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현이 형, 저 사람이에요!"얼마 지나지 않아, 주위가 시끌벅적해졌다.장근수는 부어오른 얼굴을 부여잡은 채 독기 어린 눈으로 진루안을 가리키며 라이더 재켓을 입은 남자를 향해 말했다.머리를 붉게 물들이고, 양쪽 귀에 모두 피어싱을 한 남자는 진루안을 위아래로 훑어보고는 웃음을 터트렸다."장근수, 너도 영 쓸데가 없네. 이렇게 마른 녀석도 못 이기고.""평소에 힘을 다 여자한테 쓰는 거지?" 최우현은 장난기 어린 눈으로 장근수를 흘겨봤다. 그러자 장근수는 얼른 아부하듯 웃으며 말했다. "그럴 리가요. 저 자식, 되게 수상한 녀석이에요, 부디 형님께서 나서주시길 바라요.""형님은 마 영감님 휘하 4대 부장 중 한 분이시잖아요. 형님께서 나서주시면, 저 자식 맥도 못 출 거예요!" 빨간 머리 청년에게 아부하는 장근수의 모습은 진루안을 대할 때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진루안은 단 한 번도 그 사람들에게 관심을 주지 않은 채 플로어만 뚫어지게 쳐다봤다.진루안의 무시에 최우현의 얼굴은 순식간에 일그러졌다. 이렇게 무시당하는 건 난생처음이었다. 마 영감 휘화로 들어간 뒤로는 더더욱 처음이었다."얘들아, 손 좀 봐줘라!" 최우현이 못마땅해하며 손을 까닥하자, 그의 뒤로 요란한 차림의 남자들이 진루안을 향해 달려갔다.최우현이 손을 봐주라고 했으니 절대로 봐줄 리가 없었다."양호석 씨, 당신에게 맡길게요. 저 넷도 상대 못 하는 건 아니겠죠?" 옆에 앉은 양호석을 흘깃 본 진루안은 씩 웃어 보이며 바텐더를 향해 손을 들어 보였다. "위스키 한 잔, 온더락으로."이윽고 질펀한 소리가 들려왔지만 진루안은 눈길 한 번 주지 않은 채 그저 환하게 웃으며 바텐더가 건네는 위스키 온더락을 받아들었다.시끌벅적하던 소리가 사라지더니 네 명의 양아치는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고, 양호석도 숨을 헐떡이며 이마의 땀을 닦았다.직접 네 명을 한꺼번에 상대하고 보니, 홀로 20명을 쓰러트린 진루안이 새삼 대단해 보였다."너 이 자식, 꽤 침착하네. 안 되겠어, 피를 봐야
황지우는 왜 또 이 녀석인지 알 수가 없었다.그는 팔을 부여잡고 고통스럽게 바닥에서 뒹굴고 있는 빨강 머리 청년을 쳐다봤다. 칼은 팔을 완전히 관통하고 있었다.그 모습을 본 그의 등골이 오싹해졌다. 칼자루가 자기 팔에 꽂혀 진다고 생각하니 눈앞이 아찔했다."마영삼 어디 있어?" 진루안은 쓸데없는 시간 낭비하기 싫어 노란 머리 청년을 흘깃 보며 물었다.그는 다급히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진루안에게 다가갔다. "형님, 잠시만 기다리세요. 영감님은 지금 여기에 없으세요, 그래도 금방 오실 겁니다.""네가 바로 나한테 전화한 놈이지?" 양호석은 노란 머리 청년을 가리키며 말했다. 목소리가 몹시 익숙했다. 그가 바로 자신을 협박한 놈이었다.휙!진루안의 매서운 눈빛이 비수처럼 날아와 꽂힌 순간 황지우는 순간 망부석이 되었다."그건 오해예요. 오해." 황지우는 손을 저으며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경비원과 진루안이 관계가 이렇게 가까울 줄은 황지우도 미처 생각을 못 했다. 보아하니 데리고 있는 인질들도 싹 다 풀어줘야겠다고 다짐했다.그도 마영삼도 이번에는 사람을 잘못 건드린 것 같았다.총자루를 손아귀 힘으로 아무렇지 않게 뭉갤 수 있는 사람이라 마영삼이라도 꺼려했다."형님, 저 자식을 무서워합니까?" 황지우의 반응이 장근수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황지우는 저기 바닥에 쓰러져 있는 최우현보다도 한 단계 높은 4대 대장이였다."고작 서씨 가문의 데릴사위인데 무서워할 필요는 없잖아요?""형님! 마 영감님이 뒤를 봐주시는데 뭐가 걱정이에요? 어서 저 자식한테 본때를 보여주세요!""저 자식이 우현 형님을 저 지경으로 만들었는데 이렇게 참을 거예요?"장근수는 뭣도 모른 채 쉴 새 없이 황지우를 부추기며 일그러진 얼굴로 주먹을 꽉 쥐었다. 그는 진루안이 황지우에 얻어터지고 마영삼에게 살해당하는 행복한 상상을 하고 있었다.생각만 해도 속이 시원한 것 같았다.그러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귓가에 바람 소리가 들려왔다.짝! 짝!노란 머리 청년은 연신 뺨을
이내 마영관에는 손님이 전부 다 빠져나가 텅 비었다.황지우는 장근수를 흘기며 버럭 짜증을 내며 말했다. "아직도 안 가고 뭐해? 마 영감님께 식사라도 대접 받게? 당장 꺼져!"장근수가 동강시에서 잘 나간다고 한들 고작 장근수 정도 수준의 사람은 널리고 널렸다. 당연히 장근수는 황지우에게 존재감이 없었다.장근수는 진루안을 쏘아보고는 하는 수 없이 물러갔다. 옛말에 사나이는 눈앞의 손해를 보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는 꼭 피는 피로 갚겠다며 씩씩거렸다.장근수와 동행한 두 남자는 일찌감치 줄행랑을 쳤는지 온데간데없었다."일 처리가 시원시원하네!" 진루안은 황지우의 수습력을 높이 샀다. 비록 조금 많이 요란스럽긴 하였으나 세세한 부분까지 챙기면서 넓은 시야로 상황을 파악하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했다."과찬입니다. 저도 다 마 영감을 위해서 한 것입니다." 황지우는 멋쩍게 웃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도 조금 뿌듯하긴 했다. 서로 우호적인 관계라고는 할 수 없지만 진루안같이 대단한 사람에게 칭찬을 받으니, 황지우도 내심 기뻤다."저 자식이 도대체 누군데 그래요?" 최우현은 바닥에서 몸을 일으키며 진루안을 쏘아보며 황지우에게 물었다.황지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최우현을 흘깃 쳐다보고는 벌컥 화를 내며 말했다. "처신을 잘못해서 찍히는 일이 없게 다시는 장근수랑 엮이지 말아!""마 영감의 눈에 띄어 심기를 건드리지 말고 빨리 병원에 가봐."그는 최우현을 몹시 싫어했다. 못된 짓은 안 하는 짓이 없는 녀석이라 같은 짓을 또 반복한다면 아파 평생 감옥에서 썩을 듯싶었다.그리고 비록 마영삼을 모시고 있는 황지우지만 적당히를 모르는 최우현과는 다르게 그는 누울 자리를 보고 발을 펼 줄 알았다."네!" 사람들 앞에서 황지우에게 혼이 난 탓에 최우현의 안색은 좋지 못했다. 자신의 부하들 앞에서 체면이 깎이지 않았는가. 하지만 황지우는 대장 인데 반해 그는 고작 부장에 불과했다.최우현이 떠나려던 그때."마 영감님께서, 오셨어요."밖은 어느새 어둠이 짙게
"이건, 네가 말귀를 알아듣지 못해 내 충고를 귓등으로 흘려서!"퍽!마영삼이 또다시 저만치 날아갔다. 충격을 받은 그의 부하들은 자리에 못 박힌 듯 서서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이건, 내가 준 기회를 소중히 여기지 못해서."퍽!"그리고 이건 네 부하가 너무 난잡해, 온갖 못된 짓을 다 저지르기 때문이다. 네 명성을 망치는 건 작은 일이나 사회에 위협이 되는 것은 아주 큰일이지."고작 진루안의 발길질 세 번에 마영삼은 처참한 꼴이 되었다. 바닥에 쓰러진 그의 입에서는 피가 흘러나왔다. 마영삼은 힘겹게 신음하며 고개를 들어 이 젊은 청년을 바라보았다."자네, 그동안 내게 이렇게 나온 자는 자네가 처음이네. 내 두 번째 패배를 인정하겠네.""하지만 나 마영삼도 동강시에서는 체면도 명성도 있는 사람이네. 만약 당신이 거물이라도 된다면 진심으로 패배를 인정하겠습니다!""하지만 아무런 뒷배도 없이 홀로 날뛰는 거라면 내 전 재산을 걸어서라도 너를 죽이고 말 거다."마영삼은 굳은 표정으로 진루안을 노려보았다.양호석도 조금 기대하고 있었다. 진루안은 대체 무슨 신분인 걸까? 그는 그것이 내내 궁금했었다.20명을 거뜬히 제압하는가 하면 기세가 하늘을 찌르던 위생 대신이 진루안과 프레젠테이션 룸에 들어갔다 나온 뒤에 태도가 180도 변해서 사람을 잘못 보았다며 금지령을 풀어줬었다.다른 사람들은 진루안을 경솔하다고 하지만 양호석은 진루안이 보통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채고 있었다.그리고 방금 전, 저렇게 멋있게 마 영감에게 세 번 연속 발길질을 해댔다. 이 동강시에서 감히 마 영감에게 이렇게 대하는 사람은 없었다.그래서 그는 진루안이 도대체 정체가 뭔지 궁금했다."너의 부하들을 당장 내보내!" 진루안의 눈썹을 들썩였다.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 마영삼을 놀래키지 않는 한, 마영삼은 굴복하지 않을 것 같았다."다 나가!" 마영삼은 가라앉은 얼굴로 부하들에게 명령했다.황지우를 포함한 그의 부하들이 우르르 밖으로 나갔다.하지만 여전히 몇 명의 경호원들
진루안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무덤덤한 얼굴로 마 영감을 쳐다봤다.길게 한숨을 쉰 마 영감은 오만했던 태도를 접고 진루안을 향해 허리를 숙이며 고개를 조아렸다. "어르신, 이 마영삼이 패배를 인정하겠습니다!"눈앞의 그는 강을 아우르는 용이었다. 구렁이에 불과한 자신은 훨씬 뛰어넘는 존재였다!게다가 이 거대한 존재의 뒤에는 건성의 전 영감이 있었다. 그 전 영감은 적법한 쪽과 불법적인 쪽에 모두 인맥과 영향력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도 건성에서 제일 유명한 갑부 중의 한 사람이었다. 광림 그룹의 대표이사인 그의 몸값은 수십조가 넘었다.더 대단한 것은 따로 있었다. 그에게 아들만 셋이 있는데 그중 두 명은 건성 및 다른 지역의 고위 관료라 세력이 두텁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진루안을 형님으로 모시며 어르신이라고 부른다는 것이다.이는 무엇을 의미하던가?자신인 마영삼은 전광림을 우상처럼 여기며 그를 만나면 영감님이라고 불러야 했다.그런데 그런 사람이 눈앞의 젊은이를 어르신이라고 부르고 있었으니 마영삼은 굴복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거기에 진루안의 엄청난 전투력까지 더해지니 그는 조금의 불손함도 보일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이런 상대와의 대결에서 진 것에 마영삼은 조금의 못마땅함도 없었다."어르신, 저...""어르신라고 부르지는 말고, 그런 호칭은 불편하니 그냥 진루안이라고 부르세요." 순순히 패배를 인정하는 데 막 대하기도 뭐했던 진루안은 거칠었던 말투를 고치며 고개를 저으며 마영삼의 극존칭을 말렸다.그러자 마영삼은 황급히 대답했다. "어떻게 그럴 수 있겠습니까? 제가 어찌 감히 불경을 저지를 수 있겠습니까? 기왕 그 호칭이 싫으시다면 감히 아우님이라고 불러도 되겠습니까?"그도 그럴 것이 쉰이 넘은 마영삼에게 이제 막 스물이 넘은 청년보고 어르신이라고 부르라고 하는 건, 아무리 진루안의 배경이 엄청나다고 해도 사람들 앞에서 불렀다간 민망하기 마련이었다.이 거물을 그는 알고 있지만 동강시의 다른 사람들은 모르지 않은가, 나중가면
악독하기 그지없었다."호원은 아우님이 점심에 발차기 한 번으로 기절시킨 자입니다. 제 경호원이기도 하지요.""그럼 왜 이런 짓을 벌인 것입니까?" 진루안은 그게 조금 이해가 되지 않아 자세히 물었다.쓴웃음을 지은 마영삼은 고개를 저으며 해명했다. "아우님, 호원이라는 자는 비록 제 경호원이기는 하지만, 조영화가 소개해 준 사람입니다!""아우님의 지혜라면 알아들으셨겠지요?" 마영삼은 쓸데없는 해명은 하지 않은 채 고개를 돌려 진루안을 바라봤다. 그는 진루안이 이 이야기의 전후 사정을 전부 깨달았을 거라고 생각했다.못 알아챘을 진루안이 아니었다.조영화는 먼저 마영삼에게 서화 그룹으로 가 깽판을 치라고 한 뒤, 동생인 조윤은 자발적으로 서화 그룹의 위생 문제를 제보해 위생 대신과 손을 잡고 권력을 탈취한 뒤 서경아를 쫓아내려 했던 것이다.그리고 지금 조영화는 호원의 입을 빌려 황지우에게 서화 그룹 경비원의 가족을 잡아들이라고 했다. 서경아가 이 중 단 한 가지라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다면 그녀는 인망을 잃게 된다. 그리고 그 김에 경비원의 가족을 제대로 혼쭐 내 줄 수도 있었다.그렇게 되면 앞으로는 서화 그룹의 보안 문제에 경비원들을 내세울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서화 그룹이 그들의 가족도 지켜주지 못하는데 그들이라고 왜 서화 그룹을 위해 목숨을 걸겠는가?그 여자도 참 대단했다. 이렇게 음침한 계략을 꾸미다니.다만 조영화는 자신이 짠 판을 진루안이 일일이 깨부술 줄은 전혀 몰랐을 것이다."아우님, 아니면 제가 사람을 보내 그 여편네를 잡아 올까요?" 이를 악문 마영삼의 얼굴에는 온통 분노가 가득했다. 자신까지 판에 짜 넣은 탓에 그는 지금 조영화가 죽도록 미웠다.지금은 진루안의 지지가 있으니 그의 뒷배라면 혼자서 조영화를 처리하는 건 식은 죽 먹기였다.옆에 있던 황지우는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의 마 영감이 진루안에게 몇 번이나 아우님이라고 부르고 있었다.마영삼을 이렇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누구던가? 동강시의 몇몇 재벌 가문의 가
키가 족이 175cm는 될 것 같은 호리한 여자가 마영관의 대문을 박차고 천천히 안으로 들어왔다. 가늘고 긴 몸은 붉은색의 코트로 가려져 있었고 발에는 흰색의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단발, 그것도 검게 빛나는 단발을 그녀를 더욱더 세련되고 깔끔해 보이게 했다.높고 곧은 콧날은 약간의 이국적인 매력을 풍겼고, 특히 가늘고 긴 속눈썹은 더욱 생기 있어 보이게 했다."아가씨!" 마영삼은 멋쩍게 웃으며 조심스럽게 다가갔다.황지우는 두려운 마음에 진루안 뒤에 숨었다. 얼마 전에 저 거친 아가씨에게 처참하게 혼난 탓에 그녀를 볼 때마다 두 다리가 덜덜 떨려왔다.여자의 앞에 선 마영삼은 살짝 허리를 숙였다.만약에 마영삼이 진루안의 배경과 신분을 꺼리는 것이 다 전광림 때문이라고 하다면, 마영삼이 눈앞의 이 붉은 코트를 입은 여자를 꺼리는 것은 건성의 또 다른 거물인 연정 때문이었다.연정은 건성 군부 내부에서 지위가 가장 높은 젊은 군령이고 신세대 군부중의 별 같은 존재이다. 이제 고작 서른이 된 나이에 벌써 3급 장군 자라까지 올라갔다.용국의 군령은 총 10개 등급으로 나뉘는데 10급이 가장 낮고, 1급이 가장 높았다.연정이 3급 장군이 될 수 있다는 것은, 그가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를 보여주는 것이었다.눈앞의 이 붉은 코트를 입은 여자애는 바로 연정이 극도로 아끼는 유일한 여동생이었다. 마영삼 마저도 감히 건드릴 수 없는 사람이었다.연수아는 어제 동강시에 도착했다. 이 아가씨는 원래 동강시에 오는 경우가 극히 드물었지만 유독 이번만은 갑자기 이곳에 나타났다.때마침 마영삼이 운 좋게 연수아를 알게 되였고 연수아도 자연스레 여기로 오게 되였다.눈앞의 마영삼을 본 연수아는 조금 오만한 기색으로 마영삼의 코를 꼬집었다. 두 눈에는 짓궂은 장난기가 가득했다.하지만 마영삼은 가만히 옆에 있기만 할 뿐, 꿈쩍도 하지 못했다.만약 이 장면을 밖에 있는 동강시 권력자들이 봤다면 깜짝 놀랄 게 분명했다.항상 위풍당당하던 마 영감이 무려 여자애 앞에서 조금의
마영삼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연달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당연히 되죠.""가자, 꼬맹아!" 진루안은 돌아서며 연수아의 손목을 잡고 걸어갔다.마영관 안, 마영삼이와 황지우는 지금 저 광경이 너무 믿기지가 않았다.연수아가 언제부터 이렇게 얌전했지? 괴롭힘을 당하고도 반격을 하지 않다니?만약 다른 사람이었다면 지금쯤 벌써 발에 차여 날아갔을 게 분명했다.마영삼도 이제야 이 두 사람이 아는 사이일 거라고 확신했다. 그것도 무척 각별한 사이가 확실했다.보통 사이였다면 절대로 이렇게 연수아를 함부로 대하지 못했을 것이다.진루안은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지?전광림마저도 그를 어르신이라고 부르고, 건성 군부의 3급 장군 연정의 동생은 그의 앞에서 애교를 부렸다.게다가 그런 거물이 하필이면 서경아의 약혼자이자 서씨 가문의 데릴사위였다.마영삼은 아무리 생각해도 어딘가 이상했지만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오늘일은 절대로 밖으로 알려져서는 안돼. 그렇지 않으면…" 마영삼은 눈을 부릅뜨며 황지우에게 말했다. 비록 이어지는 말은 없었지만 뜻은 다 알 수 있었다.전광림이든 연정이든 다 손가락 하나로도 그들을 누를 수 있었다.밤은 깊어 가고 산들바람이 불어왔다.널찍한 동강 대교 위에는 검은색 벤틀리가 세워져 있었고 그 옆에는 진루안과 연수아가 서 있었다."몰래 도망쳐 나왔어?" 진루안은 연수아를 힐끗 쳐다보며 물었다.연수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진루안을 보며 말했다. "동강시에 왔으면서 어떻게 연락 한번 없을 수가 있어? 나도 나름 동문인데!"연수아는 15살 되던 해 진루안의 스승님 백 군신의 비공식적인 제자가 되었었다. 비록 정식 제자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름 진루안과는 동문이기는 했다.진루안이 스승님을 따라 2년쯤 수련했을 때, 이 꼬맹이도 나타난 것이다.때로는 함께 훈련을 하며 두 사람은 남매의 정을 키워나갔었다.다만 이번에 진루안이 아무런 예고도 없이 갑자기 임페리얼에서 사라졌던 건 다 사진 한 장과 혼약 하나