미 밝혀진 문제 외에도 또 다른 문제가 있으면 그게 무엇이든 철저히 조사해 주세요. 저희 원화투자회는 최선을 다해 협조하겠습니다.” “회사의 이익을 해치는 이런 인간쓰레기를 우리는 결코 용납할 수 없습니다.” 이 말을 들은 서진만은 온몸에서 힘이 다 빠져 땅에 주저앉았고 눈에서는 생기를 잃었다. 그는 자신의 이번 인생이 이제 완전히 망했다는 것을 알았다. 지금껏 자만한 자신이 너무나 미웠다. 사실 이번 일에 그가 구체적으로 개입할 필요까지는 없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완전히 동혁을 이길 수 있다고 자신했고 그래서 퇴로는 전혀 염두에 두지 않았다. 덕분에 동혁은 지명박과 나영배, 두 사람을 붙잡아 경찰에 신고하면서 쉽게 서진만을 잡아가게 할 수 있었다. 후회해도 이미 늦었다. 서진만은 원통했지만 결국 수갑이 채워져 울면서 끌려갔다. ‘방금 전까지 거들먹거리던 서 이사가 이 사장님께 완전히 제압당했어.’ 원화투자회사의 직원들은 모두 연신 감탄하며 동혁을 진심으로 존경하게 되었다. “서진만 씨가 비운 자리는 송 실장에게 맡겨요. 이번 일을 잘 처리하려고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어요.” 서진만이 끌려가자마자 동혁은 인사이동을 발표했다. 일방적인 지시로 그 누구와도 상의하지 않았다. 이사 자리를 놓고 경쟁할 것으로 예상됐던 몇몇 임원들의 눈빛이 어두워지며 실망감이 가득했다. 송소빈이 이번 사건에서 어떤 모습이었는지 눈치 빠른 사람들은 모두 다 보고 있었고 그녀가 서진만에게 농락당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동혁은 빈 이사 자리에 송소빈을 앉히고 그들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는 이것으로 회사 직원들에 대한 징계를 대신했다. 전에 동혁이 서진만에게 괴롭힘을 당했을 때 그들 중 아무도 나서서 말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 동혁의 지시에 아무도 감히 불만을 제기할 수 없었다.이번 일을 통해 동혁은 투자회사를 성공적으로 장악하게
서진만은 동혁이 자신과 타협하지 않기 위해 취임 첫날임에도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비서를 강제로 경찰에 넘긴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의 일을 모든 직원들이 다 지켜봤어.’ ‘중요한 순간에 자기 사람을 팔아먹는 상사를 누가 의지하려 하겠어?’ 동혁이 어떤 결정을 하든 이번에 서진만이 보기에 자신이 모두 이긴 것과 같았다. ‘이렇게 허세를 부리다간 결국 조만간 순순히 내게 무릎을 굻을 거야.’ “이번엔 내가 너무 성급했어.” 서진만은 가만히 생각하다 일어나 대니얼과 악수를 했다. “대니얼 씨, 그럼 제가 식사 대접 하겠습니다. H시에 있는 가장 전통 있는 스테이크 레스토랑을 알고 있거든요.” “하하, 제가 또 스테이크를 아주 좋아합니다.” 대니얼은 크게 웃었다. 두 사람은 동혁을 무시한 채 어깨동무를 하고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그 순간 의자에 앉아있던 동혁이 고개를 돌려 보지도 않고 말했다. “잠깐만요. 제가 가도 좋다고 했나요?” “왜요? 이 사장님께서 저희와 함께 가서 밥을 얻어먹으려고 그러십니까?” 서진만이 고개를 돌려 냉소했다. 동혁은 웃으며 말했다. “전 단지 서 이사님께 운이 좋으면 아마 10년이나 8년 후에야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을 거라고 알려주려고요.” “이 사장님, 그게 무슨 뜻이죠? 사장님에게 정신병이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지금 제게 헛소리를 하는 건가요?” 화가 난 서진만의 얼굴이 붉어졌다. “타닥타닥...” 바로 그때 회의실 밖 복도에서 갑자기 어수선하고 다급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곧이어 문이 “쾅”하고 열리며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안으로 들어왔다. “서진만 씨가 누군가요?” 선두에 있는 대장이 물었다.서진만은 놀랐지만 침착하게 물었다. “저는 서진만인데요. 무슨 일이죠?” “당신이라고요?” 대장이 그를 보고 손뼉을 쳤다. “데려와!” “지명박 씨야.” “나영배 씨도 있어.” 들어오는 두 사람을 보고 회의실 직원들 사이에서 놀라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서진만 씨, 이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